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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1월 20

(수위소설)[강윤아(아리엘)]안녕이라는말대신.txt

#아래 소설은 일반인이 거북해 할수 내용이 담겨 있을수 있습니다. BDSM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면 되돌아가기를 누르기를 바랍니다.




1.이름 -Ð 최서경 / 이지윤

2.직업 -Ð 서울대 공과대 기계항공공학부 학생 겸 가수 / 부산대 예술대 미술학과

3.생년월일 -Ð 3월 4 일생 / 9월 22 일생

4.우리집 가족관계-Ð 부모님 옆집누나(최윤서) 나 / 부모님 나

5.키, 몸무게 -Ð 185 . 80 / 159,45 . 47

6.자신이 장점 -Ð 좀 세심하다 / 좀 단순하다

7.자신의 단점 -Ð 좀 예민하다 / 약간 많이 단순하다

8.성격을 한마디로 -Ð 글쎄... 좋을땐 무지 좋지않나..? / 나도 모르겠다 누가 좀 알려주면 좋겠구만..

9.좋아하는 연옌 -Ð 글쎄... 없다 연옌을 연옌으로 본 적 없다 / 정우성 최민식 김남주 등등 무진장 많다

10.좋아하는 노래 -Ð over the rainbow, 감미로운 음악 / 토이{유희열}나 김동률 음악

11.좋아하는 계절 -Ð 가을 / 겨울

12.잘하는 게임이 있다면 -Ð 스타그래프트 / 테트리스

13.나의 이상형 -Ð 그냥 느낌인것 같다 / 키 크구 곡선없는 허리선 경제적 능력을 갖춘 남자

14.지금 하고 있는 50문50답에 대해 -Ð 귀찮다 이런거 별로 안 좋아한다 / 별 느낌 없다

15.지금 주머니이나 가방에 있는거 -Ð 가방에 키홀더 지갑 팬이 준 책

/ 주머니엔 천원짜리 두장 실핀두개 가방엔 CDP랑 그 속에 Choi Seo Kyung 1집 ,냉정과 열정이란 책

16.주 량 -Ð 취해 본 적 없다 / 소준 반병 맥준 3000 = &

17.술버릇 -Ð 말이 적어진다 / 말이 많아졌다가 잔다

18.술을 첨 마신건 언제? -Ð 고딩 1학년 말때 / 고딩 2학년 중간쯤

19.결혼은 언제쯤 -Ð 하고 싶으면 하겠죠 / 음.. 남자가 생기면 바로라도..

20.나의 노래에 관해 -Ð 그다지 만족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못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찌 가수생활 하겠는가

/ 절대 완전 못 들어준다

21.나의 춤에 관해 -Ð 연습만 하면 잘 추지 않을까.. 그리고 발라드가수가 춤 잘추면 그게 더 웃기지 않나?

/ 춘다고 추는데 손뻑만 친다고들 한다

22.요즘 받고 싶은 선물 -Ð 세션 악기가(키보드) 갖고 싶다 / 디카 갖고싶다

23.집에 혼자 있을땐.. -Ð 음악 들으면서 누워 있는다 / 컴 한다

24.거울앞에 서면 -Ð 가끔 잘 생겨 보일때 흐뭇해한다 / 거울을 깨트리고 싶을때가 있어도 꾹 참는다

25.지금 입고 있는 옷차림 -Ð 시상식때문에 정장을 입었다 / 청바지에 흰 면티

26.지갑속에 얼마나 있냥? -Ð 5만원정도 / 만 오천원

27.애인에게 주고 싶은 선물 -Ð 나! / 라이터.. 근데 담배 피는 남자 싫은데....

28.여자와 남자의 큰 차이 -Ð 힘이죠 힘..ㅋㅋ 그리고 생각의 차이 여자를 지켜줘야한다는..

/어떨땐 남자가 좀 더 소심하구 어린애 같아요 달래줘야 하는 대상..

29.친구와 약속..친구가 오지 않는다면 -Ð 기다리다 간다 / 딴 사람 불려서 논다

30.사랑하는 사람이 바람을 핀다면 -Ð 만나서 진지하게 물어보고 헤어진다 / 바로 물 얼굴에 붓고 바이바이 한다

31.약속시간은 얼마나 기달리수 있는가 -Ð 5분..10분

/ 기다리는거 못한다 늦겠다는 연락이 오면 올때까지 기다릴수 있지만 그 외엔 못 기다림

32.첫키스경험 -Ð 고 3때 첫사랑과... / 그런게 머예요? *.*; ㅠ.ㅠ

33.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점 -Ð 어느날 식당에서 밥 값낼때 / 술 집 가서도 민증 당당히 낼때 아직도 난 민증 확인 한다 ㅠ.ㅠ

34.가장 황당했던 일 -Ð 팬이신데.. 저의 몸을 더듬거릴때.. 눈이 맞주쳤는데도 계속 더듬더라구요 ^^;

/ 가수 매니저란 사람이 연락처 물어 왔을때...

35.인간을 평가하는 3가지 기준 -Ð 가치관,행동, 말투 / 가치관,말투, 행동

36.지금 학교 성적 -Ð A도 보이고 C 역시 보인다 수업을 마니 못 들어간다

/ A와 B가 있는 가운데 D 가 갑자기 보인다 ㅠ.ㅠ

37.핸드폰번호 저장순위 첫번째는 누구 -Ð 비워 있다 여자친구 생기면 쓸거다 / 박 시진 선배 번호가 흐믓하게 저장되어 있다

38.핸드폰 액정에 써있는말 -Ð 2집 대빅!! 팬클럽 회장이 해 줬다

/ 삽질 하지 말자. 뭐 엉뚱한 곳에 나의 정열을 받치지 말자 라는 뜻

39.가보고 싶은 나라 -Ð 뉴욕 / 아프리카 체코

40.영화 속의 인물이 된다면 어느 영화의 누가 -Ð 글쎄.. 제가 어떤 게 어울릴까요? 비포 선라이즈의 아담호크 같은 역?...

/ 비포선라이즈의 줄리 역요 매력 있어요

41.아침 기상 시간 -Ð 스케줄에 맞쳐야죠 요즘엔 하루에 3~4시간 자요 / 7시30분정도... 학교 갈때

42.저녁 취침 시간 -Ð 거의 새벽 2~3시 / 새벽 2시정도

43.사귀어보고 싶은 연예인 -Ð 없어요 연옌 이쁘지만 전 별루예요

/ 정우성... 옆에 두고 걸어가면 넘 좋을것 같아요 차태현도 참 좋을듯...

44.현재 부러운것이 있다면? -Ð 저기 지나가는 커플들이요 사랑 하고 싶어요 / 로또 된 사람? ㅋㅋㅋㅋ

45.자주 쓰는 말.. -Ð 노래를 마니 부르죠... 글쎄... 음.. 모르겠는데요 / 귀차나~~귀차니즘에 빠졌어요 ^^

46.일어나서 젤 먼저 하는일 -Ð 안경 찾아 쓰고 핸드폰으로 시계본다 / 핸드폰 보기

47.통신에서 가장 황당했던 일은? -Ð 가짜 최서경이가 쳇으로 작업하는 걸 봤을 때 ..

/ 음란하자고 음성 메세지 그거 듣고 무섭기도 하고 암튼 그랬다

48.잠 안 올 때 하는 행동 -Ð 음악 듣는다 / 라디오 듣는다

49.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Ð 가족 , 사랑 / 가족

50.지금까지 얼마나 솔직했져? -Ð 90% 정도 10%는 살아가면서 바뀔수 있으니까...

/ 95%, 5%는 나도 날 잘 모르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남녀의 사랑 만들기

부산 여자 이지윤 VS 서울 남자 최서경
평범한 여대생 VS 절대 평범치 않은 대학생 겸 가수
사랑에 대해 무지 둔한 여자 VS 사랑에 대해 너무 예민한 남자



{ 12시발 서울행 새마을호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서울행 새마을호 타실 승객 분은 8번 출구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


부산역 대합실에 울려 퍼지는 안내방송에 커다란 여행가방 하나를 들고, 기차표를 눈에서 떼지 못하고 8번 출구로 들어간다

반대편 7번 라인에 대전에서 출발한 부산행 기차가 보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그 중 지윤의 눈을 사로잡은 남자...
큰 키에 검정 색 반바지를 입고 초여름의 햇살이 더운지 하얀 남방의 소매를 걷어올린 약간 까맣게 탄 듯 한 남자..



(어... 시진 선배다... 이제 내려 오는 건가...?)



지윤의 눈은 시진 선배에서 기차로 바뀐다
좌석을 확인하고 앉아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나 지윤이.... 응 이제 기차 탔어 4시간 20분 걸려

너 마중 못 나온다고? 알았어. 내가 찾아갈게 근데 열쇠는? 응. 거기 알았어, 끓어 "



조그만한 가방에서 CDP를 꺼내 이어폰을 꽂는다

한숨 잤더니 수원이다



"아~ 함! 이제 30분 남았네 "



지윤의 옆자리는 여전히 비워 있다 아니 잠든 사이 많은 사람들이 앉았다 갔을 거다
여전히 귀 전에 토이의 스케치북이란 노래가 흐르고 기차가 멈추기만을 기다린다

와~! 서울이다!

음... 이제부터 지하철과의 전쟁이다 부산은 두 개 밖이라 헤매도 금방 찾는데.. 서울은 뭐가 이리 복잡한지..
대학 입학 하기 전에 와서 두 달 살았지만 아직도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다

방배동 가장 친한 친구 도여진이 산다
대학학교 때까지 지윤과 같이 부산에 살다 서울대 합격하고 자취하며 학교 다닌다
그래서 방학이 되면 지윤이가 서울에서 살 수 있는거다
부모님도 여진이라면 철떡 같이 믿으시기 때문에 별 시리 어려움은 없다

방배동 비탈길을 가방을 끙끙거리며 들고 올라가 이층집 벨을 누른다



"누구세요"



"할머니 저 여진이 친구 지윤인데요"



자취집 주인 할머니가 문을 열어주시고 이층으로 올라가 현관문 옆에 화분을 들춰낸다
햇빛에 반짝거리며 열쇠 두개가 보인다
회심의 미소를 보이고 두개의 열쇠중 하나를 따로 꺼내 지윤의 키 홀더에 끼워 넣는다

새엄마가 바리바리 싸준 음식을 냉장고에 정리해서 넣어두고, 무지개떡이랑 바람 떡이랑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할머니!! "



"또 왔어? 한 4개월 안 보인다 했더니..."



"네~ 또 왔어요 저 보고 싶었죠 그쵸? "



"뭐가 보고싶어? 그 손에 든 거 뭐여?"



"아~ 이거요 할머니 드리려고 제가 챙겨 왔죠 저 이쁘죠? 네?!"



부엌으로 가서 보리차 두 잔과 접시를 가져야 할머니와 함께 떡을 먹는다
푸르스름하게 해가 지고 이층으로 올라온 지윤은 부엌에서 밥을 한다

아르바이트가 끝난 여진은 지윤이를 부르며
와락~~ 안기고 귀 전에 속삭인다, 나 배고파.... 이렇게....



밥을 다 먹고 티비 앞에 앉은 우리...



"너 집에 전화했어?"



"맞다, 안 했다 이쿠..."



"그럴 줄 알았다 여태 전화 안하고 뭐했냐? "



"힐머니랑 논다고 까먹었어 "



"빨리 전화해 근데 너 할머니랑 진짜 잘 논다 (웃음) 난 할머니 무섭던데..."



쉿~!!

지윤은 여진을 향해 입술에 손가락을 댄다



"여보세요 아빠~~잉! 어떡해~"



눈치 챈 여진 입을 베개로 막고 웃음을 참는다



"나 길 잃어버려서 지금까지 헤매 다녔어 돈도 없구 어떡하지? 여진이 전화 안 받어 잉~"



서둘러 지윤의 핸드폰을 여진이 받아 터져 나오는 웃음 참으며 잘 도착했다며 음식 잘 먹겠다고 말하곤 끊는다



"내일 내가 일하는 카페로 나와라 사장님 안 계시니까 너와도 돼 내가 맛있는 빙수 해 줄게"











아침 일찍 여진은 학교에 들렀다가 오후에 카페아르바이트 하러 나가고
지윤은 부산에서 올라온다고 피곤했는지 해가 중천에 떠도 일어날줄 모른다
급기야 할머니가 소리를 버럭 내신다



"아니~ 해가 중천에 떠는데 다 큰애가 안 일어나고 뭐해 응?!"



안 떠지는 눈을 뜨고 핸드폰을 여니, 부재중 전화 5통 도여진 017-###-####

누운 채 이불을 끌어안고 통화키를 꾹 누른다



"여보세요"



"응..."



"이제 일어났어? 너 안 나올래?"



"어딜...?"



"어제 말했잖아 잊어먹었어?"



"아... 카페 오라고... 어딘데...?"



"압구정에 3번 출구로 나오다 보면 큰길 나오거든,

쭉 오다보면 라이브 카페 베르젠 이라고 있어 거기야 찾아오겠어?"



"아 함~ 응 알았어 갈게 "



"못 찾겠으면 전화해 "



"응"



통화가 끝나고 한참을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다가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긴 머리를 파마를 했더니 사자머리가 되어 버렸다
큐빅 핀을 각을 잡아 꽂고 청치마에 엷은 하늘색 반 팔 남방을 입는다
할머니 정원의 나무에서 매미가 울어대고 할머니는 치마가 그게 뭐냐고 한마디하시곤 집으로 들어가신다

지하철을 타고 압구정에 내렸다
3번 출구로... 가는데... 윤수의 바로 앞에 가는 이 남자
정말 실하다...
지윤의 이상형, 곡선 없는 허리선을 완벽하게 갖고 있는 이 남자
힐큼 힐큼 쳐다보며 속으로 흐믓 해 하며 가는데 이 남자 눈치 챘는지 자꾸 뒤돌아본다, 이상한 눈으로 ...
어째 지윤이 이 남자를 따라가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베르젠 입구 앞에서 이 남자 들어간다



"(혼잣말) 어라...그래 이건 운명인 것이야 (미소) 시진 선배 미안해요~"



그 남자가 들어간 곳을 들어간 지윤...
여진이한테로 밝게 웃으며 가는데 여진이 옆에서 그 남자와 또 한 명의 남자와 얘기하는 게 들린다



"지하철에서부터 계속 쳐다보면서 따라 오는 거야 "



"누가? 어떤 애가?"



