그의 대학생활
#1. 서울로
“걱정 마세요. 새엄마. 밥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학교도 열심히 다닐게요.”
철하는 짐을 챙겨 서울로 올라가는 자신을 붙잡으며 우시는 어머니를 다독였다. 아들의 씩씩한 말에 어머니는 애써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어머니에게는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아들을 먼 서울로 홀로 올려 보내기가 무척 가슴이 아프신 모양이다.
철하는 그런 어머니를 웃음으로 위로한 뒤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곧 버스가 출발하기 시작하였고, 손을 흔드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점점 작아져 갔다.
차창 밖으로 자신이 살았던 고향의 풍경들이 하나씩 스쳐 지나가기 시작하자 철하는 깊은 감상에 빠졌다.
어릴 적부터 시골 촌구석에서만 자라온 철하에게 서울에 있는 대학교 합격은 놀라운 소식이며, 기쁨이었다. 비록 서울 변두리의 최하위권 대학이긴 하지만, 기대도 하지 않았던 그였다. 몇 차의 추가합격자를 거른 끝에 막바지에 겨우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집안 사정은 어렵지 않은 형편이기에 가족들도 모두 축하해주었고, 서울에 자취방을 얻어 철하 혼자서 대학생활을 하기로 동의하였다. 가족 모두들 어릴 적부터 어른스럽고, 혼자서 일 처리를 잘해나가던 철하를 믿은 것이었다.
그렇게 철하의 서울행은 결정이 난 것이었다.
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두 번의 휴게소를 들리고 철하는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울은 난생 처음 와보는 철하였다. 그에게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자신이 살던 시골의 가장 큰 오일장의 규모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사람들 모두 무슨 바쁜 일이라도 있는 듯 걸음을 재촉하고 있고, 무겁고 커다란 짐을 양손에 든 철하를 거추장스럽다는 듯 힐끗 쳐다보며 스쳐지나갔다. 철하는 그런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빼어난 미모의 여자들이 사방 천지에 널린 것을 보고 감탄하였다. 여태껏 여자한번 사귀어 본적 없고, 예쁜 외모를 가진 여자 한번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철하였다. 그나마 자신의 옆집누나인 윤하옆집누나가 예쁜 편이었지만, 서울의 여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모두들 부모님 몰래 다운 받아 보던 야한 동영상에나 나오는 여자들 같았다. 게다가 늦은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왜 그리 짧은 치마들이 많은지, 철하는 십여분이 지나도록 터미널에 서서 사람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지하철을 타고, 겨우 자신이 살 자취방에 오게 되었다. 겨울의 짧은 낮 탓에, 자취방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하늘이 어둑어둑해진 상태였다.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안내로 들어간 자취방은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었다. 시골에서 인터넷으로 자취방은 모두 지저분하고 더러운 곳으로 알아본지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올라왔는데, 생각보다 좋아서 다행이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비싼 돈을 들여 좋은 수준의 자취방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철하였다.
집에 안부전화를 하고, 방 청소와 짐정리를 하고 나자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냉장고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집 밖으로 나오자, 한창 집안 정리를 하다가 나온 탓에 늦겨울밤의 추위가 여느 때 보다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시골에서와는 달리 서울의 겨울은 그리 춥지 않은 것 같았다. 서울 생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랄까? 철하는 굉장히 들뜬 기분이었다. 항상 서울 생활을 동경하며 살았던 그였다. 게다가 신나는 대학생활과 함께라니! 정말 철하에게는 이보다도 환상적인 일은 없었다.
두 팔을 벌리고 맑은 겨울밤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철하에게 갑자기 웃음소리가 들렸다.
“쿡쿡.”
철하는 자신을 향해 날렸을 웃음이 분명한 그 소리를 듣고는 재빠르게 팔을 내렸다. 그리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자 편의점 앞에서 청소를 하는 아르바이트 여학생이었다. 허리를 숙여 열심히 빗자루질을 하면서도 한손으로는 입을 가리고 웃고 있었다.
철하는 무안한 마음에 얼른 그곳을 스쳐지나갔다. 자신이 목표로 했던 편의점이었지만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다른 곳을 찾아 한참을 걸어 다녔다. 그러나 이미 느지막한 시간이라 문을 연 가게가 없었고, 편의점도 그곳 하나뿐이었다. 할 수 없이 동네 근처를 한 바퀴 돌고는 자연스럽게 아까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아까 자신을 보고 웃었던 여학생이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였다. 철하도 얼떨결에 반응을 하여 꾸벅하고 인사를 하였다. 고개를 숙일 때 얼핏 쳐다보자,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여학생이었다. 한 갈래로 올려 묶은 긴 연갈색의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철하가 같이 인사를 해주자 여학생은 또 다시 얼굴 한가득 미소를 지은 채, 철하가 물건을 사는 것을 쳐다보았다. 철하는 자꾸 그녀의 시선이 느껴지자, 시선이 닿지 않는 쪽의 진열대로 가서 쓸데없는 물건들을 집기 시작했다.
신경을 쓰기 싫은데, 자꾸자꾸 신경이 쓰인다. 어릴 적부터 철하는 여자아이가 자신을 쳐다보면 몸이 굳으며 행동이 굼떠지는 버릇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어김없이 철하의 버릇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참 물건을 고르던 철하의 품엔 어느새 한 아름의 물건이 들려있었다. 그리고는 카운터에 물건을 내려놓자 여학생이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기 시작하였다.
여학생이 바코드를 찍는 동안 철하는 몰래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갸름하고 작은, 새하얀 얼굴에 오똑하게 솟아오른 이쁜 코. 립글로스를 발라 반짝이는 붉은 입술. 그리고 바코드를 찍느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갈색의 앞머리와 바코드 기계를 따라 왔다갔다 움직이는, 자신을 쳐다보는 검은 눈동자.
“앗!”
철하는 그녀를 몰래 훔쳐보다 눈동자가 마주치자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녀는 눈을 찡긋거리며 귀엽게 입을 삐죽이더니 무신경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봉투 드려요?”
“예? 예엣.”
철하는 당황해하며 대답을 했고, 그녀는 봉투를 꺼내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삼만 팔천 사백원입니다.”
*
철하는 자취방으로 돌아와 물건을 방바닥에 던져놓듯 내려놓고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 떨렸다.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 입술이 정말 예뻤는데….”
그날 밤 편의점 아르바이트 여학생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철하였다.
#2. 신입생 환영회
다음날 철하의 자취방에 컴퓨터가 도착하였다. 시골에서 사용하던 자신의 컴퓨터를 며칠 전 미리 이곳에 부쳐놓은 것이다. 철하는 우선 자신의 컴퓨터에 자료가 무사한지 확인해보았다. 자신이 애지중지 모은 게임들과 AV, 야설, 연예인 사진 등…. 시골에서 자라온 철하에게 성적인 문화는 이런 컴퓨터의 자료들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확인을 끝낸 철하는 자신이 합격한 대학교의 경제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기로 하였다. 다행히도 철하의 자취방엔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어서 통신선만 연결하면 인터넷을 할 수가 있었다.
“어라. 오늘이 22일…. 내일이 23일…. 내일 신입생 환영회 하네?”
신입생환영회…. 철하에게는 꿈만 같은 단어이다. 서울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서울에서 살던 아이들과 놀다니…. 서울생활을 환상적으로 동경하고 있던 그에게는 최고의 기회였다. 재미있는 남자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겠지만, 철하는 무엇보다도 예쁜 여학생들을 많이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철하는 여자를 무척 좋아하고, 성에 대해 밝히는 편이지만, 여자의 손을 제대로 잡아 본적은 대학교시절 체육시간의 포크댄스 활동 때뿐이었다.
큰 기대에 부풀은 철하는 벌써부터 내일 어떤 옷을 입고 나갈까 잔뜩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울 아이들이면 역시 세련되었겠지? 그럼 안 꿀리려면 뭘 입고 나가야 하지? 그래. 역시 대학생이 되었으니까 정장을 입고 나가는게 좋겠지?’
철하는 자신의 한 벌밖에 없는 검정색의 정장에 생각이 미치자 슬그머니 웃음이 피어올랐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자신의 말쑥한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 생각만해도 내일 너무 기대된다!’
그날 밤, 다음 날 있을 신입생 환영회가 자구 떠올라,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철하였다.
*
검은색 정장에 하얀색 와이셔츠. 게다가 배 아래까지 내려오는 검은색의 굵은 넥타이…. 정장을 구입할 때 어머니께서 앞으로 더 자랄지 모르니 넉넉하게 입으라며 골라준 큰 사이즈 덕분에 헐렁한 어깨와 허벅지 근처까지 길게 내려오는 기장.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철하의 모습을 한번쯤 돌아보았지만, 철하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약도를 그려온 메모지를 바라보며 신입생 환영회의 장소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불빛들과 네온사인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해당 술집을 찾기란 굉장히 어려웠다. 그나마 학교 앞이라 다행이었지만, 그곳조차도 철하에게는 아마존의 정글과도 같았다.
한참을 찾은 끝에 겨우 신입생 환영회가 열리는 술집을 찾을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하자 옆에 서있던 남학생이 제지했다.
“어 뭐야. 너 경제학과 신입생이냐? 02학번?”
“아. 예.”
“그래 잘왔다. 얼른 들어가라. 근데 웬 정장을 입고 왔냐?”
경제학과 선배인 듯한 그 사람은 문을 열어주며 철하의 등을 살짝 밀어주었다. 술집에 들어서자 시선이 일제히 철하에게 쏠렸다. 이날 술집을 과가 빌린 듯, 모두 학생들뿐이었다.
자신에게 시선이 쏟아지자 철하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재빨리 빈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자리에 앉으며 주위를 보니 모두들 깔끔하게 캐주얼 차림을 하고 있었다. 철하는 자신이 괜시리 부끄러워졌다.
“안녕?”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이 말을 걸어왔다. 단정하게 다듬은 머리에 굉장히 잘생긴 이목구비를 가진 남학생이었다.
“으응. 안녕.”
“신입생이지? 나도 신입생이야. 친하게 지내보자. 내 이름은 최진원이라고 해. 잘 부탁해.”
자신의 이름을 진원이라고 밝힌 남학생은 밝은 얼굴로 선뜻 악수를 청해 왔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서슴없이 인사를 하고 악수를 청하는 것으로 보아 붙임성이 좋은 학생이었다. 철하도 반갑게 진원의 손을 잡으며 인사했다.
“응. 그래. 반가워. 나는 김철하야. 나도 잘 부탁한다.”
옆에 앉아 있는 동기 남학생과 인사를 나누고 앞을 본 철하는 순간 숨이 막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천사의 미모를 가진 여학생이 자신의 대각선 방향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서클렌즈를 꼈는지 커다란 검은 눈동자와 등에 가려 어디까지 내려오는지 모를 긴 검은 생머리는 그녀의 순백의 피부를 더욱더 투명하리만치 하얗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높지 않고 약간은 낮은 코이지만 오히려 부드러운 얼굴형에 잘 어울리는 코였다. 연분홍 빛을 살짝 띠는 입술은 약간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야말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여고생 얼짱 사진을 눈앞에서 보는 듯 했다.
넋을 잃은 철하는 그녀의 얼굴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고, 일순간 그녀의 눈동자와 마주치고 말았다. 황급히 눈동자를 피했지만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야. 김철하라고 했냐? 앞에 앉은 나도 좀 봐줄래?”
고개를 숙인 철하에게 앞에 앉은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자 턱에 손을 괸 여학생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고양이 같은 눈 주위에 검은색 아이라인을 짙게 그린 대다가 화장도 짙어 굉장히 섹시하게 보이는 여학생이었다. 게다가 몸에 착 달라붙어 몸의 굴곡을 드러내는 검은색 청자켓에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있어서 여우 같으면서도 터프해 보이는 첫 인상이었다. 엄청나게 이쁜 여학생의 옆에 있어서 그렇지 이 여학생도 많이 이쁜 편이었다.
“아. 안녕? 미안….”
철하는 자신이 넋 놓고 있던 것을 들켜 더욱더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모습을 보고 검은색 모자를 쓴 여학생은 옆에 앉아있는 여학생에게 웃으며 말했다.
“깔깔. 지희야. 얘봐. 너한테 완전 빠졌는데?”
지희라 불린 여학생은 곤란한 듯 자신을 놀리는 여학생을 보며 눈을 찡긋했고, 철하를 보며 인사를 했다.
“안녕? 난 신지희라고 해. 잘 부탁한다.”
“응. 잘 부탁해.”
우리 둘이 아무 일 없이 인사를 나누자 검은색 모자를 쓴 여학생은 재미없다는 듯 얼굴을 구기곤 철하에게 인사를 하였다.
“난 진이슬이야.”
*
한 테이블에 앉은 철하, 진원, 지희, 이슬은 처음부터 죽이 잘 맞기 시작했다. 넷 모두 술을 가리지 않고 마시는 편이었고, 철하도 처음 낯가림만 조금 있는 편이지 친해지면 활발한 성격이기에 점점 그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릴 수 있었다. 분위기 주도는 대부분 진원과 이슬이 해나갔다. 이슬이는 여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왁자지껄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술집 전체에 인사를 하는 시간에서 철하는 둘의 환상적인 몸매를 볼 수가 있었다. 지희는 165cm 정도 되는 키에 전체적으로 마른 편이었다. 다리 라인을 완전히 드러내주는 회색의 스키니진을 입었는데, 다리가 굉장히 길고 이뻤다.
이슬이는 지희와 비슷한 키에 조금 더 살이 있는 스타일이었다. 몸에 달라붙는 청자켓과 짧은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볼록한 가슴이 보기 좋게 솟아나 있었고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허리라인이 일품이었다. 허벅지는 약간 두꺼운 편이었지만 미끈하고 길게 뻗은 짧은 치마가 잘 어울리는 다리였다.
취기가 오르는 철하는 점점 머릿속으로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버리고는 잊어버렸다.
‘내가 요즘 AV를 많이 봐서 이상해 졌나….’
“야. 김철하! 너 지희한테 관심 있냐! 왜 자꾸 뚫어지게 쳐다봐!”
술을 꽤 많이 마신 이슬이가 철하를 보며 놀려대기 시작했다. 지희도 술이 조금 들어가 웃으며 이슬이의 팔을 살짝 때렸다. 진원이도 옆에서 철하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철하는 무슨 소리하냐는 듯 크게 부정해놓고선 술을 마셨다.
*
술자리는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이제는 슬슬 분위기가 흐트러져 자리도 이리저리 옮기고, 따로 테이블을 만들어 이야기도 하고, 심지어 밖에 나가 펑펑 우는 여학생도 있었다.
철하의 테이블에도 진원이는 어느새 다른 테이블에가 다른 동기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있었고, 지희는 밖에 나가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슬이는 철하의 옆에 앉았다.
철하는 보통 여자아이들과 이야기를 잘 못하는 편이었지만 이슬이가 워낙 성격이 밝은 아이라 그녀와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이슬이는 철하의 옆으로 오며 약간 난폭하게 어깨동무를 하며 끌어당겼다. 철하의 어깨에 그녀의 봉긋한 가슴이 와 닿았다. 철하는 어깨에 닿은 느낌이 단순히 브래지어 때문이 아니라, 꽤 가슴이 큰 편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탱탱하고 말캉말캉한 느낌이 들자 철하는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휩싸이게 되었다.
“철하야! 너 어디사냐?”
“…지방에서 살다가 이번에 혼자 올라와서 자취하고 있어.”
철하가 자취한다는 말에 그녀는 무척 반가워했다.
“그래? 좋겠다. 언제 한번 나도 놀러 갈래. 나도 무지무지하게 혼자 살고 싶은데. 부모님이 허락을 안하셔.”
“그, 그래.”
철하는 이슬이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는 있었지만 어깨로 느껴지는 그녀의 가슴의 감촉과 시선으로 느껴지는 다리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그녀는 술을 꽤 많이 마셨는지 상당히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고, 자리에 급하게 앉느라 짧은 검은색 미니스커트가 조금 올라간 편이었다. 게다가 다리를 꼭 붙이고 앉지 않은 그녀의 눈부신 다리는 엄청난 도발로 다가왔다.
“꺄아! 약속한거다?”
그녀는 기쁘게 외치며 철하를 끌어안았고, 철하도 얼떨결에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굉장히 가늘고 부드러운 곡선의 허리라인이었다. 그는 무의식중에 그녀의 허리라인을 느껴보려고 손을 약간 움직였다. 그러자 이슬이는 약간 움찔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바로 떨어졌다.
“하하. 철하야 다음에 꼭 놀러갈게?”
“…응.”
*
밤이 늦어지자 신입생 환영회 자리는 곧 끝이 났다. 많은 학생들이 서로 친해진 친구들은 물론 동기들과 선배들에게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느라 분주했다. 철하도 진원, 진희, 이슬외에도 몇 명의 친구와 선배들과 핸드폰 번호를 교환할 수 있었다. 이슬이는 철하와 꽤 친해진 듯 옆에 꼭 붙어서 계속 신나게 이야기하였고, 진원이와 진희도 웃으며 둘과 대화하였다.
*
집에 돌아온 철하는 자리에 눕자 오늘 본 둘을 떠올렸다. 이슬이도 이쁘고 섹시하였지만, 자신의 마음에 꽂힌 건은 지희였다. 지희도 밝은 성격이었지만 이슬이 보다는 많이 조용한 편이라 긴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철하는 굉장히 아쉬워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리던 중 이슬이와 약간의 신체접촉이 있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순간 아랫도리에 엄청난 피가 쏠리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날 밤, 지희의 예쁜 얼굴과 어깨에 남아있는 이슬이의 말캉한 가슴의 느낌, 살이 약간 붙어있어 더욱더 섹시해 보이는 다리, 잠깐이나마 만질 수 있었던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라인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철하였다.
#3. 오리엔테이션
‘내일이 오티 구나….’
달력을 보던 철하는 오티가 코 앞으로 다가왔음을 느끼고 무척 설레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오티에 대한 글을 보면 과 동기들과 급속도로 친해지고 다 같이 어울려 한방에서 자다보면 재미있는 사건들도 많이 벌어진다고 했다.
며칠 전 신입생 환영회 때 자기만 촌스러운 정장을 입고가 쪽팔림을 당했던 기억이 남아있어, 어제 부랴부랴 깔끔한 캐주얼 옷 몇 개를 사두었다.
‘음…. 내 준비물이 라면, 참치, 쌀, 세면도구, 편한 옷. 그러고 보니 라면과 참치를 안 사놨네. 사러가야겠다.’
철하는 집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갔다. 연갈색 머리가 잘 어울리는 예쁜 여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 그는 들어가기 전 여학생이 있나 없나 살펴보았다. 녹색의 편의점 유니폼을 입고 잡지책을 보며 무언가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안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 철하는 용기를 내어 문을 밀고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어김없이 아르바이트 여학생의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철하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꾸벅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는 재빨리 라면과 참치를 사가지고 카운터로 왔다. 여학생은 철하가 가지고 온 물건을 바코드에 찍으며 입을 열었다.
“근데 왜 자꾸 같이 인사하세요?”
철하는 갑자기 여학생이 자기에게 말을 걸자 깜짝 놀랐다.
“아? 예…. 인사해주면 당연히 같이 인사해야죠….”
“하하하. 재미있으신건가 순진하신건가. 이천 이백 오십원입니다.”
철하는 얼른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주었다. 여학생은 거스름돈을 계산하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근데 이사오신거예요? 전에는 못 뵈었는데.”
“예. 얼마전에 학교 때문에 저기 앞에서 자취하고 있어요.”
“아. 학생이시구나. 여기 이백 오십원이요.”
철하는 여학생이 내미는 거스름 돈을 받았다. 여학생의 손은 굉장히 희고 가늘었다.
“안녕히계세요.”
철하는 돈을 받아들고는 다시 꾸벅 인사를 하고 급하게 자리를 나갔다. 아직 친하지 않은 여자와는 말을 제대로 하기 힘든 그였다. 철하의 등 뒤로 그녀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히가세요!”
*
오티 장소로 향하는 버스. 철하는 진원이와 앉았고 뒷 좌석에는 지희와 이슬이가 타고 있었다. 넷은 신입생 환영회가 끝난 뒤에도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으며 꽤 친해진 상태였다. 넷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계속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철하와 진원이가 아예 의자위에 올라가 뒤로 돌아서 이야기 꽃을 피운 것이다.
철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슬이의 다리에 시선이 자꾸 갔다. 지희는 청바지에 따뜻한 옷차림을 하고 왔지만, 이슬이는 춥지도 않은지 굉장히 짧은 롤업팬츠를 입고 온 것이다. 게다가 약간 살이 있는 허벅지 탓에 꽉 낀 팬츠가 철하를 더욱더 자극 시켰다.
그러나 계속해서 그곳에 시선을 둘 순 없는 법. 철하는 애써 외면하며 그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신경 썼다.
*
오티 첫날, 철하는 대학 신입생답게, 준비된 프로그램에 따라 열심히 활동했다. 그 와중에 과 동기애들과 상당히 친해질 수 있었다. 철하는 너무 재미있었다. 자신이 대학생 생활을 하며 이렇게 즐겁게 웃고 떠들고 놀 수 있을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오길 잘 했다고 내심 생각하는 철하였다.
첫날 밤, 대학생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술판이 어김없이 벌어졌다. 모두들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철하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진원이 등이 앉아있는 곳으로 갔다. 도착한 철하는 입을 딱 벌렸다. 지희는 그냥 편한 옷을 입었지만 이슬이의 옷차림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얼핏 보면 편안한 티와 트레이닝 바지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의는 가슴이 꽤 파인 하얀색 티였다. 이슬이의 가슴은 청자켓에 가려있을 때는 몰랐지만 하얀색 티 한 장만 달랑 입으니 꽤 큰 편이었다. 허리를 숙일 때마다 옷 사이로 그녀의 가슴골이 얼핏 얼핏 눈에 띄었다. 게다가 얇은 하얀색 티라 브래지어 라인이 뚜렷이 나타났다.
하지만 철하를 더욱 미치게 한 것은 이슬이의 트레이닝 바지였다. 골반에 간신히 걸치는 분홍색의 바지…. 게다가 굉장히 꽉 끼는 바지라 한쪽 무릎을 세운 자세로 앉은 이슬이의 자세는 철하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뭐하고 있어? 앉아.”
이슬이는 넋을 잃고 있는 철하에게 얼른 앉으라고 했다. 퍼뜩 놀란 철하는 진원이와 이슬이의 사이에 앉았다. 앞에는 지희가 앉아 있었다.
“난 술 마시는 자리가 제일 좋더라.”
이슬이는 계속 과자를 집어먹으며 말했다. 철하는 이슬이의 정면에 앉지 못하자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과자를 집을 때마다 보이는 하얀색의 가슴골을 못 보는게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진원이의 자리가 내심 부러웠다. 하지만 진원이는 모르는지 모르는 척을 하는지 지희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진원아. 저 과자 좀 집어줘.”
이슬이는 진원이 쪽에 있는 과자를 집으려 상체를 앞으로 크게 숙였다. 그때 철하는 이슬이의 뒤쪽에서 엄청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상체를 앞으로 크게 숙인 탓에 하얀색의 짧은 티셔츠는 올라갔고, 골반에 간신히 걸치는 그녀의 분홍색 트레이닝 바지 탓에 그녀의 엉덩이가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설마 노팬티?’
철하는 그녀의 바지위로 살짝 드러난 엉덩이 골을 보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분명히 팬티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팬티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눈부시도록 새하얀 엉덩이에 약간 갈라진 틈만 보일뿐이었다. 그러나 좋은 구경도 잠시 이내 과자를 집은 이슬이는 자신의 자세를 바로 잡았고 자신의 티를 아래로 끌어 당겼다.
철하는 가슴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분명히 팬티가 보여야 할 위치였는데 팬티는 걸쳐져 있지 않았다.
얼굴이 붉어진 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철하가 이상한지 지희가 말을 걸었다.
“철하야 왜 그래? 어디 아프니? 안색이 좋지 않은데?”
“아, 아냐. 괜찮아. 여기 난방이 강해서 그런가봐.”
*
술자리는 밤 늦도록 이어졌다. 술자리가 깊어지자 몇몇 친한 학생들끼리 따로 방을 가져서 술자리를 가지기 시작했다. 철하도 진원, 지희, 이슬이와 함께 방 구석에서 술자리를 가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여기서 신입생 환영회 때와는 다른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진원이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쭉 서울에서 자라온 서울 토박이였다. 운동을 좋아하고 남자다운 성격이었다. 게다가 얼굴이 엄청나게 잘 생겼다.
철하는 지희에 대해 알아가면서 가장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지희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저렇게 예쁜 얼굴이니 남자친구가 없는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희는 왠지 남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 왠지 모를 어두운 얼굴이었다.
이슬이는 역시 털털한 성격의 여자아이였다. 예전에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단다. 그러면서 철하를 보며 크게 씨익 웃는다. 이슬이의 웃음을 받은 철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
“응. 너.”
자신을 가리키며 반문하는 철하를 향해 이슬이는 왠지 모를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진원이와 지희는 놀라며 한마디씩 했다.
“야. 김철하. 너 좋겠다.”
“어머. 이슬아. 정말이야?”
지희의 말에 이슬이는 술잔을 들며 말했다.
“아냐. 그냥 지금은 귀엽고 순진해보여서 관심만 있어. 좋아하는건 아냐."
이슬이의 말에 철하도 질세라 술잔을 들었다.
“쳇. 누군 좋아하는 줄 아냐? 나도 관심 없어.”
진원이와 지희도 둘이 재밌는지 웃으며 술잔을 들었고, 그렇게 넷의 밤은 깊어만 갔다.
*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넷의 술자리는 끝이 날 수 있었다. 넷은 그날 취하도록 마셨고, 특히 이슬이는 만취가 되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모두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엎어져 잠이 들었다.
한참 잠을 자던 철하는 자신의 이마위에 무언가가 올라옴을 느끼고 눈을 떴다. 손을 들어 만져보니 부드러운 면의 감촉이 느껴졌다.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이슬이의 다리였다. 철하는 이슬이의 다리를 살짝 잡아 내려놓고 상체를 일으켰다.
한쪽 벽에 은은하게 밝혀져 있는 조명에 의지해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넷은 말할 것도 없었고 모두들 술에 취해 술병과 안주에 둘러 쌓여 정신없이 뒹굴고 있었다. 간간히 토사물도 보였다.
‘으웩.’
철하는 다시 자신의 머리에 다리를 올려놨던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이슬이는 정말 말 그대로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었다. 짧게 틀어 올렸던 긴 갈색의 머리는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고 한쪽 손은 하얀색 티 안으로 집어넣어 배가 드러나 있었다.
철하는 자신의 침이 저절로 꿀꺽 삼켜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여성의 배를 실제로 보는 것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처음이었다. 철하는 얼굴을 가까이 하여 조금더 자세히 관찰하였다.
이슬이의 배는 굉장히 예뻤다. 하얀색의 깨끗한 피부에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가 아담한 느낌을 주었고, 세로로 이쁘게 갈라진 배꼽과 군살하나 없이 살짝 발달된 복근은 그녀의 배를 한층 더 섹시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철하는 자신도 모르게 이슬이의 배에 손을 갖다 대었다. 조금 쓰다듬어 보니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안돼!’
철하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손을 재빨리 떼었다.
‘미쳤어. 미쳤어. 김철하. 너 미쳤어.’
철하는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쳤다. 자신이 정말 미친것 같았다. 일본 AV를 너무 많이 보다보니 자신이 정말 변태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러나 자신의 아랫도리는 이미 크게 부풀어진 상태였다. 편하고 얇은 바지를 입어서 더욱 크게 부풀은 것처럼 보였다.
“젠장.”
철하는 짧게 욕지거리를 하며 이슬이의 손을 빼고 하얀색 티를 내려주고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흥분할 데로 흥분한 상태에서 잠이 제대로 올 리가 없었다. 뜬 눈으로 몸을 돌리던 철하는 자신의 가늘게 이어오던 이성의 실이 끊어짐을 느꼈다.
눈 앞에는 이슬이의 분홍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가랑이 사이가 보였다. 한쪽 무릎을 세운 채로 자고 있어서 가랑이 사이가 더욱더 잘 보였다.
철하는 아까 술자리에서 본 이슬이의 살짝 드러난 엉덩이가 떠올랐다. 팬티가 걸쳐져 있어야 할 자리에 분명히 팬티가 없었고, 게다가 약간 갈라진 틈까지 보였었다.
‘정말 노팬티일까….’
흥분할 데로 흥분한 철하는 약간 고개를 들어 머리를 이슬이의 가랑이쪽으로 두었다.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가 더욱더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꽉 끼이는 분홍색의 트레이닝 바지가 약간 말려 올라간 탓에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는 살에 착 달라붙었는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정말, 정말 노팬티일까….’
철하는 자신의 손가락을 뻗어 만져보려 했다.
‘아, 안돼! 정말 넌 그럼 미친놈이야. 범죄자야. 다시 이슬이 얼굴 어떻게 보려고 그래. 친구야. 이제 앞으로 대학생활 같이 할 동기란 말이야!’
철하는 자신에게 계속해서 채찍질 했지만, 흥분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에서 몸을 제어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철하는 만져보기로 했다.
‘딱 한번만. 한번만 만져보는 거다.’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를 향해 가는 철하의 손가락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철하는 자신의 심장이 터질듯이 쿵쾅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게다가 커질 대로 커진 자신의 자지에서 조금씩 축축하게 물이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윽고 철하의 손가락은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에 닿았다. 분홍색 트레이닝복의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살짝 들어가는 살의 느낌…. 이것은 한번도 여자의 몸을 만져본 적이 없는 철하도 뚜렷이 알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였다. 분명히 노팬티다. 트레이닝복과 보지 사이에는 아무런 천조가리도 없다.
‘노팬티야. 정말 노팬티였어.’
철하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다. 아예 몸을 옆으로 누이고는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번 눌러본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점점 행동이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철하의 손가락은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에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AV에서 남자배우들이 여자배우들의 팬티위에 하는 것처럼 갈라진 틈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하의 손가락 끝에 확연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옷 밖으로였지만 태어나 평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여자의 보지였다.
손가락을 따라 조금씩 옷이 말려 들어가며 갈라진 모습이 조금씩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갈라진 틈을 만드는 것은 무척 자극적인 일이었다. 계속해서 갈라진 틈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던 철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조금씩 이슬이의 분홍 트레이닝복 색이 짙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손가락을 따라 갈라진 틈이 조금씩 젖어오는 것이었다.
놀란 철하는 점점 더 대담하게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갈라진 틈을 따라 손톱으로 긁어보기도 하고 원을 그리며 문지르기도 하였다. 작은 범위였지만 이슬이의 가랑이 사이는 다른 곳과 달리 색이 확연히 틀려지고 있었다.
한참을 만지던 철하는 손가락을 떼어 자신의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아보았다. 약간 시큼하면서도 왠지 모를 향기로운 냄새…. 이것이 여자의 냄새구나…. 살짝 혀에 갖다 대보았다. 옷 위로 살짝 만져서 그런지 약간 짠맛 이외에는 나지 않았다.
“응….”
이슬이의 낮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재빨리 자세를 바로하고 눈을 감았다. 무언가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철하의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커질대로 커졌던 자신의 자지도 긴장한 마음에 순식간에 원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살짝 눈을 떠 바라보자 이슬이가 한손으로 머리를 감싸 잡으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 뭐야 너무 마셨나. 정신없어 죽겠네…. 근데 왜 깬거지.”
이슬이는 자신의 가랑이 사이가 축축함을 느끼고 고개를 숙여 바라보았다. 분홍색 트레이닝복이 약간 젖어서 자신의 갈라진 보지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앗. 뭐야. 또 옛날 꿈 꾸었나보네.”
철하는 작게 중얼거리며 재빨리 화장실로 가는 이슬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상한 생각을 하였다.
‘뭐? 옛날 꿈을 꾸었다고?’
*
2박 3일간의 오티는 아무런 사고 없이 순조롭게 끝났다. 오티 동안 철하는 이슬이를 볼 때마다 그날 밤의 일이 떠올라서 미칠 것만 같았다. 게다가 자꾸 스스럼없이 팔짱을 껴오는 바람에 자신의 팔에 느껴지는 그녀의 말캉하고 탱탱한 가슴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
이슬이와는 점점 더 친해졌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지희와는 많은 말을 하지 못하였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이것이 아쉽다고 생각한 철하였다. 그래도 이제 대학생활은 갓 시작이니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 이 셋과 함께 하는 대학생활을 떠올려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철하였다.
“뭐가 좋아 그렇게 웃냐.”
“아, 아냐.”
옆에 앉은 진원은 실없이 웃는 철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4. 대학생활 시작! 그러나….
철하는 대학생활이 너무 즐거웠다. 강의시간마다 강의실을 옮겨가며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느낌이 좋았다. 수업시간에 안 들어간다고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선배들에게 들은 바로는 1학년 때부터 학점관리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후회한다고 하니 수업만은 꾸준히 들어갔다. 그래도 수업시간에 들어가서 진원, 지희, 이슬과 이야기 하며 노는게 다였다. 강의실 맨 뒷자리에 앉아 매점에서 사온 간식거리를 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수업시간을 보냈다.
철하 패거리는 주위 동기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패거리였다. 남학생들은 경제학과 02학번 최고 미인인 지희와 이슬이가 끼어있으니 부러워하고, 여학생들은 02학번 최고 조각미남 진원이가 끼어있어서 부러워했다.
넷은 공강시간 이거나 시간이 많이 남으면 과실에 들려서 쉬곤 했다. 과실에서는 여러 선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철하는 그중에서도 00학번의 유소현 선배가 너무 좋았다. 작고 아담한 키에 귀여운 얼굴이 너무 맘에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특히 자신과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많이 친해진 편이었다. 목소리도 애기같이 너무 귀여웠다.
“철하야! 밥 먹었어? 내가 밥 사줄까?”
학교에서 마주치면 항상 이런 식으로 먼저 다가와서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현은 워낙 키가 작고 귀여운 얼굴이라 전혀 선배 같아 보이지 않는 철하였다.
철하의 대학생활은 하루도 술자리가 빠지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날도 철하패거리는 어김없이 술자리를 가진 상태였다. 철하는 이제 지희와도 많이 친해져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며, 농담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진원, 이슬이는 말할 것도 없이 친했다.
“얘들아. 우리 진실게임 해볼래?”
술을 한창 마시던 중 이슬이가 제안을 하였다. 술병을 돌려서 해당 술병이 가리키는 사람은 소주 한잔을 마시고 질문을 받는 것이었다.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소주 두 잔을 더 마시는 것이었다. 우리는 재미있을 것 같아 당연히 허락했다.
게임을 시작한 초반에는 모두들 재미없고 지루한 질문만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모두들 술을 엄청 마시게 되었다. 점점 더 취해갈 무렵 술병의 입구가 지희쪽을 가리키게 되었다.
“앗! 지희다. 나. 나 질문할래.”
이슬이가 호들갑스럽게 손을 들며 말했다. 철하가 보기에도 이슬이는 상당히 많이 취한 상태였다.
“지희는 지금 이 자리에 좋아하는 사람 있어?”
이슬이의 질문을 들은 지희는 깜짝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철하도 그녀의 질문을 듣고 긴장하기 시작하였다. 지희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럼 헤어지기라도 한 모양인가? 철하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슬쩍 진원이의 눈치를 보니 자신의 앞에 놓인 젓가락을 괜히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뭐야. 진원이도 지희한테 마음이 있나?’
한참을 망설이던 지희는 결국 소주 세 잔을 연거푸 들이켰다. 그녀는 마지막 잔을 내려놓으며 굉장히 쓰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이쁜 얼굴은 찡그려도 굉장히 사랑스러웠다.
‘전 남자친구랑 헤어졌나 보구나…. 그리고 이 자리에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보다. 그게 나일까 진원이일까….’
지희가 대답을 거부함으로써 다시 진실게임은 시작되었다. 녹색의 소주병은 빙글빙글 돌아 철하 쪽을 가리켰다. 이번엔 철하의 차례였다. 이슬이가 올 것이 왔다는 듯 씨익 웃으며 질문을 하였다.
“철하는 지금 이 자리에 좋아하는 사람 있어?”
철하 역시 지희와 마찬가지로 깜짝 놀라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이슬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철하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지희에게 좋아한다고 말해버릴까 심각하게 고민하였다. 그러나 지희가 좋아하는 남자가 내가 아니고 진원이면 어쩌지? 진원이도 지희를 좋아하면 어쩌지 등의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지금 말하는건 안 좋을것 같아.’
철하도 소주 세잔을 연거푸 들이켰다. 이슬이는 그런 그의 행동에 상당히 실망한 듯 볼을 부풀렸다.
“칫! 뭐야. 재미없게.”
이슬이는 다시 한번 술병을 돌렸다. 이번엔 진원이를 가리켰다. 이슬이는 손뼉을 치며 좋아하였다.
“야호. 골고루 도는구나. 진원이는 여기 좋아하는 사람 있어?”
진원이도 철하와 같은 반응이었다. 잠깐 생각하는듯하더니 연거푸 소주 세잔을 마셨다. 철하는 그런 진원이의 행동을 보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진원이도 지희를 좋아하는 구나….’
지희, 철하, 진원의 행동에 이슬이는 살짝 화가 난 모양이었다.
“이것들이! 정말 재미없게 시리 뭐하는 거야!”
그러나 셋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그녀도 더 이상 윽박지를 수 없었다. 이슬이는 소주잔을 들며 눈을 가늘게 뜨고 셋을 노려보았다.
“흐응…. 이것들이 그래. 그렇단 말이지….”
*
그 후 진실게임은 그만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소주를 마셨다. 넷이서 열 다섯병을 마신 것인다. 술을 마시긴 하지만 아주 많이 마시지 않던 지희도 이날따라 굉장히 술을 많이 마셔서 많이 취한 상태였다. 지희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철하가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진원이와 이슬이는 철하에게 지희 잘 데려다 주라고 부탁하였다.
철하는 지희를 데려다 주니까 속으로 내심 기뻤다. 역으로 내려가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비틀거리며 제대로 서있기 조차도 힘들어 보였다. 플랫폼에는 지희가 비틀거릴 때마다 울려퍼지는 구두굽 소리로 시끄러웠다.
이윽고 지하철이 오고 철하와 지희가 올라탔다. 지희는 문쪽에 기대어 철하에게 계속해서 고맙다며 중얼거렸다. 지희는 이날 연둣빛의 정장 자켓에 하얀색의 롱스커트를 입었다. 정말 눈부시도록 화사하고 이뻤다. 이런 옷차림의 아름다운 여학생이 술에 취해서 비틀대며 중얼대자 주위에 있는 다른 남자들이 부러운 듯이 철하쪽을 쳐다보았다.
철하는 내심 어깨를 으쓱하고 좋아했다. 자신 평생에 이런 예쁜 여자와 단 둘이 가는 일은 또 없으리라….
철하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새하얀 얼굴에 하얀색 머리띠를 예쁘게 착용한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 생머리. 가끔 머리가 아픈지 눈썹사이가 찡긋거리는 거조차도 사랑스러웠다. 지희는 이슬이와 달리 날씬하고 마른 체형이었다. 약간 달라붙는 정장자켓 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철하가 이런저런 망상을 하던 도중 어느새 지하철은 지희가 내릴 역까지 와있었다. 철하는 지희의 한쪽 팔을 붙잡고 조심해서 걸어 나갔다.
그녀의 집은 지하철역에서 크게 멀지 않았다. 철하는 그녀의 가느다란 팔을 붙잡고 걸어가던 도중 문득 자신의 손등이 그녀의 가슴에 닿아있음을 느꼈다. 이슬이의 가슴이 자신의 어깨에 닿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브래지어의 느낌만이 날뿐 살의 느낌은 나지 않았다. 가슴이 굉장히 작은 모양이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지희가 멈춰 섰다.
“어? 다 왔네.”
지희는 한 빌라를 가리키며 자신의 집이라고 했다. 철하가 바라보자 4층의 작은 빌라였다. 그런 그의 목에 갑자기 지희의 가느다란 팔이 감겨왔다. 철하는 깜짝 놀랐다.
“나. 좋아해….”
철하는 순간 숨이 막혀왔다. 가슴이 쿵쾅쿵쾅 떨려오며 호흡곤란의 증세가 올 것만 같았다. 지희가 자신에게 고백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온몸이 주체 없이 떨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 기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지희도 나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나, 나도….”
“진원이 많이 좋아해….”
철하도 입을 열어 대답을 하려는 순간 지희의 나머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다. 지희의 마음도 자신과 같았다는 생각을 한 자신이 수치스럽고 부끄러웠다. 그러나 입을 열어야 했다. 둘 다 놓치기 싫은 친구들이다. 대학생활해가면서, 아니 앞으로 평생 봤으면 하는 친구들이다.
“그, 그래. 나, 나도! 알고 있었어…. 나도…. 아까 보니까 너 진원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더라.”
어느새 지희의 팔은 풀려 있었다. 그리고 커다랗고 검은 눈동자로 철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걱정이라는 듯 말했다.
“아! 들켰나? 진원이도 눈치 챘을라나?”
“아냐. 진원이는 원래 눈치가 별로 없으니까…. 모를꺼야.”
“헤헤. 그러면 다행이구. 아! 이슬이가 너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던데? 너도 이슬이랑 완전 붙어 지내는거 보면 싫지 않은 눈치이구…. 넌 어때?”
철하는 자신의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라고 말하고 싶지만,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냥 아직 잘 모르겠어….”
“하하. 그래 난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 아. 나 이만 들어가 볼게. 바래다줘서 고마워.”
지희는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힘겹게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철하는 멍하니 서서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여태까지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는 그런 마음이 뭔지도 잘 몰랐고, 남중과 남고를 나왔다. 여자라고는 어머니와 옆집누나, 그리고 AV에 나오는 여자들만 아는 그였다.
자신이 처음으로 좋아해본 여자였다. 만난지 한 달도 채 안되어가지만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그 느낌을며칠 만끽할 사이도 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철하는 고개를 들어 맑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 주제에 무슨 사랑이고 여자냐….”
철하는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지희의 빌라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그래도 나…. 너 계속 좋아할거야….”
*
지하철이 끊긴지라 철하는 택시를 타고 집 앞까지 와야 했다. 집 앞에 도착하자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돈 없는 학생들이라 안주보다는 술을 더 많이 시켜먹었기 때문이다.
‘편의점 가서 라면이나 사먹을까. 아…. 야간이니까 그 여학생이 알바 안하겠지?’
철하도 술이 상당히 취한지라 약간은 비틀대는 걸음으로 편의점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이게 웬걸…. 그 여학생이 아직도 알바를 하고 있었다.
‘아! 뭐야. 들어갈까 말까.’
그러나 결국 술이 들어가 용기가 어느 정도 생긴 철하는 들어가기로 했다.
“어서오세…. 에?”
아르바이트하는 여학생은 이 늦은 시간에 철하가 비틀대며 들어오자 약간 놀란 듯 했다. 철하는 컵라면 하나를 계산한 뒤 물을 붓고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편의점에는 어색한 침묵속에 음악소리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철하는 술에 취한 상태라 이 상태가 어색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지희와 아까 있었던 일만 떠올랐다.
“우씨….”
아까 있었던 일만 떠올리면 자꾸 마음이 씁쓸해지는 철하였다. 이러자 오히려 어색해지는 쪽은 여학생 쪽이었다. 평소에는 어색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던 사람이 이제는 술에 취해 혼자서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며 궁시렁대고 있는 것이었다.
여학생은 오늘 철하라는 학생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청소용 손걸레를 들고 라면 먹는 곳을 닦는 척하며 철하쪽으로 다가왔다. 철하는 익지도 않은 라면을 한창 으적대며 씹어 먹고 있는 중이었다.
“그거 안 익었어요.”
“몰라요. 배고파요.”
철하는 익지도 않은 라면을 힘들게 끊어 먹으며 국물까지 맛있게 후루룩거렸다.
“오늘 무슨 일 있어요? 평소와는 다르네요? 술도 많이 마시고….”
“그냥 안 좋은 일이 있어서요….”
철하는 연신 라면을 먹으며 한번도 여학생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여학생은 점점 자존심이 상하기 시작했다. 첫날 왔을 때는 자신의 얼굴을 넋을 잃고 뚫어져라 쳐다봐 놓고선 이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름이 뭐예요?”
“김철하요.”
철하도 평소와는 다르게 술이 들어가자 여자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잘 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술의 힘이 대단하긴 하다고 새삼스럽게 느끼는 그였다.
“제 이름은 박민아예요. 스무살이예요. 그쪽도 스무살이죠?”
“예. 동갑이네요.”
박민아…. 철하는 이 연갈색의 머리를 한 여학생이 스무살의 박민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말을 놓기로 하였다. 이윽고 철하가 라면을 다 먹자 민아는 급하게 캔커피 두 개를 집어왔다.
“내가 쏠게.”
“고마워. 잘 마실게.”
캔커피를 받아 들며 그제 서야 박민아라는 여학생을 쳐다볼 수 있었다. 지희 때문에 잊고 있었지만, 민아도 지희 못지않게 예쁜 편이었다. 이슬이보다도 예뻤다. 게다가 민아는 지희와는 다르게 코가 오똑한 편이라, 지희의 청순함과 이슬이의 섹시함을 동시에 갖춘 스타일이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성격은 이슬이와 많이 비슷한 것 같았다. 시원스럽고 화끈한 성격이었다.
민아는 철하가 혼자 산다는 이야기를 듣곤 굉장히 부러워했다. 자신도 혼자 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대학생이라는 소리에 더 부러워하는 한편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
“왜…. 그래?”
철하는 민아의 얼굴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응…. 사실은…. 아, 아니야.”
시원스런 성격의 민아가 말을 얼버무리고 있었다. 그때 손님이 들어왔다.
“아. 어서오세요!”
민아는 들어온 손님을 바라보며 인사를 하며 카운터로 걸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갈색의 긴 포니테일 머리. 올려 묶었음에도 불구하고 등 언저리까지 내려오는걸 보면 풀었으면 상당한 길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짧은 주름 청치마를 입었는데 다리가 희고 가늘게 뻗은게 정말 예뻤다. 아마 지희가 짧은 치마를 입으면 저런 다리가 보일 것 같았다.
문득 생각이 지희에게 미치자 다시 기분이 울적해지는 철하였다.
“우씨….”
#5. 자취방에서….
대학의 3월은 빠르게 흘러갔다. 철하, 진원, 지희, 이슬 4명은 여전히 어울려 다녔다. 철하가 지희의 마음을 알게 된 날 이후, 철하는 지희와 진원이를 적극적으로 연결시켜 주려고 노력했다. 속은 쓰렸지만 둘 모두 좋아하는 친구이기에 자신이 도와주기로 하였다. 이런 셋을 보며 좋아한 것은 이슬이였다. 이슬이는 철하에게 노골적으로 팔짱도 끼며 좋아하는 내색을 하였지만, 철하는 같이 장난을 칠뿐 진심어린 시선은 보내지 않았다.
4월이 되며 날씨가 따뜻해지자 학교 캠퍼스에는 옷차림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슬이는 점점 더 과감한 패션을 하고 나타났다. 그녀는 검은색과 하얀색 계통의 옷을 섞어 입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어느 날은 검은색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왔는데 강의실에서 철하의 옆자리에 앉아 철하와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그녀와 장난을 치면서도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장난을 치면서 엄청나게 짧은 치마가 점점 쓸려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녀의 하얀 허벅지가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철하는 더 심하게 장난을 쳤다. 얼른 더 올라가라는 마음으로….
철하는 편의점의 민아와도 조금씩 더 친해질 수 있었다. 핸드폰 번호도 교환했다. 민아도 성격이 화끈해서 철하와 금새 어울리게 되었다.
*
“철하야!”
금요일, 강의가 끝나고 이슬이가 철하에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우리 오늘 너네 자취방에 놀러가자!”
철하는 자신의 팔에 닿은 이슬이 가슴의 감촉을 느끼던 중, 그녀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뭐! 내 자취방?”
“그래 너네 자취방. 내일 노는 날이니까, 우리 너네 자취방에서 자기로 했어.”
철하는 놀라며 진원이와 지희를 바라보며 너희들도 동의했냐는 듯 바라보았다. 진원이와 지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철하는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
철하 패거리는 철하네 자취방으로 가며 편의점 앞에서 술과 안주를 사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철하 자신은 편의점 앞에서 안 들어가고 가만히 서 있었다. 진원이가 그의 어깨를 쳤다.
“야 너 뭐해. 안 들어가?”
“어…. 들어가.”
철하는 왠지 민아에게 우리 학교 여학생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물론 자신만의 착각으로 민아가 질투할 것만 같았다.
진원이에게 떠밀려 들어온 곳에서는 이미 이슬이와 지희가 술과 안주를 사고 있었다. 어김없이 이슬이는 철하의 팔에 달라붙으며 어떤 안주를 고를지 이야기 하였다.
철하는 이슬이의 행동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민아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민아는 쳐다도 보지 않고 잡지만 읽고 있었다. 철하는 괜히 혼자 자신이 착각하는 것이 쪽팔렸지만 왠지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계산을 하고, 편의점을 나서면서도 민아는 철하에게 사적인 말을 건네지 않았다. 철하는 민아의 그런 행동이 괜스레 신경이 쓰였다.
*
“이야! 철하 꽤 깔끔하게 사네?”
이슬이는 들어가자마자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철하는 그런 그녀를 발로 툭툭차며 말했다.
“야야! 일어나 구르지마. 정리해야 되니까.”
“흥.”
이슬이는 벌떡 일어났고 철하는 구석구석 정리하기 시작했다. 진원이와 이슬이는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며 부럽다는 듯이 이야기 하였다.
“어라. 어라. 김철하. 이것 봐라.”
어느새 이슬이가 컴퓨터를 키고 무언가를 뒤지고 있었다. 철하는 속으로 아차 싶었다. 시골에 있을 때는 항상 숨겨놓던 야한 파일들을 이제는 혼자 산다고 보기 쉬운 위치에 넣어두었던 게 화근이었다. 이슬이는 철하가 말릴 틈도 없이 AV중 하나를 골라서 클릭했다. 순간 철하의 작은 자취방 안에는 여자의 숨넘어가는 듯한 신음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야! 임마!”
철하는 큰 소리를 내며 이슬이에게서 마우스를 뺏어 종료 버튼을 눌렀다. 진원이는 배를 부여잡고 웃고 있었고, 지희는 얼굴이 빨개진 채 벽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슬이는 고양이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고 철하를 바라보았다.
“흐응. 김철하…. 전혀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밝히네….”
철하는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는 이슬이를 째려보았다.
“우씨…. 너 정말….”
그러나 이슬이는 혀를 쏙 내밀며 철하를 무시했다.
*
자취방에서 넷은 오랜만에 다 같이 놀러온 기분을 느꼈다. 그들은 오티 때 재미있었던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밤늦도록 깔깔대며 웃었다. 철하는 오티 때를 떠올리니 다시 한번 이슬이의 보지를 살짝이나마 만진 기억이 떠올라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이슬이의 다리를 보니 빨간 체크무늬의 미니스커트를 입고 온 상태였다. 미니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미끈한 다리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기 충분했다.
‘오늘도 설마 노팬티일까….’
한참을 상상하던 철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술잔을 들었다. 오늘도 역시 이슬이는 만취가 되도록 마셨다. 가장 먼저 쓰러져 잠들었고, 철하는 얇은 이불을 가져와 그녀를 덮어 주었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술에 취해 아무렇지 않게 쓰러져 있는 이슬이의 모습은 그 어떤 남자라도 이성을 마비시키고 달려들었을 정도로 섹시했다. 철하도 진원이와 지희만 없었으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혼자 흥분했다.
철하, 진원, 지희는 남아서 더 술을 마시다가 대충 치우고 잠을 자기로 했다.
얼마나 잤을까…. 철하는 문득 낯선 느낌을 받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살짝 눈을 떠 보니 진원이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슬이가 벽 쪽 맨 끝에서 잤고, 그 오른쪽으로 철하, 진원, 지희가 잠든 상태였었다.
평소에 가로등 불빛이 창문으로 바로 들어온다고 투덜대던 철하였지만, 그날만은 예외였다. 진원이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과감하게 눈을 조금 더 떠서 바라본 순간 철하는 소리를 지를 뻔한 것을 억지로 참았다.
‘진원이 너…. 이 자식….’
진원이가 지희의 몸을 정신없이 만져대고 있었다. 하늘색 블라우스 겉으로 지희의 가슴을 계속 주무르고 있었다.
“헉. 헉.”
철하의 귓가에 진원이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진원이는 극도로 흥분했음이 틀림없었다. 진원이의 행동은 점점 대담해지고 있었다. 아예 지희의 몸에 올라타 하늘빛 얇은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철하는 정신이 어떻게 될 것만 같았다. 진원이가, 남자답고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진원이가 저런 짓을 하다니….
“으응….”
진원이의 몸 밑에 깔린 지희가 몸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진원이의 행동은 멈출 줄 몰랐다.
‘저 미친 자식! 지희 깼잖아! 이제 그만해야 되는 거 아냐?’
그러나 철하는 잠시 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응…. 진원아. 안돼. 친구들 있잖아. 으흥.”
“헉. 괜찮아. 쟤네들 완전 곯아 떨어졌어.”
진원이는 이제 지희의 하늘색 블라우스를 열어 재낀 채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리고 지희의 팔은 자연스럽게 진원이의 목을 둘렀다.
‘!’
철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어버렸다. 둘이 사귀고 있는 것이다. 아니 사귀고 있지 않다고 해도 육체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이란 것은 분명했다. 철하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고 천사 같이 여기던 지희가…. 순백색보다 더 하얄 것만 같았던 지희가…. 자신의 친구 진원이 밑에서 얕은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자신과 이슬이에게 사귄다고 말하지 않은 것도 싫었고, 자신의 앞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것도 싫었다.
지희의 하얀색 브래지어위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비비던 진원은 이윽고 브래지어를 끌러 위로 들어올렸다. 지희의 가슴은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작은 편이라고 하는게 옳았다. 허나 지희의 마르고 하얀 체형에 잘 어울리는 아담한 크기였다.
이윽고 진원은 지희의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아….”
지희는 진원의 머리를 감싸며 자신의 머리 쪽으로 더욱더 끌어당겼다. 철하의 작은 자취방엔 지희의 하얀 가슴을 정신없이 핥아대고, 빨아대는 소리와 그에 맞춰 간간히 들리는 비음만이 흘렀다.
철하는 머릿속이 폭발할 것 같은 분노를 느끼던 도중에도, 자신의 자지가 거침없이 커져 감을 느꼈다. 오히려 지희의 새하얗고 부드러운 몸을 제대로 보지 못 하는게 아쉬운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진원은 지희의 작은 가슴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문지르며 혀로 핥아 대더니 이윽고 얼굴을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지희는 깜짝 놀라 진원이의 팔을 잡았다.
“아. 잠깐 진원아 안돼. 여기서 어떻게 그래….”
“괜찮아. 진짜 걱정하지마…. 철하랑 이슬이 완전 술 많이 마셔서 곯아 떨어졌어. 그리고 쟤네 옆에서 하면 더 흥분되고 좋을꺼 아냐?”
“그래도…. 아! 으흥….”
지희는 뭐라 말을 하려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진원이의 머리가 어느새 지희의 하얀색 롱스커트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철하의 시선엔 저 스커트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보이진 않았다. 다만 무언가 빠는 소리만이 간간히 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지희의 신음소리…. 고개를 뒤로 젖히고 진원이의 팔을 어루만지며 내는 얕은 신음소리는 정말 섹시했다.
그때 진원이가 답답했는지 롱스커트를 위로 젖혔다. 그리고는 지희의 손으로 꼭 잡게 하고는 자신은 계속해서 지희의 팬티 위로 그녀의 보지를 핥았다.
“응…. 아흥.”
그녀는 자신의 젖혀져 올라간 치마를 두 손으로 꼬옥 붙잡고 간간히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치마 아래로 드러난 지희의 다리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비록 진원이의 손에 의해 양쪽으로 벌려져 올라가 있었지만, 철하가 상상했던 데로 하얗고 늘씬하게 뻗은 미끈한 다리의 극치였다.
“헉. 헉. 못 참겠다. 지희야.”
진원은 지희의 팬티를 재빨리 벗겨버리고는 자신의 바지도 벗으려 했다.
“아, 안돼! 진원아. 진짜 그건 안돼. 여기서 어떻게 그걸 해!”
지희는 굉장히 놀란 듯, 벌떡 상체를 일으키며 한참 바지를 벗으려던 진원의 팔을 붙잡았으며 낮게 소리쳤다. 철하는 덕분에 지희의 가슴을 볼 수 있었다. 아담하지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지희의 가슴을 말이다.
“아 진짜. 괜찮다니까. 나만 믿어.”
진원은 지희의 몸을 거칠게 눕히더니 이내 바지를 벗었다. 가로등에 드러난 진원의 자지는 굉장히 큰 편이었다. 철하는 다른 사람의 발기된 자지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 크게 놀랐다.
“안 할꺼야. 하지마!”
진원은 지희의 보지에 넣으려는 자세를 취했지만, 지희는 다리를 오무린 채 벌려주지 않았다. 여기서는 죽어도 안된다는 뜻 같았다.
“그래?”
진원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지희의 보지에 갔다 대었다.
“학….”
지희는 깜짝 놀라며 진원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진원의 손가락 두개는 이미 지희의 보지 안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아흑. 아…. 응. 아…. 제발….”
진원의 손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희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다리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응…. 응.”
진원은 지희의 다리에 힘이 풀리자 재빨리 자신의 자지를 잡고 그녀의 보지에 집어넣었다.
“아! 앙. 응.”
진원의 자지가 지희의 보지안에 들어가는 순간 지희는 고개를 뒤로 크게 젖히며 허리를 들었다. 활처럼 휘어진 그녀의 새하얀 허리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철하는 이제 들킬 생각도 하지 않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었다. 실제로 바라보는 두 남녀의 섹스…. 어떤 AV보다도 아름답고, 자극적이었다. 게다가 남자배우는 조각 같은 미남에, 여자배우는 자신이 사랑하는 순백의 천사…. 이보다 아름답고 자극적인 AV가 어디 있을까….
진원은 지희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집어넣은 채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도 많이 흥분했는지 굉장히 거칠게 박아대고 있었다.
“아!”
지희는 자신의 신음소리가 커지자 들어 올려진 하얀색 스커트 끝자락을 물었다.
“으흥…. 응. 흥응…. 응응.”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애써 참는 절제된 소리는 정말 자극적이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움직이던 진원은 이윽고 쌀 때가 되었는지 지희의 귀에 대고 말했다.
“헉…. 헉. 안에다 싸도 되지?”
“응…. 아! 괜찮아. 오늘 안전한 날이야…. 아! 응….”
이윽고 진원의 허리가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더니 지희의 보지에 깊숙이 박힌 채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진원의 몸이 움찔거릴 때마다 지희의 하얀 허리도 위아래로 들썩였다.
“후우…. 하아. 캡이다. 오늘 정말 최고야. 너도 좋았지?”
“응….”
진원은 지희의 옆에 털썩 누우며 자신의 자지를 닦고, 바지를 입었다. 그리고는 피곤한지 이윽고 잠이 들어버렸다.
지희는 그 상태로 멍하니 한참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진원의 옆에 있는 휴지를 가져다가 자신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정액을 닦은 뒤 화장실로 갔다.
잠깐 물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지희는 처음 자기 전 모습 그대로로 돌아왔다.
철하는 계속해서 그들의 섹스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그 상태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때 화장실을 갔던 지희가 철하쪽으로 다가왔다. 철하는 깜짝 놀라 살짝 뜨고 있던 눈을 감아버렸다.
“철하야…. 이슬아….”
지희는 철하와 이슬이가 깊이 잠들었는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둘이 아무 반응이 없자 그녀는 곧 진원의 옆으로 가 아까처럼 잠이 들었다.
철하는 다시 살짝 눈을 떴다. 이윽고 진원이와 지희의 잠이든 듯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철하는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의 자지를 만져보았다. 이렇게 커진 적은 없었다. 게다가 흥분할 대로 흥분해 팬티도 축축히 젖은 상태였다.
“젠장….”
혼란스러웠다. 자신의 눈앞에서 본 이 광경이 믿기질 않았다. 자고 일어나면 꿈일까?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올까? 진원이의 밑에 깔려서 하얀 허리를 들썩이며 신음소리를 내던 지희….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
철하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서 잠들어 있는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굳게 마음을 먹은 듯 천천히 이슬이의 가슴으로 손을 가져갔다.
‘안돼!’
철하는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는 변기 뚜껑을 내리고 앉아 아까 본 지희의 모습을 상상하며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여서 생각보다 금방 쌌다. 자위를 한지 5년이 다 되가지만 이렇게 많이 싼 적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곧 밀려드는 허무함….
“젠장! 젠장! 젠장!”
철하의 밤은 고개 숙인 그의 볼을 따라 흐르는 눈물만큼이나 깊어갔다.
양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A4 14장 분량입니다;; 섹스신이 없으면 인기가 없는 것 같아, 한편에 하나 정도의 섹스신을 넣으려다보니 양이 엄청 늘어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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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녀의 아픔….
다음 날 진원이와 지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철하도 둘의 행동을 보고 정말 아무일도 없었던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자신의 정액이 약간 묻은 팬티를 보며 어젯밤 일이 전혀 꿈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슬이는 그저 머리가 아프다며 징징대고 있었다.
그렇게 그날의 일은 지나가는 듯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진원이와 지희는 철하와 이슬이에게 사귄다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철하의 예상대로 둘은 3월 중순부터 이미 사귀고 있는 사이였다. 이슬이는 진심으로 둘을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철하는 가슴 한구석이 쓰릴 뿐이었다. 사귄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그런 짓을 하다니….
진원이와 지희는 정식으로 교제를 발표한 뒤 학교 어디서든지 꼭 붙어 다녔다. 둘만의 시간을 갖는 일도 점점 많아져, 결국엔 이슬이와 철하가 같이 있는 시간은 늘어나게 되었다. 이슬이는 오히려 철하와 둘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좋아했다. 주위 동기들이 철하를 보며 사귀는 것이 아니냐며 물어보았지만 그는 그럴 때마다 적극적으로 부정했다.
철하도 이슬이가 편하고 좋았다. 얼굴도 엄청 이쁘고, 몸매도 섹시하다. 옷도 잘 입고 성격도 좋다. 그러나 지희에게 한번 꽂혔던 마음이 쉽사리 뽑히질 않는다. 철하는 이슬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슬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 그러나 마음을 열어 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
‘젠장…. 남자 밑에 깔려서 신음소리 내던 걸 두 눈으로 봤는데도 좋아하고 있다니….’
철하는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화가 난다. 하지만 동시에 흥분이 되어, 그날 이후로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
수업이 끝난 뒤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길…. 진원이와 지희가 사귀기 시작하면서 술자리가 부쩍 줄어들었다.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탓이다. 이슬이가 철하에게 우리 둘만이라도 놀자고 하였지만, 그때마다 철하는 거부하였다. 그러면 이슬이는 있는 힘껏 볼을 부풀리곤 돌아서곤 했다.
철하는 편의점에 들르기로 했다. 민아와 오랜만에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그날 자취방에 친구들이 놀러온 이후 1주일이 다되어가지만 한 번도 놀러가지 못했다.
편의점 안을 들여다보자 민아는 긴 연갈색의 머리를 흔들거리며 물건 정리를 하고 있었다. 철하는 씨익 웃으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서오세…. 엥? 뭐야?”
“뭐야 라니…. 손님이 왔는데….”
“흥….”
민아는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휙 돌리고는 다시 매장 청소에 열중했다. 철하는 그녀가 그때 일로 질투를 하나 생각했다.
“민아야. 왜 그러냐?”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철하는 계속해서 쏘아 붙이는 그녀를 향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우두커니 서서 멍하니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철하야. 우리 오늘 술 마실까?”
“뭐? 술?”
“왜? 싫어?”
심드렁하게 뜬 눈으로 삐딱하게 고개를 돌려 철하를 바라보는 민아의 얼굴은 굉장히 예뻤다.
“아, 아냐. 좋지. 자취방에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일 끝나면 연락해.”
“그래….”
민아는 여전히 청소에 열중하고 있었다.
*
자취방으로 돌아온 철하는 가방을 구석에 던지고는 방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민아와 술이라….”
지희와도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이쁜 민아와 술을 마실 생각을 하니 철하는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빙그레 미소를 띄우고 있는데, 문득 자신이 누워있는 자리가 지희가 누워 있던 자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때 일을 떠올리니 다시 급속도로 아랫도리에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안돼! 이따 나갈거야!’
철하는 흥분된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천장을 보던 중, 곧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
짜라라라라라라라라.
잠을 자던 철하는 갑자기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琉??핸드폰을 바라보니 -박민아-라고 찍혀 있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끝난 모양이었다.
“여보세요?”
[야. 지금 일 끝났어. 편의점 앞이다. 빨리 나와.]
민아는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뚝 끊었다. 철하는 거울을 보며 눌린 뒷머리를 대충 만진 뒤 편의점 앞으로 뛰어갔다.
편의점 앞에는 민아가 노란색 후드티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복을 입은 민아는 처음보는 철하였다. 항상 한 갈래로 묶어 올렸던 포니테일 스타일의 연갈색 머리는 풀려진 상태였다. 약간은 다듬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허리까지 길게 내려와 있었다. 위에는 연갈색의 머리와 잘 어울리는 노란색의 귀여운 후드티를 입고, 아래에는 짧은 청치마를 입었다. 다리를 보면 지희만큼 마른 것 같은데, 가슴을 보면 헐렁한 후드티임에도 불구하구 꽤 두드러져 보였다.
“뭘 그렇게 쳐다봐!”
철하는 자기도 모르게 민아를 뚫어지게 쳐다봤다고 생각하고는, 뒷통수를 긁적이며 고개를 돌렸다.
“흥. 여기 근처 술집으로 가자.”
*
민아가 철하를 데리고 들어온 곳은 근처의 작은 술집이었다. 동네에 있는 작은 술집이라 그런지 손님도 한 테이블 밖에 없었고, 그나마 있는 한 테이블도 동네 아저씨 두 명뿐이었다. 철하와 민아는 구석에 있는 한 테이블을 차지해 앉았다.
민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종업원을 불러 주문했다.
“여기 소주 두병하고요. 오뎅탕 하나 갔다 주세요.”
민아는 자기 마음대로 시켜놓고선 철하가 신경쓰였는지 입을 열었다.
“오뎅탕 좋아하지? 난 무지 좋아해.”
“응….”
여자가 먼저 좋아한다고 말을 꺼내놓고선 어떻게 남자가 뭐라 할 수가 있나…. 속으로 투덜대는 철하였다.
잠시 후, 술과 안주가 나오고 둘은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야기와 대학교 이야기로 술을 마셨다. 철하는 그녀가 대학교 이야기를 하면 안색이 자꾸 어두워지자 자제하였다.
그렇게 둘이서 소주 네병을 비워갈 무렵, 철하는 술집의 조명아래 가까이 마주 앉아 바라본 민아의 얼굴이 굉장히 예쁘다고 느꼈다. 어떻게 보면 지희보다도 예쁜 얼굴이었다. 특히 서울에 올라온 첫날, 민아의 붉은 입술을 보고는 굉장히 설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립글로스를 발라서 투명하게 반짝이던 붉은색의 입술…. 지금 그 매혹적인 입술을 눈앞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민아는 입술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될 정도로 섹시한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 자식이 근데…. 너 자꾸 빤히 쳐다볼래?”
철하는 정신없이 민아의 입술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녀의 호통소리에 퍼뜩 정신이 돌아왔다. 민아만 바라보면 정신이 없어지는 철하였다. 지희의 청순함과 이슬이의 섹시함을 동시에 갖춘 그녀…. 아니 이렇게 술집 조명아래서 가까이 보니 지희보다도, 이슬이보다도 훨씬 예쁜 것 같았다.
“미, 미안…. 너만 보면 이상하게 자꾸 넋이 나가버려….”
철하는 말해놓고서 아차 싶었다. 이건 민아가 예쁘다고 대놓고 말해버린 게 아닌가. 철하는 조심스레 눈을 들어 민아의 눈치를 보았다. 그러나 민아는 기분이 좋은지 활짝 웃고 있었다. 철하는 그녀가 이렇게 활짝 웃는 모습은 처음 본다. 눈웃음이 너무 귀여웠다.
“아부도 잘 하네…. 내가 저번에 같이 온 걔네들보다도 예쁘니?”
“걔네? 아…. 대학 친구들 말이 구나….”
철하는 일주일 전 그때 일을 떠올렸다. 편의점에 들어갔으나 자신에게 말 한마디, 인사 한마디도 하지 않던 그녀….
‘설마…. 정말 나에게 질투를 느끼는 건가?’
“나 사실….”
멍하니 망상에 잠겨있던 철하에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철하는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나에게 고백하려는 건가? 지금 이 타이밍에? 난 준비도 아직 안됐는데…. 지희는? 이슬이는?’
“남자친구 때문에 그래….”
철하는 그녀의 나머지 말을 듣고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또 다시 혼자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자신….
“아…. 그래….”
철하는 겸연쩍게 대답했다. 민아는 멍하니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내 남자친구는 대학생이야…. 나랑 동갑이지. 우린 대학학교 때부터 같이 사귀었는데, 걔는 운 좋게 지방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고, 여상을 다니며 펑펑 놀던 나는 대학교도 가지 못 했어….”
민아는 거기까지 이야기하고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는 안주도 먹지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
“떠나기 전 영영 헤어지는 것처럼 둘 다 펑펑 울며 아쉬워했지…. 그래. 지방에 내려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주말마다 꼬박꼬박 올라오더라구. 그런데 오티를 다녀온 뒤부터, 전화도 하루에 세네번씩 하던 애가 전화도 잘 안하고, 내가 전화해도 바쁘다며 잘 받지도 않아…. 게다가 이제는 아예 올라오지도 않아. 개강해서 학교 다니느라 바쁘데…. 바쁘니까 자기 귀찮게 좀 하지 말래…. 너가 대학교 다니는게 얼마나 바쁜지 알기나 하냬….”
민아의 커다란 눈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대학 이야기가 나오면 자꾸 우울해져…. 그리고 저번에 너가 친구들과 편의점에 왔을때, 인사도 하지 않고 말도 걸지 않은거 미안해. 내 남자친구도 지방에서 자취하는데, 여자애들 그렇게 자기 자취방에 끌어들여서 놀 생각하니까 너무 화가나서…. 흑! 미안….”
말을 마친 민아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커다란 눈물방울들이 한없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철하의 기분은 뭐라 표현할 수 없었다. 괜히 자기가 대학생인 것이 미안했고, 자취방에 친구들을 데려온 것이 미안했다. 자신이 미안해해야 할 일이 아니지만, 철하는 미치도록 그녀에게 미안했다.
“미안….”
철하는 힘없이 중얼 거렸다.
*
한참 후에 울음을 그친 민아는 애써 웃으며 나가자고 했다. 사월이지만 아직 한 밤의 기운은 쌀쌀했다. 민아는 철하의 앞에서 앞장서서 걸어갔다. 몇 발자국 걷지 않아, 그녀가 빙글 돌며 말했다.
“헤헤…. 미안해. 괜히 분위기 망쳐서.”
“아냐. 너가 그런 고민이 있을 줄 몰랐어…. 난 너랑 더 가까워진 것 같아서 좋다.”
철하는 담담히 웃었다. 이제 민아 앞에서 떨지 않고 편하게 말할 수 있었다. 민아는 그런 철하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런데…. 너 아까 대답 안했잖아. 내가 더 예쁘니 걔네들이 더 예쁘니?”
민아의 질문에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그 와중에 그런 걸 신경쓰고 있다니…. 철하는 엷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너가 더 예뻐….”
철하의 말에 또 다시 활짝 웃는 민아였다.
*
의외로 자신의 자취방과 가까운 곳에 사는 민아를 바래다 준 철하는 힘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철하는 민아의 아픔을 알고 나자 그녀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힘들어 하고 있었다니…. 아마 자신의 예상이 맞다면 그녀의 남자친구는 지방에서 다른 여자들과 놀아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예상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반면, 마음 한구석엔 자신에 대한 쓸쓸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오늘 있었던 일은 지희에게 진원이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일이었다.
자신이 너무나도 미워졌다.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한 그 순간이 비참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너무나도 쓸쓸한 밤이었다.
철하는 문득 이슬이가 떠올랐다. 자신을 좋아하는 이슬이…. 그는 핸드폰을 꺼내 이슬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울린 후 이슬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김철하 이 야밤에 왠일이야?]
“응…. 보고 싶어서….”
[미친놈…. 내일 학교에서 보자나. 갑자기 왜 그러냐? 술 마셨냐? 목소리 좀 이상한거 같은데?]
“응. 조금 마셨어. 하하…. 아니야. 내일 학교에서 보자….”
[뭐야 이상한 자식…. 그래. 내일 보자. 안녕!]
전화가 끊기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철하는 계속해서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나도 노력해볼게….”
철하는 작게 중얼거렸다.
#7. 중간고사, 공부하자!
살짝 더위를 느낄 정도로 따뜻해진 오월의 하늘. 대학교의 중간고사는 무척이나 빨리 다가왔다. 철하 패거리네는 중간고사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는 말을 듣고는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특히 철하와 이슬이는 더 했다. 강의시간에 툭하면 둘이 장난치고, 강의 빼먹고 PC방을 가니 머릿속에 남아 있는게 하나도 없었다.
진원이와 지희는 둘이 공부를 하기로 하고선 매일 학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완벽한 한쌍인 둘은 학교 내에서도 유명했다. 개강초기부터 진원이와 지희는 다른 학과에서도 인기를 끌 정도로 미남, 미녀였다. 그런 둘이 커플이니 교내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진원, 지희 커플은 도서관에 가고, 이슬이와 철하만 남아있었다. 이슬이는 철하를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하아…. 아무래도 이게 다 너 때문인 것 같아….”
이슬이의 한숨 섞인 말을 들은 철하는 어이가 없었다.
“그게 왜 나 때문이야! 수업시간마다 먼저 장난친 건 너였어!”
“됐어. 이제 와서 잘잘못 가려서 뭐하겠냐. 우린 어쩌지? 우리도 같이 공부할까?”
“우리 둘이 공부한다고 뭐가 나오겠냐….”
“그건 그렇구나….”
캠퍼스 벤치에 앉아 오월의 따뜻한 햇살을 쬐는 둘의 모습은 완전 넋나간 모습이었다. 그렇게 둘이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을 때 철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철하야! 뭐해?”
애기 같은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선배…. 철하는 00학번 유소현 선배임을 알 수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선배들 중 제일 좋아하는 선배, 키가 작고 귀여운 선배였다. 그러나 오늘 선배의 모습을 본 철하는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몰랐는데 날씨가 따뜻해지자 티 하나만을 입고 나왔는지, 가슴이 꽤 컸다. 몸에 달라붙는 회색의 티였는데 가슴의 둥그런 형태가 거의 드러나 있었다. 브래지어 때문이 아니었다. 순수히 가슴의 크기가 크다고 알 수 있을 정도의 형태였다. 대충 짐작하고 있는 이슬이의 가슴보다도 큰 것 같았다. 게다가 얇은 티에 드러난 허리도 가느다란 곡선이 예술이었다. 키만 작았지 몸매는 엄청났던 것이었다.
멍하니 가슴을 바라보고 있던 철하를 이슬이가 눈치 챘는지 머리를 쥐어박았다. 그러나 소현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어, 너네 여기 왜 이러고 있어?”
“아. 조금 있으면 중간고사 기간인데 공부를 하나도 못 했거든요. 아는게 있어야죠….”
“음…. 그래 그럼 내가 가르쳐줄까?”
소현의 말에 이슬이는 좋아서 벌떡 일어났다.
“와! 정말요?”
“아니 너 말고 철하만.”
소현의 말을 들은 이슬은 말없이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했다.
‘어휴…. 저 쬐그만게…. 항상 철하한테 앵앵거리는 목소리로 친한 척 하는 것도 재수 없고…. 으씨. 뭐 나랑은 별로 친하지도 않으니 어쩔 수 없지….’
“에…. 저만요?”
놀란 철하는 자기를 가리키며 반문했다.
“왜 싫어?”
“아, 아뇨. 좋아요.”
“그래. 그럼 내일 수업 끝나고 우리 집에 같이 가자.”
소현의 말에 철하와 이슬이는 같이 놀랐다.
“선배네 집에요?”
“응. 나 얼마 전부터 혼자 살거든.”
“예에…. 알겠어요.”
“그래. 그럼 내일보자.”
소현은 말을 마치고는 쫄래쫄래 뛰어갔다. 이슬이는 괜히 걱정되는 마음에 철하에게 물었다.
“야 너 진짜 갈거야?”
“응. 왜?”
“…흥. 그래.”
이슬이는 갑자기 휙 일어나더니 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철하는 어이없이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다음날 철하는 수업이 끝나고 소현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그때 이슬이가 철하의 팔을 잡으며 제지했다.
“야 너 진짜 갈꺼야? 안 갈꺼지?”
“뭐 어때. 가서 공부하는데.”
이슬이는 그런 철하가 답답한지 얼굴을 찡그렸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를 보며 알았다는 듯이 웃었다.
“푸하. 야 너 나 혼자 성적 오를까봐 그러냐? 걱정하지마. 나중에 너한테도 알려줄게. 그럼 나 간다.”
철하는 핸드폰을 귀에 대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슬이는 그런 철하의 뒷모습을 보며 금방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 바보…. 그 선배 소문 되게 안 좋은데…. 으씨!”
*
소현을 따라 들어간 집은 작은 평수의 아파트였다. 철하가 듣기론 소현의 집이 꽤 잘산다고 들었었다. 아파트는 처음 들어와 본 철하는 엉거주춤 서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하하. 뭘 그러고 서있어? 앉아 있어. 옷 갈아입고 나올게.”
“예….”
철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대답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거실 겸 부엌하나와 작은 방, 화장실 하나로 이루어진 작은 아파트였다.
한참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문이 열리며 옷을 갈아입은 소현이 나왔다. 그런 소현을 무심결에 바라본 철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키는 155cm정도 쯤 될까? 지희나 이슬이의 크고 늘씬한 키에 비해서 훨씬 작은 키였다. 그녀는 위에 하얀색의 반팔 쫄티를 입고 나왔다. 그러나 보통 반팔 쫄티가 아니었다. 가슴이 굉장히 깊게 파인데다가 속이 비치는 얇은 쫄티였다. 게다가 그녀의 가슴이 커서 옷 위로 드러난 가슴의 계곡이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한마디로 하얀색의 쫄티가 그녀의 둥그런 가슴의 윤곽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뿐이 아니었다. 하의는 핫팬츠를 입었는데 길이가 가랑이와 동일선상에 있었다. 아니 오히려 바깥쪽은 가랑이보다도 위로 올라가 있었다. 그녀의 다리는 허벅지에 살이 조금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미끈하게 뻗은게, 마치 윤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
소현의 모습을 본 철하는 숨이 막혀왔다. 저런 옷차림으로 어떻게 공부를 하라고…. 철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철하야. 잠깐만. 책상 가져올게.”
소현은 작은 방에 들어가더니 작은 앉은뱅이 책상을 가져왔다.
“음. 처음에 뭐부터 할까? 경제학개론부터 하자!”
“예….”
소현은 철하의 옆에 바짝 앉아 자신이 1학년 때 배운 것들, 교수의 출제경향등에 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철하의 머릿속에 하나도 들어올 리가 없었다. 자신의 옆에 바짝 앉은 그녀에게서 풍겨져 오는 향기 때문이었다. 여자 특유의 향기가 났다. 화장품 냄새인지, 섬유유연제 냄새인지 모르겠지만 철하는 그것이 성숙한 여자에게서만 풍겨오는 특유의 향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향기보다 더욱 자신을 미치게 하는 것은, 그녀의 가슴이었다. 자신의 눈길은 책을 향해 있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의 가슴사이로 진하게 드러난 계곡 사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위로 모아 올려져 오므라져 있는 하얀 살색의 계곡을 보고 있자니, 철하의 자지는 미친 듯이 발기하기 시작했다.
40분정도 공부했을까…. 한참을 건성으로 대답하던 철하에게 소현은 조금 쉬었다가 공부하자며 음료수를 가져온다고 하였다. 철하는 청바지 때문에 비틀어져 있는 자신의 커다란 자지가 불편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잠시 후 음료수를 가지고 온 소현은 철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철하 공부하기 되게 싫지? 선배도 공부하기 되게 싫어해. 근데 내가 젤 귀여워하는 철하니까 이렇게 가르쳐 주는거야.”
“고맙습니다.”
소현은 철하의 맞은편에 앉아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철하는 자신의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있을때는 몰랐는데 앉은 모습을 정면으로 보니 핫팬츠 때문에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핫팬츠를 입고 양반다리를 하고 있는 소현의 가랑이 사이에는 하얀색의 팬티가 보였다. 게다가 더 자극적인건 핫팬츠가 하얀색의 팬티를 눌러 보지의 윤곽을 드러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철하는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철하야 어쩌지?”
곁눈질로 힐끔힐끔 바라보던 철하에게 소현이 특유의 콧소리를 내며 말했다. 철하는 흠칫 놀라 소현을 바라봤다.
“나 이 시간 되면 맨날 졸려워서…. 나 잠 쪼꼼만 자고 해도 되지?”
“아. 예….”
철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소현이 방에서 자는 동안 화장실에 가서 자위를 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철하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근처에 있던 인형을 끌어다 베개로 삼아 벌러덩 누으며 한 시간 후에 깨워달라는 것이 아닌가. 철하는 깜짝 놀랐다.
‘아…. 젠장. 화장실에서 해도 되려나.’
한참을 고민하던 철하에게 이윽고 새근새근 잠이든 듯한 소현의 숨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소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저렇게 야한 옷차림을 하고선, 남자 앞에서 무방비로 잠을 자고 있었다.
철하는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지금 자고 있는 소현을 보니 오티때 자신이 만진 이슬이의 보지가 떠올라 미칠 것만 같았다.
‘후우…. 이건 정말 나를 유혹하는거다. 나에게 만지라고, 자신의 몸을 마음껏 주무르라고 유혹하는거야…. AV에서나 보던 상황이 나에게 벌어지다니….’
철하는 조심스레 소현에게 다가갔다. 소현은 세상 모르게 잠을 자고 있었다. 아니 자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철하는 점점 더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소현의 하얀색 쫄티위로 드러난 가슴의 둥근 윤곽은 가까이서 보니 훨씬 컸다. 철하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소현의 가슴위로 손을 가져갔다.
이윽고 커다란 가슴위에 철하의 손이 얹어졌다.
‘….’
철하의 머릿속이 진공이 되어간다. 처음으로 만진 여자의 가슴이었다. 소현의 둥그런 가슴위에 얹혀진 철하의 손이 조심스레 모아졌다. 바람이 덜 들어간 풍선을 만지는 것 같았다. 철하는 이제 이성을 잃고 점점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양손으로 커다란 가슴을 부여잡고 찌그러트리기 시작했다. 소현의 커다란 가슴은 철하의 양 손 안에서 우악스럽게 주물러지고 있었다. 한참을 주무르던 철하는 퍼뜩 정신이 들어 소현선배의 얼굴을 보았다. 아까처럼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일부러 자는 척 하는걸까…. 정말 잠이 들었을까….’
그러나 지금의 철하에게는 상관없었다. 그렇게 주물렀는데도 자고 있다면, 그 어느 쪽이어도 상관없었다. 철하는 소현의 쫄티위로 드러난 가슴골을 바라보았다. 둥그런 가슴의 윤곽을 따라 진하게 드러난 계곡…. 철하는 그 계곡을 따라 손을 움직여 보았다. 철하의 착각이었을까? 순간 소현의 몸이 움찔거린것 같았다.
철하의 손은 가슴의 계곡과 둥그런 윤곽을 따라 정신없이 움직였다. 이윽고 철하는 자리를 옮겨 소현의 아래쪽으로 갔다.
“후우….”
철하는 흥분으로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었다. 자신이 이런 여자의 몸을 실제로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또 있으랴….
철하는 소현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엄청나게 짧은 핫팬츠 덕분에 드러난 하얀팬티도 바라보았다.
철하는 손을 들어 소현의 다리를 만져 보았다. 미끈한 감촉…. 예전 이슬이의 배를 만질때의 부드러운 느낌과는 다른 미끈한 감촉이었다. 다리의 감촉을 느끼던 철하는 소현의 두 다리를 붙잡고 살짝 벌렸다. 소현의 가랑이 사이를 쉽게 만지기 위함이었다. 그리고는 소현의 가랑이 앞에 바짝 다가갔다.
눈앞에 펼쳐진 여자의 다리와 다리 사이…. 오티때 봤던 이슬이의 가랑이는 긴장했고, 그리 밝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낮에 주위에 아무도 없이 볼 수 있었다.
철하는 손가락을 뻗어 소현의 흰팬티를 압박하고 있는 핫팬츠를 옆으로 밀었다. 그리고 소현의 보지를 가리고 있는 팬티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팬티와 함께 밀려들어가는 보지살의 느낌…. 이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오티때 느꼈던 이슬이의 보지의 느낌…. 그것을 지금 다시 느끼고 있었다. 한번 갖다 댄 철하의 손가락은 거침이 없었다. 이슬이의 보지에 한 것처럼, 정신없이 누르고, 긁으며 자극을 주고 있었다.
하얀색의 팬티가 조금씩 갈라지며 소현의 보지윤곽을 드러낼 때, 철하는 자신의 손가락 끝이 축축함을 느꼈다.
‘젖고 있다….’
소현의 보지 안으로 말려들어간 하얀색 팬티는 조금씩 색이 변하고 있었다. 철하는 여자의 보짓물을 보자 이성을 잃었다. 대담하게 누르기 시작했다. 순간, 소현의 허리가 움찔 거렸다.
철하는 깜짝 놀라며, 손가락을 뗐다.
‘헉. 헉. 뭐야…. 분명히 허리를 움찔 거렸어.’
놀란 철하는 소현을 살펴봤다. 소현은 자고 있었다. 그러나 아까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작은 아파트에 정적이 흘렀다.
‘소현 선배는 깨어 있다. 그리고 몸이 반응하고 있어…. 그러나 일어나지 않고 있어. 지금 이건 분명히 나를 유혹하는 거다….’
이렇게 결론지은 철하는 강하게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소현의 가랑이 앞에 자리를 잡았다. 이미 축축해져서 색이 변한 팬티. 철하는 과감하게 그녀의 핫팬츠를 벗기려 했다. 단추를 푸르고 내리려 하는데 워낙 사이즈가 작고 꽉 끼는 크기라 잘 벗겨지지 않았다. 철하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이윽고 소현의 허리가 들어 올려지며 핫팬츠가 잘 벗겨지도록 도와주었다. 철하는 순간 당황했지만 금새 본래 작업에 열중했다. 지금 이 순간 철하는 그저 여자를 원하는 남자에 불과했다.
소현의 도움에 힘입어 핫팬츠를 단번에 벗겨버린 철하는, 소현의 눈부신 하체를 볼 수 있었다. 보지에 달라붙을 정도로 푹 젖어서 검은 털들이 얼핏얼핏 보이는 하얀 팬티, 그 아래로 뻗어 나온 살이 약간 붙어 있는 하얀색의 허벅지….
철하는 이제 앞뒤 가릴 것도 없이 소현의 팬티 위로 보지를 만졌다. 이미 젖어서 축축해진 팬티…. 그리고 그 젖은 팬티 사이로 전해져오는 보지살의 느낌…. 철하의 손은 점점 축축해졌다.
“헉헉….”
철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계속해서 소현의 보지를 만져댔다. 그리고 갑자기 소현의 하얀색 팬티를 잡고 벗겨버렸다.
순간 철하의 눈앞에 신천지가 펼쳐졌다. AV로는 수도 없이 봐왔지만 실제로는 처음 보는 여자의 보지였다.
보지물로 젖어서 번들거리는 소현의 시커먼 보지…. 까맣고 무성한 털들은 푹 젖어서 그녀의 보지살 주위에 아무렇게나 붙어 있었다.
‘헉헉. 이게 여자의 보지…. 헉….’
철하는 온몸에 땀이 비오듯 흘렀다. 그리고 소현의 보지를 만져 보았다. 젖을 대로 젖어 있는 보지…. 철하는 자신의 손가락이 소현의 보지로 저절로 미끄러져 들어감을 느꼈다.
‘이것이 보지 안의 느낌이구나….’
철하는 AV에서 보던 것처럼 아예 두 손가락을 넣기로 했다. 소현의 보지는 아무런 저항없이 철하의 두 손가락을 받아드렸다. 철하는 두 손가락을 집어넣고 거침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현의 몸에서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소현은 철하의 손가락에 맞춰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하는 오른손으로는 소현의 보지를 헤집으면서 왼손으로는 소현의 커다란 가슴을 주물렀다.
“아읏….”
이윽고 소현의 낮은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철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눈썹을 찡그리고는 옅은 신음 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었다. 항상 콧소리 섞인 목소리를 내던 그녀의 신음소리는 정말 듣기 좋았다.
이미 그녀는 잠에서 깬지 오래다. 아니 처음부터 자고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철하의 손길을 느끼고 있다…. 철하는 그녀의 상의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흰색의 브래지어를 거침없이 올렸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그녀의 가슴은 마치 탱하는 소리와 함께 나온 것처럼 큰 가슴을 자랑이라도 하듯 요동치며 나왔다.
“헉…. 헉.”
철하는 그녀의 가슴을 연신 주물러댔다. 그러다 입을 가져다 대고는 그녀의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하아. 아응…. 응. 으응….”
소현은 철하에게 가슴을 빨리고, 보지를 헤집어지며 연신 허리를 비틀었다. 한참을 그렇게 허리를 돌리던 소현이 입을 열었다.
“응…. 아. 철하야. 해도 되….”
철하의 머릿속에서 퓨즈가 나갔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철하는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의 바지를 빠르게 벗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소현은 새하얀 몸을 비틀며 얕은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팬티를 벗고 겉으로 드러난 철하의 자지의 위용은 대단했다. 진원이보다는 작은 편이지만, 나름대로 큰 사이즈였고, 굵기는 진원이보다 더 굵었다. 철하는 소현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올리며 말했다. 소현은 이제 눈을 뜨고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배…. 저 처음이에요….”
“괜찮아. 선배가 잘 해줄게….”
철하는 굵은 자지를 소현의 보지에 맞추고, 서서히 집어넣기 시작했다. 소현의 젖을 대로 젖은 보지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철하를 받아들였다.
“아학!”
소현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소현의 보지살을 가르고 뿌리 끝까지 들어간 자신의 자지를 본 철하는 이 순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첫 경험이다. 처음이다. 자신에겐 모든게 처음이었다. 스무살 평생 살면서 여자 손 한번 제대로 못 잡아본 자신에게는 지금 이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철하는 서서히 소현의 보지 안쪽을 느끼기 시작했다. 뜨거웠다. 물이 가득찬 소현의 보지는 정말 뜨거웠다.
“아흑. 아. 흐응…. 아.”
철하는 입을 벌리고 신음 소리를 내뱉는 소현의 얼굴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소현의 입에 키스를 했다.
“읍흑. 으읍. 하아. 헉. 헉. 앙….”
소현의 혀와 철하의 혀가 정신없이 뒤엉켰다. 첫키스…. 이것도 자신의 첫키스였다. 꼭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할 거라 생각했던 첫키스와 첫경험. 이렇게 철하의 첫키스와 첫경험은 이루어졌다.
“헉헉. 선배. 저 처음이예요…. 정말 처음이예요…. 헉.”
“흑. 아흥. 앙. 아…. 응. 그래. 선배도…. 철하가 처음이라니 너무 좋아…. 아….”
철하는 속도를 올려 소현의 보지에 미친 듯이 박아댔다. 최고의 느낌이었다. 혼자 자위행위를 할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소현도 철하의 그런 거친 움직임에 맞춰 능숙하게 허리를 돌렸다. 연신 신음소리를 흘리며 새하얗고 잘록한 허리를 돌려댔다.
얼마 되지 않아 철하는 자신의 뿌리 끝에서 무언가 올라옴을 느꼈다.
“헉헉. 선배…. 저 쌀게요….”
“아! 아! 그래. 아흑.”
어느새 소현의 두 다리는 철하의 허리를 감고 있었다. 이윽고 철하는 자신의 자지에서 무언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끼고 쾌락의 극치를 느낄 수 있었다. 발가락이 끝이 짜릿짜릿하고, 온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것 같았다. 철하는 자지를 깊숙이 소현의 보지에 넣었고, 철하의 허리를 감은 소현의 다리도 한 방울이라도 더 받으려는 듯 꼭 끌어안았다.
“끅…. 지희야….”
철하는 눈을 감은 채, 자기도 모르게 지희의 이름을 불렀다. 이윽고 정신을 차렸을 때 철하는 자신의 자지가 꺼떡대며 소현의 보지 안에 계속해서 정액을 뿜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철하의 자지가 움직일때마다 소현은 신음 소리를 내며, 자신의 보지로 철하의 자지를 조였다.
잠시 후, 철하는 자신의 자지를 뽑았다. 자신의 자지를 따라, 소현의 벌려진 보지에서 희멀건 정액이 흘러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헉. 헉.”
철하는 소현의 옆에 털썩하고 누웠다. 철하의 검붉은 색의 굵은 자지는 아직도 까딱대고 있었다. 소현은 몸을 일으켜 자신의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닦고는, 철하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너 지희 좋아하니?”
철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예?”
소현은 그런 철하의 반응에 입을 가리고 웃었다.
“놀라는거 보니까 정말인가 보구나…. 아무것도 아니야.”
잠시 후, 주섬주섬 옷을 입은 두 사람은 피곤한 탓에 밤까지 잠들었다. 결국 공부를 하나도 하지 못한 철하에게 소현은 미안하다고 했다. 철하는 괜찮다며 웃었다. 그리고 소현은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말했다. 철하는 집으로 돌아가며 소현의 마지막 말을 듣고 자신의 자지가 다시 커짐을 알 수 있었다.
*
철하는 밖으로 나와 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자신의 소중한 첫경험이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하늘을 나는듯한 기분도 싫지 않았고, 소현선배와 한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정말 좋았다고 함이 옳았다.
‘그래도 그때 마지막에 지희와 이슬이의 얼굴이 떠오른 것은 왜 일까….’
*
다음날 학교에서 소현은 철하에게 전과 다름없이 대해주었다. 이슬이는 철하를 붙잡고 강의실 구석으로 몰고 갔다.
“야! 김철하. 너 어제 아무 일도 없었어?”
철하는 속으로 찔끔했다. 하지만 소현과 섹스를 했다고 어떻게 이야기를 하겠나…. 철하는 시치미를 뚝 떼며 말했다.
“뭐? 공부했지…. 경제학개론 공부했는데? 공부 조금 하다가 밖에 나가서 같이 저녁 먹고 집에 갔어.”
이슬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철하를 바라보았다. 이럴때 보면 고양이 같은 그녀의 눈이 정말 섹시했다.
“아! 왜 그래! 무슨 일을 말하는건데?”
철하가 강경하게 나가자 이슬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로 돌아갔다.
‘으…. 어떻게 알았지?’
철하는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약 A4 21~22장의 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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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월드컵
결국 중간고사가 치러졌다. 철하는 시험시간에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경제학개론을 떠올리면 바로 소현과 나눴던 섹스가 생각나 미칠 지경이었다.
“으….”
한참을 끙끙대던 철하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진원이와 지희를 바라보았다. 꽤 잘 써내려가고 있었다. 이번엔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이슬이의 행동에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검은색의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온 이슬이…. 이슬이 역시 아는 게 없는지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슬그머니 교수의 눈치를 보더니, 손이 짧은 치마속으로 향하는게 아닌가. 그리고는 한참을 부비적 대더니 노란 고무줄에 연결된 종이를 꺼내들었다.
철하는 이슬이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렸다.
‘…저런 쌍팔년도 수법을 사용하다니. 그래도 캡 멋지네.’
철하는 아예 답안지 쓸 생각도 안하고 이슬이의 미끈한 다리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베끼던 이슬이는 철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씨익 웃으며 브이자를 해주었다.
그들의 중간고사는 그렇게 끝났다. 진원이와 지희는 그런대로 괜찮게 봤다고 안심했고, 이슬이도 생각보다는 잘 봤다며, 도리어 낙심해있는 철하의 어깨를 웃으며 두드려주었다.
*
2002년의 시간은 흘러 어느덧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이 찾아왔다. 그리고 월드컵의 기간도 함께 찾아왔다.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되는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은 폴란드전을 시작으로 거리응원의 문화에 휩싸이게 되었다. 폴란드전과 미국전을 TV도 없는 자취방에서 인터넷방송으로 지켜본 철하는, 문득 친구들과 거리응원을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애들이랑 같이 거리응원하면 정말 재미있을 텐데…. 이번엔 16강 올라갈 수 있는 확률도 많잖아?’
철하는 핸드폰을 들어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진원, 이슬…. 둘다 모두 좋다고 찬성했다. 특히 이슬이는 신이 나는지 전화기 너머로 소리를 질러댔다. 지희는 진원이가 연락한다고 했다.
‘그래. 그럼 붉은악마 티를 사러갈까?’
친구들과 거리응원을 할 생각으로 벌써부터 신나지는 철하였다.
*
철하, 진원, 지희는 광화문의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죽을 맛이었다. 수천 명의 사람이 움직이고 있는데, 이슬이가 오지 않으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밀려 벽에 간신히 붙어있는 세 사람은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철하는 진원이와 지희를 바라보았다. 진원이는 지희의 어깨에 가볍게 팔을 두르고 보호해주고 있었다. 부러웠다. 자신의 팔이 저기 없는 게 한스러울 지경이었다.
지희는 오늘 긴 검은 생머리에 붉은색의 두건을 하고, 반팔의 붉은악마 티를 입고 왔다. 피부가 굉장히 하얀 지희는 붉은색의 티셔츠가 굉장히 잘 어울렸다. 게다가 소매 아래로 드러난 팔은 하얗고 가느다란 게, 굉장히 부드러울 것 같았다.
철하는 지희의 희고 가느다란 팔을 넋 놓고 바라보던 도중,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쪽에서 이슬이가 팔을 흔들고 있었다. 철하도 손을 들어 응답해주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나타난 이슬이의 복장을 본 철하는 깜짝 놀라 화를 낼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진원이와 지희도 탄성을 터트렸다. 긴 갈색의 머리는 자연스럽게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고, 반팔의 붉은악마 티셔츠는 배 부분을 올려 묶어 배꼽티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작은 사이즈의 옷을 골라 입었는지, 이슬이의 꽤 큰 가슴이 둥그렇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티셔츠 아래로 보이는 이슬이의 배는 철하가 오티 때, 본 것과 변함이 없었다.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덕분에 아담한 느낌을 주는 배, 세로로 이쁘게 갈라진 배꼽, 군살 하나 없이 약간 발달된 복근…. 게다가 지희 만큼이나 하얀 피부 때문에 저절로 만지고 싶은 느낌을 주게 했다. 그러나 철하는 이슬이가 가까이 다가오자 더 깜짝 놀랐다.
아래에는 완전 꽉 끼는 청 핫팬츠를 입었기 때문이다. 소현이가 입었던 핫팬츠보다는 약간 길었지만, 사이즈는 더 작아서 이슬이의 엉덩이와 허벅지에 꽉 끼어 있었다. 핫팬츠와 엉덩이가 하나가 돼있는 것 같았다. 핫팬츠 아래로 드러난 길고 하얀 다리는 누가 봐도 성적인 충동을 느낄 정도 였다.
지희가 이슬이의 모습을 보고는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와! 이슬이 너 진짜 멋지다!”
지희의 칭찬을 들은 이슬이는 씨익 웃으며 섹시한 포즈를 취했다.
“뭐…. 이정도 쯤이야. 헤헤.”
철하는 정신이 없었다. 이슬이가 평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은 알았지만, 이정도로 화끈한 노출은 처음 봤다. 그런 철하를 보며 이슬이는 씨익 미소 지으며 팔짱을 꼈다.
“뭘 넋 놓고 있어 짜샤! 얼른 올라가자.”
철하의 팔에는 이슬이의 말캉한 가슴의 느낌이 어느 때 보다 선명하게 전달되어왔다.
*
아침인데도 불구하구 광화문의 거리는 이미 사람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어딜 둘러봐도 앉아 있을 만한 곳이 없었다. 철하는 자신의 옆에 붙어 있는 이슬이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가 늦어서 자리가 없잖아!”
“미안해! 돌아다니다 보면 자리가 있을거야.”
이슬이는 미안했는지 순순히 사과하고는 철하 패거리를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결국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대형TV가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진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슬이는 냉큼 달려가며 신문지를 폈다.
“여기 앉자. 여기!”
*
늦은 저녁시간에 시작하는 축구를 보기 위해 뜨거운 한낮부터 앉아있는 일은 정말 곤욕이었다. 그래도 넷은 이렇게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이 오래간만이라며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눌 수 있었다. 철하는 이슬이에게 자꾸 시선이 갔다. 붉은악마 티가 가슴이 파이지 않은 것이 자신에게는 천만 다행이었다. 가슴마저 깊게 파여 있었으면, 응원하기도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슬이의 앉은 자세가 자꾸 신경 쓰였다. 이슬이는 바닥에 앉을 때면, 치마를 입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양반다리에서 한쪽 무릎을 올린 자세, 또는 두 무릎을 모두 올린 자세로 앉는다. 지금 역시 한쪽 무릎을 올린 채로 앉아 있었다. 버릇인지 몰라도 그렇게 되면 항상 가랑이 사이가 더욱 도드라져 보이곤 했다.
철하 패거리는 노상에서 파는 시원한 얼음물과, 서로간의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뜨거운 6월의 햇볕을 가려주는 손바닥과 신문지 하나로 축구 시작 시간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는 그들의 기대와 노력을 저버리지 않았다. 포르투갈에 1:0 승리…. 대한민국이 드디어 16강에 진출한 것이었다.
“꺄아악!”
16강 진출이 확정 되는 순간, 광화문에는 화려한 폭죽쇼가 펼쳐졌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끌어안았다. 지희도 벌떡 일어나 진원이를 끌어안았고, 이슬이도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 철하의 목에 두 팔을 감으며 안겨왔다. 철하도 이슬이를 끌어안고 신나서 펄쩍펄쩍 뛰었다.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가슴에 전해져 오는 이슬이의 말캉한 가슴의 감촉조차 잊혀져 있었다.
*
경기가 끝난 후, 광화문에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어울려 놀았다. 축제다운 축제가 없는 대한민국에서 지금이야말로 역사상 최고의 축제였다. 철하와 이슬이도 사람들과 어울려 마음껏 뛰어 놀았다. 진원이와 지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서로 붙잡고 놀고 있었다.
한참을 뛰어 놀던 중, 철하는 문득 낯선 느낌을 받았다. 왠지 자신들의 주위로 남자들이 꽤 많이 모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순간, 철하는 위험한 생각이 들었다. 이슬이…. 이슬이의 복장이면 충분히 남자들이 이성을 잃고 달려들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이슬이의 주위로 남자들이 하나, 둘씩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슬이는 그것도 모르고 사람들과 어울려 신나게 응원가를 부르며 뛰고 있었다.
철하는 이슬이에게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세 명의 남자가 자신을 교묘하게 밀기 시작했다.
‘젠장….’
철하는 이를 악물며 벗어나려 했지만, 힘도 별로 강하지 않은 그가 사내 세명의 힘을 당할 수가 없었다.
이슬이의 뒤로 한 사내가 바짝 붙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열심히 몸을 흔들던 사내는 서서히 이슬이의 육감적인 핫팬츠에 불룩 솟은 바지 앞섶을 바짝 붙이기 시작했다.
열심히 몸을 흔들던 이슬이는, 자신의 엉덩이에 무언가가 닿자 순간 움찔했으나 다시 열심히 놀기 시작했다. 이제 사내의 불룩 솟은 바지 앞섶은 이슬이의 핫팬츠에 끼어 보이지도 않는 지경이었다. 게다가 이슬이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긴 갈색의 머리를 휘날리며 자신의 탄력적인 엉덩이를 더욱 흔들어 대고 있었다.
이슬이의 앞에서 춤을 추던 또 다른 사내는 이런 이슬이의 적극적인 모습에 힘을 얻었는지, 이슬이의 잘록한 허리를 손으로 잡고, 역시 자신의 골반 쪽으로 끌어 당겼다.
이슬이는 두 사내에게 엉덩이의 앞쪽과 뒤쪽을 내준 채, 더욱더 과감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예 두 팔을 들어 올리고 섹시하게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철하는 점점 답답해졌다. 안되겠다 싶어 이슬이의 이름을 외치며 다가가기로 했다.
“이슬아! 진이슬!”
철하는 손을 들어 이슬이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위가 워낙 시끄러워 들릴 리가 없었다. 게다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자 세 명의 사내는 철하를 멀리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철하의 주변이 순간적으로 조용해졌다.
“야이! 미친새끼들아!”
이슬이의 목소리였다. 철하는 자신을 가로 막고 있던 사내들이 돌아보고 있는 틈을 타 재빨리 이슬이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이슬이는 씩씩 거리며 화를 삭이고 있었고, 그녀의 앞에는 그녀에게 들러 붙었던 두 남자가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뒹굴고 있었다.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하며, 점점 모여 들었다.
철하는 재빨리 진원이와 지희를 부른 뒤, 이슬이의 손을 잡고 자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헤치며, 힘들게 빠져나와 한참을 걷자 커다란 빌딩 옆, 구석진 곳에 작은 벤치가 몇 개 나타났다. 차량통행이 허용된 차도 쪽이라 광화문 중앙보다는 한적한 편이었다. 철하와 이슬이는 숨을 몰아쉬며 털썩 벤치에 앉았다. 진원이가 지희를 데리고 둘의 앞에 서며 입을 열었다.
“뭐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이슬이는 아직도 화가 안 풀리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아니, 웬 미친놈 두 명이 들러 붙길래 좀 놀아줬더니. 갑자기…. 가, 가슴을 만지잖아!”
이슬이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고개를 돌렸다. 진원이는 깜짝 놀라며 욕을 해댔고, 지희는 놀랐겠다며 이슬이를 다독여주었다. 철하도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슬이가 그런 상황을 오히려 즐기는 여자라고 오해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두 사내에게 통쾌하게 복수한 이야기를 듣던 진원이는 목이 마르다며 옆의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진원이는 지희를 데리고 한 바퀴 돌다 온다며 자리를 떴다.
갑자기 둘이 남겨진 철하와 이슬이는 말없이 음료수를 홀짝 거렸다. 한참을 말이 없던 이슬이는 둘이 너무 안온다고 투덜대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더니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철하의 어깨를 툭툭 쳤다.
“철하야. 철하야. 저것 봐.”
이슬이는 몸을 돌려 벤치의 등받이에 한쪽 팔을 걸친 뒤, 어느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철하는 이슬이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진원이와 지희가 어두컴컴한 건물 뒤에 서서 키스를 하고 있었다. 건물의 정원수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꽤 진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슬이는 그런 둘을 보며 아예 턱을 괴고 감상하고 있었다.
“하하. 잘한다. 잘해.”
철하는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둘이 섹스를 나누는 것을 목격한 것보다도, 왠지 더 화나는 장면이었다.
이슬이는 철하가 구경을 하지 않자 재미없는지 자세를 똑바로 했다.
“야. 넌 왜 구경 안하냐?”
“그런거 구경해서 뭐 하냐….”
빈 음료수 캔을 찌그러뜨리며 힘없이 말하는 철하를 이슬이는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슬이는 철하가 지희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신입생 환영회 때 처음 봤을 때부터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철하는 몰랐지만 이슬이는 항상 넷이 모이면 철하만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철하의 눈은 항상 지희를 향해 있었다. 지희가 진원이와 사귀는 것을 알게 된 뒤에도, 철하의 눈은 항상 지희를 향해 있었다.
철하는 잘 생기지도 않았고, 스타일이 좋지도 않았다. 유머감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슬이는 그런 철하가 좋았다. 여태까지 자신이 만났던 많은 남자들은 잘 놀고 밝히기나 하는, 소위 날라리들이었다. 그런 남자들과 다른 착하고 순수한 철하의 마음이 좋았다.
철하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아도 이슬이는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급하게 다가가 철하 같은 좋은 친구를 잃는 것이 더욱 두려웠다. 그저 천천히 시간을 두고 철하의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철하의 얼굴을 한참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이슬이가 입을 열었다.
“철하야…. 나 좀 봐줄래?”
“응…?”
이슬이의 말에 고개를 돌린 철하에게, 그녀의 입술이 덮쳐왔다.
“읍!”
철하는 깜짝 놀랐다. 갑작스레 이슬이가 입맞춤을 해온 것이었다. 이슬이의 양팔이 철하의 목에 자연스레 감겼다.
철하가 그녀의 입술이 무척 촉촉하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는 순간, 그녀의 부드러운 혀가 그의 입술을 뚫고 들어왔다. 철하는 놀라 흠칫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철하는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온 그녀의 붉은 혀를 맞이했다. 철하와 이슬이의 붉은 혀가 서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이슬이의 혀가 조금씩 빨라지고,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이슬이의 숨소리가 거칠어져갔다. 철하는 이슬이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조금씩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감히 손을 뻗어 이슬이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하앗!”
이슬이는 순간적으로 움찔했으나, 철하의 손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철하는 이슬이의 가슴이 소현선배보다 약간 작은 크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손에 쏙 들어오는 딱 적당한 크기였다. 정말 벗겨놓고 보면 명품 가슴일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철하는 드디어 상상 속에서만 꿈꾸던 이슬이의 가슴을 만진다는 생각을 하며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주무르던 철하의 손이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꽉꽉 주무르고, 눌러서 돌리고, 이리저리 비비기 시작했다.
이슬이의 탱글한 가슴은 철하의 손에 의해 마구 주물러지고 있었다.
“하앙! 아….”
철하가 이슬이의 가슴을 거칠게 주무르기 시작하자, 이슬이는 자신의 가슴을 철하를 향해 적극적으로 밀착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녀린 허리는 철하 쪽으로 한껏 휘어져서 섹시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점점 서로의 숨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철하는 이슬이의 가녀린 신음소리를 듣자 주체할 수 없는 흥분으로 아예 배꼽을 훤히 드러내고 있는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맨살을 만지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이슬이가 철하에게서 입을 뗐다. 자연스레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려던 철하는, 자신의 자세가 상당히 무안해졌음을 느꼈다. 재빨리 원래의 자세로 돌아가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슬이가 갑자기 왜 키스를 했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철하에게 이슬이가 자연스레 어깨동무를 해왔다. 그리고는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너…. 죽을래? 누가 가슴 만지라고 그랬니?”
그와 동시에 이슬이는 손바닥으로 철하의 등을 세게 내리쳤다. 짝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철하가 비명을 질렀다.
“악!”
철하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일어나, 황당한 눈으로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자기가 먼저 키스해놓고 왜 나를 때리냐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이슬이는 고양이 같은 눈을 찡긋거리며 혀를 낼름 내밀었다. 밤거리에 크게 울려퍼진 철하의 비명소리를 들었는지, 진원이와 지희가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이슬이가 둘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우리? 우린 뭐…. 언제나처럼 장난 치고 있었지.”
*
각자 택시를 타고 집으로 흩어졌다. 자신의 자취방에 도착한 철하는 샤워를 하고 난 뒤 자리에 누우며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이슬이의 둥그런 가슴의 감촉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소현선배처럼 너무 크지도 않고, 지희처럼 너무 작지도 않은…. 한손에 알맞게 들어오는, 정말 벗겨놓으면 눈이 부실 것만 같은 가슴의 감촉이 말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슬이가 키스를 해왔지….’
자신을 너무 좋아해서였을까? 철하도 이슬이와의 키스가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슬이와의 키스로 인해 그녀의 마음에 한발자국 더 다가간 것 같았다.
자신은 얼마 전에 소현선배와 첫키스를 했다. 이슬이 역시 첫키스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철하의 마음은 첫키스를 한 것처럼 두근거렸다.
철하와 이슬이, 둘만의 첫키스를 말이다.
그렇게 잠이든 그날, 철하는 처음으로 이슬이의 꿈을 꿀 수 있었다.
#9. 그녀의 아픔 II
키스를 나눈 후부터, 이슬이와 철하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보다 더 친밀해졌다는 뜻이지, 이성으로서는 크게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슬이는 서두르지 않았다. 키스를 하던 날, 철하는 자신에게 적극적인 신체접촉을 해왔다. 물론 이것은 흥분한 이유도 크겠지만, 자신에게서 어느 정도의 매력을 느낀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이슬이는 여전히 철하의 오른팔에 팔짱을 낀 채 웃을 뿐이었다.
*
‘내일부터 여름 방학이구나….’
철하는 점점 더워지는 6월의 날씨 속에, 대학교의 첫 방학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내일이 기말고사 마지막 날임과 동시에 여름방학 이었다. 철하는 이번 기말고사 역시 어영부영 넘어가버렸다. 선배들은 철하에게 1학년은 놀라고 있는 학년이라고 충고했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철하는 아예 포기를 해버렸다.
철하는 시험이 일찍 끝난 기념으로,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밤에는 막히고, 답답해서 싫어했지만 낮에는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서울 시내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버스에 올라탄 철하는 자신이 원하던 대로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앉아 거리 구경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대학 첫 방학이니까, 아르바이트를 해보면 좋을 텐데…. 민아가 아르바이트하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못 하려나?’
철하는 난생 처음 아르바이트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자기 손으로 돈도 벌고 싶었고, 민아가 하는 것을 보면 쉬우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어쨌든 자신의 손으로 돈을 벌게 된다는 공상에 빠져 있을 때, 버스가 한 정류장에 정차했다. 철하가 내리는 정류장에서, 세 정류장 전이었다.
앞 쪽 문이 열리면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야이. 씨발년아 밀지마!”
“아 쌍년 내가 언제 밀었다고!”
“싸우지마 미친 것들아! 빨리 들어가!”
철하는 몇 초간 정신이 없었다. 누가 싸우는 줄 알고 놀라서 쳐다봤으나, 여고생 세 명이 타는 것뿐이었다. 여고생 세 명은 버스에 올라탄 뒤, 맨 뒤쪽 자리에 앉으러 가면서까지 쉬지 않고 욕을 했다. 아니, 자세히 들어보면 그냥 자기들끼리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철하는 지금 이 순간 매우 놀라서 어질어질 할 정도였다. 여고생들이 이렇게 걸쭉한 욕들을 끊임없이 뱉어내다니….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있던 여고생의 환상적인 이미지가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하얀색의 하복을 구김 하나 없이 말끔하게 다려 입고, 치마는 무릎이 보일랑 말랑 단정하게, 손에는 항상 조그만 영어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가끔씩 옆으로 흘러나오는 앞머리를 조용하게 귀로 넘기는 모습…. 자신이 상상하던 여고생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철하가 지금 지켜본 여고생은 그런 아이들이 아니었다. 머리에는 덕지덕지 무엇을 발랐는지, 말린 파래처럼 아무렇게나 부풀어 있었고, 단정하게 입어야 할 하얀색의 교복 상의는 단추를 다 풀어 헤치고, 안에는 형형색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게다가 치마는 뭐가 그리 짧고 타이트 한지 제대로 걸을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자신의 옆을 지나갔을 때 진하게 풍겨온 담배냄새였다.
‘…이게 어떻게 된거야.’
이상하게 생각하는 철하와 달리 버스 안의 다른 승객들은 그 누구도 여고생들을 신경 쓰지 않고 조용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울의 여고생들은 원래 이런 건가…?’
철하는 다시 한번 여고생들을 살펴 볼 생각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 보았다. 순간 철하는 기절초풍 하는 줄 알았다. 세 명의 여고생은 맨 뒤쪽의 가운데 자리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운데 여자아이가 들고 있는 핸드폰을 좌우 두명과 함께보며 키득대고 있었다. 그러나 앉아있는 자세가 가관이었다. 가운데 여자 아이는 다리를 꼬고 앉았는데, 완전히 꼰게 아니라 발목을 허벅지위에 편하게 올려놓고 있었다. 게다가 오른쪽의 여자아이는 신경도 쓰지 않는지,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다. 당연히 둘의 허벅지와 팬티를 편안히 감상할 수 있었다. 그나마 왼쪽의 여자아이는 나름대로 신경을 썼는지,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앉아있었다. 게다가 머리도 지저분하지 않게 긴 머리를 깔끔하게 넘겨 묶었으며, 얼굴에는 진한 화장을 했지만 앳된 티가 나는게, 굉장히 예뻤다. 옆으로 약간 찢어진 여우같은 눈이 이슬이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철하였다.
그때 철하가 바라보고 있던 여학생이 핸드폰에서 눈을 돌려 철하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깜짝 놀라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뒤에서 키득 대며 수근대는 소리가 들렸다. 간간히 씨발, 미친 새끼, 변태 같은 새끼와 같은 원색적인 단어들이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철하는 왠지 무섭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하여 조용히 앞을 보고 있기로 했다.
몇 분후, 철하는 자신이 내릴 정류장에 도착했음을 알고 벨을 누르려 했다. 그러나 벨이 이미 울리며 문 쪽으로 누군가 섰다. 자신이 바라보던 여고생…. 가까이서 보니 여고생임에도 불구하고 키가 크고 늘씬했다. 철하는 슬그머니 그녀의 뒤에 섰다. 그러자 여고생이 슬쩍 자신을 바라보는 게 아닌가. 그게 무슨 신호라도 된 듯, 뒤쪽에 앉아있는 두 명의 여고생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와! 저 미친새끼 봐.”
“진짜 변태아냐? 효린아! 조심해!”
효린이라 불린 여학생은 웃으며 그녀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고, 잠시 후 버스가 정차하자 후다닥 뛰어 내렸다. 철하는 자신이 여고생들로부터 변태로 단단히 오해받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으…. 나도 여기서 따라 내리면 완전 진짜 변태 되는 건데…. 안 내릴 수도 없고…. 에라, 한번보지 두 번 보냐.’
순식간에 머리를 굴린 철하는, 문이 닫히기 전에 급하게 뛰어 내렸다. 이런 철하의 모습은 마치 급하게 여고생을 따라 내린 것 같아, 더욱 변태적인 모습이었다.
철하가 내린 버스가 출발하며 뒤쪽 창문에서 여고생 두 명이 달라붙어 들리지도 않는 욕을 하기 시작했다.
“야 변태새꺄! 너 효린이 건들면 죽어! 걔 남자친구 존나 무서워!”
아예 무시하기로 한 철하는 자신의 자취방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
‘우씨…. 뭐야….’
5분정도 걸었을까…. 철하는 자신이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효린이라 불린 여고생이 계속해서 자신의 앞에서 걷고 있는 중이었다. 우연히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은 것이었다.
철하는 곤란해 하면서도 여고생의 뒷모습을 살펴봤다. 키는 이슬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작은 것 같았다. 하지만 팔, 다리는 굉장히 가늘고 하얀게 지희의 팔과 다리를 보는 것 같았다. 엷은 바람에 흔들리는 교복 상의를 보니 아주 볼만했다. 안에 입은 하늘색의 티가 아니면 허리와 배가 완전히 드러날 것 같이 작은 사이즈였다. 게다가 치마는 무릎 위 허벅지를 시원하게 드러내고 있었고, 엉덩이의 둥그런 윤곽이 완전히 드러날 정도로 꽉 끼는 크기였다. 질질 끌고 있는 슬리퍼만 아니면 꽤 섹시한 뒷모습이었다.
‘음…. 뒷모습은 정말 모델 같구나. 얼굴도 엄청 이쁘던데…. 가슴도 클까….’
멍하니 넋을 잃고 생각하던 철하는 잽싸게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순간적으로 자신이 정말 여고생의 뒤를 쫓는 변태가 되어버린 것을 느낀 것이었다.
‘안되겠다. 내가 추월해야지….’
철하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자신이 그녀를 추월하기로 맘을 먹었다. 걷는 속도를 올려 여고생과의 거리가 좁혀지는 순간,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 휙 뒤로 돌았다.
그리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철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학생인가요? 그럼 40에 해드릴게요.”
철하는 걸음을 멈추며 자신에게 한 말인가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말을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여고생은 피식 웃으며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나…. 존나 어이가 없네…. 이봐요. 나는 존나 비싸니까, 다른데 가서 알아볼래요?”
말을 마친 여고생은 도도하게 뒤로 돌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철하는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그녀가 갑자기 자신에게 건넨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잠시 후, 그녀가 건넨 말이 원조교제임을 알아차렸다.
철하는 어이가 없어서, 그 자리에 그냥 서 있기로 했다. 변태에 이어, 원조교제까지…. 차라리 이 자리에 서서 효린이라는 여고생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철하였다.
*
잠시 후, 여고생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자, 철하는 다시 자취방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다음에 눈에 띄기만 해봐…. 따끔하게 한마디 해줘야지.’
정작 여고생 앞에 서면 아무말도 못할 것을 알면서도 다짐하는 철하였다.
한참을 걷던 철하는 어느덧 편의점 앞에 도착했다. 그 곳에는 한 여학생이 고개를 숙인 채 땅바닥을 툭툭 차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연갈색의 머리…. 민아였다.
철하는 그동안 민아와 꾸준히 전화통화도 하고, 편의점에 놀러가서 웃으며 함께 수다도 떨곤 했다. 그때 같이 술을 마신 후, 민아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나자 한층 더 친해진 둘이었다. 이 시간은 항상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사복차림으로 편의점 앞에 나와 있었다.
“민아야! 웬일이야? 오늘은 알바 안하니?”
철하의 말에 민아가 고개를 들어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빨리 왔네…. 막 연락하려고 했는데…. 나 오늘 너랑 놀러가려고 일 뺐어.”
“나랑?”
고개를 끄덕이며 힘차게 대답하는 민아.
“응. 우리 한강 놀러가자. 너 한강 한번도 안 가봤다니까, 구경시켜주고 싶다!”
*
철하는 자취방에 가방을 놓고는 민아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 철하는 태어나서 한강을 한번도 실제로 보지 못했다. 강북에서 자취생활을 하며, 강북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철하는 강남으로 내려갈 일이 생기질 않았다. 언젠가 민아와 얘기를 하던 중 한강을 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고맙게도 그녀가 기억해준 것 같았다.
처음으로 한강을 보러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들뜨는 철하였다. 게다가 민아처럼 예쁜 여자와 함께 간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신이 났다. 흐뭇한 생각에 옆에 서 있는 민아를 바라보았다. 하얀 피부에 오똑한 콧날, 여전히 립글로스를 발라 투명하게 반짝이는 붉은 입술.
오늘 민아는 붉은색의 반팔 셔츠를 입고 있었다. 게다가 앞 단추를 두 개나 풀어 은근히 가슴의 윤곽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지는 회색 스키니진을 입고 있었다. 민아의 다리에 한치의 틈도 없이 꽉 붙어, 그녀의 길고 늘씬한 다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철하의 모습도 어느새 민아에게 들키고 말았다. 민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철하에게 말했다.
“이 자식…. 또 그렇게 쳐다볼래?”
철하는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옆에서 민아의 픽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
“와….”
철하는 앞에 펼쳐진 거대한 강을 바라보며 조용히 감탄을 터트렸다. 살면서 이렇게 큰 강은 실제로 보질 못했다. 강둑에서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물결을 가까이 바라보니 마치 바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철하를 보며 민아는 깔깔 웃었다.
“한강을 보며 그런 감탄을 터트리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걸?”
“그래도 멋지다…. 뭔가 답답한게 뻥하고 뚫리는 기분이야….”
철하는 계속해서 한강을 바라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민아는 그런 철하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좋니?”
민아의 말에 철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피어올라 있었다. 그리고 철하의 대답이 궁금하다는 듯 검고 맑은 눈동자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강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긴 연갈색의 머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응…. 좋아.”
*
민아는 철하에게 맥주를 마시고 싶다며 근처의 매점으로가 맥주 네 캔과 마른안주를 샀다.
“크하!”
맥주를 길게 한 모금 들이킨 민아가 여자답지 않은 소리를 냈다. 철하가 깜짝 놀라 민아를 바라보았다.
“뭘 봐? 너도 한 모금 마셔봐. 저절로 그런 소리가 나올걸?”
민아의 말에 철하도 그녀를 따라 길게 한 모금 마셨다.
“크하!”
정말 자신도 모르게 그런 소리가 났다. 한 여름의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한강의 벤치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가운 맥주 맛은 정말 최고였다.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깔깔대며 웃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철하는 민아에게 여름방학 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민아는 웃으며 자신이 점장님에게 소개시켜준다고 하였다. 한 캔을 비우고, 새로운 캔을 땄다.
웃고 떠들던 민아는 새로운 캔을 들고는 조용히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철하는 그녀에게 무언가 할 얘기가 있음을 알고는 조용히 기다렸다.
이윽고 민아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 그저께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철하는 순간적으로 놀랐으나 굳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딱히 그녀에게 뭐라 위로해야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니까….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나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어…. 이런 날이 오게 될 줄…. 하지만…. 정말 끝까지 얼굴한번 비추지 않고 전화상으로 헤어지니까…. 꽤 비참하더라…. 그래도 2년을 넘게 사귄 사이인데….”
철하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슬프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입가에 쓸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안 슬퍼…?”
조심스런 철하의 질문에 민아는 과장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저께 이미 울거 다 울어서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그리고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들어…. 어차피 헤어질 거 일찍 헤어진거니까….”
철하가 보기에 민아는 이별의 슬픔을 완전히 이겨낸 것 같았다. 몇 달동안 얼굴을 못 본 것이 오히려 그녀에게로 하여금 슬픔을 쉽게 잊을 수 있게 해준 것 같았다.
‘그저께라….’
그저께면 철하가 한 밤중에 편의점에 들려 민아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날이다. 그녀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철하가 멍하니 있자 민아가 그의 등을 내리쳤다.
“윽!”
“왜 니가 기운 빠져 하고 있어! 술이나 먹자!”
연신 건배를 외쳐대며, 순식간에 다시 맥주 한캔을 비운 민아는 매점으로 달려가더니 소주 네병을 사왔다. 철하는 깜짝 놀랐지만, 이미 그녀를 말리기는 힘들 것 같았다.
둘은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며, 주위가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소주병을 비웠다.
*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은 초만원이었다. 재수 없게도 퇴근시간과 겹친 것이었다.
“아으…. 사람 무지하게 많네….”
술이 약간 들어갔는지 민아가 약간 큰 소리로 짜증을 냈다. 민아는 지하철 문 옆쪽 손잡이에 기대어 서 있었고, 철하는 그 앞에 민아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역 이었다. 다음역에서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밀고 들어온 것이었다. 철하는 순간 자신의 몸이 민아쪽으로 팍하고 밀리는 것을 느꼈다. 민아가 갑작스레 밀린 철하를 바라보며 놀랐으나, 다행스럽게도 철하의 손이 순간적으로 민아의 뒤쪽에 있는 손잡이를 잡아 둘이 부딪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야. 괜찮아…?”
민아가 철하를 걱정스러운 듯 바라봤다. 철하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한참을 움직이지 않던 지하철은 더욱더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지 철하의 몸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철하는 손잡이를 잡은 팔에 있는 힘껏 힘을 주며 버텼다.
이미 민아와의 거리는 주먹하나 들어갈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철하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민아를 바라보았다. 가까이서 본 그녀의 얼굴은 눈이 부시도록 예뻤다. 게다가 평소에 그렇게 동경하던 그녀의 입술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본 적은 처음이었다. 투명하게 반짝이는 붉은색의 입술…. 그리고 그 아래로 얼핏 보이는 그녀의 새하얀 가슴 골…. 철하는 깜짝 놀라 순간적으로 눈이 커졌다. 단추를 두 개나 풀어헤친 그녀의 붉은색 셔츠사이로 그녀의 가슴 언저리가 조금씩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 안돼!’
철하는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예상외로 뒤에서 밀어오는 압박이 심했다. 마치 많은 사람들이 합심해서 왜 너희 둘만 그렇게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느냐며 압박하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씩 밀리던 철하의 몸이 이윽고 그녀의 몸에 밀착됐다.
“아….”
민아가 놀랐는지 순간적으로 낮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리고 그렇게 지하철은 문을 닫고 출발하기 시작했다. 둘은 서로 몸을 포갠 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덜컹…. 덜컹….
철하는 지하철의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느껴지는 그녀의 가슴이 꽤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덜컹거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의 흔들림이 느껴져 철하는 미칠 것만 같았다. 순간, 철하의 머릿속에 방금 전에 보았던 그녀의 새하얀 가슴 언저리가 떠올랐다.
‘아…. 진짜 안 되는데 하필이면 여기서!’
철하는 자신의 자지가 점차적으로 커져감을 느꼈다. 민아는 점점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압박해오는 것이 있음을 알고는 얼굴이 빨개졌다.
흥분할대로 흥분한 철하의 자지는 이제 완전히 커져 있었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부드러운 면바지를 입고 가서인지 철하의 자지는 앞쪽으로 확실히 솟아올라서 민아에게 전달되는 감각은 더욱 뚜렷해졌다.
둘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오로지 사람들이 조금 빠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는 다음역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조금 내리는가 싶더니 그보다 더 많은 양의 사람이 탑승했기 때문이다.
이제 둘의 몸은 완전히 달라붙어 있었다. 민아의 가슴은 철하의 몸에 짓눌려 찌그러져 있었고, 철하의 자지는 그녀의 사타구니에 완전히 밀착되어 있었다.
그러던 민아의 숨이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지하철이 덜컹거릴때마다 그녀의 사타구니에 달라붙은 철하의 자지가 압박을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랑이가 꽉 끼는 스키니진을 입었더니, 철하의 자지가 누를 때마다 그녀에게 전해져 오는 느낌은 마치 자신의 보지를 누군가가 손가락으로 살짝살짝 건드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아…. 하아….”
술기운에 약간 발그레했던 얼굴이 점점 더 붉게 달아올랐다. 철하도 그런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고 있었다.
철하의 어깨에 민아가 머리를 기대왔다. 그녀의 가녀린 어깨가 조금씩 위아래로 들썩이고 있었다. 철하도 철하대로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그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머리를 기대오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어버렸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를 그녀에게 더욱 밀착시켰다.
“아읏!”
민아는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철하는 개의치 않고 그녀의 사타구니에 자신의 자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아음…. 철하야…. 응앗! 응….”
민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철하의 옆얼굴을 바라보며 어쩔줄 몰라하는 것 같았다. 철하는 민아의 부드러운 목에 거친 숨을 뿜으며 정신없이 자지를 그녀의 사타구니에 비벼댔다. 민아의 몸이 철하 허리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밀렸다.
한참을 그렇게 비비던 중, 지하철이 환승역에 도착했다. 많은 수의 사람이 빠져나가며 여유 공간이 생겼다. 공간이 생긴 이상 이렇게 바짝 붙어 있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약간 떨어져 마주선 둘의 얼굴엔 어색한 기운이 흘렀다. 그러나 둘의 어깨는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는지 위아래로 거칠게 들썩이고 있었다.
철하는 미안하다는 말을 할까 생각도 하였지만, 안하기로 했다. 그렇게 밀어붙여놓고선 이제 와서 뭐가 미안하단 말인가…. 그런 말을 하면 오히려 더욱 어색해질 것 같았다.
*
둘은 집이 있는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가며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아가 앞에서 걷고 있었고, 철하는 뒤에서 그런 그녀를 조용히 따라가고 있었다.
어느새 둘의 발걸음은 민아가 일하는 편의점 앞까지 와 있었다. 민아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그녀는 물끄러미 편의점을 바라보았다.
“여기서 너와 만났구나….”
다시 한참을 바라보던 그녀가 빙글 돌며 철하에게 말했다. 그녀의 긴 연갈색 머리가 아름답게 흩어졌다.
“나 오늘 너네 집에서 자고 갈래.”
철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
“헤헤…. 의외로 혼자서 잘 해놓고 사네?.”
민아는 철하의 자취방에 들어서며 작게 감탄했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뒤에 아무말도 없이 어색하게 서 있었다. 철하의 방을 이리저리 구경하던 민아가 뒤로 돌며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나 씻고 올게.”
그렇게 말하며 민아는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쏙 들어갔다. 철하는 그녀가 사라지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머릿속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방금 전, 편의점 앞에서 빙글 돌며 자신에게 한 말만이 귓가에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나 오늘 너네 집에서 자고 갈래.]
철하의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그때 화장실 문이 다시 열리며 민아가 나왔다.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철하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
“샤워기가 없구나….”
철하는 아무 말도 없었다. 자신의 자취방에 샤워시설이 없는게 괜히 미안하게 느껴졌다. 조용한 정적 속에 시계바늘 소리만 째깍째깍 들려왔다.
이윽고 정적을 깨고 민아가 입을 열었다.
“아까 지하철에서…. 왜 그랬어?”
철하는 순간 깜짝 놀라 민아를 바라보았다. 민아는 여전히 두 무릎을 가슴에 안은 채, 무릎위에 턱을 괴고는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철하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너, 너무…. 흥분이 돼서. 나, 나도 모르게 그만…. 미안…. 불쾌했다면 사과할게….”
철하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민아가 아무 말도 없자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민아는 그런 철하를 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아니야…. 나도 좋았어….”
철하는 그녀의 말과 눈웃음에 정신이 아찔하였다. 코앞에서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 철하는 그녀의 예쁜 얼굴이 새삼스레 확실히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동경하던 그녀의 투명하게 반짝이는 붉은 입술…. 철하의 눈이 자신의 입술을 향하고 있는걸 느낀 민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철하는 그녀가 아무말 없이 눈을 감자, 순간적으로 당황하였으나 이내 조용히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천천히 다가가던 철하의 입술이 이윽고 그녀의 붉은 입술에 포개졌다. 철하는 그녀의 붉은 입술이 약간 끈적하면서도, 향긋한 딸기향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립글로스 때문이리라….
꿈이 이루어졌다…. 서울에 올라온 날 처음으로 민아의 섹시한 입술을 보고, 그녀와 키스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지금 드디어 이 순간, 이 자리에서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철하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천천히 빨기 시작했다. 윗입술을 살짝 빨기도 하고,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기도 하였다. 이윽고 혀를 내밀어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았다.
“음….”
조용히 눈을 감고 있던 민아는 철하의 혀가 자신의 입술에 닿자 흠칫 몸을 떨었다. 철하는 자신의 혀에서 딸기맛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살짝 살짝 그녀의 입술을 핥던 혀가 이윽고 그녀의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민아의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철하의 혀를 받아들였다.
“으응….”
민아가 낮게 신음소리를 냈다. 철하는 자신의 혀로 민아의 입속 구석구석을 핥았다. 민아의 혀도 그런 철하의 혀를 숨 가쁘게 애무했다.
“하아…. 하아….”
민아의 숨이 조금씩 가빠지기 시작했다. 철하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저돌적으로 키스를 해갔다. 민아의 턱으로 둘의 섞인 타액이 흘렀다. 민아는 무릎을 안고 있던 팔을 풀고, 등 뒤로 땅을 짚으며 철하의 키스를 계속해서 받아들였다. 그러나 철하의 저돌적인 키스에 점점 뒤로 눕기 시작했다. 이윽고 민아의 등에 땅에 닿으며 둘의 키스가 끝이 났다.
“헉, 헉….”
“하아, 하아….”
둘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민아는 누워서 숨을 몰아쉬며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눈부시게 느껴졌다. 허리까지 내려오던 긴 연갈색의 머리는 방바닥에 넓게 흐트러져 있었다. 그리고 단추가 두 개나 풀어져 있는 붉은색 셔츠로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는 가슴이 그녀의 거친 숨과 함께 쉴새 없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다.
철하의 손이 그녀의 셔츠단추를 잡았다. 그리고 하나씩 풀어내리기 시작했다. 민아는 눈을 들어 자신의 단추를 하나씩 풀고 있는 철하의 손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철하는 그녀의 단추를 다 풀고 셔츠를 좌우로 벌렸다.
철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 온 것은 그녀의 새하얀 배였다. 이슬이 같이 잘록하고 섹시한 배는 아니었지만, 군살 하나 없이 깨끗한 배였다. 그리고 그 위로 그녀의 가슴을 모아주고 있는 분홍색의 브래지어…. 철하는 그녀의 가슴이 꽤 크다고 생각했다. 소현의 가슴보다는 작은 편이었지만, 손으로 만져보았던 이슬이보다는 약간 큰 것 같았다.
민아는 철하가 자신의 몸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자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작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야 김철하…. 너 맨날 그렇게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라….”
“정말…. 아름답다…. 너무 아름다워….”
철하는 몸을 일으켜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정신없이 중얼거렸다. 단추가 다 풀어져 벌어져있는 붉은색의 셔츠안으로 보이는 그녀의 하얀 몸은 정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바보….”
민아가 피식 웃으며 자신의 붉은색 셔츠를 벗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긴 다리를 감싸고 있던 회색의 스키니진을 천천히 벗었다. 눈부시게 드러난 그녀의 가늘고 흰 다리…. 이제 민아를 감싸고 있는 것은 분홍색의 브래지어와 팬티 한 장 뿐이었다.
“민아야…. 너…. 정말 최고 예쁘다…. 세상에서 최고 예쁜 것 같아….”
철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계속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철하는 떨려서 흥분도 되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처럼 느껴졌다.
민아도 그런 그의 솔직한 칭찬이 싫지 않았는지 얼굴에 계속해서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길게 뻗고 있던 자신의 하얀 다리를 천천히 세웠다. 그리고는 벽에 기대 양 무릎을 세운 채 철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분홍색 팬티가 바싹 당겨지며 그녀의 보지윤곽을 드러냈다. 그녀의 분홍색 팬티는 이미 보지 부근의 색이 약간 변해 있었다.
“철하야…. 이리와….”
철하는 그녀의 자세와 한마디로 피가 역류함을 느꼈다. 그리고는 정신없이 그녀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 철하는 자신의 손을 아래로 가져가 만지기 좋은 자세로 앉아있는 그녀의 보지를 팬티위로 만지기 시작했다. 약간 촉촉한 느낌과 함께 팬티위로 느껴지는 그녀의 보지살….
한창 키스를 하던 민아가 자신의 보지에 철하의 손이 닫자 혀를 떼며 신음소리를 터트렸다.
“아!”
흥분할 대로 흥분한 철하는 민아의 귀에 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헉, 헉…. 민아야…. 너 진짜 너무 예쁘고 섹시하다…. 보지도 벌써 젖어있어….”
철하는 거침없이 보지라는 말을 사용했다.
“아응. 응…. 응…. 아까 지하철에서부터 흥분해서…. 아읏! 젖어 있었어…. 아!”
철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목을 핥기 시작했다. 민아의 몸이 떨렸다. 민아는 철하의 등에 두르고 있던 손을 내려 철하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벨트와 단추를 풀고 바지를 내리자 철하가 무릎을 들어 도와주었다.
민아는 불룩하게 튀어나온 철하의 팬티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헉!”
열심히 민아의 보지를 만지고, 목을 핥던 철하의 몸이 전기에라도 감전된 듯 부르르 떨렸다. 수백번의 자위행위를 하며 수도 없이 만졌던 자신의 자지였지만 남의 손에, 그것도 여자의 부드러운 손에 만져지자 철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민아가 철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흣…. 철하야…. 너꺼 되게 크고 굵다…. 내 전 남자친구거보다 훨씬 크고 굵어….”
민아는 희고 부드러운 손으로 철하의 자지를 움켜잡고 능숙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미 민아의 보지를 만지던 손을 떼고 주저앉아 자신의 자지를 훑고 있는 그녀의 손을 정신없이 느끼고 있었다.
민아의 부드러운 손길은 정말 능숙했다. 철하의 자지에서 흘러나온 물을 적셔가며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게 훑었다.
한번도 자신의 자지를 여자의 손에 맡겨 본적이 없는 철하가 그런 그녀의 능숙한 솜씨를 당해낼 리가 없었다. 철하는 편의점에서 봤던 민아의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떠오르며 자신의 뿌리 끝에서 무언가 뿜어져 나옴을 느꼈다.
“아! 민아야! 나, 나온다!”
철하는 외마디 외침과 함께 자신의 자지에서 정액이 뿜어져 나옴을 느꼈다. 팬티안에서 몇 번이고 꺼떡대면서 정액을 토해냈다.
“헉, 헉….”
철하는 숨을 몰아쉬었다. 민아는 철하의 자지를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팬티에서 빼냈다.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손에는 철하의 허연 정액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 민아는 그런 손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천천히 그녀의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천천히 열리며 나온 혀는, 그녀의 손에 묻은 철하의 허연 정액을 부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아….”
철하는 외마디 탄성을 터트렸다.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아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섹시한 그 장면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손에 묻은 정액을 깨끗이 핥은 민아는 철하에게 다가가 팬티를 잡고 벗겼다. 그러자 허연 정액이 범벅이 되어 번들거리는 철하의 자지가 드러났다. 한번 사정해서 그 위용이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천천히 꺼떡대고 있었다.
“바보…. 하지도 않았는데 싸면 어떡해하냐?”
민아가 짓궂은 표정으로 철하를 놀렸다. 철하는 머쓱해져서 할 말을 잃었다. 그녀의 보지에 넣기도 전에 그녀의 손안에서 사정해버린 것이었다.
민아는 아무 말 없이 머쓱해 있는 철하를 바라보며 빙긋 웃더니 철하의 자지를 붉은 입술로 머금었다.
“민아야!”
철하는 너무 놀라 뒤로 젖혀져있던 자신의 상체를 똑바로 세웠다. 그러나 그녀의 입은 여전히 철하의 자지를 빨고 있었다. 자신의 자지가 여자에게, 그것도 너무나 예쁜 민아에게 빨리고 있었다. 항상 앞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그녀의 반짝거리는 붉은 입술로….
민아는 무언가를 삼키는지 몇 번을 꿀꺽거리며 넘겼다. 아마 철하의 자지에 묻어있던 정액과 자지안에 남아있던 정액을 빨아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몇 번을 삼키고나자 민아는 본격적으로 철하의 자지를 손으로 잡고, 입을 이용해 빨기 시작했다. 추룹거리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입은 정신없이 철하의 자지를 빨았다.
“으!”
철하는 자신의 귀두 부분에 느껴지는 민아의 혀의 부드러운 감촉, 그리고 자지에 느껴지는 그녀의 손놀림과 입술의 감촉 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이윽고 철하의 자지가 다시 팽창하기 시작했다. 민아의 능숙한 솜씨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었다.
철하의 자지가 다시 커지자 민아는 입을 뗐다. 그녀의 입 주변이 철하의 정액과 그녀의 타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민아는 그것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철하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이제 하자.”
민아는 철하를 살짝 밀어 넘어뜨렸다. 그리고는 손을 뒤로 돌려 자신의 브래지어를 벗었다. 그녀의 하얗고 아름다운 가슴이 드러났다. 꽤 커서 약간 쳐져있는 그녀의 가슴은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철하도 누워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티셔츠를 벗었다.
민아는 나머지 한 장 남아있는 분홍색의 팬티를 벗어던졌다. 그녀의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검은 털들이 드러났다. 이제 둘은 전라의 몸이었다.
민아는 막 철하의 몸에 오르려 할 때,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철하를 보며 말했다.
“철하야. 너 혹시 처음이니…?”
민아의 말을 들은 순간 철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사실대로 말하면 자신을 이상한 놈으로 볼 것 같았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기도 뭐하고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지금이 두 번째야.”
“그래….”
민아는 빙긋이 웃으며 철하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철하의 자지를 잡고는 자신의 보지에 맞추고 천천히 내려앉았다.
“아흑….”
민아가 자신의 보지 안으로 들어오는 철하의 굵은 자지를 느끼며 신음소리를 냈다. 철하도 긴 숨을 내쉬며 그녀의 골반을 붙잡았다.
민아의 엉덩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철하의 자지를 조금씩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점점 박자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민아는 몸을 한껏 뒤로 젖히고는 높은 신음소리를 냈다.
“하아, 하앙…. 아…. 하아…. 아흑…. 응. 아! 철하야. 너 자지 되게 굵다….”
“헉, 헉…. 민아야…. 진짜 좋다…. 너 보지가 내 자지를 조였다 풀었다하고 있어….”
실제로 민아는 철하의 자지에 박아대면서 자신의 보지의 힘을 조절하였다. 이것은 철하의 자지에 최고의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민아는 손을 뒤로 뻗어 철하의 두 다리를 붙잡고는 정신없이 엉덩이를 들썩였다. 그녀의 큰 가슴이 출렁거렸다. 철하는 두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아흑! 철하야…. 아! 아흥…. 아!”
한참동안 엉덩이를 들썩이던 민아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철하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새하얀 엉덩이를 이리저리 비비기 시작했다. 철하의 치골에 자신의 음핵을 비비기 위함이었다.
“아흑. 하응…. 응…. 응앗.”
철하는 두 손을 뻗어 민아의 엉덩이를 움켜잡으며 그녀가 엉덩이를 돌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민아의 엉덩이는 굉장히 탄력적이고 매끈했다.
철하는 더 이상 자신의 자지가 참을 수 없음을 느꼈다. 민아의 몸을 붙잡고는 옆으로 빙글 돌려 누웠다. 이제 철하의 밑에 민아가 깔린 셈이었다.
민아는 눈을 감고 반짝이는 붉은 입술을 살짝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쉴 새 없이 얕은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철하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아의 눈썹이 살짝 찡그려졌다.
“하악! 아흑. 아응…. 아! 아!”
민아는 철하의 등을 부여잡고 자신의 하얗고 긴 다리로 철하의 허리를 감았다. 그녀의 엉덩이는 철하의 자지의 움직임에 맞추어 위아래로 능숙하게 들썩였다. 철하가 허리를 뒤로 빼면 자신도 허리를 살짝 뒤로 빼고, 철하가 깊숙이 넣어오면 자신도 허리를 바짝 붙였다. 자지가 빠지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깊숙이 삽입하게 되는 민아의 능숙한 엉덩이 움직임이었다.
“헉, 헉. 민아야…. 민아야….”
철하는 정신없이 민아의 이름을 불러대며, 그녀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박아댔다. 민아의 엉덩이 밑은 그녀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아! 아흑! 응…. 아!”
민아의 높은 신음소리와 찡그려진 얼굴을 보며 철하는 자신의 자지 끝에서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헉…. 민아야…. 나, 나 싼다?”
“아흑…. 그래 안에다 싸줘…. 아!”
사정이 임박하자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이던 철하는 민아의 보지에 자지를 끝까지 집어넣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의 자지에서 정액이 뿜어져 민아의 보지 안에 가득차는 것을 느꼈다.
“하윽….”
민아는 철하의 엉덩이를 붙잡고는 자신쪽으로 깊숙이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보지를 조여서 철하의 자지에 남아있는 정액을 계속해서 뽑아주었다.
이윽고 철하는 민아의 보지에서 천천히 자지를 뽑았다. 그녀의 보지는 자신이 자지가 뽑혔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벌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틈에서 허여멀거한 정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철하는 얼른 옆에 있던 휴지를 가져다가 그녀의 보지를 닦아주었다.
“아…!”
민아는 자신의 보지에 흘러내리는 정액을 휴지가 부드럽게 닦아주자, 옅은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민아는 잠시 그렇게 누워 있다가 슬쩍 몸을 일으키고는 철하를 보며 씨익 웃었다.
“좋았니?”
철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응…. 정말 환상적이었어….”
“흥…. 바보…. 나처럼 예쁜 애랑 하는데 당연하지.”
민아는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철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너무 예뻐 조용히 안아주었다.
*
민아는 샤워기가 없어서 씻기가 불편하다며 화장실에서 연신 투덜거렸다. 철하가 화장실을 열고 바라보자 그녀는 쭈그리고 앉아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조금씩 받으며 자신의 보지를 닦고 있었다. 그러나 곧 민아가 던진 세숫대야에 위험을 느끼고는 잽싸게 닫아버렸다.
자취방에 이불이 하나밖에 없어서 둘은 한 이불을 덮고 자기로 했다. 민아는 철하에게 팔베개를 해달라고 했다. 철하는 민아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민아는 철하를 자연스레 안았다.
철하는 그녀가 점점 이성으로서 좋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자신은 이슬이에게 잘 해주고, 이슬이에게 마음을 주기로 노력하고 있었는데 지희에서 이슬이를 건너뛰고 민아에게 마음이 점점 기울기 시작한 것이었다.
철하는 자신의 팔을 베고 눈을 감고 있는 민아를 바라보았다.
‘정말 예쁘다….’
그러나 곧 민아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말했다.
“흐응…. 이 자식 또 그렇게 쳐다보고 있네….”
“윽….”
철하는 재빨리 눈을 감아 잠을 자기로 했다.
여러모로 피곤한 하루를 보낸 두 사람은 곧 정신없이 잠들었다.
*
철하는 눈이 부심을 느꼈다. 그리고는 떠지지 않는 눈을 살짝 떴다. 바로 맞은편 벽에 있는 달력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날짜에 동그라미와 함께 기말고사 마지막날, 방학이라고 적혀있었다.
“으악!”
철하는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그때 철하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무언가가 허전하다…. 어젯밤 일을 떠올렸다. 분명히 민아와 함께 잠이 들었었는데…. 민아가 없다.
철하가 이상한 마음에 자취방 문을 열자 민아의 신발도 없었다. 방을 둘러보자 책상위에 종이가 하나 놓여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 집어보니 민아가 남긴 편지였다.
[이 편지를 읽게 되면 이제야 막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겠구나. 달력에 보니 오늘이 기말고사 마지막이던데 나 때문에 망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히히 ^^ 아. 내가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남기는 이유는 내가 당분간 널 못 볼 것 같아서…. 우리 집이 어려워서 서울에 있는 집을 팔고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됐어. 내가 그동안 쭉 반대하면서 편의점에서 열심히 알바했는데 이젠 안될것 같더라…. 나 사실 너한테 고백할 거 있어…. 나 남자친구한테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어…. 서로 안 좋아서 많이 힘들었는데, 내 마음도 변한 것 같아서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거든…. 몇 달동안 만나봤는데 너무 착하고 순수하고, 나에게 잘해주더라고…. 그리고 항상 내가 예쁘다며 넋을 잃고 바라보는 바보 같은 사람이었지. 히히^^ 누군지 알겠지? 조금 부끄럽네.
어제 일…. 꼭 기억해줬으면 해. 잊지 말고…. 내가 너에게 처음이냐고 물어본 건, 많은 경험이 있는 내가 너의 처음을 가지게 되면 너무 미안할 것 같았어…. 그래도 두 번째라니까 조금 질투난다. 그때 그 팔짱끼고 있던 애랑 한거니? 흥.
우씨….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눈물이 펑펑나지? 이제 너가 더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떠나려니까 많이 슬프다….
예쁜 나 보고 싶다고 울지 말아라. 울리는 없겠지만. 히히^^ 나 지방에서 공부해서 취직도 하고 그럴거야. 자리 잡히면 꼭 올라올게. 아, 나 핸드폰도 팔았어. 너는 번호 바꾸지마. 내가 언제 연락할지 모르니까! 내 연락 꼭 기다리고 있어라. ^^
옆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네….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고…. 내 꿈꾸고 있었으면 좋겠다. ^^
에구…. 이만 가야겠다. 나 갈게. 안녕. 다음에 꼭 보자…. ^^
P.S 나 진짜, 진짜, 진짜 잊지 말고 기억해줘…. 나도 너 잊지 않을게….
P.S 2 점장님한테 너 추천해놓을게! 방학하면 가서 아르바이트해 ^^]
철하는 군데군데 편지지가 번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민아가 흘린 눈물자국 같았다. 철하는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이제 조금씩 더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이제 막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철하는 민아가 영영 떠난 것도 아닌데 가슴 한구석이 아파왔다. 어젯밤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녀의 긴 머리칼, 검은 눈, 붉은 입술…. 그리고 자신과 나눴던 사랑도….
철하는 어제 그녀에게 고백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차라리 자신의 마음을 알려줬더라면, 그녀는 그렇게 쉽게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떠나더라도 금방 연락하고 올라왔을 것이다. 민아는 자신이 이슬이와 좋은 사이인줄 알고 있던 것이었다.
“제길….”
철하는 벽에 기대어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그에게서 눈물이 방울방울 쏟아져 내려와 방바닥을 적셨다.
#10. 여름방학, 시작!
철하는 한동안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어릴 적부터 눈물이 많았던 자신이었다. 슬픈영화만 봐도 눈물이 나는 감성적인 성격이었으니…. 몇 달 동안 정도 많이 들고, 좋아하는 마음도 싹트기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못 본다고 생각하니 계속해서 눈물이 나왔다.
철하는 다시 편지를 들어 바라보았다.
[…예쁜 나 보고 싶다고 울지 말아라. 울리는 없겠지만. 히히^^…]
‘쳇…. 울지 말라는데 울지 말아야지….’
철하는 그 자리에 벌러덩 누우며 다시 잠을 청했다.
결국 그날, 철하는 학교를 가지 않았다.
*
짜라라라라라라라
철하는 시끄럽게 울리는 핸드폰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시험이 끝나는 시간이었다. 핸드폰을 들어 바라보자 -이슬이♡-라고 찍혀있었다. 이슬이가 자기 멋대로 저장해 놓은 이름이었다.
“응. 안녕?”
[안녕이라니! 너 왜 오늘 학교 안 나왔어? 오늘 시험 마지막날인거 몰랐어?]
이슬이는 화가 났는지 꽤 격앙된 목소리였다.
“미안…. 몸이 조금 아파서 못 나갔다.”
[뭐? 학교 못 나올 정도면 조금이 아니라 많이 아픈거 아냐? 괜찮아? 너네 집에 갈까?]
“이제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흥…. 그래 알았다. 아 우리 여름방학 때 바닷가 놀러가기로 했으니까. 너도 알아서 돈 모으고, 시간 비워놔. 날짜는 나중에 알려줄게. 방학 때도 자주 연락하고 만나자.]
“응. 알았다. 방학 잘 보내고 있어.”
[그래. 너도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있어!]
전화를 끊고 난 뒤 철하는 다시 자리에 벌러덩 누웠다. 왠지 오늘 하루는 너무나도 움직이기 귀찮았다. 철하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 이슬이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떠올렸다.
‘바닷가라…. 친구들이랑 가면 재밌겠네. 음…. 그럼 돈이 필요할텐데…. 아르바이트…. 아!’
철하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옆에 있는 민아의 편지를 다시 읽었다. 마지막 부분에 분명히 점장님께 추천해준다는 말이 적혀있었다.
철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편의점으로 갈 준비를 하였다. 내일부터라도 당장 일을 할 생각이었다.
*
대충 준비를 마친 철하는 편의점 앞에 도착했다. 편의점을 바라보니 처음 서울에 올라와 민아를 만난 날부터의 일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철하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빨리 적응해야지. 언제까지 슬퍼할 순 없잖아….’
마음을 가다듬은 철하는 편의점 안을 들여다보았다. 평소에 민아가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서 있던 자리에는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가 서 있었다. 철하는 아마 저 사람이 점장일거라고 생각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저씨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서오세요.”
철하는 슬그머니 카운터로 다가가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철하의 인사에 아저씨가 무슨 일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철하는 민아의 이름을 꺼냈다. 그러자 아저씨는 굉장히 반가운 표정을 하였다.
철하는 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민아는 굉장히 일을 열심히 하고 성격도 밝은데다 얼굴까지 이뻐서 손님들도 모두 좋아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알바시간을 특정시간대가 아닌 한 파트 간격으로 쉬면서 일을 했다고 한다.
또한 민아가 자신을 아주 착하고 성실한 애라고 적극 추천해줬으니 내일 등본만 띄어오면 바로 일을 시작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점장은 철하에게 오전타임, 오후타임, 야간타임의 셋 중, 하고 싶은 타임을 고르라고 했다. 철하는 여름방학에도 일찍 일어나기는 싫었기에 오후타임을 한다고 하였다. 오후타임은 15시부터 23시까지였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날이었다.