"꼭 머리는 사자머리를 해서는... 카페 앞까지 따라오는 거 있지"



"너 팬인가...?"



"야 팬이면 팬이다라고 밝히지 스토커 같았어 어?! 저 여자... 이젠 카페까지 들어왔네"



"저 여자야? 사자머리...? 귀엽네... 조그만히 "



"귀엽긴 네가 아까 저 여자 눈을 못 봐서 그래"



순간 지윤은 속에서 끓어오르는 걸 애써 참으며



"(그래 내가 잠시나마 서울남자한테 눈을 돌린 게 잘못이지)"



스스로를 다그치며 여진에게 가서 다 들어라는 듯이 크게 얘기한다



"니가 오라해서 왔어 나 잘 찾아 왔지? 여진아!"



옆에 앉은 남자의 친구는 웃고 그 남자는 눈을 돌려버린다



(뭐 저런 사가지가... 어이구~ 여진이한테 주의를 주어야겠군)



계속 째려보는 지윤을 여진이가 한방에 무너뜨린다



"자~ 빙수 먹어 . 내가 만든 거야"



"그래 잘 먹을게 ... 근데 이거 좀 짜다 너 손 안 씻고 만들었지?"



빙수 하나 안겨 주고 여진은 bar로 들어가 손님이 주문한 과일주스를 만든다

8시...

그 사가지가 카페 한 가운데 있는 무대위로 올라간다


8시...
그 사가지가 카페 한 가운데 있는 무대위로 올라간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았죠 ? 그래서 저도 저번에 여자친구랑 본 영화가 생각나는 거 있죠"




무대에 있는 피아노 앞에 앉아 조용조용 속삭이듯 얘기하는 남자를 향해 카페 손님의 눈은 이미 빼앗겨 버렸다
지윤 역시 그런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속으로 씹고 있다



(허! 꼬래 여자친구가 있나보네 그 여자 누군지.. 저런 왕자 병이랑 사귀려면 힘들겠다)




"그때 번지점프를 하다 보면서 참 많이 얘기했었는데... 노래 부를게요 "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 보는 수준은 괜찮네 흠...)



나지막이 피아노를 치는...
그리고 중음이라 하기엔 너무 예쁜 목소리로 머라이어 캐리의 Hero 를 부른다

여진 역시 지윤의 옆에 앉아 그 만의 작은 콘서트를 본다



"얼마 전에 여자친구랑 헤어졌대 그래서 요즘 노래랑 멘트가 좀 그래..."



"일부로 여자들 맘 흔들어 놓으려고 그러는 거 같은데.. 니 혹하지 마라 알았제?"



"(웃음) 너 왜 그래? 쟤 알고 보면 괜찮은 애인데... "



"암만 괜찮아도 왕자 병에 도끼 병은 못 고침이야 "



"재가? 아니야 재 얼마나 쿨 한데... 하긴 잘 삐져서 그렇지 무슨 일 있었어?"



이상해 하는 여진에게 아까 있었던 얘기를 해준다
아닌데... 를 연신 말하며 이 남자 무대가 끝나길 기다린다



"서경아~! 너 가지말고 기다려 오늘 사장님이 놀다 가래 "



서경이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 난 여진을 본다
회식 있는걸 알고 일부러 부른 여진... 으이구~ 예뻐 죽겠다




카페가 닫히고 정리를 대충 하는 동안 서경이란 사람...
구석방에서 악보에만 눈을 박고 있다

정리 좀 같이 하자고 하려고 갈려는데 서경 친구가 말린다



"여진이 친구 랬죠? 그냥 내둬요 이제 저 자식 여기서 볼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



카페가 정리가 대충되자 아르바이트생인 선준 여진 서경 그리고 지윤이 모였다
구석진 자리에 둘러앉아 생맥주와 안주들을 차려 놓고 멀뚱멀뚱 맥주만 바라보고 있다



"여진이 친구? "



"네? 네... "



"잔 들어요 한잔 받아야죠"



나에게 맥주를 부어주는 이 남자.. 멋있다 적어도 사가지 없는 저 쪽보다 말이다



"난 성선준 이예요 우리 말 놓는 거 어때요?"



"그래요 그럼 ... 난 이지윤 이예요 ..아니 이지윤이야 "



" 얘는 최서경 , 인사 좀 해라 임마"



"뭘... 얼굴 봤으면 인사지 , 안 그래?"



(으~ 저걸 그냥... )



"(이를 물고..) 그래요? 얼굴 좀 보여 주세요 그 잘 생겼다고 착각하고 있는 얼굴...."



"야~ 지윤아...."



"아까 여기 오기 전에 많이 안 봤나? "



"(부글부글) 헤~ 그땐 그쪽 곡선 없는 허리 본다고 얼굴을 못 봤어요 "



"키가 작아서 못 본 건 아니구? "



(뭐 저런 게 다 있어?!)



"선준씨? 선준아 너 어쩌다가 이런 분이랑 친구가 됐냐? 네가 불쌍한 맘이 든다"



"여진이두 피차 일반 아닌가.... 고향친구라서 그런지...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여진이가 불쌍하지..."



"근데 아까부터 왜 자꾸 반말 이예요? "



"너 아직 반말 안 했냐? 너두 반말해 억울하면... 자~ 한잔 마시자 고사 지내냐?"



단숨에 맥주를 연달아 비우는 지윤을 보며 여진은 심히 불안하다




"소주 없냐? 맥주 닝닝 하다 준아 소주 좀 갖고 와라"



여진이가 가져오려고 일어서는데 선준이가 여진을 앉히며 일어선다



(어우~ 재수 없어 마시려면 지가 갖다 마시지 정말...)



의자에 등을 기대앉아 옆으로 비딱하게 지윤을 쳐다보는 서경



"뭘 그리 궁시렁 대? 너 소주 못 마신다느니 빼는 거 아니지?"



"소주 좋아한다 머~ "



"그래? 여진이는 소주 못 마시니까 너가 여진이 꺼 까지 마셔라 (회심의 미소..)"



"서경아 얘 진짜 술 잘 못 마셔 그만해 "



"아니야 여진아 나 술 늘었다 아이가 대학가서 술 밖에 느는 거 없더라, 그래 마시라마 ! "



선준이 소주를 갖고 오자 내 잔부터 채우는 나쁜 놈...
혼자 한... 한 병 마셨나... 여진이가 세 개로 보였다... 네 개로 보였다 한다



"여진아... 왜 니가 세 명 일까~ 요? 헤 헤 헤 헤~"



그런 지윤의 모습을 쳐다보며 서경은 말없이 자기 소주잔을 채운다



"야~~!! 뭐 내가 스토커라구?! 야 넌 왕자 병이야 임마!

내가 아무리 키 크구 허리 살 많은 남자 좋아하지만... 넌 꽝 이야 그거 아나? 아나?"



"지윤아~"



여진이 일어서는 지윤을 붙잡는 걸 한쪽 눈을 약간 크게 뜨고서 옆으로 고개를 삐딱하게 들고 말한다



"왜 내가 꽝 인데?"



"난 체질적으로 서울 남자 말투 싫어해, 소름 돋아 남자 말투가 여자처럼 그게 뭐꼬?"



"그럼 부산 사투리처럼 시끄러워야 되니?

풋~! 난 사투리 쓰는 애들 좋아하는데... 네가 이상 한 거야, 우리나라 표준말을 왜 싫어해?"



지윤이의 머리를 툭툭 건드리며 말을 하는 서경의 손을 지윤이가 치우며



"그리고 너 재수 없어 , 니 친구 선준이 봐라 얼마나 멋있냐? 여자들은 왕자 병 안 좋아한다 알긋나?"



그러곤 소파에 쓰러져 잠이 들어버린다
또 다시 잔을 채우곤 지윤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으며 소주잔을 비운다

선준이가 지윤이를 업고 여진과 동행했다



"휴~ 준아 다음에 말해야겠다 그치?"



"그러게 말이다... 아니 우리 둘이 사귄다고 밝히려는 자리에.. 왜 싸우고 난리야 암튼 서경이가 문제라니까.."



"둘 다 똑같지 뭐... 지윤이 아직 내려 갈려면 멀었으니까 둘이 화해부터 시키자"



지윤을 방에다 눕히고 집 앞 골목에서 선준과 여진이 말한다










"아우~~ 머리야~"



갖은 인상을 다 쓰며 일어나는 지윤을 보며 한심한 듯 쳐다본다

그럴 수도 있지 뭘~~~ 이라는 당당함으로 씻고 있는데 여진이가 화장실 문 앞에 서서



"너 어제 일 기억나? "



"...."



"너 어제 장난 아니 였다 서경이랑 너랑..."



"이 닦잖아, 말시키지마 "



"(웃음) 찔리긴 하지 그치?"



다 씻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앉는 지윤 옆에 찰싹 붙어 앉아 약 올리는 듯 얼굴에 미소를 품고 묻는다



"나 기억 안 나 , 술자리에서 일은 말 안 하는 게 매너야 그런 건 상식이다 뭐! "



그런 지윤이가 귀여운 듯 보다가 선준이랑 한 말이 생각났다



"그래도 너 어제 서경이가 업고 왔는데..."


"뭐?! 말도 안 돼, 말이 안됨이야 걔가 날 업었다구 ? 사실을 밝혀라 "


"진짜야 그러니까 니가...."


"걔 니네 학교 애가 맞긴 하나? "


"응, 맞아 서울대 공과대"


"영~ 사이비 같다 말이다 "


"가수나야, 학생회장을 주구 장창 했던 애란다"


"니 가랑 안 친하나? 왜 딴 데서 들은 듯 얘기하네?"


"아... 준이... 준이한테 들었어 준이 가장 친한 친구거든,"


"준이는 니네 학교 아니잖아 근데 어찌 준이랑 친하고 그 놈이랑은 안 친하냐? __++ "


"으이~ 그래 소개 팅 해서 준이 만났다 그래서 서경이두 알게 됐고 됐냐? 가수나야~"



"둘이 사귀냐?"



"그래 어제 그거 말하려고 그랬는데.. 너네 둘이 싸우고..."



"아까비~ "


" ? "


"준이 멋있었는데.... 친구야 내가 양보하마 .. "



여진의 등을 토닥토닥 거린다



"뭐?! 아까비~?"



"(웃으며 와락 안는다) 축하해~ 여진아 너도 드디어 남 친이 생기는구나"



"그러니까 서경이랑 풀어라 응?!"



"그건 그쪽이 하는것 봐서 결정 할거야, 근데 너 알바 안가?"



"새엄마! 나 늦었다 준이 혼자 힘들텐데... 나 간다 밤에 보자 "






카페에선 서경과 준이가 손님 없는 틈을 타서 젓가락 행진곡을 친다


"야 임마 틀렸잖아"



"그랬나? 야, 지윤이 니가 업어준거루 했다"



"뭐?!"



"니가 업어 준걸루 했다구 그래야 지윤이 맘이 좀 풀리지"



"풀리든 말든 내가 뭔 상관인데 ... "



"그만 좀 해라 어린애두 아니구"



"나보고 재수 꽝이랬잖아 나 원 참..."


"니가 사람 눈을 보면서 말을 하고.. 또 목소리가 중저음이라...

지윤이가 너 칭찬 하지 말라고 했는데... 불치병 안 낫는다고"



"뭐?! "



그때 여진이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난감해 하는 준이 얼굴과 굳어진 서경의 얼굴을 번갈아 보는 여진...


지윤과 서경을 자연스럽게 화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롯데월드로 놀러 간다

입이 삐쭉 나온 서경과 선준이 먼저 입장권을 사 놓고 기다리고 있고 늦은 여진과 지윤이 저 멀리서 뛰어 온다



"늦었지? 미안~"


"우리도 금방 왔어 들어가자, 야~ 서경아 들어가..."


준이랑은 달리 옆에서 아무말없이 서 있는 서경을 보며 여진이 묻는다



"쟤 왜 그래? "



"자는데 내가 데리고 왔거든 그래서 짜증 내고 있는거야"



"덩치값 못한다 잠 깨웠다고 잠 투정이나 하고...."



지윤이 서경을 힐큼 쳐다보며 말한다



(아싸!! 한방 먹였다)



"아... 참! 준이랑 여진이 사귀는거 모르지?"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아직 몰랐구나 .. 쯧쯧쯧~! 이제 보니 너 따구나 "



"사실이야? 둘이 사귀는 거 "



숨 죽여 고개만 끄덕이는 두 사람..



"야~ 내가 그리 둘이 사귀라고 할때 준이 너 뭐라고 했어?"



" (미소) "



삐진 듯.. 입을 꾹 다물고는 앞만 보고 가는 서경


옆에 있던 여진이가 날 째려보며 닦달한다



(내가 뭐... 삐질 줄 알았냐고요 )



바이킹을 타기 위해 표를 끊고 줄을 섰다

차례차례 바이킹을 타기 위해 들어가는데 딱 서경과 여진이에서 끊겼다



"여진아 니가 타"



"어?"



"너 타라고 내가 서경이랑 탈 거니까..."



서경은 여전히 관심 없는 듯 딴 곳만 쳐다보고 지윤은 여진과 준이를 들어 보낸다


어색하게 서 있는 두 사람...

서로 딴 곳을 쳐다보고 서 있는 걸 보는 여진과 준이가 걱정스런 얼굴이 된다




"네가 나 업고 집에 데려 갔다며..?"



"아니..."



"여진이가 그러던데 ... 아니야?"



"내가 왜 널 업냐? "



"아니면 ?구 근데 왜 짜증이냐?"



관두자는 표정으로 바이킹을 보는 서경




"스케이트 탈줄 알어?"



"...."



"엉? 탈줄 아냐구? 못 타는구나 "



"조금 타"



"그럼 스케이트 타러 가자 나 한번도 안 타 봤는데..."



"그러던가...."



(그래, 착한 이 지윤이가 맞춰 주고 만다 어이구~ )



바이킹표를 스케이트로 바꾸고 아이스링크로 내려갔다

늦여름이지만 반팔을 입은 지윤은 추운 기운에 입술을 떤다



"추워? "



"아니 "



"그래? 그럼.. 타자 "



[저게 누구 놀릴나...? 근데 좀 춥긴 하다 ]



팔에 소름이 돋은 채로 링크 난관을 붙잡고 간신히 한발 한발 내딛는데

서경은 벌써 아이스링크를 한바퀴째 돌고 있다



삐리리~~~



주머니 속 핸드폰 소리에 깜짝 놀란 지윤 넘어질 뻔 하지만 난관을 간신히 잡고 핸드폰을 꺼내 받는다




"너 어디있어?"



"여기 아이스 링크야"



"뭐?! 안 들려 "




"아이스..."




"뭐?! 뭐라는거야?"



안 되겠다 싶어 난관을 붙잡고 있던 손을 입가에 대고 소리친다



"아! 이! 스! 링! 크! 라고! 아 아 악~~!!"



"지윤아 왜 그래? 지윤아!!"



있는 힘껏 소리지르는라 온 신경을 다 쓰고 있는 지윤을 서경이 살짝 건들리고 앞으로 나가고...



지윤은 뒤로 꽝~~!! 하고 넘어진다







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모두들 쳐다보고 서경이 다가온다



"괜찮아?"



"너 일부로 그랬지? 복수하려고?"



"내가 너냐? 너 서 있기래 이제 제법 타나 보다 하고 살짝 건들었는데..."



"핸드폰이나 주워와"



넘어지면서 핸드폰을 떨어뜨려 아이스링크 한가운데까지 미끄러져 있다



능숙한 동작으로 허리를 숙여 핸드폰을 줍고 액정을 살핀다



"삽질하지 말자? 풋~!! 꼭 지 같은걸 써놔요, 야! 일어나 언제까지 앉아 있을 거야? 얼음 녹아 니 땜
에..."



여전히 들은 척도 안 하는 지윤



"일어나 "



"..."



"너 혼자 못 일어나지? 자 잡고 일어나 "



"씨~ 엉덩이 아파서 못 일어나겠단 말야 너 땜에 이게 뭐야?!"



"그러게 누가 탈 줄도 모르면서 스케이트 타래? 나 간다 기어오던지 말든지 "



"야~!! "



"그러니까 손 잡고 일어나라니까 "



서경의 손을 잡고 일어나는데 서경.. 무슨 콩알만한 애가 이리 무겁냐? 라며 궁시렁 댄다

바지가 다 젖어 엉거주춤한 지윤의 걸음걸이를 보고 서경은 크게 웃는다









특설 무대에서 아마츄어 가수 뽑는 이벤트를 한다
사람들 무리에 끼여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는 서경을 본다

준이가 서경에게 한번 나가보라고.. 이런 큰 무대 경험 해보는 게 좋다면서 권했다

신청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서경을 보며 지윤이가 묻는다



"근데 서경이 쟤 카페에서 노래 왜 부르는 건데...? "



"서경이 가수 준비중이야, 지금 녹음 중이구 ... 무대 경험 쌓는다고 알바 하는 거야 이번 주면 알바도 관두겠다 그치? 준아 "



"응, 다음주부터 이젠 데뷔 준비 한다더라 "



"그러고 보니 너두 이번주 부산 내려 가네 "



"그러네..."



"쫑파티라도 하자 어때? 서경이 알바 관두고 지윤이 내려가니까..."


이렇게 얘기하는 동안 서경의 차례다
무대로 올라간 서경에게 사회자가 물어본다



"어서 오세요 최서경씨?~ 부를 노래가 무슨 곡이죠?"



"벤의 키보다 큰 사랑이요"



벤의 키보다 큰 사랑의 MR 이 나오고... 마이크를 잡은 서경이 보인다
완전히 어두워진 채 보라빛 조명이 살짝 들어오는 무대
눈을 감은 채, 음을 기억하듯 고개 짓을 하고... 중음의 맑지만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린다

특설무대에 앉은 관객들은 숨 죽여 노래가 끝날 때까지 눈을 못 뗀다



서경의 아르바이트 마지막이기도 하고 지윤의 가출 마지막날이다
무대 위, 서경은 평상시대로 청바지에 흰 면 티를 입고 피아노 앞에 앉아 멘트를 한다



"오늘이 제가 여기서 노래 부르는 게 마지막 이예요 그래서 뭘 부를까 생각하다가 아직 못 정했거든요

밖에... 지금 밖에 비가 오나봐요? 제가 올 때까지만 해도 안 오더니..

흠 흠~!! 그래서 목소리가 촉촉하니 잠기나 보네요

오늘 같은 날 이 노래가 딱이네요 over the rainbow 부를게요"



잔잔한 피아노 전주가 시작되고 창이 큰 창가에선 유리에 부딪치는 빗소리도 박자를 맞춘다






"이제 마지막 곡만 남았네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떤 곡을 할지... 제가 곧 앨범이 나와요 모르셨죠?

무대 경험 쌓는다고 석달 동안 여기서 노래도 부르고 여러분과 얘기도 하구

흠흠~!! 목이 자꾸 감기네요, 그래서 제가 제 곡을 갖고 왔어요

따근따근한 MR 도 녹음실에서 몰래 갖고 왔고요 쓰고 빨리 갖다 놔야 되요

그대만을 이란 제목이거든요 들어 보시고 좋으면 앨범 사 주세요, 부를게요 "



눈을 감고 조금은 흥겨운 박자에 발을 맞춘다

노래가 끝이 나고 감사하단 말을 하고 무대에서 내려 오는데 손님들이 노래 좋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렇게 밤은 깊어 가고 가볍게 맥주 한 잔씩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서울역 대합실,

지윤은 여진의 배웅을 받고 있다



"잘 내려가고... 도착하면 전화하구..."


"응 "


"이제 내려가면 일년은 너 못 보겠다 너 공항 갈때 배웅 나갈게"


"그래... 그때 보자 그럼 갈게 너도 들어가 ^^ "


지윤은 기차가 있는 출구로 여진은 서울역을 빠져 나간다


부산에 도착해 바로 짐을 싼다
부보님과 이것저것 유학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사기 위해 백화점이다 시장이다 돌아다니고...












서경은 막바지 녹음으로 눈 뜰 세 없이 바빠지고 자켓 사진을 찍기 위해 LA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지윤의 송별식이 있는 학교 동아리방...



"학교 장학생으로 가는 게 어디냐? 너 정말 운 텄다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난 기대도 안 했는데... "


"배웅 나갈까? 지윤아..."


"야 지윤이가 우리들 배웅 받고 싶겠냐? 시진 선배라면 몰라 그치?!"


"야~~, 당근이지"


그때 동아리방의 문이 열리고 후드에 건빵바지를 입은 남자가 들어온다

모두들 회심의 미소를 띄우고 지윤은 너무 놀라 순간적으로 아무 말 못하고 있다



"유학 간다구... 얘들이 그러더라 지윤이 대단한데..."


"...."


"어디로 가.? "


말도 못하는 지윤을 보며 동아리 얘들은 키득키득 웃기 시작 한다


"밀라노요 근데 선배 군대 있어야 되는 것 아니예요?"


"아... 휴가 나왔잖아 ,
휴가 나오고 학교 왔는데 너 서울 갔다고 그러더라 너 못보고 복귀 하는 줄 알았다 임마 !!~"


"네에~"

(맞다, 그때 시진선배 대전에서 내려 왔지 바보 바보)



박시진....
사진 동아리이다 그리고 미술학과 선배...
솔직히 사진의 사자도 모르는 내가 뭘 보고 들어 왔겠는가
흐흐흐~ 바로 시진선배 때문...
과 친구들이 옆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는 있지만 정작 말 한마디 건네는 게 너무 어렵다






밀라노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부산에서 인천까지 올라왔다


짐을 미리 부치고 들어가기를 기다리는데...



"사고 치지 말고 잘 있을 거지?"



"엄만 내가 뭘 사고를 친다 그래~,

가, 나도 이제 들어가야 돼 아빠 저 갈게요 여진아 간다, 엄만 미워~ "




인사하는 지윤의 손을 붙잡고 여진이 말하길



"이태리 남자 다들 걸어다니는 배우라더라 한 명 꼬셔라"



그러다 새엄마에게 등 짝을 얻어맞는다



"너 남자 사귀면 안돼! 낌새가 보이면 바로 입국이야 "



"난 이태리 사위 괜찮을 것 같은데... 얘 얼굴로는 예쁜 손녀 기대하긴 어려우니 남자라도..."



"아빠~!"



"당신!"



알았다는 듯의 얼굴로 지윤의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딸을 안으셨다

출국 절차를 밟고 들어가는 지윤...

입국 절차를 밟고 LA 에서 돌아오는 서경...


일년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된 지윤..
왠지 낯설다
친구와 메일로 전화로 매일 소식은 접했지만...
일년동안 밀라노에만 있었던 터라 지윤은 약간은 어색함을 느낀다



그렇게 귀국한지 한 달이 지나고 학교로 복학 신청을 하러 간다


학교 버스를 타고 맨 끝자리에 앉아 창 밖을 보며 기사 아저씨가 틀어 놓으신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

{ 다음 곡은 지지지~~찌~ .... 경의 You're The Only One 인데요
정말 인기 대단하죠 티비 라디오 할거 없이 틀면 나와요 이노래..
얼굴은 또 초코릿 처럼 부드럽게 생겨서..
요즘 이분 여자 분들에게 인기 짱이잖아요 저도 이분이랑 친한데 ...
사실 별로 안 부드럽거든요 여자 분들 속지 마십시요
더 비참해지네 ... 듣죠 뭐... You're The Only One... }



윤종신의 멘트에 웃음이 번진다
그리고 초가을의 햇살과 노래가 어울려 지윤을 행복하게 해준다

예술대 과실에서 조교 언니와 복학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데..
과실 문이 열린다
아직은 짧은 스포츠 머리 그 밑에 조금 탄 듯한 얼굴...
베이지 반바지와 하얀 긴 팔 티 그리고 샌들을 신은 박시진....



"옆집누나 나 복학 할려고.... 어?! 지윤이 네가 왠일이냐?"



"선배... "



책상에 있는 지윤의 복학 신청서를 본 시진
복학하면 아는 애들 없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며 나중에 시간표 짤 때 좀 베기자 라고 한다

(선배... 나도 너무너무 좋아 어떡해~!)

학교에서 내려오는 길..
동아리방에 가보자는 시진의 말에 학교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다
산 위에 있는 학교... 또 건물 옥상에 자리한 동아리방 컨테이너...

동아리방 옆에 조그맣게 자리한 암실...



"어?! 이 사진.. 아직도 있네 "



암실 줄에 걸려있는 사진을 집어 보고 있는 시진의 손에 두장의 사진이 있다
봉사활동 갔을 때 찍은 단체 사진 한 장과 시진과 지윤을 나란히 찍은 사진...



"선배 이 사진 나 줘요 "



그러곤 뺏다시피 시진과 나란히 찍힌 사진을 받아 든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사진을 눈에서 못 떼는 지윤...









라디오 방송국

이소라와 얘기를 나누는 서경
담당 작가가 뽑아주는 캔 커피를 받아 들곤 연신 모르겠다만 말한다



"형! 그날 스케줄 비여? "



"글쎄... 어려울 것 같은데..."



"서경아 안돼?"



"형.. 녹음 한꺼번에 하면 되지 않아? 전에도 그렇게 했잖아 "



"서경아 지금 출발해야 돼, 나중에 제가 연락 드릴게요 뛰어 빨리..."



캔 커피를 따지도 못하고 주머니에 넣곤 방송국 로비를 향해 뛰어간다
다시 활동 시작하고 요새 부쩍 바빠진 서경..
다음 스케줄 이동을 위해 차에 올라타고 매니저형과 함께 스케줄 조정을 같이 하고 있다








개학하기 하루 전...
남포동으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대형 레코드가게를 지나는데 그때 버스에서 들었던 노래가 흘려 나온다
잠시 서서 듣다 뭔가 결심한 듯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지윤...



"방금 나온 노래요 제목이 뭐예요?"



"You're The Only One 이예요"



"그거 한 장 주세요"



"여기요 12000원 입니다"



시디를 받아 들고 약속 장소로 가는 지윤, 시디를 본다



"Choi Seo Kyung - sweet love 2집..."




얼른 포장지를 뜯고 자켓 사진을 본다

( 최 서경... 이잖아..... )




케이블 공개방송에 늦지 않게 도착해 대기실 구석진 자리에 앉아 연신 부채질을 한다
코디가 챙겨온 옷을 받아들고 화장실로 향하는데



"오빠~! 어디가요?"


"어 왔냐? "



말하기도 힘들다는 듯 들고 있던 옷을 보여주고는 화장실로 간다


최서경 팬클럽

{우츄프레카치아}

:결벽증이 강한 식물
누군가, 혹은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몸체를 건드리면,
그 날로부터 시름시름 앓아 결국엔 죽고 만다는 식물.
그러나 한번 만진 사람이 계속해서 애정을 가지고 만져줘야만 살아갈 수 있다 합니다.

최서경은 우츄프라카치아의 주인입니다
실은 우츄 만큼 예민한 서경 때문에 팬클럽 이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옷을 다 갈아입고 대기실로 들어가니 우츄 회장 최은 이가 음료수며 김밥이며 차례차례 꺼내 놓는다

자리에 앉아 아무 말 없이 물과 김밥을 먹고 매니저와 스케줄 얘기로 다시 바빠진다



"오빠 부산 공개방송 가게요? "


"은아 스케줄 나오면 가르쳐 줄 테니까 ... 지금 형이랑 얘기중이잖아 "




{최서경씨 다음 무대 준비하세요!}


AD 가 말을 하고 서경 무대로 올라가는 계단에 선다













친구들과 만난 지윤은 친구들에게 서경이랑 안다고 말을 하지만 아무도 믿는 사람이 없다
어떻게 부산에 사는데 알겠느냐? 아는 사이인데 어떻게 전화번호도 모르느냐?
지윤 역시 인기가수? 가 되어버린 서경이 낯설기도 하고 그때 별로 안 좋은 기억이기도 해서 모르는 사람... 연예인 최서경으로 보기로 한다













결국엔 미니 콘서트 있기 하루 전 새벽 3시까지 라디오 녹음을 다 마치고 출연 결정을 했다

해운대 그랜드호텔 공연장 이소라와 함께 하는 미니 콘서트 녹화 날이다
방청표를 미리 배부를 했기 때문에 공연장은 한산하다





부산에 도착한지 두 시간쯤...
스텝과 밥을 먹고 리허설까지 한 두시간 빈다는 말에 서경은 바닷가로 나간다
공연장 앞에서 기다리던 우츄 회원 몇 명이 보인다




"캬아~~! 오빠! "




순간 그쪽을 보며 웃는 서경...
최은이 그쪽을 가서 사태 수습에 나선다



"여기서 기다리시면 안돼요 입장 시작하면 오세요 "



얘기하고 있는 도중.. 한 명이 달려와 사인을 부탁한다
기분 좋은 듯 사인을 해주는 서경...
엉뚱하게 재제 해 버린 꼴이 된 최은... 그런 최은을 지나 서경 주위에 몰려들어 이것저것 얘기 나눈다


"오빠 너무 멋있어요 정말루~"



"진짜? (미소) 너네 밥 먹고 기다리는 거야?"