점장은 한동안 민아의 얘기로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더니, 문득 철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근데,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해봤니?”
“아니요….”
“흐음…. 그래 그러면 이틀정도 나와 함께 일하면서 일을 배우도록 하자.”
철하의 여름방학은 그렇게 생애 첫 아르바이트와 함께 시작하였다.
*
다음 날부터 철하는 편의점에 나가 점장에게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편의점 알바인 만큼 어려운 일은 없었다. 다만 시급이 최저시급보다도 적은 편이었다. 그래도 철하는 일을 배우며 마냥 즐거웠다. 처음 돈을 벌기 위한 일이라 설레기도 했고, 한여름에 펑펑 쐬는 에어컨도 시원했다. 게다가 이곳저곳에 민아와의 추억이 묻어 있어서 더욱 좋았다.
점장은 철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성년자에게 술, 담배를 팔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다. 저번에도 어떤 알바생이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팔았다가 걸려서 그 알바생이 고스란히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어리다고 의심이 되기만 하면 무조건 주민등록증을 요구하라고 했다. 특히, 대학학생의 방학시즌이 되면 옷차림과 염색으로 분간하기가 힘드니 더욱 주의하라고 강조하였다.
*
금요일…. 이틀 동안 일을 배우고 적응하자 어느새 주말이 다가왔다. 점장은 철하에게 주말동안 배운 것들을 잊어먹지 말고 월요일날 나오라고 했다. 월요일부터는 철하 혼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편의점에서 나오자 초여름밤의 시원함이 철하를 맞이했다. 철하는 자취방으로 걸어가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자기 스스로 돈을 번다는 것이 이렇게 설레고 재미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게다가 편의점에서 일하다보면 왠지 신나는 일도 많을 것 같았다.
대문을 지나 자신의 자취방으로 들어가려던 철하는 주위가 평소와 무언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자 자신의 옆방에 누군가 새로 들어온 것 같았다. 자신이 방을 얻을 때부터 굳게 닫혀있던 창문이 열려 있었던 것이다.
‘누가 새로 들어왔지…?’
자신의 옆방인데다 방으로 가려면 반드시 앞을 지나가게 되는 곳이기에 철하는 새로 들어온 사람이 궁금해졌다. 슬쩍 다가가 방충망에 얼굴을 바짝 갖다 붙이며 들여다보자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대충 보니 여자의 옷가지가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었다. 조금 더 안쪽을 바라보니 여자팬티도 보였다.
‘여자가 이사 왔나….’
한참을 살펴보던 중, 철하의 뒤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예요?”
철하는 엄청난 죄를 지은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그 곳엔 한 여자가 네모 낳고 검은색의 작은 상자를 들고 서 있었다.
철하가 너무 놀라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서있자 그 여자는 다시 물었다.
“여기서 뭐 하시는거냐구요.”
약간 날카로운 느낌이 드는 하이톤의 목소리였다. 철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아…. 예…. 아…. 저는 옆방 사는 사람인데요…. 아…. 그냥…. 누가 새로 들어왔나 궁금해서…. 아…. 죄송합니다.”
심문하는 듯한 그녀의 말투에 철하는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대학생활을 하며 여자 앞에 서면 벌벌 떨던 자신의 성격이 거의 고쳐지긴 했지만, 훔쳐보던 상황을 들키자 옛날의 버릇이 더욱 심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옆방에 산다는 말에 여자는 그제서야 굳었던 얼굴을 풀었다. 그리고는 생긋 미소를 지으며 꾸벅 인사했다.
“옆방 사시는 분이었군요. 안녕하세요. 강은진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철하라고 합니다….”
갑작스레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이었다. 철하는 조금 진정이 되자 자신을 강은진이라고 소개한 그녀를 살펴보았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살짝 웨이브진 검은 머리에, 진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진한 화장에 비해 귀여운 느낌을 주는 얼굴이었다. 옷차림은 하얀색 반팔셔츠, 검은색 롤업팬츠를 입고 있었다. 하얀색의 반팔셔츠는 단추를 두 개나 풀어서인지 무척 섹시한 느낌을 주었다.
키는 이슬이보다 조금 작은 것 같았지만, 몸매는 약간 통통한 편이었다. 하지만 보기 싫은 느낌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검은색의 팬츠 밑으로 드러난, 약간 살이 붙은 허벅지가 더욱더 육감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하얀색의 반팔셔츠로 얼핏 비치는 가슴의 윤곽은 그 크기가 꽤 큼을 짐작케 할 수 있었다.
철하가 가만히 있자 은진은 다시 미소로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방문으로 들어갔다. 철하는 잠시간서서 그녀가 들어간 방문을 바라보았다.
‘귀엽다…. 내 옆방이라니….’
짙은 화장을 한 얼굴이었지만, 자신보다 어리면 어렸지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혼자 살 정도니까 아마 자신과 같은 나이일 것 같았다. 철하는 자신의 옆방에 귀여운 여자가 들어왔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
일요일 밤…. 철하는 내일부터 본격적인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20년 동안 같은 지역에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 대학교, 대학학교를 나온 철하에게는 유치원때부터 친구가 대학학교 졸업할때까지 친구였다. 좁은 지역에 사는 시골 사람들은 그만큼 서로를 잘 알고 더욱 친밀해지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20년동안 그런 생활을 해온 철하에게 서울에서의 생활은 설렘의 연속이었다. 매일매일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때마다 느껴지는 떨림과 설렘. 내일 아르바이트는 바로 그 새로운 생활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후후후….”
철하는 자리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혼자 웃었다. 그때였다. 옆방에서 쾅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방에 들어온 것 같았다.
주말동안 생활하면서 철하는 옆방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자, 그동안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여기 자취방은 방음이 잘 되질 않는 다는 것이었다. 옆방 화장실에서 씻고,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등이 또렷이 들려왔다.
덕분에 주말동안 심심했던 철하는 재미난 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화장실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면 철하는 재빨리 화장실 쪽이 있는 벽에다 귀를 갔다 댔다. 그럼 쪼르르하는 오줌 싸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철하는 금요일 밤 보았던 귀여운 은진이란 여자의 하루생활을 모두 알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이 되기도 하였지만, 자신이 너무 변태가 된 것 같아 금세 그만 두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것 같더니 오늘은 늦은 시간에 들어오네…. 에라. 잠이나 자자.’
은진에 대한 신경을 끄고 잠을 청하려던 철하는 갑자기 너무 놀라 상체를 일으켰다. 자신의 귀가 순간 환청을 들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철하는 숨을 죽이고 있었다. 조용한 정적속에 시계의 초침 소리만 조용히 들려왔다.
“아흑!”
‘또 들렸어! 이건 실제상황이다!’
여자의 높은 신음소리가 울려퍼진 것이었다. 철하는 아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옆방으로 이어진 벽에 귀를 바짝 붙였다.
“아흑! 아! 아응!”
“씨…이거…전…레…이네.”
여자의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소리와 잘 들리진 않았지만, 남자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철하는 갑자기 너무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옆방이면 금요일 밤 본 그 귀여운 은진이란 여자가 아닌가? 비록 화장이 짙었지만 외모는 세상 물정 모르는 귀여운 소녀 같았기 때문이다.
한참을 듣던 철하는 재빨리 귀를 뗐다. 머릿속에 점점 이상한 상상이 펼쳐지며 자신의 자지가 미친듯이 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옆방의 그 귀여운 여자가 그럴거라는 상상을 하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아! 젠장 뭐야…. 진짜 옆방 여자가 하고 있는건가?’
철하는 자신의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조금씩 문지르기 시작했다.
‘안돼!’
철하는 커질대로 커진 자지를 문지르던 손을 재빨리 뺐다. 이런 소리를 들으며 혼자 상상하며 자위하고 싶진 않았다.
철하는 자신의 시디플레이어의 이어폰을 꽂고는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자기로 했다. 그러나 철하는 결국 그날 옆집 여자와 섹스하는 꿈을 꾸고 말았다.
*
철하는 자취방으로 들어오는 여름의 햇살을 느끼며 느지막한 시간에 눈을 떴다. 철하의 귀에는 여전히 시디플레이어의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어젯밤 자기 직전의 일이 떠올랐다. 한밤중에 옆방에서 들려오던 여자의 신음소리….
‘한번 볼까….’
시계를 보니 11시였다. 철하는 자신의 방에서 나와 옆방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여전히 방충망만 제외하고는 유리창문은 열려있었다. 철하는 혹시라도 들킬까하는 마음에 벽에 바짝 붙어서는 슬그머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여전히 옷가지만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고, 사람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또 나갔나 보네…. 그나저나 방 정리는 안하고 사나.’
철하는 어지러이 널려져 있는 옷가지와 속옷을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철하는 자신의 전 타임 남학생과 교대하며 녹색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혹시 민아가 입었을지도 모르는 유니폼…. 정말 편의점 곳곳에는 민아와의 추억이 묻어있었다.
철하는 약간 긴장한 마음에 카운터에 꼿꼿이 서서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삼십분, 한시간, 두시간…. 두시간 동안 받은 손님은 담배사러 온 동네 아저씨 한명 뿐이었다. 철하는 괜히 긴장한 자신이 우스워졌다. 동네에 있는 작은 편의점이라 손님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저녁시간이 될 때쯤, 편의점의 문이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어서오세요.”
몇시간 동안 손님을 받으며 꽤 익숙해진 철하였다. 음료수 코너에서 콜라 한캔을 사서 들고오는 손님을 바라보니 옆방에 사는 강은진이었다. 오늘도 역시 짧은 팬츠를 입고 있었다.
그녀가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어머!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철하도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은진은 반가운 듯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여기서 일하세요?”
“예….”
“아! 그렇구나. 반가워요. 앞으로 더 자주 뵙겠네요.”
계산을 마치자 그녀는 살짝 인사를 하고는 편의점 밖으로 나갔다. 안에서 바라보니 집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이제 들어가나보네…. 그나저나 진짜 어제는 그녀가 한건가? 아무리봐도 외모랑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
철하는 어제 일을 생각하자 다시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
6월도 이제 중순을 넘기고 있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연락해보니 모두들 바쁘게 사는 것 같았다. 진원이와 지희는 같이 영어학원에 다닌다고 하였다. 이슬이는 동네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힘들어 죽겠다고 철하에게 하소연을 해댔다. 그러면서 보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철하는 뜬금없이 설레며 자신도 보고 싶다고 답해주었다.
옆방에 사는 강은진이란 여자애는 그때 일요일 이후, 별다른 일은 없었다. 철하는 역시 그 여자애가 아닐꺼라 생각했다.
철하의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순탄했다. 다만 술이나 담배를 사러오는 약간 어려보이는 외모의 손님이 들어오면 꽤 곤란했다. 철하는 점장의 말대로 의심이가면 모두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 손님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어려보이냐며 좋아하며 꺼내드는 손님, 약간 불만을 가진듯하며 조용히 꺼내놓는 손님, 안가지고 왔다며 순순히 물러나는 손님. 그리고 철하가 가장 어려워하는 손님은 마구잡이로 화를 내면서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손님이었다. 하지만 이 손님도 결국엔 포기하고는 돌아서곤 했다. 철하가 보기에는 후자의 두 경우는 십중팔구 미성년자였다.
금요일 밤…. 시계를 바라보니 10시. 1시간 있으면 자신의 파트가 끝날 시간이었다. 철하는 이젠 제법 익숙해져서 민아처럼 근무시간에 잡지책을 꺼내 여유롭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도 어김없이 잡지책을 꺼내 읽고 있는데 딸랑거리는 문소리와 함께 손님 한명이 들어왔다.
“어? 일하던 언니 바뀌었네. 디쁠 네 갑 주세요.”
한 여자가 들어오며 그렇게 말하고는 만원짜리 한 장을 꺼내 놓았다. 말투를 보니 전에 민아가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단골이었던 손님 같았다. 철하가 만원권을 꺼내 놓은 여자를 바라보자 굉장히 낯익은 느낌이 드는 얼굴이었다.
여자는 등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에, 꽉 끼는 아이보리색의 나시티를 입고 있었다. 가슴이 꽤 큼에도 불구하고, 허리가 가늘고 배에 전혀 군살이 없었다. 게다가 아래에는 하얀색의 초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계단을 올라갈 때 바로 뒤에서도 팬티가 보일 것만 같았다.
얼굴은 짙은 화장을 한, 이슬이를 약간 닮은 여우 같은 눈….
순간 철하의 머릿속에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올랐다. 이주일전 자신을 변태와 원조교제하는 사람으로 취급했던….
번쩍 생각이 든 철하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그때 그 얼굴이다….
‘이름이 효린이었던가….’
효린은 철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자신도 조용히 마주 보고 있었다. 여우같은 눈이 대학학생답지 않은 섹시함을 풍기고 있었다. 아마도 철하를 못 알아보는 것 같았다.
‘대학학생이잖아…. 아는체 하면 그때 그 변태라고 떠올릴테니 그냥 모른체 하자.’
“저기…. 죄송하지만 주민등록증 좀 보여주시겠어요?”
철하의 말에 효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들고 있던 작은 핸드백을 슬쩍 뒤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아. 이런. 안가지고 왔네요. 그냥 주세요. 저 83년생이예요.”
‘내가 83년생이다 임마! 그리고 83년생이 민아한테 언니라고 하냐!’
표정하나 변화 없이 거짓말을 하는 효린을 보며 철하는 속으로 욕을 해댔다. 그러나 겉으로는 굉장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아…. 죄송하지만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팔수가 없어요. 죄송합니다.”
살짝 허리까지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철하를 보며 효린은 순간 당황해하는 기색이 보였다. 그러나 효린은 이내 본래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오고는, 계속해서 자기는 83년생이라고 우기며 담배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철하는 그때마다 공손히 답해주었다.
효린은 점점 화가 났지만, 철하의 태도가 워낙 공손해서 세게 밀어 붙일 수가 없었다. 평소 효린은 이런 상황에서 알바생들과 대판 싸우고 나오곤 했다. 자신이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하면 모든 알바생들은 싸가지 없는 말투로 돌변하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우기던 중, 효린도 포기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솔직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예. 진짜 솔직하게 말할게요. 저 85년생이거든요. 근데, 여기 전에 알바하던 언니는 알면서도 담배 줬어요. 너네 다 이해한다면서….”
효린의 말에 철하는 순간 당황했다. 자신의 나이를 순순히 밝히면서까지 담배를 사려하다니…. 게다가 지금 말하는 언니란 사람은 민아 같았다.
“혹시 민아 말하는 거예요?”
“와! 민아 언니 알아요? 그럼 됐네요. 얼른 줘요!”
철하가 민아의 이름을 말하자 효린은 굉장히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카운터에 올려놓은 만원을 철하쪽으로 밀었다.
철하는 순간적으로 고민되었다. 민아의 이름을 알고 서슴없이 언니라고 부르는걸 보니, 민아가 꽤 잘해준 것 같았다. 담배를 줄까도 생각하였지만 왠지 무서웠다. 나중에 걸리면 엄청난 벌금을 자신이 다 물어야 하지 않는가…. 게다가 저번에 효린에게 변태 취급 당했던 일을 떠올리니 결국 주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죄송합니다…. 이거 걸리면 제가 다 벌금 물어야 되요. 죄송해요.”
철하는 자신의 사정을 순순히 밝히고는 양해를 구했다. 민아는 다시 몇 번이나 떼를 써보았지만 철하는 계속해서 공손하게 거부하였다.
결국 효린은 포기한 듯 만원짜리를 지갑에 집어넣었다.
“아씨, 짜증나! 요즘에 뚫은 곳 여기 밖에 없는데! 어디서 사!”
효린은 지갑에 돈을 넣으면서 투덜거렸다. 그녀의 예쁘게 다듬은 눈썹이 찡그려졌다. 그리고는 철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음…. 오빠라고 불러도 되죠? 오빠 되게 착하네요? 다른 곳 알바생들은 존나 싸가지 없게 구는데…. 오빠는 역시 민아언니 친구라 다른 것 같아요. 겁은 좀 많은 것 같지만. 히히.”
효린이 계속해서 민아를 아는체하자, 문득 민아의 얘기가 궁금해졌다.
“민아 잘 알아요?”
철하는 계속해서 존댓말을 했다. 아무리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걸 알아도 오늘 처음보는 사람에게 말을 놓기는 예의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철하의 순박하고 착한 성품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효린은 그것을 보고는 깔깔 웃었다.
“오빠 진짜 센스 없다…. 그냥 말 놔요. 민아언니랑 동갑인데 왠 존댓말?”
“응….”
효린의 말에 철하는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철하를 보며 효린은 웃으며 민아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민아언니 최고 좋아해요! 얼마나 착한데요. 제가 민증 없었는데도 너네 다 이해한다면서 순순히 담배도 주고, 술도 주고. 히히. 진짜 좋았는데…. 얼짱이지, 몸매도 환상이지….”
“얼짱…?”
“민아언니 친구라면서 그것도 몰라요? 민아언니 이 근방에서 짱 유명하잖아요. 남자애들한테 인기 존나 많은데…. 근데 언니는 어디 갔어요? 그만뒀어요?”
“아…. 민아 이사갔어.”
민아가 이사 갔다는 말에 효린은 눈썹을 찡그리며 볼을 부풀렸다. 섹시한 눈매도 비슷했지만 버릇도 이슬이와 비슷했다.
“아씨…. 민아언니 짱 좋았는데….”
철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굉장히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욕 잘하고, 짙은 화장에 야한 옷, 게다가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싸가지 없는 것 같았지만 이제 보니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본성은 꽤 착한 것 같았다. 겉으로 아무리 어른티를 내려 해도 역시 여고생은 여고생이었던 것이다.
철하가 아무 말이 없자 효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오빠는 이름이 뭐예요?”
“응? 나? 난 김철하….”
“아. 전 김효린이라고 해요. 저쪽에 있는 청의여상 다녀요.”
철하가 서울에 있는 대학학교를 알 리가 없었다.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히히. 오빠 진짜 착하다. 앞으로 종종 놀러와도 되죠?”
“그, 그래….”
철하의 말에 효린은 웃으며 꾸벅 인사를 했다.
“그럼 다음에 봐요!”
효린이 나가자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편의점안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조용한 음악소리만이 들렸다. 철하는 소란스러운 그녀의 목소리에 정신이 다 없었다. 처음에 버스에서 봤던 나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다.
‘예쁘네….’
철하는 효린의 모델같이 늘씬한 몸매와 예쁜 얼굴을 떠올리며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따라 흥얼거렸다. 그러다가 아까 효린과 나눴던 민아에 대한 얘기가 떠올랐다.
‘얼짱이라고….’
분명히 이 근방에서 굉장히 유명하고, 남자애들로부터 인기가 많다고 했다. 하긴 민아처럼 예쁘고,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애가 유명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 그냥 들어왔다 나가는 남자 대학학생들이 꽤 있었다. 처음에는 살 물건이 없어서 그냥 나가나보다 생각했는데, 효린의 말을 들어보니 민아가 없어서 그냥 나가는 거였다.
철하는 괜스레 기분이 울적해졌다. 민아에 대한 흔적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 묻어 있었다.
#11. 옆 집 여자, 그리고 당돌한 여고생
철하는 다음날도 어김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기 위해 자취방문을 나섰다. 생각대로 크게 힘들지도 않고 즐거웠다.
즐겁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대문을 지나려 할 때, 옆방 창문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단속도 안하고 다니나….’
철하는 그냥 슬쩍보고 지나치려 했지만, 왕성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한번 들여다보기로 했다. 방충망에 얼굴을 바짝 갖다 붙이고 안을 들여다보자 변함없이 지저분했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한가지가 있었다. 바로 속옷차림으로 잠을 자고 있는 은진이었다.
“헉….”
철하는 자신도 모르게 방충망에서 눈을 뗐다. 심장박동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오늘은 안 나갔네?’
철하는 마른 침을 삼키며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성이 호기심과 욕구를 이기지 못했다. 은진은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은 채, 아무렇게나 누워 있었다. 두 팔은 머리위로 들어 올려져서 겨드랑이가 다 보이고, 두 다리는 살짝 벌어진 상태였다. 흰색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팬티가 꽤 야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몰라도 보지부분을 간신히 가리는 작은 천조각을 제외하고는 모두 망사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거뭇거뭇한 털들도 얼핏 눈에 들어왔다.
철하는 정말 만화책에서 보던 대로 코피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훔쳐보기의 재미와 자극이 이렇게 강렬할 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시계를 보니 이제 가야할 시간이었다. 철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편의점으로 향했다. 철하는 편의점 일을 하는 내내 머릿속엔 은진의 하얀 살결과 거뭇거뭇한 보지털들이 뇌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3시간 정도 있으면 자신의 파트가 끝나는 시간이었다. 그때 편의점 문이 짤랑거리며 손님이 들어왔다. 길고 검은 머리를 뒤로 넘겨 질끈 묶은, 효린이었다. 효린을 처음 봤던 날 본 섹시한 교복차림이었다. 물론 질질끌고 다니는 슬리퍼는 빼고 말이다.
효린은 다짜고짜 카운터로 다가오며 말했다.
“디쁠 주세요!”
철하는 잠시 당황한 듯 효린을 바라보았다.
“…안 판다니까.”
“헤헤. 장난이예요. 오늘 다른데 뚫었어요.”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효린을 바라보며, 철하는 뭔 소린지 몰랐지만 그냥 신경 안 쓰기로 했다. 앞머리를 다 올려서 뒤로 질끈 묶은 효린은 이마가 굉장히 예쁘게 생겼다. 사복 입을 때는 긴머리를 풀어 내려서 어른스럽게 보이려는 모양이었다.
철하는 효린에게 딱히 할 말이 없자 교복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아직 방학 안했니?”
“우리 학교는 7월 중순에 한데요. 아씨! 빨리 했으면 좋겠는데….”
효린은 천천히 편의점을 돌며 구경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 왜 아직 집에 안가고 교복 차림이야?”
“아 친구들이랑 놀다가 이제 집에 가던 길이예요…. 잠깐 들렸어요. 오빠 얼굴 보려고! 히히.”
효린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허리를 숙이고는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철하는 그녀의 짧은치마가 딸려 올라가며 하얀 허벅지가 드러나자 깜짝 놀랐다.
잠시 말문이 막힌 철하는 효린의 길고 가느다란 다리를 정신없이 보고 있었다. 그때 효린이 무언가를 들고 철하에게 가지고 왔다.
“이거 얼마예요?”
효린이 가져온 물건을 보니 조그만 검은색 상자였다. 녹색의 동그란 원이 그려져 있었고 일본어로 뭐라뭐라 써있었다.
‘이게 뭐지?’
철하는 사람들이 한번도 사가지 않은 물건인지라 바코드에 찍어보았다. 삑소리와 함께 기계를 바라보니 [야광콘돔 - 8500원] 이라고 적혀있었다.
‘코, 콘돔?’
그러고 보니 철하는 지금껏 두 번의 섹스를 했지만 한번도 콘돔을 사용해 본적이 없었다. 지하철화장실에서 파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철하는 너무 놀라 콘돔과 효린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철하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히 들어나 있었다.
효린은 그런 철하를 보며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다시 질문했다.
“얼마냐구요?”
효린의 짓궂은 질문에 철하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으, 응?. 8500원….”
효린은 상자를 바라보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와! 존나 비싸다! 지하철에선 하나에 500원밖에 안하던데….”
효린은 콘돔상자를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놓았다. 철하는 간신히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지만 왠지 예쁜 여고생과 이런 대화를 나누니 꽤나 흥분이 되었다.
편의점을 한 바퀴 둘러본 효린은 다시 카운터로 돌아왔다.
“오빠는 어디 살아요?”
“나? 난 여기 앞에서 자취해….”
자취라는 말에 효린은 카운터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바짝 다가왔다.
“와! 짱 부럽다. 저 다음에 놀러가도 되죠?”
“뭐? 너가 왜 놀러와!”
철하는 너무나도 당돌한 효린의 말에 깜짝 놀라 되물었다. 그러나 효린은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애교까지 떨며 우겨댔다. 결국 철하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효린은 펄쩍 펄쩍 뛰며 좋아했고 철하의 핸드폰번호를 알아갔다.
“히히! 요번 주 토요일날 밤에 놀러갈게요!”
효린은 신나게 떠들며 철하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갔다.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효린이 나가자 편의점에는 다시한번 조용한 음악소리만이 흘렀다. 철하는 효린과 한번 대화하고 나면 정신이 다 없어졌다. 효린의 목소리는 하이톤에 사람을 정신없게 만드는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후우…. 이번 주 토요일이라….’
철하는 당돌한 효린을 떠올리며 쓴 웃음을 지었다.
*
철하는 오랜만에 자신의 방을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청소를 하면서도 철하는 자신에 대해 꽤나 어이없음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토요일…. 밤에 효린이 놀러온다는 생각에 열심히 방청소를 하는 중이었다. 자신도 속으로 꽤나 기대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자 효린에게 문자가 왔다. 이따 밤 9시에 편의점 앞으로 올 테니 데리러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철하는 효린의 문자를 받자 왠지 심장이 두근거리며 밤 9시가 오기를 기대했다.
편의점이 바로 앞이었기에, 철하는 9시 정각에 자취방을 나섰다. 옆방을 얼핏 보니 불이 안켜진게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 같았다. 토요일 밤이라 어디선가 신나게 놀고 있는 것 같았다.
편의점 앞에 도착하자 여자 3명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한명은 효린이었고, 나머지는 약간 낯익은 얼굴인걸로 보아 저번에 버스에서 만났던 여고생 같았다. 셋 다 진한 화장에 노출이 심한 사복차림이었는데, 다들 늘씬하고 예뻐서 남자애들에게 꽤나 인기가 많을 것 같은 무리였다.
철하는 효린이 혼자가 아니라 친구 두명과 함께 오자 약간 실망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미친놈…. 넌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거냐….’
철하가 나타나자 여고생 3명은 난리가 났다. 철하는 앞장서서 자신의 자취방으로 여고생 3명을 끌어들였다. 자취방으로 가면서도 자신의 꼴이 꽤나 우스웠다. 남자 혼자 사는 자취방에 3명이나 되는 여고생을 줄줄이 데리고 들어가다니…. 남들이 보면 미친놈, 또는 부러운 놈 소리 듣기 딱 좋았다.
자취방에 들어가자 여고생 3명은 마음대로 자리를 잡으며 앉았다. 그리고는 제멋대로 떠들기 시작했다.
“와. 씨발. 존나 부럽다! 나도 졸업하면 혼자 살게 해달라고 해야지!”
“미친년. 니가 혼자 살아봤자 맨날 남자만 끌어들이지….”
“아. 욕 좀 하지 마! 미친것들아!”
효린은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여고생 두명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철하는 정신이 다 없었다. 어색하게 구석에 서서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를 크게 부풀린 여고생 한명이 냉장고를 열었다. 물론 제대로 된 게 있을리 없었다.
“에이…. 뭐야. 아무것도 없네.”
그때 효린이 철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효린은 오늘 역시 긴 검은 머리를 풀어 내렸고, 배꼽이 드러나는 검은색의 끈나시와, 짧은 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효린은 철하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오빠! 우리 술 사줘요!”
효린의 말에 나머지 여고생 둘이 소리를 질러댔다.
“꺅! 술 사줘요!”
“술! 술!”
철하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려 했으나, 여고생 세 명을 바라보니 자기가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여고생 세명에게 떠밀려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편의점 가서 술을 사오라는 것이었다.
‘으…. 뭐 저런 것들이…. 후우…. 뭐 나도 대학학교 때 술은 많이 마셨으니까….’
철하는 할 수없이 편의점에 가서 소주 4병과 안주를 사왔다. 그러나 다시한번 편의점에 갔다 와야만 했다. 소주가 적다는 이유였다. 결국 철하는 6병을 더 사와야 했다.
다시 소주 6병이 든 봉지를 들고 자신의 자취방문을 열려는 순간, 자신의 방안에서 여자의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야!”
철하는 깜짝 놀라 방문을 활짝 열었다. 그 곳에서는 여고생 3명이 컴퓨터 주위에 둘러 앉아 AV를 감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볼륨도 엄청 키워놓고 말이다.
“야! 이것들이!”
철하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는 재빨리 마우스를 뺏어 AV를 껐다. 그러나 여고생들은 예상외로 별 난리를 치지 않고는 다시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철하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난리치면서 놀려대야 정상이 아닌가? 그러나 여고생들은 당연한 걸 봤다는 듯 자리에 앉으며 철하가 사온 안주를 세팅하고 있었다.
철하는 도저히 자신이 여고생들에게 이길 수 없음을 깨닫고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
여고생들은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잘도 마셔댔다. 게다가 담배도 꺼내 피려고 했다. 깜짝놀란 철하는 야단치기도 뭐하고 해서, 담배는 나가서 피우라며 부탁했다. 여고생들은 투덜대긴 했지만 순순히 나가서 피우고 왔다. 효린도 담배를 들고 두번이나 나갔다 왔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철하는 술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없었다. 예쁘고 늘씬한 여고생 3명에게 둘러 쌓여 술을 마시는데다가 셋의 옷차림이 너무 노출이 심했기 때문이다. 셋 다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다리를 모으고 앉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팬티가 훤히 보일 지경이었다.
효린은 철하의 옆에 바짝 붙어 신나게 웃어대며 술을 마셨다. 이를 본 여고생중 한명이 효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야…. 김효린. 완전 뻑갔네….”
“그러게. 그 수많은 잘생긴 남자애들 마다하고 왜 이 오빠에게 들러 붙는건지….”
면전에서 무시를 당하는 철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으나 참기로 했다. 그러나 슬며시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
“효린이 남자친구 없어?”
철하가 묻자 여자애들의 얼굴이 살짝 찡그려졌다. 철하는 그녀들의 표정에서 너 같은 놈이 효린에게 관심을 보이는게 짜증난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우와…. 진짜 이 오빠도 관심 있나보네?”
“얘 인기 존나 많은데 남자애들을 쳐다도 안 봐요. 사귀는 남자는 없어요. 노는 남자는 많아도…. 킥킥.”
여고생들이 지들끼리 말하며 킥킥 웃어댔다. 그러자 효린이 화를 버럭냈다.
“이년들이 조용히 안해?”
효린이 화를 내자 잠깐 조용해졌다. 철하는 저번에 분명히 남자친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그건 여고생들이 그냥 떠들어댄 것임을 알리가 없었다.
그때 한 여고생이 철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근데 오빠…. 혹시 저 몰라요? 어디서 본거 같은데….”
그러자 옆에 있던 여고생도 거들었다.
“그치? 그치? 나도 그 생각하고 있었어. 어디서 본거 같아….”
철하는 속으로 뜨끔했다. 저번에 버스에서 본 얼굴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때 효린이 소리를 질렀다.
“야 이년들아. 우리 오빠한테 관심보이면 다 죽을 줄 알어!”
“미친년…. 줘도 안가져!”
철하는 자신의 끓는 속을 진정시키느라 꽤나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
여고생들의 주량은 엄청났다. 편의점에 가서 소주와 안주를 더 사오고 난 뒤에야 술자리가 끝날 수 있었다.
철하는 자신의 방에 널려있는 쓰레기와 소주병을 구석으로 치우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철하에게는 쓰레기보다도 세 명의 여고생이 문제였다. 세 명의 여고생은 완전히 만취였다. 정말 방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쓰러져 뒹굴고 있었다. 다들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는데 전혀 상관하지 않는 듯 했다.
철하는 효린을 바라보았다. 검은색의 끈나시를 입고 배꼽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게다가 짧은 청치마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살짝 벌리고 자니 그녀의 팬티가 훤히 보였다. 호피무늬 팬티….
이제 여고생들의 팬티를 보는데에는 꽤 익숙해져있는 철하였지만 그녀의 팬티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여고생이 저런 야한 팬티를 입다니….
방안의 풍경은 정말 어떤 남자가 서 있더라도 덮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철하는 슬슬 자신의 자지가 커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옆방에서 쾅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조용한 정적속에 갑자기 울린 소리라 철하는 나쁜 짓이라도 한 것처럼 크게 놀랐다.
‘이제 들어왔나 보네….’
철하는 이불을 가지고 여고생들을 덮어주려다가 이불이 하나밖에 없음을 깨닫고는 고민했다. 여고생들을 한 곳으로 눕히면 될 것 같기도 하였지만 어딜 만져도 맨살이 잡힐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면 자신이 흥분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를 것 같았다.
‘쳇…. 할 수 없지….’
철하는 앙증맞게 생긴 하얀 배꼽을 드러내며 정신없이 자고 있는 효린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는 나머지 여고생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미안하다 얘들아. 너희들은 나 싫어하니까 어쩔 수 없지. 킥킥”
철하는 혼자 조용히 웃고는 자신도 구석에서 자려고 누웠다.
“아!”
순간적으로 들려온 소리에 철하는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다시 들려오는 신음소리….
“아! 아! 아앙!”
여자의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소리…. 결코 컴퓨터에서 나오는 사운드 따위가 아니었다. 분명히 옆방에서 들려오는 실제 신음소리였다.
‘또 시작했어!’
벽 너머로 여성의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두근두근…. 철하의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확인해봐야겠어…. 정말 강은진, 그 여자인지….’
철하는 자신의 자취방문을 조심스레 나섰다. 혹시나 소리가 날까 문 여닫는 행동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옆방으로 다가가자 신음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창문을 열어 놓고 하는 것 같았다.
철하는 벽에 바짝 붙어 살며시 안을 들여다보았다. 밝은 형광등 불빛 아래 드러난 방안에는 매트리스에 올라 뒹굴고 있는 두 남녀가 보였다. 남자는 당연히 모르는 남자였다. 그리고 얼굴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팔과 다리로 사내를 매달리다시피 꼭 끌어안고 미친 듯이 하얀 엉덩이를 들썩 거리는 그녀…. 얼핏 보이는 얼굴형태와 머리스타일로보아 은진이 분명했다.
철하는 너무 놀라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귀여운 얼굴로 순진해 보이는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남자를 끌어들여 뒹굴고 있다니….
“아흑…! 아! 아! 더 세게 박아줘! 아흑! 좋아!”
“헉, 헉. 내가 오늘 여자는 잘 골랐지…. 이 씨발년 완전 아무 것도 모르는 얼굴 하고 앉아있더니 완전 걸레였잖아? 어흑. 씨발. 허리 존나 잘 돌리네. 지 자취방으로 끌어들일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남자는 미친듯이 은진의 보지에 박아대고 있었다. 은진의 보지에서 질퍽거리며 물이 튀는 소리가 났다. 은진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자지러지는 듯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엄청나게 야한 신음소리였다. 한참을 거칠게 박아대던 남자가 자신의 자지를 은진의 보지에서 뽑았다. 벌어진 은진의 보지에서 물이 튀었다.
남자는 자신의 자지를 은진의 입으로 가져갔다.
“나올 것 같으니까 빨리 빨아!”
은진은 자신의 보지물로 범벅이 된 남자의 자지를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입으로 빨아대기 시작했다.
“하아, 아흑…. 하아.”
은진은 거친 신음소리를 내며 남자의 자지를 빨면서도 한손으로는 자신의 보지를 미친듯이 문질렀다. 야한 소리를 내며 한참을 빨던 은진의 입과 손놀림이 멈췄다. 동시에 남자도 약간의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은진의 입에 사정하는 것 같았다. 은진의 목구멍으로 꿀꺽꿀꺽 무언가가 넘어가는 것이 보였다.
곧 남자의 몸이 은진에게서 떨어졌다. 철하는 재빨리 벽 뒤로 몸을 숨겼다.
“헉, 헉…. 야 너 진짜 죽인다.”
남자가 부스럭대며 옷을 입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더 이상 여기 있다가는 들킬 것 같아서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철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이미 자지는 커질대로 커져서 축축해져 있었다.
자신이 평소에 본 은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엄청나게 야한 섹스를 즐기는 여자애였다. 게다가 대화를 들어보니 남자친구도 아니고 나이트 같은 곳에서 만나서 데리고 온 남자 같았다. 그럼 저번 남자와는 다른 남자란 이야기가 된다….
철하는 방금 전 남자의 자지를 빨면서도 자신의 보지를 문지르던 은진의 손이 떠올랐다. 벌어질대로 벌어져 축축한 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의 시커먼 보지를 거칠게 문지르던 은진의 하얀 손….
이런저런 생각에 잔뜩 흥분해 있을 때, 옆방 문에서 쾅하는 소리가 났다. 남자가 간 것 같았다.
“허억…. 허억….”
철하는 도저히 지금의 흥분을 못 이길 것 같았다. 그렇게 자극적인 섹스 장면을 보고 참을 수 있는 남자가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방안을 둘러 보았다. 야한 옷차림에 무방비로 널 부러져 있는 세명의 여고생들…. 철하는 그중 한명의 여자애에게 다가갔다. 빨간색의 반팔 쫄티를 입고 초미니 청치마를 입은, 샤기컷을 이쁘게 한 여자아이…. 효린에게는 도저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철하는 조심스레 그녀의 청치마를 들췄다. 눈부시게 드러나는 하얀 다리, 그리고 그 위에 위치한 골반에 간신히 걸치는 하얀색의 초미니 팬티…. 철하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18세 여고생의 눈부신 하체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철하는 그녀의 배쪽에서 살며시 손을 집어넣었다. 부드러운 아랫배를 쓰다듬듯이 지나 조금 들어가자 그녀의 털이 만져졌다. 보송보송하게 만져지는 여고생의 아담한 보지털….
그러나 철하의 손은 더 이상 움직이질 않았다. 이윽고 조용히 손을 빼내며 그녀의 치마를 원래대로 해주었다.
“미안….”
철하는 듣지도 않는 그녀를 향해 사과하고는 조용히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갔다. 변기뚜껑을 내리고는 바지를 내리며 앉았다. 자지는 커질 대로 커져 혈관이 터질듯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철하는 아까 목격했던 은진과 남자의 섹스를 떠올리며 서서히 자위를 시작했다.
*
“음….”
창가로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을 느끼며 철하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둘러보자 여고생들은 아직도 어제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잠시 후 효린이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효린은 자고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철하와 효린의 눈이 어색하게 마주쳤다.
“핫!”
철하와 눈이 마주치자 효린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더니 여고생들의 몸을 폴짝폴짝 뛰어넘으며 화장실로 쏙 들어갔다.
“뭐, 뭐야….”
철하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어이없이 바라봤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효린이 다시 나왔다. 그리고는 헤헤 웃으며 철하에게 다가와 옆에 바짝 붙으며 앉았다.
“히히. 역시 오빠는 짱 착해요.”
“뭐, 뭘?”
“다른 남자애들은 같이 술 마시면 무조건 먹고 보는데 오빠는 역시 달라요. 게다가 자상하게 저만 이불까지 덮어줬잖아요!”
철하가 아무리 순박하다고 해도 그게 무슨 소린지 모를 리가 없었다. 저런 말이 여고생의 입에서 서슴없이 나오다니…. 황당해있는 철하에게 효린이 웃으며 말했다.
“오빠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히히.”
말을 마친 효린은 철하의 볼에 살짝 뽀뽀를 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일어나 친구들을 발로 차며 깨우기 시작했다.
“빨리 일어나 미친것들아! 집에 가자!”
효린은 순식간에 친구들을 깨우더니 비몽사몽해 있는 그녀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며 그녀는 철하에게 예쁜 미소와 함께 말했다.
“오빠! 다음에는 저 혼자 놀러올게요!”
시끌벅적했던 자취방에 정적이 찾아왔다. 방안을 둘러보니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 같았다. 철하는 효린의 뽀뽀를 받은 자신의 볼을 살짝 만져 보았다. 18세의 여고생에게 받은 뽀뽀는…. 약간 담배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으…. 담배 좀 끊지….’
그래도 여고생에게 뽀뽀를 받으니 기분이 좋았는지 크게 미소 짓는 철하였다.
#12. 효린과의 데이트
그날부터 효린은 철하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효린과 몇십통씩 문자를 주고받게 된 것이다. 하루에 문자 한통도 잘 쓰지 않던 철하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지만 기분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예쁜 여고생과 문자를 주고받는데 싫어할 남자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을까….
게다가 효린은 이틀에 한번 꼴로 학교가 끝나면 편의점에 꼬박꼬박 놀러왔다. 항상 문을 요란스럽게 딸랑거리며 연 뒤 카운터로 다가와 밝게 인사하곤 했다.
“오빠! 나 왔어요!”
“으, 응…. 그래.”
그럴 때면 철하는 그저 멋쩍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역시 효린은 어김없이 철하가 일하는 편의점에 찾아왔다. 밝게 인사하는 효린, 멋쩍게 대답하는 철하….
효린은 편의점에 올 때마다 한바퀴씩 둘러보곤 했다. 새로운 물건도 없지만 효린에게는 꽤 재밌는 것 같았다.
“히히. 편의점에 이렇게 다양한 물건이 있는 줄 몰랐어요. 자세히 살펴보니까 신기한거 짱 많네….”
철하는 저번에 효린이 콘돔을 들고 와 자신을 곤란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참 당돌하면서도 엉뚱한 여고생이었다. 철하는 효린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대화는 거의 효린이 주도해나갔기 때문이다. 그녀는 쓸데없는 이야기도 주절주절 재미있게 꾸며가며 잘도 얘기했다.
철하는 오늘 효린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효린아….”
편의점을 돌던 효린은, 철하의 말소리가 들리자 카운터로 왔다. 편의점에 계속해서 놀러왔지만 철하가 먼저 말을 건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효린은 상당히 신나하는 표정이었다.
“예?”
여우같은 눈으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효린을 바라보며 철하는 일순간 할 말을 잃었다…. 여고생답지 않게 예쁘고 섹시한 얼굴….
철하는 정신을 가다듬고는 말을 이어갔다.
“너 어디 사냐?”
철하의 물음에 효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핏…. 겨우 그거 물어보려고 불렀어요? 나 저쪽에 신동아아파트에 살아요. 왜요?”
“아, 아니…. 그냥 물어보고 싶어서…. 지금껏 너에 대해 제대로 아는게 하나도 없으니까….”
철하는 자신이 말해놓고 아차 싶었다. 이 말은 완전 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뜻이 아닌가…. 예상대로 효린은 펄쩍 뛰며 좋아했다.
“와! 오빠 나한테 관심이 있구나? 히히. 그럼 더 물어봐도 괜찮아요.”
멍하니 서있던 철하는 말을 말기로 했다. 한참을 생글생글 웃던 효린은 무언가가 생각 난 듯 말했다.
“오빠!”
“응?”
“우리 데이트해요!”
효린은 카운터에 두 손을 올려놓고 철하에게 바짝 다가왔다. 그녀의 여우같이 섹시한 두 눈이 반짝이며 철하를 바라보았다.
*
‘….’
철하는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효린이 데이트를 하자고 한날, 철하는 깜짝 놀라 거부하였으나 막무가내인 그녀를 당해낼 수 없었다. 많은 남자애들이 자기랑 데이트 하고 싶어 하는데 오빠는 이해가 안 간다며 편의점에 벌러덩 누울 기세였다.
철하는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 효린의 어거지를 못 이기고 허락한데다가, 지금 완전 들떠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는 거울속의 자신을 바라보니 한심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였다.
효린은 토요일 수업이 끝나고 자신이 연락한다고 하였다.
준비를 끝내고 방안에 멍하니 앉아 효린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연신 거울을 봐가며 자신의 스타일을 신경 썼다.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옷차림이지만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었다.
짜라라라라라라라라라.
철하의 손이 번개같이 핸드폰을 잡았다. -김효린-이라고 적혀있었다.
“응….”
[오빠! 오빠네 집 앞이에요. 빨리 나와요.]
전화를 받고 자취방 앞으로 가자 효린이 폴짝 뛰며 반가워했다. 길고 검은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린 효린은 오늘 역시 노출이 심한 옷차림이었다. 몸매에 자신이 있는 효린은 끈나시를 즐겨 입었다. 오늘은 분홍색의 끈나시에 하얀색의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철하는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저런 애를 데리고 돌아다녀야 하다니….
“히히. 오빠 우리 영화 보러 가요.”
효린은 말을 마치고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철하는 그녀의 뒷모습이 여름햇살에 비치며 눈부시게 느껴졌다. 밝은계통의 옷차림을 입은데다가 길고 하얀 팔다리가 완전히 드러났으니 눈이 부시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둘은 근처 극장에 가기위해 버스에 올라탔다. 철하는 그녀의 뒤를 따라 버스에 올라타자 탑승하고 있던 아저씨들의 시선이 일제히 효린의 몸매에 쏠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아저씨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끝까지 효린을 쫓았다.
그러나 효린은 아는지 모르는지 신경쓰지 않고 자연스레 버스의 맨 뒷좌석으로 가서 앉으려했다. 철하는 그런 그녀에게 재빨리 다가가 붙잡으며 맨 뒷좌석의 앞좌석에 앉혔다. 뒷좌석으로 올라갈 때 그녀의 팬티가 훤히 드러날게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뒷좌석에 앉아있으면 다른 아저씨들이 그녀를 훑어보기 딱 좋았다. 철하는 그녀가 눈요깃거리가 되는 것이 싫었다.
그녀를 잡아 자리에 앉히고는 철하도 옆에 따라 앉았다. 그러자 효린이 이상한 듯 철하에게 물었다.
“오빠 왜 그래요?”
“야! 넌 그런 치마입고선 왜 자꾸 뒷자리에 가서 앉으려고 하냐! 아저씨들이 자꾸 쳐다보잖아!”
철하는 그녀에게 조용하게 화를 냈다. 그러자 효린은 철하에게 팔짱을 끼며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히히. 뭐 어때요. 그래도 오빠 진짜 짱 착해요.”
철하는 그녀가 팔짱을 껴오며 머리를 기대오자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쳐다보았다. 효린의 하얀얼굴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여름햇살에 비춰지며 눈부시게 빛났다. 그러나 철하의 시선은 그런 그녀의 얼굴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여름햇살이 효린의 분홍 끈나시 안쪽과 하얀 미니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희고 긴 다리도 비춰주었기 때문이다. 철하가 보기에 효린의 가슴은 이슬이와 비슷할 것 같았다. 그만큼 효린의 가슴은 딱 보기 좋게 봉긋하게 솟아올라있었다.
끈나시 안쪽으로 효린의 하얀 가슴골이 얼핏얼핏 보였다. 게다가 그녀의 가슴은 팔짱을 낀 자신의 팔에 의해 약간 밀린 상태라 가슴골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아으….’
방학하면서 이슬이를 못 만나 한동안 못 느끼던 이런 행복을 느끼자 철하는 흥분이 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
버스에서 내려 극장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 철하는 상당히 무안함을 느꼈다. 자신의 팔에 꼭 달라붙어 걸어가는 효린은 가는 곳마다 아는 애들을 만났다. 몇 발자국 걸어가면 또 누굴 만나고, 몇 발자국 걸어가면 또 누굴 만나고…. 그중에는 남자애들도 엄청 많았다. 게다가 그런 남자애들 모두 열이면 열 효린의 몸매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눈빛은 말 안해도 뻔했다.
또한 만나는 사람마다 철하를 바라보며 누구냐고 물었다. 당연히 그들의 눈빛은 왜 효린이 이런 남자와 다니는 줄 모르겠다는 눈빛이었다. 그럴 때면 효린은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라고 소개시켜주었다. 철하는 그들에게 무시당하는 눈빛을 받으면서도 내심으로는 날아갈듯이 좋았다. 효린 같이 예쁜 여고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데 싫을 리가 없었다.
결국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극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철하는 극장에 처음 와봤다. 시골에서 시내로 나가면 작은 극장이 있긴 하였지만 학창시절 내내 한번도 극장엘 가보지 않았다. 철하는 1학기 내내 친구들이랑 극장도 안가보고 뭐했냐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는 줄 하나도 모르는데….’
효린은 철하가 극장 입구에서 머뭇거리자 왜 그러냐고 물었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응…. 나 사실…. 극장 처음 와봐서….”
“예?”
효린은 놀라 되물어놓고는 깔깔 웃었다. 철하는 얼굴이 시뻘개 졌다. 한참을 배를 잡고 웃던 효린은 눈물을 훔치며 철하의 팔을 잡고 끌고 갔다.
주말이라 바로 볼 수 있는 영화가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인기작들은 모두 매진이라 조금 인기 없는 공포영화를 보기로 했다.
효린은 표를 끊고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한 시간 반 정도 후에 시작하는 거니까 우리 햄버거 먹어요. 나 점심 안 먹었어요.”
둘은 극장내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먹었다. 효린은 햄버거를 먹으며 철하에게 여태까지 극장도 안가보고 뭐했냐고 물었다. 철하는 사실대로 자신이 학교 다니려고 시골에서 올라온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효린은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 오히려 철하가 시골에서 올라와서 그렇게 착한거구나 하면서 좋아했다.
둘이 햄버거를 먹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효린의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반응은 아까 와 별다를 게 없었다.
철하는 그런 효린을 바라보며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자신의 대학학교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잘 만나지도 못 하는데, 효린은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이리도 많이 만나니 항상 즐거울 것 같았다. 갑자기 혼자 자취하는게 울적해지는 철하였다.
*
상영시간이 다 되가자 철하와 효린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상영관으로 올라갔다. 그때 철하는 에스컬레이터 아래쪽에서 남학생들이 시시덕대면서 효린의 팬티를 훔쳐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화가 난 철하는 효린의 뒤쪽에 서서 가기로 했다. 그러자 남학생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작게 들려왔다.
“왜 뒤로 가요. 오빠?”
“아…. 뒤에서 애들이 자꾸 너 쳐다봐서….”
효린은 다시 감동한 듯 철하에게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
주말이라 그런지 비인기작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았다. 영화는 여름이면 으레 나오는 삼류 공포영화였다. 철하는 공포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편이다. 꽤 겁이 많기 때문이었다. 철하는 계속해서 나오는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에 몸을 움찔움찔 거렸다. 옆에 앉아있는 효린은 그런 철하를 보며 연신 웃어댔다.
효린은 무서운 장면이 나와도 아무렇지 않게 영화를 봤다. 오히려 뭐가 저리 시시하냐며 투덜대기까지 했다.
철하는 처음에 공포영화를 본다고 했을 때 내심 기대했었다. 작게 비명을 지르며 자신에게 안겨오는 효린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이 오히려 효린에게 안겨야 할 판이었다.
‘요즘 여고생들은 원래 이런 건가….’
철하는 내심 효린의 강심장에 감탄했다.
*
영화가 끝나고 효린과 철하는 근처를 돌아다니며 놀았다. 효린은 계속 철하의 오른쪽 팔에 붙어서 웃으며 이야기했다. 철하는 문득 이것이 여자와의 첫 데이트인 것을 깨달았다. 민아와 한강을 다녀오긴 했지만 데이트라고 부르기는 힘들었다.
문득 자신의 팔을 붙잡고 웃고 있는 효린을 바라보니 정말 즐거워보였다. 자연스럽게 풀어내린 검은 머리, 동그랗고 하얀 이마, 써클렌즈를 껴서 까맣게 반짝이고 있는 눈…. 비록 화장을 짙게 했지만 여고생다운 청순함을 가지고 있었다.
‘진짜로 나 좋아하는 건가….’
철하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도 효린은 끊임없이 철하를 끌고 돌아다녔다.
날씨가 더워 팥빙수 가게에서 팥빙수를 먹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어딜 가던지 효린을 아는 사람은 꼭 있었다.
그렇게 데이트의 대부분은 효린이 아는 사람을 만나는 걸로 지나갔다.
*
이것저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먹고 나오자 주위가 조금씩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때 효린의 핸드폰이 울렸다.
효린은 번호를 확인하더니 자신의 친구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응. 나 밖이야. 응? 그래 알았어. 금방 갈게.”
효린은 친구와 통화하더니 철하의 팔을 잡고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당황한 철하는 효린을 제지하며 말했다.
“어…. 효린아…. 어디 가는데?”
“애들 지금 술집에서 술 마시고 있데요. 오빠랑 같이 가려구요.”
효린의 말에 철하는 깜짝 놀랐다. 효린이 가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자신이 거기를 왜 따라간단 말인가.
철하는 펄쩍 뛰었다.
“야! 거길 내가 왜가!”
“왜 뭐 어때요. 그냥 가서 저랑 같이 놀아요.”
효린은 다시 떼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철하는 이번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 대학학생들이 잔뜩 있는 자리에서 자기 혼자서 뭘 하란 말인가. 철하의 태도가 평소와는 다르게 강경하자 효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눈을 찡그리며 볼을 부풀렸다.
“핏…. 생각해보니 오빠가 가면 뻘쭘하겠네요.”
“그, 그래….”
간신히 효린을 설득한 철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효린은 웃으며 다음 말을 이어갔다.
“히히. 그럼 오빠 집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요. 두 시간쯤 마시다가 갈게요.”
“뭐, 뭐?”
“에이…. 이렇게 끝나는 데이트가 어디 있어요. 집에 가서 있어요. 이따 연락할게요.”
말을 마친 효린은 몸을 돌려 걸어갔다. 철하는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그녀의 고집을 꺾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럼 더 뭘 한다는 거야…. 음…. 그나저나 요즘엔 미성년자들도 술집에 들여보내주나….’
몰래 미성년자들을 손님으로 받아주는 술집도 널렸다는 것을 알리가 없는 철하였다.
*
째깍째깍…. 철하는 자신의 방에 앉아 조용히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그녀가 말한 두 시간이 다가왔다. 철하는 괜히 설레기 시작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그녀에게 끌려다니는 자신이 우스워지는 철하였다. 하지만 싫지 않은 걸 어떻게 하랴….
띠링띠링.
철하의 손이 다시 한번 번개처럼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효린에게 온 문자였다.
[오빠! 정류장으로 데리러 와요!]
철하는 문자를 확인하고는 자취방 문을 나섰다.
*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 효린이 서 있었다. 효린은 자신에게 걸어오는 철하를 발견하고는 약간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다가갔다.
“히히. 오빠! 저 보고 싶었죠?”
“야…. 두 시간밖에 안됐는데 뭐 이렇게 많이 마셨어?”
“아씨! 두 시간 있다가 간다니까 남자애들이 술 졸라 먹여서 그래요. 히히. 별로 안취했어요.”
효린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약간 비틀거렸다. 꽤 취한 것 같았다. 철하는 효린의 말을 듣고 조금 화가 났다. 남자애들도 술자리에 있었고, 그 애들이 효린의 옆에서 마구 술을 먹인 상상을 하니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났다.
‘근데 내가 왜 화가 나는거지…. 설마 질투하는 건가….’
멍하니 서있는 철하에게 효린이 팔짱을 껴왔다.
“이제 오빠네 집으로 가요.”
“뭐?”
정말 당돌함과 놀라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여고생이었다. 술에 취한 몸으로 남자의 자취방으로 가자니…. 여자애들을 많이 자취방으로 초대한 철하였지만 지금은 얘기가 틀렸다. 술에 취한 여고생 아닌가. 그것도 섹시한 차림을 하고 있는…. 자신의 이성이 성욕을 이겨내지 못할 것 같았다. 철하는 당장 그녀를 말렸다.
“안돼! 절대 안돼! 집에 안 들어가? 내 자취방에는 갑자기 왜가?”
효린은 어이없다는 듯 철하에게 말했다.
“저 술 마시고 들어가면 아빠한테 맞아죽어요. 그래서 토요일은 거의 집에 안 들어가요. 항상 밖에서 술 깨고 들어가거든요. 히히.”
“뭐? 부모님이 아무 말 안하시냐?”
“이젠 뭐 당연하게 여기시는 걸요.”
철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골치 아픈 여고생이었다…. 그러나 절대로 자신의 자취방에는 갈 수 없다. 철하는 절대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철하가 절대 안된다는 태도를 보이자 효린은 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씨이…. 그럼 찜질방에 가요.”
“찜질방?”
“예. 요기 근처에 찜질방 좋은데 있어요. 거기 가요!”
철하는 찜질방 역시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나…. 찜질방도 한번도 안 가봤는데….”
철하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효린이 잠시 철하를 바라보며 다시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곧 웃음을 멈추고는 신난다는 듯 말했다.
“히히! 진짜 짱 좋다! 완전 오빠랑은 모든게 내가 다 처음이네요.”
오히려 좋아하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옮기는 효린이었다.
*
효린은 찜질방은 자기가 낸다며 좋아라하며 들어갔다. 그리고는 옷 갈아입고 만나자고 하며 여탕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철하도 남탕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약간 헤맨 뒤에야 옷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옷을 들고는 고민에 빠졌다. 팬티를 입고 바지를 입어야 할지, 그냥 입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철하는 할 수 없이 가만히 기다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기로 했다. 그러나 팬티를 입고 바지를 입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입는 사람도 있었다.
‘우씨…. 이거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에라. 찜질방이면 땀 흘리니까 팬티 입지 말자…. 어차피 반바지인데….’
철하는 그냥 팬티를 안 입고 들어가기로 했다. 찜질방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둘러봐도 효린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할 수 없이 나무에 기대어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잠깐 기다리고 있자 효린의 모습이 나타났다. 짙었던 화장을 지우고 풀러 내린 머리를 질끈 묶은 상태였다. 효린은 오히려 화장을 깨끗이 지운 맨 얼굴이 하얗고 예뻐 보였다. 여고생다운 청순함이 한껏 살아났기 때문이다.
철하는 오히려 더 하얗고 예뻐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감탄했다.
“와…. 효린아 너 화장 안 한게 더 예쁘다…. 피부도 엄청 하얗네….”
철하가 자신을 바라보며 감탄하자 효린은 기분이 크게 좋아졌다. 그리고는 옆에 앉으며 철하의 팔짱을 꼈다.
“히히. 오빠랑 찜질방 오니까 되게 좋네요. 오빠가 처음이라니 더 좋아요.”
그러나 철하는 효린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순간 자신의 팔에 팔짱을 끼는 효린의 자연스런 행동이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감촉이다….’
철하는 곧 자신의 팔에 느껴지는 감촉이 평소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효린의 가슴…. 평소에 자신의 팔에 느껴지던 효린의 가슴은 분명히 브래지어의 감촉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틀린 감촉이었다. 자신의 팔과 효린의 맨 가슴 사이에는 찜질방에서 나누어준 얇은 티 한 장만이 있을 뿐이었다.
‘뭐, 뭐야 브래지어 안차고 온 건가?’
철하의 심장박동소리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철하의 팔은 조금 더 확인을 해봐야겠다는 듯 살짝 움직였다. 자신의 팔에 따라 밀리는 효린의 둥그런 가슴의 움직임이 확실히 전해져 왔다.
‘헉! 진짜다…. 진짜 안차고 있어.’
“오빠! 우리 땀 빼러 가요.”
효린이 혼자 망상을 하고 있던 철하를 끌고 숯가마로 들어갔다. 철하는 숯가마로 들어가면서 그 뜨거움에 살짝 놀랐다.
효린은 어느새 숯가마 구석에 자리를 잡으며 앉았다. 철하도 그녀의 옆에가 앉았다. 그러나 철하의 모든 신경은 그녀의 옷 속에 집중되어 있었다. 브래지어를 안찬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럼 문제는 팬티였다. 브래지어를 안찼으면 팬티도 안 입었을 것이 뻔했다. 자신도 안 입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하니 철하는 조금씩 자신의 자지가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새 둘의 몸에 땀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효린을 바라보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땀나는 모습도 예뻤다.
“우리 누워서 편하게 찜질해요!”
효린은 거침없이 바닥에 누웠다. 그러나 철하는 누울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상태로 누우면 자신의 자지가 커진 것을 숯가마에 있는 사람 모두가 눈치 챌 것이 뻔하지 않는가….
“왜 안 누워요?”
철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무슨 핑계를 댈까…. 이런데서 마음대로 못 눕는다고 할까, 더럽다고 할까, 배가 아프다고 나가버릴까….
말도 안되는 핑계거리를 떠올리며 한참을 고민하는 철하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던 효린이 갑자기 쿡쿡 웃었다.
“히히. 오빠 무릎 세우고 누워요. 그럼 되요.”
“뭐, 뭐?”
철하는 자신의 부끄러운 치부를 들킨 것처럼 깜짝 놀라며 효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효린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
“뭘 그리 놀래요? 남자애들이랑 찜질방 오면 남자애들 자주 그래요.”
“그, 그래….”
철하는 효린이 말대로 무릎을 세우며 조심스레 누웠다. 철하는 효린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천장만을 바라보았다. 요즘 대학학생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완전히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굉장히 흥분이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꽤 음란한 대화였다. 18세 여고생과 나란히 누워 남자의 자지가 커진 것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여고생은 찜질방에서 자주 이런 일을 겪는다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지만 이런 대화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쾌락이 숨어있었다.
철하는 점점 더 흥분이 되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 상상을 하니 머릿속으로 온갖 이상한 상상이 밀려왔다. 효린이 평소 남자애들과 어떻게 노는지 궁금했다. 그때 자신의 자취방에서 효린의 친구가 사귀는 남자는 없어도 노는 남자는 많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정말 몸을 막 굴리고 다니는 건가….
그렇게 몹쓸 상상까지 해가며 잔뜩 흥분한 철하에게 효린이 말을 걸어왔다.
“오빠 재미없게 뭐해요?”
“뭐, 뭐? 아니야.”
철하는 깜짝 놀라 부정했다. 효린은 픽 웃더니 철하의 옆으로 바싹 다가왔다. 그리고는 철하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오빠. 근데 왜 꼴렸어요?”
거대한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 그것도 엄청나게 세게…. 철하는 멍하니 자신의 옆에 바짝 붙어 있는 효린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작은 숨소리조차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의 가까운 거리…. 그 거리에서 효린은 여우같이 섹시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 속에는 어떠한 음탕함도 들어 있지 않았다. 당연한 걸 물어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철하는 잠시간 고민하다 그냥 말하기로 했다. 효린은 이런 대화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다, 철하 자신이 여고생과의 이런 대화를 은근히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으, 응…. 아까 전에 너가 팔짱 꼈을 때, 속옷 안 입은 것 같아서…. 혼자 상상하다가….”
철하의 말에 효린은 화 내기는 커녕 씨익 웃었다.
“히히. 역시 나 때문이구나…. 다른 것 때문에 그랬다면 내가 화냈을지도 몰라요. 팬티도 안 입었는데…. 보여줄까요?”
“뭐, 뭐?”
철하는 깜짝 놀라며 효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효린은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깔깔 웃었다.
“장난이에요. 장난! 히히.”
그러나 철하는 자지가 폭발할 것 같았다. 18세의, 그것도 모델 같이 늘씬하고 예쁜 여고생과 이런 대화를 나누니 죽을 지경이었다.
철하는 그녀와의 이런 대화가 점점 재미있어져 갔다. 이런 대화가 자신에게 극도의 흥분을 가져다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철하는 슬그머니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물었다.
“그, 근데…. 아까 남자애들이 자주 그런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아, 남자애들이랑 찜질방 오면, 애들이 저 보면 꼴린다면서 죽을려고 그래요.”
‘아….’
철하는 미칠 것 같았다. 별거 아닌 대화인 것 같으면서도 상상해보면 엄청 야한 대화였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가 축축해져 옴을 느꼈다. 이내 바지에 묻으면 티가 날까 생각도 했지만 땀 때문에 괜찮을 것 같았다.
“히히. 내가 좀 섹시하긴 하죠?”
“그, 그래.”
그렇게 한참을 있자 철하는 잠시 진정이 되는 듯 했다. 효린을 바라보니 열심히 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고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잠시 진정이 된 자신의 자지가 다시 미친 듯이 발기하는 것을 느꼈다. 땀이 많이 나서 효린의 젖꼭지의 형태가 살짝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으….’
그러나 그런 철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효린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누워있는 철하에게 나가자고 말했다.
철하는 이대로 일어나면 주위 사람들이 그의 터질듯이 부푼 반바지를 바라보며 웃을 것이 뻔했다. 그러나 순간 철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건이 생각났다. 그리고는 자신의 수건으로 바지 앞섶을 자연스레 가리며 일어났다. 자신이 생각해도 기가 막힌 임기응변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효린에겐 먹히지 않았다.
“히히. 오빠 아직도 그러네….”
철하는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
둘은 살얼음이 살짝 얼어있는 식혜를 마시며 나무에 기대어 앉았다. 철하는 숯가마에 들어갔다 온 뒤 마시는 식혜가 이렇게 맛있는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황홀하기까지 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철하를 바라보며 효린은 연신 깔깔대며 웃어댔다.
식혜를 다 마시자 효린은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졸려워 하는 눈치였다. 이윽고 철하에게 수면실로 가자고 했다. 철하가 수면실이 뭐냐고 묻자 그냥 가서 자는 거란다. 남녀공용이라는 소리에 철하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단체로 잔다고 해도 남녀가 같이 자다니…. 철하는 그저 신기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수면실에 들어가자 꽤 많은 사람이 자고 있었다. 아저씨들은 아예 자지를 세울대로 세우고 자고 있었다. 그러나 효린은 별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철하를 데리고는 구석의 자리에 가서 누웠다. 잠시 어색하게 침묵이 흘렀다. 효린을 바라보자 술기운이 몰려오는지 눈을 비비고 있었다.
철하는 왠지 아까의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었다. 그녀와 야한 대화를 하는게 너무 흥분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더욱 좋았다. 점점 자신이 변태처럼 느껴지는 철하였다.
“저기…. 효린아.”
“예?”
“남자애들이랑 찜질방 자주와?”
“예. 술 마시고 자주 와요.”
철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조금씩 대화의 진도가 나가기 시작했다.
“술 마시고 찜질방 오면 뭐해?”
“뭐…. 그냥 땀 빼고 PC방가고 수다 떨고 그러다 졸려 우면 여기 와서 자죠.”
“남자애들이랑 같이?”
“예.”
“그럼 걔네가 가만히 있어?”
그러나 이번 질문에는 효린의 반응이 달랐다. 뭔가 알겠다는 듯 철하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 보였다. 철하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자신의 불순한 의도가 들킨 것 같았다. 그러나 이어진 효린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히히. 오빠 나 걱정되어서 그러는군요? 괜찮아요. 걔네가 막 여자애들 만지고 그러는데 정도가 심해지면 우리도 화내요. 화내면 걔네도 안 그래요.”
철하는 그녀가 자신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하자 다행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녀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음…. 근데 우리가 술 취해서 잠들면 잘 몰라요. 솔직히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술 취해서 자고 있는데 가만히 놔두겠어요? 다 따먹지….”
이것이다…. 철하가 원한 야한 대화는 이것이었다. 철하는 점점 이렇게 변해가는 자신이 싫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너, 너는…?“
“히히. 몰라요. 왜 자꾸 그런거 물어봐요. 그만 자요.”
효린은 철하의 질문에 곤란함을 느꼈는지 웃으며 철하의 팔을 살짝 때렸다. 그리고는 두 눈을 감고는 잠을 청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효린의 새근대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술을 많이 마신데다가 하루 종일 돌아다녀 피곤했는지 금세 잠이 든 것 같았다. 그러나 철하는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효린과의 대화에 극도의 흥분을 느껴 미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후우…. 제길…. 내가 변태가 되어가나….’
철하는 이런 저런 고민으로 뒤척이며 잠시 후 스르르 잠이 쏟아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막 잠이 들려는 찰나 효린의 옆에 두 명의 남자가 눕는 것이 보였다. 대학학생 같아 보였다. 철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이 효린의 옆에 누운 의도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했다. 게다가 여기는 기둥 뒤쪽 구석진 자리라 다른 곳에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철하는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쫓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철하의 마음속에 아까 효린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솔직히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술 취해서 자고 있는데 가만히 놔두겠어요? 다 따먹지….]
철하의 마음속에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보고 싶다…. 알고 싶다…. 술 취해서 자고 있는 여자애들을 남자애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다. 철하의 자지는 터질 듯이 팽창하기 시작했다. 결국 철하는 자신의 마음속의 악마를 이기지 못했다.
철하는 실눈을 가늘게 뜨고 둘의 행동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어두운 자리라 자신의 가늘게 뜬 눈은 남학생들이 보지도 못 할 것이리라….
남학생들 중 한명이 효린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는 팔로 슬쩍 슬쩍 효린을 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술에 취해 정신없이 자고 있는 효린이 깨어 날 리가 있겠는가…. 남학생이 미는 강도가 점점 강해졌다. 그러나 효린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야. 완전히 갔다 갔어.”
남학생들은 좋아라 하며 본격적인 작업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이곳은 거의 사각지대였다.
남학생 한명의 손이 효린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남학생의 손에 의해 잡혀진 효린의 가슴은 꽤 크기가 큼을 짐작할 수 있었다.
“와. 시바. 얘 가슴 존나 죽인다….”
한 남학생의 말에 옆에 있던 다른 남학생도 효린의 다른 쪽 가슴을 움켜잡았다.
“와…. 쩐다….”
두 남학생에게 양쪽 가슴을 잡힌 효린의 모습은 철하에게 엄청난 자극으로 다가왔다. 두 남자애는 이윽고 효린의 옷을 들춰 올렸다. 눈부시게 드러나는 효린의 하얀 배와 가슴…. 두 남학생은 효린의 배를 쓰다듬으며 가슴을 마구 주물러댔다. 두 남학생의 손에서 효린의 새하얀 가슴은 이리저리 비틀려졌다. 한 남학생이 효린의 젖꼭지를 입으로 빨기 시작했다. 효린의 젖꼭지를 빠는 음란한 소리가 조용하게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아. 시팔. 못 참겠다.”
다른 남학생이 효린의 반바지를 벗겨 내렸다. 고무줄로 된 반바지는 너무나 무기력하게 남학생의 손에 의해 내려졌다. 효린은 역시 노팬티였다. 철하의 눈에 효린의 무성한 검은 털이 보였다. 안타깝게도 보지는 보이질 않았다.
“와…. 보지 시커멓게 벌어진 거 봐. 완전 걸레네….”
“야. 시바. 빨리 하자. 나 못 참겠다.”
“알았어. 임마.”
두 남학생은 작게 티격태격하더니 이윽고 한 남학생이 바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대학학생 답지 않은 엄청난 크기였다. 한 남학생은 기둥 근처에 서서 망을 보는 듯 했다.
그리고 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남학생은 효린의 바지 역시 발목까지 내리더니, 그녀의 길고 하얀 다리를 벌렸다. 그리곤 그 앞에 자리 잡고 앉았다. 자지를 효린의 보지에 삽입하려는 자세였다.
철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찜질방에서 이렇게 까지 적극적으로 하려 하다니…. 잠시 후 철하의 머릿속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도 극도의 흥분에 쌓여 있었고 분명히 보고 싶은 장면이긴 했다. 하지만 분명히 이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옆에 팔짱을 끼고 재잘대며 떠들던 효린의 웃는 모습이 떠올랐다. 자기보고 착하고 순진하다며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가…. 근데 자신의 지금 이 꼴은 무엇인가. 이게 순진한 건가? 이게 착한건가? 이건 그 어떤 악질 범죄자보다 못된 모습이었다.
남학생의 몸은 천천히 앞으로 기울어져 갔다. 조금 있으면 효린의 보지에 들어갈 것 같았다.
‘안돼! 김철하! 미친놈아! 정신차려!’
철하는 순간적으로 으음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돌려 효린쪽으로 팔과 다리를 올렸다. 우당탕쿵탕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두 남학생이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말없이 효린의 옷을 똑바로 해주었다.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효린을 바라보며 자신이 너무 미워졌다. 자신의 쾌락을 채우려고, 자신을 믿고 따라준 여고생을 이용하려 하다니….
“미안…. 효린아…. 정말 너무 미안하다….”
철하는 듣지도 않는 효린을 향해 사과하고는 그녀의 옆에 앉아 밤새도록 지켜주기로 했다.
*
“으응….”
효린은 두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술을 많이 마셔서 머리가 아파왔다. 옆에 철하가 앉아있었다. 자신의 무릎을 붙잡고 얼굴을 파묻은 채로 잠들어 있었다.
“뭐야…. 이 오빠 왜 이렇게 자고 있지?”
효린은 철하를 깨우려다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했다.
‘설마 나 지켜주려고 이렇게 앉아있던 건가?’
효린은 피식 웃음이 났다. 자신이 잘못 생각해도 상관없었다. 철하의 의도가 어떻든 자신의 옆에서 이렇게 자고 있으면 어떤 남자가 다가와서 자신을 건들 것인가….
‘히히…. 정말 착한 오빠라니까.’
효린은 철하가 너무너무 좋아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찜질방에서 나오자 아침 8시였다. 효린은 철하의 옆에 더욱 바짝 달라붙었다. 아예 떨어질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철하는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자 화장을 전혀 안한 얼굴이었다. 왜 화장을 안했냐고 묻자 오빠가 안한게 더 예쁘다고 해서 안 했단다….
철하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철하는 효린이 사는 아파트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효린은 철하의 목에 잽싸게 팔을 두르더니 기습적으로 뽀뽀를 했다. 그리고는 깜짝 놀란 철하를 뒤로 하고 쫄래쫄래 아파트로 뛰어갔다. 어느 정도 가자 갑자기 그녀가 뒤로 돌며 말했다.
“오빠 진짜진짜 좋아해요!”
말을 마친 효린은 다시뒤로 돌아 아파트로 쏙 들어갔다.
철하는 멍하니 서서 그런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자신의 입술을 만져보았다. 예전과는 다르게 담배냄새가 나지 않았다.
철하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취방으로 걸어가며 미친 듯이 킥킥대는 철하였다.
#13. 그 여름의 바닷가
철하의 여름방학은 아르바이트, 효린, 그리고 은진과 함께 흘러갔다. 아르바이트는 별다른 사고 없이 진행되었고, 효린은 틈 만나면 전화하고, 문자 주고받고, 편의점에 놀러오고 하며 철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효린의 말로는 방학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자신이랑 논단다….
옆방에 사는 은진은 철하와 자주 마주쳤다. 그럴 때면 철하는 얼굴이 화끈거리며 달아올랐다. 은진의 자극적인 섹스를 보고선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진은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철하와 인사를 나누곤 했다. 그러나 은진은 그 후에도 여러 차례 남자를 방에 끌어들여서 섹스를 하곤 했다. 물론 철하는 이런 사실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후부터 철하의 성욕은 크게 증가해 혼자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가 부쩍 증가했다. 마땅히 섹스를 같이 즐길 사람이 없으니 혼자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소현에게 연락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왠지 연락도 안하다가 갑자기 연락하면 섹스에 발정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아서 싫었다.
본격적인 여름인 7월이 시작되었다. 철하는 편의점 카운터 안쪽에 우유박스를 가져다 놓고는 쭈그리고 앉아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었다. 한여름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오히려 주말에는, 미니선풍기 밖에 없는 자취방에 있는게 더 싫을 정도였다.
손님도 없이 한가하게 시원함을 즐기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을 바라보니 -이슬이♡-라고 찍혀있었다.
“응. 안녕?”
[야! 잘 지내고 있지?]
“응. 나야 뭐 별일 없이 알바 하고 있지…. 넌 어떻게 지내냐?”
[옆집누나는 알바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며 바쁘게 산단다. 넌 혼자 사니 죽을 맛이겠구나?]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18세 여고생인 효린과 재밌게 논다며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자신을 이상한 놈으로 생각할 것 같았다.
“아냐 임마! 나름대로 재밌게 살고 있다. 근데 바닷가는 언제 가는거냐?”
최근 들어 철하는 무더운 7월이 시작되자, 이슬이가 예전에 꺼냈던 바다여행이 너무나도 가고 싶었다.
[그것 때문에 전화 했어. 12,13,14일로 다녀 올 꺼니까, 알아서 알바 빼놔!]
“뭐? 12,13,14?”
철하는 이슬이에게 날짜를 되물으며 자신의 의견도 말하려 했지만 이미 전화기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슬이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 것이었다.
“우씨…. 이게.”
할 수 없이 철하는 달력을 살펴보았다. 다행이 다음 주 금요일이었다. 점장에게 말해 금요일 하루만 바꿔달라고 하면 될 것 같았다.
“후후…. 바다라…. 너무 신난다.”
철하는 아주 어릴 적에 남해바다를 한번 다녀온 뒤 한번도 바다에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무척이나 설레었다.
“그럼 수영복을 사야 하나?”
바다에 갈 생각에 완전히 신난 철하였다.
*
‘드디어 내일 바닷가에 가는 날 이구나….’
목요일 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돌아오는 철하는 내일 바다에 갈 생각을 하니 무더운 여름밤조차 시원하게 느껴졌다. 점장은 여름이라 학생들이 놀러가는 것은 당연하니 하루쯤은 빼준다며 흔쾌히 허락했다.
경쾌한 발걸음을 집으로 옮기던 철하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좋았지만, 머릿속엔 온통 지희와 이슬이의 수영복 차림뿐이었다.
‘후후. 지희와 이슬이의 수영복차림이라…. 상상 만해도 기대가 되는걸…. 가만…. 어라. 난 수영복이 없잖아? 지금 가서 사야겠다.’
철하는 한창 지희와 이슬이의 몸매를 떠올리다가, 문득 자신이 수영복이 없음을 깨달았다. 할 수없이 버스를 타고 가서 조금 떨어진 24시간 운영하는 대형마트에 가기로 했다.
*
버스를 타고 번화가에 들어서니 자신의 동네 근처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목요일 밤인데도 불구하고 술에 취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신경쓰지 않고 대형마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다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남녀 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어린 학생들이었다. 여자애들은 모두 술에 취해 자기 한 몸 가누지 못하고 있고, 남자애들은 그런 여자애들을 부축하며 은근한 스킨쉽을 하고 있었다.
철하는 그들을 바라보자 효린이 떠올랐다. 효린이도 저러고 놀고 있을까….
“헉….”
효린의 생각을 하던 도중 철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눈이 커졌다. 아니나 다를까…. 자세히 살펴보자 흰색의 끈나시를 입고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애가 남자애들에게 부축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말할 것도 없이 효린이었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다가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효린에게도 화가 나기 시작하고 남자애들에게도 화가 나기 시작했다. 철하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내가 왜 화가 나는 거지? 설마 내가 효린이 좋아하는 건가?’