"네~! 오빠 진짜 손 한번만 만져 보면 안돼요?"



"너 변태지 ? "



"오빳!"



"아니야 아니야 부산 팬들은 어찌 기가 안 죽냐? 내가 한번 쳐다보면 다들 기가 죽던데.... "



"오빠! 우리 바닷가 가요 바다 구경 못했죠?"



팬들에게 둘러 쌓여 백사장에 끌려가는 서경을 쳐다보는 최은... 맥이 풀린다

바닷가에서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고 바다 물에 빠뜨리려고 안았다가 갑자기 에구구구~ 엄살 피우더니 내려놓는다

그렇게 얘기도 하고 놀고 있는데 매니저가 리허설 준비하러 가야된다는 말을 한다

아쉬운 듯 자꾸 뒤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고



"이따 녹화하면 보자 손 흔들어 알았지?"



라는 말을 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간다
최은이 팬들에게 한마디한다



"우츄회장으로서 부탁드릴게요 앞으론 이렇게 기다리지 마세요 서경오빠 피곤해 해요 "



라는 말을 하고 뒤돌아 서면서



"부산은 왜 이리 시끄럽고 엉망인 거야"




혼잣말을 하고는 공연장으로 들어간다
뒤에 남은 팬들.... 어안이 벙벙하다








공연 내내 서경은 팬들을 의식하며 눈길과 미소를 보이고 자기 순서가 끝나고 들어가는 중에도 아쉬운지 손을 흔든다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서경아 나 네가 팬들하고 그렇게 놀지 몰랐다 너 2시간밖에 못 자서 피곤해 할 줄 알았더니... 은이만 이상하게 됐다"



"피곤하긴 한데 ... 부산만 오면 기분이 좋아져 왜 그럴까...?"



"부산이 네 몸에 맞는가 보지 "



"그런가... 부산얘들은 기가 안 죽어 숙쓰러운 듯 하면서도 당당하거든 ... 나 좀 잘 테니까 도착하면 깨워"




시간표를 짜러 과 친구와 후배와 함께 식당에 왔다
식당 테이블에서 수업 시간표를 차근차근 살펴보고 있는데 저기서 식판을 들고 오는 시진 선배가 보인다



"형! 식판 놔두고 여기로 와요 "



동우가 시진을 부르고 시진은 커피를 뽑아 들고 온다
하나씩 커피를 돌리는 시진의 눈이 지윤의 시간표를 본다


"어... 지윤이 나랑 시간표 비슷하다 "


"정말요? "


"응... 두개 빼곤 다 똑같네 이따 신청하러 갈 건데 안 갈래?"


"그래 지윤아 가서 선배랑 해 "


"그...럴까...? "



학교 전산실에 앉아 수강신청을 하는데 지윤은 세 번째 에러가 나고 있다
급기야 뒤에 기다리던 학생이 짜증을 내고, 보다 못한 시진이가 지윤의 수강신청을 해준다








아침 7시 30분....
서울대 캠퍼스를 서경이 졸린 눈으로 걸어간다

인문학 건물로 들어가 자판기에서 커피를 꺼내고 있는데 여진이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오늘은 왔네 "



"자, 이거 마셔 "


"고마워~"



뽑았던 커피를 여진에게 주고 다시 커피를 뽑는 서경

커피를 들고 강의실 안으로 들어간다

서경은 창 가있는 쪽 또 구석에 자리한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생긴 버릇이다
교수님이 오시고 출석을 부르신다



"김 우진"



"네"



"강 아름"



"네"



"최 서경"



"네"



"자네 얼굴 보기 참 힘드네 , 학생인가... 아님 바람인가...? "



"...."



"이제 한번만 결석하면 재 수강일세 "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이 모두 서경을 쳐다본다
여진이가 끝나고 밥 같이 먹자고 쪽지를 보내고..






수업이 끝났다



"준이랑 만나기로 했어 너 시간 있어?"



"응 잠깐만 기다려 줘 , 나 교수님 좀 만나고 갈게"



"그럼 입구에서 기다릴게 "



저 멀리 가시는 교수님을 쫓아 뛰어가는 서경



"뭔가?"



"저.... 앞으로도 수업에 잘 못 들어 올 것 같습니다 "



"자네 작년까진 안 그러더니 올해 영~ 불성실해 "



"제가 일을 좀 해서요"



"일...? "



"네, 가수하고 있습니다 "



"허허~ 가수?! "



"그래서요 교수님..."



"레포트로 대처 해달란 얘긴가?"



"네..."



"그럼 한 달에 반은 들어오게 그러면 해 주지"



"네 감사합니다 교수님..."



교수의 방을 나온 서경..

까다롭기 유명한 교수에게 일단 허락은 받아서 내심 기분이 좋다









학교 앞 분식 집에 준이가 와 있다는 말에 분식 집으로 향한다
먼저 시켜 놓은 준이 덕분에 가자마자 밥을 먹는다
거의 다 먹을 때 쯤 여진의 핸드폰이 울린다



"누구지? 모르는 번혼데... 여보세요

야~ 이지윤... 너 어째 지금 연락하냐? 귀국한다고 이메일 한 장 보내주고.. 가수나~

준이랑 밥 먹어 오늘 새벽수업 있는 날이라.... 잘 살았나? 이태리 남자는? 넌 무슨 애가 그런 능력도 없냐?

그래 응 수업 들어가 야 야 근데 이 번호 니 꺼야? 아니야 친구 꺼?

응.... 알았어 폰 사면 바로 가르쳐 줘 응..."



서경 선준 밥 먹다 말고 여진의 얼굴만 쳐다본다



"누구야?"



"지윤이..."



"귀국?"


"응 귀국 내가 말 안 했어? "



고개를 끄덕이는 준이를 보고 귀국한지 한달 반정도 됐다는 말에 한번 보고싶다는 말을 한다



"귀국이라니?"



"아... 얘는 모르겠다 지윤이 밀라노로 어학 연수 갔다 왔잖아 일년정도 "



"그래..."



"어쩐지 안 보인다해서..."



"야 너 지윤이 궁금하긴 했냐? "



"준아~ 서경이 그래도 가끔 나한테 안부 물어보고 그랬어

유학간 거 알려주려고 하면 꼭 그때마다 매니저오빠가 와서 말을 못했지만... "



"그럼 이제 연락 되는 거야?"



"아니 아직 핸드폰 아직 안 샀대 "



가봐야겠다면서 서경 먼저 일어나 밥값 계산한다

가게 앞에 세워져 있는 벤에 올라타고 첫 스케줄인 앨범참여하기로 한 선배 녹음실에 간다














"지윤아~ 이지윤!"


"선배?!"



멜빵바지에 야구모자를 거꾸로 쓴 지윤이 뒤를 돌아본다
그곳엔 건빵바지에 나이키 빨간색 티를 입고 적갈색 모자를 쓴 시진이 서 있다



"이형진 교수지?"



"네"



"그 교수 첫 수업 항상 휴강이야"



"그래요? "



"다음 수업 미술 이론이지? 나랑 같이 수업 듣는 .. 그럼 시간 비니까 동아리 방이나 가자 "



"네"



낑낑거리며 5층 계단을 오른다
등산을 꼭 두 번씩 하는 기분이다 학교도 과히 만만치 않은 언덕에 동아리방까지...

동아리엔 벌써 동우가 와서 자고 있다

시진 선배가 조심조심 카메라를 꺼내 들더니 자는 동우의 모습을 찍어대고..

카메라 빛에 동우가 깬다



"형~! "



"이거 이번에 공모전에 낼 거야 영광 인 즐 알아 임마, 제목... 인간의 원초적 욕구 대상감이지 않냐?"














드림 뮤직 녹음실...



"그럼 내일 새벽에 올게요 형 좀 봐줘요 "



"스타 최서경을 봐주긴 뭘 봐줘? 오히려 내가 봐 달라고 해야지"



"아이~ 형"



악보 두 장을 손에 들고 연신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온다



다음 스케줄까지 20분...
차가 무진장 막힐 시간이다 출근시간...



매니저형의 현란한 곡예운전에 입을 다물지 못함이다
방송국에 도착해 코디가 골라놓은 청바지와 티를 입고 거울 앞에 앉았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코디는 서경의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파우더를 두들긴다




{녹화 들어갑니다 }



세트 장에 들어선 서경



"정선희씨가 제 파트너일 줄은 몰랐는데요 섭외를 이렇게 하면 안되죠 미스코리아라고 알고 왔는데.."



"이것보세요! 저도 미인대회 출신이라우 왜이래요?"


" ? "



"딱다구리 아가씨 진이였어 내가~ 이 사람아!!"



기분 좋게 시작되는 녹화....


여진과 밥 먹은 일이 있은 지 일주일 뒤



{인기가수 최서경 - 저 지금 사랑해요}
요즘 you're the only one 으로 인기 급상승한 가수 최서경이
그동안 같은 연예인 h양과의 스캔들을 일축하는데 성공했다
최서경의 사랑은 같은 대학의 미모의 동기
캠퍼스를 나란히 걷는가 하면 주위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밥을 먹는 등 사랑을 과시하고 있다





지윤은 지하철역 편의점에 꽂혀있는 스포츠 일면에 나온 기사를 보며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린다
옆에 두 명의 여학생...



"그럴 줄 알았어 최서경이 누군데 하해원이랑 사귀겠냐? 안 그래? "



"그래도 예쁘긴 하잖아 예쁜 애 좋아한다는데..."



"다 뜯어 고쳐서 예쁜거하고 다른 거자나 그 언니는 뭐랄까 암튼 예쁘데... 좋겠다 이씨~"



"그래도 서경이가 해원이를 챙기긴 하지 아무 사이 아니라면서 그러는 것도 좀 그렇지 않아? "



"그게 연막이었던거지, 해원이 꼬시다 "



"그건 그래 너무 서경이하고 같이 나오는 거 꼴 보기 싫었는데.. "



지하철이 들어온다
지윤은 지하철을 타며 생각한다
일년동안 서경.. 참 많이 변했다고... 이 모든 사실이 사실 조금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솔직히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
내가 아는 서경과 지금의 최서경이 헤갈리기 시작한다









잡지 인터뷰에 온 서경
기자가 묻는 질문을 이젠 다 외우는 서경은



"저기요, 그런 거 저 한 500번은 더 얘기한 거 같은데...."



"그럼 진짜 궁금한 거 말 해주면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할게요 괜찮아요?"



"그 편이 더 낫겠네요 스캔들 얘기시죠?"



"역시 쿨 하시네요 데뷔하고부터 하해원씨랑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데 왜 그럴까요?"



"제가 만만한가보죠 뭐 .. 전부 다 사실이 아닌데 기사가 나 버리니까 전 황당해요"



"하해원씨가 음악프로 mc로 있을 때 둘이 만났던데.. 이상형이 서경씨라고 말한 뒤로 계속 스캔들이 나는데.."



"해원 옆집누나랑은 친해요 데뷔했을 때 친구 인줄 알고 친하게 지내다가 아닌 줄 알았죠

옆집누나구 동료로서 좋아하지 이성으로 느껴본 적 없어요"


"그럼 이번 것도?"



"그냥 학교 친구예요 그리고 제 친구 여자친구 구요 셋이 밥 먹으러 갔는데 기사는 둘이 먹은 걸로 되어서 나왔더라구요"



"정말이죠?"



"휴~ 저요 진짜 사랑하고 싶거든요 정말 소문만 나지 말고 사귀어 봤음 싶네요"



약간은 지친다는 표정의 서경을 보며 기자도 더 이상 묻지 못한다










동아리방 암실에 서서 시진 선배가 찍은 사진을 보고 있는데 세영이가 큰소리로 날 찾는다



"지윤아!! 지윤아!! "



암실의 커튼을 치며 밖으로 나오는 지윤을 세영이 거의 안으면서



"최서경 여자친구 아니래 한해원도 그냥 옆집누나고... "



"그래?...."



"그리고 빅 뉴스~ 전국 투어 콘서트 한대 다음달 18일에 부산이래 너 갈거지??"



"글쎄...."



"가자 가자~ 벌써 예매 해 버렸는데 니 꺼랑 내 꺼랑.. "



"어? "



"갈 거지? "



"어 그래..."







강세영
대학에서 사귄 친구... 최서경 열혈 팬이다
서경을 안다고 지윤이가 얘기했을 때 세영은 지윤도 서경 팬이랑 착각한다


그 뒤로 나를 붙잡고 서경얘기 하는 게 낙인 아이....













sbs 라디오 부스 안



"푸하하~ 네.. 서경씨 콘서트 끝나면 나오실 거죠? 많은 청취자 분들이 아쉬워하세요 "



"그럼요, 콘서트 마무리 잘하고 활동도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앨범 들고 오겠습니다 "



"그럼 최서경씨 보내 드리면서 저도 물러가겠습니다 콘서트 잘하세요 아나운서 최은경이었습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전국투어 콘서트 때문에 몇 개의 고정 게스트만 빼고 다른 건 그만둔다
라디오 부스를 빠져 나오면서 일일이 악수를 하고 콘서트 연습장으로 향한다
오늘도 새벽 3시 이전엔 못 들어 갈 것 같다













11월18일

{ Choi Seo Kyung - sweet concert (부산) }


저녁 7시 공연
지윤과 세영이 한 시간 전에 공연장에 도착해 줄을 선다
앞에 4시 공연을 본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오고 다들 얼굴들이 좋아 보인다
입장이 시작되고 쟈켓속 사진들을 따로 제작한 영상집을 하나씩 나눠주고 있다
지윤의 것도 세영이에게 주고 자석에 앉아 콘서트가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왜 이렇게 내가 떨리지....)

손가락을 자꾸 입 속으로 가져가고... 옆눈질로 공연장 자석을 본다

가득 찬 공연장...

가려진 무대....

그리고 흘려 나오는 서경의 노래....







무대 뒤

방금 끝난 1회 공연에서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드라이어로 말리고 있다 자꾸 목이 잠기는지 물만 찾는 서경

댄스 팀 중 한 명이 서경 앞으로 조그마한 케익 상자와 종이가방을 내민다 무대 위에 팬들이 두고 간 선물...
케익상자를 열어보니 조각 케익이 나란히 4개가 보인다
그 중 체리가 예쁜 케익을 집어들어 한 입 베어먹는다



"오우~ cf 찍냐? 하 하 하 하"



다시 1회 때 입은 정장으로 갈아입고 마지막 목소리 점검을 한다
아무래도 목소리가 약간 이상한지 머리를 갸우둥거려 본다


순간 무대 위가 객석과 같이 어두워져 관객들은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태...
세션들이 재빠르게 자리를 잡고 서경 역시 객석 뒤에서 걸어나올 준비를 한다

어두워진 무대 위가 서서히 붉은 빛에서 푸른빛으로 바뀌며 음악이 시작된다
서경의 목소리가 들리고 무대 역시 완전히 밝아진다
관객의 함성소리가 귀를 찢을 듯 울리고...
순간적으로 밝아진 무대 위를 보지만 노래를 부르는 서경이 없다


잠시 조용해진 객석... 또다시 함성으로 술렁인다
객석 뒤편에서 노래를 부르며 나오는 서경을 그제서야 본 것...

서경이 출발한 그 지점 바로 두 칸 옆에 지윤이 있다

콘서트는 흥분. 열광의 도가니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윤아 우리 서경이 차 타는 것만 보고 가자 응?!"


"야~ 우리가 무슨 어린애가? 싫어"


싫다는 지윤을 세영이 억지로 끌고 서경의 렌트 차가 있는 곳까지 왔다
세영 옆에서 서 있은지 30분 정도 지났을까 백 댄스 팀이 먼저 나왔고 다음은 세션 팀이 나온다
자꾸 가자는 지윤을 세영인 지윤의 가방을 잡고 놓지 않고 있다



"어?! 최서경이다 !!"



순간적으로 매니저와 서경의 선물 보따리를 들고 나오는 코디랑 나오는 서경을 보고 소리 지르는 바람에 서경이 쳐다본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한 몇 초간...
지윤은 얼른 고개를 돌려 딴청을 한다

계속 이 쪽을 보는 서경



"야 가자 애들 몰려 오기 전에 빨랑 타!"



"어...어..."




본 듯한 얼굴이었는데... 를 생각하며 차에 올라탄다



집에 가는 내내 세영은 서경이 자기를 쳐다봤다고 눈이 마주쳤다고 난리다


무사히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전국투어가 끝이 났다
팬들의 앵콜 공연 요청과 회사에서도 한번 더 했음 해서 서울에서의 공연을 한번 더 남겨두고 있다
오락프로 녹화가 예상보다 일찍 끝이 났다




차 안에서 누워 부산에서의 눈이 맞주 친 생각을 한다


어두워서 자세히 볼 순 없었지만 그 눈... 그 느낌... 많이 본 것이었다
잊으려는 듯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데 준이에게서 전화가 온다



"형 신촌 쪽으로 가줘요"



"오랜만에 집에서 쉬지 "



"소주 한잔하고 들어가서 쉬어도 돼"




그렇게 신촌의 한 술집으로 들어간 서경을 준이가 반긴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동안의 미뤄둔 얘기를 한다


가끔 말끝에 서경의 쓴웃음을 짓기도 하고 한바탕 크게 웃기도 한다



"하 하 하 캠퍼스 커플.... 언제 여진이랑 그런 사이였냐? "



"너 몰랐냐? 처음부터 그랬어 너만 몰랐다 "



소주 4병째를 비우니 새벽 4시다
낼 새벽 수업 있는데... 큰일났다 이대로 잠들면 못 일어날것 같은 서경,








집으로 가는 택시 안



"준아 여진이 지윤이랑 연락 한데?"



"지윤이? 갑자기 웬 지윤이?"



"저번에 부산에서 본적 있는 것 같아서... "



"물어봐 줘? 아직 핸드폰 없는 것 같긴 해 너 혹시...."



"아니야 임마! 그냥 본적이 있는 것 같으니까 생각 난 것 뿐이야"



"걔만큼 너랑 대적한 애도 없었지 그때 진짜 너희 둘 (웃음) 지금 지윤이가 널 보면 어떤 느낌일까...

자기랑 죽고 못살게 싸우던 애가 인기가수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얼굴에 바른 파운데이션을 지우기 위해 머리띠를 하고 크렌싱 크림을 바른다
거울을 본 서경... 하얀 크렌싱 크림이 범벅인 얼굴...
한심스럽게 한참을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바라본다








새벽 수업 덕택에 날을 새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을 찾지만 마땅한 게 없다

본 조비 음악을 틀어놓고 오랜만에 우츄 홈 피에 들어간다




접속 15명...
회원 등록 보기를 누른다
데뷔 때부터 보던 아뒤들이 보인다

모놀로그에 글 쓰기를 누르고... 반 정도 썼나? 이내 지워버린다


가수생활에 대한 회의..
스캔들에 대한 이유 없는 변명... 내 생각들..
술기운에 쓰다가 술이 어느 정도 깨니, 내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한다


한참을 팬들이 쓴 글의 리스트를 보다 조회수 200 이 넘는 글이 눈에 띈다
읽을까 말까라는 갈등 속에 클릭을 해버린다






그는 모른다

최서경 그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팬들의 환호도 귀찮아하지

최서경 그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손 한번 잡아 주라는 것을 거절하지

최서경 그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방송에서 딴 생각에 빠져 있어 카메라와 눈을 못맞추지

: :

최서경 그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그는 콘서트에서 그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일대일 만남에서 자신을 보여주길 바라는 최서경....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일대일 만남....? 무대에서 날 보여주는 게 좋긴 하지만 일대일도 별로인데....)



대충 리스트 제목만 보고 뒤로 넘어간다 그러길 한 시간쯤....
날이 밝아온다
매니저형에게서 전화가 오고 가방을 챙겨 학교로 향한다







윤수... 자칫하면 종강에도 지각이다
제법 두꺼운 전공 책 2권을 가슴에 안고 계단을 오른다
그 뒤로 두 칸씩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난다
어느새 지윤을 앞서 가는 남자...
그 남자를 보며 지윤은 죽어라 뛰어도 2층에서 저 남자에게 따라 잡힌 것에 대한 맥이 풀려 버려 멍하니 그 남자를 보고 있다



순간 뒤를 돌아보는 남자



"이지윤! 빨리 안 뛰고 뭐해? 지각이다"



시진이 소리치며 지윤의 가슴에 안고 있던 전공 책을 자기 전공 책과 함께 들고 뛰어 간다




간신히 지각은 면했다
땀 범벅이 된 외투를 벗고 시진에게 책을 받는다




"밥 사라 "



"네"



지윤은 수업 내내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킬 수 없다
오늘 하루 연강 4 시간짜리 수업이 마지막으로 학기가 끝이 난다








서면으로 나온 두 사람...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시진...

(어... 나 돈 많이 없는데.... 클 났다 )



겉으론 웃으며 메뉴 판을 보고 있지만 속으론 지갑 속 돈을 세고 있는 지윤...
주문을 하는 시진 무언가를 꺼낸다
외식 상품권이다
지윤의 얼굴을 한참 보더니 급기야 웃음을 터트린다



"너 순간 얼었구나 설마 내가 후배한테 밥을 얻어먹겠냐? (미소) 먹고 싶은 거 골라"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 듯 얼굴 표정이 티 나게 밝아진다
또 한번 그런 지윤을 보고 웃는 시진







연말까지 스케줄이 빈다
거의 녹화가 끝이 나고 라디오 게스트도 하나만 맡은 상태
콘서트 준비로 하루종일 연습실에서 세션형들과 맞춰보고 있다









수요일 밤 8시...
트레이닝 바지에 더블코트를 입고 벙거지모자를 눌러 쓴 키 큰 남자가 라디오 부스에 들어간다





방송 끝나기 10분 전...
진행하는 dj 옆에서 핸드폰을 한 쪽만 대고 cm을 듣고 있는 서경



"오늘 서경씨 스케줄 마지막 이라네요 그럼 이제 서경씨 볼 날이 없는 거네요 그쵸?"



"앵콜콘서트가 성대 콘서트장에서 하구요 음.. 연말 시상식에서 뵐수 있겠네요 "



"아쉽지만 그때 뵙기로 하구 그래서 저희가 서경씨 콘서트 티켓을 두 분께 드린다고 했어요 "



"저 진짜 티켓 안 돌리거든요 근데 마지막이라서 두 분을 초대했어요 "



"정말 많은 분이 신청 하셨어요 음.. 지금 서경씨가 들고 계시죠 자 발표 해주세요"



"서울 한 분과 부산 한 분이 되셨네요 "



"일부로 작가가 그렇게 뽑았다는 얘기도 있더라구요 "



"흠..... 저기요 안 웃기거든요 하 하 하 발표할게요 먼저 서울에 이 현석씨 축하드려요 제 콘서트에

남자가 별로 없는데... 오시면 분명 환영받으실 거예요 초대권 받아서 오셨다고 하시면 제가 아는 척
해드릴게요"



"다음은요 부산에 이지윤씨... 여자 분이시네요 "



"이지윤요? "



"네 아는 분이세요? "



"아... 들어 본적이 있는 것 같아서요 "



"팬들 이름 많이 기억하시나봐요?

서경씨 감사하구요 그럼 전 이만 최서경씨의 노래 들으면서 바톤 터치를 할게요 안녕히 계세요"




방송을 끝내고 작가에게 가서 이지윤이라는 사람 신상 좀 보자고 하지만 주소 밖에 모른다고 한다





집에서 라디오를 듣던 지윤...

콘서트 티켓이 되었단 소리에 좋기도 하고 내심 걱정스럽다
세영이에게 같이 가자고 하고 여진이에게 하룻밤 부탁한다는 말도 한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장장 6시간을 좁은 기차 안에서 시끄러운 사람들에게 치이며 올라온 지윤은 어질어질 현기증을 느낀다


곧장 성대로 가는 지하철을 탄다
여전히 지하철도 사람들로 붐빈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흐르고 여기저기 트리에 화려한 조명들 ...
하지만 약간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은 지윤은 눈 앞이 모두 어지러울 뿐이다
세영과 함께 겨우 30분전에 도착해 맨 끝에 줄을 선다
부츠컷 낡은 청바지에 흰면티 갈색 더블코트를 입은 지윤은 열이나 온몸이 젖었지만 코트를 벗을 수도 없다
그때 단아한 아주머니 한 분이 키가 큰 모델 같은 여자분이랑 아무런 재제도 없이 공연장으로 들어간다



"최서경 새엄마래.."


"정말? 진짜 이쁘시다 그치?"


"옆집누나도 진짜 이쁘다 키도 크구..."


"옆집누나 시집 갔대, 매형이 대기업 다닌대"


"정말~~ "




팬들이 얘기를 하고 있는 동안, 최은이 그 두분을 모시고 대기실로 간다
어수선한 대기실에서 구석에 혼자 앉아 있는 서경을 최은이 부른다



"서경오빠~! "


"(짜증을 내며) 왜?! "


"새어머니 오셨어요 "


"새엄마...."


"너 왜 그리 짜증을 내... 너 도와주는데..."


"얘가 원래 못 됐어 새엄마 "


"옆집누나... ! 공연 시작이 얼마 안 남아서 그래 새엄마 자리 마련해 뒀으니까 앉아 계세요"


"공연 끝나면 집에 곧장 올 거야?"


"엄만 얘를 몰라서 그래요? 종 파티다 뭐다 밤샐걸... 그치?"



그때 게스트로 온 윤도현과 하해원이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새어머니"


"아... 네 "


"새엄마 곧 시작 한다 빨리가서 자리에 앉아, 은아~ 최은! 자리 좀 ...."


한해원이 인사를 하자 서경은 서둘러 새엄마와 옆집누나를 공연장으로 보낸다
해원은 약간 기분 상한 듯 서경을 쳐다보고 해원의 눈을 피하는 듯 거울을 보며 옷 정리를 하고 무대로 올라간다








슬픈 피아노 선율 베토벤의 비창이 흐르고...


서서히 막이 올라가고 ...


조명이 밝아온다...


키보트 앞에 회색 수트를 차려 입은 서경이 앉아 비창을 연주하고 있다






관객의 함성... 서경은 그렇게 지윤 앞에 멋지게 등장했다


공연 중간 멘트에


"제가 콘서트 티켓을 초대권으로 두장 돌렸어요 그거 돌리면 장사 안되는거 아시죠?

그거 가지고 오신분 행운의 주인공 어디계세요? 얼굴이나 한번 보게..."




이현석이란 사람이 첫번째부룩에 두번째줄에서 손을 들었다




"한 명이 없네요 분명 자석이 다 메워졌는데..."



세영이가 손을 든다 그리고 세영 옆에 앉은 지윤...
서경의 한쪽 눈이 커진다


흑색의 약간 긴 레이어드 단발에 갈색 두톤 선글라스를 낀 지윤...


순간 눈이 마주쳤지만 지윤은 이내 딴 곳으로 눈을 돌려 버린다


멈짓! 한 서경은 이 사태를 대충 얼버무리고 공연을 다시 시작한다
애써 지윤을 보지 않으려 애를 쓰지만 그럴수록 눈은 자꾸 지윤쪽으로 향한다
객석을 향해 손짓을 하는 것도 의식을 해 지윤 쪽만 피하고 물을 뿌리고 직접 객석에게 가는 것도 지윤쪽을 피한다



어떻게 1부 공연이 끝나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어진 서경...
한해원이 게스트로 무대로 나오고 서경은 대기실로 내려와 매니저 형을 찾는다



"형... 가운데 블록에 다섯 번째 선글라스 끼고 보는 여자 애 있지?"



"응 근데 왜?"



"연락처 좀 알아봐"



"뭐?!"



"응?! 형~ 내가 알려달라고 할수 없잖아 "



"너 왜그래? "



"예전에 알던 ... 아니 여진이 알지? 준이 여자친구 걔 친군데... 있잖아 유학을 갔거든.."



"왜이리 황설수설이야?"



"그냥 번호만 알려달라고 해, 응?"



가수 데뷔 이후 여자에게 관심도 없던 녀석이 많은 여자연예인이 접촉을 해와도 다 뿌리친 녀석이 갑자기 이렇게 나오니 매니저는 어리둥절하지만 연락처를 받아 주기로 한다







가벼울 줄 알았던 감기 기운이 심해졌나보다


밀폐된 공간..