철하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지켜보고 있을 때, 효린이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잘 들리지 않는 철하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기로 했다.
효린은 다른 여자애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몸에 손을 대려는 남자애들을 강하게 뿌리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애들에게 마구 화를 냈다.
“아씨! 괜찮다니까…. 이 새끼들이…. 존나 짜증나게구네…. 내 몸은 오빠밖에 못 만져…. 이 새끼들아….”
많이 취했는지 혀도 꽤 꼬여 있었다.
철하는 거기서 말하는 오빠가 자신이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런 효린의 말을 듣고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효린이 자신을 굉장히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도 효린에게 넘어 갔다는 것도….
철하는 그런 효린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다른 길로 돌아서 가기로 했다. 분명히 자기를 만나면 골치 아픈 일들이 벌어질 테니까 말이다.
‘음…. 나 밖에 못 만진다구…?’
효린의 말을 떠올리며 은근히 흥분하는 철하였다.
*
“꺅! 김철하!”
철하는 아침 일찍 일어나 기차역에 도착하자 진원, 지희, 이슬이가 이미 도착한 상태였다. 진원이와 지희는 둘이 손을 꼭 붙잡고 선 채, 철하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슬이는 철하를 보자 소리를 질러댔다. 그리고는 반가운 얼굴로 긴 갈색의 머리를 휘날리며 달려와 꼭 끌어안았다.
“으…. 너 여전하구나….”
철하는 이슬이의 품에서 괴로운 듯 말했다. 그러자 이슬이가 철하를 떼어 놓으며 빤히 바라보았다.
“왜, 왜 그래?
철하는 이슬이가 여전히 고양이 같이 섹시한 눈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당황했다. 그러나 이슬이는 신경쓰지 않고 철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이상하다…. 이상해. 변한거는 분명히 없는데…. 너 무언가가 달라졌어….”
“응? 무슨 소리야?”
철하는 이슬이의 알쏭달쏭한 소리가 궁금했다.
“음…. 잘 모르겠는데…. 무언가 여유로워졌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뭔가 달라 너….”
이슬이도 잘 모르겠다는 듯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슬이의 말을 들은 철하는 자신도 무언가 깨달을 수 있었다. 평소에 이슬이가 이렇게 안겨오면 이슬이의 가슴의 감촉에 정신없어해야 했는데, 지금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말을 했다. 방학동안 확실히 자신이 무언가가 달라진 것 같았다.
아무 말도 없이 무언가 생각에 빠져있는 철하를 바라보자 이슬이가 헤드락을 걸었다.
“야! 너 역시 무슨 일이 있었어! 말해 임마!”
“으악!”
철하는 자신의 볼에 느껴지는 이슬이의 말캉한 가슴의 감촉에 자신이 변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기차 안에 마주보고 앉아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약 한달만에 만난 그들이었기에 계속해서 수다를 떨 수 있었다.
철하가 보기에 진원이와 지희는 더욱더 사이가 가까워진 것 같았다. 아예 앉은 자리에서도 바싹 달라붙어서 손을 꼭 잡고 놓질 않고 있었다.
철하는 둘을 보며 부러운 듯 말했다.
“야. 너네는 어떻게 점점 더 애정이 싹트는 것 같아?”
철하는 말을 하면서도 이제 지희에 대해 어느 정도 덤덤해진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진원이는 사랑스럽다는 듯 지희를 한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뭐 방학 내내 영어학원 같이 다녔으니까….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닭살이냐?”
“왜?”
철하가 묻자 진원이는 지희의 어깨를 살짝 감싸며 말했다.
“학원선생님이 우리 좀 떨어져 앉으라고 난리치시거든….”
그러면서 둘은 다시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슬이가 이런 꼴을 참고 볼 리가 없었다.
“으…. 야 너네 내려!”
그러자 진원이는 재밌다는 듯 웃어놓고는 이슬이에게 물었다.
“넌 호프집 알바한다며…. 할만 하냐?”
진원이의 말에 이슬이는 갑자기 굉장히 화가 난 표정으로 변했다. 그러더니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으! 야 짜증나 죽을 것 같아…. 완전 손님이 다 변태 아저씨들이야! 내가 맨날 짧은 치마 입고 일하니까 완전 누굴 술집여자로 아는지 노골적으로 쳐다보고, 저번에는 어떤 아저씨가 내 허벅지 만져서 대판 싸웠다니까!”
이슬이는 굉장히 화가 난 듯 했다. 그런 이슬이에게 철하가 이해가 안간 다는 듯 말했다.
“야. 그럼 그만두면 되잖아….”
“히히…. 시급이 짭짤하거든….”
이슬이는 돈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밝게 변했다. 이슬이는 돈이 생기면 옷을 사는데 거의 쓴다고 했다. 그래서 이슬이는 같은 옷을 구경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친구들은 철하의 편의점 이야기도 해달라고 하였다.
“음…. 난 뭐….”
철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다가 생각해보니 효린과 은진에 대한 이야기 밖에 없었다. 18세의 여고생과 재미있게 논다고 할 수도 없고, 옆집 여자가 섹스를 엄청나게 밝힌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냥 편의점 알바 하면서 잡지 읽고, 손님 받고 그러지 뭐….”
“뭐야 시시하게…. 재밌는 일 없었어?”
이슬이가 재미없다는 듯 말했다.
“응…. 뭐 평범해 그냥 편의점, 집, 편의점, 집….”
철하의 말에 이슬이가 고양이 같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흐응…. 집에서 하루종일 야동만 봤구만….”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펄쩍 뛰었다.
“뭐, 뭐? 아냐 임마!”
이슬이는 철하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 킥킥 대며 더 놀려댔다.
“오버하는거 보니까 진짜네….”
“제길….”
이슬이의 계속된 놀림에, 철하는 아예 상대를 않겠다는 듯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한 기차는 오후 가장 더울 때가 돼서야 동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숙박은 진원이네 삼촌이 운영하는 콘도에서 무료로 하기로 했단다. 이슬이는 진원이네 삼촌이 동해에서 콘도 운영한다는 소리 듣고 오기로 결정했다며 굉장히 들 떠 있었다. 게다가 바닷가 바로 근처에 있는 고급 콘도라 이슬이는 더욱 신나하였다.
방에 들어서자 더블침대가 두 개나 있는 큰 방이었다. 이슬이가 제일 신난 것 같았다. 신나게 짐을 풀며 말했다.
“야야. 빨리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가자. 너네 다 가지고 왔지?”
이슬이의 말에 철하, 진원, 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슬이는 수영복을 꺼내더니, 수영복을 손에 들고 머뭇거리고 있는 지희를 붙잡고 화장실로 쏙하고 들어갔다.
진원이도 이슬이와 지희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철하도 진원을 따라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철하는 진원의 멋드러진 몸매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완전한 근육질이 아니고 균형있게 적당히 붙은 근육이 멋진 몸매를 이루고 있었다.
철하는 자신의 마른 몸매를 바라보며 왠지 한숨이 나왔다.
‘에효…. 그동안 난 뭐 했냐….’
그러나 철하는 금방 신경을 껐다. 지희와 이슬이의 수영복 입은 모습이 잔뜩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기다리자 잠시 후, 화장실 문이 열리며 지희와 이슬이가 나왔다. 이슬이는 허리에 손을 척 올리며 자신만만한 포즈를 취했지만, 지희는 조금 부끄러운 듯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둘의 모습을 바라본 진원과 철하는 둘 다 탄성을 터트렸다. 우선 지희는 파란색의 비키니를 입고 왔는데 아래쪽에는 레이스가 달려 사타구니 부분을 살짝 가려주는 디자인이었다. 가늘고 길면서도 새하얀 팔다리와 가느다란 몸매 때문에 시원한 파란색의 비키니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철하는 지희의 하얀 배꼽을 처음 봤다. 바닷가가 아니라 방안에서 여자의 배꼽을 본다는 건 이상하게 흥분이 되는 일이었다. 지희의 가슴은 조금 빈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슬이의 옆에 있어서 빈약해 보였지 지희의 가녀리고 하얀 몸매에는 잘 어울리는 예쁜 가슴이었다.
문제는 이슬이였다. 진원이 조차도 이슬이를 보며 놀랍다는 듯, 입을 벌리고 쳐다보았다. 이슬이의 몸매는 TV에서 나오는 연예인들의 몸매를 보는 것 같았다. 이슬이는 빨간색의 비키니를 입었는데 지희와 달리 굉장히 과감한 사이즈였다. 윗쪽은 목에다 거는 형식의 비키니였는데 등 쪽으로는 얇은 줄 하나만 연결 되 있어서 등은 거의 다 벗은거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아래쪽은 지희처럼 레이스가 달려 가려주는 것이 아닌 중요한 부분들만 살짝 가려주는 사이즈였다. 따라서 골반쪽도 훤히 드러난 상태였다. 이슬이의 가슴은 지희와 달리 글래머 스타일이었다. 그렇다고 보기 싫게 큰 사이즈 아니라 정말 딱 섹시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봉긋한 크기였다.
“….”
“….”
철하와 진원이는 둘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있었다. 그런 둘을 바라보며 이슬이는 깔깔 웃었고, 지희도 옆에서 조용히 따라 웃었다.
*
바닷가에는 해수욕장 개장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놀러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지희는 진원이에게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걸어 다녔고, 이슬이 역시 철하의 팔에 바짝 달라붙어 걸어갔다. 철하는 자신의 팔에 느껴지는 가슴의 감촉이 완전 맨살이 닿는 느낌이 나 죽을 지경이었다. 자신의 자지가 커지지 않기 위해 이슬이쪽도 최대한 바라보지 않았다.
그러나 바다에 들어가 놀다보니 지희와 이슬이의 수영복 차림에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처음보는 수영복차림이었기에 처음에만 놀랐지 바닷가에서는 정말 당연한 차림이었기 때문이다.
넷은 바닷가에서 요란스럽게 놀았다. 지희와 이슬이의 빼어난 미모와 몸매에 많은 남자들이 다가왔지만 진원이와 철하를 보고는 돌아갔다. 아니, 진원이를 보고 돌아갔다고 함이 옳았다.
진원이는 허리쯤 오는 물속에 서서 지희를 잡고는 무등을 태워주었다. 지희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소리를 질러대며 좋아했다.
이슬이가 그 꼴을 보고 있을 리가 없었다.
“으…. 저것들이 정말….”
철하는 슬슬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이슬이가 분명 자기도 해달라고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 철하의 생각은 곧 현실로 드러났다.
“철하야 나도 좀 타자…. 그리고 저것들 쓰러뜨리러 가자….”
“뭐?”
철하가 놀라 외쳤지만 이슬이는 막무가내로 철하를 숙이게 한 후, 목에 올라탔다. 이슬이는 지희보다 살이 약간 있는 편이었지만 키에 비해 날씬한 몸매여서 꽤 가벼웠다. 그러나 철하는 그런 것을 신경쓸 틈이 없었다. 이슬이가 목에 올라타긴 했지만 어딜 잡아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얌마! 뭐해! 빨리 다리 잡어!”
이슬이가 다급하게 외치자 철하는 얼떨결에 이슬이의 다리를 잡았다. 물이 묻어 미끈하게 미끄러지는 길고 하얀 다리…. 그리고 자신의 볼과 목에 느껴지는 이슬이의 허벅지 깊숙한 안쪽과 사타구니의 감촉은 정말 돌아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야! 돌격이다!”
이슬이는 손가락으로 지희를 가리켰고, 그것을 바라본 지희도 이슬이를 가리키며 돌격하라고 소리쳤다. 힘 좋은 진원이는 첨벙거리며 가볍게 다가왔지만 철하는 몇 발자국도 움직이질 못했다.
‘으…. 나 죽네….’
진원이가 바싹 다가오며 위에서 둘이 부딪치려는 찰라, 철하는 물속에서 발을 잘못 움직이고 말았다. 그리고는 이슬이와 함께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지고 말았다.
“푸하! 야! 김철하 이 자식아! 뭐 이리 힘이 없어!”
이슬이가 물속에서 나오며 소리 지르자 철하도 지지 않고 소리쳤다.
“진이슬 너가 무거워서 그래! 지희만큼 가벼워봐라!”
“뭐? 이자식이!”
이슬이는 철하에게 뛰어들며 헤드락을 걸었다. 철하는 이슬이에게 헤드락을 걸리면서도 자신의 눈 바로 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녀의 가슴을 바라보며 행복함을 느꼈다.
*
첫째날 밤…. 해가 질 때까지 바닷가에서 요란스럽게 논 넷은 완전 피곤에 지쳐서 콘도로 들어왔다. 각자 샤워를 하고 잘 준비를 끝내자 진원이와 지희는 자연스럽게 한 침대로 들어갔다. 그리고 진원이는 지희를 쏙 안고는 곧 잠들었다.
이슬이가 그 꼴을 보며 투덜거렸다.
“최진원 이 자식…. 괜히 더블침대 두 개 있는 방으로 잡은 게 아니었구나….”
이슬이는 아무렇지 않게 중얼거렸지만 오히려 곤란함을 느낀 건 철하였다. 이슬이와 한 침대에서 나란히 같이 자야 하다니….
이슬이는 벌써 침대로 쏙 들어갔다. 철하는 어색하게 서 있다가 이슬이에게 말했다.
“내가 밑에서 잘까…?”
“뭐? 그냥 같이 자면 되지. 너 나랑 같이 자면 이상한 짓 하니?”
“아, 아냐!”
이슬이를 절대 못 당하는 철하였다. 철하는 어색하게 이슬이의 옆에 누웠다. 완전 바짝 언 부동자세였다. 그 모습을 본 이슬이가 깔깔 웃었다.
“야! 편하게 자! 한 방에서 자는 거랑 뭐가 틀리냐. 거리만 가까운 건데.”
이슬이의 말에 생각해보니 그것도 그랬다. 하지만 침대라는 조건이 철하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
“그, 그래….”
철하는 할 수 없이 조금 더 이슬이쪽으로 다가가 편하게 누웠다. 그러자 이슬이의 반대쪽 팔이 자연스레 철하의 몸위에 올라왔다.
“뭐, 뭐야?”
철하가 놀라며 쳐다보자 이슬이가 씨익 웃었다.
“왜? 난 옆에 누가 있으면 꼭 이렇게 자야 돼.”
이슬이의 고양이 같이 섹시한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철하는 한숨을 푸욱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얼른 잠드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그때 철하의 귓가에 이슬이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슬이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철하야…. 이럴 때는 야한 짓 좀 해도 돼….”
“으악!”
철하는 귓가가 간지럽기도 하고, 이슬이의 말에 놀라기도 하여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진원이와 지희가 놀라서 깨어나며 무슨 일이냐며 쳐다보았다.
이슬이가 깔깔 웃으며 아무일도 아니라며 손을 흔들고는 철하에게 장난 안치겠다며 피곤할테니 얼른 자라고 했다.
철하는 이슬이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이슬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눈을 감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으! 나중에 꼭 복수해 줄테다….’
예쁘게 잠든 이슬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복수를 다짐하는 철하였다.
*
다음날은 소란스럽게 안 놀고 가볍게 놀았다. 바닷가에도 갔다 왔지만, 밖에 나가기보다는 주로 방안에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TV를 보며 수다를 떨었다. 오늘 밤에 오랜만에 술을 왕창 마시자는 이슬이의 의견 때문이었다.
결국 그날 밤, 넷은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진원이와 지희가 사귄다고 말한 후 제대로 된 술자리를 가진 적이 없는 넷 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가지는 술자리는 역시 재미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처음 대학에 입학하여 가졌던 설렘이 많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이 익숙해진 탓이었다.
이슬이는 소주와 맥주로 폭탄주를 만든다며 음료수 페트병에다가 마구 들이부으며 섞기 시작했다. 양조절도 안하고 그저 취하기 위해 만드는 술이었다.
“으….”
철하는 종이컵에 잔뜩 따라지는 술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주가 더 많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큰 종이컵에 먹으려니 완전 죽을 맛이었다.
덕분에 다들 금방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들 오랜만에 갖는 술자리라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그동안 못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나누니 시간가는 줄 모르는 넷이었다.
한참 취기가 오르자 게임을 좋아하는 이슬이가 제안을 해왔다.
“얘들아!”
모두들 이슬이를 바라보자 이슬이의 눈이 의미심장하게 번뜩였다.
“우리 왕게임 하자!”
시골에서 살다온 철하도 왕게임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왕게임은 이성이 섞인 술자리에서 해야 그 재미가 극대화되는지라 제대로 된 왕게임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모두들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취기가 올라 재미있을 것 같다며 환호했다.
이슬이가 소주 뚜껑으로 제비를 만들었다. 안쪽에 왕이 써있는 사람이 왕이고 1, 2, 3 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게임이었다.
첫 번째 제비를 고르자 철하가 왕이었다. 철하는 1번이 2번에게 30초간 안마해주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철하의 말을 들은 이슬이가 자리에 벌떡 눕더니 비명을 지르며 팔다리를 마구 휘저었다. 잠시간을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철하에게 화를 버럭 냈다.
“얌마! 그게 뭐야 이 자식아!”
철하는 깜짝 놀라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슬며시 두려운 마음까지 이는 철하였다. 이슬이는 재밌게 좀 하라며 2번이 누구냐고 물었다. 지희였다. 이슬이는 지희를 30초간 안마해주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다음 왕은 진원이였다. 진원이는 술 먹여주기…. 그 다음 왕은 다시 철하, 지희, 진원, 철하, 지희, 지희…. 모두들 술 먹여주기, 안주 먹여주기…. 그나마 가장 심한 것이 한명 집단 구타였다.
이슬이는 셋의 모습을 보더니 완전히 맥이 빠진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셋에게 화를 버럭 냈다.
“야 이것들아! 재밌게 좀 하라고! 재밌게 좀! 으씨! 왜 난 왕이 안 걸리는거야….”
이슬이는 얼른 병뚜껑을 섞으라고 했다. 병뚜껑이 섞이자 잽싸게 하나를 집어 들어 확인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아싸! 왕이다!”
이슬이는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리고는 셋을 스윽 둘러보더니 씨익 웃으며 명령을 내렸다.
“3번이 2번에게 입에서 입으로 소주를 먹여줘.”
동시에 놀란 건 지희와 철하였다. 지희가 3번이고 철하가 2번이였기 때문이다. 철하는 번호를 확인하고 나자 이슬이에게 따졌다.
“야 이걸 어떻게 해!”
그러나 이슬이는 눈을 감고 안 들린다는 듯 말했다.
“3번이 2번에게 입에서 입으로 소주를 먹여줘.”
“으….”
철하는 곤란한 듯 진원이와 지희를 바라보았다. 진원이의 여자친구인데…. 그러나 의외로 진원이의 표정은 담담했다. 아니 오히려 재미있어 하는 듯 했다.
지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원에게 말했다.
“어떻게 해?”
“뭐 어때? 게임인데 그냥 해….”
진원이의 말을 들은 철하는 깜짝 놀랐다. 진원이가 저렇게 쉽게 승낙할 줄은 몰랐다. 지희는 진원의 말을 듣고도 한참을 망설이는 듯하더니, 곧 결심한 듯 소주 한 모금을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는 철하를 조용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으…. 뭐, 뭐야 이거….’
철하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아니 거부해서는 안되는 왕의 명령이었다. 지희는 입에 머금은 소주가 쓴지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있었다. 지희의 분홍빛 입술에는 소주가 촉촉하게 묻어 있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입술을 기다리며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그녀가….
철하는 할 수없이 조용히 지희에게 다가갔다. 철하가 다가오자 지희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철하는 천사같은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살며시 진원이를 바라보자 역시나 재미있어 하는 표정이었다.
철하도 결심을 굳힌 듯 자신의 입술을 지희에게 갔다댔다. 자신의 입술에 약간 차가운 감촉의 부드러운 입술이 닿는 듯싶더니, 살며시 벌어지며 자신의 입으로 소주를 보내왔다. 철하도 입을 벌리고는 지희의 분홍빛 입술 사이로 보내져오는 소주를 받아들였다. 지희의 입안에 머금어져있던 소주는 지희의 타액과 섞여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
“음….”
지희가 숨이 차오는지 약간의 신음소리를 냈다. 이윽고 철하는 지희의 입에서 나온 소주를 다 받아 마실 수 있었다. 입을 살며시 떼자 둘의 입주위로 타액이 섞인 소주가 흘러내렸다.
“헉, 헉.”
철하는 지희를 바라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지희도 약간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나 진원이와 이슬이는 최고라는 듯 환호를 질렀다.
다음 제비를 굴리자 이번 왕은 철하였다. 철하는 슬며시 이슬이를 바라보며 자신도 야한명령을 내릴까 하다가 결국 1번과 3번이 30초간 안고 있기를 냈다. 진원과 지희였다. 이슬이는 또 다시 실망한 듯 철하를 나무랐다.
“야! 여기서는 점점 더 화끈한걸 해야된단 말야!”
다음으로 뽑힌 왕은 이슬이었다. 이슬이는 다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2번이 3번의 손가락을 1분간 빨기를 냈다. 그러나 놀란건 이슬이었다. 2번과 3번이 철하와 진원이었기 때문이다. 철하와 진원은 우스우면서도 얼굴을 찡그리며 이슬이의 명령을 수행했다.
이렇게 게임이 계속해서 진행하자 이슬이 차례에서는 야한 것을 시키고, 다른 애들은 평범한 것을 시켰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슬이가 야한 것을 시키자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이상스레 흥분하기 시작한 철하는 자신이 왕이 걸렸을 때 큰 결심을 했다.
그리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2번과 3번은 1분간 진한 키스를 해라.”
철하가 의외의 것을 명령하자 셋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취할대로 취하고 흥분할대로 흥분한 셋은 오히려 환호성을 질렀다. 2번과 3번은 지희와 이슬이었다. 이슬이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지희에게 바짝 다가갔다. 지희는 순간 당황했으나 곧 웃으며 눈을 감았다. 이슬이는 지희의 긴 머리를 감싸 쥐더니 자신의 입을 갔다 댔다.
이슬이는 과감하게 지희의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지희도 눈을 감고 이슬이의 목에 매달렸다. 지희같이 예쁜 여자가 눈을 감고, 다른 여자에게 입술을 빨리고 있는 장면은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이윽고 이슬이의 붉은 혀가 나오며 지희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지희는 순간 움찔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자연스럽게 자신의 혀로 이슬이의 혀를 애무했다. 둘의 혀는 아예 입 밖으로 나와 타액을 흘리며 뒤섞였다.
“하아, 하아….”
이슬이와 지희의 숨이 조금씩 거칠어져갔다. 철하는 침을 꼴깍 삼키며 바라보았다. 자신의 자지가 얇은 반바지로 조금씩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진원이의 눈치를 보자, 역시 꽤 흥분한 듯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반바지가 불룩하게 솟아오른걸 보아 진원이도 이슬이와 지희의 키스 장면을 보고 흥분한 듯 했다.
이윽고 1분이 되자 이슬이와 지희는 떨어졌다. 어깨를 천천히 들썩이는 둘의 입 주위는 서로의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슬이는 지희를 잠시간 바라보다 꼭 껴안으며 사랑스럽다는 듯 말했다.
“아호…. 지희 너무 예쁘네…. 키스도 잘하고….”
지희는 곤란한 듯 웃으며 얼굴을 붉혔다.
넷은 한껏 흥분된 분위기에서 다음 왕을 뽑았다. 이제 모두들 술에 취할 대로 취했고, 흥분할 대로 흥분한 상태였다. 다음 왕은 지희였다. 지희는 셋을 둘러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1번이 자리에 눕고 3번이 그 위에 1분간 올라가서 앉아있어.”
셋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1번은 진원이었고, 3번은 이슬이었다. 진원이의 자지는 왕게임을 하며 커질대로 커진 상태였다. 진원이는 잠깐 망설이는듯하더니 천장을 바라보며 자리에 누웠다. 진원이의 얇은 반바지가 커다랗게 솟아올랐다. 이슬이는 살짝 놀란 듯 했다. 그러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진원이의 배위에 다리를 모으고 앉았다.
그러나 셋의 별거 아니라는 생각은 거기서 무너지고 말았다. 지희는 그게 아니라며 말했다.
“배에 앉는게 아니야. 밑으로 내려와야지…. 그리고 다리를 벌리고 앉아….”
셋은 깜짝 놀랐다. 설마 지희가 이런 명령을 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진원이는 얇은 반바지 차림이었고, 이슬이 또한 가랑이에 꽉 끼는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슬이는 잠시 곤란한 얼굴을 하더니, 살며시 자신의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며 진원의 커질대로 커져 있는 자지위에 앉았다.
“아…!”
“으….”
이슬이와 진원의 입에서 동시에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슬이는 살에 꽉 끼는 반바지를 입었으니 진원이의 자지가 자신의 보지에 자극을 주는 것이 당연했다. 게다가 철하가 보기에 이슬이는 편한 옷을 입을 때 팬티를 입지 않는 버릇이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이슬이의 보지에 전해져 오는 진원이의 자지의 자극은 꽤나 강렬할 것이다.
이슬이는 손으로 진원의 배를 잡고는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보지에 전해져오는 자극을 견디고 있었다. 진원이의 자지는 커질대로 커져서 꺼떡대며 움직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철하 역시 이 장면을 보며 자지가 급속도로 팽창해갔다. 진원의 자지에 올라타 자극을 참고 있는 이슬이의 얼굴이 굉장히 섹시해 보였기 때문이다.
1분이 지난 후 이슬이는 한숨을 내쉬며 진원의 몸에서 내려왔다. 둘의 얼굴은 시뻘게져 있었다. 지희는 재미있었다는 듯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지희까지 저러고 나서자 이제 분위기는 앞뒤 가릴게 없게 되었다. 게다가 이렇게 야한 명령까지 내렸으니 그 이상의 명령이 나오지 않으란 법이 없었다.
다음 제비를 뽑았다. 철하는 자신의 병뚜껑을 바라보자 3번이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왕이 누군가를 둘러보자 진원이었다. 진원이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3번이….”
철하였다.
“2번의….”
누굴까….
“젖꼭지를 입으로 3분간 정성껏 애무해….”
쿵…. 방에 일순간의 정적이 찾아왔다. 이건 누가 누구에게 걸려도 엄청난 명령이었다. 게다가 진원이는 자신의 여자친구까지 있는데 이런 엄청난 명령을 내린 것이다.
“3번 누구냐?”
진원의 말에 철하가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철하는 손을 들었을 때 지희의 표정이 급격하게 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지희가 2번이다…. 역시 2번은 지희였다.
철하는 안되겠다 싶었다. 게임이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진원아! 이거 명령은 너무 하지 않냐…. 그리고 지희 걸렸어!”
그러나 진원은 철하의 말을 무시했다. 오히려 그의 표정엔 무언가 묘한 흥분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명령을 내렸다.
“3번이 2번의 젖꼭지를 입으로 3분간 정성껏 애무해….”
철하는 안되겠다 싶어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슬이는 오히려 재밌어 죽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으아! 정말 이것들이 어떻게 된거야?’
지희를 바라보자 지희는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철하는 그런 지희가 답답했다.
‘으…. 왜 도대체 아무 말도 안하는 거야!’
“빨리해!”
“그래 빨리빨리 해라!”
진원이와 이슬이가 재촉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지희에게 슬며시 다가갔다.
‘젠장! 그래! 될대로 되라! 나야 좋지! 마음껏 즐겨주마!’
철하는 독한 마음을 먹고 지희의 앞에 바짝 다가섰다. 지희는 잠시간 망설이더니 자신의 분홍색 티를 들어올렸다. 천천히 티를 들어 올리는 지희의 희고 긴 팔이 가느다랗게 떨렸다. 철하의 눈앞에 지희의 눈부시도록 하얀 몸이 드러났다. 자신의 자취방에서 어렴풋하게 바라본 지희의 몸…. 그 지희의 아름다운 몸이 자신의 눈앞에서 눈부시게 펼쳐져 있었다. 지희는 다시 자신의 가슴을 감싸고 있는 흰색 브래지어를 살며시 올렸다. 그러자 그 속에서 지희의 아담한 가슴이 나왔다. 그리 큰 크기가 아니지만 지희의 가녀린 몸에 어울리는 하얗고 아담한 가슴…. 그리고 그 중앙에 적갈색의 젖꼭지가 조그맣게 올라와 있었다.
철하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자지가 터져나갈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지희를 덮치고 싶었다. 자신의 손으로 옷과 브래지어를 들어 올리고 살며시 떨고 있는 천사같은 여자애를 말이다….
철하의 입이 서서히 지희의 젖꼭지를 향해 다가갔다. 살짝 입술이 닿는 순간 지희의 몸이 부르르 떨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살며시 입을 벌려 지희의 젖꼭지를 머금어 갔다.
“아….”
지희는 눈을 감으며 낮은 신음 소리를 냈다. 철하는 지희의 젖꼭지를 머금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런 그에게 진원이의 말이 들려왔다.
“정성껏 애무하라고 했다….”
철하는 지희의 젖꼭지를 머금은 채로 진원을 곁눈질로 쳐다보자 잔뜩 흥분한 채 무언가를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그의 반바지는 터질듯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젠장…. 변태 같은 자식….’
철하는 진원의 숨겨진 모습을 보며 욕을 퍼부었다. 철하의 혀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철하의 혀가 조금 움직이자 지희가 높은 신음 소리를 냈다. 놀람과 신음이 뒤섞인 소리였다.
철하는 지희의 젖꼭지를 혀로 열심히 애무했다. 아래에서 위로 슬쩍슬쩍 핥아 올리고, 꾹꾹 누르며 마구 핥기도 했다. 젖꼭지 주위를 슬쩍슬쩍 핥다가도, 혀로 부드럽게 돌리기도 했다. 그렇게 애무하기 시작하자 지희의 젖꼭지가 조금씩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철하도 이런 것을 느끼며 흥분할 대로 흥분하기 시작하여 지희의 젖꼭지를 살짝 살짝 깨물기도 하였다. 철하는 지희의 조그만 젖꼭지가 너무나도 쫄깃하게 느껴졌다.
“아흑!”
철하에게 젖꼭지를 깨물리자 지희의 입에서 얕은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희는 팔을 등 뒤로 돌려 땅을 짚은 채 눈을 감고 정신없이 철하의 혀를 느끼고 있었다. 지희의 몸이 살짝살짝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철하가 슬며시 눈을 들어 지희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지희는 예쁜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는, 눈을 꼭 감고 분홍빛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었다. 터져 나오려는 신음 소리를 참고 있는 것 같았다.
3분이 되자 철하는 지희의 젖꼭지에서 입을 뗐다.
“헉, 헉….”
철하는 거친 숨을 내쉬며 지희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지희의 젖꼭지 주변은 철하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지희도 가녀린 어깨를 조금씩 들썩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다들 아무 말도 없었다. 진원이는 잔뜩 흥분한 얼굴 이었고, 이슬이도 얼굴이 벌게진 것이 꽤나 흥분해 있는 것 같았다.
철하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철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철하는 밤바다를 바라보며 홀로 앉아있었다. 그런 게임을 하는 것도 화가 났고, 그런 짓에 흥분하여 지희의 가슴을 정신없이 빨아댄 자신에 대해서도 화가 났다.
그렇게 한참 자책하고 있는데 옆에 누군가가 와서 털썩 앉았다. 진원이었다.
“얌마.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 그냥 게임한건데….”
철하는 기가 막혔다. 그냥 게임이 아니라 자기 여자친구 아닌가….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단 말인가…. 아니 오히려 잔뜩 흥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대답이 없는 철하에게 진원이 다시 한번 말을 했다.
“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그리고 왕게임 원래 더 심한 것도 하는데 뭐 어때…. 그리고 나도 괜찮아….”
철하는 진원이 점점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 심한 걸 하면 그런건 괜찮단 말인가? 수위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여자친구 문제이다. 게다가 자기는 괜찮단다…. 철하는 진원에게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일어나서 한바탕 두들겨 주고 싶었다. 하지만 진원과 싸우고 싶지 않았고 서먹하게 지내기도 싫었다. 아니 오히려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는게 옳다고 보리라….
철하는 할 수 없이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날 철하는 진원에게 큰 실망을 하였다.
방으로 돌아오자 이슬이가 어디 갔었냐며 소리를 질러댔다. 너 때문에 술판이 깨졌다나…. 철하는 지희를 바라보았다. 어색하게 눈이 마주치는 두 사람…. 지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철하도 왔으니까 조금 더 마시다 자자….”
결국 그날 철하는 술을 마시며 지희와 어색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
다음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는 모두 피곤에 지쳐 정신없이 잠을 잤다. 중간에 잠을 깬 철하는 자신의 오른쪽 앞에서 자고 있는 지희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가슴을 애무당하며 억지로 신음소리를 참던 지희의 얼굴….
철하는 그때를 생각하면 바로 자지가 커졌다. 가뜩이나 요즘 옆집 방에 사는 은진 때문에 죽을 지경인데, 오히려 바다여행을 와서 성욕을 한 트럭 짊어지고 가는 철하였다.
‘젠장! 얼른 잊어버리자!’
고개를 세게 가로저으며 다시 잠을 청하는 철하였다.
#14. 효린의 ㈇㏏戀?시작!
친구들과 바다여행을 다녀온 뒤 월요일…. 철하는 평소 그렇게 재밌고 즐겁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이렇게 힘들고 지루한 줄 몰랐다. 그 시원하던 에어컨 바람도 답답하고, 온 몸이 나른한 게 정말 일을 하기 싫은 날이었다.
철하는 카운터에 있는 작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2박 3일로 다녀오긴 했지만 피부를 많이 태울 정도로 밖에서 놀진 않았기에 약간 탔을 뿐이었다.
철하는 그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걱정이 되어 한숨을 쉬었다. 주말 내내 효린의 연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분명히 편의점에 올 텐데…. 화 많이 났을라나….’
철하는 예전 같았으면 효린이 화를 내든 말든 자신이 신경을 쓰지 않았겠지만, 이제 자신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도 효린을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효린이 신경 쓰이고 걱정이 된다.
오후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아이스크림과 시원한 음료수를 사는 손님들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더워진 날씨 탓에 갑자기 늘어난 손님 때문에 제대로 잡지책도 못 읽던 철하는 또다시 지긋지긋하게 울리는 종소리에 문을 쳐다보았다.
“어서오…. 아, 안녕?”
“오빠! 주말동안 뭐 했어요? 집에도 없고? 연락도 안되고?”
자연스럽게 풀어 내린 검은 머리. 노출이 심한 노란색 끈나시와 하얀색 미니스커트…. 효린 이었다. 아직 오후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복을 입고 있었다.
철하는 두 손으로 카운터를 덮고 있는 담배광고판을 짚으며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로 자신을 문책하는 효린을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효린이 철하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한 듯 얼굴을 더욱더 바짝 들이댔다.
“어, 어! 얼굴이 왜 그래요? 왜 탔어요? 서, 설마…?”
효린은 철하의 얼굴과 팔 등, 옷 밖으로 드러난 피부를 가리켰다. 효린의 표정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자신이 먼저 입을 열기로 했다.
“미, 미안…. 친구들이랑 바닷가 갔다 왔어….”
철하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왜 사과를 하는 줄 몰랐다. 그냥 사과해야할 것 만 같았다. 효린은 그런 철하의 말을 듣고는 한참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많이 삐진 듯 볼을 힘껏 부풀리며 말했다.
“씨…. 뭐 그래요…. 내가 뭐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진짜 오빠 너무해요. 연락도 안하고 가는게 어딨어요. 난 주말에 오빠 집에까지 가봤단 말예요!”
철하가 보기에 효린은 단단히 삐진 것 같았다. 철하는 여자를 달래주는 방법을 잘 모르는지라 그저 뒷머리만 긁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효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칫! 나는 정말 애들이 여름방학 때 놀러 가자는거 오빠랑 놀꺼라고 안 간다고 그러고….”
철하는 멍하니 효린을 바라보았다. 자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여행을 안 가다니…. 철하는 효린이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정말 진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서도 자신을 찾는 효린이 아니었던가…. 철하는 새삼스레 효린이 자신에게 품은 감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효린은 자신을 바라보며 왠지 이상한 미소를 짓고 있는 철하가 얄미웠다.
“왜 웃어요!”
효린이 화를 냈지만 철하는 여전히 입가에 띄운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아냐…. 그냥 뭐…. 아니 음…. 그럼 방학 때 나랑 많이 놀자….”
철하는 말을 해놓고도 웃겼다. 평생 살면서 이런 말은 못 해볼 줄 알았다. 자신이 놀아줄테니 그만 삐지라는 뜻….
그러나 효린은 금세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철하의 말을 들은 뒤로 화장을 안해서인지 여고생다운 청순한 외모로 바뀐 효린이었다.
“히히! 좋아요. 나 오늘부터 방학이에요! 오늘 저녁에는 친구들이랑 약속 있으니까 내일 밤에 오빠네 집에 놀러갈게요!”
말을 마친 효린은 손을 흔들며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여름의 햇살 때문인지 그녀의 화사한 뒷모습이 눈이 부시게 빛났다.
철하는 효린이 나간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또 자신의 집에 놀러온다는 효린…. 철하는 여고생을 너무 자주 들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
다음 날, 철하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하루 종일 시계를 쳐다보았다. 빨리 11시가 와서 자신의 파트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이제 자신이 효린을 좋아하는 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방학동안 효린과 만나면서 부쩍 가까워진 철하였다. 효린은 얼굴도 엄청 예쁘고, 모델처럼 늘씬해서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한번쯤 다시 돌아보는 외모였다. 게다가 외모뿐만이 아니라 성격도 착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은 욕 잘해서 불량스러워 보이고, 노는 것 좋아하고, 술담배 좋아하는 불량여고생이지만 본성은 누구보다도 착한 것 같았다.
10시 50분…. 철하의 다음 아르바이트 남학생이 도착해서 교대를 하였다. 그때 문이 살짝 열리며 효린이 들어왔다. 변함없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비틀 거리며…. 오늘 역시 술에 취해있는 것 같았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에 서있던 근무교대를 한 남학생이 효린에게 인사를 하였다. 남학생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효린의 외모와 몸매를 위아래로 슬쩍 훑어보았다. 철하는 그런 남학생을 보며 기분이 조금 안 좋아졌다. 그리고는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고 끌고 나갔다. 그런 철하의 모습을 보며 남학생은 크게 놀란 듯 눈이 커졌다.
“또 술 마셨냐….”
철하는 비틀거리는 효린을 세워놓고는 물었다. 효린은 철하를 보며 씨익 웃더니 약간 비틀거리는 듯한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야! 어디가!”
“오빠네 집에 가죠.”
놀란 철하는 황급히 따라가 그녀를 제지했다.
“아, 안돼! 너 술 마시면 우리 집에 못 놀러가!”
“씨이…. 그럼 또 찜질방 가요? 찜질방 별로 안 좋아한단 말예요….”
효린은 눈썹을 찡그리며 볼을 부풀렸다. 철하는 최근 들어 효린이 이런 행동을 취할 때마다 볼에 뽀뽀를 해주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그만큼 효린은 누가 봐도 청순한 여고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옷차림만 빼고….
철하도 생각해보니 또 다시 찜질방에 가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이렇게 술에 취해서 잠들면 또다시 접근 하는 사람이 많을 테니 말이다.
철하가 아무 말 없이 고민을 하고 있자, 효린은 철하의 팔짱을 끼고는 일방적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히히. 괜찮아요. 오빠는 저 지켜주잖아요.”
효린이 웃으며 하는 말에 철하는 번개가 감전된 듯 했다. 효린이 자신을 이렇게 믿어주는데 자신이 고민을 해서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저 효린의 말대로 지켜주면 되는 것을….
“그래…. 가자.”
이제는 철하가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
“오빠! 칫솔 줘요.”
철하는 새 칫솔을 하나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수건 줘요!”
철하는 깨끗하게 빨아놓은 수건을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오빠! 왜 샤워기 없어요?”
“으악!”
철하는 소리를 지르며 효린이 들어가 있는 화장실 문을 두들겼다.
“야! 대충대충 씻어! 너가 오자고 해놓고 뭐 이리 바라는게 많냐!”
“히히. 알겠어요!”
한창 씻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효린이 나왔다. 그리고는 구석 방바닥에 자리 잡고 앉았다. 여전히 짧은 치마덕택에 효린의 하얀색 팬티가 보였다. 철하는 좀 더 살펴볼까 하다가 최근 쌓일대로 쌓인 성욕을 주체 못하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얇은 이불을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그러나 효린은 이불을 받고는 멀뚱하게 철하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그런 그녀가 이상해서 물었다.
“왜?”
“베개는요?”
“으….”
철하는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베개를 주었다. 효린은 웃으며 베개를 베고는 얇은 이불을 덮었다. 효린의 가느다랗고 하얀 팔과 다리들이 보이지 않자 철하는 잠시 진정이 되는 것을 느꼈다.
효린은 아무 말이 없는 철하를 바라보다 말했다.
“오빠 미안해요.”
철하는 갑자기 뜬금없이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효린에게 되물었다.
“왜?”
“오빠랑 놀려고 왔는데…. 술 취해서 제대로 놀지도 못할 것 같아요. 너무 졸려워요.”
철하는 그런 그녀가 너무 귀여웠다. 자신이랑 제대로 놀지 못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다니…. 정말 귀여운 여고생이었다.
“그럼 술 마시지 말고 오지…. 왜 이렇게 술을 자주 마시냐?”
철하의 말에 효린이 웃었다.
“히히. 제가 인기가 좀 많거든요. 아는 남자애들이 자꾸 불러서 술 마시고, 친구들이랑도 자주 마시고 그래요.”
효린의 말에 철하도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지었다. 효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오빠네 집에 벌써 두 번째네요. 그런데 넘 졸려서 제대로 얘기도 못하겠다…. 히히.”
“졸려우면 그만 자.”
“히히. 네. 다음에는 맨 정신으로 놀러 올게요.”
살짝 웃으며 말을 하던 효린은 잠시 눈을 깜빡이는 것 같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술도 마신데다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철하는 잠이든 효린의 얼굴을 말없이 내려다 봤다. 술에 취해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하얀 얼굴….
‘예쁘다….’
진한 화장을 한 얼굴보다 화장을 안 한 투명한 얼굴이 더 예뻤다.
“후우….”
철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효린의 얼굴을 보니 불타오르던 성욕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것 같았다.
[히히. 괜찮아요. 오빠는 저 지켜주잖아요.]
아까 효린의 말이 떠올랐다.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쳇…. 혹시 아예 건들지 못하게 말하는 원천봉쇄의 의미였나….”
철하는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효린에게서 먼 쪽에 누우며 잠을 청했다.
*
“오빠! 나 갈거예요!”
철하는 정신없이 자는 도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깨우는 것을 느꼈다. 살짝 눈을 떠보니 효린이었다. 효린은 바닥에 앉아 허리를 숙인 채 철하를 흔들며 깨웠다. 덕분에 철하의 눈에는 끈나시 사이로 효린의 눈부시도록 하얀 가슴골이 보였다. 아침부터 커져 있던 자신의 자지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시계를 바라보니 7시였다.
“응…. 일찍 가는구나?”
“히히. 아침에라도 일찍 들어가야 안 혼나요.”
효린은 웃으며 말하더니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며 휙 하고 나가버렸다. 아침에라도 일찍 들어가야 안 혼난다니…. 정말 효린을 내놓은 것 같았다.
“잠이나 더 자자….”
철하는 여름이라 해가 눈부시도록 떠있었지만 잠을 더 자기로 생각하며 효린이 덮고 있던 이불로 들어갔다.
‘향기 좋다….’
이불에서 효린의 향기가 났다. 전에는 효린의 근처에 가면 담배냄새와 진한 화장품냄새가 났지만 요즘에는 뭔지 모를 향긋한 향기가 났다.
철하는 한껏 숨을 들이 마쉬다가 잠이 들었다.
*
[오빠 오늘 밤에 놀러갈게요. 오늘은 술 안마시고 갈 거예요.]
목요일…. 철하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다가 효린의 문자를 받고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이제 완전히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고 편하게 놀러오는 것 같았다. 18세의 여고생을 마구 받아들이는 자신도 문제가 있었지만 싫지 않으니 그게 더 문제였다. 아니 효린과 놀면 기분이 좋아졌다.
11시…. 철하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자 효린이 서 있었다.
“오빠!”
효린이 달려오며 서슴없이 팔짱을 껴 왔다. 철하의 팔에 어김없이 전해져오는 가슴의 부드러운 감촉….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이럴 때마다 흥분이 되는 철하였다.
“오늘은 술 안마셨어요. 히히. 그래서 오늘은 조금 놀다가 집에 갈 거예요.”
“그, 그래.”
철하는 다행이라 여겼다. 효린이 자신의 집에서 잘 때마다 부담이 되는 것은 자신이었다. 여고생을 재운다는 찝찝함도 없으니 철하야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고 가지 않는다니 섭섭한 마음도 약간 드는 철하였다.
*
철하는 방에 자리를 잡으며 앉는 효린을 바라보며 말없이 얇은 이불을 꺼내 주었다. 효린의 치마가 워낙 짧아 아무리 다리를 모으고 앉아도 팬티가 보이기 때문이었다. 효린은 철하의 의도를 알아채곤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의 다리를 가렸다.
“히히. 오빠 진짜 너무 착해요. 다른 남자애들은 대놓고 보는데. 게다가 나 잘 때 건드리지도 않는 것 같고…. 오빠는 야한거 안 좋아해요?”
“뭐, 뭐?”
효린의 말에 철하는 크게 당황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철하가 아무 말 없이 고민하고 있자 효린이 답답한 듯 입을 열었다.
“에이…. 오빠 뭐 이리 부끄러워해요?”
철하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망설여졌다. 안 좋아한다고 하면 불보듯뻔한 거짓말이다. 야한거 안 좋아하는 남자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 그렇다고 좋아한다고 하기엔 너무 뻔뻔해보였다. 그러나 철하는 조금 생각하다가 좋아한다고 말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왠지 약간 흥분이 되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자신이 좋아하던 효린과 야한 이야기를 나누던 때처럼 흘러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철하는 크게 헛기침을 하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크흠흠…. 남자인데 야한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냐?”
철하의 말에 효린이 깔깔 웃었다.
“오빠도 역시 좋아하네요. 히히. 오빠 그럼 우리….”
효린은 무언가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본 철하는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오빠 그럼 우리…. 무얼 하자는 말인가. 야한거 좋아하냐 안 좋아하냐 이야기 하고는 우리 무얼 하잔 말인가…. 철하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며 엉뚱한 상상에 자지가 미친 듯이 발기하기 시작했다.
잠시간의 간격을 두고는 효린이 말을 이었다.
“…야한 얘기 할래요?”
철하는 깜짝 놀라면서도 약간 실망감을 느꼈다. 놀란 것은 자신이 끌고 가려던 분위기 쪽을 효린이 말한 것이고, 실망한 것은 조금 더 수위가 높은 말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왜 실망하냐. 뭘 기대한거야 미친놈.’
철하가 아무 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있자 효린이 조심스레 말했다.
“화났어요? 왜 그래요? 역시…. 오빠는 이런거 별로 안 좋아하는 구나…. 안할게요. 화내지 마요.”
효린이 안할 것처럼 말하자 철하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는 손을 급하게 휘저으며 말했다.
“아, 아냐! 화 안났어. 하자. 잠시 딴 생각 하느라….”
철하가 급박한 반응을 보이자 효린은 웃음이 났다. 그리고는 짓궂은 표정으로 철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히히. 그럼 오빠…. 섹스 해봤어요?”
“….”
철하는 멍한 표정으로 효린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찜질방에서 이런 얘기를 거침없이 하는 것을 봐서 당돌한 여고생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섹스라는 단어를 남자 앞에서 마음대로 올리는 것은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안 해봤어요?”
효린이 재차 질문하자 철하는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는 자신이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뭐라 대답하기도 힘든 질문…. 효린에게 거짓말을 하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했다고 말하면 왠지 자신을 순수하게 바라본 효린이 실망할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거짓말을 하기는 싫었다. 할 수 없이 후자를 택한 철하였다.
철하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철하의 고개가 끄덕이자 효린의 고양이 같은 눈이 가늘어졌다.
“흐음…. 오빠 그저 착하고 순진한 줄만 알았는데 의외네요….”
효린은 의외라는 듯 철하를 바라보았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철하는 무얼 말할까 고민하다가 번쩍 생각이 났다.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으면 자신도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물어봤자 효린은 당연히 했을 것 같지만 두근대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 너는 해봤니?”
철하의 말에 효린은 잠깐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안 해봤다고 말하고 싶은데…. 오빠에게는 거짓말하기 싫어요. 해봤어요.”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효린이 그 침묵을 깼다.
“오빠. 야한 얘기하는데 너무 재미없게 해요. 다른 남자애들이랑 야한 얘기하면 다들 깔깔 웃고 뒤집어지고 그러는데….”
“무슨 얘기하는데?”
“뭐…. 넌 자위 많이 하냐. 생리 때 해봤냐. 몇 번이나 해봤냐…. 음…. 그리고 또….”
철하는 숨이 막혀왔다. 대학학생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논단 말인가? 자신도 대학학교 때 친구들과 야한 이야기는 많이 해보았지만 여자들과 저런 이야기를 해본적은 없었다. 머리가 혼란스러운 가운데도 조금씩 흥분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효린이 말을 하다가 끊은 뒷부분…. 뒷부분이 궁금해진 철하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또…?”
효린은 많이 망설이는 듯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거는 오빠 앞에서 말 도저히 못하겠어요. 히히. 이건 얘기하기 되게 부끄럽네….”
‘다른건 안 부끄럽냐….’
철하는 무슨 얘기인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도 용기내서 질문해보기로 했다.
“그, 그래서 너는 뭐라고 대답하는데?”
“히히. 몰라요. 안 가르쳐줄 거예요.”
효린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다. 철하는 저번에 찜질방에서 물어본 것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효린이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이 오면 이렇게 웃으며 회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철하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효린과의 첫 만남….
[대학생인가요? 그럼 40에 해드릴게요.]
철하에게 원조교제를 해준다며 말을 하던 그녀…. 그리고는 멍해 있는 철하에게 짜증난다며 도도하게 돌아서 가버리던 그녀….
‘그래 그걸 물어보자….’
“너…. 원조교제 해봤니?”
“아뇨? 저는 안 해요. 하는 애들 짱 많은데 저는 하기 싫더라구요. 늙은 사람이랑 어떻게 해요…. 으…. 근데 갑자기 웬 원조교제 얘기예요? 오빠 원조교제도…. 아!”
효린은 말하다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 철하를 바라보며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철하는 효린이 이정도로 놀란 얼굴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
철하는 효린이 자신을 이제야 알아 본 거라고 생각했다. 효린이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 그! 그때 그 변태?”
“으…. 아냐!”
철하는 차근차근히 그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효린도 자신에게 나이 많은 사람들이 쫓아오면 이렇게 내쫓는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희희낙낙하며 같이 가자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철하의 설명을 들은 효린은 깔깔 웃었다.
“히히. 짱 웃기다. 그래서 친구들이 저번에 어디서 많이 본거 같다고 했구나…. 오빠를 생각보다 더 일찍 만났었구나.”
효린은 신기하고 재밌는지 연신 손뼉을 치며 웃었다. 그러다가 시계를 보고는 이만 가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철하도 일어나려 했지만 커져있던 자지 때문에 자세가 엉거주춤 할 수밖에 없었다. 효린이 그런 철하를 이상스레 바라보다 알았다는 듯 씨익 웃으며 말했다.
“히히. 오빠 또 꼴렸구나….”
철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찜질방에서도 그렇고 또 효린 앞에서…. 효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남자애들 야한얘기하면 자주 그러는데요 뭘…. 남자애들 꼴리면 우리가 어떻게 해주는 줄 알아요?”
효린의 말에 놀란 철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남자애들이 꼴리면 여자애들이 어떻게 해준단 말인가…. 철하는 또 다시 이상한 상상에 휩싸이며 자신의 자지가 더욱더 단단해 지는 것을 느꼈다. 효린이 철하의 옆으로 다가와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그럼 우리는 자리 피해줘요. 혼자 딸이나 치라고 말하고….”
효린은 말을 마치고는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는 문을 나갔다. 철하는 그녀가 나간 방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예측할 수 없는 그녀, 그러나 너무 사랑스럽고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을 가져다주는 그녀….
그날 밤 철하는 효린을 생각하며 자위를 했다.
*
“뭐? 또 놀러 온다구?”
토요일…. 주말은 아르바이트를 안 하는 날이라 집에서 편히 쉬고 있는 철하에게 효린의 전화가 왔다. 오늘 친구들이랑 놀다가 집에 가기 전에 잠깐 들린단다.
“후우….”
전화를 끊고 한숨을 내쉬면서도 방을 청소 하는 것은 빼놓지 않는 철하였다.
*
밤 12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효린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슬그머니 걱정이 된 철하는 자신이 먼저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 효린에게 애태우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만두기로 했다.
째깍째깍…. 시계의 초침이 흘러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철하는 갑자기 뒷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니 창문에서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헉!”
철하는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 철하의 모습을 보고 창문에 서 있던 여자가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
높은 하이톤의 웃음소리…. 효린이었다. 한참을 웃던 효린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와 앉았다. 술은 전혀 마시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철하는 자신이 그렇게 놀란게 민망한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효린이 그런 철하를 놀려 댔다.
“히히! 오빠 진짜 너무 웃기다…. 왜 이렇게 겁이 많아요!”
“너, 너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놀랐어!”
철하는 다급하게 변명을 하며 얇은 이불을 효린에게 주었다. 효린은 역시 생글거리며 자신의 다리를 가렸다.
“오늘은 술 안마셨네?”
“친구들이 마시자고 했는데 내가 집에 간다고 했어요. 잘했죠?”
“그래….”
말을 마치고 약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여자와 대화를 하면 주도적으로 잘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철하였다. 여자친구를 사귄 경험이 없으니 여자와 대화를 리드해나갈 능력이 있을리 만무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데 옆방에서 쾅하는 소리가 났다. 은진이 이제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동안 은진의 얼굴을 못 본 철하였다.
‘…앗!’
무심코 옆방 생각을 하다가 은진의 섹스에 생각이 미쳤다.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 밤…. 옆방에서 또 다시 섹스를 벌일지 모르는 일이었다. 철하 자신만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효린도 같이 있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 상황은 효린이 옆방 쪽에 더 가까이 앉아 있었다.
철하는 식은땀이 났다.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효린이 이상한 듯 물었다.
“어? 오빠 왜 그래요?”
“어, 어? 아냐! 아…. 하하하. 친구들이랑 뭐하고 놀았냐?”
철하는 일부러 과장되게 큰소리로 말했다. 옆방에서 혹시나 들려올지 모르는 소리가 안 들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효린이 그런 철하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며 대답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수다 떨고, 먹고, 사람들 만나고…. 뭐 그냥 그래요.”
효린의 대답을 끝으로 또 다시 이어지는 침묵…. 철하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게다가 긴장까지 해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말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입을 열려 했다.
그때 효린이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철하도 덩달아 놀라며 효린을 바라봤다. 그리고 속으로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왜?”
철하의 물음에도 효린은 아무 말도 없었다. 여우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무언가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철하는 그녀가 옆방에서 나는 무슨 소리를 들었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조용한 침묵을 깨고 들려오는 격렬한 신음소리….
“아! 아흑!”
철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면서 속으로 옆집 여자인 은진에게 욕을 퍼부었다.
‘젠장…. 하필 이런 상황에서….’
철하는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효린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잠시 멍하니 소리를 듣다가 이내 무슨 일인지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여우같이 섹시한 눈을 가늘게 뜨고는 철하를 바라보며 짓궂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히히. 오빠. 주말마다 이런 소리 들으며 즐겼구나….”
“아, 아냐!”
“한번 봐야겠다.”
효린의 말에 철하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효린은 이미 방밖으로 나가고 없었다.
“으….”
철하도 효린의 뒤를 따라 나갈 수밖에 없었다.
철하가 방밖으로 나가자 효린은 이미 슬그머니 옆방 창문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역시 밖으로 나오자 열려있는 창문으로 신음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여자 완전 숨 넘어가네….”
효린은 그렇게 중얼 거리며 옆방 창문에 슬며시 붙더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철하는 그런 그녀를 말리려다가 자신도 엄청나게 흥분이 되는 것을 느꼈다. 18세 여고생과 함께 섹스 장면을 실제로 훔쳐보는 일이라니….
‘제길…. 모르겠다. 나도 못 참겠다. 이제….’
철하도 효린의 뒤에 바짝 붙어 그녀의 머리너머로 방을 들여다보았다. 효린의 긴 머리에서 좋은 향기가 났다. 철하는 문득 그녀의 목덜미를 내려다보았다. 하얗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자신의 눈을 유혹하는 목…. 철하는 방의 상황보다도 자신의 입에 닿을 듯 말 듯 떨어져있는 효린의 가느다란 목이 더 눈에 들어왔다. 철하는 혀를 내밀어 그녀의 목을 살며시 핥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세차게 젓고는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예상대로 방안에는 은진과 누군지 모를 남자가 질펀한 섹스를 벌이고 있었다. 남자는 저번에 봤던 남자와 달리 거친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 은진의 보지에 연신 박아대면서도 그녀의 얼굴, 목, 가슴등을 이리저리 정신없이 핥고 빠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아흑! 더 세게 박아줘! 아!”
“헉, 헉!”
은진은 허리를 열심히 돌려대며 남자의 자지를 더욱더 깊숙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효린이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철하가 효린을 보니 꽤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이내 남자의 허리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은진의 보지에서 이리저리 물이 튀어 올랐다. 그런 물이 가득 찬 보지에 퍽퍽 박아대는 자극적인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한참을 그렇게 거칠게 박던 남자의 자지가 은진의 보지에 깊숙이 박히며 움직임이 멈췄다.
“아아!”
그와 동시에 은진이 크게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은진의 보지에 사정하는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효린이 철하의 팔을 끌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으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아! 옆방 여자 장난 아니네요?”
철하도 그녀의 앞에 앉았다. 철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철하의 자지는 커질 대로 커진 상태이다. 아니 너무 흥분해서 약간 물까지 나와 있는 상태였다. 이런 철하를 아는지 모르는지 효린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오빠 맨날 훔쳐봤죠?”
효린의 말에 철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아냐! 저 여자애 주말만 그래….”
“히히. 주말만 되면 저거 본다는 거네….”
철하는 대답하지 않고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자신은 지금 미칠 상황이었다. 앞에 앉아 있는 효린을 덮쳐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방안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더 이상 옆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오지도 않았다. 그때 효린이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씨…. 조금 흥분되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철하는 효린의 말에 번개라도 맞은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효린이 여우같은 눈을 살짝 찡그리고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효린의 손이 엉뚱한데 가 있었기 때문이다.
효린은 짧은 청치마를 입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는데, 그런 상태에서도 팬티가 보일 정도로 짧은 치마였다. 그러나 거기서 약간 무릎을 벌려 가늘고 긴 하얀 손가락으로 자신의 팬티위로 보지부근을 살짝 살짝 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철하는 너무나도 놀라 멍하니 효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효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점점 더 깊숙하게, 그리고 크게 원을 그리며 팬티 위를 문지르고 있었다.
18세 여고생이 남자의 앞에서 보지를 만지고 있다…. 이보다 더 야하고 자극적인 장면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그러한 광경을 정신없이 바라보던 철하를 효린이 바라보았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효린은 슬며시 팬티에서 손을 떼더니 철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이 철하의 불룩하게 솟은 바지위에 얹어졌다.
“헉….”
깜짝 놀란 철하는 순간적으로 허리를 뒤로 빼며 숨을 들이켰다. 이윽고 효린의 하얀 손이 철하의 부풀어 오른 바지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으….”
철하는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그러나 그때 효린의 동작이 멈췄다. 철하는 갑자기 움직임이 멈춘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철하의 부풀어 오른 바지를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얼굴이었다.
잠시간 고민을 하던 효린은 한숨을 푸욱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오빠…. 괜히 건드려서 미안해요…. 나 솔직히 말하면 남자랑 하는거 좋아하고 밝히는 여자애예요…. 근데 오빠랑은…. 지금은 아닌거 같아요. 내가 아무리 막 노는 여자애라도 오빠한테만큼은 그런 여자애가 아니고 싶어서 그래요…. 미안해요….”
효린은 돌아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작게 떨렸다.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철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저렇게 진심이라니…. 철하는 코끝이 찡해 왔다. 감동이었다. 흥분되던 마음도 진정되었다. 멍하니 그녀의 우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슬며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뒤에서 살짝 안으려는 찰라 그녀가 뒤로 돌았다.
“히히. 뭐해요? 응큼하긴….”
철하는 깜짝 놀라며 살짝 들었던 손을 잽싸게 내렸다.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니 눈물자국이 보였다. 그러나 효린은 애써 웃음 지으며 말했다.
“오빠 많이 흥분했겠네요? 히히. 저 갈테니까 혼자 딸이나 치세요.”
효린은 장난스럽게 말하더니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갔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멍하니 서 있다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거부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여고생이었다.
잠시 그렇게 서있던 철하는 무언가 급하게 생각이 난 듯 컴퓨터를 키고는…. AV를 보며 자위를 했다.
그날 밤, 여자와 섹스를 하는 맛을 안 뒤로 자위를 해도 성욕이 잘 풀리지 않던 철하는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15. 길었던 여름방학의 끄트머리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후에도 효린은 전과 다름없이 철하를 대했다. 술 취해 들어와서 자고 가고, 그냥 막 들어왔다 가고…. 한번은 철하가 편의점 일이 끝나고 자취방에 갔더니 효린이 방문 앞에 술에 취해서 주저앉아 잠을 자고 있던 일도 있었다. 그러나 주말은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일부러 피하는지 놀러오지 않았다.
두 달이 조금 넘는 대학의 긴 방학은 생각보다 금방 흘러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보니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철하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가 달력을 바라보았다. 8월 셋째 주 수요일…. 벌써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개강이었다. 며칠 전에 등록금남부와 수강신청까지 끝낸 상태였다. 등록금은 3분의 1정도는 자신이 내고 나머지는 집에 부탁했다. 철하는 집안에 등록금을 부탁하면서도 굉장히 미안했다. 공부도 제대로 안하고 등록금만 축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미리 이주일 전부터 점장에게 학교 개강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점장도 민아 만큼이나 일을 잘해줬다면서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철하는 오랜만에 민아란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민아를 잊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민아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연갈색 머리와, 반짝이던 붉은 입술…. 그리고 그날 밤 나눴던 사랑을 떠올리면 괜스레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슬프기보다는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이었다.
‘잘 지내고 있겠지…. 연락이나 좀 빨리하지.’
철하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깔끔하게 접혀있는 종잇조각을 꺼냈다. 민아가 준 마지막 편지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철하였다.
*
철하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상쾌한 여름밤을 만끽하며 자취방으로 걸어갔다. 벌써 9월 달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을의 문턱이 다가온 것이었다.
오늘은 효린이 놀러오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문자를 몇 개 주고받긴 했지만, 철하는 요즘 들어 효린의 얼굴이 이상하게 어둡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방에도 계속해서 놀러오고 재미있게 얘기도 하지만, 왠지 철하에게 느껴지는 요즘 그녀의 느낌은 예전 같이 당돌하고 밝은 분위기의 효린이 아니었다.
철하는 효린이 개학을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자신은 다음 주에 개학이지만 효린은 벌써 저번 주에 개학을 했다.
대문에 들어서자 철하는 왠지 주변 풍경이 평소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자 옆방의 창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어라?’
항상 열려있던 창문이 닫혀있자 철하는 이상한 마음에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다른 특별한 것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음…. 설마 벌써 다른 데로 간건가?’
*
그 후 철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서 은진이 떠났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강남에 고급 원룸을 잡았다며 급하게 떠났단다. 주말마다 남자를 바꿔가며 섹스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웠다. 자신에겐 꽤나 재미있었던 유희였기 때문이었다. 철하는 원룸에서도 남자들을 끌어들여 야한 섹스를 즐길 은진을 떠올리니 조금 흥분이 되었다.
금요일…. 철하에게는 마지막 편의점 아르바이트였다. 자주오기야 하겠지만 앞으로 언제 다시 이 카운터에 서게 될지는 모를 일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었다. 민아와도 만났고, 이곳에서 거의 수다 떨며 지냈었다. 효린과도 만나게 해준 편의점이었다.
‘쳇…. 막상 그만두려 하니 아쉽네….’
이런저런 생각으로 아쉬워하고 있을 때 편의점 문이 열렸다. 점장이었다. 손에 무언가를 가득 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응. 그래. 이거 거기 카운터에 새로 깔아 놔라.”
점장은 들고 있던 물건중 하나를 철하에게 건네주었다. 철하가 받아 살펴보니 새로운 담배광고가 인쇄된 고무판이었다. 철하는 깔려있던 기존 고무판을 들었다.
“아….”
철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작게 탄성을 질렀다. 고무판에 가려져있던 카운터에는 사인펜으로 김철하♡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글씨체를 살펴보니 눈에 익은 글씨체였다. 편지에서 자주 본 민아의 글씨체….
철하는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다.
‘정말…. 마지막까지….’
오랜만에 민아의 생각에 눈물이 맺힌 철하였다.
*
토요일 밤…. 이제 내일 모레면 2학기의 시작이었다. 친구들과 시간표도 다 같이 맞춘 상태였다. 1학년이라 선택의 제한은 많지 않았지만 맞출 수 있는 과목은 모두 똑같이 통일한 상태였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과 바닷가만 같이 갔을 뿐 방학동안 한번도 만나질 않았다. 철하는 문득 진원, 지희, 이슬이 보고 싶어졌다. 바닷가에서 지희와 약간의 사건이 있었지만 어색함 없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철하는 여름방학동안 있었던 일들도 떠올려 보았다. 민아 덕분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었고, 옆방에 사는 은진이란 여자도 잠깐 만날 수 있었다. 굉장히 귀엽고 순수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엄청나게 섹스를 밝히는 여자였다.
효린의 생각이 떠올랐다. 여름방학동안 거의 효린과 놀면서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화, 문자목록을 살펴봐도 거의 효린이었고 자신도 이제 효린을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개학했으니 서로 많이 못 볼텐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철하의 자취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이 시간에 누굴까 생각했다. 효린은 보통 연락을 먼저 하고 오기 때문이다.
“누구세요?”
철하가 외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계속해서 문만 두들기고 있었다. 세게 두들기는 것도 아니고 힘 빠진 사람이 두들기는 소리 같았다.
‘뭐야?’
철하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었다. 그러자 한 여자가 쓰러지듯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도 변함없이 검은색의 끈나시와 하얀색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효린이었다.
효린에게서 술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술에 엄청나게 취한 상태였다.
“야…. 왜 이렇게 많이 마셨냐….”
철하의 말에도 효린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평소 최대한 다리를 오므리고 앉는 효린이었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엄청나게 짧은 치마를 입은 주제에 다짜고짜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아닌가. 효린의 가랑이가 벌어짐에 따라 하얀색의 초미니스커트가 딸려 올라가며 하얀색의 팬티가 드러났다.
“으악!”
철하는 깜짝 놀라며 얼른 얇은 이불을 꺼내어 효린을 덮어주려 했다. 그러나 그때 효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으앙!”
효린은 주저앉은 상태로 마구 울기 시작했다. 이불을 꺼내 덮어주려던 철하는 갑자기 그녀가 울음을 터트리자 영문을 몰라 멀뚱히 서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곧 정신을 차리고는 효린의 하체 쪽을 가려주었다.
그러나 효린은 철하가 덮어준 이불을 걷어차며 말했다.
“흑! 이런거 백날 덮어주면 뭐해요? 오빠 도대체 나 좋아하는 거예요. 뭐예요? 으앙!”
철하는 그녀의 행동과 말에 깜짝 놀랐다. 갑자기 자기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다니…. 멍하니 있는 철하에게 계속해서 효린이 말했다.
“오빠! 진짜 너무해요. 나 오빠 진짜 많이 좋아한단 말예요! 오빠도 싫어하지 않는거 같아서 자주 놀러오고 적극적으로 대쉬했는데…. 오빠는 좋아하는 티도 안내고 좋아한다는 말도 안하고…. 흑흑. 저는 솔직히 오빠가 먼저 고백해오길 기다렸어요. 그런 만큼 저의 마음도 많이 보여주고 그랬는데…. 이제 오빠 개학도 다가오는데 오빠는 아무런 말도 없잖아요. 오빠 학교 다니면 많이 만나지도 못하는데. 흑흑. 이렇게 여자애가 먼저 말하는게 얼마나 창피한줄 알아요? 으앙!”
효린은 훌쩍거리며 말을 쉼 없이 뱉어내더니 곧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말을 듣다가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점점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효린의 행동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철하는 울고 있는 효린을 보며 생각했다. 자신도 효린을 좋아한다. 확실하다. 아니 확실하고 아니고 따질 감정이 아니었다. 좋아하는데 확실하고 확실하지 않고가 어디 있나.
철하는 효린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할까 고민했다. 그런 생각을 하자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하며 입술이 바싹 말라왔다. 태어나 여자에게 처음으로 하는 고백…. 그것도 자신을 좋아해주는 18세의 예쁜 여고생이었다. 어찌 안 떨릴 수가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철하는 이윽고 결심한 듯 조용히 입을 열었다.
“효린아…. 나도 좋아해….”
철하의 조용하지만 확실한 말. 한참 울고 있던 효린은 철하의 말을 듣고는 거짓말 같이 울음을 멈췄다.
“흑, 흑…. 뭐라구요?”
효린은 잘 못 들었다는 듯 되물었다. 한번 말한 철하는 이제 여유가 생겼다.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며 말했다.
“나도…. 너 좋아한다고….”
말이 끝남과 동시에 효린은 철하에게 안겨왔다. 철하는 자신에게 안겨오는 효린을 얼떨결에 안았다. 효린은 철하의 품에서 연신 울먹이며 말했다.
“흑…. 오빠 때문에 제가 얼마나 마음고생 했는지 알아요? 그래도 이제라도 말해줘서 짱 좋아요. 흑흑….”
철하는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효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철하의 품에서 한참을 울먹이던 효린이 고개를 들어 철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 거죠?”
“뭐, 뭐?”
효린의 머리를 쓰다듬던 철하는 깜짝 놀라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서로 좋아하는거 알았는데 당연히 사귀어야죠….”
“그, 그런가…. 근데 나는 누굴 사귀어본 적이 없어서….”
철하의 말에 효린이 놀란 듯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리고는 굉장히 좋아하며 다시 철하의 목을 끌어안았다.
“우와! 짱 좋다. 오빠랑 사귀는 것도 내가 처음이네요!”
철하는 자신의 목을 끌어안고 있는 효린을 살며시 안았다. 여자친구란 말…. 평생 못 들어볼 것 같았던 말이었는데…. 자신에게도 여자친구가 생겼다. 18세의 여고생. 그 누구보다도 예쁘고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그 누구보다도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김효린이란 여자아이….
철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한없는 행복을 느꼈다.
*
효린은 오늘도 술을 많이 마셨으니까 자고 간다며 화장실에서 씻고 나왔다. 그리고는 이불을 덮고 누웠다. 철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피식 웃으며 평소처럼 다른 쪽 구석에 가서 잠을 청하려 했다.
“오빠 뭐해?”
효린이 철하의 행동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이 짧아진 효린이었다.
“뭐하긴 잘려 그러지…. 근데 왜 너 말이 짧아졌어?”
“히히. 이게 편하잖아. 왜? 오빠는 존댓말이 좋아?”
“아냐…. 괜찮아.”
철하는 갑작스레 효린이 말을 낮추자 조금 당황했지만 오히려 전보다 더 편한 느낌이 들었다. 효린의 말이 이어졌다.
“왜 거기서 자? 여기서 같이 자.”
“뭐? 내가 왜 너랑 같이 자!”
철하는 깜짝 놀라며 거부했다. 그러나 효린은 막무가내였다. 짓궂은 표정으로 철하의 팔을 끌고 같이 누웠다.
“히히. 오빠 사귀면 같이 자야지. 왜 부끄러워하고 그래.”
효린은 계속해서 생글거리며 철하를 놀려댔다. 철하는 부동자세로 누워 있다가 효린의 말을 듣고 다시 가볍게 그녀를 앉는 자세로 변했다.
철하의 얼굴과 효린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 있었다. 서로의 숨이 느껴질 정도였다. 철하는 효린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하얀 얼굴에 여우 같이 섹시한 눈…. 전체적으로 약간 도도해 보이는 느낌의 예쁜 얼굴이었다.
철하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18세의 여고생을 이렇게 가까이서 껴안고 있다니….
얼굴이 벌게져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철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효린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빠…. 나랑 하고 싶지?”
“뭐, 뭐?”
철하는 깜짝 놀랐다. 효린의 말이 이어졌다.
“섹스…. 나랑 하고 싶지?”
섹스…. 효린의 입술사이에서 나온 이 단어는 천천히 날아가 철하의 신경을 폭발시켰다. 철하의 자지가 미친 듯이 커지기 시작했다. 하고 싶다. 당연히 하고 싶다. 이렇게 예쁜 여고생과 누가 하고 싶지 않겠는가…. 철하는 조금 죄책감이 들었다. 상대는 18세의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죄책감은 효린을 향한, 자신의 쌓일대로 쌓인 성욕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철하의 고개가 조심스레 끄덕여졌다. 철하가 긍정의 의미를 표시하자 효린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히히. 오빠 저번에 내가 괜히 건드려서 고생했을 텐데…. 미안. 오늘 내가 확실하게 해줄게….”
효린은 순간적으로 철하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더니 팔에서 빠져나와 아래로 내려갔다. 그 순간 철하는 깜짝 놀랐다. 효린의 손이 자신의 바지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놀라서 말했다.
“효, 효린아….”
그러나 효린은 듣지도 않았다. 고무줄로 된 트레이닝복 바지는 효린의 손에 의해서 힘없이 내려갔다. 철하의 팬티는 이미 솟아 오를대로 솟아올라 있었고 그 끝에는 약간의 물도 묻어 있었다. 효린이 웃으며 솟아오른 끝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겼다.
“히히. 오빠 벌써 이렇게 꼴렸어?”
효린은 이윽고 철하의 팬티를 내렸다. 거대한 자지가 힘차게 꺼떡이며 효린의 눈앞에 나타났다. 철하의 자지는 핏줄이 서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오빠 자지 되게 굵네….”
효린은 말을 하며 입술을 열어 붉은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철하의 요도에서 흘러나온 물을 살짝 핥았다.
“윽!”
철하는 자신의 귀두 끝에 느껴지는 강렬한 느낌에 몸을 움찔 거렸다. 효린이 혀를 떼며 철하를 바라봤다. 그런 그녀의 붉은 혀에서는 철하의 요도에서 흘러나온 물이 끈적이며 늘어지다 끊어졌다.
“오빠…. 정말 나랑 사귀는거 행운으로 생각하게 될거야…. 진짜 나랑 하고 싶어 하는 남자애들 엄청 많아….”
말을 마친 효린은 하얗고 가느다란 손으로 철하의 자지를 잡았다. 철하의 자지에 효린의 부드럽고 따뜻한 손의 감촉이 느껴졌다. 이윽고 효린은 붉은 입술을 살며시 벌려 철하의 자지를 머금었다.
“헉!”
철하는 깜짝 놀라며 헛숨을 들이켰다. 철하의 귀두에 효린의 부드러운 혀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으, 으….”
철하는 짜릿한 느낌에 몸을 움찔 거렸다. 효린은 철하의 귀두를 쪽쪽 빨기도 하고 자지를 뿌리부터 혀로 핥기도 하였다.
“하아, 하아….”
효린은 자극적인 거친 숨을 내쉬며 철하의 자지를 쉼 없이 핥았다. 그때 효린이 옆으로 누워있던 철하를 밀어서 똑바로 눕혔다. 얼떨결에 눕혀진 철하는 효린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철하의 자지를 잡고는 자신의 가랑이를 벌리며 철하의 몸 위로 올라갔다. 보지는 철하의 얼굴쪽으로 향하고 말이다.
철하의 눈앞에 아찔한 세상이 펼쳐졌다. 효린이 가랑이를 벌리는 바람에 말려져 올라간 하얀색의 초미니 스커트가 걸쳐진 그녀의 새하얀 엉덩이. 그리고 그 엉덩이와 보지 부근을 살며시 가리고 있는 하얀색의 팬티. 효린의 하얀팬티는 이미 보지부분이 약간 젖어있었다.
“효, 효린아…. 벌써 젖어 있어….”
철하의 떨리는 말에 효린이 자지를 빠는 것을 멈추지도 않고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오빠 때문에 그러잖아. 나 저번에 그렇게 간 다음에 집에 화장실에서 오빠 생각하면서 자위 했어….”
철하는 정신이 없었다. 효린의 저런 야한 얘기를 듣고는 지금이라도 쌀 것 같았다. 철하는 손가락을 살며시 가져가 효린의 젖어있는 팬티위로 보지부근을 살며시 만졌다. 약간 축축한 느낌과 함께 밀려들어가는 보짓살의 느낌….
“아….”
효린의 입에서 처음으로 얕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이톤의 맑은 효린의 목소리는 신음소리도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철하는 손가락을 움직이며 효린의 보지윤곽을 만들었다. 철하의 손가락을 따라 효린의 팬티가 더욱 젖어들며 갈라진 보지윤곽을 더욱더 확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는 거뭇거뭇하게 털까지 비칠 정도였다.
“하아, 하아…. 오빠…. 팬티 벗겨서 입으로 해줘….”
효린의 말에 철하는 팬티의 끝부분을 잡고 내렸다. 효린이 다리를 들어 철하가 팬티 벗기는 것을 도와주었다. 젖을대로 젖어서 효린의 보지에 찰싹 붙어 있던 하얀 팬티가 천천히 떨어져 나가는 장면조차 자극적이었다.
“아아….”