뜨거워지는 공기...

귀와 머리를 흔들어 놓는 함성소리와 노래소리 때문에 ..



하해원이 나오자 갑자기 찬물을 끼 엎은 듯 조용해지는 객석의 반응에 지윤과 해원은 동시에 놀란다
급기야 지윤의 뒤편에선 옆사람과의 얘기지만 욕도 나온다



"안녕하세요 서경씨 콘서트 축하해주러 왔는데요

우츄 형광봉 색깔 노란색인가요? 너무 너무 이쁘네요 서경씨가 콘서트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제가 연기자라서 노래를 잘 못 불려요

그런데 꼭 불려야 된다고 서경씨가 그래서 연습을 좀 했거든요

그냥 못 불려도 이해 바랄께요 "




해원의 노래가 시작되자 객석에선



"노래 못 부르면 왜 와? 이해가 안되네"



"우리가 이렇게 싫어하는거 모를까...? 나 같음 못 오겠다 정말 대단하다 대단해 "


"대단한게 아니라 머리가 나쁜거지 안 그래?"




그런 말을 뒤로하고 지윤은 공연장 밖으로 나온다
상쾌한 겨울 바람이 지윤의 머리 열을 씻어 주는 듯하다
자판기에서 코코아를 뽑아 들고 계단에 앉아 해원이란 여자를 생각한다


(티비 보단 안 예뻤지만 그래도 예쁘던데 ...
왜 싫어하지.. 하긴 이쁜 척을 좀 하고 서경에게 보이게 기대기는 한다 하지만 서경이 그렇게 만든 건지도 모르잖아 )



코코아가 식는 줄도 모르고 공연장에서 흘려나오는 해원의 노래를 듣고 있다
옆에 서경의 매니저가 커피를 뽑아 들고 앉는다


공연장에선 윤 밴의 노래가 나오다, 다시 서경의 노래가 흘려나온다



"안 들어가세요? 공연 시작했는데..."



"네? 네... 머리가 좀 아파서요.. 뭐 여기서도 들리는데요 뭐 "



"저기 .. 전 최서경 매니저인데요 "



매니저가 명함을 건네고 명함을 받은 지윤.. 이리저리 쳐다본다



"그런데요?"



"이름이 뭐예요?"



"네? 왜요?...."



"혹시 서경이 아세요?"



"당연히 알죠 가수 최서경.."



"서경이 친구 준이라고 ... 혹시 준이 여자친구랑 친구라고..."



"네?.... 준이요? 성선준?"



"맞아요 성선준 친구세요? 서경이가 친구라고 그러던데..."



"그런데요?"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



"네?! 연락처요? 왜 그래야 되요?"



"나쁜 뜻은 없고... "



"저기요 저 그만 들어가 봐야 겠네요 그럼..."



코코아가 담긴 종이컵을 휴지통에 넣고 급하게 공연장으로 들어간다
그런 지윤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매니저 얼굴에 서경에게 어떻게 말할지 난감해 하는 느낌이 비친다




준비했던 모든 공연이 끝이나고 서경은 쫑파티 장소로 향하는 차안





"형 물어봤어?"


"응"


"줘!"


"물어봤댔지 연락처 알아냈다고 안했어"


"뭐야 형!? 지윤이가 안 알려 준거야....? 선준이 얘기도 했어?"


"그래 임마 준이 여자친구얘기도 했어"


"휴~~ 알았어"




나이트 클럽 룸 안... 윤도현과 하해원 그리고 세션 팀 댄스 팀이 술을 마신다
여전히 구석진 자리에 앉아 연신 술을 비우던 서경이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선준이 집으로 간다






밤늦게 준이는 서경의 택시 비를 들고 집 앞에 나와있다




"야 임마 자는 사람 깨워 놓은 것도 모자라서 택시 비까지 달래냐?"



"준아~ 오늘 너네 집에서 신세 좀 지자"



"집에 안 들어가고...? 새어머니 기다리실텐데... 전화는 해드려"



"벌써 통화했다 들어가자"




하품을 연신 하며 집으로 들어가는 준이에게



"지윤이 연락처 좀 여진이한테 물어봐라"



"아~함~! 응.... 응?! 누구?"



"지윤이... 여진이 친구 이지윤"



"너 술취했냐? 저번에도 그러더니 너 왜그래?"



"몰라, 그날 이후부터 계속 그 느낌이 생각나 "



"느낌...?"



"그냥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맨날 싸운다고 해도... 그게 그리워..

모두들 날 가수 최서경으로 보지, 평범한 대학생 최서경으로 안 보잖아 "



"....."


"안 도와 줄거야? 그래도 난 알아낼거라는거... "



"그래 여진이한테 물어볼께 어려운 일도 아닌데...

어이! 평범한 대학생 내 친구 최서경.. 지윤이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둘은 웃으며 집으로 들어간다


여진의 자취방에 간 지윤과 세영..
갓 대학에 들어간지 얼마 안 되서 만난 적이 있었던 터라 별다른 어색함은 없다
세영이 씻으러 들어간 틈을 타
지윤은 여진의 남자친구의 친구가 서경이가 친구라는 말하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세영이 잠들고 나란히 누운 지윤과 여진




"오랜만이다 그치?"


"어... 너무 좋다 너 두 번째로 울 집에 와서 잔 날... 서경이 첨 만난 날 기억해? 벌써 그 날이 일년 전이야 "


"서경이랑 난 안 좋은 기억 밖에 없어 맨날 싸우고..."


"그래도 서경인 니 안부 종종 묻던데... 넌 어찌 한번도 안 묻냐? 매정하게시리..."


"가수 데뷔하고 인기 좋다고 니가 얘기했잖아 그러니 뭐 물어 볼게 있어야지"


"지금 보니까 어때?"


"딴 사람 같애... 나랑은 다른 세계 사람...

아... 서경이 매니저란 사람이 내 연락처 가르쳐주라고 하더라 "



"진짜? 어떻게 생겼디?"


"그냥.. 강호동처럼 생겼던데...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안 가르쳐 주고 왔어"


"서경이 매니저 맞는 것 같은데.. 가르쳐주지 그랬어..."


"뭐할려구... 친한것도 아닌데..."


"만약에 서경이한테서 연락오면 어떡할거야?"


"그런 일은 없어 걔가 날 왜~~~

아! 나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했잖아 수업 같이 듣고 밥도 같이 먹고... 넘 좋아~~

아~~함~~ 졸리다 자자 "




이불을 목까지 덥고 잠이 든 지윤을 여진은 살며시 웃으며 쳐다본다










오랜간만에 늦잠을 잔다
공연 준비로 쌓인 피로와 쫑파티 술기운이 서경을 푹~ 잘수 있게 만든 것이다


좀 있다 연말 시상식에 쓸 화면을 찍기위해 나가야 한다
이거 말고도 활동은 접었지만 연초 시트콤 출연이 있어서 스케줄은 일주일에 두개씩 있는 편이다
그리고 내일은 부산으로 윤.밴 콘서트 게스트로 가야한다



일어나자마자 매니저 형에게 전화를 하고 씻지도 않은채 차를 타고 사우나로 가서 땀을 쫙~~ 뺀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야외 녹화장으로 간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안..

서경의 콘서트 카달로그 사진을 보며 예전에 그 웃음이 왠지 없어져 버림을 본다
억지 웃음은 아니지만... 뭔가 빠진듯한 서경의 웃음에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드르르르르~~

진동으로 해 놓은 핸드폰이 울리고 지윤은 기차 연결부분 출구로 나가서 전화를 받는다



"네..."



"뭐하니?"



"시진 선배?"



"어... 뭐하고 있었어?"



"아.. 지금 부산으로 내려가고 있어요 서울 갔다가 내려오는 길..."



"서울엔 왜?"



"그냥... 뭐...."



"내일 너 시간 비워라"



"네? "



"윤 밴 티켓 생겨서 너랑 갈려구 괜찮지?"



"네.. 괜찮긴 하지만..."



"그럼 kbs 홀 앞에서 7시40분쯤에 보자"



"그래도... "



"어? 뭐라고?"



"아니예요 내일 봐요"



전화를 끊고 다시 자리로 돌아온 지윤...
시진에게서 처음 전화가 왔다... 그리고 콘서트를 같이 보자고 한다.. 첫 데이트다...











kbs 홀... 8시 40분이 넘어가고 있다
시계를 보는 지윤은 초조해 진다 아직 시진이 안 나타나고 있다
벌써 공연은 8시에 시작했고 아무도 없는 로비에 서서 시계만 본다




그때 하얀색 그랜저가 선다
건장한 보디가드와 매니저 사이에 있는 서경을 본다
초조한 모습과 달리 냉정한 느낌은 사라지지않은 지윤을 본 서경
게스트 시간에 늦은 관계로 빨리 뛰는 서경과 같이 지윤의 앞으로 뛰어오는 한 남자... 시진이다



"미안 미안~~~ 차가 너무 막혔어 오래 기다렸지? 정말 미안해 진짜~~"



"괜찮아요 빨리 들어가요"



표를 확인하고 어두운 객석의 자리를 더듬어 자리를 찾는데.. 무대에선 최서경이 등장한다




"캬악~~~~~~~~~~~~~~~!!"



"저 부운~ 제가 섭외했습니다 "



"하 하 하 하"



"발라드 가수가 락 밴드 게스트 오면 참 난감해요

앞에서 분위기 다 띄워 놨는데 발라드로 쏴~~ 하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가 락을 부르면 너무 어
설퍼서 웃기잖아요"


"아니예요~~!!!! "



"역시 섭외 한 저분 확실히 주위 분까지 교육을 잘 시켰어요~

나중에 통장으로 출연료 보낼게요 근데 저 두 분은 아까부터 계속 서서 계신데 왜 그런 거예요?"




시진과 지윤인걸 알고는 더 말을 거는 서경



"@#$%^"



"네?! 크게 말하세요 안 들려요"



"자리를 못찾았어요"



"자리번호 뭐예요? 자리번호..."



"c에 33 34 요"



"자~ 여러분 저 분들 자리 좀 앉혀야 되지 않을까요? "



"여기예요 여기~~~ 이리로 오세요~~"



"저기라네요 자 빨리 앉아주세요 ...

이런 한 곡 밖에 못 부르겠네요 저분들 자리 찾아 준다고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 되어 버렸네요 나
중에 제 노래 대신 저분들 노래 들으세요 "



"악~~~~~~~~~~~~~~~~~~~~ 캬~~~~~~~~~~~~~~```"




"윤밴의 내게로 와 줘를 부를건데요 발라드 가수가 부르는 락은 어떤 느낌일지 .. 들어주세요 "




계속 지윤이만 쳐다보면서 멘트를 하는 서경때문에 얼굴도 제대로 못든다




세션팀의 드럼과 베이스가 시작되자 발로 박자를 맞추고 손으로 기타를 치는 폼을 잡는 서경
마이크를 약간 높게 세우고 내게로 와줘를 핏대를 세우며 열창한다







대기실로 돌아온 서경은 신경질적으로 의자에 걸터 앉는다



"준이가 전화 했더라 전화 주란다"


"그래요? "




가방을 뒤져 핸드폰을 꺼내 준이 번호를 누른다
투명 스럽게 말을 하는 서경



"나다 전화 했다며"



"지윤이 연락처 불려 줄께 적을래?"



"됐어, 연락처는 뭘.. 남자 친구도 있는데..."



"또 그건 뭔 말이야? 알려달라고 할때가 언젠데..."



"여기 도현이형 콘서트장인데 지윤이 남자친구랑 콘서트 보러 왔더라 "



"남자친구인거 확실해?"



"그럼 아무나 하고 같이 오냐?! "



"그냥 친구일 수도 있지... 여진이 말로는 남자친구 없대"



"됐어 임마 끊어~!!"



멋대로 전화를 끊고 벌컥벌컥 물를 마신다

매니저 형이 서울로 올라가자는 말을 한 뒤 한참을 가만히 있는 서경




"형.. 하루정도 부산에서 쉬었다 가자 "



"엉? "



"어차피 스케줄도 이제 없잖아 다음주 시트콤 빼고.. 할거야 말거야?"



"그러지 뭐.. 왜..? 누구 볼 사람 있냐?"



"있긴 뭐가 있어..."




가방에 있는 책을 넘겨보다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여보..."



"나다 번호 불러"



"언제는 필요 없다며..."



"빨리 불러"



"019-###-##### 전화 할거냐?"



"몰라 임마~~!! 끊어 "




시내 호텔에 숙소를 잡고 침대에 누워 폰만 열었다 닫았다 그리고 있다


시내 호텔에 숙소를 잡고 침대에 누워 폰만 열었다 닫았다 그리고 있다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저장번호 1번을 누른다




"뚜 뚜 뚜~~~~~~ 저희 고객이 통화 중이어서...."

(뭐야~ 대체 누구랑 통화 하는 거야)



다시 침대에 벌러덩 누워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둔다










"선배 잠깐만.. 전화 들어오는데... 잠시만 ... 끊겼네... 얘기해요 선배"



"밥이라도 사 줘야되는데 미안하다 공모전 때문에 약속 있어서..."



"아니예요 선배때문에 공연도 꽁짜로 봤는데요 뭘... 조심히 들어가요..."




컴퓨터 앞에 앉아 우츄 홈피를 연다

벌써 윤밴 게스트로 만난 서경에 대한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다
나의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하긴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시진 선배와 나를 보고 있었으니....



벨소리다
발신번호도 확인 안하고 통화키를 눌러 받는다



"네.."
















침대에 누워 장난 삼아 눌러본 게 걸렸다
지윤이가 받자 서경, 순간 당황해한다
계속 여보세요를 하는 지윤의 목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왜 말을 안하는거야? 여보세요 "



"이지윤.. 폰 맞죠?"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서..경.. 나 서경이야"


"응?!"


"서경이라고 "



"최서경?"



"그래... 집이야?"



"응... 근데 너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



"그게 중요해 지금?"



"응, 중요해. 나 폰 산지 이틀밖에 안?는데 니가 어떻게 알어?"



"나 이래봐도 가수야 너 번호 아는거..."



"그래 너 가수야 근데 가수라해서 나의 대한 정보를 그렇게 쉽게 알수 있는거야? 가수가 무슨 대단한 자리니?"