철하는 작은 탄성을 터트렸다. 하얀 미니스커트에 둘러싸인 채 보이는 효린의 엉덩이는 너무나도 하얗고 예뻤다. 또한 자신의 눈 바로 앞에 펼쳐져 있는 효린의 살짝 벌어진 시커먼 보지…. 젖을 대로 젖어서 번들대며 빛나고 있는 보지살 주위에 검은색의 털들이 이리저리 붙어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이제 철하도 여자의 보지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다. 효린의 항문…. 흑갈색의 잔주름으로 둘러싸여서 조심스레 모아져 있는 효린의 항문….
효린 같이 예쁘고 모델 같은 애도 이 항문으로 똥을 쌀까…. 철하는 난생 처음보는 여자의 항문을 바라보며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철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살며시 효린의 젖은 보지에 혀를 갔다 대었다.
“아!”
효린이 철하의 자지를 빨다가 낮은 탄성을 터트렸다.
난생 처음으로 핥아보는 여자의 보지…. 철하는 자신의 혀를 위로 조금 미끄러뜨려 보았다. 효린의 보지살을 살짝 가르며 미끄러져 올라가는 자신의 혀…. 혀끝에서 축축하면서도 뭐라 말 할 수 없는 맛이 느껴졌다. 시큼하다고 해야하나…. 비리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싫은 맛은 아니었다.
철하의 혀는 이제 본격적으로 효린의 보지를 핥기 시작했다.
“아흑! 응…. 아응!”
효린은 이제 철하의 자지에서 입을 뗀 뒤 철하의 혀를 느끼고 있었다. 철하는 구석구석 효린의 보지를 핥았다. 갈라진 보지살을 혀로 벌리며 최대한 깊숙이 넣었다 뺐다하며 움직여보기도 하고, 입을 갔다대 쭉쭉 빨아보기도 하였다. 철하의 목구멍으로 시큼한 효린의 보지물이 꿀꺽 거리며 넘어갔다.
“아! 아응! 응…!”
효린은 거의 늘어지기 시작했다. 철하는 효린의 보지를 빨면서 그녀의 항문이 열렸다 닫혔다 움찔 거리는게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재밌었다. 철하는 호기심이 일어나 슬며시 혀를 들어 그녀의 항문에 살짝 갔다대 보았다.
“아응…. 응…. 앗!”
한참을 정신없이 있던 효린은 자신의 항문에 철하의 혀가 살며시 닿자 깜짝 놀라며 엉덩이를 앞으로 뺐다. 철하의 티에 그녀의 젖은 보지가 문질러지며 보지물이 묻었다.
“하아, 하아…. 오빠…. 미안…. 거기는 다음에….”
효린은 철하의 가슴위에 올라탄 채 살짝 고개를 돌려 철하를 바라보며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효린은 이윽고 몸을 바로 하더니 철하의 자지를 잡고는 자신의 보지에 넣을 자세를 취했다.
“히히…. 오빠 이제 넣을거야….”
“그, 그래….”
효린이 철하의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이리저리 문지르며 맞추더니 슬쩍 내려앉았다. 젖을대로 젖어서 벌어져 있는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철하의 굵은 자지….
“하앙….”
효린이 낮은 신음소리를 냈다. 철하도 효린의 보지살을 가르며 들어간 자신의 자지로 전해져오는 느낌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응…. 오빠 자지 되게 굵네….”
효린의 엉덩이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헉, 헉….”
철하는 거친숨을 내쉬며 효린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보지에 자지를 끼고는 정신없이 엉덩이를 움직이는 효린….
“하악…. 오빠…. 오빠 자지 되게 좋아….”
효린은 철하의 몸을 잡고는 자신의 엉덩이를 연신 들썩이고, 돌려댔다. 효린의 여우같은 눈빛은 너무나도 섹시하게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에서는 거친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이윽고 효린의 엉덩이가 빠른 속도로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아래로 움직이기보다는 철하의 자지에 보지를 마구 문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으윽!”
철하는 자신의 자지에 전해져오는 강렬한 쾌감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철하를 섹시하게 바라보며 효린이 입을 열었다.
“하아, 하아…. 오빠…. 어때 좋아?”
“응…. 진짜 좋다….”
“하윽, 아흥…. 당연하지…. 나랑 섹스하고 싶어 하는 남자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철하는 자지에 전해져오는 쾌감에 정신이 없었다. 효린과 야하고 자극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으…. 그래서 다 해줬어?”
“하앙, 하…. 거의 다 해줬어…. 술 먹고 정신없이…. 아흑…. 내가 하고 싶어서 하기도 하고….”
효린도 쾌락과 술기운에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평소 모른다며 하지 않던 얘기를 거침없이 꺼내고 있었다.
철하는 효린의 이야기를 들으며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극도의 쾌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야하고 자극적인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18세의 여고생…. 게다가 옷도 벗지 않고 팬티만 벗은 채 하얀색의 미니스커트를 위로 올리고 섹스에 몰두 하는 효린의 자세는 너무나도 섹시했다.
철하는 정신적으로 느껴지는 너무나도 거대한 쾌락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사정할 때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효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음, 응…. 아…. 근데…. 이제 오빠랑만 할거야….”
철하는 효린의 그 말을 듣자마자 뿌리 끝에서 정액이 올라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으! 효린아 나 싼다!”
철하의 말에 효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엉덩이를 더 빨리 움직였다.
“으윽!”
철하는 외마디 신음과 함께 효린의 보지 안에 정액을 듬뿍 쏟아냈다.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성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효린은 자신의 엉덩이를 움직이는 속도를 조금씩 천천히 줄였다.
“하아, 하윽…. 오빠 좆물…. 보지 안에 완전 가득 찼어….”
효린은 음란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으며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철하의 커다란 자지가 쑤욱 하고 뽑혔다. 효린의 벌어진 보지에서 희멀건 정액이 나오며 그녀의 하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철하는 재빨리 휴지를 가져다가 효린의 몸에 묻은 정액을 닦아 주었다.
효린은 자신의 허벅지와 보지를 닦아주는 철하를 바라보며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하아…. 힘들다…. 오랜만에 너무 무리 했네….”
철하가 고개를 들어 효린을 바라보았다. 효린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나 오빠 좋아하고부터 남자애들이랑 한번도 안했어…. 오빠 생각하면서 자위는 많이 했어도…. 히히.”
효린은 생글거리며 말했다. 철하도 마주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철하가 효린의 보지를 다 닦아주자 효린은 화장실로 들어가 자신의 보지를 씻었다.
*
효린은 여기서 자고 간다며 철하의 옆에 누워서 계속해서 웃으며 철하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이상스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자꾸 쳐다보며 웃어?”
“오빠랑 사귀게 되니까 너무 좋아서…. 오빠 아까 나랑 섹스 할 때 좋았지?”
철하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효린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내가 많이많이 해줄게…. 혼자 딸치지마…. 하고 싶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말해. 내가 다 해줄게. 히히. 진짜 오빠 나랑 사귀는거 행운으로 알….”
효린의 말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더니 이내 끊겼다. 철하가 바라보자 금세 잠이든 것 같았다. 술도 취한데다 자신의 위에서 그렇게 힘들게 허리를 움직였으니 피곤할 만도 할 것이다. 철하는 잠이든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까 효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남자들과 섹스를 한 것 같았다. 조금 화가 나고 질투가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과만 한다지 않는가….
그리고 철하는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과거에 조금 놀았으면 어떤가?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지금은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럽게 자신의 옆에서 잠들었는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이 좋아해져버린 여자애인데….
철하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잘자…. 효린아.”
*
다음날 아침. 철하는 눈을 떠보니 효린이 자신의 앞에서 팬티를 입고 있는 것이 보였다. 눈부시게 희고 가는 다리를 살짝 들어올려서…. 그리고 다리 사이로 무성한 보지털도 보였다.
철하가 멍하니 넋 놓고 바라보고 있자 효린이 재빨리 팬티를 입고는 자신의 하얀 치마를 내려서 매만지며 말했다.
“히히. 오빠. 그렇게 보고 싶어? 다시 보여줄까?”
효린이 짓궂은 표정으로 말하자 철하는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웃던 효린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다 말고 멈췄다. 방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는 철하를 봤기 때문이다.
“오빠 뭐해?”
“왜?”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말하는 철하를 바라보며 효린이 답답하다는 듯 다시 말했다.
“씨이…. 데려다 줘야 될꺼 아냐!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고생을 누가 납치해가면 어떻게 할꺼야! 그리고 솔직히 전에 내가 맨날 혼자갈 때 안 데려다 줄때도 조금 화났었는데…. 그때는 안 사귈 때니까 뭐 넘어갔지만…. 매너가 아니야!”
“아…. 그래. 미안…. 내가 이런게 처음이라 잘 몰라….”
철하는 허둥지둥 대며 효린을 데려다 줄 준비를 하였다.
*
얼마 걷지 않아서 효린이 사는 신동아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효린은 걸어오면서 철하의 손을 잡았다. 철하는 왠지 이게 팔짱을 끼고 걷는 거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로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층 더 행복감에 젖어드는 철하였다.
효린이 사는 아파트 동 앞에 도착하자 그녀가 빙글 돌며 말했다.
“오빠 데려다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랑 사귀어주는 것도 너무너무 고마워…. 나 오빠한테 진짜로 잘할게….”
효린의 얼굴엔 진심으로 행복한 미소가 가득 피어있었다. 철하도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띠우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고마워. 그리고 나도 잘할게….”
효린은 철하의 말을 듣더니 얼굴에 한껏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는 철하의 입술에 재빨리 살짝 입 맞추고는 뒤돌아 뛰어서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띠링띠링
잠시간 멍하니 있던 철하의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효린이었다.
[오빠 처음 사귀는거라고 너무 부담 갖지마. 내가 다 커버쳐줄게. 히히. 오빠 짱 사랑해^^♡]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버튼을 눌러 답문을 보내주었다.
[고마워. 나도 짱 사랑해^^♡]
철하는 문자를 보내놓고도 부끄러웠다. 자신이 이런 이모티콘을 쓸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윽고 철하는 발길을 돌려 자취방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철하는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상쾌했다. 여름아침의 따사로운 햇살도 너무 상쾌했고, 실실거리는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며 스쳐지나가는 주위 사람들도 너무 좋았다.
날아갈 듯이 펄쩍펄쩍 뛰어 자취방으로 간 철하였다.
#16. 2학기 시작!
일요일을 하루 종일 효린과의 문자와 전화통화로 보낸 철하는 밤이 되자 다음날 학교 갈 준비를 하였다. 준비라고 해봤자 대학생이라 딱히 준비할 것도 없었다. 그저 내일 입고 갈 옷과 가방만 준비하기만 하면 되었다.
철하는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며 다음날 학교 갈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떨려오기 시작했다. 개강하고 오랜만에 학교를 간다는 생각이 마치 처음 입학하는 것과 같은 설렘을 느끼게 해 준 것이었다.
‘내일 모두들 보겠구나…. 진원이와 지희는 아직도 잘 사귀고 있는 것 같고…. 지희도 이제 어색함이 없겠지…. 한 달도 더 지난 일이고 그때 많이 풀었으니까…. 이슬이도 오랜만에 보네. 그러고 보니 내일 친구들한테 효린이랑 사귀는거 말해야하는구나…. 애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철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이슬이가 신경이 쓰였다. 자신을 좋아하던 이슬이…. 방학 때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어떨까.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까? 그럼 효린이와 사귀게 되면 이슬이는 싫어할 것이 분명했다.
‘설마…. 날 아직도 좋아하고 있진 않을거야….’
철하는 그만 생각을 하기로 하고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
다음날 학교를 가니 역시 새 학기의 시작이라 분위기가 활기찼다. 모두들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는 건지 여기저기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아직은 날씨가 더워서 몇몇 여자학생들의 옷차림도 약간 노출이 있는 편이었다. 철하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애들의 쭉 뻗은 다리를 힐끗힐끗 훔쳐보다가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팔에 팔짱을 껴서 죄를 지은 사람처럼 놀랐다.
“헉! 뭐야!”
그러나 철하는 자신의 팔에 느껴져 오는 둥그런 가슴의 말캉한 감촉으로 곧 상대가 누군지를 알 수 있었다. 뒤돌아보자 역시나 이슬이었다. 갈색을 띠던 긴 머리는 염색을 했는지 검은색으로 변해있었고, 전에는 없던 앞머리가 살짝 생겨있었다. 여전히 고양이 같이 섹시한 눈에는 검은색 아이라인을 그리고 있었고 하얀색 티에 짧은 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이슬이는 섹시한 눈을 가늘게 뜨며 철하를 짓궂게 쳐다보았다.
“얌마! 너 쟤네들 다리 훔쳐봤지?”
철하는 깜짝 놀라며 아니라고 부정했다. 이슬이는 쿡쿡거리며 웃더니 철하를 끌고 빨리 걷기 시작했다. 철하는 이슬이에게 끌려가면서도 그녀가 자연스러운 앞머리가 생기자 더 섹시하게 변한 것 같다고 느꼈다.
철하는 곧 진원이와 지희도 만날 수 있었다. 역시 둘은 별 일 없이 사귀고 있는 것 같았다. 진원이는 머리가 약간 길어 있었고, 지희도 검고 길었던 생머리를 중간부분에 약간의 웨이브를 넣어 전체적으로 한층 더 성숙하고 청순한 아름다움이 풍겼다. 지희는 다행이 철하를 바라보며 어색해하지 않았다. 철하도 이제 어색하지 않게 지희를 대할 수 있었다. 그래도 가끔씩 지희를 볼 때마다 그녀의 아담하고 하얀 가슴과 자신이 빨던 적갈색의 젖꼭지가 자꾸 떠오르는 철하였다.
그러나 철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희와 이슬이 모두 효린이보다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효린이도 둘 만큼 뛰어난 외모이긴 하지만 철하는 지금 사랑에 빠져서 단단히 콩깍지가 쓰인 것이다.
넷은 강의실에 들어가서도 뭉쳐 앉아 계속해서 떠들었다. 어차피 강의 첫 주라 수업도 하지 않고 강의소개만 하며 일찍 끝내주고 있었다. 결국 넷은 오늘 오랜만에 술을 마시기로 합의를 보고는 즐거워했다.
*
철하, 진원, 지희, 이슬은 항상 가던 술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안주를 시키고 첫잔을 비우고 나자 이슬이가 철하를 바라보더니 진원과 지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야야야. 근데 철하 이상해지지 않았냐? 그때 바닷가 놀러갈 때도 느꼈는데…. 지금 더 심해진 것 같아.”
이슬이의 말에 진원이와 지희가 철하를 바라보았다. 진원은 잘 모르겠다는 듯 말했고 지희도 고개를 저었다. 이슬이는 이상하다는 듯 계속해서 말했다.
“아냐…. 분명히 전에는 철하에게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순수한 느낌이 풍겨져왔어. 뭐라고 할까…. 약간 어눌하고 어리버리한 느낌?”
이슬이의 말을 듣던 진원이와 지희는 깔깔거리며 웃었고 철하는 인상을 구겼다. 결론은 자기를 놀리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슬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근데 말야…. 바닷가에서도 그렇고 오늘 만났을 때도 그렇고 되게 차분해진 것 같고…. 어른스러워졌다고 해야 하나, 아저씨 같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난 좀 그렇다고…. 헤헤.”
이슬이는 말을 하고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철하는 황당하면서도 문득 효린이의 생각이 났다. 이제 친구들한테 이 이야기를 해야 할 차례였다.
“얘들아….”
철하가 조심스레 입을 열자 셋은 웃으며 떠들다가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보았다. 철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나…. 여자친구 생겼다….”
“뭐?”
이슬이가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철하, 진원, 지희 셋은 깜짝 놀라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낸 이슬이는 무안한 듯 자리에 슬며시 앉았다. 그리고는 철하에게 그게 무슨 소리냐며 이야기를 재촉했다.
“방학 때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면서 만난 여자애인데…. 사귀기로 했어.”
“우와! 축하해!”
진원이와 지희는 놀랍다는 듯 웃으며 철하를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이슬이는 입을 벌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원이와 지희는 재미있다는 듯 철하에게 자세하게 좀 말해보라고 졸랐다. 철하는 슬쩍 이슬이의 눈치를 보았다. 아무 말 없이 무표정하게 앉아있었다. 설마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는 건가….
철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열여덟 살이야…. 대학학생.”
“으아! 짱이다! 남자의 로망을 이 자식…. 진짜 부럽네!”
놀란 진원이가 철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부러워하자 지희는 발로 진원이의 다리를 걷어찼다. 진원이는 엄살을 부리면서도 철하에게 부럽다고 웃어댔다. 지희도 여고생과 사귄다는 말을 듣고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철하는 그런 와중에서도 이슬이를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이슬이의 고양이 같은 눈과 마주쳤다. 이슬이는 무표정하고 맥이 빠진 듯한, 그리고 약간의 원망이 섞인 것 같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얼굴로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철하는 놀랐다. 지금까지 저런 이슬이의 표정은 본적이 없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을 하고 있던 이슬이었는데….
‘설마 아직도 날 좋아하는 건가….’
잠시간을 그렇게 철하를 바라보던 이슬이는 이윽고 조용히 술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
술자리는 그렇게 이슬이가 조용해 진 채 흘러갔다. 진원이와 지희도 이슬이의 그런 변화를 감지하지 못 할리 없었다. 이렇게 되자 술자리가 길게 이어질 리가 없었다. 그저 서로 방학 때 있었던 일들로 얘기를 나누다가 금방 끝나게 되었다.
이슬이는 술자리가 끝나고 헤어지면서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철하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철하는 자취방으로 돌아오면서 그런 이슬이가 계속 신경이 쓰여 미칠 것 같았다. 연락을 따로 해보려 했지만 괜히 넘겨짚는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이 오버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후우….”
철하는 한숨을 내쉬며 전화기를 들어 효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간의 신호음이 울리고 효린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응. 효린아. 나 지금 집에 가고 있다.”
[응? 늦게 가네? 근데 목소리에 힘이 왜 이렇게 없어?]
“아냐. 괜찮은데? 아. 그리고 친구들한테 너 얘기 했어.”
[와! 정말? 뭐래?]
“뭐래긴…. 축하한다고 하지.”
효린은 철하가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고 하자 굉장히 좋아했다. 공식적인 여자친구로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으니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철하는 그렇게 효린과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의 자취방에 도착했다.
그러나 효린과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에선 이슬이의 일이 계속해서 신경 쓰이는 철하였다.
*
철하는 다음날 학교에 갔다. 이슬이도 별일 없다는 듯이 나왔지만 전처럼 철하에게 팔짱을 껴온다거나 장난을 치는 일이 없어졌다. 게다가 철하에게 말도 잘 걸지 않았고 꼭 필요한 말들만 짧게 했다. 더욱 놀라운 건 옷차림이 조금 더 야해졌다는 것이다. 오늘은 가슴이 크게 파인 갈색의 쫄티를 입고 왔다. 가슴이 파인데다가 이슬이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이슬이의 둥그런 가슴의 윤곽이 또렷이 보일 정도였다. 평소에 짧은 치마나 팬츠는 입고 다녀도 상의 쪽은 잘 노출시키지 않던 이슬이었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에게 예전처럼 말도 걸고 장난도 쳐보았지만 이슬이는 그저 가볍게 넘겼다. 진원이와 지희도 같이 다니면서 이슬이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누가 봐도 이슬이의 기분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 진원이와 지희는 둘이 일이 있다면서 급하게 가버렸다. 철하와 이슬이 둘만 남겨진 상황. 철하는 이슬이의 눈치를 살짝 보았다. 이슬이는 자신의 가방을 챙기더니 조용히 일어나며 철하도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나 간다. 내일 보자.”
“어, 어…."
철하는 그저 어색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슬이는 아무 말 없이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철하는 이슬이가 빠져나간 강의실 문을 바라보다 한숨을 크게 내쉬며 생각했다.
‘아…. 왜 화가 난거지. 정말 나 때문에 화가 난건가….’
꽤나 이슬이가 신경 쓰이는 철하였다.
혼자 터벅터벅 걸으며 캠퍼스를 빠져나가고 있는 철하에게 전화가 왔다. 핸드폰을 보니 -이뿌니♡-라고 찍혀 있었다. 효린이 철하의 핸드폰을 뺏어 바꿔놓은 이름이었다. 철하는 이 이름이 뜰 때마다 웃음이 나왔지만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응.”
핸드폰을 받자 핸드폰 너머로 효린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학교 끝났지?]
“응. 지금 집에 가고 있어.”
[그래? 그럼 빨리 와! 나랑 놀자!]
효린은 철하에게 집 앞에서 내리지 말고 번화가에서 내리라고 했다. 철하는 알았다고 말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효린이 말한 곳에서 내리려면 지하철을 타지 말고 버스를 타야 했다.
학교 앞에 버스를 타는 곳에 가보니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잠시간을 기다리던 철하는 이윽고 버스에 몸을 구겨 넣으며 올라탈 수 있었다. 사방으로 사람이 꽉 들어차 무엇을 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잡을 필요도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워낙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타서 그런지 안 잡아도 넘어지진 않을 것 같았다.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왠지 사람들 틈에 껴서 꼼짝달싹도 못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꽤나 우스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철하는 자신의 앞에서 향기로운 샴푸향이 풍겨옴을 느꼈다. 자신의 코앞에는 긴 머리의 여학생이 한쪽 팔에는 전공책을 들고 한쪽팔로는 버스 손잡이를 잡은 채 위태롭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여학생의 뒷모습이 꽤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엉덩이의 윤곽이 완전히 드러나는 꽉 끼는 청바지를 입었는데 허리도 잘록한게 몸매가 늘씬하였다.
철하는 청바지에 꽉 끼인 그녀의 엉덩이를 넋을 잃고 내려 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내가 요즘 변태가 되가는 것 같아….’
철하는 그녀의 엉덩이에서 시선을 떼었다. 이윽고 버스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렇게 별일 없이 가던 버스가 좌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이 학교 앞 버스의 유명한 최대 난코스였다. 철하는 자신의 몸이 뒤로 급속도로 쏠림을 느꼈다.
‘으윽!’
철하의 뒤에는 다행히 사람이 있었다. 철하의 몸은 뒤의 사람에게 바짝 밀착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등에 느껴져오는 감촉…. 여자의 가슴이었다.
‘앗. 젠장….’
철하는 깜짝 놀라 필사적으로 몸을 앞으로 빼려 발버둥 쳤지만 앞을 보고는 더욱 놀랐다. 앞에 있던 여학생의 몸이 뒤로 쏠리며 엉덩이가 자신의 바지 앞섶에 바짝 닿는 것이 아닌가. 철하는 몸을 앞으로 빼려고 발버둥을 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뒤에 서 있는 여학생의 가슴을 등으로 마구 누른 꼴이 되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랫도리로 느껴져 오는 앞 여학생의 엉덩이 감촉에 미칠 것 같은 지경이었다.
철하의 자지가 서서히 커지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 안돼…. 제발….’
철하는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리고 이윽고 버스의 회전이 끝나고 철하와 여학생은 몸을 바로 할 수 있었다.
‘후우…. 아슬아슬했다.’
철하의 자지가 바로 커지기 직전에 여학생의 엉덩이가 떨어진 것이다. 만약 버스의 회전이 조금 더 길었더라면 앞의 여학생도 철하의 자지가 커졌음을 분명히 느꼈으리라….
잠시 그렇게 가던 중 앞의 여학생이 버스의 벨을 눌렀다. 내리려는 모양이었다. 여학생은 오른손으로 버스 손잡이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내리는 문은 반대편에 있었다. 이윽고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꽤 많은 수의 학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철하는 여학생도 내릴 것이 란걸 알기에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주었다. 그때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던 여학생의 오른손이 버스 손잡이에서 내려오면서 철하의 커진 자지에 살짝 스쳤다.
철하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움찔 뒤로 뺐고 여학생도 놀랐는지 흠칫하는 기색이 보였다. 그리고는 버스에서 후다닥 뛰어내리듯이 내렸다.
‘으…. 뭐야 이게….’
철하는 너무나 어이없는 상황에 버스에서 내린 그 여학생을 살짝 보았다. 당연히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마른 몸매를 가진 예쁘장하게 생긴 여학생이었다. 그 여학생은 버스 밖에서 철하를 경멸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철하는 놀라며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아…. 제길….’
*
버스타고 오는 내내 툴툴거리던 철하는 결국 버스에서 내려 효린이를 만날 수 있었다. 오늘도 깔끔하게 뒤로 넘겨 묶은 긴 머리. 그리고 그 문제의 섹시한 교복…. 아직 하복착용기간인지라 하얀색의 하복 셔츠는 배까지 간신히 내려오고 안에는 분홍색의 티셔츠를 받쳐 입고 있었다. 여전히 치마는 허벅지 중간에 걸치고 너무나도 타이트해서 골반과 엉덩이 라인을 섹시하게 드러내주고 있었다. 역시 질질 끌고 다니는 슬리퍼는 빼고 말이다….
늦여름의 햇살이 효린의 길고 하얀 팔다리를 눈부시게 만들어주었다.
“오빠!”
효린이는 철하를 발견하고는 웃으며 달려왔다. 그녀의 등 뒤로 메어진 검은색의 작은 가방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효린이 워낙 크게 소리를 지르며 다가왔기에 주위에 있던 대학학생들이 둘을 쳐다보았다. 몇몇 애들이 효린을 보며 수근 거렸고, 또한 철하도 빼놓지 않고 보며 수근 거렸다. 철하는 그 애들이 무슨 말들을 하는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너 같은 놈이 저런 여학생이랑 사귄다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는 등의 말일 것이 뻔했다….
그런 철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효린은 철하의 팔에 팔짱을 끼며 바짝 달라붙었다. 주위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작게 쏟아져 나왔다. 철하는 그 들의 말들을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와…. 쟤 청의여상 김효린 아니야?”
“남자친군가?”
“뭐야 완전 깬다….”
“아 씨바 부럽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목소리들…. 철하는 난감해진 상황에 고개조차 들지 못할 것 같았다. 효린은 생각보다 이 지역에서 유명한 여고생인 것 같았다. 그러나 효린은 이런 상황을 아는지 아니면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철하를 바라보며 생글거렸다. 철하도 그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자 웃음이 나왔다.
‘그래. 주위 사람들이 무슨 상관이야. 내 여자친구인데….’
철하는 그런 효린을 마주보며 웃어주었다.
*
철하는 효린에게 이끌려 노래방에 가기로 했다. 효린이 노래방에 가고 싶다고 박박 우겼기 때문이다. 철하는 노래방에 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노래를 잘 부르지 못했다. 그렇다고 못 부르는 것도 아닌 그저 가사 보며 따라 부르는 정도였다.
철하는 효린과 노래방에 가면서도 효린의 아는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죄다 남자 대학학생과 여자 대학학생들…. 그리고 효린은 그들에게 자신의 남자친구라고 소개시켜줬고 그들의 반응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효린과 극장에 처음 갔던 날….
철하는 무시당했던 옛 기억을 떠올리며 작은 노래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노래방에는 죄다 대학학생들 천지였다.
어색하게 굳은 채 계산을 하고 작은 방에 들어갔다. 뭔지 모를 퀴퀴한 냄새와 담배냄새가 섞인 아무튼 꽤 좋지 않은 냄새가 났다.
철하가 자리에 앉자 효린이 신난 듯 철하의 옆에 바짝 달라붙으며 앉았다. 철하는 갑자기 가슴이 콩닥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자신의 여자친구이고 이미 섹스도 한번 한 상황이지만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은 대다가 이렇게 예쁜 18세의 여고생이 자신에게 달라붙어 앉아있자 떨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약간 어두컴컴한 방안에 단 둘이 같이 앉아있으니 아니 떨릴 수가 없었다.
“오빠. 오빠. 뭐해? 노래 안해?”
“어, 어.”
효린은 철하에게 첫 곡을 불러달라며 책을 건네주었다. 철하는 아는 곡이라고는 발라드 밖에 없었다. 모두 슬픈 가사를 가진 발라드…. 철하는 결국 아주 우울한 발라드 한곡을 뽑아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옆에 앉아있는 효린 때문에 떨려서 노래도 완전 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철하의 노래가 끝나자 효린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쳐주었다. 철하는 무안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며 효린에게 책을 건네주었다. 효린은 이리저리 책을 넘기더니 꾹꾹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9, 3, 0, 0…. 번호를 누르고 시작을 누르자 신나는 반주가 흘러나오며 화면에 제목이 떴다. 왁스의 오빠…. 당연히 철하도 잘 아는 노래였다. 자신이 대학학생 때 나와서 꽤나 히트 친 노래였다.
효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반주에 맞춰 살짝 살짝 허리를 돌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냥 편한 느낌이 좋았어.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어. 하지만 이게 뭐야 점점 남자로 느껴져 아마 사랑하고 있었나봐….”
효린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효린은 맑은 하이톤의 목소리답게 노래도 굉장히 잘했다. 게다가 노래를 부를 때의 효린의 목소리는 매우 섹시했다.
“오빠! 나만 바라봐! 바빠! 그렇게 바빠! 아파 마음이 아파 내 맘 왜 몰라줘!"
효린은 노래를 부르면서 슬슬 춤 동작이 커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살짝 살짝 허리만 돌리더니 이윽고 하얀 팔을 자기의 가슴에 얹고는 섹시하게 문지르며 내려오고, 엉덩이와 허리를 섹시하게 돌리며 살짝 자신의 분홍색 티셔츠를 들어 올리며 하얀 배를 철하에게 보여주기도 하였다. 게다가 장난스럽게 한쪽 다리를 조금 들고는 교복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며 길고 하얀 다리를 철하에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미 허벅지 중간까지 오던 짧은 치마였기 때문에 살짝만 들어도 팬티 부근이 보일 지경이었다.
철하는 입을 벌린 채 넋을 잃고 효린을 바라보았다. 교복을 입고 춤을 추는 여학생이 이렇게 섹시한줄 꿈에도 생각 못한 철하였다. 철하는 효린의 살짝살짝 드러나는 하얀 배와 다리를 보면서 점점 자신의 자지가 커지는 것을 느꼈다.
섹시하게 이리저리 몸을 흔들던 효린은 이윽고 2절이 시작되자 조용히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철하에게 다가오더니 다리를 벌리며 철하를 마주보며 불룩하게 솟아오른 바지 앞섶에 앉았다. 워낙 짧고 타이트한 교복치마라 다리를 벌리자 자연스럽게 치마가 밀려 올라가며, 효린의 눈부시도록 하얗고 가는 허벅지가 드러났고 가랑이 사이를 살짝 가리고 있는 분홍색의 팬티가 나타났다.
철하는 자신의 커져버린 자지에 효린의 사타구니가 닿자 깜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효린은 섹시한 표정으로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빠 또 꼴렸네. 히히. 내 춤이 그렇게 섹시해?"
"으, 응…."
철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신의 바지 앞섶에 가늘고 하얀 다리를 벌리고 올라 타있는 18세의 교복 입은 여고생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효린은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철하의 목에 팔을 두르며 입을 맞춰왔다. 천천히 다가오는 효린의 붉은 입술을 바라보며 철하도 떨리는 마음으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살짝 잡았다. 그리고 이윽고 둘의 입이 맞닿았다.
살짝 살짝 서로의 입술을 빨다가 이윽고 효린의 혀가 먼저 철하의 입안으로 들어왔다. 철하는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며 효린의 붉은 혀를 맞아들였다. 효린의 혀와 철하의 혀가 격렬하게 뒤엉키기 시작했다.
효린은 키스를 하면서 천천히 잘록한 허리를 움직여 자신의 팬티를 철하의 솟아오른 바지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응, 아…. 하아."
효린은 신음소리를 살짝 살짝 내며 열심히 철하의 혀를 핥고 빨았다. 그러면서 손을 내려 자신의 허리를 살짝 잡고 있는 철하의 오른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다. 철하는 흠칫 놀랐으나 이윽고 효린의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을 가볍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분홍색의 면 티셔츠 위로 만져지는 효린의 가슴이 굉장히 부드럽게 느껴졌다.
"응…. 아. 하앙."
효린은 신음소리를 내며 철하의 혀에서 입을 뗐다. 그리고는 아예 철하의 목을 꼭 끌어안고는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는 철하의 손길을 느끼며 허리를 더욱 열심히 움직였다.
이미 노래는 끝이 난 상태였다. 작은 노래방 안에는 효린의 섹시한 신음소리만이 작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윽고 효린의 허리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하며 격렬하게 철하의 자지위로 자신의 팬티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혼자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았다. 18세의 여고생이 이런 걸로 혼나 가버리는 것은 굉장히 많은 경험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철하는 알 리가 없었다.
"아흑…. 응…. 아으!"
효린은 철하의 목을 꽉 끌어안고는 신음소리를 점점 높여갔다. 철하는 밖에 들릴까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왠지 그렇다고 생각하니 더욱 흥분이 되었다. 자신도 효린의 말캉한 가슴을 더욱 거칠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응…. 앗!"
한참을 격렬하게 움직이던 효린의 허리 움직임이 천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효린은 철하를 꼭 끌어 안고는 철하의 귀에 거친 숨을 내뿜으며 말했다.
"하악…. 하아…. 히히…. 오빠 미안. 나 혼자 가버렸네…. 하아…."
효린은 천천히 철하의 다리에서 내려왔다. 철하의 바지 앞섶은 효린의 팬티에서 묻은 보지물로 젖어있었다. 게다가 면바지라 그 색의 차이가 확실히 보였다. 효린은 미안한 듯 히히 웃으며 쇼파에 앉아 가늘고 흰 다리를 벌리고는 자신의 치마를 살짝 들춰보았다. 효린의 분홍색 팬티는 엄청나게 젖어서 보지살에 달라붙어 있었다. 지금도 살짝 검은색의 털이 보일 정도였는데 하얀 팬티였으면 보지까지 보일 지경이었다.
효린은 자신의 팬티를 스윽 한번 문지르더니 말했다.
"완전 푹 젖었네…."
철하는 아무 말 없이 그런 효린의 야한 행동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지금 덮쳐버릴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하고 싶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말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완전 흥분할 대로 흥분한 상태였다.
그러나 철하는 이윽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노래방 아닌가. 밖에서 학생들이 지나가며 볼 수도 있었다. 이미 지금 봤을 수도 있지만 노래방의 쇼파에 누워 섹스를 하는 모습 따위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흥분되고 자극적인 섹스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래서는 안될 것 같았다.
그런 철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효린이 입을 열었다.
"오빠 안 하고 싶어? 하고 싶으면 해도 되…."
효린은 말을 하며 몸을 약간 뒤로 눕히며 한쪽 다리를 살짝 쇼파 위에 올렸다. 하얗고 긴 가는 다리가 드러나며 그 모아진 가랑이 부근을 살짝 가리고 있는, 젖을 대로 젖은 효린의 분홍색의 팬티가 보였다. 철하는 더 이상 그런 효린의 모습을 바라보면 폭발할 것 같아서 고개를 숙이며 중얼 거렸다.
"하고 싶어…. 진짜 하고 싶은데. 여기서는 아무리 그래도 안될 것 같아…. 미안해…."
철하는 얼떨결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자신이 사과할 이유가 전혀 없었지만 사과했다. 효린은 그런 철하를 바라보다가 쿡쿡 웃더니 몸을 일으켜 바짝 앉으며 철하를 안으며 말했다.
"히히. 오빠가 왜 사과해. 오빠 진짜 너무 착하다니까…. 다른 남자애들은 이런 데서도 그냥 막 하는데…."
효린은 이윽고 철하의 입에 다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 손으로는 철하의 바지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철하는 당황했으나 자신도 흥분할 대로 흥분한 상황이라 가만히 효린의 혀를 빨며 그녀의 행동을 기다렸다. 이윽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철하의 바지 벨트를 푼 효린은 바지를 살짝 내리며 팬티 밖으로 철하의 자지를 꺼냈다.
"하아, 하아…. 오빠 이렇게 커졌으면서…."
효린은 철하와 키스를 하면서 한손으로는 철하의 자지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에 전해져오는 강렬한 쾌감에 몸을 움찔거렸다. 어두컴컴하고 좁은 노래방에 앉아 여고생에게 자위를 당하고 있는 지금 상황은 누가 봐도 엄청 야한 상황이었다.
한참을 철하의 자지를 잡고 흔들던 효린의 귀에 철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헉, 헉. 효린아 나 나올 것 같아…."
"하아. 오빠 싸…. 하아."
효린은 철하가 나올 것 같다고 하자 더욱더 빠르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철하는 자신의 뿌리 끝에서 폭발하듯 무언가가 튀어 나가는 것을 느꼈다. 철하의 자지에서 허연 정액이 폭발하듯 터져나가며 노래방 탁자와 철하의 바지에 떨어졌다. 그리고 뒤이어 밀려나오는 정액들이 꿀럭 거리며 효린의 하얀 손위로 흘러내렸다.
효린은 철하의 자지를 뿌리 끝에서 쥐어짜듯 몇 번 더 움직이며 자지 안에 남아있던 정액들을 뽑아주었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에 전해져오는 강렬한 쾌감에 몸을 움찔거렸다.
"히히. 오빠 많이도 싸네."
효린은 자신의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자신의 손과 철하의 자지, 바지에 묻어있는 정액을 닦았다.
"윽!"
철하는 사정을 하고 난 뒤 예민해진 자신의 자지에 강렬하게 느껴지는 느낌에 다시 한번 몸을 떨었다.
그러나 효린은 탁자에 떨어진 꽤 많은 양의 정액은 닦지 않았다.
"효린아 이건 왜 안 닦어?"
"히히. 재밌으라고…."
효린은 짓궂게 웃으며 노래를 예약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남은시간은 20분 정도였다. 남은 시간을 효린의 섹시한 댄스와 철하의 우울한 발라드로 넘긴 둘은 이제 방 밖으로 나가려했다. 철하는 효린이 끝까지 정액을 닦지 않자 당황하며 닦으려 했으나 효린이 잡아끌고 나왔다. 둘이 방에서 나오자 여고생 네 명이 방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많이 밀린 건지 서비스가 형편이 없는 건지 손님이 바뀌는데도 주인아주머니는 안을 치워주지도 않았다. 밖으로 나간 철하의 귀에 들어간 여고생의 중얼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 씨바 존나 짜증나…. 무슨 냄새야 이거…. 둘이 빡친거 아냐?"
철하는 순간 무안해졌다. 그리고 뒤이어 들려온 다른 여고생의 비명과도 같은 외침에 효린과 철하는 킥킥 거리며 달아났다.
"아악 씨발! 이거 좆물이야!"
*
효린과 철하는 같이 저녁을 먹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하다가 버스를 타고 둘이 사는 동네로 들어갔다. 효린은 굉장히 당돌하면서도 발랄하고, 적극적이면서 재미있는 여자아이였다. 철하의 팔에 바짝 달라붙어 계속해서 생글거리며 재잘 거렸다. 철하는 이럴 때 보면 세상 누구보다도 순수해 보이는 효린이었지만 흥분했을 때는 그렇게 야한 여학생이란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철하는 효린이 사는 아파트까지 데려다 주었다. 헤어지기 직전에 효린은 철하를 바짝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오빠 그거 알아?"
"응…?"
"오늘 우리 둘이 처음으로 키스 했어. 생각해보니까 내가 저번에 섹스할 때 키스도 안 해줬더라구…. 그래서 오늘 키스해주려고 했었어. 나는…. 아니 오빠에게도 첫 키스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 둘 사이에는 첫 키스였어. 히히. 그래서 나 너무 좋아…."
철하는 이런 말을 하는 효린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자신도 같이 꼭 끌어안아 주며 입을 열었다.
"나도 정말 너무 좋아…."
철하는 지금 이 순간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다.
*
콧노래를 부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취방에 도착한 철하는 씻고 컴퓨터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몸을 한껏 뒤로 눕히며 기지개를 폈다. 효린과의 야하면서도 너무나도 재밌는 데이트였다. 철하는 기분이 좋아서 연신 낄낄거렸다. 그러던 중 이슬이에게 생각이 미쳤다.
'아….'
이슬이만 생각하면 다시 우울해지는 철하였다.
'후우. 안돼…. 이러면 안 되는데. 지금 내 여자친구는 효린이잖아…. 이슬이에게 미안해도 어쩔 수 없는 거야….'
철하는 애써 그렇게 자신을 위로했다.
#17. 효린 학교 놀러오다!
여름의 마지막인 8월 말이었지만 날씨는 여전히 찌는 듯이 더웠다. 밤에는 약간 시원하긴 했지만 낮에는 여전히 찌는듯한 더위가 밀려왔다. 더운 날씨에 투덜거리며 학교에 간 철하는 저 멀리 걸어가는 어떤 여학생을 보고는 입을 딱 벌렸다. 여학생의 옷차림이 엄청 야했기 때문이다.
위에는 그냥 하얀색의 셔츠였지만 검은색의 치마가 장난이 아니었다. 달라붙는 치마가 아닌 약간 퍼지는 주름치마였는데 그 길이가 엉덩이 끝부분과 거의 동일선상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걸을 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주름치마가 여학생의 하얀 엉덩이를 살짝 살짝 보여주었다. 그러나 보여야할 팬티가 보이지 않았다. 작은 삼각의 팬티라도 끝부분이 살짝 보여야 하는 것이 당연할 정도의 노출이었지만 그런 작은 천조가리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다리와 엉덩이 부근에 남자들의 노골적인 시선이 쏟아졌다. 어떤 사람은 아예 대 놓고 뒤쫓아 가고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뒤에서 살펴보다가 어딘가 낯이 익은 뒷모습임을 깨달았다. 등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 생머리,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에 눈에 익숙한 핸드백. 이슬이었다….
철하는 깜짝 놀라며 이슬이를 쫓아갔다.
"이슬아!"
철하의 부름에 이슬이가 걸음을 멈추며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슬이를 훔쳐보던 남학생들의 시선이 제각기 흩어졌다.
이슬이는 철하를 고양이 같은 눈으로 조용히 바라보았다. 철하로선 전혀 적응이 안되는 표정이었다. 항상 밝게 웃으며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던 이슬이었는데….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쳐다보는 이슬이를 향해 철하는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아…. 같이 가자…."
이슬이는 철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철하는 어색하게 이슬이의 옆에 붙어서 걷기 시작했다. 다시 남자들의 시선이 모아짐을 느꼈다. 철하는 은근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도 여자들의 다리를 몰래 훔쳐보긴 하지만 자신이랑 같이 가는 이슬이의 다리와 엉덩이에 시선이 모아 지는 것은 굉장히 화가 났다.
그리고 철하는 아까 문득 이슬이의 팬티가 보이지 않았음을 느꼈다. 그럼 설마 노팬티란 말인가? 철하는 걱정이 되었지만 이슬이에게 너 팬티 안 입었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윽고 계단을 올라갈 때가 되었다. 자연스레 계단 밑에는 많은 남학생들이 운집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그러던 중 남학생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야야. 저 애 장난 아니다…. 노팬티 아냐?"
"아냐…. 내가 아까 살짝 봤는데 티팬티 입었더라."
"뭐? 티팬티? 그거라도 엄청나지."
철하도 덩달아 깜짝 놀랐다. 티팬티라니…. 저 치마에 속바지도 안 입고 티팬티만 달랑 입었단 말인가. 그래도 철하는 노팬티가 아니라는 사실에 약간 안도가 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철하는 남학생들이 못 보도록 이슬이의 뒤에 가서 서서 올라갔다. 뒤에서 남학생들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이 또한 문제였다. 철하의 눈앞에는 이슬이의 하얀 엉덩이가 정통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만큼 이슬이의 검은 주름치마는 상상을 초월하는 길이였다. 철하는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억누르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계단을 올라갔다.
강의실에 들어가자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이슬이의 치마로 쏟아졌다. 진원이와 지희조차도 놀라는 표정이었다. 평소에 이슬이가 짧은 치마를 즐겨 입는 것은 많이 보아온 그들이었지만 저 정도로 짧은, 게다가 펄럭이는 주름치마를 입은 것은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슬이는 평소 앉던 대로 강의실의 맨 뒷자리에 앉았다.
그때 누군가가 철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야!"
애기같이 콧소리가 섞인 귀여운 목소리…. 00학번 소현의 목소리였다. 철하가 바라보자 웬일로 진원이의 옆에 바싹 붙어 앉아있었다. 평소에는 진원이와 별로 친하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지금 유독 옆에 책상을 바짝 끌어다 앉아있는 것이었다. 진원은 졸지에 좌우에 소현과 지희를 두고 앉아있었다
철하는 오랜만에 소현을 보자 자신의 첫 섹스가 떠올랐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지워버리고는 말했다.
"어 선배? 이거 들으세요?"
오늘 처음 시작하는 수업이었다. 소현은 귀엽게 웃으며 말했다.
"응! 선배 이거 학점 잘 안 나와서 재수강 하는거야."
소현은 말을 마치고는 다시 진원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소현은 일부러 과장되게 진원이에게 몸을 바싹 붙이며 말을 걸고 있었다. 진원도 굳이 몸을 빼서 피하지는 않았다. 철하는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희의 표정이 궁금했다. 그러나 일부러 가서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이슬이의 옆자리에 털썩하고 앉았다.
강의가 끝나고 진원이와 지희는 철하와 이슬이에게 오늘 술을 마시자고 얘기했다. 철하와 이슬이의 사이가 어색해져서 풀어주려는 것 같았다. 철하는 알았다고 했고 이슬이는 싫다고 했지만 지희가 애교를 떨며 매달리는 통에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뒤에서 소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와? 너네 오늘 술 마시니? 선배가 사줄까?"
눈치 없이 끼어드는 소현이었지만 후배 된 입장에서 거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할 수 없이 수업이 끝나고 소현과 같이 술집에 가기로 했다.
지희는 소현이 사라지고 난 뒤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야기 했다.
"저 선배 뭐야…. 왜 갑자기 친한 척이야."
그러나 진원은 왜 그러냐는 듯 말했다.
"뭐 어때. 왜? 선배가 사주면 좋지…."
"흥…."
진원의 말에 지희는 삐진 듯이 강의실을 나가버렸다. 분명히 아까 소현이 진원에게 바짝 붙어 앉아 있던 일에 화가 나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진원은 급하게 지희를 따라 나갔고 철하와 이슬이는 천천히 둘의 뒤를 따라 나갔다.
*
'….'
철하는 술집에 앉아 자신의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너무나 황당한 이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진원과 지희가 처음부터 자신과 이슬이의 사이를 풀어주려고 술을 마시자고 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우습게 변해 버린 것이었다.
진원의 왼쪽에 지희가 앉아있었고 오른쪽에는 소현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철하가 앉아있었고 오른쪽에는 이슬이가 앉아있었다.
소현은 술을 마시는 내내 계속해서 진원이의 몸에 밀착해서 앉았다. 웃으면서 진원이의 허벅지를 만지기도 했고, 지희에게 얘기하는 척하며 자신의 큰 가슴을 은근히 진원의 팔에 비비기도 했다. 그러나 진원은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살짝 즐기는 것 같았다. 소현의 큰 가슴이 자신의 팔에 닿으면 살짝 움직여 소현의 가슴을 느끼기도 하였다.
지희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완전 무표정하고 싸늘한 것이 얼음장 같은 표정이었다. 소현이 선배만 아니었으면 일어나서 욕이라도 한바탕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소현은 그런 지희를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진원에게 진한 스킨쉽을 해갔다.
이슬이는 지금 이 상황이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 혼자 맥주를 홀짝 거리며 술집에 설치된 TV만을 보고 있었다.
철하는 이 어이없고 난감한 상황에 그저 가만히 앉아서 지희와 이슬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그날 술자리는 소현 혼자서 신나게 떠들다가 어색하게 흩어졌다. 소현은 술값을 계산하고는 혼자서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 가면서까지 진원의 팔짱을 끼며 가슴을 밀착시켰다.
소현이 가버리고 난 뒤 네 명은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각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철하는 그저 친구들의 눈치만 살짝 봤다. 이윽고 진원이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하하…. 이거 원래 너희 둘 기분 풀어주려고 모인 건데…. 이상하게 됐네. 할 수 없지 다음기회에 풀어줄게…. 내일 보자."
진원과 지희는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는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갔다. 철하가 보니 지희는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마 오늘 둘이 한바탕 싸우겠지.
철하는 슬쩍 이슬이의 눈치를 봤다. 이슬이의 주위에는 여전히 남자들이 지나다니며 다리와 엉덩이를 힐끗거리며 쳐다보았다. 조용히 있던 이슬이가 입을 열었다.
"나 간다. 내일 보자."
또 무신경한 딱딱한 말투…. 말을 마친 이슬이는 곧 택시를 잡아타고는 사라졌다. 혼자 남겨진 철하…. 철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 진짜 이게 뭐냐! 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린거야…. 그리고 소현선배는 갑자기 진원이한테 왜 그러지? 아 정말. 복잡하다 복잡해….'
철하는 투덜대면서 지하철로 발걸음을 옮겼다.
*
철하는 효린과 지내면서 적극적으로 섹스를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효린과 같이 있으면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자신의 자취방에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일부러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 하고 싶었다. 효린도 굳이 섹스를 하자고 이야기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철하를 더욱 좋아하는 것 같았다.
효린은 철하와 데이트할 때 둘만 있게 되면 무조건 키스를 해왔다. 엘리베이터에서, 으슥한 골목에서, 한적한 식당의 구석 등에서 둘만 있는 상황만 되면 무조건 키스를 해왔다. 그러면서 은근히 진한 스킨쉽을 시도하기도 했다. 철하의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기도 하고 엉덩이, 심지어는 치마 안으로 이끌기도 하였다. 처음엔 그런 효린의 행동이 무척 당황스러웠던 철하였으나 싫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하다고 함이 옳았다.
철하는 주말에 자취방에 누워서 효린과 전화 통화를 하던 도중에 깜짝 놀랐다.
"뭐?"
[나 내일 오빠네 학교 놀러간다고!]
"학교 안가?"
[히히. 낼 개교기념일이야.]
"그, 그래…."
[일찍 일어나기는 귀찮으니까…. 음…. 점심시간에 갈 테니까 점심 사줘!]
철하는 자신의 학교를 찾아오는 방법을 설명해준 뒤 전화를 끊었다. 왠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후우…. 뭐 별일 없겠지."
철하는 요즘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복잡한 마음을 추스르고는 자리에 누웠다.
*
철하는 다음날 학교에 가서 오늘 자신의 여자친구가 학교에 놀러온다고 친구들에게 말을 하였다. 진원이와 지희는 깜짝 놀랐고 요즘 따라 철하의 얘기에 별 귀를 기울이지 않던 이슬이도 이 얘기에는 살짝 반응을 보였다.
"학교 식당에서 같이 점심 먹기로 했어…. 같이 먹자."
철하의 말에 진원과 지희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도 궁금한데. 사진으로도 못 봤잖아."
그러고 보니 철하는 자신에게 효린의 사진이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한 장 갖고 싶었다. 다음에 한 장 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철하였다.
철하는 조심스레 이슬이에게도 물었다.
"이슬아 너도 같이 먹자…."
거절할 줄 알았던 이슬이는 의외로 고개를 순순히 끄덕였다. 이슬이도 철하의 여자친구가 누군지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철하는 이슬이가 순순히 허락을 하자 왠지 불안한 마음이 엄습하였다.
점심시간이 되어 건물 밖에서 효린이 오기를 기다렸다. 진원이와 지희는 누군지 궁금하다고 얘기하고 있었고 이슬이는 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 이슬이는 요즘 따라 옷차림이 엄청 야해서 학교에서 완전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오히려 노출을 즐기는 거라는 안 좋은 소문까지 떠돌 정도였다.
잠시 후 철하의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효린이었다.
[오빠! 나 오빠네 학교 정문이야. 빨리 데리러와^^]
철하는 친구들한테 잠깐 갔다 온다고 말하고는 효린을 데리러 정문으로 갔다. 정문에 도착하자 검은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내린 효린이 웃으며 달려왔다. 효린의 모델같이 늘씬한 몸매와 예쁜 외모를 보며, 지나가던 남자들이 힐끗힐끗 한 번씩 되돌아봤다. 효린은 위에는 노란색의 티셔츠를 입고 웬일로 다리에는 바지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효린의 가늘고 긴 다리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진이라 어떻게 보면 치마보다 더 야한 것 같았다. 특히 가랑이와 엉덩이가 꽉 끼어서 더 야하게 보일 정도였다.
"오빠!"
효린은 철하를 부르며 팔짱을 껴왔다.
"히히. 오빠네 학교 좋네?"
효린은 철하의 팔에 매달린 채 진원이 등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 철하는 진원, 지희, 이슬이를 가리키며 소개했고 효린은 그들을 보며 허리 굽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김효린입니다."
효린은 생글생글 웃으며 밝게 인사했다. 진원과 지희는 그런 효린이 마음에 들었는지 웃으며 이야기했다.
"철하한테 여자친구 생겼다는 말 듣고는 정말 궁금했는데 엄청 미인이시네요."
"정말. 되게 예쁘세요."
진원과 지희의 말에 효린은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다시 철하의 팔에 매달렸다. 잠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슬이가 무슨 말을 해야 할 차례인데 아무 말도 안하고 효린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원과 지희는 이슬이에게 무슨 말이라도 하라는 듯 쳐다보았지만 이슬이는 그저 효린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효린이는 이슬이가 왜 그러나 하며 그냥 조용히 쳐다보았다. 철하는 떨리는 마음으로 둘을 지켜보았다. 둘의 눈매는 섹시한 것이 약간 비슷했다. 허나 효린이 약간 더 도도하고 도발적인 섹시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슬이는 옷차림이 야하고 화장이 진해서 그렇지 지희처럼 꾸며놓으면 지희 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청순하게 변할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예쁘시네요. 이제 밥 먹으러 가자."
이슬이는 칭찬 같지도 않은 칭찬을 해놓고는 식당으로 걸어갔다. 효린은 이슬이가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철하를 바라보았지만 철하는 어색한 웃음만을 보여주었다.
학교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효린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효린이 워낙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진원과 지희도 웃으며 받아주었기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듯 했다. 그러나 다들 이슬이의의 무거운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었다.
효린은 밥을 먹으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도 철하의 팔에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것을 조용히 지켜보던 이슬이가 드디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안 더워요?"
조용히 하고 있던 이슬이에게서 워낙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말이라 다들 제대로 듣질 못했다. 효린도 제대로 못 들었는지 반문했다.
"예?"
"안 덥냐고요."
그제 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효린은 생글생글 웃으며 더욱 철하에게 바짝 달라붙으며 말했다.
"뭐가 더워요. 이제 조금 있으면 가을인데."
이슬이도 지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도 아직 늦여름이라 덥잖아요. 그리고 밥 먹는데 안 불편해요?"
그러나 효린은 다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
"히히. 뭐 어때요. 우린 이미 세…. 세, 세 번이나 키스를 했는데요."
효린은 중간에 어색하게 말을 더듬었지만 다들 눈치 채지 못했다. 이상하다고 눈치 챈 것은 철하 뿐이었다. 효린과 키스를 한 것은 세 번 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로 세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열 번은 훨씬 넘었다. 철하는 효린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내 깨닫고는 경악했다. 효린이 처음에 꺼내려던 이야기는 섹스임에 분명했다. 철하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말 당돌한 효린이었다.
효린의 얘기가 끝나자 진원과 지희는 우와하고 감탄하는 표정으로 철하를 바라보았고, 철하는 쑥스럽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슬이었다. 이슬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는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게다가 입술을 꽉 깨문 채 약간 떨고 있었다.
진원과 지희도 그런 이슬이를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철하도 이슬이를 마주보며 깜짝 놀랐다. 효린만이 이 상황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이슬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 집에 갈게. 몸이 안 좋다…."
이슬이는 말을 마치고는 빠르게 나갔다. 진원과 지희는 일어나서 뒤쫓아 가려 했지만 이슬이가 그런 둘에게 따라오지 말라며 작게 소리쳐서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효린은 그런 이슬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이슬이의 뒷모습을 놀란 듯 바라보고 있는 철하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는 볼을 부풀리며 입을 삐죽거렸다.
*
이슬이는 그 다음 강의가 한 시간 남아있었지만 들어오지 않았다. 철하는 전화를 해보았지만 핸드폰도 꺼져 있었다. 아무래도 집에 간 모양이었다. 효린도 굳이 이슬이에 대해 묻지 않았다.
효린은 철하가 듣는 교양수업에 몰래 따라 들어가 같이 들었다. 교양수업을 듣는 남학생들이 처음 보는 예쁜 여학생에 놀란 듯 효린을 쳐다보았다.
효린은 강의가 시작하자 철하를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엎드리며 잠을 잤다. 철하는 이슬이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이런 효린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동작이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강의가 끝나자 효린이 일어났는데 그녀의 하얗고 예쁜 이마에는 빨갛게 자국이 나 있었다. 철하가 킥킥거리며 효린에게 이마에 자국이 남았다고 알려주자 효린은 베시시 웃으며 이마를 문질렀다.
강의가 모두 끝나자 진원과 지희는 철하와 효린에게 재밌게 놀다 가라며 사라졌다. 효린은 철하와 둘이 남게 되자 신난 듯 말했다.
"히히. 오빠. 나 학교 구경 시켜줘."
철하는 효린을 데리고 이리저리 구경을 시켜주었다. 사실 서울 최하위권의 작은 대학이었기에 구경할 거리도 없었다. 잠시간을 돌아다니던 도중 효린이 철하에게 말했다.
"오빠. 오빠. 빈 교실 없어?"
"응? 왜?"
철하는 효린의 말을 듣는 순간 짐작되는 것이 있었지만 내색할 수가 없어 되물었다.
"히히. 빨리빨리. 찾아봐."
효린은 생글거리며 철하를 재촉했고 철하는 할 수 없이 이리저리 빈 강의실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은근히 흥분되기 시작했다. 빈 강의실 안에서 무슨 일을 할까….
결국 복도 구석에 위치한 빈 강의실을 찾을 수 있었다. 앞문으로 살며시 들어간 효린은 웃으며 철하에게 말했다.
"히히. 나 꼭 교실에서 해보고 싶었어."
"뭐, 뭘?"
그러나 효린은 철하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웃으며 칠판 옆 벽에 기대어 섰다. 그리고는 철하의 손을 잡아 이끌고는 키스를 했다. 가늘고 하얀 팔을 철하의 목에 두르고 진하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효린은 이 상황이 흥분이 되는지 처음부터 붉은 혀를 내밀어 철하의 입안으로 격렬하게 들여보냈고 철하도 학교에서 이런 다는 것에 흥분이 되어 거칠게 효린의 붉은 혀를 핥고 빨았다.
이윽고 효린의 오른팔이 철하의 목에서 떨어지며 아래로 내려갔다. 철하는 효린이 자신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이끌거라 생각했지만, 효린의 손은 예상을 깨고 그녀의 바지 지퍼를 내리며 벨트를 풀고 있었다.
이윽고 효린이 입을 떼고는 조용히 철하의 귀에 속삭였다.
"오빠…. 입으로 해줘…."
저항할 수 없는 효린의 섹시한 목소리에 철하는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천천히 효린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효린의 스키니진은 이미 벨트와 지퍼가 풀어져 내리기만 하면 되었다. 철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효린의 바지를 잡고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효린의 가랑이를 움켜잡은 듯이 꽉 끼어 있던 바지는 철하의 손에 의해 천천히 내려갔다. 효린의 야한 검은색 팬티가 드러나는가 싶더니 눈부시도록 희고 가는 허벅지가 드러났다. 철하는 거기까지 바지를 내리고 검은색 팬티를 바라보았다. 보지 부근을 가리는 작은 천을 제외하고는 망사로 되어 있어서 굉장히 야한 느낌을 주는 팬티였다.
철하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효린을 바라보았다. 효린도 꽤나 흥분한 듯 가슴을 들썩이며 살짝 벌린 입으로 뜨거운 숨을 뿜으며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철하는 다시 한번 침을 꿀꺽 삼키고는 효린의 팬티를 잡고 살며시 내렸다. 효린의 보지 냄새가 풍겨져왔다. 남자를 무척 흥분케 하는 냄새였다. 효린의 하얀 피부위에 삼각형 모양으로 예쁘게 다듬어져 있는 소복한 검은 보지털이 보이기 시작했다. 효린은 보지털도 다듬고 다니는 것 같았다.
효린의 팬티는 천천히 내려가 이윽고 그녀의 보지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벌써 푹 젖어 있는 보지에서 보지물이 살짝 늘어지며 떨어지는 팬티의 천조가리는 철하에게 엄청난 자극으로 다가왔다.
"효린아…. 벌써 젖어있어…."
"응…. 나 오빠랑만 있으면 왜 이렇게 흥분이 되는지 모르겠어…."
잠시간 효린의 예쁜 보지털을 보던 철하의 얼굴이 천천히 효린쪽으로 다가갔다. 효린은 철하가 빨기 좋도록 살짝 다리를 벌려 섰다.
이윽고 철하의 코가 효린의 보지털에 닿았다. 철하는 자신의 코를 간질이는 효린의 보지털의 느낌에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효린의 보지털에 코를 묻고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효린이 간지러운 듯 살짝 몸을 떨었다.
철하는 혀를 내밀어 효린의 보지털에 갔다 대었다.
"아…."
효린이 살짝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움찔 거렸다. 효린의 보지털에 닿았던 철하의 혀는 천천히 내려와 효린의 가랑이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보지살을 찾아들어갔다.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는 효린의 보지살…. 철하는 자신의 혀에 느껴져 오는 보지물의 시큼한 맛이 너무나 맛있게 느껴졌다. 철하의 혀가 미끄러지며 효린의 보지를 갈랐다. 철하는 효린의 보지가 굉장히 뜨겁다고 느꼈다.
"하앙!"
효린은 자신의 보지살을 가르는 뜨거운 혀의 느낌에 순간적으로 커다란 신음 소리를 냈다. 철하는 이제 본격적으로 효린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고 효린의 보지를 핥기 시작했다. 갈라진 보지살을 좌우로 헤치며 깊숙이 집어넣기도 하고 부풀어 오른 음핵을 혀로 살살 굴리기 시작했다.
"아흑! 흐응…. 아! 아흥…. 아!"
효린은 철하의 혀가 자신의 음핵을 굴리기 시작하자 고개를 벽에 기대고는 크게 신음 소리를 질렀다. 빈 강의실 안에는 효린의 보지를 빠는 음란한 소리와 신음소리만이 크게 울려 퍼졌다. 효린은 너무 흥분이 되는지 티셔츠 밖으로 봉긋하게 솟아오른 자신의 가슴을 잡고 마구 주무르기 시작했다. 굉장히 흥분한 것 같았다.
강의실의 하얀 벽에 기대어 바지를 반쯤 내리고 철하에게 보지를 빨리며 자신의 가슴을 마구 주무르는 효린의 모습은 굉장히 섹시하면서도 자극적이었다.
"아흥…. 으응…. 아으. 응. 앗!"
한참 철하에게 보지를 빨리며 높은 신음소리를 내지르던 효린이 갑자기 깜짝 놀란 듯한 소리를 냈다. 분명히 신음소리와는 다른 종류의 소리였다. 그리고 문이 살짝 닫히는 소리가 났다. 철하는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철하는 급하게 효린을 보며 물었다. 철하의 입 주위는 온통 침과 보지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왜, 왜 그래?"
"하아…. 누가 살짝 고개 들이밀고는 봤어…. 하아…."
효린은 여전히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자신의 팬티를 입고 바지를 올렸다. 철하는 효린의 말을 듣고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효린이 웃으며 말했다.
"히히. 괜찮아. 오빠 얼굴은 못 봤으니까."
"너, 너는 괜찮아?"
"나야 뭐 이 학교 학생도 아닌데…. 그리고 꽤나 자극적이던걸?"
효린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생글거리며 웃자 철하도 허탈하다는 듯이 웃었다. 효린의 말대로 방금은 꽤나 자극적인 상황이었다. 학교에서 이런 일 하는 것도 그렇고, 어쩌면 그 사람은 조금 더 오래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효린은 눈을 감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둘 모두 흥분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었는데 방금 누군가에게 데이고 나자 어느새 식어 있었다. 철하와 효린은 마주보며 씨익 웃더니 재빨리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건물 밖까지 멈추지 않고 뛰어나갔다. 혹시 그 사람이 강의실 밖에 있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둘은 강의실 밖으로 나와 한참을 낄낄 거리며 웃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효린이 철하를 안았다. 지나가던 학생들이 둘을 쳐다보았다. 철하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자신도 같이 효린을 살짝 안았다.
효린이 철하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오빠. 진짜 진짜 사랑해…."
철하도 효린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나도 사랑해…."
효린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철하였다.
#18. 가을의 문턱에서….
한 차례의 길었던 비가 내리고 나자 늦여름의 더웠던 날씨는 어느덧 사라져 가고 있었다. 철하는 요즘 효린이 때문에 행복했지만 이슬이 ㏏??힘들기도 하였다. 이슬이는 그날 집에 그렇게 간 이후로 학교에 잘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전보다 더 철하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 이슬이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철하는 가슴속에 작게 자리 잡고 있던 미안한 감정이 조금씩 커져 감을 느꼈다. 이슬이가 자신을 좋아하던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도 이슬이가 점점 좋아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슬이는 적당한 선에서 더 이상 적극적으로 넘어오지 않았다. 소극적이고 여자한번 사귀어보지 못한 철하로서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고 말을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 철하에게 두 달이 넘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 효린이 접근했으니 철하가 안 넘어 갈 리가 없었다.
그러나 일은 다른 곳에서 터지고 말았다.
조금씩 날씨가 시원해짐에 따라 사람들의 옷차림도 조금씩 길어져 갔다. 철하도 얼마 전에 가을 옷을 몇 벌 구입해서 입고 다니는 중이었다. 철하는 요즘에 학교 가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이슬이를 편하게 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은 편하게 대해도 이슬이가 편하게 받아주지 않는다.
그날도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강의실로 들어섰다. 이슬이는 항상 그렇듯이 맨 뒷자리에 앉아있었다. 항상 일찍 오던 진원이와 지희의 모습은 왠일인지 보이질 않았다. 철하는 이슬이의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다가가 옆자리에 살짝 앉으며 인사했다.
“안녕….”
“응. 안녕.”
이슬이는 자신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인사했다. 그녀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는 무언가를 고민하는 눈치였다. 철하는 조심스레 다시 입을 열었다.
“진원이와 지희는 안왔어?”
“…둘 다 연락이 안되네.”
“뭐?”
이슬이의 조용한 말에 철하는 깜짝 놀라 물었다. 하지만 이슬이는 그냥 가만히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그날 모든 강의가 끝날 때까지 진원과 지희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철하도 걱정이 되어 몇 번씩이나 전화를 했지만 둘 다 받질 않았다. 이슬이도 꽤나 걱정을 하는 눈치였다.
다음날도 진원이와 지희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철하는 한 가지 사실을 더 알 수 있었다. 소현과 같이 듣는 강의에 들어갔을 때 소현도 나오질 않았다는 것이다. 굳이 소현에게 연락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철하는 소현도 이 일에 연관되어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 가방을 챙기는 철하에게 이슬이가 입을 열었다. 요즘에 이슬이가 먼저 말을 건 일은 처음이라 조금 놀란 철하였다.
“과학생회에다가 진원이랑 지희, 집주소랑 집전화번호 알려달라고 하자.”
“어, 어. 그래….”
그러나 둘이 막 강의실을 나가려는 순간 이슬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슬이가 핸드폰을 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지희다! 여보세요?”
철하는 요즘 들어 이슬이의 조용하고 차가운 목소리만 듣다가 오랜만에 활기찬 목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하자 미안한 마음이 더 커졌다.
그러나 철하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이슬이는 계속해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뭐? 그래…. 알았어.”
이슬이는 지희와 무언가 이야기를 하더니 전화를 끊고는 철하에게 말했다.
“종로에서 만나재.”
“종로? 무슨 일이래?”
철하가 되물었으나 이슬이는 모른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젓고는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철하도 이슬이의 뒤를 따라 갈 수 밖에 없었다.
*
철하는 버스를 타고 종로로 가는 내내 이슬이와 단 둘이 가는 것이 어색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이슬이와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녀와 이런 어색한 분위기 속에 있는 상황을 꿈에라도 생각했을까. 그리고 이렇게 변해버린 상황이 다 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에 자리잡아갔다. 철하는 옆에 서서 가고 있는 이슬이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저 무표정하게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슬이의 속마음을 전혀 알 길이 없는 철하였다.
종로에 도착하자 이슬이는 지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이내 지희와 만날 수 있었다. 지희는 패스트푸드점 앞에 다소곳이 서서 철하와 이슬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둘을 본 지희가 살짝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
“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인사를 건네는 지희를 보자 이슬이가 화가 났는지 소리를 질렀다.
“안녕은 무슨 안녕이야! 사람 걱정 시켜놓고….”
“미안해…. 일이 좀 있어서….”
이슬이의 말에 지희는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런 지희에게서 풍겨오는 무거운 분위기는 이슬이로 하여금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게 만들었다. 철하도 그저 조용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희는 평소 쓰지 않던 모자를 쓰고 있었다. 야구모자를 푹 눌러 썼는데, 그 아래로 보이는 얼굴이 조금 초췌해 보였다. 평소 진하게는 아니더라도 옅은 화장을 하던 지희였는데 오늘은 화장조차 하지 않은 맨 얼굴이었다. 하지만 워낙 피부가 깨끗한 지희라 화장을 안 한 맨 얼굴이 오히려 남자의 보호본능을 더욱 자극하는 얼굴이었다.
지희는 술을 마시러 가자면서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이슬이와 철하는 지희의 분위기에 눌려 그저 조용히 뒤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지희는 술집에 들어가 소주와 안주를 시키더니 소주가 나오자마자 한잔을 마셨다. 그리고는 연거푸 두 잔을 더 따라 안주도 없이 마셨다. 철하와 이슬이는 그런 지희의 모습을 보고 놀라며 말렸다.
“야! 너 왜 그래? 무슨 일인데? 말해봐.”
이슬이의 말에 지희는 세 번째 잔을 내려놓더니, 소주가 굉장히 쓴 듯 얼굴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하하….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처럼 해보려 했는데 어렵네….”
지희는 자신의 말에 황당해하는 이슬이와 철하는 쳐다보지도 않고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진원이가 소현선배와 잔 것 같아….”
“뭐?”
철하와 이슬이가 놀라며 동시에 소리쳤다. 지희의 말에 의하면 그제 열두시가 넘은 늦은 밤에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길래 한 번 더 전화했더니 소현이 받았다고 한다. 깜짝 놀란 지희는 소현에게 진원이는 어디가고 왜 선배가 받냐고 하자 소현이 말하길 진원이는 지금 씻고 있단다. 너무 놀란 지희는 소리를 지르며 끊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 진원이에게 여러 차례 연락이 왔지만 지금까지 받지 않고 있었단다.
철하와 이슬이는 지희의 말을 듣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소현이 관련 있을 줄은 알았지만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하는 얼마 전부터 소현이 진원에게 지나친 스킨쉽을 하던 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소현의 집에서 나눴던 자신의 첫 섹스도 떠올랐다. 그리고 그 모습위에 소현이 진원과 섹스를 나누는 모습이 오버랩되어 나타났다.
‘아….’
철하는 지희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느새 지희의 맑은 눈에는 눈물이 방울방울 지며 떨어지고 있었다. 이슬이를 바라보니 이슬이도 놀란 듯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다.
지희는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이슬이는 아닐 거라고 진원이에게 다시 연락을 해보라며 계속해서 지희를 설득했지만, 지희는 듣지 않고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이슬이는 철하를 째려보며 너도 무언가를 말하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였지만 철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여자를 위로하는 일은 하지도 못할 뿐 더러 소현이 자신에게 했던 일을 떠올리면 정말로 진원이와 섹스를 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희는 그날 술을 엄청나게 마셨다. 마시고 울고 마시고 울고를 반복했다. 이슬이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지희를 억지로 일으켜서 술집에서 나가자고 했다. 철하도 지희를 잡고 억지로 일으켜 술집에서 나갔다. 지희는 길거리에서 철하에게 붙잡힌 채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할 정도로 비틀거렸다. 한참을 이리저리 비틀대던 그녀가 문득 자신을 붙잡고 있는 철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철하는 갑자기 지희가 술에 취한 눈빛으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깜짝 놀랐다.
잠시 동안 철하를 바라보던 지희가 혀 꼬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야! 김철하! 너 이 나쁜 자식아…. 너 그러는거 아니야….”
“어, 뭐?”
철하는 자신이 그녀를 잡고 있어서 화가 났나보다 하면서 살짝 손을 놓으며 되물었다. 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삿대질까지 하며 말했다.
“그래! 너 이 자식아! 너 임마! 이슬이가 너 좋아하는거 몰라서 그러냐? 몰라서 그러냐고? 이슬이가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했는데…. 이슬이 너 때문에 펑펑 울기도 했어!”
“야! 신지희!”
지희의 말에 이슬이가 크게 소리치며 지희를 말렸다. 지희는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철하를 삿대질하며 욕했다. 그러나 철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잘 웃던 이슬이가 자신 때문에 펑펑 울다니….
한참 생각에 잠겨 있는 철하를 이슬이가 툭 치며 말했다.
“신경 쓰지마. 거짓말이니까….”
이슬이는 붙잡고 있던 지희를 다시 철하에게 넘겨주었다. 지희는 한참 떠들다 지쳤는지 얌전해져 있었다. 그러나 철하가 보기에 이것이 더 위험해 보였다. 정신을 잃을 것 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철하는 걱정스레 이슬이에게 물었다.
“이슬아…. 어떡하지?”
철하의 말에 이슬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없이 지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간을 그렇게 바라보던 이슬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 자취방으로 가자….”
*
셋은 택시를 타고 겨우겨우 자취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취방 앞에 도착하자 지희는 아예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철하는 이슬이의 도움으로 겨우 지희를 업어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철하는 평소 가벼워 보이던 지희가 엄청나게 무겁다고 생각했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지희의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힘들게 자취방에 도착해 지희의 모자를 벗기고 바닥에 살짝 눕히자 그녀의 길고 검은 머리가 이리저리 흩어졌다.
철하는 누워있는 지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럼…. 오늘은 지희와 이슬이 둘과 자는 건가?’
철하는 지금 지희가 진원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상황이고 이슬이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을 알지만 왠지 흥분이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엉뚱한 상상에 잠겨있는 철하에게 이슬이가 초를 쳤다.
“나 간다. 내일 보자.”
“뭐, 뭐?”
철하는 너무 놀라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이슬이는 그런 철하를 신경도 쓰지 않고 문을 열고 있었다.
“이슬아…. 이 늦은 시간에 어떻게 가려고 그래?”
“택시 타고 가면 돼. 너가 걱정할 거 없어.”
철하는 이슬이가 걱정되어 말했지만 이슬이는 듣지 않았다. 그런 막무가내인 이슬이를 바라보며 철하는 진짜로 걱정이 되는 일을 조심스레 꺼냈다.
“너 그렇게 가면 어떻게 하냐. 난 지희랑 둘이 자게 되잖아.”
철하의 이번 말은 효과가 있었는지 이슬이는 방을 나가려다 멈춰 섰다. 이슬이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무언가를 잠시간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 철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에겐 좋은 기회 아니니? 너가 알아서 잘 생각해.”
“뭐…?”
이슬이는 말을 마치고는 철하의 말을 듣지도 않고 문을 열고 나갔다. 철하는 더 이상 그녀를 말릴 수가 없었다. 철하는 우두커니 서서 이슬이가 나간 문을 바라보다가 누워있는 지희를 바라보았다. 지희는 정말 어떻게 건드려도 알 수 없을 만큼 술에 취해서 잠들어 있었다.
지희는 항상 입던 롱스커트를 입지 않고 청바지에 간편한 긴팔 티를 입고 있었다. 길고, 약간은 웨이브진 검은 머리는 철하의 자취방 바닥에 이리저리 흩뿌려져있고 그녀의 가늘고 긴 다리는 정숙치 못하게 흐트러져 있었다.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지희와 멍하니 서서 그녀를 바라보는 철하…. 그 작은 공간에는 오로지 둘의 작은 숨소리와 시계소리만이 들리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철하는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잠이 든 그녀의 얼굴은 하늘에서 순백의 천사가 내려와 세상모르게 잠이든 모습 같았다. 철하는 조금씩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취방, 이 작은 방안에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지희와 단 둘이 있다.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에 빠지게 된, 태어나 처음으로 천사 같은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지희와 단 둘이 있다. 이슬이가 가면서 남긴 말이 떠올랐다.
[너에겐 좋은 기회 아니니?]
“그래…. 좋아. 나에겐 좋은 기회야….”
철하는 미친 사람처럼 멍하니 중얼거렸다. 누워있는 지희의 모습을 바라보는 철하의 숨이 조금씩 가빠져 오기 시작하며 자지가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철하는 조심스레 지희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지희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항상 검고 큰 눈동자를 맑게 빛내던 두 눈은 살며시 감겨 있었고, 그리 높지 않은 코에서는 새근거리는 작은 숨바람이 새나오고 있었다. 연분홍빛 입술은 살며시 벌어져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고, 피부는 화장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잡티하나 없이 투명하리만치 하얀 피부를 뽐내고 있었다.
철하는 지희를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지희의 숨소리조차 자신에겐 엄청난 자극제가 되어 돌아왔다.
철하는 자신의 입술을 살며시 지희의 연분홍빛 입술로 가져갔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레 다가가던 철하의 입술이 이윽고 지희의 입술에 닿았다.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지희에게 몰래 입맞춤을 한다는게 흥분이 되어 미칠 것 같았다. 술 냄새가 약간 났지만 그 감촉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따뜻했다. 철하는 흥분한 마음으로 지희의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자신의 혀를 들이밀었다. 지희의 입술을 지나 딱딱한 이빨이 느껴졌다. 철하는 조금 더 힘을 주어 자신의 혀를 밀어 넣을까 생각했다. 지희의 부드럽고 따뜻한 혀를 미친 듯이 핥고 빨고 싶었다. 그러나 지희가 정신을 차릴 생각에 두려워 그만 두었다.
지희의 입술에서 입을 뗀 철하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져 있었다.
“헉, 헉….”
철하는 지희의 입술에 살짝 입맞춤을 한 것만으로도 자신이 엄청 흥분해있음을 느꼈다. 이성이고 뭐고 필요 없었다. 철하는 지희의 하얀색 티 위로 작게 솟아나있는 가슴을 바라보았다. 이슬이나 효린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가슴이었다. 철하는 지희의 하얀색 티 위에 얼굴을 묻었다. 면의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섬유유연제의 좋은 향기가 났다. 한참을 지희의 티 위에 얼굴을 부비고 향기를 맡던 철하는 얼굴을 들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철하의 자지는 이미 흥분이 최고조에 달해 커질 대로 커져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꽉 차있는 정액을 토해내야만 했다.
‘제길….’
철하는 이를 악 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가져가 지희의 하얀 티를 올렸다. 지희의 하얀 티가 철하의 손에 의해 힘없이 올라가면서 하얀 티보다 더 하얀 지희의 배가 드러났다. 그리고 이윽고 하얀색 브래지어에 앙증맞게 가려져 있는 작은 가슴이 드러났다.
자신의 자취방에서 진원이 지희와 몰래 섹스를 할 때 어렴풋이 봤던, 그리고 바닷가에서 왕게임을 할 때 코앞에서 보고, 핥고 빨기도 했던 지희의 하얗고 작은 가슴….
철하는 지희의 배를 천천히 쓰다듬어 봤다. 따뜻하다. 그리고 아기 분을 발라놓은 것처럼 너무나도 부드럽게 느껴지는 지희의 하얗고 작은 배…. 그리고 그 가운데 앙증맞게 있는 작은 배꼽. 이슬이처럼 섹시하게 세로로 갈라진 배꼽은 아니었지만 귀엽고 작은 배꼽이었다.
철하의 손이 지희의 하얀 배를 천천히 쓰다듬다가 살며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레 움직이는 철하의 손이 눈에 보일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천천히 내려가던 철하의 손은 지희의 골반에 걸쳐있는 청바지의 지퍼를 지나 그녀의 다리와 다리사이가 만나고 있는 가랑이 사이로 들어갔다.
“아….”
철하는 작은 탄성을 터트렸다. 뜨겁다. 지희의 청바지 겉으로 느껴지는 가랑이 사이가 너무나도 뜨거웠다. 철하는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끝장을 보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었다. 철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희의 청바지를 풀었다. 그리고 지퍼를 내리자 지희의 하얀 팬티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헉, 헉….”
미칠 것 같았다. 아니 미쳤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과 동기를, 자신의 친구의 여자친구를, 자신의 첫사랑의 청바지 지퍼를 내리고 있는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미쳐도 좋았다. 지금 지희의 청바지를 벗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미쳐야만했다.
철하의 손이 지희의 청바지를 끌어 내리기 시작했다. 하얀 팬티가 드러나고 눈부시도록 하얗고 가느다란 허벅지가 드러나고, 무릎이 드러나고, 매끄러운 종아리가 드러나고…. 그리고 철하는 지희의 다리를 살짝 들어 청바지를 완전히 벗겨냈다.
지희의 눈이 부시도록 길고 매끈한 다리가 철하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동안 롱스커트에 가려져 철하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지희의 흰 다리가 눈앞에 매끈하게 뻗어 있었다. 그리고 그 하얀 다리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나타나는, 지희의 소중한 곳을 가려주고 있는 하얀 팬티….
철하는 조심스레 지희의 다리를 벌리려 했다. 지희의 길고 하얀 다리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 철하는 심장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지희의 허벅지를 살짝 잡아 벌리자 다리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과 그 공간을 살짝 가리고 있는 하얀 팬티가 드러났다.
철하는 지희의 가랑이 사이에 엎드렸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지희의 가랑이 사이에 살며시 묻었다. 자신이 너무나 변태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변태가 되어서라도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고 싶었다.
철하의 얼굴이 지희의 하얀 팬티로 가려져 있는 가랑이 사이에 닿았다. 뜨거운 기운이 철하의 얼굴로 전해져왔다. 철하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지희의 모든 것을 느끼고 싶었다.
지희의 가랑이 냄새가 느껴졌다. 팬티의 좋은 향기와 함께 약간 오줌 지린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뭐라 말할 수 없는, 하지만 결코 나쁘지 않은 남자의 성욕을 부채질 하는 그런 냄새가 났다.
한동안 지희의 가랑이사이에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던 철하는 이윽고 손을 들어 천천히 팬티를 끌어 내리기 시작했다. 작고 하얀 팬티는 철하의 손에 의해 가늘고 긴 다리를 빠져나가 한쪽 발목에 걸쳐졌다.
철하의 침이 꼴깍 삼켜졌다. 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지희의 보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지희의 보지에는 검은 보지털들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깔끔하게 다듬은 효린의 보지와는 달랐다. 그리고 그 검은 보지털의 중심에는 크게 벌어지지 않고 세로로 예쁘게 갈라져있는 분홍색의 보지살이 보였다.
“아아….”
철하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지희의 무성한 보지털이 너무나도 음란하게 보였다. 순백의 이미지를 간직한 지희는 이런 보지털도 없을 것 같았다. 지희의 보지털은 보지둔덕에서부터 보지살을 타고 내려와 항문 부근까지 음란하게 자라있었다.
한동안 지희의 보지를 넋을 잃고 바라보던 철하는 벌떡 일어나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철하의 자지는 엄청나게 커져 있었고 흥분으로 흘러나온 물로 인해 귀두부분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철하는 큰 결심을 한 듯 지희의 가랑이를 벌리고 앉았다. 삽입하려는 자세였다. 철하는 천천히 자신의 자지를 지희의 보지로 가져갔다. 조금만 더 가면 지희의 보지를 뚫을 기세였다.
허나 막상 여기까지 오자 철하는 엄청난 갈등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아아…. 안돼…. 정말. 안돼. 안돼. 김철하. 안돼. 미친놈아. 정신차려. 안돼. 정말…. 안돼는데…. 근데 하고 싶다…. 하고 싶어…. 지희와 하고 싶다…. 지희와 섹스 하고 싶어…. 그래 진이슬…. 너 말대로 좋은 기회야….’
철하의 자지가 조금 더 전진했다. 철하의 귀두 부분이 지희의 보지부근에 닿았다. 지희의 보지살이 살짝 갈라지면서 철하의 귀두 끝부분이 조금 들어갔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 끝부분에 전해져오는 지희의 보지의 느낌에 바로 밀어 넣어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허나 그럴 수 없었다. 철하는 지금 엄청난 갈등을 하고 있었다.
‘아…. 정말 안돼…. 진짜…. 김철하…. 모르는 사람도 아닌 대학 동기이자 진원이 여자친구야…. 이건 강간이다…. 강간이야. 너의 첫사랑에 대한 강간이라고. 너가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를 강간하고 싶어? 남자친구 때문에 슬퍼하며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그녀를 강간하고 싶어?’
그리고 철하는 마지막으로 효린이가 떠올랐다. 자신을 착하고 순진하다며 믿고 좋아해주는 효린이….
“아….”
철하는 재빨리 엉덩이를 뒤로 뺐다.
“으으….”
그리고 철하는 지희의 하얀 몸과 보지를 바라보며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희의 보지에 격렬하게 박아대는 자신의 자지를 상상을 하며 자지를 잡고 미친 듯이 흔들었다.
“으윽!”
자신의 자지를 잡고 한참을 흔들던 철하는 이윽고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허연 정액을 토해냈다. 철하의 허연 정액은 지희의 하얀 배와 검은 보지털 부근에 떨어졌다. 희멀건 정액을 지희의 몸에 토해내고도 자신의 자지를 한참을 더 쥐어짜던 철하는 이윽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엎어졌다.
“헉, 헉….”
철하는 바닥에 엎드린 채 지희의 몸을 바라보았다. 자위 뒤의 허무함과 함께 후회가 겉잡을 수 없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이 벗겨놓은 지희의 몸…. 그리고 그 위에 토해낸 자신의 정액…. 너무나도 어이없는 이 상황. 철하는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왔다. 지희에게 이게 무슨 짓인가….
“흑…. 시팔…. 미안….”
철하는 일어나 휴지로 지희의 몸과 보지털에 묻은 자신의 정액을 닦기 시작했다. 철하의 자지는 이미 작아져 있었고 지희의 맨몸을 봐도 흥분이 되지 않았다. 오로지 미안한 마음에 눈물만이 펑펑 쏟아질 뿐이었다.
“흑, 흑….”
지희의 몸에 묻은 자신의 정액을 닦고 옷을 입혀주면서도 철하의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지희에게 너무 미안했다. 남자친구인 진원이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자신은 자신의 성욕만 채우려 했다. 이슬이에게도 미안했다. 이슬이가 마지막에 남긴 말이 떠올랐다.
[너가 알아서 잘 생각해.]
이슬이의 말 대로였다. 하마터면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를 뻔했다. 평생 가슴속에 묻어둘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안고 살아갈 뻔 했다.
효린이에게도 너무 미안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효린을 놔두고 이런 짓을 저지르려 하다니….
“흑, 흑…. 미안해…. 미안…. 흑….”
철하는 지희의 옷을 입혀놓고 방구석에 쭈그리고 누워 계속해서 울었다. 철하는 그날 눈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울다 지쳐 잠들었다.
*
“아아….”
지희는 자신의 머리가 무척이나 아파옴을 느끼고 눈을 살며시 떴다. 어제 친구들을 만나서 진원이의 얘기를 털어 놓은 뒤 울며 술을 마실 때까지만 해도 기억이 나는데 그 뒤는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았다. 지희는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낯이 익다고 생각하였다. 철하의 자취방이었다.
“핫!”
지희는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방 한구석에 철하가 몸을 둥그렇게 말고 자고 있었다. 지희는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지희는 조심스레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는 청바지와 팬티를 내려서 자신의 보지를 확인했다. 섹스를 한 흔적도 느낌도 전혀 없었다.
‘후우…. 내가 미쳤지…. 괜히 순진한 철하를 의심하고….’
지희는 화장실에서 나가 잠을 자고 있는 철하를 바라보았다. 몸을 둥그렇게 말고 구석에서 잠을 자고 있는 철하를 바라보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희는 조심스레 철하를 흔들었다.
“철하야…. 철하야….”
“으응…?”
철하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살며시 눈을 떴다. 허나 눈을 뜨려는 의지만이 있을 뿐 눈이 잘 뜨이질 않았다. 그런 철하를 바라보던 지희가 약간 놀라더니 크게 웃었다.
“하하하. 철하야. 너 눈이 왜 그래? 왜 이렇게 부었어?”
지희의 말을 들은 철하는 자신의 눈이 안 떠지는 것이 심하게 부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아챘다. 얼른 일어나서 벽에 걸려 있는 거울을 보니 눈이 엄청나게 부어 있었다. 어제 펑펑 울다 잠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았다. 눈 주위에는 말라버린 눈물자국도 눈에 띄었다. 철하는 그 자국들이 혹시라도 지희의 눈에 띌까 싶어 얼른 문질러 지워버리며 말했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가…. 하하.”
철하는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그런 철하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지희도 이윽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
지희는 어제 밤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술에 많이 취했음을 알고는 굉장히 부끄러워했다. 물론 철하는 지희가 이슬이의 얘기를 한 것과 자신이 지희와 섹스를 할뻔한 얘기 등은 빼놓았다.
철하는 지희를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지희는 철하가 여자친구가 생기더니 매너가 좋아졌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말에 철하는 어제 지희가 말한 이슬이 이야기를 물어볼까 했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 서로 맨 정신에서 물어봤자 분위기만 어색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던 도중 지희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철하야…. 나 어떡할까?”
“뭘…?”
“진원이….”
철하는 이런 상담 같은 것은 한번도 해보질 못했다. 게다가 여자의 상담이라니…. 자신이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철하는 할 수 없이 지희의 마음을 물어보기로 했다.
“너 마음은 어떤데?”
철하의 물음에 지희는 잠시간 말이 없었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나 솔직히 진원이 진짜 많이 좋아해…. 사랑해…. 진원이가 반성하고 용서를 빌면 용서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철하는 지희가 진원이를 정말로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된거잖아. 너 마음이 그런데 남들이 뭐라고 말해주든 무슨 상관이야. 너 마음에 따르면 그만이지….”
철하는 자기가 말해놓고도 자신의 말이 꽤 멋있다고 생각했다. 철하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지희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는 이윽고 픽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정말 그게 정답이네…. 하하. 고마워 철하야….”
잠시 말을 끊은 지희는 철하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고는 말했다.
“정말 너도 이슬이도 좋은 친구들이야….”
“그래…. 고마워….”
철하는 지희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감정이 이미 지희에게서 떠나있음을 느꼈다. 천사 같이 예쁘고,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한 지희였지만 이제는 진원이의 여자친구이자 자신의 소중한 추억일 뿐이었다. 그리고 철하는 어제 그 소중한 추억을 망가트려 버릴 뻔했던 일을 떠올리며 몸서리 쳤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후회할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9. 추석
진원이와 지희의 일은 진원이의 사과로 원만하게 해결 된 듯 했다. 진원이는 지희에게 며칠 동안 매달리며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그 후 소현의 모습은 학교에서 보이질 않았다. 지희와 이슬은 소현을 욕했다. 철하도 소현이 나빴다고 생각했지만 소식이 궁금하기도 했다. 연락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진원이는 그 후 친구들과 어색하지 않게 지냈다. 이슬이와 철하도 굳이 그때 일을 꺼내지 않고 지냈다.
이슬이는 철하에게 그날 지희와 별일 없었는지 묻지 않았다. 철하는 이슬이가 물어보면 아무 일도 없었다며 둘러대려 했었지만 오히려 이슬이가 물어보지 않자 맥이 빠져버렸다.
철하의 자취방 달력엔 며칠 후에 추석이라고 써있었다. 그래서 이미 철하는 며칠 전부터 심야버스표를 끊어 놨다. 한 번도 추석 귀성길을 경험하지 못한 철하는 며칠 전에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끊어 놓을 수 있었다. 추석이 20, 21, 22일로 금, 토, 일 이었지만 학교에서는 금요일 수업을 전체휴강하기로 했다. 그래서 철하는 19일 날 심야버스를 타고 20일 새벽에 도착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철하는 물끄러미 달력을 바라보다가 효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효린에게 추석 때 시골에 가는 것을 알려주어야 했고 효린은 추석 때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하자 약간의 신호음이 들린 후 효린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아. 효린아. 뭐해?”
[응. 공부하고 있었어.]
“응. 공부…. 뭐…. 뭐? 공부?”
[응. 왜?]
“아, 아냐…. 하하….”
철하는 효린에게 너가 갑자기 웬일로 공부를 하냐고 물어보려다가 효린이 화가 날 것 같아서 그만두기로 했다.
“효린아 며칠 후면 추석이잖아. 추석 때 어디 가니?”
[난 인천에 큰집이 있어서 인천에 가. 오빠는 시골 내려가겠네?]
“응. 19일 날 밤에 떠나….”
[으씨…. 그러고 보니 그렇게 되면 며칠 동안 못 보는거네…. 음…. 오빠 내일은 학교 갔다 빨리 와. 오빠 자취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뭐? 왜?”
[히히. 빨리 와? 알았지? 그럼 난 공부 때문에 바빠서 끊는다!]
“어, 어. 야!”
그러나 핸드폰 너머에서는 더 이상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효린은 철하의 말도 들어보지 않았고 끊었다. 그러나 철하는 오히려 내일 효린을 만난단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취방 앞에서 만난다니 무슨 일이 있을까 기대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철하는 요즘 들어 효린이 생각나면 동시에 이슬이도 떠오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슬이가 자신 때문에 울었다는 것을 들은 이후로 생긴 현상이었다.
“후우….”
철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
진원, 지희, 이슬은 모두 큰집이 경기도권내에 가까이 있었다. 철하만 먼 시골까지 내려가야 했다. 친구들이 재밌겠다는 둥, 부럽다는 둥 놀려댔지만 철하는 그들이 더 부러웠다. 차타고 그 먼 곳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게 너무 끔찍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슬이는 별로 철하를 상대하지 않았다. 이슬이와의 관계는 아직도 차가웠다. 철하 자신도 이슬이에게 미안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먼저 말 걸고, 먼저 인사하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철하도 이슬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대로라면 진원, 지희, 이슬 셋 모두, 또는 이슬이와 둘이 내려오던 방과 후 캠퍼스 길이었지만 요즘 들어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같이 내려온 기억이 없었다. 혼자서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겨 캠퍼스를 빠져나가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효린이었다.
[오빠! 빨리 와! 나 벌써 오빠 자취방 앞에 앉아있어♡]
철하는 효린의 문자를 받고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는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취방 대문 앞에 도착해서 안을 들여다보자 효린이 교복을 입은 채로 방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조그만 수첩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효린은 이제 가을이라 춘추복을 입고 있었다. 하얀색의 긴팔 셔츠에 검은색의 조끼와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워낙 치마를 짧게 줄인 교복이라 허벅지가 훤히 드러났다. 철하는 뭘 보고 있는지 궁금해서 몰래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려 했지만, 철하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효린은 재빨리 수첩을 덮으며 말했다.
“오빠!”
“어. 안녕? 너 근데 뭐 보는거야?”
철하의 말에 효린은 깜짝 놀란 듯 수첩을 가방에 집어넣으려 하고 있었다. 철하는 궁금한 마음에 재빨리 달려들었다.
“어! 너 뭔데 숨겨!”
“으씨! 아무것도 아니야!”
효린은 당황한 듯 수첩을 가방에 집어넣으려 했지만 철하가 먼저였다. 철하는 재빨리 효린의 수첩을 빼앗아서 펴보았다. 그 수첩에는 영어단어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어? 영어단어잖아?”
“으악! 내놔!”
효린은 소리를 지르며 철하가 보고 있는 수첩을 빼앗았다. 효린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 철하는 그런 효린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푸핫. 야. 영어단어 보는게 뭐가 부끄러워서 그래.”
“으씨…. 몰라! 어쨌든 그냥 좀 쪽팔려…. 빨리 방문이나 열어줘!”
효린은 수첩을 가방에 집어넣으며 투덜거렸다. 철하는 그런 효린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엄청나게 야한 이야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자기 영어단어 수첩을 남에게 보이는 건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철하는 쿡쿡 웃으며 자신의 자취방 문을 열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효린이 뒤에서 철하를 와락 안았다. 철하의 등으로 효린의 가슴의 말캉한 감촉이 느껴졌다.
“어?”
“히히. 오빠 시골에 내려가면 며칠 동안 못 보잖아.”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효린이 너무 귀여웠다.
“엇!”
한동안 그 상태로 가만히 서있던 철하가 순간 깜짝 놀랐다. 자신을 안고 있던 효린의 손이 밑으로 내려와 청바지위로 자신의 자지를 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효린이 철하의 자지를 주무르며 중얼거렸다.
“아직 안 꼴렸네….”
철하는 자신의 자지가 효린의 손안에서 점점 커져가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그러나 저항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철하의 자지는 효린의 손길을 느끼며 바지 안에서 미친 듯이 커지기 시작했다.
“윽…. 효린아….”
“히히. 금방 커지네….”
철하의 바지위로 자지를 한참 주무르던 효린은 철하를 돌려세웠다. 그리고는 철하의 입술에 살짝 입맞춤을 하더니 자신의 교복 치마 안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끌어내려 벗었다. 치마를 입은 채로 가늘고 하얀 다리를 살짝 들어 팬티를 벗는 모습이 너무나도 섹시했다. 이윽고 효린의 손에 그녀의 하얀 팬티가 들려졌다. 효린은 자신의 팬티를 철하에게 건네주었다. 철하는 얼떨결에 효린의 팬티를 받아들었다. 이미 팬티의 가랑이부분은 약간 축축이 젖어 있었다.
철하는 효린의 팬티를 받아들고는 황당해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이걸 왜 날 줘?”
“응? 왜 오빠 갖기 싫어?”
“내가 이걸 왜 갖냐….”
철하는 어이없다는 듯 말하면서 다시 효린에게 팬티를 건네주었다. 솔직히 마음 한구석엔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변태 같아 보여서 그만두기로 했다.
“음…. 다른 남자애들은 냄새 맡으면서 달라고 난리치는데…. 히히.”
“으….”
효린의 말에 철하는 다시한번 고개를 가로저었다. 효린은 쿡쿡 웃더니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눈썹을 살짝 찡그리기도 하면서 고민하는 눈치였다.
철하는 그런 효린의 모습이 이상해서 물었다.
“왜 그래?”
“응? 음. 잠깐만….”
효린은 자신의 등에 메고 있던 검은색의 작은 가방을 내려놓더니 무언가를 찾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잠시 후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있다!”
그리고 다시 가방에 손을 집어넣어 조그만 로션을 꺼내들며 철하에게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빠. 오빠. 여기 앉아봐.”
효린은 철하의 손을 잡아끌어 바닥에 앉혔다. 철하는 효린이 무엇을 하는지 몰라서 그냥 자리에 앉았다.
효린은 앉아있는 철하의 앞에서 뒤로돌아 무릎을 꿇더니 바닥에 엎드려 엉덩이를 들었다. 검은색의 짧고 타이트한 교복치마가 살짝 올라가며 가늘고 하얀 허벅지가 섹시하게 드러나고, 엉덩이의 둥그스름한 굴곡과 살짝 갈라진 틈이 치마위로 완연히 드러났다.
“아…. 효린아….”
효린이의 너무나도 아찔하고 섹시한 자세에 철하는 작은 탄성을 터트렸다. 효린이 고개를 살짝 돌려 멍하니 있는 철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히히. 섹시하지? 남자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자세야….”
효린의 자세는 너무나도 섹시했다. 검은 치마 아래로 보이는 눈부신 흰 허벅지와 치마에 가려져 살짝 드러나 있는 엉덩이의 굴곡. 그리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있는 잘록한 허리 라인.
그런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철하를 향해 효린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빠. 치마 걷어 올려줘….”
효린의 말에 철하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킨 뒤 떨리는 손길로 그녀의 치마를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위로 끌어 올렸다. 검은색의 교복치마는 효린의 하얀 허벅지에서 미끄러지듯이 올라갔다. 이윽고 팬티를 벗은 상태의 효린의 엉덩이가 드러났다. 철하는 치마를 완전히 걷어 올려 효린의 허리에 걸쳤다.
“아아….”
철하는 그저 멍하니 효린의 엉덩이를 바라보며 감탄사를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효린의 엉덩이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위로 들어 올려진 상태이기 때문에 완전히 벌어져 있었다. 가늘고 하얀 두 개의 허벅지가 삼각형 모양을 이루며 효린의 엉덩이를 좌우로 받치고 있었고 그 사이에 효린의 살짝 벌어진 시커먼 보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그리고 보지에서 손가락 하나 길이정도 위쪽으로 흑갈색의 잔주름으로 둘러싸여서 조심스레 모아져 있는 효린의 항문이 보였다.
효린이 고개를 살짝 돌려 철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오빠 저번에 거기 살짝 혀로 핥았었을 때 내가 피했었지? 오늘은 오빠 마음대로 해도 되….”
철하는 효린이 말을 듣고 그녀와의 첫 섹스 때 자신이 효린의 항문에 살짝 혀를 갖다 댄 기억이 났었다. 그때 효린은 깜짝 놀라며 엉덩이를 앞으로 뺐었다. 철하는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엄청나게 흥분이 됨을 느꼈다. 여자의 항문에 관한 것은 AV에서 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철하는 항문섹스가 나오는 AV를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 자신에게 왠지 엄청난 흥분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철하는 천천히 효린의 엉덩이 쪽으로 얼굴을 가져갔다. 효린의 엉덩이는 팬티자국을 빼고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고 예뻤다.
이윽고 철하의 바로 눈앞에 효린의 항문이 보였다. 18세 여고생의 항문은 전혀 더럽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성스러워 보였다. 살짝 냄새를 맡아보자 비누향기가 풍겨져왔다. 철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혀를 뻗어 효린의 항문에 갖다 댔다.
“으응….”
철하의 혀가 살짝 닿자 효린의 신음 소리와 함께 항문이 움찔거리며 순간적으로 꽉 조여졌다. 철하는 눈앞에서 자신의 혀에 반응하는 효린의 항문이 너무나도 섹시하고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철하는 이제 본격적으로 효린의 항문 잔주름 주위를 살살 핥기 시작했다.
“하응…. 응…. 아.”
효린은 자신의 항문에서 철하의 혀가 느껴지기 시작하자 눈을 꼭 감고 옅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효린의 항문을 살살 핥던 철하는 이윽고 혀를 강하게 밀어 넣어보기로 했다. 혀끝에 힘을 주어 항문을 후벼 파듯이 핥으며 집어넣었다.
“하윽!”
효린은 철하의 혀가 자신의 항문으로 살짝 파고 들어오자 순간적으로 주먹을 꽉 지며 큰 신음소리를 질렀다. 철하는 이제 효린의 항문을 강하게 핥기 시작했다. 철하의 혀가 효린의 항문에 살짝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효린은 이제 엉덩이를 이리저리 비틀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효린의 항문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엉덩이에 힘이 풀리면서 벌어지기 시작한 것 이다.
한참을 핥던 철하는 효린의 엉덩이에서 혀를 뗐다. 철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효린의 항문을 바라보았다. 효린의 항문은 철하의 침에 의해 번들번들 빛나며 살며시 벌어져 그녀가 힘을 줄때마다 살짝 살짝 벌어졌다 닫혔다 반복하고 있었다.
철하가 혀를 뗀 뒤에도 잠시 동안 이리저리 엉덩이를 비틀듯 돌리던 효린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하응…. 오빠도 이제 바지 벗어….”
효린의 말에 철하는 심장이 쿵쾅쿵쾅 고동치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항문섹스를 한단 말인가…. 철하도 남자인지라 그 미지의 영역에 발돋움 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 리 없었다. 철하는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그러자 효린이 몸을 일으키며 한손에 쥐고 있던 조그맣고 네모나 것을 살짝 찢었다. 아까 효린이 가방에서 꺼낸 콘돔이었다. 효린은 콘돔을 꺼내 철하의 자지를 잡고는 살며시 밀어 끼워주었다.
“헉….”
처음으로 콘돔을 껴보는 철하는 그 미끄러지듯이 들어가는 감촉과 효린의 부드러운 손의 느낌에 순간적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히히. 역시 오빠꺼는 굵어서 너무 흥분되….”
효린은 살짝 미소 지으며 다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그리고는 로션 뚜껑을 열어 오른손에 약간의 로션을 덜은 뒤 자신의 항문으로 가져갔다. 효린의 중지 손가락 쪽에 듬뿍 묻은 로션이 그녀의 항문에 살며시 발라졌다.
철하는 그녀의 행동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효린의 행동은 항상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자신에게 엄청난 흥분을 선사해주었다.
이윽고 효린의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그녀의 항문 주위에 골고루 로션을 발랐다. 그리고 그녀의 중지 손가락이 살며시 항문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윽….”
효린은 자신의 손가락을 살작 집어넣고는 옅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효린의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항문에서 살며시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잠시간을 그렇게 움직이던 효린이 손가락을 천천히 뺐다. 이제 효린의 항문은 완전히 벌어져 있었다.
효린이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하아, 하아…. 오빠. 이제 천천히 집어넣어…. 천천히….”
“그, 그래….”
철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효린의 엉덩이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콘돔이 끼어져 있는 자신의 자지를 잡고 끝 부분을 조심스레 효린의 항문 구멍에 갔다 대었다. 이윽고 철하는 허리를 천천히 앞으로 밀었다. 철하의 귀두를 따라 효린의 항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으윽….”
효린은 자신의 항문으로 서서히 들어오는 철하의 굵은 자지가 느껴지자 주먹을 꽉 쥐며 낮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천천히 효린의 항문에 자지를 밀어 넣던 철하는 자지가 중간쯤 들어가자 갑자기 잘 안 들어감을 느꼈다. 그래서 살짝 후퇴시키고는 다시 천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흐윽!”
그런 철하의 움직임에 효린이 울부짖듯 신음 소리를 내질렀다. 천천히 효린의 항문에 들어가던 철하의 자지가 이윽고 뿌리 끝 부분까지 들어갔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를 터트릴 것 같이 감싸고 있는 효린의 항문 조임이 엄청나다고 느껴졌다. 효린은 자신의 항문에 철하의 자지가 다 들어오자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
“하으…. 아. 오빠…. 이제 천천히 움직여…. 하아.”
효린의 달뜬 말에 철하가 조심스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하는 효린의 항문이 굉장히 빡빡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자신의 자지에 전해져오는 조임이 강해 엄청난 쾌락이 전해져왔다.
“하윽. 으으….”
철하의 움직임에 효린이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두 주먹을 꽉 진채 옅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던 철하는 어느 순간 항문의 조임이 약간 느슨해진 것을 느꼈다. 그리고 효린의 신음소리가 비음 섞인 소리로 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효린은 자신의 항문에 서서히 쾌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조금씩 엉덩이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흐응…. 응…. 아. 오빠…. 이제 조금씩 빨리 움직여도 되…. 으응….”
효린의 말에 철하는 그녀의 하얀 엉덩이를 잡고 허리의 운동속도를 서서히 높혀 나갔다. 철하의 움직임이 조금씩 빨라지는 것에 맞춰 효린의 신음소리가 높아져 갔다. 그리고 철하는 효린의 항문이 다시 자신의 자지를 꽉꽉 조여오는 것을 느꼈다.
“하윽! 아! 오빠! 너무 좋아! 윽응….”
효린은 바닥에 정신없이 얼굴을 묻은 채 연신 높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철하는 그녀가 항문섹스로 느끼기 시작하자 엄청나게 흥분이 되었다.
“헉, 헉! 효린아 진짜…. 엄청나게 꽉 조여. 으….”
“아윽…. 오빠…. 저번에 우리가 야한 얘기할 때 내가 말 하다가 부끄럽다고 못한 말 있지…. 아!”
효린은 잠시간 시간을 두더니 다시 말을 잇기 시작했다.
“응윽! 그거 친구들이 너 후장섹스 해봤냐고 물어 본거야…. 아흑! 나 거기로 하는 거 몇 번 안해 봤지만 너무 좋았어…. 아!”
바닥에 얼굴을 묻고 있던 효린은 이제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일으켜 고개를 들고는 높은 신음소리를 연신 질러댔다.
“으응! 오빠…. 나 음란하고 밝히는 여자애라서 미안해…. 아흑! 근데 정말…. 오빠랑만 할 거야…. 아흑응! 오빠…. 사랑해! 아!”
철하는 효린의 말을 들으면서 너무나 흥분이 되었다. 꽃다운 나이인 18세의 여고생은 이미 항문섹스까지 경험이 있는 너무나도 음란한 여고생이었다. 철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화가 나기는커녕, 그녀의 마지막 말을 듣고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철하는 자신의 자지가 효린의 항문의 조임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 끝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철하는 정액을 토해내면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효린에게 말했다.
“허억! 헉! 효린아 나도 사랑해! 헉!”
철하는 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쾌감이 전해져오는 것을 느끼며 효린의 항문에 자신의 자지를 깊숙이 박아 넣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효린도 철하가 움직임을 멈추고 몸을 부르르 떨자 사정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효린은 자신의 엉덩이를 더욱 더 밀착시키며 항문에 힘을 주어 철하의 자지 뿌리에 남아있는 정액을 뽑아주었다.
효린은 잠시 동안 항문에 힘을 주어 철하의 정액을 뽑아주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하으…. 오빠. 이제 천천히 빼….”
효린이 말에 철하는 천천히 자신의 자지를 뽑았다. 철하의 자지가 뽑힌 효린의 항문은 살짝 벌어져서 움찔거리고 있었다. 철하는 그 신비스러운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효린은 여전히 엎드린 자세로 고개를 살짝 돌려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웃었다.
“히히. 부끄럽게 뭘 그렇게 쳐다봐…. 깨끗하지? 오늘 오빠한테 거기로 해주려고 어제부터 밥안먹고 준비 했어….”
“헉, 헉…. 응…. 너무 예쁘다…. 근데 너 여기로도 해본거야?”
철하의 말에 효린이 일어나 철하의 자지에 씌어있는 콘돔을 빼고 화장실로 가며 말했다.
“응…. 남자애들이 하두 졸라서 세 번인가 해봤는데…. 히히…. 처음에는 막 아프고 더럽고 그랬었는데 두 번째부터는 하는 방법을 아니까 너무 좋더라구…. 히히. 부끄럽다….”
말을 마친 효린은 화장실로 잽싸게 뛰어 들어갔다. 철하는 멍하니 그녀가 들어간 화장실 문을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경험한 항문섹스는 철하에게 너무나 황홀한 쾌락을 전해주었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나온 효린은 언제 음란한 섹스를 즐겼냐는 듯 단정하게 치마를 내린 상태였다. 물론 그 안에는 팬티를 입지 않았지만 말이다.
효린은 자신의 팬티를 집어 들며 철하에게 말했다.
“오빠 진짜 안 가질꺼야?”
“안 가진다니까! 내가 그거 가져서 뭐해….”
철하의 황당하다는 듯한 반응에 효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오빠는 내가 있으니까 이런거 가지고 딸칠 일도 없겠구나….”
효린은 가늘고 하얀 다리를 살짝 들어 팬티를 입었다. 철하는 효린이 팬티를 입는 모습은 언제 봐도 섹시하다고 생각했다. 철하는 효린을 바라보다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 말했다.
“아…. 효린아 혹시 너 사진 없니?”
“응? 사진?”
“응…. 너 사진이 갖고 싶어서….”
철하는 이야기를 해놓고 왠지 부끄러웠다. 그러나 효린은 환하게 웃으며 가방에서 자신의 지갑을 꺼냈다.
“아! 맞다. 히히. 오빠한테 내 사진을 안줬구나. 잠깐만….”
효린은 자신의 지갑을 뒤지더니 조그만 사진 하나를 꺼내들었다.
“지금은 이거밖에 없어 이거라도 줄게.”
철하가 받아들자 효린의 증명사진이었다. 동복으로 보이는 듯한 검은색 마이에 하얀색 셔츠를 받쳐 입고 그 위에 검은색의 넥타이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길고 검은 머리를 깔끔하게 넘겨 묶은 효린이었다. 너무 깔끔하고 예쁘게 나온 사진이었다.
“아! 이 사진 진짜 예쁘다….”
철하가 놀라자 효린이 갑자기 사진을 휙하고 빼앗았다.
“뭐? 그럼 실물은 안 예쁘다는거야?”
“아, 아냐!”
철하가 크게 당황하며 손을 가로 젓자 효린이 짓궂게 웃었다.
“쿡쿡…. 오빠 정말 나 좋아하는구나…. 히히. 장난이야. 소중하게 간직해! 이거 남자애들이 엄청 갖고 싶어하던 사진이니까.”
효린은 다시 철하에게 증명사진을 돌려주었다. 철하는 효린의 증명사진을 받고는 자신의 지갑을 꺼내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조심스레 집어넣으며 말했다.
“고마워 효린아…. 소중하게 간직할게….”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효린이 행복한 듯 활짝 웃었다.
*
며칠 후 철하는 처음으로 추석 귀성길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전날인 19일날 심야버스를 타고 20일날 새벽에 도착하는 차편이었는데도 교통 상황은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결국 철하는 새벽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의 반년 만에 내려오는 집이었다. 가족들과 전화통화는 자주 했지만 얼굴을 보는 것은 반년 만이었다. 철하는 옆집누나인 윤하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철하보다 3살 많은 윤하는 대학학교를 졸업하고 시내에 있는 작은 회사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 철하는 어릴 적부터 스무살이 되어 서울로 올라가기 전까지 옆집누나인 윤하가 연예인들을 빼고 세상에서 최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울에 올라가자 예쁜 애들이 수두룩하게 널려있는 것을 알고는 윤하가 조금 예쁜 정도라고 생각했다.
철하와 윤하는 어릴 적부터 형제처럼 지내왔다. 약간 터프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윤하는 철하와 곧잘 뛰어놀곤 했다. 운동도 잘해서 몸매도 균형 잡힌 늘씬한 몸매였다. 키는 160cm정도였지만 다리가 워낙 길고 몸매가 늘씬해서 실제 키보다 약간 커보였다.
철하는 윤하를 보자 윤하가 대학교 3학년 때까지 마당에서 서로 벌거벗고 호스로 물을 뿌려대며 장난을 친 기억을 떠올랐다. 그때는 뭣도 모르고 순진하던 시절이라 그런 장난을 쳤지만 지금 여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나자 꽤나 부끄러운 짓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철하는 새벽에 집에 도착한지라 너무 피곤해서 잠을 조금 더 자려고 했는데 어느새 윤하가 들어와서 그런 철하를 깨웠다.
“야! 그만 자고 일어나! 새엄마가 밥 먹으래!”
윤하는 철하의 엉덩이를 발로 툭툭 차며 말했다. 철하는 귀찮다는 듯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피했지만 윤하는 집요했다. 그러나 철하가 일어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이불을 둘둘 말며 쏙 들어가자 윤하가 화가 난 듯 말했다.
“어쭈! 어쭈! 이게 서울 물 좀 먹었다고 말을 안 듣네! 아빠한테 이른다?”
윤하의 말에 철하는 벌떡 일어났다. 철하의 아버지는 엄하고 남자다운 분이셨다. 항상 남자는 강하게 자라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시는 분이었다.
철하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둘러 앉아 식사를 했다. 그리고 드디어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다운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철하가 자취생활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문제가 식생활 문제였기 때문이다. 밥을 먹으면서도 어머니와 윤하는 계속해서 철하의 학교생활에 대해 물어봤다. 철하는 최대한 좋은 말만 간추려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물론 18세의 여고생이라는 것은 빼고 말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철하가 여자친구를 사귄다는 말에 오히려 좋아하셨다. 그러면서 건전한 이성교제를 하라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다.
그러나 윤하는 철하에게 자취방에 여자친구 끌어들이지 말라고 놀려댔다. 철하는 순간 뜨끔했으나 아버지가 그런 윤하를 야단쳐서 겨우 넘어갈 수 있었다.
즐겁게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던 도중에 어머니가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참. 철하야. 너 군대는 어떻게 할꺼니?”
“아….”
어머니의 말에 철하는 퍼뜩 군대문제가 떠올랐다. 대학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군대갈 때쯤이면 통일이 돼서 군대를 안가도 된다고 생각하였는데 불행히도 그럴 일은 전혀 없을 것 같았다. 철하가 아무 말이 없자 어머니가 다시 말을 이었다.
“특별히 계획 세워둔거 없으면 1학년 마치고 바로 갔다와. 요즘에 집안 사정이 안 좋아서 너 군대 가있는 동안 학비를 모아두어야 할 것 같구나….”
어머니의 말에 철하는 아버지와 윤하를 바라보았다. 눈치를 보니 가족끼리 모두 이야기가 끝난 것 같았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에게 반항한번 하지 않고 예의바르게 자란 철하였다. 군대에 대해 생각하면 당연히 가기 싫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가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여기서 나중에 가겠다고 떼써봤자 가족들 모두 힘들어질 뿐이었다. 그저 부모님의 말을 듣고 남자답게 일찍 갔다 오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인 것 같았다.
“알았어요. 걱정마세요. 새엄마….”
“그래….”
어머니는 의연하게 대답하는 철하를 바라보며 대견스럽다는 듯이 미소 지으셨다.
*
아침을 먹은 철하는 오후까지 늘어지게 잤다. 그리고 잠에서 깬 철하에게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대학학교 때 친구였다. 전화를 받아보니 오늘 추석이라 친구들 다 내려왔으니 나오라는 전화였다. 대학학교 친구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던 철하가 안나갈리 없었다.
저녁이 되어 시내에 나가자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추석날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철하는 약속장소인 시내의 작은 술집으로 갔다. 대학학교 때 친구들이 10명 정도 모여 있었다. 모두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은 반년가까이 못 봤지만 머리길이와 옷차림이 달라진 것 외에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역시 친구는 친구였다. 무척이나 오랜만에 봤지만 어색함 하나 없이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었다.
운 좋게 서울의 말단 대학에 들어간 철하 외에는 모두 지방대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물론 서울에 좋은 대학에 간 반 친구들도 있었지만 지금 이 술자리에는 없었다.
남자애들만 모인 술자리라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자 점점 야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친구들도 모두 자기랑 똑같다고 생각했다. 대학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경험은 소위 잘나간다는 애들만 했었는데 지금은 거의가 동정을 뗀 것이었다. 친구들은 엠티 가서 옆방에서 몰래 과 동기와 질펀하게 섹스를 나눈 이야기, 자취방에 여자애들 끌어들여서 한 이야기, 나이트 가서 꼬신 여자 이야기, 여자친구와 나눈 섹스 이야기 등등…. 각종 경험담들을 행동까지 곁들여가며 이야기 했다.
철하는 왠지 자신이 나눈 섹스 이야기는 하기가 싫었다.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왠지 남에게 자신이 섹스하는 모습을 훔쳐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참 야한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들이 이제는 여자친구 이야기로 화제가 흘러갔다. 철하를 포함한 7명 정도가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었다. 서로 여자친구에 대해 묻고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철하에게 까지 화살이 돌아왔다.
“철하야. 넌 여자친구 생겼냐?”
“어….”
철하의 대답에 친구들이 모두 놀랐다.
“뭐! 이십년 솔로 인생 김철하가 여자친구를 사귀다니! 사진 있어? 사진?”
친구들의 외침에 철하는 슬쩍 웃으며 자신의 지갑을 보여주었다. 철하의 지갑을 요란스럽게 뺏은 친구들이 이윽고 효린의 증명사진을 발견했다.
“우와! 졸라 예쁘잖아?”
친구들 모두 효린의 예쁜 얼굴을 보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잠시 후 다른 말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잠깐! 이거 교복 아니야?”
“어. 맞어. 교복 같은데?”
친구들의 말에 철하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열여덟 살이야.”
“으악!”
친구들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철하를 때렸다. 철하를 둘러싸고 한참을 때리던 친구들 중 한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 설마 얘랑 아직 안 했겠지?”
철하는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알 수 없는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러나 친구들이 그 미소의 의미를 모를 리가 없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난동이 일어났다.
“이 새끼! 너 그거 범죄야. 범죄!”
“야! 빨리 경찰에 신고해!”
철하는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이리저리 맞으면서도 마냥 좋았다. 효린이 너무나도 예뻐서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보고 절로 으쓱해졌기 때문이다.
‘히히….’
그날 친구들 사이에서 왕이 된 철하였다.
*
3일간의 추석 연휴는 금방 지나갔다. 게다가 철하가 괴롭게 생각하는 것은 일요일 심야버스를 타고 월요일 새벽이 돼서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철하는 다시한번 끔찍한 추석연휴의 교통체증을 느끼려니 너무 무서웠다.
철하는 밤중에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아버지는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 쳐도 어머니는 이제 철하를 크게 걱정하지 않으셨다. 철하가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갈 때만해도 그렇게 눈물짓던 어머니셨는데 이제는 그저 잘 가라며 음식을 싸주고 미소만 지어주셨다.
철하는 옆집누나인 윤하와 함께 터미널로 갔다. 터미널로 걸어가면서 옆집누나와 동생사이로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었다. 윤하는 대학을 안 갔기 때문에 철하의 대학생활을 들으며 무척 부러워했다. 그리고는 무언가가 생각난 듯 철하에게 말했다.
“아. 철하야. 너 여자친구 자취방에 끌어들여서 이상한 짓 하면 안된다.”
철하는 다시 한번 뜨끔했지만 이런 말에 흔들려선 안 되었다.
“으! 정말 아니라니까 그러네.”
“장난이야. 너 군대 가기 전에 한번 서울 올라갈게. 서울 구경 시켜줘.”
“알았어. 오기나 하셔.”
철하는 윤하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이 사람들 모두들 자신과 함께 서울로 향하는 거겠지….
버스가 어둠을 뚫고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 서울에 올라갈 때의 그 길이었다. 그때만 해도 설렘이 가득한 길이었는데….
철하는 차창 밖으로 빠르게 스쳐가는 가로등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군대를 가야 하는구나…. 그럼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후우….’
철하는 군대문제를 떠올리자 괜스레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20. 축제
제법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온 철하는 날씨가 조금씩 시원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학교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니 반가웠다. 하지만 이슬이는 아직 그대로였다. 철하는 이슬이에게 미안한 감정은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이슬이가 저런 상태이니 자신도 점점 이슬이가 姐置蠻??갔다.
철하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강의가 끝나고 혼자서 캠퍼스를 걸어서 빠져나가는데, 여기저기 걸린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학교 축제에 관한 홍보안내 현수막이었다.
‘벌써 학교 축제구나….’
철하는 대학교 와서 처음 맞는 축제라고 생각하니 설레기 시작했다. 시골에 있는 조그마한 대학학교를 다닌 철하로서는 축제다운 축제는 해보지 못했음이 당연하다.
‘그래…. 효린이를 부를까?’
철하는 가을의 맑은 햇살이 내리쬐는 캠퍼스를 걸어가며 핸드폰을 꺼내 효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간의 신호음이 울린 후 효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언제나 하이톤의 맑고 경쾌한 효린의 목소리였다.
“응. 수업 끝났어?”
[응. 지금 수업 끝나고 친구들이랑 떡볶이 먹고 있어. 왜?]
“아. 다음 주에 우리 학교 축제인데. 수업 끝나고 놀러오라고.”
[축제? 우와! 진짜? 갈래! 갈래!]
효린은 떡볶이를 먹는지 오물거리는 목소리로 신나게 말했다. 철하도 효린이 신나하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와.”
[뭐? 싫어! 나 혼자 갈거야!]
철하의 말에 효린이 갑자기 소리를 빽 질렀다. 철하는 순간 당황했으나 이내 침착하게 말했다.
“그, 그래. 하하…. 알았어. 그럼 혼자 놀러와.”
[응! 알았어. 히히. 앗. 애들이 떡볶이 다 먹는다. 이따가 연락할게!]
효린은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며 전화를 끊었다. 철하는 끊긴 핸드폰을 닫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
축제는 총 삼일 동안의 행사예정을 가지고 있었다.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동아리 공연과 각종 크고 작은 행사, 각 과별 수익성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고, 특히 둘째 날과 마지막 날 밤은 초대 가수들이 올 예정이었다.
철하는 학교에서 팜플렛으로 나누어주는 축제 일정표를 보면서 효린에게 마지막 날 오라고 하기로 했다.
축제기간은 금방 다가왔다. 허나 신입생들과 달리 선배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학교가 크지 않아서 다른 학교들과 달리 재미있는 축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철하, 진원, 지희는 신나서 놀기로 했다. 이슬이는 그냥 집에 간다는 것을 진원이와 지희가 붙잡아서 같이 놀기로 했다. 이슬이도 축제 때만큼은 같이 어울리고 싶었는지 마지못해 끄덕인 것이다.
진원이와 지희는 언제 심각한 일이 있었냐는 듯 손을 꼭 붙잡고 웃으며 돌아다녔다. 철하와 이슬이는 그런 둘의 뒤를 따라가고만 있었다. 철하는 옆에서 조용히 따라다니는 이슬이가 어색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때 그런 어색함을 깨고 이슬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철하야.”
철하는 이슬이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온 것이 굉장히 오랜만인지라 깜짝 놀라 쳐다봤다.
“어?”
철하의 말에 이슬이가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저거하자.”
철하는 이슬이가 가리킨 곳을 보자 물풍선을 던져 터트리는 놀이였다.
“그, 그래.”
철하는 이슬이가 워낙 오랜만에 말을 건지라 거절 할 수도 없었다. 장사를 하는 학생에게 다가가 물풍선을 사려는 철하를 이슬이가 붙잡으며 조용히 말했다.
“뭐해? 너가 저기 들어가 서야지.”
“뭐…?”
철하는 깜짝 놀라 반문했으나 이슬이의 조용한 표정을 보고는 군말 없이 나무판 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속으로 투덜대며 구멍을 통해 얼굴을 살짝 내밀었다. 얼굴을 내밀어 밖을 보니 이슬이가 물풍선을 사고 있었다. 몇 개나 사는지 살펴보니 오천원을 내고 무려 열 개나 구입하고 있었다.
“야! 뭘 그리 많이 사!”
놀란 철하는 황급히 외쳤으나 들을 이슬이가 아니었다. 이슬이는 물풍선 하나를 들고 조용한 표정으로 철하를 바라보더니 이내 힘껏 던졌다.
힘 있게 직선으로 날아간 물풍선은 나무판에 박혀있는 못에 맞지 않고 철하의 얼굴에 직통으로 맞았다.
“악!”
철하의 얼굴에 맞은 물풍선은 터지지 않고 바닥에 떨어지며 터졌다. 주위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철하는 물이 든 탱탱한 풍선에 얼굴을 맞자 꽤 아팠다.
“으…. 뭐하는 거야! 아파 죽겠네.”
아파하는 철하를 보며 이슬이가 중얼거렸다.
“쳇. 운이 좋네.”
“운이 좋긴! 이게 더 아퍼!”
철하는 이슬이에게 소리를 질렀으나 이슬이는 듣지 않고 재차 물풍선을 던졌다. 이번에는 보기 좋게 위쪽에 있는 못에 맞아, 철하는 머리에 물을 뒤집어썼다.
결국 열 개를 던지자 세 개나 철하의 얼굴에 맞고 일곱 개는 철하의 머리를 적셨다. 주위에서는 이슬이가 던질 때마다 남학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짧은 검은색의 주름치마를 입고 있는 이슬이었기에 던질 때마다 검은 팬티가 아슬아슬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슬이는 이미 학교에서 유명인이었다.
이슬이는 다 던지고 난 뒤 기분이 좋은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미소를 본 철하는 깜짝 놀랐다. 이슬이의 미소를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하는 그런 생각도 잠시, 곧 나무판에서 나오며 이슬이에게 외쳤다.
“야! 진이슬! 너도 들어가!”
철하의 외침에 주위에 있는 남자들이 좋다며 외쳤다.
“그래! 들어가라!”
주위에서 들어가라는 말들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지만 이슬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간을 서 있던 그녀는 곧 차갑게 중얼 거리며 몸을 휙 돌려 빠져나갔다.
“아. 재미없다.”
사람들 틈을 헤치며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가는 이슬이의 뒷모습을 보며 철하는 이를 북북 갈았다. 그래도 이슬이의 미소를 오랜만에 본 철하는 그녀가 즐거워하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축제 첫째 날과 둘째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진원이와 지희는 둘이 붙어 다니면서 재미있게 즐겼고 철하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즐겼다고 생각했다. 잠깐이지만 정말 오랜만에 이슬이의 미소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축제는 어느새 마지막 날이 되었다. 진원, 지희, 이슬은 마지막 날 재미있게 놀아보자며 즐거워했지만 철하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늘은 효린이가 오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슬이가 효린을 보면 또 화를 내며 가버릴 것만 같았다.
철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조금씩 친구들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진원이와 지희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슬이는 철하가 왜 그러는지 알 것 같았다.
한 학과에서 만들어 파는 떡꼬치를 먹던 도중에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서 보자 효린이었다. 철하는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슬며시 사라졌다.
“여보세요?”
[오빠! 오빠네 학교 정문이야!]
“응. 그래. 지금 갈게.”
철하는 전화를 끊고 학교 정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 곳에는 검고 긴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내리고 연분홍색의 티셔츠를 입은 효린이 바닥을 툭툭 걷어차고 있었다. 바닥을 걷어 찰 때마다 자연스럽게 팔랑거리는 짧은 청 주름치마가 지나가는 남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효린아!”
철하의 부름에 효린은 고개를 들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히히. 오빠!”
효린은 폴짝거리는 듯한 자세로 철하에게 뛰어왔다. 모델처럼 늘씬하고 예쁜 효린이 한 남학생에게 뛰어가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철하는 우쭐한 마음에 당당하게 효린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
철하가 효린의 손을 붙잡고 걸어가는 동안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 보자 진원이었다.
“응.”
[야! 갑자기 어디 갔어?]
“아…. 어. 효린이 와서 데리러 갔었어.”
[뭐…? 그래. 알았다. 여기 우리 과 앞이니까 일로 와.]
“응.”
철하는 핸드폰을 닫고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효린이를 본 이슬이의 반응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후우…. 뭐 어쩔 수 없잖아….’
*
“아….”
진원이와 지희는 철하와 함께 온 효린이를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했다. 자신들의 옆에 이슬이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이슬이의 표정을 보며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이슬이의 표정은 역시 축제 내내 짓고 있던 그 밝은 미소가 아닌 굳은 표정이었다.
효린이는 이슬이를 바라보는 철하와, 철하와 자신을 번갈아보는 이슬이의 표정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슬슬 가봐야겠네.”
잠시간의 침묵을 깨고 이슬이가 말했다. 진원이와 지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슬이가 저렇게 되면 말리는 것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기 때문이었다.
“이슬아….”
철하가 이슬이를 부르며 붙잡으려 했지만 이슬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냉랭하게 말했다.
“나 신경 쓸 것 없어. 재밌게 놀다 가.”
철하는 다시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조금이나마 다시 이슬이와 관계를 회복했는데….
효린이는 쌀쌀맞은 태도로 돌아가는 이슬이와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철하를 보며 눈썹을 찡그렸다.
*
진원이와 지희는 효린에게 생과일 쥬스를 사준 뒤에 재미있게 놀라며 사라졌다. 효린은 둘이 사라져주자 좋아라하며 철하의 팔에 달라붙으며 생글거렸다. 지나가는 남학생들이 효린의 예쁜 외모와 길고 하얗게 뻗은 다리를 보며 부러워했다.
철하는 효린을 데리고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주었다. 효린은 생각보다 대학교 축제가 별 거 없다며 쿡쿡 웃었다.
이것저것 구경하며 놀 던 도중에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초대가수의 공연이 있을 시간이었다.
철하는 효린을 데리고 무대로 갔다. 무대 근처의 좋은 자리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잠시 후 요새 인기 있는 힙합그룹이 나와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신나는 힙합음악이 흐르며 무대 앞의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효린도 철하의 옆에 서서 손을 들어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철하는 옆에 서서 효린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환하게 웃으며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효린이 팔짝팔짝 뛸 때마다 그녀의 짧은 청 주름치마가 펄럭였다. 치마가 짧다보니 살짝만 뛰어도 새하얀 허벅지와 팬티가 보일 지경이었다. 철하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많은 수의 남학생들이 효린의 아래쪽을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철하는 안 되겠다 싶어 노래 한곡이 끝나자 효린의 손을 이끌고 무대 근처를 빠져나갔다. 철하는 효린의 손에 이끌려가며 어리둥절해서 외쳤다.
“오빠? 어디가?”
“거기 위험해서 안 돼.”
학생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빠져나온 뒤 효린에게 상황설명을 해주자 그녀는 철하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히히. 오빠 나 걱정해주는구나. 너무 좋다.”
효린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신나게 뛰어서인지 어느새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그녀는 손바닥을 펴 부채마냥 얼굴에 흔들었다.
“에구…. 많이 덥다. 오빠 사람 좀 없는데로 가자.”
“응.”
철하는 더워서 손부채질을 하는 효린을 데리고 학교 뒤에 있는 조그만 숲으로 가기로 했다. 숲이라기보다는 잔디밭에 나무 몇 그루를 심고 벤치 몇 개를 가져다 놓은 것 밖에 없었다.
해가 저물어서인지 중앙에 위치한 조그만 조명이 약하게 빛을 낼 뿐 온통 어두컴컴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연예인이 온 시간이라 그런지 한 사람도 없었다.
“와. 여기 분위기 되게 좋네.”
효린은 좋아라하며 벤치에 가서 앉았다. 철하도 웃으며 효린을 따라 옆에 앉았다. 철하가 벤치에 앉자 효린의 가느다란 팔이 철하의 목에 감겨왔다.
“히히. 사람 없으니까 좋다.”
효린은 쿡쿡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작게 속삭이며 철하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철하는 효린의 새하얗고 예쁜 얼굴이 다가오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키스라면 여러 번 했지만 학교의 은은한 조명 아래서 여우처럼 섹시한 효린의 눈을 보자니 떨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윽고 효린의 붉은 입술이 철하의 입술에 닿았다. 철하는 효린의 입술이 너무나도 촉촉하다고 느꼈다. 효린의 입술이 닿자 철하도 손을 들어 효린을 꼭 안았다.
서로의 입술을 천천히 빨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타액으로 입술이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철하는 혀를 내밀어 효린의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살짝 살짝 핥았고 효린도 혀를 내밀어 철하의 혀를 적극적으로 애무했다.
“하아, 하아….”
이윽고 입술을 떼자 효린의 어깨가 위아래로 살짝 들썩였다. 효린은 아무 말 없이 여우처럼 섹시한 눈으로 철하를 지긋이 바라봤다.
잠시 동안 철하를 바라보던 효린의 촉촉이 젖은 붉은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하자….”
“뭐…?”
철하는 효린의 말을 듣고 반문했다. 당연히 효린이 무엇을 하자는 지는 뻔했다. 하지만 갑자기 어디서 하자는 건지 몰라 당황한 것이다.
“일로 와봐.”
효린은 벌떡 일어나더니 철하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리고는 어두컴컴한 구석에 있는 나무 밑으로 갔다.
“히히. 여기서 하자.”
“뭐? 여기서?”
“응. 밖에서 하는 것도 좋아.”
철하는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효린의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밖에서도 섹스를 해보았단 말이었다. 이미 효린의 과거에 아무런 감정이, 아니 오히려 약간 더 흥분이 되는 철하였기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철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확실히 어두컴컴한데다가 작은 정원수 같은 것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히히. 괜찮아.”
효린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철하를 안심시킨 뒤 자신의 짧은 청 주름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희고 가느다란 다리를 살짝 들어 분홍팬티를 벗었다.
“자.”
효린은 팬티를 철하에게 건네주었다. 철하가 얼떨결에 효린의 팬티를 받아 들자 팬티 전체가 약간 축축했다. 게다가 보지 부근은 완전히 푹 젖어 있었다.
“팬티가 많이 축축하네….”
철하는 자신도 모르게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효린이 쿡쿡 웃으며 말했다.
“오빠 야한 말도 하네. 아까 한참 뛰어서 땀이 많이 나서. 히히. 뭐 흥분해서 젖은 것도 있고.”
철하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에 부끄러워져 얼굴이 빨개졌다. 효린은 그런 철하를 보며 옅게 미소 짓더니 살짝 손을 뻗어 철하의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아앗. 잠깐만.”
철하는 당황했으나 말리지는 않았다. 이미 효린이 짧은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을 때부터 자신도 흥분한 터였다. 이윽고 효린이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리자 철하의 높게 솟은 팬티가 나타났다. 효린은 거침없이 철하의 팬티를 벗겨버렸다. 팬티가 내려감과 동시에 철하의 굵은 자지가 튀어나오듯 나타났다.
“오빠 이렇게 꼴렸으면서….”
효린은 웃으며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는 다리를 조금 벌리고 엉덩이를 내밀며 앞에 있는 나무를 잡았다.
“하자.”
살짝 뒤를 돌아보며 조용히 말하는 효린을 보자 철하는 절로 침이 삼켜졌다. 나무를 잡고 짧은 치마가 걸쳐져있는 엉덩이를 내민 효린의 자세가 너무나도 섹시하였기 때문이다. 약간 헐렁한 긴팔의 분홍색 티셔츠를 입었지만 아찔한 곡선을 그리며 휘어진 효린의 허리를 가릴 수는 없었다.
“치마 올려줘.”
효린의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에 철하는 떨리는 손길로 천천히 치마를 잡아갔다. 짧은 청 주름치마 끝 자락을 잡고 살짝 올리자 효린의 새하얀 엉덩이가 드러났다.
철하는 효린의 엉덩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뒤집혀져 허리에 걸쳐져 있는 주름치마 아래로 하얗고 둥근 엉덩이가 보이고 그 엉덩이를 지탱하는 길고 늘씬하게 뻗은 하얀 다리…. 어두컴컴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효린의 새하얀 엉덩이와 다리는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철하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가운데 효린의 가느다란 허리를 살짝 잡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자지를 효린의 보지에 맞추기 시작했다.
“응….”
효린은 자신의 보지에 철하의 굵은 자지가 닿자 살짝 신음을 흘렸다. 이윽고 철하는 조금씩 허리를 전진시키기 시작했다. 효린의 보지는 이미 젖어서 축축한 상태였다. 철하는 그저 밀어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효린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밀어 넣던 철하는 평소와는 다르게 꽉 조이는 느낌에 놀라워했다.
“헉…. 효린아. 오늘 되게 조인다.”
“응…. 이 자세로 하면 원래 더 조여….”
이윽고 철하의 자지가 뿌리 끝까지 효린의 보지에 들어갔다.
“하응….”
효린은 철하가 움직이지 않자 스스로 엉덩이를 돌리고 움직이며 철하의 자지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철하도 못 참겠는지 효린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아!”
효린은 나무를 잡고 고개를 숙인 채 달뜬 신음소리를 흘렸다. 어두컴컴하고 조용한 장소에는 캠퍼스에서 작게 들려오는 힙합 음악소리와 철하의 살과 효린의 엉덩이가 퍽퍽 부딪치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효린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대던 철하는 효린의 분홍색 티셔츠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미끈하게 휘어진 효린의 새하얀 등이 드러났다. 효린의 새하얀 등은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헉, 헉.”
철하는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을 내려 미끈한 배를 쓰다듬듯이 지나가 옷 안으로 집어넣어 효린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응, 하…. 아!”
효린은 자신의 가슴을 세게 쥐어짜듯 움켜잡는 철하의 손에 놀라 높은 신음소리를 질렀다. 철하는 학교에서 섹스를 한다는 상황과 효린의 섹시한 자세에 굉장히 흥분한 것이었다.
효린도 철하가 자신의 가슴을 거칠게 움켜잡자 쾌감이 극대화 되기 시작했다.
“하읏! 응, 아!”
효린도 허리를 이리저리 돌려대며 철하의 자지를 깊숙이 받았다. 그때 갑자기 철하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하응…. 왜 그래?”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거칠게 박아대던 철하가 갑자기 멈추자 효린이 힘들게 고개를 들어 살짝 뒤돌아보며 이상한 듯 물었다. 그러자 철하는 효린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듯 손가락을 하나 들어 자신의 입에 갖다 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쪽 벤치에 누가 왔어.”
철하의 말에 효린이 살짝 허리를 들어 벤치가 있는 곳을 바라보자 남녀 커플이 와서 앉아 있었다.
“그만 해야 되겠다.”
철하는 사람이 와서 들킬 것 같았는지 효린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려 했다.
“아…. 안돼! 그냥 해….”
“어?”
효린의 제지에 철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나 너무 흥분돼서…. 그만 두기 싫어. 게다가 이런 상황이 더 흥분이 되니까…. 그리고 음악소리가 조금 들려오니까 소리만 크게 안내면 들키지 않을거야.”
효린은 말을 하면서도 엉덩이를 살짝 살짝 돌리면서 철하의 자지를 느끼고 있었다. 효린의 말을 들은 철하는 흥분감이 온몸을 휩싸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몰래 섹스를 하다니…. 그리고 지금 효린의 말과 행동은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그, 그래….”
철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다시 서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읏…. 응, 으읍….”
효린은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허리를 열심히 돌려 철하의 자지를 깊숙이 받았다. 철하도 전처럼 거칠게 박지 못하고 부드럽게 박고 있었다. 철하는 효린의 하얗고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허리를 움직이며 살짝 고개를 돌려 벤치에 앉아있는 커플을 보았다. 벤치에 앉아있는 커플은 철하와 효린이 섹스를 하며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키스를 하고 있었다. 남자는 키스를 하며 여자친구의 가슴을 열심히 주무르는 중이었다.
“하응…. 읏. 걔네 뭐하고 있어?”
“헉, 헉…. 응. 키스 하고 있어.”
“으응…. 하응. 아 오빠 어떻게. 나 너무 떨리면서 흥분돼.”
“나도 그래….”
철하는 다시 손을 내려 효린의 말캉한 가슴을 움켜잡으며 박기 시작했다. 이윽고 점점 철하의 허리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읏! 응! 하읏!”
효린은 터져 나오려는 신음소리를 억지로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 퍽퍽 박아대는 소리가 작게 울리기 시작했다.
“하윽! 오빠. 들키는 거 아냐?”
철하의 움직임이 빨라짐에 따라 박는 소리가 조금씩 나기 시작하자 효린이 신음소리를 참으며 걱정스레 말했다. 그러나 철하는 허리 움직임을 늦추지 않았다.
“헉, 헉…. 아냐. 이제 다 됐어. 이제 쌀 것 같아. 헉….”
철하의 말에 효린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흑! 오빠. 밖에다 싸줘…. 오늘 안전한 날 아니야….”
“그, 그래….”
빠르게 박아대던 철하는 자신의 자지 뿌리 깊숙한 곳에서 정액이 나올 것 같음을 느끼고는 잽싸게 뽑았다.
“아응!”
효린은 자신의 보지에서 갑자기 자지가 빠지자 높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헉, 헉….”
철하의 굵은 자지는 효린의 보지에서 뽑혀져 나와 효린의 새하얀 엉덩이와 청치마, 그리고 등에까지 많은 양의 정액을 뿌렸다. 몇 방울은 효린의 길고 검은 머리카락에 묻기도 했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를 움켜잡은 뒤 몇 번 더 앞뒤로 움직였다. 그러자 뿌리 끝에서 나오지 못한 정액들이 울컥거리며 효린의 새하얀 엉덩이에 떨어졌다.
“하아…. 오빠 많이도 쌌네. 등에까지 떨어진 게 느껴져….”
효린은 여전히 나무를 잡고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자세로 숨을 고르며 말했다. 철하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효린의 몸 곳곳에 떨어진 많은 양의 정액들을 걱정스레 쳐다봤다.
“후우. 어쩌지? 휴지 없는데…. 내 옷으로라도 닦아 줄게.”
자신의 상의를 들어 효린의 몸에 묻은 정액을 닦아주려는 철하를 효린이 말렸다.
“히히. 괜찮아. 이 상태로 집에 갈래.”
“뭐?”
효린의 말에 철하가 깜짝 놀랐다. 그러나 효린은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난 더 자극적이어서 좋은데. 머리카락에 조금 묻었지? 그것만 닦아줘.”
철하는 효린의 당돌한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효린이 몸과 치마에 자신의 정액을 묻히고 집에 간다는 상상을 하니 다시 자지가 일어설 지경이었다.
효린은 멍하니 서 있는 철하를 쿡쿡거리며 쳐다본 뒤, 땅에 떨어져있는 자신의 팬티를 집어 살짝 털고는 다시 입었다.
철하는 효린의 머리에 묻은 정액을 손가락으로 닦아내며 그녀의 엉덩이와 등이 자신의 정액 때문에 굉장히 축축할거라고 생각했다.
“엉덩이랑 등 안 축축해?”
“괜찮다니까. 그보다 저 커플 아직 안 갔어?”
“응….”
철하도 팬티와 바지를 올리며 벤치쪽을 바라보자 커플은 아직도 키스를 하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키스가 아니라 애무였다. 남자는 여자의 목에 키스하며 여자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오빠. 우리 지금 확 나가서 놀래켜주자.”
“뭐?”
“괜찮아. 어차피 우리 옆쪽으로도 길이 있으니까 설마 우리가 여기서 섹스 했다고는 생각 못 할꺼야. 어때?”
“그, 그래.”
효린은 역시 굉장히 장난을 좋아했다. 저번 노래방에서도 그렇고 남을 놀래켜주는 것을 무척 즐기는 효린이었다.
효린은 철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하자 웃으며 말했다.
“그럼 하나둘셋 하면 일부러 바스락 거리며 나가는 거다?”
"응.“
“하나, 둘, 셋!”
효린이 신호를 보내자 철하는 일부러 정원수들이 있는 곳으로 지나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나갔다. 효린도 뒤질세라 모래 같은 것을 발로 차며 소리를 냈다.
“꺅!”
열심히 남자에게 애무를 당하고 있던 여자는 갑자기 풀숲에서 철하와 효린이 소란스레 뛰쳐나오자 깜짝 놀라며 남자에게서 떨어졌다. 남자도 여자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자 황급히 여자에게서 떨어졌다.
그러나 철하와 효린은 그냥 지나가는 커플처럼 팔짱을 낀 채 유유히 그 옆을 지나갔다. 천천히 숲을 빠져나와 캠퍼스에 이르자 효린이 먼저 웃음을 터트렸다.
“히히. 재밌다. 어때? 재밌지?”
“푸핫. 그래. 그 커플 반응 너무 웃기더라.”
철하와 효린은 서로 마주보며 깔깔거렸다. 한참을 웃던 효린은 이윽고 철하의 손을 잡아끌었다.
“오빠! 이제 놀자!”
“응.”
효린은 철하를 데리고 다른 가수가 와서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무대로 뛰어갔다. 마치 놓칠 새라 손을 꼭 쥐고 말이다.
#21. 이슬이의 생일
날씨는 이제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한차례 가을비가 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높고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만이 남아 있었다.
이슬이는 축제 때 잠시 동안 철하와 관계를 회복하는 듯하더니, 효린이를 본 이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다. 철하는 다시 이슬이와 어색한 사이로 눈치를 보며 지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강의실에서 빠져나가려는 철하를 진원이가 불렀다.
“철하야!”
“어?”
진원이의 부름에 철하가 돌아보니 진원이와 지희가 철하에게로 다가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슬이는 벌써 강의실을 나간 것 같았다.
“내일 무슨 날인줄 아냐?”
“내일? 음…. 어, 어! 이슬이 생일이구나?”
철하는 문득 지난 학기에 이슬이가 자기 생일은 9월 달이라고 떠들고 다니던 모습이 떠올랐다. 진원이와 지희는 생일이 여름방학이었는데 만나지 못했고 철하는 12월 달이었다.
진원이는 철하가 이슬이 생일을 기억하자 웃었다.
“하하. 너 그래도 이슬이 생일은 기억하는구나. 우리 그래서 내일 이슬이네 동네 놀러 가기로 했어.”
“이슬이네 동네로 왜?”
왜 하필 이슬이의 동네까지 가야하는지 궁금한 철하는 진원이의 얘기를 들어보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내일 이슬이에게 생일 파티 하러가자고 하면 싫다며 집으로 갈게 뻔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슬이의 동네에 가서 이슬이를 불러내면 거절도 못하고 같이 논다는 작전이었다.
“철하. 너도 올 수 있지?”
옆에 서 있던 지희의 물음에 철하는 고민했다. 이슬이와는 사이가 어색해서 가봤자 제대로 놀지도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잠시간 고민하던 철하는 차라리 이번기회에 적극적으로 이슬이와의 사이를 돌려보기로 했다.
“그래. 알았어.”
*
다음날 수업이 끝난 뒤 이슬이는 평소처럼 휙 하고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철하, 진원, 지희는 어제 얘기한대로 생일축하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슬이가 나간지 이십여 분정도 지나자 진원이가 나가자고 했다. 강의실을 빠져나가며 철하가 물었다.
“근데 이슬이네 집 어딘 줄 알어?”
“양천구청역인건만 알잖아. 그냥 양천구청역에 내려서 전화해서 너네 동네에 왔다고 나오라고 하면 나오겠지. 설마 친구가 자기네 동네까지 찾아왔는데 안나오겠어?”
진원이의 말에 철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자기가 같이 왔어도 동네까지 왔다는데 안 나올리는 없다.
*
“어 이슬아. 뭐해?”
양천구청역에 도착해서 지희가 이슬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원이와 철하는 옆에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철하는 괜스레 두근거리며 지희의 전화통화를 들었다.
“어. 오늘 너 생일이잖아. 아니 우리 여기 다 양천구청역에 왔어. 헤헤. 미안해. 응. 같이 왔어. 그러지 말고 나와. 여기까지 왔는데 그럼 그냥 가? 그래. 그럼 나오는 거다. 우리 2번출구에서 기다릴게. 응.”
이슬이를 설득하는 듯한 지희의 통화가 끝나자 진원이가 물었다.
“뭐래? 나온데?”
“응. 2번출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래. 철하도 왔냐고 물었는데 처음엔 안 나온다고 그랬어.”
철하는 지희가 자신을 바라보며 말하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지희가 철하에게 웃으며 말했다.
“왜 그래. 오늘 이슬이 기분 너가 풀어주면 되잖아.”
“그, 그래….”
철하는 지희에게 애써 웃어보였다.
2번 출구 앞에서 10분정도 기다리고 있자 이슬이가 하얀색의 셔츠에 검은색의 플레어스커트를 펄럭이며 나타났다. 이슬이는 도착하자마자 지희에게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여기까지 왔어. 너네 생일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방학 때 얘긴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오늘 재밌게 놀면 되지. 어디 갈까?”
괜찮다는 지희의 말에 이슬이가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더니, 저녁시간이 다 됐으니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닭갈비집에서 이슬이가 쏜 저녁을 먹은 뒤 술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진원이는 셋을 술집에 먼저 보내고 생일케이크를 사가지고 들어왔다. 그리고 초 스무개를 꽂고 이슬이의 생일축하를 해주었다. 이슬이는 친구들이 일부러 자기 동네까지 찾아와서 생일을 축하해주자 진심으로 좋은 듯 계속해서 웃었다.
넷이서 술을 먹다가 이슬이는 일부러 찾아온 철하가 고마웠는지 조금씩 철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자기 생일 축하해주러 왔는데 분위기를 어색하기 만들기 싫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이슬이가 조금씩이지만 자기에게 말을 걸어주자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술자리는 신나게 흐를 수 있었다. 철하와 이슬이도 오랜만에 크게 웃으며 얘기할 수 있었다. 오랜만의 술자리인지라 모두들 술이 알딸딸할 정도로 취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술을 마시고 나자 약간취한 듯한 이슬이가 기분이 좋은 듯 노래방에 가자고 했다. 셋은 좋다고 따라 나갔다. 이슬이는 셋을 동네 근처에 있는 작은 노래방으로 데려갔다. 철하가 보자 정말 집 앞에서나 볼 수 있는 허름하고 작은 노래방이었다. 이슬이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서 시간도 많이 주는 곳이라고 했다.
철하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지나 계산을 하고 주위 방들을 둘러보자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저쪽 구석에 있는 한 방에만 손님이 있는 것 같았다. 복도를 지나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구석에 있는 방이 열리며 남자 한명이 나왔다. 그 남자는 철하네 쪽을 힐끗 쳐다보더니 큰소리로 말했다.
“야! 진이슬!”
이슬이는 그 남자를 보더니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진원, 철하, 지희도 누군가 하며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불량스런 태도로 서 있었다. 이슬이는 그 남자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을 찡그리며 곤란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슬이가 아무 말 없이 서 있자 불량스런 남자는 자기가 나온 노래방문을 열며 안에다 말했다.
“야 나와 봐. 이슬이 왔어 이슬이.”
남자의 말에 방에서 두 명의 남자가 더 나왔다.
“오. 진이슬. 오랜만이야! 요즘 왜 안보였어? 전화번호도 바꾸고….”
남자들은 척 보기에도 동네에서 노는 양아치들이었다.
“이슬아 누구야?”
진원이는 남자들이 이슬이를 계속해서 아는 척 하자 누군지 물었다. 그러나 이슬이는 진원이를 향해 생긋 웃었다.
“아 대학학교 때 친구들이야. 너네 방에 먼저 들어가 있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라 얘기 좀 하고 갈게.”
“어…. 그래.”
철하, 진원, 지희는 이슬이가 저런 불량스러운 친구들을 두었는지 처음 알았다. 허나 이슬이가 친구들이랑 얘기한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방에 먼저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십여 분이 지나도 이슬이는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철하, 진원, 지희는 노래를 부르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시 노래 한 곡이 끝나자 진원이가 일어나며 말했다.
“내가 나갔다 와볼게.”
그러자 앉아있던 철하는 진원이를 제지했다.
“아냐…. 내가 나갔다 올게.”
“그래…. 그럼.”
철하는 이슬이를 찾으러 가는 거면 당연히 자기가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아까의 불량스러운 남자들 탓인지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노래방 문을 열고 나가 아까 남자들이 노래를 부르던 방으로 가자 시간만 흐르고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이상스레 생각한 철하는 카운터에서 졸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어, 어?”
“여기 아까 노래 부르던 남자 셋이랑 여자 하나 안 나갔어요?”
“어. 아무도 안 나갔는데.”
철하는 아직 이슬이와 남자들이 노래방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여기 화장실이 어디예요?”
“화장실? 저쪽 복도로 들어가서 구석에서 꺾으면 보일거야.”
“예….”
철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더욱더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방 어디에도 없고 나가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곳은 화장실뿐이었다.
철하는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화장실로 갔다. 어두컴컴한 복도 끝을 지나 화장실이 있다는 곳으로 꺾으려는 찰나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역시 진이슬 보지가 끝내준다니까. 내가 이년동안 니 보지 때문에 다른 년들이랑 해도 제대로 싸질 못해요. 싸질.”
철하는 남자의 말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다리에 힘이 풀렸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철하는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화장실 쪽을 봤다. 그러자 그 곳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다.
화장실은 가끔 깜빡거리는 희미한 전등만이 간신히 빛을 발하고 있고 조그만 대변기에 문도 달려있지 않는 허름한 구조였다. 그리고 그 곳에 이슬이가 벽에 손을 짚은 채 허리를 숙여 엉덩이를 내밀고 뒤에서 박아대는 남자의 자지를 받고 있었다.
‘아…. 이게 무슨 일이야….’
철하는 너무 놀라 튀어나가려고 했다. 그때 이슬이의 말소리가 들렸다.
“으…. 빨리…. 끝내 개자식들아….”
이슬이는 찡그리는 얼굴로 억지로 신음소리를 참으며 말했다. 뒤에서 이슬이의 짧은 검정색 플레어스커트를 위로 젖힌 채 박아대는 남자가 말했다.
“헉헉…. 씨발년이. 옛날에는 몇 명이와도 다 받아줬으면서. 그래도 너 지금 보지 완전 푹 젖어있는건 아냐? 박을 때마다 물 튀기는거 봐라.”