"뭐? 야~! 그럼 그 놈은 뭐가 그리 대단한데...?!"



"그놈...? 누구?"



"왜.. 그 오늘 같이 온 놈... 그 놈보단 내가 낫지 안 그..."


"너 웃긴다 언제 봤다고 그놈이래 너보다 나이도 많고 너보다 잘난 사람이니까 신경 꺼

갑자기 전화 해 놓곤 이상한 소리나 하고...
야! 할말 없으면 끊어, 기분 좋았는데 도로 나무아비타불 ?다 니 땜에.."


"야~! 그래 끊어 "








둘 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열 받은 지윤은 세영과 함께 시내 호프집에 간다

피곤 했는지 열 내다 깜박 잠이 든 서경
매니저의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고 광안리에 횟집으로 차를 몬다


소주를 권하는 매니저를 뿌리치고 회와 밥만 먹고..
매니저를 옆 자석에 태우고 광안리 해변 도로를 여유있게 서경이 차를 몬다

핸드폰 이어폰을 귀에 꽂은채 신호등이 바뀔때를 기다리는데... 횡단보도를 건너는 지윤을 본다
반사적으로 클락션을 누르지만 차 안의 서경을 지윤은 못보고 버스 정류장 앞에 선다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누른다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는 지윤...




"네.."



"어디야?"



"누구세요? "



"나야 서경이 너 어디야?"



"그건 왜?"



"광안리 맞지? 한빛 아파트 단지 있는곳 .."



"니가 어떻게 알아? 너 서울 안 갔어? 너 어디야? 근처야?"



"버스 타지마 내가 갈거니까 알았지?"



"응..."




신호가 바뀌고 직진을 좀 하다 유턴을 해 지윤 앞에 차를 세운다


조수석 문을 열고 매니저가 인사를 한다
그리곤 서경에게 내일 아침 비행기니까 늦지 말고 숙소로 오라는 말을 하고 건너편에서 택시를 잡아탄다
얼떨결에 매니저와 인사를 하고 멍하니 차 안의 서경만 쳐다보고 있다
또 다시 클락 션을 누르고



"안 타?! "


"으.. 응 아니 타"


"어디 갈려고? 아님 들어오는 거?"



"친구가 술이 좀 돼서 데려다 주고 집에 가는 길이야"


"집이 어딘데...?"


"한빛 아파트..."


"너네 집 말이야 "


"해운대..."


"너 되게 어색해 한다 지금 무진장 웃긴거 알어?"



자꾸 힐큼힐큼 지윤을 쳐다보는 서경 때문에..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서 일까 지윤은 지금 이 상황이 참 어색하고 불편하다
어색한지 자꾸 창 밖만 보는 지윤이가 서경인 내심 마음에 걸린다



"해운대면 살기 좋겠다 바다도 가깝구..."


"어.. 여기서 좌회전이야 "


"넌 어찌 집에 들어 갈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다"


"밤 늦게 남자랑 같이 있지 말랬어 위험 하다구"


"날 남자로 보긴 하는가 보네~ 난 전혀 생각도 없는데.. "


"좌회전이야 (세침세침) 여기야 덕분에 잘 왔어 "




내리는 지윤을 보며 서경이도 같이 내린다



"넌 나 안 반갑냐? 내 얼굴 한번도 안 쳐다보고..."


"티비만 켜면 너 나오는데 새삼스레 볼것도 없지 않냐? 잘 가라 "


"그래.. 티비만 틀면 나오지.... 그래 들어가라 난 갈게 "



멀리 멀어져 가는 서경을 보며 지윤은 말이 너무 심했나 하고 후회를 한다











한쪽 팔을 차창에 걸치고 생각을 한다

(티비만 켜면 나오는 사람... 연예인.. 가수... 최서경... 그냥 아르바이트 할때의 최서경이 아니다...)











아침 10시경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연초 방송될 시트콤을 연대 캠버스에서 찍고 있다


내용은 모범생 최서경이 날라리 여자 하해원을 만나 좌충우돌 사랑 만들기다

항간에는 이 둘이 같이 출연하는것만으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서경 자기분량을 거의 다 찍고 찰영장 옆에 세워둔 벤에서 마지막 씬 대사를 외운다



(준이가 도서관에서 공부 한댔지...)



아직도 서경 자기 씬 찰영이 될려면 적어도 한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될것 같다
준이가 벤으로 왔다 간단하게 요기할 햄버거와 콜라를 사 들고



"지윤이 만났냐?"



"어"



"어떻디? 얘기 좀 해"



"뭘... 얘기 한 게 있어야 하지"



"만났다며... "



"집에 고이 모셔다 드렸다.... 내가 많이 변했냐?"


"왜 지윤이가 너 많이 변했대? 좀 변했긴 했지 너 개천에서 용됐잖아 ㅋㅋㅋ

전화해봐 너 멀리 있을수록 자주자주 전화하고 그래야된다 그래야 딴 놈이 접근을 못하지"


"벌써 한 놈 있더라 "


약간 기분이 상한듯 벤의 의자 뒤로 등을 깊게 댄다



"잘해봐 자식~~ 나 간다"


"잘해보긴 뭘 잘해보냐?!"


준이가 가고 핸드폰의 저장번호 1번만 만지작 만지작 거리다 통화키를 누른다


뚜~~~ 뚜~~



얼마가지 않아 끊어 버린다





지윤...
부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가 벨소리에 우탕탕 뛰어 핸드폰을 집어드는데 끊겼다
처음보는 번호.... 통화키를 누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까 전화 하셨죠?"


"응.."


"누구세요?"


"(황당) 너 누군지도 모르고 전화 한거야?"


"서..경? "




그때 벤의 문이 열리고 하해원이가



"서경아 촬영 준비하래 빨리 나와"


"어 알었어"



핸드폰을 들고 찰영장으로 나간다



"나 지금 촬영해야 하니까 끝나고 전화할께 "


"그래 그럼..."



전화를 끊고 파우더를 한번 더 바르는 서경 옆에서 해원이 묻는다



"누구야? "



"친구..."



"친구 누구?"



"해원아.. 아니 옆집누나, 내가 그런거까지 가르쳐 줄 필욘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 들어갑니다 서경씨 준비하세요 하잇!! 큐~~!! }




셔경 "지원아... 너... 지원이 맞냐?"



해원 "좀 어색하긴 한데... 이렇게 살아보기로 했어"



서경 "야~~~ "



서경과 해원이 포옹을 한다






{컷~!!! 좋았어 . 수고 하셨어요 ...}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했어요 옆집누나.."



"이제 옆집누나로 부를거야?"



"그럼요, 저보다 두살 많잖아요 그러니까 옆집누나로 대해야죠

그래야 스캔들도 없을테구 옆집누나 이미지도 좋아질거구.. 저 가 볼께요 수고 하셨습니다"



한번에 끝난 엔딩때문에 기분이 더 없이 좋아진 서경..
벤으로 가는 중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든다








지윤은 시진의 사진 공모전 준비를 도와 주기로 해 동아리방에 왔다
학과 사무실에서 청테이프랑 집게를 빌리려 잠깐 갔다가 교수님을 만나 간식꺼리를 받아 들고 낑낑 거리며 계단을 오르고 있다

필름을 뽑는 시진... 지윤의 벨소리가 울린다


손을 간단히 앞 치마에 닦고 받는다



"여보..."



"(어라.. 또 누구야?) 이지윤이 폰 아닙니까...?"



"맞는데요 잠깐 어디 갔거든요 누구시라고 전해 드릴까요?"



"그것보다.. 전화 받는 분은 누구시죠?"



"저요?... 아 저기 지윤이 오네요 잠시만요 지윤아 전화 받어 "



헉헉 거리며 두손에 가득 먹을 걸 들고 오는 지윤에게 폰이 건네지고 시진이 먹을 것을 받아 든다



"여보세.."



"아까 그 사람 누구야? 너 외동딸인거 다 알어 누구야?"



"시진 선배라고 울 학교 선배야"



"그 선배인지 뭔지가 왜 너네 집에 있어?"



"나 집 아니야 여기 학굔데... "



"방학인데 학교는 왜 가 너 혹시..."



"혹시.. 뭐...? 선배 공모전이 있어서 도와 주기로 했거든 그래서 나왔어 "



"혼자서 그걸 왜 도와 주냐구....? 그 놈이 흑심 있는거 아냐?!"



"너 왜그래? 딴 애들도 오기로 했어 내가 일찍 왔을 뿐이야 근데 너 진짜 이상한거 알어?"



"내가 뭐?"


"너 진짜 이상해... 아닌가...?"



"아니야 ~~ 그럼 집에 몇시에 들어갈건데?"



"야~ 니가 내 아빠냐? "



"오빠 역활은 할수 있어"



"웃기지마... 너 진짜 이상하다니까..."



"몇시에 들어갈거냐구...?"



"오늘 술 한잔 할것 같은데..."



"11시 전에 들어가 "



"풋~~!! 울 아빠도 간섭 안한다 야 최서경 웃기지말고 끊어"



이상하다는 듯 끊는 지윤을 보며 시진이가 묻는다




"뭐가 이상해?"



"아니예요..."



"이거 좀 잡아줄래?"



"네... 선배.. 근데요 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요 갑자기 이것 저것 간섭하는것 이상한거죠?"



"그 방금 전화 온 남자가 간섭해?"



"대충... 근데 예전부터 시비를 거는 애라서 크게는 안 이상한데.. 좀 그러네요 "




"그 남자가 지윤이 좋아하는 것 같네.. 남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딴 남자랑 같이 있는 거 신경 쓰이거든"



"에~ 아니예요 절대 그럴 애 아니예요, 아마 많이 심심해서 그럴 거예요"




얼마 지나지 않아 동아리 애들이 들어오고 회의에 들어간다


정말 공식적인 스케줄은 마무리가 다 되었다

내일부터 연말 시상식 참석하고.. 그 뒤로 앨범 만들기에 신경을 좀 쓰면 될것 같다
회사에서 팬레터와 선물을 가져가라는 연락을 받고 사무실에 들린다 그다지 많지 않은 양이다
요즘 인터넷이다 뭐다 해 준 듯...


집으로 가는 차안.. 하나하나 선물 포장지를 뜯어 확인한다
그 중.. 얇고 조그만한 아무렇게 우체국 포장지에 포장한 선물이 눈에 띈다
동화책이다
책장을 넘기다 염서 한장이 보인다
고양이가 그려진 엽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진짜 오래간만에 집에 일찍 들어간 서경..
아무렇게나 선물 보따리를 바닥에 놓고 새엄마를 찾는다



"너 왠일이야? 이렇게 일찍?"



"누난 시집을 간거야 온거야?"



"잠깐 들렸어 진짜 너 왠일이야? "


"서경이 왔니?"


"새엄마 옆집누나 좀 자기 집에 가라고 해 맨날 와 있어 어떻게 된게..."


"어머 애 좀 봐... 여기가 너네 집이니? 그리고 뭘 맨날 오긴 뭘 맨날 와..? "


"다시 나가야 되는 거야? 밥은?"


"아니야 스케줄 이제 없어 밥 먹고 왔어 "


"그래 그럼 쉬어"


서경의 새어머니는 그저 서경이 스케줄에 쫓기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방으로 들어온 서경 얼굴에 화장을 지우고 대충 씻고 러닝머신 위에 섰다
코디가 정장을 주며



"운동 좀 해~~ 젊은 애가 뱃살이 출렁거리냐? "


는 말을 듣고 바빠서 잊고 있었던 운동을 할려고 한다
약간 긴 앞머리를 머리띠로 올리고 천천히 뛰기 시작한다






부대 앞 선술집
부대찌개와 파전에 동동주가 나오고 바가지로 동동주를 퍼서 술을 마신다
뭐 아이디어는 제대로 된건 나온게 아무것도 없이 꾸물꾸물거리는 날씨 탓에 일찍감치 학교앞으로 모였다

건하게 분위기 무르익을때쯤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집이야?"



"아니... "



"내가 몇시까지 들어가라고 했어?"



"걱정마 12시전까진 들어갈거야 지하철 끊기기 전에 들어갈거라고..."



"11시랬어 12시가 아니라"



"야~ 니가 내 남자친구냐? 너 왜 그래? 끊어 술마시게 .."



통화하는 모습을 본 시진이가



"낮에 전화했던 사람?"



"네..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누군데? 선배 누군데요? 지윤이 남자 생겼어요?"



"아,아,아니... 아니야 ~ 남자는 무슨... "



"본인이 아니래잖아 나도 잘 몰라 "



그러곤 시진 술잔을 비운다
자꾸 시계를 보는 지윤.. 10시50분이다



"지윤이 뭐 약속있니?"



"아..아니요 "



"야~~ 오늘은 날 새고 마시자 어때? 괜찮지? 형~ 그렇게 하는거다"



"[지금 들어가도 12시가 넘는데... 우씨 몰라...] 그.. 그래 "



"지윤이 그만 들어갈래? 아까부터 시계만 보는것 같은데.."


"아~~니요 휴~~ 자! 마시죠 "


정확히 11시2분 벨이 울린다
지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조용조용히 받는다



"어, 나야 왜? "



"집에 들어왔어?"



"너 정말 왜그래? 나 너한테 뭐 잘못한것 있나? 차라리 화를 내 이렇게 간섭하지말고."



"술집이야? "



"오늘 날 샐거다 됐냐?"



"그래... 그렇게 해.. 나도 술이나 마시러 가야겠다 너 많이 마셔라 끊는다"



다시 자라로 돌아온 지윤.. 얼굴빛이 안 좋다



"저기... 나 오늘은 그만 집에 가 볼게... 미안해... "


그러는게 어디있냐구 하는 친구들 사이에 시진이가 그래 여자 애들은 그만 집에 가라고 한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 세영이가 묻는다



"아까 전화온 사람 누구야? "



"최서경"



"푸하하하하~~~ 장난치지말고..."



"진짜야 진짜 최서경이라니까..."



"이지윤.. 너 진짜 못 말린다 그럼 콘서트 때 그때 왜 아는 척 안 했어? 너 장난 계속 치면 스토커로 확! 불어 버릴 거야"



"진짠데... "



"광안리다 나 갈게 내일 학교에서 보자"


"그래..."