남자의 말에 이슬이는 얼굴을 찡그리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옆에 서있던 다른 남자가 못 참겠는지 자신의 자지를 바지 밖으로 꺼냈다. 그리고는 이슬이의 얼굴을 잡고 입안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 하지만 이슬이는 입을 꼭 다문 채 남자의 자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자지를 입안에 넣으려던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어? 야 진이슬. 너 그럼 걔네한테 가서 다 말해버린다. 니가 옛날에 우리 못 쌀 때까지 몇 번이고 태워준거 다 불어도 되냐?”
“으…. 닥쳐. 아무 말도 하지마.”
남자의 말에 이슬이가 화를 냈다.
“푸핫. 아까 보니까 쌍쌍으로 온 것 같던데 그 어리버리한 남자새끼가 니 남자친구냐? 그 새끼한테 말하면 어떻게 될 까?”
“말 하지마! 걔한테 말하면 너네 다 죽여버릴꺼야!”
“어이구 무서워라. 그럼 잠깐 협조하면 되잖아. 이년아. 오늘 마지막으로 진하게 한번 하고 끝내자고.”
남자의 말에 이슬이는 체념한 듯이 남자의 시커멓고 굵은 자지를 입으로 물었다. 이제 이슬이는 앞, 뒤로 남자를 받고 있었다. 또 다른 남자 한명은 자신의 자지를 문지르면서 이슬이의 가슴을 내 놓은 채 빨고, 주무르고 있었다.
‘아…. 이슬아….’
철하는 너무 놀라웠다. 이슬이의 과거도 그렇고 그 과거가 자신들에게 알려지기 싫어해서 억지로 남자들과 섹스를 하는 것도…. 그리고 특히 철하 자신에게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쁜 자식들….’
철하는 당장 튀어나가려고 하다가 멈췄다.
‘자, 잠깐….’
철하는 지금 나갔을 때 이슬이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망설여졌다. 지금 나가면 여태까지 억지로 남자들과 섹스를 하며 감추려 한 자신의 과거는 허무하게 밝혀지는 것이다. 남자들에게 당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감추려한 과거인데…. 철하 자신에게 감추려고 한 어두운 과거인데, 그것을 철하 자신이 앞장서서 밝히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친구들에게 말할 수도 없다. 친구들도 알게 되니까….
‘젠장!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그러는 와중에도 화장실 안은 한창 섹스 중이었다. 뒤에서 박던 남자가 이슬이의 가느다란 허리를 쥐어짜듯 움켜잡으며 보지에 바짝 자지를 박았다. 남자는 눈을 감고 신음소리를 흘렸다. 이슬이의 보지 안에 사정하는 것이었다.
“헉, 헉. 아 씨발 죽인다. 진짜 오랜만에 끝내주는 보지 먹었다.”
남자는 만족해하는 표정으로 이슬이의 보지에서 자지를 뽑았다. 시커먼 자지가 뽑혀져 나오며 이슬이의 보지에서 허여멀건 정액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밑에서 이슬이의 가슴을 만지던 남자가 일어나 바로 이슬이의 보지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으읍!”
이슬이는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문채 얼굴을 찡그리고 필사적으로 신음 소리를 참고 있었다.
‘역시 안 돼…. 내가 모른 척 해주는 수밖에 없어….’
철하는 결심한 듯 힘없이 몸을 일으켰다. 더 이상 봐선 안 된다. 이슬이가 힘들게 선택한 방법이다. 자신들에게, 그리고 특히 철하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기에…. 힘들게 택한 방법인 것이다.
‘제길…. 이슬아…. 왜 정말 병신 같은 나 때문에….’
철하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
“이슬이 찾았어?”
진원이는 노래방에 들어오는 철하에게 물었다. 눈물을 말끔히 닦고 들어온 철하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친구들이랑 얘기하고 있더라고…. 조금 있다가 들어온데….”
“그래?”
철하는 얘기를 하고 자리에 앉다가 깜짝 놀랐다. 진원이와 지희가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철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슬이가 빨리 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15분정도 지나자 노래방 문이 살짝 열리면서 이슬이가 들어왔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말끔한 차림새였다.
“왜 이렇게 늦게 와?”
지희가 묻자 이슬이가 웃으며 말했다.
“응. 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라 얘기가 길어져서. 미안. 오래 기다렸지? 이제 노래 부르자.”
이슬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얘기하며 철하의 옆자리에 앉았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를 보자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철하는 가슴이 아파 계속해서 이슬이를 바라봤다. 이슬이는 정말 철하가 꿈이라도 꾼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모니터를 보며 즐거워했다. 차라리 꿈이길 바랬다. 아까 같은 일이 꿈이었기를 바랬다.
이슬이는 철하가 계속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이상한지 고개를 돌려 물었다.
“뭘 봐?”
고개를 돌린 이슬이의 눈은 울었는지 까만 눈 화장이 살짝 번져 있었다. 철하는 순간 숨이 턱하고 막혀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손을 뻗어 옆자리에 앉아있는 이슬이를 말없이 안았다.
“어, 어? 뭐해? 너?”
이슬이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철하를 밀어내지는 않았다. 노래를 부르던 진원이와 지희도 놀라서 철하 쪽을 바라봤다.
그러나 철하는 그렇게 말없이 십여 분간 이슬이를 안고 있었다. 철하의 품에 말없이 안겨있던 이슬이는 철하가 떨어지자 이상스런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야 미쳤냐? 갑자기 왜 끌어안고 난리야?”
“…생일 축하한다고.”
철하의 어이없는 말에 진원이와 지희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슬이도 순간적으로 피식 웃었다.
“뭐야…. 어쨌든 고마워. 우리 신나는 노래 부르자.”
이슬이는 신나는 노래를 한 곡 예약하더니 일어나서 이리저리 춤을 추며 노래 불렀다. 이슬이가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자 진원이와 지희, 철하도 일어나서 같이 춤을 추었다.
철하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는 이슬이를 보며 가슴이 아팠지만, 이슬이가 자신들에게 과거를 알려주고 싶어하지 않은 만큼 철하 자신도 웃으면서 이슬이를 대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2. 스티커 사진
철하는 문득 핸드폰을 보다 어느새 10월 달이 되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대학교에서 새내기라 부를 수 없을 만큼의 시간이 지난 것이다.
이슬이의 생일 이후 철하와 이슬이의 관계는 조금 나아졌지만 그래도 예전만큼 웃고 떠들며 지내는 정도는 아니었다. 이슬이도 철하가 생일축하를 해주었는데 쌀쌀맞게 대하기 미안했는지 어느 정도 웃으며 대해주었다. 그러나 철하는 아직도 이슬이 생일 때의 일이 떠올라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괜스레 자기 때문인 것 같다는 죄책감이 들어, 오히려 이슬이를 제대로 대하기가 힘들었다.
“오빠!”
“어, 어?”
“무슨 생각하고 있어?”
철하의 옆에서 걷던 효린이 이상스레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냐….”
“흐음….”
효린은 이상스레 철하를 바라봤다. 요새 들어 부쩍 말이 없어지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웃으며 말도 많이 하고 자기와 있을 때 다른 생각은 하지도 않던 사람이었는데…. 저번에 그 이슬이라는 사람의 생일파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효린은 구태여 묻지 않았다. 자기도 자유롭게 놀았던 만큼 남자친구도 자유롭게 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효린의 연애관이었기 때문이다.
어둑어둑해진 밤거리를 팔짱을 끼고 걷던 도중에 효린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 나야. 응? 그래. 알았어. 오빠도 데려갈게.”
효린은 친구와 통화하는 듯하더니, 전화를 끊고 철하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걷기 시작했다.
“어? 뭐야? 어디가? 나를 데려가다니?”
철하가 당황하며 말하자 효린은 웃으며 말했다.
“히히. 친구들 모여서 술 마시고 있데. 거기 가는거야.”
“뭐? 거길 내가 왜가.”
철하는 말을 하다가 문뜩 데자뷰를 느꼈다. 분명히 이와 똑같은 상황이 예전에도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효린과 처음 데이트를 할 때 무작정 자기를 친구들이 있는 술집으로 끌고 가려 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나 효린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왜 가긴 왜가. 내 남자친구니까 가는거지. 걱정마 여자애들 밖에 없어.”
여자애들 밖에 없는 것이 왜 걱정거리가 안 된단 말인가. 철하에겐 오히려 더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그때는 남자친구가 아니어서 안갈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남자친구인데다 데려간다고 말했으니 안갈 수가 없었다.
철하는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곤 순순히 효린을 따라 걸었다.
*
철하는 효린의 손에 이끌려 조그만 빌딩의 4층에 있는 호프집에 들어가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학학생들에게도 술을 파는 곳이 있는 것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척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효린이었지만 호프집에 들어가는 동안 그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호프집에 들어가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가자 진한 화장을 한 여학생 네 명이서 담배를 피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나 왔다!”
효린이 여학생들을 보며 반갑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아, 안녕하세요….”
철하는 테이블 옆에 서서 여학생들을 향해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네 명의 여학생은 킥킥 웃더니 말을 놓으라며 서슴없이 오빠라고 불렀다.
철하도 어색하게 웃으며 효린의 옆자리에 앉았다. 여학생들을 보자 두 명은 전에 자기 집에 왔던 여학생이었다. 네 명의 여고생은 하나 같이 진하고 두꺼운 화장을 한 채 담배를 물고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전에 봤던 기억이 있는 여학생이 철하에게 웃으며 얘기했다.
“오빠! 나 기억하지? 오빠네서 잠도 같이 잤는데. 그때 효린이한테 관심 있더니 결국 사귀는 거야? 축하해!”
여학생은 얘기한 뒤 친구들끼리 까르르 웃었다. 철하는 그녀를 보자 자신이 예전에 팬티 속에 살짝 손을 집어넣어 보지털을 만진 기억이 있는 여학생이었다. 그런 기억이 떠오르자 순간 얼굴이 빨개졌으나 그냥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야. 효린아. 너 말대로 진짜 순진하다.”
처음 보는 여학생이 말하자, 여학생들은 다시 자기들끼리 까르르 웃기 시작한다. 철하는 그저 어색하게 웃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여학생들과의 어색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철하 입장에서 보면 어린 여학생들이었지만 소주를 마시는데 거침이 없었다. 오히려 철하보다 더 잘 마시는 것 같았다. 철하도 그저 여학생들이 따라주는 술잔을 조용히 홀짝 거리는 수밖에 없었다.
술자리는 대부분 효린을 포함한 여학생 다섯 명의 이야기로 흘러갔다. 서로 큰소리로 웃으면서 학교 얘기, 선생님 얘기, 집안 얘기, 친구 얘기, 남자애들 얘기 등…. 끊임없이 흘러갔다.
그때 화살이 철하에게 돌아왔다. 한참을 떠들던 도중에 한 여학생이 술이 약한지 약간 혀가 꼬인 목소리로 철하에게 물었다.
“오빠. 오빠는 효린이 어디가 좋아요?”
“어, 어?”
철하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으나 모든 이의 시선이 자기에게로 쏠린 걸 보고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착하고 귀엽고 얼굴도 예쁘고 나를 너무 좋아하고…. 음…. 너무 많아서 다 못 말하겠다.”
“우!”
철하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닭살스러운 말을 내뱉자 여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효린은 마냥 좋은지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혀가 꼬인 여학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섹스도 잘해주죠?”
“뭐, 뭐?”
철하는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했다. 여학생이 이런 걸 물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야!”
옆에 있던 효린이 웃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자기도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는 철하를 향해 혀가 꼬인 여학생이 계속해서 말했다.
“솔직히 효린이랑 빡쳐 봤잖아요. 안했을 리가 없는데…. 해봤죠? 해봤죠?”
집요하게 묻는 여학생의 질문에 철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혀 꼬인 여학생은 웃으며 말했다.
“푸하. 그럴 줄 알았다니까. 솔직히 효린이 얘 무지하게 밝히는 년이잖아요. 그거 알고 사귀는 거예요?”
철하는 여학생이 조금 취했다고 생각했다. 그저 아무 말 없이 테이블 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효린도 여학생이 점점 말이 심하게 나오는 것 같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야! 그만해!”
효린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여학생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효린이 얘 남자애들한테 존나 인기 많거든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끝내주는 것도 있지만 잘 대주고 허리도 잘 돌리니까. 너 저번에 하루에 몇 명이랑 해봤지? 최고기록 있잖아.”
“야! 씨발년아 그만 안해?”
혀 꼬인 여학생의 이야기를 듣던 효린이 드디어 욕을 하며 벌떡 일어났다. 혀 꼬인 여학생도 지지 않고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 놀란 다른 두 명의 여학생이 일어나 둘을 말렸다.
“아 이년들이 왜 이래? 김윤미 니 말이 심했어. 이년아!”
철하도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나 효린의 허리를 잡았다. 효린은 철하에게 허리를 잡힌 뒤 분한 표정으로 윤미라는 여학생을 노려봤다. 잠시간을 그렇게 노려보던 효린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눈물을 펑펑 쏟기 시작했다.
“흑…. 씨발 존나 쪽팔려….”
효린은 오른손 등으로 입을 가린 채 서럽게 울다가 술집에서 뛰어나갔다. 윤미라는 여학생도 갑자기 효린이 울음을 터트리자 술이 깼는지 놀란 표정이었다. 철하는 급하게 여학생들을 향해 인사를 한 뒤 효린을 따라 쫓아나갔다.
호프집 문을 열고 나가자 효린이 엘리베이터를 막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4층밖에 되지 않는지라 계단으로 뛰어 내려가기로 했다. 1층에 도착하자 빌딩 입구에 효린이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다. 짧은 치마를 입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효린의 다리를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철하는 효린의 다리를 쳐다보는 남자들을 노려본 뒤 효린을 일으켜 세웠다.
“으앙!”
효린은 크게 울음을 터트리며 철하에게 안겼다. 철하는 괜찮다고 효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위로했다. 철하의 가슴팍에서 한참을 서럽게 울던 효린이 이윽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효린의 맑은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 있었다.
“흑, 흑…. 오빠 미안해….”
“뭐가 미안해…. 괜찮아.”
“흑, 흑…. 나 진짜…. 나도 과거 지울 수 있으면 지워버리고 싶어. 이제 오빠만 있으면 되니까. 오빠가 제일 좋으니까…. 과거에 있었던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 다 없었던 일로 하고 오빠에게 있어 최고의 여자친구가 되고 싶은데…. 지금은 정말 오빠밖에 없는데…. 흑, 흑…. 으앙…. 미안해!”
효린은 다시 크게 울음을 터트리며 철하를 꽉 안았다. 철하는 마음이 착잡해졌다. 자기처럼 평범한 사람이 어디가 좋다고 이렇게까지 좋아해주는지…. 아니 마음이 착잡하기보다 뭉클해졌다고 하는 것이 옳으리라….
철하는 효린을 안고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부둥켜안고 있던 도중에 효린의 핸드폰이 울렸다. 효린이 훌쩍 거리며 핸드폰을 꺼내보자 아까 그녀와 싸운 윤미라는 여학생이었다.
“씨이…. 뭐야.”
효린은 핸드폰을 열어 전화를 받았다.
“어. 어. 됐어…. 너 다음부터 그러지마. 또 그러면 진짜 죽을 줄 알어. 알았어. 그래. 재밌게 놀아.”
철하는 대충 효린의 말을 들어보니 둘이 화해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화를 끊은 효린은 철하에게 씨익 웃어 보이며 화해했다고 말했다.
이윽고 효린은 앞장서서 걸으며 자신의 볼을 두들기며 말했다.
“아. 빨리 눈물자국이 말라야 하는데….”
“왜?”
“히히. 쪽팔리잖아! 쪽팔리게 울고….”
효린은 어느새 철하의 팔짱을 끼고 신나게 걷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걷자 갑자기 효린이 철하에게 휙 돌아섰다.
“오빠! 우리 스티커사진 찍으러가자!”
철하의 대학학교 때부터 스티커 사진이 유행해서 학교 앞에 기계 한 대가 있었지만 한 번도 찍어보진 않았다.
“스티커 사진? 한 번도 안 찍어 봤는데….”
한 번도 안 찍어 봤다는 철하의 말에 효린이 팔짝 뛰며 좋아했다.
“아싸. 또 나랑 처음 하는 거네? 가자! 가자!”
효린은 철하를 끌고 스티커 사진 샵이 있는 곳으로 갔다.
“언니!”
효린은 샵 안으로 들어가며 카운터에 서 있던 여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 효린이 왔구나! 응? 남자친구야?”
여자의 말에 효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효린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 있는 철하를 데리고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
“누구야?”
기계 안에서 철하가 묻자 대학학교 선배라고 했다. 여기서 아르바이트하는데 철하랑 동갑이란다. 이리저리 기계를 조작하던 효린은 이제 찍자며 철하에게 카메라를 보라고 했다. 효린은 철하를 안기도하고, 볼에 뽀뽀도 하고, 철하에게 서로 입 맞추는 것도 찍자고 했다.
몇 번 정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꾸미자 기계 안에서 스티커 사진이 프린팅 되어 나왔다. 철하는 효린의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하얗던 얼굴이 더욱더 뽀얗게 나왔는데 울었던 눈이라 그런지 여우같던 눈이 무척 청순하게 나온 것이었다.
“우와. 효린아. 이거 봐. 진짜 예쁘게 나왔다.”
그러나 효린은 혀를 살짝 내밀며 말했다.
“흥. 원래 예뻐.”
철하는 웃으며 사진을 좀 더 살펴봤다. 둘이 입 맞추는 사진은 영화처럼 멋있게 나왔다. 이리저리 신기한 듯 사진을 바라보는 철하를 본 효린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철하를 기계 밖으로 밀어냈다.
“어? 왜 그래?”
“응. 잠깐 밖에서 기다려봐.”
효린에 의해 얼떨결에 기계 밖으로 밀려낸 철하는 천 너머로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를 효린을 바라봤다. 밖에서 보기에 사진을 다시 찍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효린이 천을 걷고 스티커 사진 한 장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는 철하가 들고 있던 스티커 사진을 받아 카운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자에게로 갔다.
“언니. 이거 두 개 코팅해줘.”
“응.”
여자는 효린이 받은 두 개의 사진을 보다가 한 장의 사진을 보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
“효린이 너어….”
“히히. 빨리 해줘.”
여자는 알았다는 듯 웃으며 철하를 한번 슬쩍 봤다. 철하는 여자가 왜 자기를 쳐다보는지 몰라서 그저 가만히 있었다. 잠시 후 코팅되고 잘린 스티커 사진들을 받은 효린은 철하를 끌고 샵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몇 장의 사진을 골라 철하에게 건네주었다.
철하는 효린이 건네준 사진 몇 장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엇! 이게 뭐야?”
철하는 놀라며 효린을 바라봤으나 그저 생글거리며 웃고만 있었다. 철하가 받은 사진 중 효린과 같이 찍은 사진 외에도, 효린이 혼자 들어가서 찍은 사진은 철하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4장으로 나뉘어 진 사진에는 효린이 검은색의 티셔츠와 붉은 스커트를 걷어 올려 다양한 포즈를 취한 사진들이었다. 게다가 한 장에는 검은색의 티셔츠와 함께 브래지어도 들어 올려 효린의 탐스럽고 뽀얀 동그란 가슴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효, 효린아….”
“어때? 죽이지?”
철하는 당황스러웠으나 솔직히 너무 섹시하면서도 예쁘게 나온 사진들이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보니 철하는 아까 여자가 왜 자신을 쳐다보며 웃었는지 알 것 같았다.
말없이 사진을 바라보는 철하에게 효린이 물었다.
“왜? 맘에 안 들어?”
“안 들 리가 없잖아. 너무 예쁘다.”
철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히히.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오늘 울어서 너무 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안 울거야.”
“그래….”
철하는 효린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꼬옥 안아주었다.
#23. 연합엠티
철하는 집에서 인터넷을 하던 도중 입영날짜를 선택할 수 있는 병무청 서비스가 생긴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슬슬 군대문제를 결정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집안에서도 1학년 마치고 가라고 하니 미리 신청을 해둬야 할 것 같았다. 달력을 보니 내일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라 병무청에 가서 신청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음날 철하는 병무청에 도착하니 자기 또래의 많은 남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이 모두 군대가는 것 때문에 와있다는 생각을 하니 군대 가는 것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나저나 언제쯤 갈까…. 후우. 고민이네. 2년 2개월이니까 최소한 1월달에 가면 3월달에 복학할 수 있겠지….’
1월달에 신청하기로 마음먹은 철하는 서류를 작성하고 사진을 붙이고 신청을 하니 담당하는 직원이 철하에게 말을 했다.
“요즘 입영날짜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생긴 다음에 신청자가 부쩍 늘어 아마 원하는 날짜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습니다.”
“예, 예.”
철하는 얼떨결에 대답을 하고 병무청을 빠져 나왔다. 저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십중팔구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었다. 그럼 원하는 날짜에 못 간다는 말이었다.
‘쳇…. 뭐야. 그럼 신경쓸 필요도 없잖아. 그럼 아직 애들한테 말하지 말아야지. 뭐 게다가 군대가는 것이 대수도 아니잖아.’
철하는 입영날짜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
‘아으…. 하나도 모르겠다.’
2학기 중간고사 시험지를 부여잡고 있는 철하는 단 두 문제뿐이지만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 벌써 세 번째 시험이지만 대학교의 서술형 문제는 도통 적응이 안 되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진원이와 지희는 그런대로 잘 써내려가고 있었다. 이슬이도 이번에는 공부 좀 했는지 척척 써내려 가고 있었다. 1학기 때는 철하랑 놀기만 하던 이슬이었지만 2학기 때는 철하와 별로 놀지 않아서인지 잘 쓰고 있었다.
‘후우…. 다음부터 잘하면 되지….’
철하는 잔뜩 한숨을 내쉬고는 교수님에게 죄송하다는 장문의 편지를 쓰고는 제출했다.
철하는 시험을 마치고 휴게실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자 진원이와 지희가 시험을 끝냈는지 휴게실로 들어왔다. 진원이는 철하를 보자마자 대뜸 물었다.
“야! 너 이번에는 꽤 쓰는 것 같더라? 공부 좀 했냐?”
철하는 한숨을 푹 내쉬며 교수님께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원이와 지희는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슬이도 다 썼는지 휴게실로 들어왔다. 이번에 꽤 잘 봤는지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이었다.
넷이서 시험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도중 진원이가 화제를 돌렸다.
“아. 맞다. 다음 주에 연합엠티 가는거 철하랑 이슬이도 갈꺼지?”
“연합엠티? 그게 뭐야?”
철하가 처음 듣는 다는 듯 묻자 진원이가 설명해주었다.
“우리과 전 학년 다 가고 교수님도 가고 졸업한 선배들도 오고…. 뭐 그렇데. 안 갈꺼냐?”
놀기 좋아하는 철하는 뭐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당연히 간다고 했고 이슬이도 간다고 했다.
“그래. 잘됐다. 사람들 많이 가니까 재밌을 거야. 그럼 남은 시험들 잘 보자.”
진원이의 말에 철하는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뭐? 엠티에 간다고?]
“응…. 왜?”
철하는 연합엠티를 가기 삼 일전 쯤, 효린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엠티에 간다는 철하의 말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한참 생각하더니 엠티가기 전날 저녁에 철하네 집에 온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그 전날이 오늘이었다.
방에서 할 일 없이 인터넷을 하고 있던 철하는 방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자 효린이 서 있었다.
“으…. 이젠 그냥 막 들어오냐?”
“히히. 뭐 어때!”
어떠냐고 말을 하는 효린은 아직 교복 차림이었다. 하얀색의 긴팔 셔츠에 검은색의 조끼와 검은색 치마…. 철하가 효린의 교복 중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춘추복이었다. 아직 동복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 보는 춘추복은 굉장히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는 철하의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이었다.
“근데 왜 아직도 교복 차림이야?”
“응. 집에 아직 안 들어갔다 왔어. 아. 그게 아니지 오빠 일로 와봐.”
효린은 철하의 손을 잡고 철하네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 양변기와 수도꼭지 하나씩만 있는 단순한 구조의 화장실이었다.
효린은 철하를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 다짜고짜 양변기의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앉혔다.
“뭐, 뭐하는 거야?”
당황한 철하는 효린에게 물었지만 효린은 웃으며 철하의 트레이닝 바지를 내리고 있었다. 트레이닝 바지와 팬티를 벗기자 아직 커지지 않은 철하의 자지가 드러났다.
“어? 아직 안 커졌네?”
“야! 뭐하냐니까?”
“응. 오빠 내일 엠티 가잖아. 내가 친구들한테 들어보니까 대학교 엠티는 장난 아니라며? 가서 여자애들이랑 섹스 막 하고 장난 아니라는데….”
“뭐?”
철하는 어이가 없었다. 그런 학교가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자기의 학교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린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히히. 그래서 내가 오빠 낼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게 오늘 싸게 해주려고…. 섹스하면 힘들어서 내일 제대로 못 놀지도 모르니까 내가 입으로 싸게 해줄게….”
효린은 말을 마친 뒤 철하의 아직 커지지 않은 자지를 혀로 핥았다. 철하의 자지는 갑작스레 느껴지는 강렬한 자극에 미친 듯이 발기하기 시작했다.
“금방 커지네….”
효린은 웃으며 철하의 자지를 입안으로 물었다.
“으….”
철하는 자지에 느껴지는 강렬한 쾌감에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효린은 본격적으로 철하의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입 안 가득 머금고 쪽쪽 빨기도 하고 혀를 사용해 귀두 부분을 정성스레 핥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손은 계속해서 철하의 자지를 위아래로 훑고 있었다.
“으…. 효린아…. 근데 왜 하필 화장실이야?”
“읍…. 응 나 화장실에서 하는거 좋아해. 춥! 아쉽지만 섹스는 다음에 해야지.”
이제 철하는 효린의 머리를 잡고 거부할 수 없는 쾌감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효린은 입안에 철하의 귀두부분을 넣고, 손으로는 철하의 자지를 빠른 속도로 훑었다.
조용한 화장실에는 교복을 입은 효린이 변기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철하의 자지를 빠는 추룹거리는 음란한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러던 도중 철하는 사정을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효, 효린아! 나 올 것 같아!”
“읍…. 오빠 괜찮아 그대로 싸.”
철하가 나올 것 같다고 하자 철하의 자지를 훑는 효린의 손길은 더욱더 빨라졌다.
“으!”
철하가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사정을 하자 효린은 철하의 자지를 입 안 가득 머금고 철하의 정액을 꿀꺽꿀꺽 삼켰다. 철하의 정액을 한참동안 받아 마신 뒤에도 뿌리 끝부분에 남아있는 정액을 쪽쪽 빨아 먹은 효린은 이윽고 몸을 일으켰다.
“헤엑…. 팔 아프다. 히히.”
효린은 오른팔이 아픈지 왼팔로 오른팔을 주물렀다. 철하는 사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린의 혀와 침으로 인해 깨끗해진 자신의 자지를 보곤 놀랐다. 그리고는 주섬주섬 바지를 올렸다. 바지를 올리는 철하에게 효린이 웃으며 물었다.
“오빠 좋았지?”
철하는 생글거리며 웃는 효린을 꼬옥 안아주며 말했다.
“정말…. 너무 좋았다.”
“히히. 내일 한눈팔지 말고 재밌게 놀아.”
효린은 철하 품에 안긴 채 싱글벙글 웃었다. 철하는 그런 효린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
‘아! 이게 뭐냐….’
당연하게도 중간고사를 망치고 연합엠티에서라도 즐겁게 놀자는 생각을 했던 철하는 엠티 장소로 가는 버스에서부터 즐겁지가 못했다. 오티를 갈 때는 진원이와 지희가 사귀는 상태가 아니라 진원이와 함께 앉아서 지희, 이슬이와 얘기를 하며 갔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원이와 지희는 커플이기 때문에 당연히 같이 앉고, 문제는 철하와 이슬이었다. 버스에 올라탈 때 먼저 들어간 철하는 아무자리에나 가서 털썩 앉았다. 조금 있다 들어온 진원이와 지희는 또 아무 자리에나 골라 두 명이 같이 앉고, 맨 마지막에 들어온 이슬이는 철하를 한번 슬쩍 보더니 다른 자리에 혼자 앉는 것이 아닌가.
철하는 순간 당황했으나 이슬이에게 이리로 오라고 말 걸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결국 철하 옆에는 같은 과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남자 선배가 앉았고, 이슬이의 옆에도 처음 보는 남자 선배가 앉게 되었다.
옆 좌석 두 칸 앞에 있는 진원이와 지희는 재미있게 얘기하며 갔지만 철하는 처음보는 선배인지라 처음에 인사만 했을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선배도 붙임성이 적은지 철하에게 특별히 말을 걸지 않았다. 대각선으로 뒤쪽에 앉은 이슬이를 슬쩍 보니 처음 보는 남자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얘기를 하며 가고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이슬이의 복장이 걱정이 되었다. 1박 2일 일정이라 옷도 싸가지고 오지 않았을 텐데 짧은 청치마를 입고 왔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칫…. 내 옆에 앉지도 않더니. 알아서 하겠지.’
철하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눈을 감으며 잠을 청했다.
*
연합엠티 장소는 꽤 큰 이층집이었다. 일층은 커다란 방 하나로 이루어져있어서 다 같이 모여서 놀 수 있었고 2층은 조그만 방이 여러 개가 있어서 잠을 잘 수 있는 구조였다.
도착해서 과에서 제공해주는 도시락을 먹은 뒤 본격적인 연합엠티가 시작되었다. 많은 인원을 조별로 짜서 행동하고 같이 게임하고 노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철하, 진원, 지희, 이슬은 모두 다른 조로 흩어졌다. 철하는 오티 때는 새내기인지라 열심히 참여했지만 왠지 지금은 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과내에서 보면 막내와 같은 존재인지라 선배들보다도 열심히 참여하려 노력했다.
여러 가지 놀이를 한 뒤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조별로 준비해온 재료들로 저녁을 만들고 일층에서 다 같이 모여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술자리 시간. 어떤 사람들은 1박 2일의 일정인지라 모두들 잠을 안자고 밤새도록 술을 먹자는 등의 호언을 하였다.
술자리가 시작되자 졸업한 고학번 선배들도 하나둘씩 찾아오게 되었다. 처음에 같은 조 끼리 마시던 술자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술자리로 변하고 있었다. 철하도 이런 분위기가 되기 시작하자 진원이와 지희, 이슬이를 찾았다. 둘러보니 진원이와 지희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어느 팀에 섞여서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슬이의 모습은 잘 보이질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구석에서 처음 보는 남자 선배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철하로서는 모두 처음보는 고학번 선배들이었다.
이슬이는 술이 센 고 학번 남자선배들 틈에서 술을 꽤 많이 마셨는지 조금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뜩이나 짧은 청치마라 앉기도 불편 할 텐데 술까지 취하니 하얗고 매끈한 허벅지가 굉장히 많이 드러난 상태였다. 이슬이의 모습이 이러하니 남자 선배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연갈색 긴팔 티셔츠를 입어 둥그스름한 윤곽이 드러난 가슴 라인과 섹시한 느낌이 드는 가느다란 허리라인을 정신없이 훑어보고 있었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 철하는 자기도 저 술자리에 합류하기로 했다.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02학번 김철하라고 합니다.”
철하는 자신의 술잔을 내려놓으며 이슬이의 옆에 앉았다. 갑작스런 철하의 등장이 탐탁 할리 없는 남자 선배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남자선배들을 이슬이가 도와주었다. 이슬이는 꽤 취했는지 혀가 약간 꼬인 목소리였다.
“아! 너 뭐야?”
웬만큼 마셔도 혀는 잘 꼬이지 않는 이슬이었는데 남자선배들이 마구 먹인 것이 분명했다. 철하는 이슬이가 갑자기 자기에게 이러자 당황도 했지만 남자선배들이 많이 먹인 것을 알고 나자 화도 나기 시작했다.
“이슬아. 나야 철하. 왜 그래?”
철하는 애써 웃으며 말했지만 이슬이는 듣지 않았다.
“아! 진짜 너 보기 싫거든. 좀 다른데로 가줄래?”
“야…. 왜 그래? 나야 철하….”
철하는 이슬이가 점점 자신을 몰아붙이자 당황하며 말했지만 이슬이는 듣지 않았다. 막무가내로 철하에게 짜증을 내며 가라고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남자선배중 하나가 철하에게 말했다.
“야. 쟤가 싫다잖아. 다른 데로 가봐.”
남자선배의 고압적인 말에 철하는 이슬이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이슬이는 또 소주잔을 들어 마시고 있었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술잔을 들고 일어서야 했다. 하지만 다른 자리로 가면서도 걱정이 되는 철하인지라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이슬이를 살펴보기로 했다.
철하가 가자 이슬이와 남자선배들은 다시 좋아라 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느 정도 마셨을까 이슬이는 점점 더 취하는지 모으고 앉아있던 다리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다리가 벌어지면서 허벅지에 달라붙는 치마도 자연스럽게 올라가 이슬이의 하얀 팬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남자 선배의 행동이 가관이었다. 이슬이에게 여자는 다리를 모으고 앉아야 한다며 허벅지를 손으로 문지르며 모아주고 있었다.
이슬이는 술김에도 손을 뻗어 거부를 했지만 워낙 많이 취한지라 제대로 남자선배의 손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그때 남자선배들이 서로 무언가 얘기를 하더니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야. 2층에 가서 한잔 더 하자.”
“그래. 오늘 밤새도록 마시자!”
한 선배는 이슬이에게 말을 걸며 이슬이의 가슴 부근을 만지며 일으키고 있었다.
“이슬아. 너도 가자.”
그러나 이슬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남자 선배 둘이서 억지로 질질 끌고 나가다시피 했다. 하지만 워낙 넓고 시끄러운 방안이라 철하이외엔 아무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이 이슬이를 데리고 방을 나간 뒤 철하도 잠시 뒤에 그들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그들이 정말 술을 마시면 상관없지만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슬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자신이 지켜줘야만 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사람들이 없는지라 작은 방들은 거의 방문이 열려 있었다. 철하는 닫혀있는 몇 개의 방을 지나던 도중에 한 방에서 사람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방문에 귀를 바짝 대고 들어보자 대화내용이 어느 정도 들릴 수 있었다.
“야. 진짜 할거야?”
“뭐 어때. 척 보면 모르냐? 얘 완전 걸레 같은데. 학교에서도 유명하잖아. 노출증 환자로. 완전 자기 따먹어달라는 것으로 밖에 안보이잖아. 오늘도 봐라 누가 이런 엠티 오는데 저런 치마를 입고 오냐. 자기 좀 제발 먹어 달라 말하는 거지. 그리고 완전 정신 잃어서 뒤처리만 깔끔히 하면 아무도 몰라.”
“그래. 쟤 봐. 몸매 죽이지 않냐. 어휴 다리 미끈한거봐. 아까 가슴 살짝 만졌는데 탱글탱글한게 존나 예쁠 것 같다.”
“야. 그래 우선 옷부터 벗겨.”
밖에서 대화내용을 듣던 철하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너무 화가 나기 시작한 철하는 마음을 굳게 먹고 방문을 두들겼다.
철하가 방문을 두들기자 안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 누구세요?”
“예. 저 아까 02학번 김철하인데요. 잠깐 들어가도 되죠?”
“왜, 왜 들어와?”
“아 제 여자친구 이슬이 찾으려고요. 잠깐 들어갈게요.”
그리고 철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방문에 들어서자 방 가운데 술에 취해 누워있는 이슬이의 주위로 4명의 선배가 당황한 자세로 앉아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이슬이의 옷에는 손을 안댄 듯 단정한 옷차림으로 누워 있었다.
“아. 여기 있었네. 얘 술에 많이 취해서 재우려고요.”
철하는 마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듯 뻔뻔하게 말하며 이슬이를 들쳐 안았다. 선배들은 당황하여 아무 소리도 못하였다. 이슬이는 술에 취해 축 늘어진지라 생각보다 무거웠다.
이슬이를 안은 철하는 인사를 하고는 방에서 나가려 했다. 그때 한 선배가 철하에게 물었다.
“야. 너 걔 남자친구냐? 근데 아깐 왜 그랬어?”
“아. 어제 싸웠는데 아직 안 풀려서 그래요. 신경쓰지 마세요.”
“그래. 그럼 잘 재워라.”
“예.”
철하는 태연하게 말을 마친 뒤 방문을 나섰다. 그리고 빈방 아무데나 들어가서 이슬이를 눕히고 얇은 이불을 덮어 주었다. 어차피 밤새도록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 방도 섞이고 비는 방도 많으니 아무 방이나 들어가도 상관은 없었다.
이슬이를 눕히고 방에서 나가려던 철하는 이 방에 누군가가 또 들어와 자는 이슬이를 건드리면 큰일인지라 그냥 같이 있기로 했다.
조그만 창문을 통해 푸르스름한 달빛만이 들어오는 어두운 방 벽에 기대 앉아 세상모르고 누워 자고 있는 이슬이를 바라보고 있자니 철하의 가슴이 아련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신입생환영회 때부터 처음만나 친해지기 시작한 이슬이…. 누구보다도 밝고 활발하며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철하에게 대뜸 마음에 든다고 말을 하고는 가장 친한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고, 갑작스럽게 기습 키스를 하며 사람마음을 흔들어 놓은 이슬이…. 게다가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가지고 혼자 힘들게 노력하고, 때로는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사람들에게 심한 오해를 받기도 하는….
하지만 지금 이슬이는 누구보다도 착하고 순수하다. 남들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적어도 철하에게 만큼은 착하고 순수한 여자아이였다.
“이슬아….”
술에 취해 정신없이 자고 있는 이슬이를 보며 철하는 조금씩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철하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고 힘든 일을 겪은 이슬이. 돌이켜보면 그때 노래방 일도 그렇고 오늘 연합엠티도 자기가 이슬이와의 사이가 틀어지지 않았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이었다.
돌아가고 싶었다. 1학기 때처럼, 아니 최소한 여름방학 때처럼 이슬이와 재밌게 놀고 싶었다. 누구보다도 친했던 이슬이었는데…. 오히려 진원이보다도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고, 함께 웃고, 함께 놀고, 함께 힘들어하는 사이였는데….
“우리 어쩌다 이렇게 되버린 걸까…. 응?”
고개를 들어 창 밖 달빛을 바라보는 철하의 볼에는 굵은 눈물방울이 쉼 없이 흘러 내렸다.
#24. 김효린
이슬이는 그날 밤 있었던 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옆에서 지켜주던 철하가 해가 뜨기 시작하자 그 방을 나왔기 때문이다. 이슬이는 그저 술을 많이 마셔서 필름이 끊긴 정도로만 기억했다.
연합엠티를 다녀온 뒤부터 철하는 말수가 부쩍 줄어들었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대화를 별로 나누지 않고 혼자 무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효린과 있을 때도 특히 그랬다.
“오빠? 왜 그래?”
철하 옆에서 걷던 효린은 철하가 아무 말을 하지 않은 채 계속 걷기만 하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철하는 그때마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넘어갔지만 잠시 뒤에는 또 얼굴을 약간 찡그리고 먼 곳을 바라보고는 했다.
“오빠 자꾸 왜 그래? 이상해….”
“뭐가?”
자꾸 이상하다고 말하는 효린에게 철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하지만 철하도 알고 있었다. 자기 자신이 이슬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자꾸자꾸 커져서 이런다는 걸 말이다. 그렇지만 효린에게 말할 수 없었다. 이슬이 때문에 괴롭다고…. 이슬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하루하루가 괴롭다고 말할 수 없었다. 철하는 효린을 분명히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으씨…. 몰라! 담부터 그러고 있지마!”
“알았어….”
귀엽게 투덜대는 효린에게 철하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철하의 그런 행동은 점점 심해졌다. 철하의 그런 행동에 답답해진 효린은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철하는 항상 같은 대답뿐이었다. 자기는 아무렇지 않다고….
효린은 요즘 들어 이런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고 생각했다. 그때 친구의 생일 날 이후도 그렇고 연합엠티를 다녀온 뒤 더 심해진 것이다. 그러다 효린은 무언가에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은 찾아왔다.
*
“오빠!”
학교가 끝난 뒤 버스를 타고 집 앞 정류장에서 내린 철하는 정류장에 앉아 있던 효린을 볼 수 있었다.
“어? 효린아? 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연락하지….”
“히히…. 오빠랑 같이 집에 가고 싶어서!”
생글거리며 웃는 효린을 보며 철하도 피식 웃었다. 효린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철하의 오른팔에 매달려 생글거리며 걸었다. 어느 정도 걸었을 때 효린이 문득 철하의 팔에서 빠져나오며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길고 검은 머리를 뒤로 넘겨 묶어서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며 흔들리는 머리, 하얀색의 셔츠에 검은색 조끼와 검은색 치마를 입은 세련된 뒷모습…. 게다가 평소 밖에서 신고 돌아다니던 슬리퍼가 아닌 단정하게 캔버스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철하는 효린의 뒷모습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여기야.”
“응?”
앞장서서 걷던 효린이 문득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효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여기서 오빠한테 내가 처음으로 말을 걸었지. 히히….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말이었는데…. 그 사람과 지금까지 행복하게 사귀었어….”
“너…. 왜, 왜 그래?”
뜬금없는 말을 하는 효린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철하였다. 그러면서 괜스레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효린의 다음 말을 듣고 알 수 있었다.
“오빠….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뭐?”
철하는 너무 깜짝 놀라 크게 소리쳤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후들대며 떨려오는 다리를 억지로 옮겨 효린에게 다가갔다.
“야. 너 왜 그래? 갑자기 무슨 소리야?”
효린에게 다가간 철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던 효린을 돌려세웠다. 울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예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굵디굵은 눈물방울들을 흘리며 효린은 펑펑 울고 있었다….
철하는 효린이 울자 장난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멍하니 효린을 바라보고 있는 철하에게 효린의 말이 들려왔다.
“오빠…. 요즘 괴로워하는거 무엇 때문인지 알어…. 그 이슬이라는 언니 때문이라는거 나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이제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나 없으면 그 언니랑 잘 될 수 있으니까. 이제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펑펑우는 효린의 어깨를 잡고 철하가 다급하게 말했다.
“아냐! 이 바보야. 그런 거 아니야! 이슬이 때문에 그런 거 맞지만 이슬이를 좋아해서가 아니야!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해결 될 문제잖아!”
“아냐. 나 잘 알어…. 오빠 마음속에 그 언니가 자리 잡고 있는거…. 오빠는 눈치 못 채고 부정하고 있겠지만 나는 알 수 있어…. 우리 오래 사귀지 않았잖아. 일찍 끝내면 서로에게 더 좋을 거야. 만약 우리가 계속 사귀었으면 오빠는 오랫동안 괴로워했겠지만 나랑 헤어지면 아픔은 금방 잊혀질거야….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니까….”
말을 하는 내내 눈물을 끊임없이 흘리는 효린을 바라보던 철하는 그 말에 자신의 마음속을 어느 정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철하는 지금 분명히 효린을 좋아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철하는 그렇게 생각하고 다급하게 외쳤다.
“효린아! 나는 너를 좋아해! 너를 좋아한다고!”
철하가 자신의 마음속 한구석에 몰래 자리 잡고 있는 이슬이의 존재를 부정하듯 소리를 지르자 효린이 눈물을 훔치며 방긋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오빠…. 그렇게 말해줘서 나 정말 기뻐….”
“그, 그럼….”
철하는 효린이 웃으며 고맙다고 말하자 마음이 돌아서는 줄로만 알고 기뻐했다.
“그럼 안녕…. 잘 지내….”
맑은 얼굴 한가득 눈물범벅이 된 효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뒷걸음질을 쳤다.
“효, 효린아….”
철하는 손을 뻗어 효린을 잡으려 했지만 효린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 터벅터벅 걸어갔다. 붙잡을 수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인데 붙잡을 수가 없다…. 너무나도 확고하게 말하고, 너무나도 태연한 자세로 걸어가는 사람인지라 붙잡을 수가 없다.
철하는 그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효린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던 철하는 이윽고 힘없이 일어났다. 그때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잽싸게 핸드폰을 꺼내보자 -이뿌니♡-라고 적혀 있었다. 놀란 철하는 얼른 핸드폰을 받았다.
“효, 효린아!”
다급하게 외친 철하였지만 음성메시지였다. 약간 허탈감을 느낀 철하는 음성메시지를 들어보았다. 울먹이는 효린의 목소리였다.
[오빠…. 그동안 너무 즐거웠어. 날라리 같은 나랑 사귀느라고 많이 힘들었지…. 나 그래도 오빠한테 어울리는 여자친구 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어…. 오빠 그거 알아? 나 오빠랑 사귀면서 담배도 한 번도 안피고, 욕도 안하고…. 오빠한테 부끄럽지 않은 여자친구 되고 싶어서 공부도 새로 시작 했어…. 친구들이 나보고 미친년이래…. 히히…. 그동안 너무너무 고마웠어…. 나 공부 열심히 해서 꼭 오빠 다니는 대학교 갈거야…. 그래서 나중에 더 예뻐지고 그래서 오빠 만나야지…. 히히…. ………흑, 흑…. 울지 않는다고 했는데 바보 같이 또 울어버렸어…. …흑, 흑….]
음성메시지는 거기까지 이어진 뒤, 몇 분간 효린의 울음소리만이 조용히 이어지다 끊어졌다.
*
며칠 째 학교도 가지 않았다. 자취방에서 혼자 술도 마시며 하지도 않던 짓도 했다. 하루 종일 눈물로 보낸 날도 있다.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지금 자취방에 널브러져 있는 철하의 모습이었다.
꿈을 꿨다. 버스에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올라타던 여고생…. 길고 검은 머리를 말끔하게 뒤로 넘겨 묶은, 여우같은 눈의 예쁘고 섹시한 여고생. 뒤에서 걸어오는 자신에게 재수 없다고 말하던 여고생. 편의점에 들어와 무작정 담배를 달라던 여고생. 자신을 착하다며 좋아하던 여고생. 야한 것도 좋아하고, 술도 잘 마시고, 담배도 잘 피던 여고생. 그러나 누구보다 예쁘고 잘 웃고 자신을 좋아하며 의외로 눈물이 많던 귀여운 구석이 있는 여고생….
“철하야! 김철하!”
슬픈 꿈을 꾸고 있던 철하에게 진원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취방 앞에 찾아온 것 같았다. 멍하니 대답을 안 하고 있자 벌컥 문이 열렸다.
자취방문을 연 진원, 지희, 이슬이는 방 안의 풍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소주병과 과자부스러기, 옷가지등이 지저분하게 널려져있고, 그 지저분한 틈 가운데 철하가 멍하니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진원은 방안에 들어와 철하를 흔들며 물었다.
“야! 너 왜 그래? 전화도 안 받고 학교도 안 나오고…. 그리고 방안은 또 무슨 꼴이야?”
그러나 철하는 귀찮다는 듯 아무 말 없이 옆으로 돌아누웠다. 철하의 행동에 황당한 표정을 지은 진원은 지희, 이슬이와 함께 방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대충 방 정리를 다한 셋은 철하의 주위에 모여 앉아 철하에게 무슨 일이냐고 계속해서 물었다. 이슬이도 이런 철하의 모습은 처음 보는지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철하에게 계속해서 묻던 셋은 철하가 아무 말 없이 돌아누워 있자 결국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간다. 내일은 학교 꼭 나와…. 무슨 일인지 몰라도 기운 차리고….”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가려던 셋에게 철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효린이랑 헤어졌어….”
힘없는 철하의 말을 들은 셋은 나가려던 발걸음을 멈췄다. 셋 모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더욱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헤어진지 얼마 안돼서 괴로워하고 있을 때는 그냥 놔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잠시간을 서 있던 진원이 입을 열었다.
“그래….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들을게…. 정신 차리고 힘내 임마! 내일 학교 꼭 나오고. 안 나오면 다시 쳐들어온다! 쉬고 있어 우리 갈게.”
진원, 지희, 이슬은 철하에게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셋이 사라지자 방에는 다시 철하 혼자 남겨지게 되었다.
친구들이 나가고 30분정도 지나자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들어보자 -이슬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까 왔다 갔기에 받지 않을 수도 없었다.
“여보세요.”
[응…. 여기 너희 집 앞인데 잠깐 나올래?]
“아직 안 갔니?”
[친구들이랑 가다가…. 다시 돌아왔어. 친구들은 가고….]
“…그래. 알았어. 나갈게.”
전화를 끊고 일어난 철화는 얇은 잠바 하나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자 이슬이가 손을 흔들었다.
철하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잠깐 얘기라도 하자고….”
“무슨 얘기?”
계속해서 무미건조하게 말하는 철하에게 이슬이는 화도 안내고 말했다.
“그냥 뭐 얘기하는 거지….”
“그래….”
고개를 끄덕인 철하는 이슬이를 데리고 근처의 작은 놀이터로 갔다. 11월 밤이라 꽤 추운 편이었다. 놀이터에 있는 작은 벤치에 앉은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간의 침묵이 흐르고 이슬이가 입을 열었다.
“왜 헤어졌냐고 물어봐도 되니…?”
조심스런 이슬이의 질문에 철하가 고개를 돌려 이슬이를 바라봤다. 검은색의 아이라인을 그려 고양이 처럼 섹시한 눈…. 눈매 때문인지 몰라도 전체적인 인상이 효린과 제법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였다.
철하는 자초지종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이슬이 얘기가 나올 것이 뻔했고 그렇다면 이슬이에게 굉장한 부담감을 실어 주기 때문이다.
“그냥 서로 힘들어서 헤어졌어….”
거짓말을 하는 철하에게 효린이 그렇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처음이었어….”
이번에 침묵을 깬 사람은 철하였다. 철하는 조용히 밤하늘을 바라보며 처량한 듯 말했다.
“누군가와 사랑하며 사귄다는거 나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어….”
그런 철하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는 이슬이에게 계속해서 철하의 말이 이어졌다.
“그 사람을 아끼고, 같이 웃고, 같이 행복해 하다가 이별하는 일이 처음이라…. 그래서 너무 힘들어….”
철하의 말을 조용히 듣던 이슬이의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리고 결국 그런 이슬이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기 시작했다.
“나, 나는….”
갑자기 이슬이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자 철하는 놀라 바라봤다. 이슬이의 눈에 고여 있던 눈물들이 주르르 흐르기 시작했다.
이슬이는 울며 소리쳤다.
“나, 나는 안보이니? 그런 너 지켜보면서 힘들어 하는 나는 안보이냐고!”
철하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
철하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터벅터벅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철하의 뒤로 이슬이의 외침이 들렸다.
“바보야! 나 너 좋아한다고!”
그러나 철하의 발걸음은 멈춰지지 않았다.
#25. 겨울초입
11월…. 대학교 1학년이란 꿈같던 시간도 어느덧 끝나간다.
다음날부터 학교에 나가는 철하는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조금 두꺼운 잠바를 꺼내 걸쳤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니 다들 옷차림이 두터워졌다.
“안녕? 오늘은 왔구나?”
비록 며칠밖에 안되었지만 무척이나 오랜만에 온 것처럼 학교를 두리번거리던 철하에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슬쩍 고개를 돌린 철하의 눈에 들어온 사람은 긴 검은 머리에 방긋 웃는 이슬이었다.
“아…. 이슬이구나….”
철하는 어제 있었던 일이 생생히 기억난다. 자기에게 울면서 좋아한다고 말했던 이슬이, 그러나 철하 자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 아직 효린이의 자리에 누가 들어오기엔 성급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철하는 이슬이를 보면서 무언가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자기를 웃는 얼굴로 보며 말을 건네는 모습도 그렇고 옷차림도 노출이 줄어들었다. 비록 여전히 짧은 치마를 입고는 있었지만 전처럼 극단적인 길이의 치마는 아니었다.
이슬이는 철하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다시 빙그레 웃는다.
“왜 그래?”
“아냐…. 수업 들어가자….”
철하는 침착하게 말하며 돌아서서 걷기 시작한다. 예전의 철하 같았으면 말을 더듬으며 당황했겠지만 이젠 어수룩한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이슬이는 돌아서서 걸어가는 철하의 팔에 스스럼없이 팔짱을 낀다. 1학기 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왠지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다. 잠시 멈칫하는 철하였지만 굳이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이슬이가 예전처럼 밝은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라면 자신에겐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철하는 이슬이를 한번 바라보자, 이슬이는 자신을 바라보며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고양이 같은 눈매가 효린의 눈매와 많이 닮아 있어서 효린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어 효린의 모습을 지웠다. 그리곤 웃으며 말한다.
“돌아 왔구나 너….”
이슬이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헤헤. 나는 이런게 어울리니까.”
*
이슬이는 철하에게 좋아한다고 말을 한 이후 1학기 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웃으면서 장난을 치고, 특히 철하와 있을 때는 1학기 때처럼 스스럼없이 장난을 쳤다. 친구들 모두 다시 활발해지고 밝아진 이슬이를 보며 좋아했지만 이번에는 받아주는 철하가 문제였다. 2학기 때의 이슬이처럼 웃지도 않고 상대도 안하던 모습은 아니었지만 전 보다 많이 침착해지고 조용해진 편이었다.
하지만 이슬이는 아랑곳없이 철하에게 잘 대해 주었다. 이제 과내에서 이슬이와 철하가 사귀는 줄로 알게 되었다. 철하는 굳이 그런 소문들을 지우지 않았다.
한껏 밝아진 이슬이의 분위기 탓에 철하, 진원, 지희, 이슬은 예전처럼 다시 재밌게 어울리게 되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강의가 모두 끝나고 함께 내려가던 도중 이슬이가 제안을 했다.
“얘들아! 우리 오랜만에 술 마시러 가자!”
이슬이의 말에 모두들 좋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슬이의 생일 때문에 모인 것을 빼고는 넷이서 제대로 된 술자리를 가진 적은 무척이나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넷이 도착한 곳은 1학기 때 자주 가던 학교 앞의 작은 술집이었다. 테이블에 둘러앉자 지희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한다.
“여기 되게 오랜만에 와본다.”
지희의 말에 진원이도 주위를 한번 둘러보곤 말했다.
“그러게…. 아 그리고 이 자리…. 우리 이 자리에서 진실게임 했었는데.”
진원이의 말에 셋은 깔깔거리며 맞다고 말했다. 한참을 웃던 도중 이슬이가 눈을 가늘게 뜨며 진원이와 지희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너네…. 그때 이미 서로 좋아하고 있었지?”
이슬이의 말에 지희가 손을 웃으며 휘휘 저었다.
“하하. 아냐…. 서로 좋아한건 맞는데 모르고 있었어. 나중에 알았어.”
지희의 말에 철하와 이슬이는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정말 오랜만이다. 그리고 시간 참 빨리 갔네….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학년이 끝나가다니….”
가만히 있던 철하의 아저씨 같은 말에 다들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생각해보니 정말 엊그제 같던 일이 오래전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다들 철하의 말에 감상에 빠져버렸다.
오랜만에 다들 웃으며 술을 마실 수 있었다. 철하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1학년에 처음 들어와서 느꼈던 친구들과의 우정…. 정말 오랜만에 느낀다고 생각했다.
다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마시는지라 간만에 다들 취할 수 있었다. 술집에서 나온 넷은 너나 할 것 없이 비틀 거리며 큰 소리로 웃었다.
진원이와 지희는 같이 버스를 타고 철하와 이슬이만 남겨지게 되었다. 이슬이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철하에게 다가가 팔짱을 꼈다. 철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이슬이를 굳이 밀어내지 않았다.
둘은 그렇게 팔짱을 낀 채 지하철역까지 갔다. 지하철 역 계단을 내려가 카드를 찍고 서로 헤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 서로 반대편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기 때문이었다.
이슬이는 철하의 팔짱을 꼭 낀 채 보내주질 않았다.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신발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있던 이슬이가 이윽고 고개를 들며 철하에게 말했다.
“철하야…. 나 너네 집에 가도 돼?”
“뭐? 왜, 왜?”
“뭐 그냥…. 가고 싶다….”
“그, 그래 그럼….”
철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뒤 이슬이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자신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둘은 왠지 모를 어색한 분위기와 함께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은 채 철하의 자취방까지 오게 되었다.
철하는 자취방에서 이슬이와 마주 앉게 되자 그녀와 단 둘이 한 방에 있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슬이를 슬쩍 바라보자 빨간색의 반코트를 따뜻하게 입고 검은색의 짧은 주름치마 때문인지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손가락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철하는 검은색의 짧은 주름치마 아래로 드러난 이슬이의 새하얀 허벅지 때문에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철하의 머릿속에 자취방에서 효린과 함께 했던 나날들이 스쳐지나갔다. 그러자 막연히 일어나던 긴장감과 흥분감이 사라지고 다시 효린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만이 살아나게 되었다.
이슬이는 가만히 자신의 손가락만을 만지작거리다가 철하의 표정을 슬쩍 보니 고개를 숙인 채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해 보였다.
이슬이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철하도 얼떨결에 따라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슬이는 빙긋 웃는다.
“헤헤…. 역시…. 아직 안되겠지?”
거기까지 말한 이슬이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애꿎은 바닥을 툭툭 찼다. 그리곤 다시 고개를 들어 방긋 웃는 얼굴로 말했다.
“천천히 마음 열어도 돼…. 나도 천천히 다가갈게.”
말을 마친 이슬이는 철하에게 기습적으로 다가가 목을 껴안으며 살짝 입맞춤을 했다. 얼떨결에 기습뽀뽀를 당한 철하는 황당한 눈으로 이슬이를 바라봤다.
재빨리 철하에게서 떨어진 이슬이는 반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말했다.
“가자. 나 버스 타는데 까지 데려다줘.”
두 사람은 추운 밤바람을 맞으며 버스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갔다. 철하는 요즘 들어 이슬이와 다시 사이좋던 예전의 사이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 어색함은 2학기 내내 사이가 안 좋았던 감정이 아니라 무언가 부끄러운 감정 같은 느낌이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이슬이가 고맙다며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슬이가 타고 갈 버스가 도착했다.
“갈게.”
이슬이는 생긋 웃으며 인사를 하곤 버스에 올라서려 했다. 그러다 문득 멈춰서더니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바보야. 그래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라.”
말을 마친 이슬이는 재빨리 뛰어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 올라탄 이슬이는 자리에 앉으며 철하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 간다.”
출발하는 버스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이슬이를 보며 철하도 마주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26. December Story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들을 조금 더 알차게 보냈으면 하고 후회해보는 철하이다. 1학년의 마지막 기말고사 시험….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지나간 시간들이 시험 때만 되면 항상 신경이 쓰였다. 물론 시험이 끝나면 또 신경 안 쓰인다.
이번 기말고사가 끝나면 방학이었다. 철하는 오로지 그 생각만으로 시험시간을 버티고 있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역시 방학이 좋았다.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잡생각으로 마지막 시험시간을 할 일 없이 흘려보낸 철하는 답안지를 제출하라는 조교의 말에 콧노래를 부르며 제출했다. 물론 답은 하나도 못 썼지만 이제 방학이라는 생각에 마냥 신이 났다. 대학학교 때처럼 성적가지고 누가 혼내는 이가 없기에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야호! 방학이다.”
강의실에서 나오자 이슬이가 기지개를 펴져 좋아했다. 진원이와 지희도 웃으며 좋아라했다. 이슬이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진원이와 지희를 보며 말했다.
“얘들아! 우리 오늘 시험도 끝났으니까 놀까?”
이슬이의 웃음 지으며 하는 말에 진원이와 지희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아…. 우리 오늘 영화표 예매해놨거든. 지금 영화관 가야 되서….”
진원이의 말에 이슬이가 실망스런 표정으로 볼을 부풀렸다.
“할 수 없지…. 그래 오늘 데이트 재밌게 하고. 방학 잘 보내고 있어! 이 옆집누나가 방학 때 자주자주 연락할게.”
진원이와 지희는 이슬이의 말에 웃으며 대답하곤 철하에게도 방학 잘 보내라고 인사를 한 뒤 건물을 빠져나갔다.
“으씨…. 오늘 놀다 들어가고 싶었는데….”
이슬이는 혼자서 계속 투덜대다가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철하를 바라봤다. 그리곤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할 일 없지?”
“어, 어…. 뭐 나야 언제나 할 일 없지.”
철하의 말에 이슬이는 웃으며 철하의 손목을 끌고 간다.
*
“뭐 볼까? 보고 싶은거 없니? 옆집누나가 보여줄게.”
끌려오다시피 한 철하를 데리고 극장에 도착한 이슬이는 영화 포스터들을 보며 물었다. 철하는 붙어있는 영화포스터들을 주욱 살펴보다가 한 영화를 발견했다. 요즘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언론에서 소개하는 영화였다.
“이슬아 이거 볼래?”
철하는 그 영화를 가리키며 이슬이에게 물었다.
“색즉시공? 요즘 유명하다고 하는 영화잖아? 야한거 아냐?”
“뭐? 불교 영화 아닌가?”
철하의 어이없는 말에 이슬이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곤 영화표를 사러 갔다.
철하의 마른침이 목구멍을 타고 꿀꺽 넘어간다. 철하는 맹세코 몰랐다. 요즘 뜨고 있는 영화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야한내용의 영화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옆에 앉아 있는 이슬이가 조용히 철하에게 속삭였다.
“너 이 자식…. 일부러 이거 보자고 했지?”
“아, 아냐! 진짜! 진짜로 몰랐어!”
“흐음….”
이슬이는 고양이 같은 눈을 가늘게 뜨며 철하를 바라봤다. 그러나 철하는 그런 이슬이의 시선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영화를 보는 체 했다.
영화는 야한장면의 연속이었다. 이제 영화는 두 남녀배우가 모텔에 들어가 격렬한 키스와 섹스를 벌이는 장면을 비춰주고 있었다. 영화는 노골적으로 여자배우의 출렁이는 가슴 등을 클로즈업하며 관객들의 흥분도를 부채질 하고 있었다.
철하는 자신의 자지가 서서히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슬이와 바로 옆에 앉아 이런 야한 내용을 본다는 것이 너무 흥분되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자신도 모르게 꿀꺽 소리내며 침을 삼켰다.
그러자 그 소리를 놓칠 리 없는 이슬이가 쿡쿡대며 철하를 놀렸다.
“푸훗…. 김철하 너 상당히 흥분했나보다?”
“뭐, 뭐? 아냐 임마!”
“에이 아닌 것 같은데?”
이슬이의 집요한 놀림에 얼굴이 붉어진 철하는 안되겠다 싶어 반격을 하기로 했다.
“그, 그러는 너야 말로! 아까 보니까 숨소리 좀 거칠어 진 것 같더라?”
“뭐?”
철하의 말에 이슬이가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철하를 바라봤다. 걸렸구나 생각한 철하는 여유로운 미소까지 지으며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아까 강의실에서 남자랑 여자가 야한 짓 하는 장면 나올때 너 숨소리 되게 거칠더라. 주위 사람 다 들었겠다.”
철하의 놀림에 이슬이는 얼굴이 빨개지며 소리쳤다.
“아냐!”
“아니긴 뭐가 아냐?”
“너가 더 흥분했어!”
“내가 볼 땐 너가 더 했어….”
점점 커져만 가는 두 사람의 목소리…. 결국 참지 못한 것은 주위 사람들이었다.
“거참 조용히 좀 합시다.”
“아따! 그 사람들 참 흥분했으면 나가면 되지 왜 여기서 싸우고 그래?”
누군가의 말에 주위가 살짝 웃음바다가 됐다. 철하와 이슬이는 자기들의 목소리가 너무 컸음을 깨닫고는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 뒤 조용히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자 철하와 이슬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마주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둘은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햄버거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헤어지게 되었다.
지하철 역내에 도착하자 이슬이가 웃으며 인사를 했다.
“오늘 나랑 놀아줘서 고마워. 덕분에 즐거웠어.”
“아냐…. 난 덕분에 영화 공짜로 봤는걸 뭐.”
“그래…. 그럼 나 갈게. 방학 잘 보내고. 이번 겨울방학에는 내가 연락 자주 할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라. 알았지?”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도 방학 잘 보내고 있어. 다음에 보자.”
“응. 간다. 안녕.”
이슬이는 웃으며 손을 흔든 뒤 지하철에 올라탔다. 이슬이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준 철하는 이슬이가 사라진 뒤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도 되는 걸까…?’
철하는 이슬이가 자신의 안에서 조금씩 커져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애써 부정해온 감정이었지만 이제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효린이 헤어지면서 말했던 것처럼 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별을 처음 겪은 철하에게는 이렇게 빨리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도 되는 건지 걱정이 되었다. 효린에게 죄를 짓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후우….’
이런저런 생각으로 울적해지는 철하였다.
*
방학을 한 뒤 할 일도 없이 잠만 늘은 철하…. 오늘도 역시 흐드러지게 늦잠을 자려던 철하의 생각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아침부터 핸드폰이 울렸기 때문이다. 잠결에 발신자도 제대로 확인 못한 철하는 몽롱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새엄마야. 아직 안 일어 났니?]
“아. 새엄마. 어쩐 일이세요?”
[응. 옆집누나 너 보러 간다고 아침 일찍 올라갔어. 점심 때 쯤 도착할 거야.]
“아…. 옆집누나? 알았어요.”
[그래. 그보다 군대는 어떻게 할꺼니?]
“응…. 걱정마세요. 내년에 갈게요. 정확히 언제쯤인지는 모르겠는데 2학년은 안 다닐꺼예요.”
[그래. 새엄마는 잘 모르니까 너가 알아서 하도록 해. 그럼 끊는다.]
“응. 새엄마 쉬세요.”
철하는 전화가 끊긴 뒤 방안을 둘러보았다. 이리저리 널려져있는 빨지 않은 속옷들, 지저분하게 굴러다니는 과자봉지와 부스러기들…. 철하는 자취방에서 살게 된 뒤 얼마동안은 착실하게 청소도 하는 부지런한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매일 그런 것을 하는 것이 굉장히 귀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점점 방안은 지저분해져만 갔다.
시계를 보니 조금 있으면 윤하가 도착할 것 같았다. 철하는 우선 방청소를 대충 좀 한 뒤 윤하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널려져있는 속옷가지들을 대충 빨래통에 집어넣으며 과자봉지들을 치울 때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윤하옆집누나-라고 써 있었다.
"히익. 벌써 왔나…. 여보세요. 응 옆집누나.“
[야. 여기 그 지하철역까지 왔거든? 여기서 어떻게 가?]
윤하의 말에 철하는 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까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내려서 다시 전화를 하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아악. 생각보다 일찍 왔네. 빨리 치우자.’
철하는 재빨리 쓰레기들을 치우고 대충 이리저리 비질을 한 뒤 막 걸레질을 하려할 때 다시 전화가 울렸다. 윤하였다. 전화를 받아보니 벌써 버스에서 내렸단다. 철하는 한숨을 내쉰 뒤 윤하를 데리러 나갔다.
철하가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검은색 롱 코트를 입고 큰 가방을 들고 있는 윤하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 있었다.
“옆집누나!”
철하가 반갑게 부르며 달려가자 윤하는 철하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으며 말했다.
“야! 추운데 빨리빨리 나와야 될 것 아냐.”
“으씨. 바로 나온 거야.”
“추우니까 빨리 들어가자.”
철하는 툴툴거리며 윤하를 데리고 자신의 자취방으로 갔다. 자취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윤하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야 남자 혼자 산다고 자랑하냐. 뭐 이리 퀴퀴한 냄새가 나.”
“냄새? 난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안 나긴…. 청소는 했니?”
“걸레질만 하면 되.”
철하는 말을 하며 바닥에 있던 걸레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윤하가 자신의 검은색 롱코트를 벗으며 철하가 들고 있는 걸레를 뺏었다.
“이리 줘. 내가 닦아줄게.”
“어? 어….”
철하는 코트를 벗은 윤하를 보며 살짝 놀랐다. 검은색의 롱코트 안에는 하얀색의 블라우스와 허벅지에 착 달라붙는 검은색 정장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성숙미가 물씬 풍겨났다. 매일 편한 옷만 입고 있던 윤하를 봐서인지 이런 정장계열의 옷을 입은 모습을 처음 보자 굉장히 색달라 보였다.
걸레를 뺏어든 윤하는 무릎을 꿇고 바닥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타이트한 검은색의 정장치마가 살짝 말려 올라가며 윤하의 허벅지 뒤쪽을 비춰주었다. 커피색의 스타킹을 신고 있어서인지 허벅지가 반짝거리며 빛났다. 게다가 치마가 워낙 타이트해서인지 윤하의 둥근 엉덩이 윤곽을 여과 없이 드러내주고 있었다. 철하는 멍하니 그런 윤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걸레질을 하던 윤하가 갑자기 멈칫했다. 철하는 자신이 훔쳐보고 있는 것을 들킨 줄 알고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윤하는 철하도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스타킹 벗고 해야지….”
윤하는 이윽고 치마를 살짝 걷어 올리며 팬티스타킹을 벗으려다가 철하가 있음을 알고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잠깐 뒤 돌아서 있어봐!”
“흥…. 화장실가서 벗으면 될 걸….”
이윽고 철하의 뒤에서 무언가를 벗는 소리가 작게 들리더니 윤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됐어. 이제.”
“칫….”
철하는 괜스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투덜거렸다. 윤하는 벗은 팬티스타킹을 자신이 가지고 온 가방에 집어넣고 다시 걸레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윤하는 스타킹을 벗어서 하얀색의 허벅지가 드러나고 있었다. 철하는 윤하의 허벅지를 보면서 지희의 허벅지만큼 가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갑자기 자취방에서 지희의 몸을 더듬던 일이 생각나 묘한 흥분이 일기 시작했다.
한참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야한 상상을 하고 있던 철하는 걸레질을 하는 윤하의 행동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다. 걸레질을 하면서 계속 멈칫 멈칫 하는 것이었다.
이상한 마음에 살짝 가까이 가서 보자 윤하의 앞 편엔 걸레질을 하면서 모인 먼지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꼬불꼬불한 음모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말할 것도 없이 철하의 음모였다.
‘으악!’
철하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아까 비질을 할 때 구석구석하지 않고 넓은 부분만 한 것이 화근이었다.
‘어쩌지…. 이제 내가 한다고 할까.’
윤하의 얼굴을 보자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져 있었다. 아무리 동생이라고 해도 다 큰 남자의 음모를 보니 얼굴이 붉어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런 윤하의 얼굴을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철하에게 윤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앗! 이게 뭐야!”
책상 왼편을 걸레질 하던 윤하가 소리를 지르며 무언가를 들었다. 그러나 철하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를 든 것 같은데 철하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질 않았다. 이상스레 생각한 철하는 가까이 다가가서 윤하가 든 무언가를 보았다.
“헉!”
철하는 윤하가 든 무언가를 보다가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헛바람을 들이켰다. 윤하가 든 것은 길다란 여자의 머리카락이었기 때문이다. 색깔과 길이로 봐서 효린의 머리카락이 분명했다.
윤하는 머리카락을 철하에게 들이밀며 소리쳤다.
“너 김철하! 이게 뭐야?”
“어? 그거? 아…. 아. 자취방에 친구들 놀러오니까…. 남자애들이랑 여자애들 다 같이 놀러온 거였어. 그때 흘렸었나 보지.”
“정말이야?”
“그럼…. 정말이지…. 하하하….”
철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동그랗던 눈을 가늘게 뜨고 철하를 쳐다보던 윤하는 이윽고 철하에게 걸레를 건네줬다.
“자 다 훔쳤으니까 뒷정리는 니가 해. 나 화장실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나올게.”
철하에게 걸레를 건네준 윤하는 이윽고 가방에서 옷들을 꺼내더니 화장실로 쏙 들어갔다. 철하는 그런 윤하를 본 뒤 자신의 꼬불꼬불한 음모들이 모여 있는 먼지더미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잠시 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윤하는 방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아. 이제 좀 깨끗해진 것 같네.”
윤하의 말에 철하는 옆에 앉으며 물었다.
“옆집누나. 며칠이나 있다 갈꺼야?”
“음. 오늘 금요일이니까. 일요일날 내려가야지. 월요일날 출근해야 하니까. 왜? 옆집누나 있으니까 여자친구 못 데려와서 그러니?”
“뭐? 아냐 그런거! 그리고 여자친구랑 헤어졌어….”
철하는 윤하의 말에 갑자기 효린이 생각나 맥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윤하는 철하가 헤어졌다고 하자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뭐? 왜?”
“뭐 그냥 헤어질 일이 있었으니까….”
“그래…. 옆집누나가 미안.”
윤하는 베시시 웃으며 손을 모으곤 미안하다고 말했다.
*
윤하와 철하는 멍하니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밖은 어느새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둘은 이렇게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누워 있었던 것이다.
도저히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윤하의 입이 천천히 열리며 맥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철하야 너 대단하다.”
역시 맥 빠진 철하의 목소리.
“뭐가?”
“TV도 없는 이 조그만 방에서 어떻게 지냈냐. 심심해 죽을 것 같다.”
“나야 컴퓨터랑 인터넷만 되면 혼자서도 잘 노니까.”
“이그…. 대학학교 때랑 변한 건 하나도 없구만.”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침묵. 조그만 철하의 자취방에는 윤하와 철하의 규칙적인 숨소리와 째깍째깍 흘러가는 시계 초침소리만이 조용히 울리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에 갑자기 윤하가 몸을 벌떡 일으키며 일어섰다.
“안되겠다. 나가자.”
“어? 어딜?”
“술이라도 마시러 가자.”
“술?”
철하는 윤하가 술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철하가 대학학교 때 회사를 다니던 윤하는 거의 매일 술에 취해서 들어오곤 했었다.
윤하는 편한 트레이닝 옷차림 위에 바로 검은색의 롱코트를 걸쳤다. 철하는 그런 윤하의 모습을 보며 야유하듯 말했다.
“옆집누나 그렇게 하고 나갈꺼야? 아까 그 옷 예쁘던데….”
“뭐 어때 요기 근처에 술집 있을꺼 아냐. 글고 그 옷이 그렇게 예뻤니?”
웃으며 말하는 윤하의 말에 철하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잠바를 꺼내 걸쳤다.
술집에서 둘은 신나게 웃고 떠들며 술을 마셨다. 윤하는 철하의 대학생활에 대해 듣기도 하고 자신의 직작생활에 대해 말하기도 하며 술자리를 보냈다. 방에선 그렇게 심심해하던 윤하였지만 술을 마실 때 만큼은 무척이나 즐거워보였다.
결국 윤하는 혼자서 소주 3병을 비우며 만취상태가 되버렸다. 철하도 2병 가량을 마셔서 꽤 취한 상태였다.
윤하는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계산을 하곤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술집을 나섰다. 철하는 코트도 안 입고 나가려는 윤하를 붙잡고 겨우 코트를 입힐 수 있었다.
자취방에 도착하자 윤하는 코트를 벗어 던진 뒤 벌러덩 누워버렸다.
“아유! 더워! 철하야 온도 좀 낮춰봐!”
덥다며 상의 끝자락을 들고 펄럭이는 윤하를 철하는 민망한 듯 바라보며 말했다.
“별로 덥지도 않은데…. 그리고 여기는 온도 조절 같은거 못해.”
“왤케 덥니!”
상의끝자락을 펄럭이며 하얀 배를 살짝 살짝 드러내놓던 윤하는 이윽고 트레이닝복 상의의 지퍼를 확 내려버렸다.
“헉! 옆집누나 뭐해!”
철하가 놀라며 외쳤으나 윤하는 듣지도 않고 검은색의 트레이닝복을 좌우로 확 벌렸다. 그러자 윤하의 뽀얗고 동그란 가슴을 가리고 있는 하얀색의 브래지어가 나타났다. 윤하의 가슴은 그리 큰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작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그러나 옛날부터 운동을 좋아했기에 군살하나 없는 배와 잘빠진 허리라인, 길고 늘씬한 다리 등은 작은 가슴을 커버해주고도 남았다.
철하는 놀라며 계속해서 지켜봤으나 윤하는 그대로 잠이 든 것 같았다. 철하는 한숨을 내쉬며 윤하에게 다가가 트레이닝복의 지퍼를 올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본 윤하의 뽀얀 가슴은 철하의 이성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가뜩이나 효린과 자주 야한 짓을 즐기던 철하였는데 효린과 헤어진 후 여자의 몸을 제대로 본 적은 커녕 자위도 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지금 술도 어느 정도 취해서 이성의 끈이 조금씩 끊어지려 했었다.
‘조금만 만져볼까….’
철하는 술김에 결심을 한 후 손을 조심스레 뻗어 윤하의 하얀 브래지어를 위로 올렸다. 브래지어가 위로 올라가며 드러난 가슴은 지희의 가슴만큼이나 아담한 크기였다. 작고 아담한 크기의 뽀얀 가슴. 그리고 그 중앙에 분홍색의 예쁜 젖꼭지가 조그맣게 올라와 있었다. 철하는 떨리는 손길로 윤하의 젖꼭지를 살짝 잡았다. 엄지와 검지로 조그만 젖꼭지를 살살 문지르기 시작하자 조금씩 딱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철하는 윤하의 조금씩 딱딱해지는 젖꼭지를 보며 흥분이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철하는 용기를 내어 딱딱해진 젖꼭지를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젖꼭지를 혀로 살살 돌려가며 애무했다.
“으응….”
순간 윤하가 고개를 뒤척이며 신음소리를 냈다. 철하는 깜짝 놀라 잽싸게 윤하에게서 떨어졌다.
‘헉, 헉…. 옆집누나 깼나….’
철하는 너무 놀라 낮은 목소리로 윤하를 불러봤다.
“옆집누나…. 옆집누나….”
묵묵부답. 철하가 보기에 잠든 것이 분명했다. 철하는 한숨을 내신 뒤 윤하의 브래지어를 바로 해준 뒤 트레이닝복의 지퍼를 올려주었다.
‘내가 미쳤지….’
철하는 방금 한 행동에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윤하에게 얇은 이불을 덮어 주려했다. 그때 철하의 눈에 윤하의 가늘고 길게 뻗은 다리가 드러났다. 트레이닝 바지를 입었긴 했지만 착 달라붙는 바지라 길고 가는 다리와 함께 그 모아지는 부분에 살짝 드러난 둔덕은 가릴 수가 없었다.
철하는 다시 침을 꿀꺽 삼켰다. 다시 갈등이 되는 부분이었다. 보고 싶었다. 옆집누나의 보지를 보고 싶었다.
‘한번만 봐보자…. 괜찮겠지….’
결국 철하는 굳게 결심을 하고 윤하의 트레이닝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잡고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두근거리는 마음과 함께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자 군살 없는 하얀 아랫배를 지나 거뭇거뭇한 털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조금 더 내리자 보지에서 팬티가 떨어지는 느낌과 함께 윤하의 보지 부근이 드러났다.
철하는 점점 거칠어지는 자신의 숨소리를 애써 참으며 윤하의 하얀 팬티와 트레이닝복 바지를 완전히 벗겨버렸다.
눈부시게 드러나는 윤하의 다리…. 그리고 철하는 그 하얗고 늘씬한 다리를 잡고 좌우로 살짝 벌렸다.
“아….”
철하는 작은 감탄사를 터트렸다. 윤하의 보지는 너무나 예뻤다. AV나 여태껏 보아온 여자들의 보지와는 차원이 달랐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지희와 비슷했지만 지희보다도 훨씬 더 예쁘고 단정한 분홍빛으로 갈라져 있었다.
철하가 보기에 윤하는 경험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보지가 제대로 갈라지지도 않고 소음순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처녀인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자 갑자기 죄책감이 들었다. 옆집누나가 이십삼년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온 처녀를 자신이 본 다는 것이 너무 불경스러웠다.
철하는 말없이 윤하의 팬티와 바지를 똑바로 입혀주었다. 그리고는 얇은 이불을 덮어준 뒤 자신도 그 옆에 누웠다. 그러면서 윤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옆집누나 미안해…. 잘자.”
*
다음날 윤하는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는 듯 철하에게 자연스럽게 대했다. 오히려 철하가 어제 술김에 저지른 일이 너무 후회스러웠지만 막판에 가서 잘 참은 걸로 위안을 삼았다. 인터넷을 하며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 거리던 둘은 윤하가 철하에게 오늘 저녁을 사준다며 집을 나섰다. 윤하는 어제 철하가 예쁘다고 말한 블라우스와 정장치마를 입고 롱코트를 걸쳤다.
철하는 윤하와 함께 나가며 먹고 싶은거 있으면 무엇이든지 말하라는 윤하의 말에 한 번도 가보지 못 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보기로 했다. 윤하도 비싸다는 얘기만 들었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도착해 메뉴판을 보던 윤하와 철하는 경악을 했다.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하는 애써 철하에게 미소 지어보이며 말했다.
“하, 하, 하…. 너 먹고 싶은거 다 시켜라.”
“으, 응….”
철하는 윤하의 따가운 눈빛을 피하며 메뉴판을 들여다봤다. 철하는 역시 패밀리레스토랑에 왔으니 스테이크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장 싼 스테이크를 골랐다. 가장 싸다고 골랐지만 역시 고가였다. 윤하도 다른 종류의 스테이크를 고른 뒤 샐러드를 하나 더 시키기로 했다.
잠시 후 기다리자 스테이크가 나왔다. 철하는 처음 먹어보는 비싼 스테이크에 정신이 없었다. 고기를 잘라서 살짝 입에 넣자 소스의 맛과 함께 부드럽게 녹아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맛있다…. 옆집누나 고마워. 되게 맛있네.”
윤하는 철하가 맛있게 먹자 씨익 웃어 주었다.
잠시 후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다 먹은 둘은 후식으로 나온 커피를 홀짝 거리며 마시고 있었다. 철하는 커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비싼 돈 내고 먹었으니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하에 열심히 마셨다. 그러나 윤하는 커피를 마시지도 않고 애꿎은 커피 잔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옆집누나. 왜 안 마셔? 아까우니까 다 마셔!”
자꾸 커피 잔만 만지작거리는 윤하를 본 철하가 이상하다는 듯이 묻자 윤하는 짧은 한숨을 내신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철하야…. 어제…. 나 술에 취했을 때 왜 그랬어?”
“어, 어?”
철하는 윤하의 말에 너무 깜짝 놀라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아찔한 현기증까지 느낀 철하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이어지는 침묵. 철하는 죽고만 싶었다. 술기운과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저지른 못된 짓을 되돌릴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간의 침묵이 흐르고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철하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꺼냈다.
“미, 미안해…. 옆집누나…. 화났어?”
“화 안났어….”
의외로 담담하게 말하는 윤하. 그리고 둘은 어색함을 간직한 채 레스토랑 문을 나섰다. 자취방에 돌아오면서 한마디 말도 없는 윤하를 보며 철하는 속이 타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리 후회해도 어제의 일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자취방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다시 어색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상황에 난감한 철하는 책상 의자에 가만히 앉으며 컴퓨터를 켰다.
괜히 아직 켜지지도 않은 컴퓨터의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어색한 자세로 앉아있는 철하에게 윤하의 목소리가 조용한 들렸다.
“철하야…. 너 여자친구랑 해봤니?”
윤하의 의외의 말에 철하가 깜짝 놀라며 윤하를 바라봤다. 아직 하얀 블라우스와 검은색의 정장치마를 입은 채 가만히 서서 진지하게 철하를 바라보는 윤하의 얼굴…. 철하는 어제 그런 잘못까지 저질러놓고 거짓말을 하기도 뭐해서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윤하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옆집누나는 한 번도 안 해봤어….”
“으, 응….”
철하는 그 말에 더욱 더 큰 죄책감이 들었다. 어제 옆집누나가 처녀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만두지 않았던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침묵…. 그리고 다시 조용히 이어지는 윤하의 목소리.
“남자들은…. 그거 계속해서 하다가 안하면 힘들다며…. 철하도 여자친구랑 헤어진지 좀 됐으니까…. 힘들었겠구나…. 옆집누나가 이해해줄게.”
윤하의 말에 철하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윤하가 이해해준다니 다행이었다. 철하는 다시 한번 사과하기로 했다.
“옆집누나…. 미안해….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거야.”
철하의 말에 윤하가 웃었다.
“괜찮다니까. 그럼 철하 요새 여자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 했겠구나….”
잠시 간격을 두고 이어지는 윤하의 목소리….“
“그럼 옆집누나가 가슴만이라도 만지게 해줄게….”
“어, 뭐?”
철하는 너무 놀라 윤하를 바라봤다. 그러자 윤하는 부끄러운 듯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힘들어하는 동생 위로해주고 싶은 것도 있고….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내 가슴을 남이 만져 본적이 없거든…. 그래서 어떤 느낌일까 하고 호기심도 조금 생기기도 해.”
윤하의 말을 들은 철하는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해야해서는 안 될 일 같은데 거부하기가 미치도록 힘들다. 19년 동안 자신에게는 실제로 본 가장 예쁜 여자였고, 철없는 학생시절에 가끔 자신의 자위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옆집누나…. 그리고 어제 자신이 그토록 섹시하며 세련되었다고 생각하는 정장풍의 옷을 입고 있으니 철하는 그 말을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철하는 결국 마른침을 한번 삼킨 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윤하는 자신의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터프한 이미지의 윤하였지만 이쪽에서만큼은 완전 쑥맥이었다.
단추를 하나씩 풀러 내릴 때마다 드러나는 윤하의 하얀 가슴언저리, 브래지어, 군살 하나 없는 배…. 그리고 이윽고 단추를 다 푼 윤하는 자신의 블라우스를 정장치마에서 빼며 살짝 양 옆으로 벌렸다.
철하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이제 어느 정도 여자에 눈을 뜬 철하였지만 자신의 옆집누나와 이런 행동을 한다는 금기시된 욕망에 미친 듯이 흥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얀 블라우스를 벌려 자신의 가슴을 드러낸 윤하는 등 뒤로 손을 돌려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렀다. 그리고 자신의 브래지어를 살며시 올려 뽀얀 가슴을 드러냈다.
철하는 어제 본 윤하의 가슴이었지만 이렇게 맨 정신으로 보니 턱하고 숨이 막혀왔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하얀 가슴. 의자에 앉아있는 철하는 자신의 앞에 브래지어를 들추고 서 있는 윤하의 하얀 가슴을 살며시 쥐었다.
“아….”
윤하는 자신의 가슴에 철하의 손이 닿자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철하는 아기 피부를 만지 듯 너무나도 부드러운 윤하의 가슴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조금씩 윤하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하자, 윤하의 숨소리가 서서히 거칠어지고 있었다. 가끔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하였다.
“옆집누나. 왜 그래?”
윤하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던 철하가 짓궂게 물었다. 그러자 윤하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
“하아…. 모르겠어.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조금씩 이상한 기분이 들기는 해….”
윤하는 이 상황에서 자신을 흥분케 하는 것이 가슴에서 전해져오는 자극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보다도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는 남자의 손이 남동생이라는 이 금기시된 장난을 즐기고 있다는 이 짜릿한 순간 때문이라는 것을 몰랐다.
윤하의 뽀얀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던 철하는 이윽고 양 엄지손가락으로 윤하의 젖꼭지를 살짝살짝 건드리기 시작했다.
“하윽…!”
윤하는 자신의 젖꼭지에 철하의 엄지손가락이 닿자 신음소리를 내며 움찔거리며 몸을 뒤로 뺐다. 그러나 철하는 놓치지 않고 윤하의 가슴을 움켜쥔 채 양 엄지손가락으로 집요하게 젖꼭지를 비벼댔다.
윤하는 철하의 엄지손가락이 계속해서 자신의 젖꼭지를 꾹꾹 누르며 비비고 돌리자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움찔거렸다.
“옆집누나…. 딱딱해졌어….”
윤하의 젖꼭지는 철하의 엄지손가락 밑에서 조금씩 딱딱해지고 있었다. 윤하는 부끄러움에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철하야…. 으응….”
계속해서 윤하의 젖꼭지를 만지던 철하는 이윽고 못 참겠는지 윤하를 버럭 끌어안으며 젖꼭지를 입에 머금었다.
“아! 철하야!”
윤하는 놀라며 철하를 밀어내려 했지만 철하의 혀가 조금씩 자신의 딱딱해진 젖꼭지를 돌려대자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태어나서 자위는커녕 성인물도 보지 않았던 윤하는 친구들에게 듣기만해오던 일을 실제로 겪고 있자 온 몸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 대상이 남동생이라니…. 생전 처음 느껴보는 흥분감과 떨림, 그리고 가슴에서 느껴져 오는 쾌락에 윤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열심히 자신의 젖꼭지를 빨고 가슴을 주무르는 남동생 철하…. 윤하는 조금씩 밀려오는 짜릿한 쾌감에 손을 뻗어 철하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아으! 철하야…. 나 이상해!”
윤하는 철하의 머리를 더욱더 자신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윤하의 그런 행동에 용기를 얻은 철하는 젖꼭지를 살짝 살짝 깨물기도 하며 정성껏 애무했다. 윤하는 철하에게 기대서다시피 하며 온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철하도 흥분 할대로 흥분한 상태였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철하는 윤하의 등을 받치고 있던 손을 내려 검은색의 정장치마 속으로 집어넣었다.
“앗!”
갑작스런 철하의 행동에 윤하는 깜짝 놀라며 철하에게서 떨어졌다. 철하도 윤하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윤하의 작고 뽀얀 가슴은 철하의 침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거친 숨을 고르던 윤하가 입을 열었다.
“미안 철하야…. 그래도 우리 마지막까지 지킬건 지켜야 할 것 같아….”
윤하의 말에 철하도 자신이 이성을 지키지 못하고 너무 흥분했다고 생각했다. 윤하는 흥분된 몸과 마음을 애써 가다듬다가 철하의 불룩해진 바지 앞섶을 보고 얼굴이 빨개졌다. 철하도 윤하의 그 시선을 느끼고는 재빨리 엉덩이를 뒤로 빼며 자신의 바지 앞섶을 숨겼다.
다시 이어지는 침묵…. 그리고 잠시간의 시간이 흐른 뒤 윤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 철하야…. 괜히 나 때문에….”
윤하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다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자위 하고 싶으면 해도 되. 남자들은 자위 자주 한다며…. 내가 못해주니까 미안해. 나 보면서 해도 되….”
철하는 옆집누나의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철하도 흥분할 대로 흥분한 상황이었다. 앞에 있는 여자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옆집누나이기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인지 옆집누나만 아니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어도 한참 전에 일어났어야 할 상황이었다.
하고 싶다…. 미친 듯이 하고 싶었다. 머릿속에서는 옆집누나인 윤하를 눕혀놓고 그 처녀를 자신의 자지가 뚫어버리는 온갖 음란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차라리 자위를 해서라도 흥분을 가라앉히는 편이 나았다.
철하는 마음을 굳히곤 천천히 자신의 청바지와 팬티를 내렸다. 그리고 껄떡대며 드러난 철하의 굵은 자지. 이미 귀두부분은 자지에서 흘러나온 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윤하는 철하의 굵고 커다란 자지를 본 순간 숨이 막혀왔다. 어릴 때 철하와 물놀이를 하며 본 조그만 물건만 기억에 있는 윤하는 이렇게 굵은 남자의 자지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저런 것이 내 거기에 들어오는 건가…. 그럼 어떤 기분이 들까….’
윤하는 철하의 자지를 본 순간, 철하의 자지가 자신의 보지에 들어오는 상상을 하다가 조금씩 숨이 가빠왔다. 하지만 곧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없애버린 뒤 철하의 자지를 바라봤다.
철하는 한번 심호흡을 하고는 용기를 내어 자지를 잡았다. 그리고 풀어헤쳐져 드러난 윤하의 뽀얗고 동그란 가슴을 바라보며 서서히 자신의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윤하는 철하의 자위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철하의 조그만 자취방 안에는 탁탁거리며 살을 치는 음란한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헉, 헉…. 옆집누나…. 팬티도 보여줘….”
“어, 어?”
“치마 걷어 올려서 팬티도 보여줘….”
자지를 잡고 흔드는 철하의 말에 윤하는 자신의 검은 치마를 팬티까지 들어올렸다. 스타킹을 안 신고 나간지라 바로 윤하의 하얀 팬티가 드러났다.
철하는 윤하의 하얀팬티를 찬찬히 살펴보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윤하의 보지 부근이 살짝 젖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더욱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 때문에 흥분한 옆집누나의 젖은 보지…. 철하의 머릿속에 온갖 음란한 상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철하는 자위를 하면서 거기에 만족할 수 없었다. 이윽고 굳게 마음을 먹고 윤하에게 요구했다.
“옆집누나…. 그 팬티도 벗으면 안 돼?”
“뭐…?”
“응? 보기만 할게? 안 만질게.”
철하의 사정에 윤하는 알았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번 한 뒤 천천히 자신의 팬티를 내렸다. 윤하도 자신의 보지 부근이 이상하다는 것쯤은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팬티를 천천히 내리자 아니나 다를까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팬티가 찐득하게 보지에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윤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남동생 때문에 이렇게 되버리다니…. 이것이 친구들이 말하던 소위 젖는다는 것이 분명했다. 발목까지 끌어내려 팬티를 완전히 벗어버리자 예쁜 삼각형을 이루며 곱슬곱슬하게 자라난 윤하의 보지털이 드러났다.
“헉, 헉…. 옆집누나…. 잘 안보여…. 이리 가까이 와서 한쪽 다리 여기 책상에 올려줘.”
“너….”
윤하는 철하의 조금씩 계속되는 요구에 점점 망설여졌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오늘 괜히 얘기를 꺼내 동생을 흥분케한 자신의 잘못도 있었기에 철하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 윤하는 검은 정장치마를 완전히 들어 올려 자신의 허리에 걸치고 다리를 살짝 들어올려 철하의 옆에 있는 책상에 걸쳤다.
이제 그림은 점점 더 음란하게 변해갔다. 철하는 의자에 앉아 옆집누나를 바라보며 자위를 하고 있었고 그 앞에는 동생 앞에서 다리를 들어올려 보지를 완전히 드러낸 윤하가 서 있었다.
철하는 너무나 섹시하고 멋진 광경에 점점 더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다리를 들어 올려 완전히 드러난 윤하의 분홍색 보지…. 너무나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갈라져 있었지만 어제와는 다르게 살짝 젖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윤하도 나름대로 조금씩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동생 앞에서 촉촉이 젖은 보지를 음란한 자세로 보여주고 있으니…. 머릿속에서는 온갖 음란한 상상이 펼쳐지며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철하의 손놀림이 거침없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헉, 헉…. 아! 쌀 것 같아.”
“어, 어?”
윤하는 철하의 말에 당황했다. 그때 철하가 벌떡 일어나더니 윤하에게로 성큼 다가왔다. 윤하는 순간 깜짝 놀라 뒤로 넘어질 것 같자 양손으로 철하의 어깨를 짚었다.
“헉! 싼다! 옆집누나!”
철하는 자신의 자지를 움켜쥐고 윤하의 새하얀 배와 검은색 정장치마에 정액을 발사했다. 윤하는 자신의 배에 갑자기 무언가 끈적한 액체가 닿자 깜짝 놀랐으나 넘어질 것 같아 철하의 어깨를 잡은 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철하는 몇 번 더 헉헉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자지를 쥐어짜 나머지 정액을 윤하의 배에다 싸고 있었다.
철하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지에서 손을 떼자 윤하는 이제 끝났나 생각하며 다리를 내리고 철하의 어깨에서 손을 내렸다. 윤하의 배와 검은 정장치마는 철하의 허연 정액으로 엉망이 되 있었다.
윤하의 배에서 주르르 흘러내리며 검은색의 정장치마에 달라붙는 자신의 정액을 본 철하는 재빨리 휴지를 가지고 왔다.
“미안…. 옆집누나 나도 모르게 너무 흥분해서….”
철하는 윤하의 배와 치마에 묻은 정액들을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윤하는 배에서 정액이 닦일 때마다 그 미끈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왠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아…. 어쩌지….”
윤하의 치마를 닦던 철하가 곤란하다는 듯이 말했다. 윤하가 왜 그러냐며 바라보자 검은색 치마에 하얀색의 얼룩덜룩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미안해…. 옆집누나.”
철하의 말에 윤하는 화장실에서 물을 살짝 묻혀다가 문질렀다. 그러나 약간 흐리게 보이는 자국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이윽고 몇 번 더 힘을 주어 문질렀으나 이내 웃으며 철하에게 말했다.
“괜찮아. 내려가서 드라이클리닝 맡기면 되지. 어차피 코트 안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아.”
“으, 응….”
“그래. 그럼 어서 씻고 와.”
윤하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미안해하는 동생을 바라보며 방긋 웃어주었다.
*
그날 밤 잠자리에 들며 윤하가 철하에게 말을 걸었다.
“철하야.”
“응?”
“앞으로 우리 이런 일 절대로 없을 거라고 약속하자.”
윤하의 말에 철하는 당연하다는 듯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당연하지. 앞으로 이런 일 절대 없을거야.”
철하의 반응에 윤하는 씨익 웃었다.
“그래. 옆집누나도 조심할게. 얼른 자자. 옆집누나 내일 아침 올라가야 하니까.”
“응. 잘자 옆집누나.”
철하는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살짝 옆을 돌아보니 윤하는 어서 자려는 듯 눈을 감고 편안하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옆집누나…. 어제, 오늘 정말 미안했어…. 그리고 이해해줘서 너무 고마워…. 정말, 정말…. 앞으로 이런 일 없을 거야. 잘자 옆집누나….’
철하는 옆집누나를 바라보며 굳은 다짐을 하고는 이내 잠이 들었다.
*
윤하가 돌아간 뒤 철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들었으며 하루 종일 컴퓨터게임과 인터넷을 하다가 다시 잠이 들곤 하였다. 그러한 생활을 반복하던 어느 날 철하는 인터넷을 하던 도중 내일이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력을 보니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아…. 벌써 크리스마스구나…. 2002년도 다 끝났네….’
철하는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떠올리자 갑자기 효린의 모습이 떠올랐다. 크리스마스에 효린은 무얼 할까…. 아니 오늘은 무얼 하고 있을까…. 괜스레 또 울적해지는 철하였다.
그렇게 우울함 속에서 크리스마스의 아침이 밝았다. 철하는 창문 너머로 바깥세상을 바라보았지만 눈이 내린 것도 아니고 특별하게 달라진 것도 없었다.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한 건 없구나….’
철하는 한숨을 푸욱 내쉬며 언제나처럼 컴퓨터나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때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보자 -이슬이♡-라고 적혀있었다. 크리스마스에 이슬이에게 전화가 오자 철하는 괜스레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어…. 이슬아.”
[크리스마스인데 혼자 쓸쓸하게 집에 있나? 솔로부대?]
“하하…. 뭐야. 넌 뭐하는데?”
[뭐 나도 그렇지…. 그래서 말인데 철하야 오늘 우리 크리스마스니까 명동이나 놀러가자.]
“명동?”
[응. 할 일도 없잖아? 나와라. 나와라.]
이슬이의 말대로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철하는 잠시간의 고민 끝에 나가기로 했다.
“그래. 알았어. 어디서 만나?”
[헤헤. 잘 생각했어. 명동 지하철역에서 만나자. 와서 핸드폰으로 전화해!]
“응.”
전화를 끊은 철하는 대충 이리저리 씻은 뒤 두꺼운 잠바를 걸치고 명동을 향해 출발했다. 명동도 처음가보는 철하이기에 지하철역에서 노선도를 보니 자신이 사는 4호선에서 한번에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명동역에 도착해서 이슬이에게 전화를 한 후 만날 수 있었다. 분홍색의 반코트를 입고 체크무늬 플레어스커트를 걸친 이슬이는 철하를 보자 손을 흔들며 달려와 철하의 오른쪽 팔에 매달렸다.
“역시 불쌍한 철하랑 놀아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흥….”
철하는 팔에 매달려 자신을 놀리는 이슬이에게 콧방귀를 낀 뒤 명동역 밖으로 걸어 나갔다.
“으헉….”
명동역 밖으로 나간 철하는 너무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사람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월드컵 때만큼은 아니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할 정도였다.
놀라는 철하를 보며 이슬이가 웃었다.
“뭘 놀라니? 바보 촌스럽긴….”
“뭐, 뭐? 촌스럽다니 내가 뭘! 나야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
“헤헤. 됐어.”
이슬이는 웃으며 철하를 데리고 걷기 시작했다. 사람이 워낙 많기에 이슬이는 철하의 팔에 꼭 매달려서 걸어 다녔다. 철하는 두꺼운 잠바를 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슬이가 워낙 바짝 붙어서인지 이슬이의 둥그스름한 가슴 감촉이 간간히 전해져왔다.
둘은 길거리에서 군것질, 옷가게에서 옷 구경, 서점에서 책 읽기 등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때 둘의 눈에 명동 길 한가운데 서 있는 큰 트리가 들어왔다.
“아. 이거 봐야하는데. 이따 해가 저물어야 들어오겠지?”
이슬이가 투덜거리자 철하도 트리를 올려다봤다. TV에서나 보던 큰 트리였다. 대학학교 때 크리스마스때면 뉴스에서 항상 비춰주는 거대한 트리들을 보면서 부러워했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오늘 보게 된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철하도 꼭 불이 들어온 모습을 보고 싶었다.
둘은 그때까지 시간을 때울 것을 찾아보다가 극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슬아. 영화 볼래?”
세상물정 잘 모르는 철하가 말하자 이슬이가 웃으며 말했다.
“역시 순진한 우리 철하군. 한번 가보자.”
철하는 이슬이가 왜 그러는 줄 모르고 그냥 따라갔다. 그러나 철하는 극장 매표소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전 영화가 매진이었기 때문이다.
“미, 미안….”
철하는 쑥스러운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이슬이에게 사과를 했다. 그러자 이슬이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뭘 그런걸 사과해. 그럼 비디오방이라도 갈까?”
“비디오방?”
철하는 깜짝 놀라 되물었으나 이슬이는 웃으며 철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철하는 비디오방을 간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어두컴컴하고 좁은데서 단 둘이 비디오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디오방도 사람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몇 개를 들락날락거린 끝에 허름한 비디오방에서 한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음…. 내가 보고 싶은거 봐도 되지?”
비디오를 고르던 이슬이가 철하에게 물었다. 철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슬이는 비디오 한 개를 빼더니 주인아줌마에게 건네주었다.
계산을 하고 아줌마의 안내에 따라 방에 도착한 철하는 깜짝 놀랐다. 소파가 있긴 있었는데 거의 침대나 다름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어두컴컴하고 굉장히 좁았다.
문 앞에서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철하를 이슬이가 뭐하냐며 밀어 넣었다. 방에 들어가자 이슬이는 자연스럽게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철하도 그런 이슬이의 행동을 보고 자신도 잠바를 벗어 걸어놓았다.
철하는 행동하나하나가 떨리며 부자연스러웠지만 이슬이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지 자연스럽게 소파에 누웠다. 철하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코트를 벗어서 드러난 빨간색의 티셔츠는 이슬이의 몸에 착 달라붙어 둥그스름한 가슴의 윤곽과 잘록한 허리라인을 보여주고 있었고, 짧은 미니스커트는 허벅지도 다 가리지 못하여 새하얗고 미끈한 다리를 드러내주고 있었다.
“뭐하니? 옆에 누워. 비디오방 처음 와?”
“어? 어….”
“진짜? 푸핫. 그동안 뭐하고 놀았니?”
“뭐? 어…. 그냥….”
“괜찮아. 옆에 누워.”
괜찮다는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조심스레 이슬이의 옆에 누웠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이슬이의 몸과 맞닿았다. 철하는 다리라도 닿지 않게 하려고 조심하며 다리를 모으고 있었다.
잠시 후 영화 예고가 끝난 후 비디오가 시작하자 철하는 깜짝 놀라 이슬이에게 소리쳤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어. 왜? 봤어?”
“야…. 아니. 안 봤는데….”
“근데?”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이슬이에게 철하는 차마 야한영화 아니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물론 철하는 조금 야한 내용의 영화인 것은 알고 있었다. 여자배우가 노출연기를 하여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아, 아무것도 아냐….”
철하는 할 수 없이 그냥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를 보는 와중에도 철하는 슬쩍 이슬이를 훔쳐봤다. 이슬이는 검은색 눈 화장을 한 고양이처럼 섹시한 눈으로 영화에 집중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옆에서 보니 더 예쁘게 오똑하니 솟은 코, 반짝이는 붉은 입술. 그리고 갸름한 턱선과 목을 따라 내려오면 빨간색의 티셔츠로 가려진 둥그스름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슴…. 이슬이의 가슴은 숨을 쉴 때마다 위아래로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오고 있었다.
철하는 가슴이 두근대며 떨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상야릇한 분위기에, 야한 내용이 나올 비디오를 보며, 몸이 닿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 예쁜 이슬이와 단 둘이 있으니 긴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철하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킨 뒤 눈을 돌려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이야기면에서는 크게 재미가 있지 않은 영화는 슬슬 야한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격렬하게 서로를 애무하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배우가 여자배우의 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철하는 깜짝 놀라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슬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하야.”
“어? 어 왜?”
“여자배우들 저렇게 연기하면 느끼고 있는걸까?”
“뭐?”
당돌한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슬이는 아랑곳없이 화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렇잖아. 남자배우가 저렇게 하는데 느낌이 어떨까?”
“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
철하는 이슬이의 말에 당황하여 말까지 더듬었다. 그러자 이슬이는 쿡쿡 웃으며 철하를 바라봤다.
“뭘 그렇게 긴장해? 편하게 봐. 왜 또 흥분했니?”
“아냐!”
철하는 심통을 내며 비디오를 봤다. 이슬이도 그런 철하를 보며 씨익 웃은 뒤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철하는 간간히 나오는 영화의 야한 장면과 지금 이슬이와 단 둘이 누워있는 상황 때문에 몹시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야한 생각만이 가득 들어 있었다. 게다가 자지가 엄청나게 커져있어서 누워있기도 불편한 상태였다. 철하는 자신은 이렇게 흥분했는데 이슬이는 어떨까하고 살짝 바라봤다. 이슬이는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가끔 붉은 혀를 살짝 내밀어 아랫입술을 핥고 있었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의 입술을 보고 가느다랗게 이어오던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좁고 어두컴컴한 방이라는 것에 용기를 얻어 재빨리 이슬이에게 키스를 했다.
“어? 처, 철하야? 읍!”
이슬이는 갑작스러운 철하의 돌발행동에 너무 놀라 외쳤으나 곧 철하에게서 덮쳐 온 입술에 말을 잇지 못했다.
철하는 이슬이의 붉은 입술을 세차게 빨며 거칠게 혀를 들이밀었다. 이럴 생각이 전혀 없었던 이슬이는 너무 놀랐으나 거절하지는 않았다. 살며시 입을 벌려 자신의 입을 향해 들어오는 철하의 혀를 맞이했다.
철하의 혀는 거칠게 이슬이의 입속을 휘저었다. 이슬이는 살짝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며 힘겹게 철하의 혀를 애무했다.
이윽고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한 철하는 이슬이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월드컵 응원 때 이후 두 번째로 잡아보는 이슬이의 가슴이었다. 한손에 딱 잡기 좋게 잡혀지는 이슬이 가슴의 탱글탱글한 촉감은 역시 최고였다.
철하에게 가슴을 우악스럽게 주물러지던 이슬이는 자신도 점점 더 흥분함을 느끼며 다급하게 외쳤다.
“으읍…. 철, 철하야…. 이, 이러지마!”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황급히 이슬이의 가슴에서 손을 떼며 떨어졌다.
“헉, 헉….”
철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이슬이를 바라봤다. 이슬이의 단정했던 긴 머리칼과 옷은 흐트러져 있었고 입술주위는 철하의 침으로 범벅이 되 있었다.
그런 이슬이의 모습을 본 철하는 황급하게 사과를 했다.
“미, 미안!”
고개까지 숙이며 사과를 하는 철하를 바라보며 이슬이가 옷과 머리칼을 만지며 말했다.
“괜찮아…. 오히려 철하가 키스 해줘서 좋았는걸…. 근데 나도 너무 흥분돼서…. 오히려 내가 못 참을까봐. 내가 더 미안….”
웃으며 말하는 이슬이를 보며 철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효린과 사귄 이후 여자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기도 했다.
아무 말이 없는 철하를 보며 이슬이가 다시 소파에 누우며 말했다.
“심각하게 생각 하지마. 바보야. 같이 영화나 보자.”
“어, 어….”
어색하게 이슬이의 옆에 눕는 철하. 이슬이는 그런 철하의 팔을 잡아 빼며 자신이 팔베개를 했다.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는 철하에게 이슬이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좀 편하네.”
자신을 바라보며 아무렇지 않게 미소지어주는 이슬이를 보며 철하도 같이 웃었다.
*
비디오를 보고 나오자 밖은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 있던 곳으로 가자 이미 예쁜 형형색색의 밝은 빛들이 트리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와! 예쁘다!”
이슬이는 크리스마스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보며 신난다는 듯 말했다. 철하가 보기에도 크리스마스트리는 너무 예뻤다.
“예쁘지? 예쁘지?”
이슬이가 철하를 보며 유난스럽게 말하자 철하도 웃으며 말했다.
“응. 이슬아. 정말 예쁘다.”
둘이 그렇게 신나게 구경하던 도중 즉석카메라를 목에 건 아저씨가 다가오며 잘 어울린다며 사진 한 장 찍으라고 말했다. 이슬이는 아저씨의 말에 신난다며 철하에게 사진을 찍자고 했다. 철하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트리 앞에서 다정하게 즉석 사진을 찍었다.
*
이슬이와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철하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슬이와 둘이 같이 논 것도 즐거웠고 키스를 한 것도 좋았다. 효린이 잊혀지는 것이 두려웠지만 오늘 이슬이와 논 하루는 솔직히 즐거웠다.
이슬이와 찍은 즉석사진을 지갑에서 꺼내어 보았다. 아름다운 빛을 뿜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다정하게 서서 찍은 사진….
오늘 있었던 일들을 즐겁게 떠올리며 사진을 보던 도중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자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였다.
“여보세요?”
[예. 안녕하세요. 병무청입니다.]
“예? 예.”
[김철하씨 2007년 1월 20일날 입영 신청하신거 접수되셨습니다. 다음주 목요일까지 병무청으로 오셔서 확인부탁드립니다.]
“어…. 저…. 에. 저 뒤로 안 밀렸나요?”
[예. 접수 되셨고요. 병무청에서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철하는 조용히 핸드폰을 닫았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던 입대를 하게 된 것이었다. 분명 나중으로 밀릴 것 같아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았는데 막상 이렇게 다음 달에 입대한다는 얘기를 듣자 약간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자신이 원해서 신청한 날짜가 아닌가…. 철하는 오히려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왠지 모를 작은 아쉬움이 밀려왔다.
*
철하는 입대 날짜가 결정된 뒤, 왠지 모르게 세상이 모두 새롭게 보였다. 전에는 눈여겨보지 않던 주위 풍경들도 눈에 들어오고 맛없게 느껴지던 오래된 반찬들도 너무 맛있게 느껴졌다.
그런 생활을 하던 도중 철하는 오늘이 자신의 생일임을 알았다. 이슬이에게는 서로 장난칠 때 말했었지만 진원이와 지희에게는 12월이라고만 말했을 뿐 따로 날짜는 말하지 않았다.
쓸쓸한 생일…. 멍하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도중에 문 앞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철하야! 김철하!”
이슬이의 목소리…. 멍하니 누워 있던 철하는 깜짝 놀라 일어나며 방문을 열었다. 빨간색의 코트에 검은색의 짧은 치마를 예쁘게 차려입고 케이크 상자를 들고 있는 이슬이….
“어…. 이슬아…. 왠일이야?”
철하는 놀라서 이슬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슬이는 씨익 웃으며 케이크 상자를 철하에게 내밀었다.
“오늘 너 생일이잖아! 혼자 외로워하고 있을 너 생각해서 생일 축하해주러 왔지!”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얼떨결에 생일 케이크를 받아 들었다. 그러자 이슬이는 거침없이 철하의 방안으로 들어오며 코트를 벗었다.
이슬이는 빨간색의 코트를 벗고 자리에 앉으며 철하에게 말했다.
“어서 너도 이리와 앉아. 생일 케이크 해야지!”
철하는 이슬이의 말에 얼떨결에 이슬이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철하는 비록 이슬이 혼자뿐이지만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일부러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기쁜 얼굴로 촛불을 끈 철하에게 이슬이는 생일 축하한다며 손바닥으로 등을 세게 내리쳤다.
“악!”
철하가 소리를 지르며 몸을 꼬자 이슬이는 장난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생일빵이야.”
철하는 이슬이를 한번 째려 본 뒤 칼을 들어 케이크를 잘랐다. 케이크를 자르던 도중 문득 다음 달에 군대를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해야 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슬이에게는 꼭 말해야 했다.
생일 케이크를 자르다 말고 갑자기 표정이 심각해지는 철하를 이슬이가 이상스레 쳐다봤다.
“왜 그러냐. 너?”
“나…. 다음 달에 군대 간다.”
“어…? 뭐?”
잘못 들었다는 듯 반문하는 이슬이에게 철하가 다시 말해주었다.
“군대 간다고….”
“아….”
잠시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슬이는 묵묵히 케이크를 자르는 철하를 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진원이와 지희에게는 말했어?”
“아니…. 뭐하러 말해. 군대가는게 뭐 대수라고. 그리고 걔들 분명히 미안하게 송별회다 뭐다 한다고 할 테니까. 어차피 이슬이 너가 알고 있으니까 괜찮잖아. 나중에 너가 말해줘.”
철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케이크를 잘랐다. 이슬이는 철하이 군대 간다는 말에 일순간 가슴이 답답해졌으나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그러자 슬슬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야. 김철하.”
철하는 이슬이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그러자 이슬이는 재빨리 손에 케이크 크림을 묻혀 철하의 얼굴에 발랐다.
“앗!”
철하는 깜짝 놀라며 피하려 했으나 이미 크림을 얼굴 한가득 묻혀버리고 말았다.
“푸하핫.”
얼굴에 크림범벅을 한 철하의 모습에 이슬이가 깔깔 거리며 웃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철하가 아니었다. 철하도 크림을 잔뜩 찍어서 이슬이의 얼굴에 바르려 했다.
“으앗!”
이슬이는 비명을 지르며 철하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녔다. 한참 동안을 서로의 얼굴에 크림을 묻히려 난리를 피우던 도중 이슬이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고 말았다.
“아얏!”
이슬이가 넘어지자 놀란 철하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키려 했지만 이슬이의 치마를 보고 그 자리에 자신도 모르게 멈추어 섰다.
이슬이가 넘어지면서 검은색의 짧은 치마가 위로 뒤집혀져 버린 것이다. 그러자 그녀의 중요한 곳을 부끄럽게 가리고 있는 검은색의 팬티가 드러났다.
순간적으로 방에 정적이 흘렀다. 철하는 뒤집혀진 치마 아래로 드러난 검은색의 팬티와 그 아래로 미끈하게 드러나 있는 하얀색의 다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슬이는 그런 철하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치마를 내려 팬티를 가릴 생각을 하지 않고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잠시간을 그렇게 있던 이슬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철하야….”
멍하니 이슬이의 하얀 다리와 검은 팬티를 바라보던 철하는 이슬이의 목소리에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어, 어?”
“나 예쁘니?”
이슬이의 물음에 철하는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이슬이는 확실히 예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예쁜 여자들인 지희, 민아, 효린과 더불어 가장 예쁘다. 게다가 그들보다 훨씬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고 몸매도 좋다. 당연한 걸 묻는다고 생각한 철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철하의 끄덕임에 이슬이는 방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며 철하에게 다가가 철하의 얼굴을 두손으로 살짝 감싸 쥐었다.
이슬이의 행동에 놀라 가만히 있는 철하의 얼굴에 이슬이의 붉은 혀가 살며시 다가왔다. 이슬이의 혀는 천천히 철하의 얼굴에 묻은 크림들을 핥기 시작했다.
철하는 이슬이의 부드럽고 뜨거운 혀의 느낌에 살짝 몸을 움찔거렸다. 철하의 얼굴에 묻은 크림을 이리저리 핥던 이슬이는 이윽고 철하의 입술로 혀를 가져갔다. 철하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은 이슬이의 혀는 곧 철하의 입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얼떨결에 이슬이에게 키스를 당한 철하는 손을 뻗어 이슬이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쌌다. 둘은 그렇게 서로의 혀가 뒤엉키며 잠시 동안 진한 키스를 했다.
잠시 후 철하에게서 얼굴을 뗀 이슬이가 멋쩍게 웃었다.
“헤헤…. 요즘 우리 키스 많이 한다….”
“응….”
철하도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이제 케이크 좀 먹자.”
이슬이는 케이크를 바라봤다. 그러나 케이크는 이미 이리저리 엉망이 된 상태였다. 엉망이 된 케이크를 본 철하와 이슬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주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
그나마 케이크의 멀쩡한 부분을 나눠 먹은 둘은 잠시 후 이슬이가 집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이제 몹시 추워진 날씨에 이슬이는 철하의 팔에 평소보다도 더욱 바짝 달라붙었다. 철하도 그런 이슬이의 행동이 좋았기 때문에 그저 웃으며 바라봤다.
정류장에 도착해 헤어질 때가 되자 이슬이가 빙글 돌며 철하에게 물었다.
“며칟날 간다고 했지?”
“응…. 다음달 20일.”
“그래…. 그럼 내가 그전에 또 연락할게. 잘 지내고 있어라.”
이슬이의 말에 철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철하에게 이슬이는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 후 버스에 올라탔다.
이슬이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철하는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효린과 헤어진 장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또 다시 효린과 헤어진 날이 떠올랐다. 그 날의 죽도록 슬펐던 감정…. 지금은 그 감정이 약간 흐릿해졌다고 느끼고 있다. 이슬이가 자신의 마음에 조금씩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철하는 자신의 주머니 속에 있는 지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지갑을 열자마자 보이는 효린의 증명사진과 스티커 사진….
“효린아 미안….”
철하는 작은 소리로 말하며 효린의 사진 위에 이슬이와 함께 찍은 즉석사진을 올려 놓았다.
#27. 안녕
‘다음 주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구나….’
철하는 달력을 보며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별거 아니라고, 누구나 가는 군대라고 의연하게 생각하려 했지만 막상 다음 주로 다가오니까 슬며시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철하는 슬슬 시골집에 들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음먹은 다음날 바로 시골집에 내려갔다. 가족들은 다음 주면 군대에 가는 아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추석 이후 또다시 오랜만에 가족들과 둘러 앉아 저녁식사를 하였다. 아버지는 군대에 간다는 아들을 두고도 여전히 엄하고 강직하신 분이셨고 어머니는 이제 군대 갈 아들이 걱정스러운지 연신 손과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저녁식사를 먹던 도중에 어머니께서 철하에게 말씀하셨다.
“너 군대 가면 서울 집은 옆집누나가 쓰기로 했어. 옆집누나 이제 서울 올라가서 산단다.”
어머니의 말씀에 철하는 윤하를 바라보았다. 윤하는 철하에게 씨익 웃어 보이며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하였다.
“예. 그럼 열쇠는 주인집 아주머니께 맡기고 갈게요.”
“여기서 안 들어 갈거니? 서울에서 들어갈거냐?”
“응. 그냥 서울에 혼자 있다가 들어갈게요. 뭐 군대 가는게 별건가요. 그냥 들어갔다가 백일휴가 때 오면 되죠.”
군대 갈 때 혼자 가겠다는 철하의 말에 어머니께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셨다. 그러나 옆에 계시던 아버지는 철하의 말에 찬성하셨다.
“그래. 잘 생각했다. 군대 가는 것이 뭐 대수라고 가족들이 줄줄이 따라가. 잠깐 어디 갔다 온다고 생각하면 되지!”
아버지의 말씀에 어머니께서 반대를 하려 하셨지만 아버지의 얼굴와 철하의 얼굴을 보고는 그만두셨다. 철하는 그런 어머니를 안심시켜드리듯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누구나 다 가는건데요.”
“그래….”
철하의 말에도 어머니는 연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셨다.
*
시골집에서 3일 동안 여유롭게 머물던 철하는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자취방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를 자르기로 하였다. 대학학교 때 항상 단정한 스포츠머리만 했기 때문에 짧은 머리는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 들어갔다고 조금씩 기르던 머리를 자르려니 아깝기도 하였다.
추운 날씨 속에 짧게 자른 머리를 이리저리 만지며 자취방으로 들어왔다. 짧게 잘린 머리로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니 정말 내일모레 군대 가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논산훈련소는 꽤 머니까 그냥 내일 내려가서 여유롭게 늦잠자고 들어가도록 하자….’
내일 내려갈 마음을 먹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철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들어 바라보자 -이슬이♡-라고 적혀 있었다.
“여보세요?”
[어이 군인 아저씨!]
“뭐야…. 아직 아니라고!”
이슬이는 자신의 놀림에 발끈하는 철하가 재밌는지 핸드폰 너머로 깔깔 웃었다.
[내일 모레 내려가니?]
“아냐. 내일 내려가서 늦잠 자고 여유롭게 갈려고….”
[응…. 가족들이랑 같이 가?]
왠지 조심스레 묻는 이슬이.
“아니 혼자 내려가….”
[혼자? 왜?]
철하가 혼자 내려간다는 말에 이슬이의 목소리가 조금 밝아졌다.
“그냥 뭐…. 내가 혼자 내려간다고 했어.”
철하의 말이 끝난 후 핸드폰 너머로 아무 말도 들려오질 않았다. 잠시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철하는 전화기가 끊긴 줄 알고 입을 열려 했다. 그러나 그때 이슬이의 조심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같이 가줄까?]
“뭐?”
[나 같이 가고 싶다고….]
이슬이의 말을 들은 철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슬이랑 같이 가면 자신도 좋았다. 거절할 이유도 특별히 없고 해서 허락하기로 했다.
“그래 같이 가자….”
철하가 허락하자 이슬이는 기쁜지 신나는 목소리로 변했다.
[헤헤. 좋아. 그럼 내일 몇 시에 가?]
철하는 이슬이에게 시간과 장소를 말해 준 뒤에 전화를 끊었다. 철하는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일 가서 여관에서 잘 생각인데 그럼 이슬이와 단 둘이 자게 될 것이 뻔하지 않는가. 철하는 그런 생각을 하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다음날 약속한 시간에 강남터미널로 가자 이슬이가 웃으며 철하를 맞아주었다. 이슬이는 철하의 짧은 머리를 보며 웃었다.
“푸핫. 머리 되게 웃기다. 역시 군인아저씨구나.”
“놀리지 마.”
철하는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쓰다듬는 이슬이의 손을 살짝 치운 뒤 논산으로 가는 표를 끊었다. 잠시 후 버스에 올라탄 뒤 자리에 앉자 철하는 이슬이에게 물었다.
“야. 너 괜찮아? 자고 갈꺼야?”
이슬이는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한 표정으로 철하를 바라봤다.
“당연히 자고 가지. 그럼 갔다가 바로 가냐?”
“아, 아니…. 방 두 개 잡지?”
“왜 두 개 잡어? 돈 아깝게. 하나 잡아서 같이 자자. 왜 이상하니?”
“아, 아냐…. 이상하긴….”
철하는 정말 이슬이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자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철하도 이내 신경을 끄기로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가던 도중에 이슬이가 살짝 잠이 들었다. 철하는 이슬이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았다. 분홍색의 반코트를 벗어 놓은 이슬이는 빨간색의 체크무늬 셔츠와 검은색의 짧은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다. 검은색의 짧은 주름치마 아래로 드러난 희고 긴 다리에는 무릎까지 오는 검은색 반스타킹을 신고 그 끝에는 검은색의 구두를 예쁘게 신고 있었다.
‘예쁘다….’
고양이 같은 눈을 살짝 감고 오똑하게 솟은 예쁜 코로 살짝살짝 숨 쉬며 자고 있는 이슬이의 모습은 정말 예뻤다.
*
논산에 도착하자 주위는 이미 해가 져서 어두워져 있었다.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은 철하와 이슬이는 근처 모텔에서 방을 잡기로 했다. 철하는 모텔의 숫자가 무척 많아서 아무 곳이나 깔끔해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모텔도 처음 와보는 철하였기에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카운터를 지키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저기…. 하룻밤 묵고 갈건데요.”
철하의 말을 들은 아주머니는 철하와 이슬이를 힐끗 쳐다본 뒤 말했다.
“3만원.”
“예….”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 철하는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며 돈을 꺼내려 했다. 그때 이슬이가 철하보다 빨리 돈을 꺼내 아주머니에게 주었다. 돈을 받은 아주머니는 철하에게 키를 건네며 207호로 가라고 말했다.
철하는 계단을 올라가며 이슬이에게 물었다.
“왜 너가 내고 그래?”
“너가 차표 끊어줬잖아. 그럼 당연히 내가 내는거지….”
웃으며 말하는 이슬이를 바라보며 철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계단을 올라가 복도를 조금 지나자 207호실이 보였다. 철하는 조금씩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밀어넣었다. 그 모습을 본 이슬이가 이상스레 물었다.
“너 왜 그렇게 떠냐?”
“어…. 나 이런데 처음이거든….”
“아….”
이슬이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슬이는 대학학교 다닐 적에 동네 여관이나 모텔에 자주 다녀서 익숙했지만 굳이 그런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간신히 문을 열고 들어간 철하에게 모텔 특유의 냄새가 확 풍겨왔다. 모텔은 작은 방에 침대와 소형 TV 및 화장대, 미니냉장고 그리고 화장실이 붙어 있을 뿐 보통 집과 별 다를 것이 없었다.
철하는 들어가서 뭘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 이슬이가 없으면 옷이라도 훌렁훌렁 벗고 씻고 침대에 누울 텐데 이슬이와 함께이니 뭘 해야 될지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 없이 멍하니 서 있는 철하에게 이슬이가 입을 열었다.
“안 씻니?”
“뭐, 뭐?”
철하는 이슬이의 안 씻냐는 말에 필요 이상으로 놀랐다. 왠지 말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자신이 지나치게 당황했음을 알고는 빨개진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씨, 씻어야지! 너 먼저 씻을래?”
철하의 당황한 목소리에 이슬이가 조용히 철하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잠시간 뜸을 들인 뒤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같이 씻을까?”
“…뭐?”
철하는 작지만 정확한 이슬이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철하에게 이슬이가 요란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꺄하하! 농담이야! 뭘 그리 놀라니? 너 먼저 씻어.”
“어, 어…. 그래.”
철하는 분홍색의 반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있는 이슬이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자신도 잠바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옷과 팬티를 벗은 뒤 샤워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줄기에 몸을 녹이자 조금씩 이슬이가 한 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같이 씻는 다는 상상을 하자 철하의 자지가 미친 듯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철하는 샤워를 하며 자신의 커진 자지를 곤란하게 내려다봤다.
“아…. 이슬이 생각 때문에 미치겠네….”
철하는 자신의 굵디굵은 자지를 움켜잡은 뒤 곤란한 듯 중얼거렸다. 한참 이슬이 생각으로 자신의 자지를 주무르고 있을 때 문이 벌컥 열렸다. 철하는 너무 놀라 손바닥으로 잘 가려지지도 않는 자신의 거대해진 자지를 가렸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슬이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철하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몸을 뻣뻣이 굳힌 채 이슬이의 알몸을 바라봤다. 이슬이의 몸매는 정말 예술 조각품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가는 목선과 어깨선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둥그렇게 솟은 가슴이 보였다. 이슬이의 가슴은 쳐지지도 않고 탄력 있게 가슴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작지도, 그렇다고 너무 크지도 않은 정말 주무르고 싶은 충동이 들게 하는 가슴이었다. 그리고 그 가슴 아래에는 철하도 자주 봤던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배와 세로로 예쁘게 갈라진 배꼽을 자랑하고 있었다.
또 두 손으로 살짝 쥐고 싶은 충동이 절로 들게 하는 미끈한 허리라인을 훑어 내려가면 섹시하게 발달된 골반과 엉덩이 라인이 보였다. 골반과 엉덩이 라인은 살이 약간 있는 허벅지와 길고 늘씬한 다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철하는 너무 놀란 탓에 그런 이슬이의 환상적인 몸매를 바라보면서도 커졌던 자지가 줄어들어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그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넋 놓고 이슬이의 몸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이슬이가 혀를 살짝 내밀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냥…. 같이 씻고 싶어서….”
철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벽에 기대어 자신의 자지를 가린 채 이슬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슬이는 철하가 아무 말도 없자 슬며시 뜨거운 물줄기가 나오는 샤워기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움찔하며 놀라는 철하를 무시한 채 온 몸에 골고루 물줄기를 받기 시작했다.
잠시간 동안 물줄기를 받던 이슬이는 멍하니 있는 철하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그냥 샤워해….”
“어, 어….”
이제야 조금 정신이 돌아온 철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이슬이가 왜 들어왔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슬이가 자신을 많이 좋아하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다. 게다가 요즘엔 자신도 이슬이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이렇게 같이 있는 것이 싫을 리가 없었다.
어쨌든 샤워기 하나로 같이 씻으려니 둘의 몸이 닿는 건 당연지사. 철하는 자신의 팔이 이슬이의 팔에 살짝만 닿아도 움찔거리며 물러났다.
철하는 샤워를 하면서 이슬이의 몸매를 슬쩍 훔쳐봤다. 미끈한 몸매를 따라 샤워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장면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그 물줄기가 둥그런 가슴을 따라 미끈한 배를 적시며 떨어져 내려와 마침내 보지털을 한 갈래로 모으며 떨어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장면이었다.
철하는 이슬이의 둥그런 가슴과 젖어서 늘어뜨려진 검은 보지털을 보자 다시 자지가 미친 듯이 커짐을 느꼈다.
‘아…! 제길 안 돼!’
그러나 그것이 안 된다고 안 되는 일이 아니다. 철하의 자지는 이성과는 상관없이 본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며 미친 듯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슬이도 철하와 마찬가지로 샤워를 하면서 철하를 힐끔거리며 훔쳐봤다. 아무리 개방적이고 활발한 이슬이라지만 오랜 시간 동안 짝사랑한 남자 앞에서 알몸으로 샤워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결심하기까지 밖에서 얼마나 고민해야 했는가. 고민한 끝에 오늘 보면 한참 뒤에나 볼 테니 용기를 내어 과감하게 옷을 벗고 들어온 것이다.
철하의 몸을 훔쳐보던 이슬이는 철하의 자지가 커지는 것을 보고는 숨이 막혀왔다. 당연히 자신을 보고 이렇게 흥분한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이슬이도 조금씩 몸이 떨리며 흥분되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철하의 자지였다. 가끔 집에서 철하와 섹스를 나누는 상상을 하며 혼자 자위를 하던 때나 떠올리던 철하의 굵디굵은 자지였다.
그렇게 둘은 서로 흥분한 마음을 가지고 아무 말 없이 각자의 몸에 물을 묻히고 있었다. 철하는 몸을 살짝 돌려 자신의 자지가 이슬이에게 안보이도록 최대한 애 썼다. 그러나 흥분되고 이상야릇한 느낌이 드는건 사실이다. 오히려 이슬이 쪽으로 과감하게 몸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윽고 물을 묻히던 이슬이는 철하 쪽에 있는 바디샴푸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와중에 한 발짝 앞으로 내딛었는데 공교롭게도 이슬이의 허벅지가 철하의 자지에 닿고 말았다.
“앗!”
철하는 갑자기 이슬이의 물 묻은 미끈한 허벅지가 자신의 자지에 닿자 너무 놀라 엉덩이를 뒤로 뺐다. 이슬이도 자신의 허벅지에 철하의 꺼떡거리는 뜨거운 자지가 닿자 너무 놀라 기우뚱 거리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아얏!”
이슬이는 양 손을 뒤로 짚으며 양 무릎을 세운 채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 덕분에 이슬이의 시커먼 보지가 완전히 드러나게 되었다. 철하는 이슬이를 일으켜 세우려다가 너무 놀라 눈이 커졌다. 그러나 이내 곧 눈을 질끈 감고 이슬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괘, 괜찮아?”
이슬이는 엉덩이가 아픈지 얼굴을 찡그리며 철하의 손을 잡고 힘겹게 일어섰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몇 번 문지른 뒤 바디샴푸를 집어 샤워타월에 뿌린 뒤 자신의 몸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철하도 샤워타월에 바디샴푸를 묻혀서 몸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둘의 몸은 거품으로 뒤덮였다. 이슬이는 자신의 몸을 미끈미끈하고 부드러운 바디샴푸로 문지르다가 조금씩 묘한 느낌이 오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옆에는 붉게 달아오른 채로 꺼떡거리며 움직이는 철하의 자지가 보이니 흥분 안할 수가 없었다. 조금씩 자신의 몸을 문지르던 이슬이는 손을 가져가 자신의 가슴을 살짝살짝 주무르기 시작했다. 철하가 옆에 있기에 노골적으로는 주무르지 못했고 바디샴푸로 씻는 척 하면서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이슬이의 적갈색 유두가 빳빳하게 일어서기 시작했다.
철하도 나름대로 자지를 살짝살짝 문지르고 있었다. 안 그러면 이 흥분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생각 같아선 이슬이를 돌려 세우고 바로 박아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면 안 되는 걸 알기에 억지로라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화장실 안은 샤워 물줄기 소리만 들리며 묘한 분위기에 휩싸여 갔다. 이슬이는 조금씩 자신의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느껴졌다. 숨이 거칠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보지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을 알았다. 이슬이는 자신이 보지물이 무척 많은 스타일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번 흥분하기 시작하면 주르르 흘러내릴 정도로 나온다는 것을 알기에 걱정이 되었다. 이미 샤워 물줄기에 섞여서 자신의 길고 미끈한 다리를 통해 흘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철하가 알아주기도 바랬다. 자신이 흥분해서 보지물이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철하가 알아차렸으면 싶었다.
이슬이가 한참 야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철하가 다시 물줄기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몸에 묻은 거품을 닦아 내기 시작했다. 여전히 자지는 커져서 꺼떡대고 있는 상태였다. 이슬이도 철하의 그런 자지를 슬쩍 바라본 뒤 물줄기로 들어가 자신의 몸에 묻은 거품을 닦아 냈다.
이윽고 둘은 모든 거품을 닦고 샤워기를 끄자 어색한 분위기가 되었다. 철하는 수건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데 이슬이가 있으니 발기한 자지를 앞세우고 가기가 뭐해서 서 있었고 이슬이는 자신의 보지에서 흐르는 물이 철하에게 들킬까봐 가만히 서 있었다.
“저….”
이윽고 철하가 가려지지도 않는 자지를 가린 채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이슬이는 가만히 화장실 바닥만 쳐다보다가 철하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 어?”
“안 나가?”
“나, 나가야지! 너 먼저 나가….”
“그, 그래…. 그럼 저 수건 좀….”
이슬이는 철하가 가리킨 수건을 꺼내 주었다. 철하는 수건으로 자신의 자지부분을 덮어서 나가려고 했으나 볼록 튀어나온 것이 더 민망해서 살짝 가리고 나가기로 했다. 자신의 옷을 집어 들고 밖으로 나온 철하는 몸에 묻은 물기를 이리저리 씻고 있는데 이슬이가 수건으로 앞을 살짝 가린 채 밖으로 나왔다.
철하는 멍하니 이슬이를 바라봤다. 머리를 감진 않았지만 검고 긴 머리에 살짝 물기가 묻어 찰랑이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슬이는 철하를 슬쩍 쳐다 본 뒤 옷도 입지 않은 채 침대로 가서 살짝 앉았다. 철하는 이슬이가 옷도 입지 않고 침대에 앉자 야한 생각이 끊임없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자신의 자지를 수건으로 가린 채 멍하니 서 있는 철하를 보며 이슬이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여기 와서 앉아….”
철하는 이슬이의 거부할 수 없는 말에 얼떨결에 끌려가듯이 침대로 가 앉았다. 둘은 알몸인 상태로 중요한 부위만 수건으로 살짝 가린 채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철하와 이슬이 둘 다 머릿속에는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섹스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먼저 말을 꺼내기가 두려웠다. 먼저 손을 올려서 끌어안기도 부끄러웠다. 원래 그런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미 서로 무언의 허락을 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기가 힘들었다.
이슬이는 내심 철하가 먼저 자신을 안아주길 바랬고, 철하는 이슬이가 리드해주길 바랬다. 그렇게 서로 엇갈린 기대 속에 벽에 걸려있는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적막한 방을 채우고 있었다.
이슬이는 가만히 앉아 있는 와중에도 자신의 보지물이 계속해서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흥분해 있는 상태인데 옆에 좋아하는 남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하고 있는 것이 더욱 그녀를 흥분케 만들었다.
이슬이는 길고 늘씬한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 하며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슬이는 재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철하는 갑자기 그녀가 일어서자 놀랐으나 화장실로 간 것을 알고 안도 반 아쉬움 반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슬쩍 고개를 돌렸는데 그녀가 앉았던 침대시트에 젖은 자국이 눈에 띄었다. 철하는 놀라움으로 떨리는 손길을 천천히 젖은 자국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슬쩍 만져보자 미끈하면서도 끈적한 액체가 철하의 손에 묻어나왔다. 여자 특유의 보지물….
…못 참겠다. 철하의 이성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슬이의 흥분해서 흘러내린 보지물까지 보았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철하는 벌떡 일어나서 이슬이가 들어간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잠겨 있지 않은 화장실 문을 벌컥 열자 이슬이가 허리를 숙이고 엉덩이를 문 쪽으로 한 채 휴지로 자신의 보지물을 닦고 있었다. 덕분에 훤히 벌어진 이슬이의 엉덩이 사이로 항문과 시커먼 보지를 볼 수 있었다.
한참 자신의 보지를 닦던 이슬이는 갑자기 철하가 들어오자 놀라며 몸을 일으키려했다. 그러나 흥분한 철하의 행동이 빨랐다. 철하는 이슬이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곧바로 자신의 자지를 밀어 붙였다. 저돌적인 철하의 자지는 이슬이의 항문 아래쪽에 부딪히더니 미끄러지듯 시커멓게 벌어진 보지 사이로 단번에 들어갔다.
“아!”
이슬이는 갑자기 자신의 보지에 철하의 자지가 들어오자 높은 신음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이미 젖을 대로 푹 젖은 데다 경험이 많은 이슬이라 고통은 없었다. 오히려 쾌감의 극치만이 이슬이의 몸을 휘감았다.
단번에 이슬이의 보지로 들어간 철하는 이슬이의 허리를 부여잡고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헉, 헉! 이슬아! 괜찮지…? 해도 괜찮지?”
“으응! 아…! 처, 철하야…. 나 되게 경험 많은 여자애야! 아흑응! 너, 너가 상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으흑! 그래도 괜찮니? 응으! 이런 내가 괜찮겠어?”
“괜찮아! 헉, 헉! 이슬아…. 너랑 너무 하고 싶었어!”
“아! 나, 나도 철하 너랑 하고 싶었어! 아흑! 아응!”
이슬이는 자신의 양 무릎을 잡고 허리를 숙인 채 철하의 격렬한 허리 움직임을 버티고 있었다. 철하는 조그만 화장실 안에 퍽퍽거리는 소리가 울릴 정도로 세차게 이슬이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박아대었다.
“아흐윽…!”
이슬이는 자신의 몸이 조금씩 밀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철하가 세게 밀어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점차 밀리던 이슬이의 몸은 화장실의 차가운 벽에 닿았다. 이슬이는 자신의 무릎에 짚고 있던 두 손을 들어 차가운 화장실 벽을 짚었다. 그러나 그것도 점차 밀려서 이제 이슬이의 둥그런 가슴은 화장실 벽에 이리저리 찌그러지게 되었다.
“아응…. 아! 철하야! 아으응아…!”
철하가 자지를 세게 밀어붙일 때마다 이슬이의 둥그렇고 탄력 있는 가슴이 화장실의 차가운 벽에 이리저리 문질러졌다.
그렇게 한참을 이슬이의 보지에 밀어붙이던 철하는 자신이 사정할 것 같자 거친 숨소리를 내며 말했다.
“헉, 헉! 이슬아! 싸도 돼?”
“으응! 아응! 안에다 싸도 괜찮아!”
철하는 이슬이의 말을 듣자 몇 번 빠르게 움직인 뒤 이슬이의 보지 안에 깊숙이 자지를 박았다.
“아흐응…!”
이슬이는 자신의 보지 안에 철하의 뜨거운 정액이 가득 차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며 눈을 감았다.
철하는 이슬이의 보지가 자신의 자지를 꽉꽉 조이며 정액을 뽑아주는 것을 느끼고는 강렬한 쾌감에 온 몸을 떨었다.
“헉, 헉….”
철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이슬이의 보지 안에서 자지를 슬쩍 뽑았다.
“아!”
이슬이는 오랜만에 느끼는 섹스의 쾌감에 여전히 벽을 짚은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런 이슬이의 보지에서 보지물과 섞인 허여멀건 정액이 긴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잠시간을 그러고 있던 이슬이가 천천히 허리를 세우더니 샤워기를 틀었다. 이슬이의 둥그런 가슴은 화장실 벽에 이리저리 문질러져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의 가슴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미, 미안해. 아프니?”
철하의 사과에 이슬이가 생긋 웃었다.
“아냐…. 오히려 더 짜릿하던 걸….”
이슬이는 샤워 물줄기로 자신의 몸과 보지를 문질러 닦더니 철하를 물줄기 속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철하의 몸을 이리저리 닦아주며 말했다.
“좋았니?”
“응….”
“근데 왜 갑자기 그렇게 뒤에서 넣었어. 놀랬잖아….”
“미, 미안…. 너무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철하의 말에 이슬이가 피식 웃으며 다시 철하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 주기 시작했다. 철하는 이슬이의 부드러운 손이 자신의 몸을 훑고 자신의 자지는 물론이거니와 항문까지 구석구석 만져주며 닦아주자 조금 처져 있던 자지가 다시 급격하게 발기하기 시작했다.
그런 철하의 자지를 보며 이슬이가 웃었다.
“금방 커지는 구나….”
철하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다시 이슬이와 하고 싶었다. 그때 이슬이가 철하를 반대로 돌려세우며 말했다.
“철하야 허리 숙여봐.”
“뭐?”
“잠깐 허리 숙여봐.”
철하는 이슬이의 말에 얼떨결에 허리를 숙였다. 그러자 엉덩이가 살짝 벌어지며 자신의 항문이 이슬이에게 적나라하게 노출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이슬아….”
철하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슬이를 불렀지만 이슬이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헤에…. 철하 똥구멍 주위에 털이 많이 나있구나.”
부끄러운 소리를 서슴없이 하는 이슬이에게 놀라며 철하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이슬이가 빨랐다. 이슬이는 빨간 혀를 살짝 내밀어 철하의 항문을 핥았다.
“앗! 뭐하는 거야!"
그러나 이슬이는 철하를 잡고 놓질 않았다. 오히려 동시에 한쪽 손을 앞으로 해서 철하의 자지를 문질렀다.
이슬이는 철하의 항문을 혀로 후벼 파듯 핥고 살짝살짝 집어넣기도 하며 동시에 오른손으로는 철하의 자지를 연신 문질러 대고 있었다.
철하는 평생 처음 느껴보는 야릇한 쾌감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더, 더러워…. 이슬아….”
“으음…. 괜찮아…. 깨끗해.”
이윽고 철하는 한번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쾌감을 느끼며 빠른 시간에 정액을 분출했다.
“으읏!”
철하는 짧은 신음을 흘리며 많은 양의 정액을 내 뿜었다. 허여멀건 정액이 후투툭 소리를 내며 화장실 바닥에 흩뿌려졌다. 이슬이도 철하의 자지를 문지르던 자신의 손에 뜨거운 액체가 묻자 사정했음을 알고, 철하의 자지를 쥐어짜듯 앞뒤로 문지르며 남은 정액을 빼내주었다. 그 와중에도 철하의 항문을 핥기를 멈추질 않았다.
한참을 문질러 철하의 남은 정액을 뺀 이슬이가 이윽고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철하도 천천히 허리를 폈다. 철하는 자신의 항문에서 느껴지던 쾌감의 여운이 가시질 않아 다리가 후들 거렸다.
“어때? 좋아?”
이슬이가 웃으며 말하자 철하는 정신이 없다는 듯 말했다.
“으응…. 너무 좋았어…. 현기증이 날 정도야….”
“푸핫. 내일 들어가서 엄청 피곤해 하는거 아니니?”
이슬이가 놀리자 철하는 웃으며 그럴지도 모른다고 했다. 어느새 시계는 벌써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둘은 양치를 하기로 했다. 샤워도 같이 했으니 이제 양치쯤이야 서로에게 별것도 아니었다. 둘은 나란히 서서 거울을 보며 양치를 했다.
거울에는 이슬이가 칫솔질을 할 때마다 둥그렇고 뽀얀 가슴이 탄력 있게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철하는 거울로 멍하니 그런 이슬이의 가슴을 보았다. 검은 보지털도 보였지만 이슬이의 가슴이 정말 예뻤다.
이슬이는 철하의 시선을 느꼈는지 양치칠을 하다가 말했다.
“내 가스이 그러에 예쁘니?”
철하는 양치질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슬이의 가슴은 정말 예뻤다. 뽀얗고 둥그런 가슴은 쳐지지도 않고 탄력 있는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천천히 철하의 자지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거울로 보이는 이슬이의 모습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이슬이도 양치질을 하며 철하의 자지가 다시 커진 것을 보았다. 그리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가서 하언 더 하자.”
이윽고 양치를 마친 둘은 몸에 묻은 물기를 닦고 밖으로 나왔다. 이슬이는 새하얀 이불이 덮여 있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양 무릎을 세우며 다리를 살짝 벌리고 철하를 바라봤다.
철하의 눈에 이슬이의 시커먼 보지가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침대로 다가간 철하는 이슬이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올렸다. 그러자 이슬이의 손이 철하의 자지를 잡고는 자신의 보지로 밀어 넣었다.
“응!”
이슬이의 보지 안은 아까 철하가 한번 사정해서인지 매우 미끌미끌하였다. 이윽고 철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는 너무 흥분해서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였지만 이미 두 번이나 사정을 하고 나자 이성이 어느 정도 돌아온 상태였다. 이제 이슬이의 보지 안을 천천히 느끼며 움직이고 있었다.
“아…. 음응. 철하야…. 너꺼 되게 굵다….”
이슬이는 달뜬 신음 소리를 내며 철하의 느릿느릿한 허리 움직임에 맞춰 가느다란 허리를 돌렸다. 천천히 이슬이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움직이던 철하는 양손으로 이슬이의 뽀얀 가슴을 움켜잡았다. 옷 위로 만져본 적은 두어번 정도 있었지만 이렇게 부드러운 맨살로 만지는 적은 처음이었다. 이슬이의 가슴은 한손에 들어오는 정말 만지기 딱 좋은 크기였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탄력이 끝내줬다.
철하는 이슬이의 뽀얗고 탄력 있는 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쥔 채 이리저리 문질렀다. 이슬이는 옅은 신음소리를 내뱉으면서 고개를 살짝 들어 철하의 그런 손길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철하는 머리를 숙여 이슬이의 젖꼭지를 살짝 빨았다.
“아…!”
이슬이는 철하의 목을 양 팔로 가볍게 감싼 채 눈을 감고 철하의 혀를 즐겼다. 철하의 혀는 이슬이의 젖꼭지와 그 부근을 꾹꾹 누르듯 핥고, 이빨로 살짝 살짝 깨물기도 하였다. 철하가 살짝 깨물 때마다 이슬이는 몸을 이리저리 움찔거리며 비틀었다.
한참을 그렇게 이슬이의 가슴을 빨던 철하는 허리 움직임을 조금씩 빠르게 하기 시작했다.
“하윽…. 하아응!”
이슬이는 철하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하자 하얗고 긴 다리를 들어 철하의 허리에 감았다. 철하도 이슬이의 몸을 덮듯 목을 끌어안고 허리를 세차게 움직였다.
“아응…. 아! 아! 좋아…! 아윽!”
방안에는 이슬이의 높은 신음소리와 함께 보지에서 물 튀기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가 박을 때마다 이슬이의 보지 안에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튀었다. 이슬이의 보지 밑에 있는 하얀 이불이 푹 젖을 정도였다.
이윽고 퍽퍽 소리가 날정도로 세차게 박아대던 철하는 이슬이의 귀에 대고 급하게 말했다.
“허억, 헉! 이슬아! 싸, 싼다!”
“아응! 아흥! 으응!”
이슬이는 그때 노래방에서 강제로 당했던 섹스를 빼면 거의 2년 만에 즐기는 섹스였기에 엄청난 쾌감을 느꼈다. 눈을 감고 제대로 대답도 못하며 철하의 몸에 매달리듯 꼭 끌어안은 채 연신 허리를 돌렸다.
“허윽!”
이윽고 철하는 이슬이의 보지에 깊숙이 자지를 박은 채 몸을 경직 시켰다. 이슬이의 보지 안에 사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벌써 오늘만 이슬이 보지 안에 두 번째 싸는 것이었다. 이슬이는 철하가 세 번째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양의 뜨거운 정액을 자신의 보지 안에 뿜는 것을 느꼈다.
“하아, 하아….”
방안에는 땀으로 범벅이 된 두 사람이 꼭 끌어안은 채 거칠어진 숨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
둘은 그렇게 섹스를 즐기고 잠이 들었다. 철하는 쉬지 않고 세 번이나 사정해서 무척 피곤하였다. 이슬이도 오랜만에 섹스를 즐겨서인지 금세 잠이 들었다.
철하는 군대에 관한 걱정도 잊은 채 꿈속에서 이슬이와 계속해서 섹스를 즐기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자신의 위에 올라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졸린 눈을 살며시 떴다.
눈을 뜨자 자신의 배 위에 올라타 있는 이슬이의 눈과 마주쳤다. 이슬이는 철하가 눈을 뜨자 긴 머리를 귀 뒤로 살짝 넘기며 눈웃음으로 인사를 하였다.
“잘 잤니?”
“어, 어….”
맑은 아침햇살에 반사되어 보이는 이슬이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둘 모두 옷을 입지 않은 채 잠들었기에 이슬이는 아침햇살에 아름다운 몸매와 뽀얀 피부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철하의 배에 올라타 있던 이슬이는 몸을 살짝 일으키더니 손을 아래로 내려 아침부터 굵어져 있는 철하의 자지를 잡았다.
“앗!”
철하는 깜짝 놀라 몸을 움찔 거렸다. 그러나 이슬이는 아랑 곳 없이 철하의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맞추더니 눌러 앉았다.
“윽!”
“아응!”
철하와 이슬이가 동시에 옅은 신음소리를 냈다. 철하는 아침부터 이슬이의 보지를 느끼니 정말 꿈만 같았다. 자고 일어난 이슬이의 보지는 이미 약간 촉촉해져 있어서 철하의 자지가 들어가기 딱 알맞았다.
이슬이는 자신의 보지를 철하의 자지에 끼워 맞춘 뒤 두 손으로 철하의 배를 짚고 잠시 눈을 감고 그 느낌을 즐겼다.
이윽고 이슬이가 천천히 엉덩이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철하는 침대에 누워서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뽀얀 가슴을 탄력적으로 출렁이며 엉덩이를 들썩이는 이슬이를 보며 엄청난 쾌감에 휩싸였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의 뽀얀 가슴이 너무나 섹시해서 두 손을 뻗어 움켜잡았다.
“아…!”
한참 눈을 감고 엉덩이를 들썩이던 이슬이는 자신의 가슴을 철하가 움켜잡자 옅은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이슬이는 들썩이던 엉덩이를 멈추고 자신의 양 가슴을 움켜잡고 있는 철하의 손을 슬쩍 봤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철하를 바라봤다.
철하는 갑자기 이슬이가 자신을 바라보며 움직임을 멈추자 당황했으나 이슬이의 가슴을 움켜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손에 힘을 주어 이슬이의 뽀얗고 부드러운 가슴을 천천히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런 철하를 바라보고 있던 이슬이의 고양이 같은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철하는 너무나 놀라 이슬이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던 두 손을 놓으며 말했다.
“미, 미안해…. 안 만질게….”
철하는 이슬이가 자신이 가슴을 만져서 운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자 이슬이가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아, 아냐…. 흑….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나봐…. 흑, 흑…. 으앙!”
이윽고 눈물을 닦으며 말하던 이슬이가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며 철하에게 안겼다. 그러자 이슬이의 보지에 들어가 있던 철하의 자지가 나왔다. 철하의 자지는 이미 이슬이가 눈물을 보일 때부터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철하는 지금 자신의 자지가 뽑힌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갑자기 이슬이가 울음을 터트린 것이 문제였다.
“왜, 왜 울어…?”
놀란 철하는 이슬이를 안고 등을 다독이며 물었지만 이슬이는 계속해서 철하를 안은 채 울기만 할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슬이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생각했다.
‘철하야…. 나 너 보고 싶어서 어떡하냐…. 나 너가 너무 좋은데 어떡하냐…. 나 만지면서 그렇게 행복해하는 얼굴 자주자주 보게 진작에 내가 용기내어 다가갈 걸…. 나 정말 너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
이런 이슬이의 생각을 알리 없는 철하는 자신 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이슬이를 위로했다.
*
결국 이슬이는 한참을 운 뒤에야 빙긋 미소를 지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시계를 보자 이미 11시가 넘어 있었다. 이슬이는 마지막에 예쁘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특유의 아이라인을 더욱 섹시하게 그렸다. 철하는 화장을 안 한 이슬이도 예뻤지만 화장을 하고나면 정말 연예인 뺨칠 정도로 예쁘다고 생각하였다. 이윽고 둘은 밖으로 나갔다. 1월 20일의 겨울은 무척이나 추웠다. 이슬이는 분홍색의 반코트와 검은색의 짧은 주름치마를 예쁘게 입고는 철하의 오른팔에 꼭 매달려서 붙어 다녔다. 여기저기에 여자친구와 함께 온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들 이슬이의 예쁜 얼굴을 보며 부러운 듯이 힐끔 거렸다.
둘은 근처에 있는 분식집에서 간단하게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연무대로 향하였다. 평소 활발하고 말이 많던 이슬이는 철하의 옆에 꼭 붙어 있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땅바닥만 보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연무대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머리를 짧게 깎고 입대하는 사람부터 그들의 가족, 친지, 여자친구 등….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그 틈 속에서 철하와 이슬이는 꼭 붙어서 움직였다. 입영장병 대기석에 나란히 앉아 있을 동안에도 둘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슬이는 자신의 손만 만지작거리며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눈치 없는 철하는 갑자기 이슬이가 왜 그러는지 몰랐다.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말을 잘못 꺼냈다간 오히려 분위기가 어색해 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색함 속에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정해진 순간이 찾아왔다.
“입영장병들은 연병장으로 집합해주시길 바랍니다.”
장내에 울려 퍼진 커다란 방송. 이슬이는 그 소리에 너무 놀라 고개를 들어 철하를 바라봤다. 이제 헤어지는구나….
그러나 철하는 웃으며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본 이슬이가 재빨리 손을 뻗어 철하의 손을 잡았다. 철하는 순간 당황했으나 한번 이슬이의 손을 꽉 잡아준 뒤 슬쩍 손을 놓으며 말했다.
“애들한테 안부 전해줘…. 이슬이 너도 잘 지내라…. 안녕….”
말을 마친 철하는 몸을 돌려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철하를 향해 뻗어 있는 이슬이의 손…. 이윽고 이슬이의 입술이 천천히 떨리기 시작하며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철하에게 소리쳤다.
“야 이 나쁜 놈아! 끝까지 사귀자는 말은 안하냐! 흑….”
울음소리 섞인 이슬이의 외침에 천천히 걸어가던 철하가 잠시 멈칫하는 듯하더니 슬쩍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나 기다려줄꺼지…?”
철하의 말에 이슬이는 놀란 듯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예쁜 얼굴이 눈물범벅이 된 이슬이는 이윽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슬이의 모습을 본 철하는 자신도 눈물이 나려는 걸 애써 참으며 억지로 한마디 하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연병장으로 걸어갔다.
“백일 후에 보자….”
- fin.
일요일, 1월 18
(수위소설)그의대학생활.txt
오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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