내리는 세영을 보며 지하철 노선표를 본다

세정거장.. 만 가면 집이다







12시가 지난 시간... 방으로 들어와 불을 켜고 침대에 누워 생각을 한다


(내가 왜 걔 말을 들어야 하는 거야 대체... )


그러곤 문자를 보낸다



{나 이제 집에 들어왔음 이 정도면 양호한 거 아님? 내가 왜 이런 짓을 해야되는지 모르겠지만...술 잘 마시고 과음 하지말고..}

침대에 폰을 두고 씻으러 간다







삐~삐~..... 삐~삐~...




정오가 되도록 깨지 않고 쓰러져 자는 서경..
그 옆에 서경의 폰에선 밤새 문자가 왔단 신호가 울리고.. 좀 지나지 않아 전원이 끊긴다

머리에 새집을 틀고 비몽 사몽으로 화장실에 가 칫솔을 든다
조금씩 정신이 든 서경은 새엄마의 목소리에 답을 한다




"일어났니?"


"어..."


"나와서 밥 먹어 "



식탁 앞에 앉은 서경 여전히 졸린 듯 하품을 해대고 퉁퉁 붓은 눈을 비비며 숟가락을 든다



"잘 잤어? 어제 운동 하고 바로 자더니.. "



"응, 푹 잤어 "


"이제 스케줄 없는거야?"


"응.. 이따 저녁에 선배 만나서 술 한잔 하기로 했어 "


"너무 많이 마시지 말어, 알았지"


"응"



국에 밥을 말아 떠 먹는 아들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신다






답문자도 없다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


잘못 한 것도 없는데.. 이래야 되는 지윤은 화가난다



하루종일 동아리방에서 지윤은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화가 나서 술을 많이 마셨나? 진짜 화가 많이 난나?]



딴 생각에 잠겨있는 지윤을 시진은 귀여운 듯 쳐다 본다



"밥 먹고 할까?"



"형... 자장면 시켜먹어요 우리 "



"니가 시켜라. 자장면 다섯 그릇..."











샤워를 하고 면바지에 검정 폴라티를 받쳐입고 남청색 하프코트를 입는다
밖으로 나가면서 회색 목도리를 손에 든다

차에 키를 꽃고 엔진이 뜨거워질 때를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 배터리를 바꾼다
전원을 켜니 메세지 왔단 신호가 울리고 확인하는 서경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시동을 걸고 번호를 누른 후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어"



"나다 이제 메세지 학인 했다"



"어..."


"일찍 들어갔네 왜... 밤 새지 그랬냐?"



"그러고 싶었는데 시진 선배가 들어가래서.. 근데 자꾸 목소리가 끊긴다"



"운전하고 있어서 그래.. 나 때문이 아니구 선배가 일찍 들어가랬다고 .. 휴~~ "



"새엄마~~ 나 몰라~~~ "



"왜 그래??"



"일단 끊어 잉~~ 어떡해~~~"



오래된 수동 카메라에 들어있는 필름을 전화 받다가 햇빛에 노출 시켜 버렸다
지윤의 눈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해서는 시진을 본다
괜찮다며 또 찍으면 된다는 시진의 말에 결국 울어 버린다









모두 다 돌아가고 혼자 암실에 있는 시진...
지윤이가 햇빛에 노출시켜 못 쓰게 된 필름을 하나하나 사진 현상 하고 있다
빛이 들어가 노랗게 변한 사진엔 지윤의 신입 때 모습이 들어있다

(휴~~ 못 쓰게 되었네..)





시진의 필름을 망쳐버리고 혼자 학교를 나와 지하철역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뒤에서 세영이가 부른다


"지윤아... 이지윤! 무슨 애가 헉헉~ 걸음이 그리 빨라"

"어... 왜?"

"아직도 기분별로야? 잊어버려 시진 선배도 괜찮다고 했잖아 응?!"

"응... "

"너 내일 소개팅..."



삐리리리~ 핸드폰이 울리고 서경이 전화다



"잠깐만... 여보세요"

"너... 왜 전화 안 해? 좀 있다 전화 한 댔잖아"

"또 무슨 시비 걸려고?"

"아니... 그게 아니라..."

"너 소개팅 해라.. 엄청 킹카야 응? 지윤아"



손으로 휴대폰으로 막고 세영이에게 좀 있다 얘기하지고 한다



"소개팅?! 너 소개팅 땜에 내 전화 그렇게 끊은 거야? 엉?!"

"너 또 왜 이래... 너하고 소개팅하고 아무 상관없어 신경 좀 꺼 줘"

"지윤아 너 미팅 할거지? 응. 할거지? 약속 잡는다 나 간다 내일 보자 잘 가~"



그렇게 지윤이 전화 받는 사이. 세영이 약속을 해 버리고 지하철을 타고 가버린다



"너 미팅 할거야? 응?!"



"그래 할거다 할거야 이제 됐냐?

너 땜에 되는 일도 없는데 소개팅이나 하련다 속 시원하냐? 응?!"



"뭐... 되는 일이 없어? 야..."

"야, 뭐?! 뭐?! 너 땜에 선배 사진 찍어 놓은 거 다 날라 가고 .. 도와 준다고 큰소리 탕탕 친 내가 그 필름 다 망가뜨리고... "

"사진이야 뭐... 다시 찍으면 되지 뭐."

"너 녹음 다 해 놓고 앨범만 찍으면 하면 되는데 그거 날렸다고 생각해봐. 그것도 후배가... 넌 어쩜... 끊어 너랑 말하기 싫어"




지윤, 전원을 아예 꺼 버린다








선배 녹음실에서 된통 당한 서경.. 한동안 멍하니 있다 악보 끝에 손을 다친다
금새 피가 맺히더니 흘러내려 하얀 악보에 떨어진다
휴지를 눈 앞에 갖다 주는 선배




"누군데?"

휴지로 가운데 손끝을 누르며

"아니예요"

"뭐가 아니야 임마! 딱 보니까 여자친구랑 싸운 것 같은데..."

"여자친구는 아직 아니구요"

"여자인가 보네 흐흐흐~ 왜 무슨 일이야?"

"모르겠어요 자꾸 싸우게 되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그 여자가 네 뜻대로 안 움직여 주지? 그래서 더 화가 나고 더 불안하고 ..."

"네 맞아요 형..."

"그 여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넌 제 멋 대로인 남자 같을걸..."

"...."

"무슨 일로 싸웠어? "

"선배 사진 공모전 도와 준다는데 저랑 전화하다 필름을 못 쓰게 만들었나봐요"

"짜식~~ 네가 무조건 빌어야지 "

"그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요 형~"

"맥주나 한잔하자 "

"소준 안 돼요?"

"임마 나 소주 두 잔 먹으면 뻗는 거 알면서... 가자 일어나"


서경의 어깨를 툭 치며 녹음실 밖으로 나와 건널목에 있는 조그마한 고기 집으로 들어간다




"아줌마~! 여기 목살이랑 삼겹살 반 반 주구요. 맥주 한 병이랑 소주 한 병 주세요"




기름 불 판에 연기 풍기며 고기를 굽고 술잔을 기울인다
서경의 술잔을 채워 주면서





"너가 왜 잘못이 없어? 니가 정신 사납게 전화를 해서 그리 된 일이잖아 아니야? "


"형..."



"왜 잘 잘못을 따지려고 해? 여자가 화를 내면 일단 내가 잘못했구나 라고 생각하고 빌어야지 ,

그 담엔 네가 아무 말 안 해도 여잔 그 일을 다시 생각하게 되어 있어

그리곤 내가 잘못한 일에 화를 냈구나 잘못을 반성한다고.. 그리고 그 남자는 멋진 놈이 되는거구... 알겠냐 "

"그럼 소개팅 한다는 건 뭐예요?"

"소개팅?"



서경이 고기를 뒤집자 연기가 난다 기침을 해대고 손으로 연기를 휘젓는다



"홧김에 하는 거겠지. 니가 얼마나 몰아 붙였으면 그 생각까지 하냐 쯧쯧쯧"

"..."

"근데.. 너가 좋아하는 거 알고 있냐? 상대가..."

"모르겠어요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건지... 아님 ..."

"그것도 확실히 모르는 놈.. 에라이 바보 같은 놈아 오늘 강의 비로 이거 계산해"

"네"



비교적 일찍 술자리가 끝났다 새벽2시...





대리 운전기사를 불러 집에 도착해 문 앞에서 잠시 선다



가로등이 켜졌다 꺼졌다 한다
조금 취한 눈으로 계속 가로등을 보다 휴대폰을 꺼내 든다
한참의 신호가 가고... 잠에 취한 지윤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뭐해?"

"...으응..? "

"자고 있어..? "

"응"

"그래..."

"아함... 응...."

".. 그래. 낼 일찍 일어나?"

"응..? 응.. "

"그냥 잘래? "

"아함.. ..."

"그래 자는 게 좋을 것 같다..."

"...."



지윤은 습관적으로 대답만 간신히 하다 결국 잠이 들고 서경은 잘 자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아침이다
휴대폰이 지윤의 베개 옆에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서, 또 통화하다 잤구나를 생각한다
누구랑 통화했는지 기억나지 않아 침대 위에서 양반 다리를 하고 심각하게 통화 내력을 본다



"017-###-#### .... 누구지? 많이 봤는데... 수신이면 온 건데..."



세수를 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 누군지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나지 않고...
결국 다시 그 번호로 걸어보는 지윤

[ 11시니까 늦은 건 아니지 ... ]

신호음이 가고 상대방의 잠결인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잠결에 우탕탕~! 침대에서 내려와 책상 옆에 충전기에 꽂아둔 휴대폰을 집어 들고
다시 침대에 벌러덩 누워 전화를 받는 서경



"네...."



서경이 전화를 받자 순간 당황해서는 화들짝 놀라 끊고만 지윤
대뜸 뭐라고 말을 할 것인지 난감했다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 말이다

끊인 걸 알고 폰을 옆에 두고 베개를 가슴으로 끌어들인다
순간 서경의 머리로 지나가는 느낌....

얼른 일어나 폰을 찾아 통화키를 누른다
단번에 받는 지윤..



"전화를 하고 왜 아무 말 없이 끊어?"

"여보세요...? ..."

"왜 끊냐구... 남 잠자는데 다 깨워 놓고..."

"너가 어제 전화했어? 넌 줄 몰랐어 알았다면 전화 안 했어 그리고 짐 시간이 몇신데 자냐?"

"뭐 난 줄 몰라? "

"니 번호 저장 안했으니까 모르지...."

" ..... "

"어제 왜 전화했어?"

"뭐.... 뭐.... 잠만 자 놓고..."

"뭐?"

"몰라 .. 오늘도 학교가?"

"뭔 상관이래..."

"그 필름... 아이씨... 그거 다시 찍으면 안되냐?"

"몰라... 말도 하기 싫어 너랑..."

"흠... 흠...!!! 그래서 미팅은... 할거야?"

"갑자기 뜬금 없이 왠 미팅?? 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안 할 수 없잖아 "

"뭐?!"

"잠이나 자. 옷 갈아입고 나가야 돼"



서경 휴대폰을 아무렇게나 침대에 던지고 베개에 얼굴을 묻는다











서면까지 지하철을 타고 다시 환승해서 1호선으로 갈아 타야 된다
언제나 그러하듯 2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면 곧장 꿈나라로 가는 습관...
가끔 처음부터 조는 경우도 있지만...

학교로 향하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하품을 계속 해대는 지윤을 시진이 옆에서 일회용 카메라로 찍고 있다

눈이 찡그러지면서 입이 벌어지고 동시에 하얀 손이 반쯤 입을 가리고 촉촉이 젖는 눈이 이쁘다...

몇 장을 그렇게 찍고는 지윤 옆에 살짝 다가와 선다



"어.. 선배..."



얼른 눈가에 눈물을 닦고 시진에게 웃는다



"어제 잠 못 잤니? 왜 그리 하품을 해대?"


쑥스러운 듯 살포시 고개를 떨구고 미소 짓는 모습에 카메라를 들고 있던 시진의 손이 그만 카메라 서터를 누르고 말았다


"아... 미안... "


놀란 듯 시진을 보는 지윤에게 더 당황한 시진이 말한다


"선배 ... 선배가 더 당황 했어요 .... 훗훗~~!! "


때마침 오는 지하철... 바람이 지윤의 머리를 날린다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다 지윤의 머리가 시진의 팔에 닿는다



"타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콩닥거리는 지윤의 마음...

힐큼힐큼 쳐다보지만 시진이 앞만 보자 이내 시진의 눈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린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손 꼭 잡고 앉아 계시는 모습...


쿵~~ 쿵~~


언제 잠이 들었는지 창문에 머리를 박는다
시진이 깊숙이 앉은 자세를 약간 엉덩이를 앞으로 하는 자세로 바꿔 어깨를 낮춘다
그리곤 지윤의 머리를 자기 어깨에 가져간다

지하철 안은 시간이 멈춘 듯한데... 바깥 풍경이 빠르게 지나간다
햇빛이 들어온다..
시진의 커다란 손으로 지윤의 얼굴 위를 가린다



{다음 내릴 곳은 부산대 앞 부산대 앞 입니다}



눈을 뜨는 지윤...
시진 어깨에 기댄 모습.. 그리고 시진도 자기 쪽으로 기대어 자는 모습...
앞에 앉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흐믓하게 예쁘다는 듯 바라보고 계신다




시진과 지윤은 지하철에서 내려 아무말도 안 하고.. 실은 못하고 어색하게 동아리방까지 곧장 간다
멀직이 앉은 시진과 지윤...



"형 우린 MT안가요? 다들 간다는데... 우리 가요 "



동우의 이 한마디에 얘들이 가자고 난리다



"좋아 그럼 말 나온 김에 니네가 정해 날짜.. 장소.. 회비... 뭐 그런거..."

"좋았어~~!!!"



동우가 동아리방 한쪽에 세워 둔 흑판에 글을 쓴다



- 에쿠스 MT 일정

날짜는 다음달 첫째 주 주말
일정 2박 3일
장소 삼척의 대밭 신흥사

회비 5만원 비상금 따로...

준비물.. 각자 카메라 필름 옷 비상식량 약 세면도구

절 가까이에 있는 민박에서 숙식이 해결됨.




"그럼 이제 예약은 누가 해? 돈은 누가 관리하고?"


"아이~~ 형이 해야지 예약은... 참 총무는 누가 할래?"



다들 딴 짓 한다 지윤이만 동우를 말똥말똥 쳐다보는데...



"너가 해 이지윤..."

"응?! 나...?"



안 믿긴다는 듯 재차 묻는 지윤..
그리고 반응이 다들 지윤이만은 안 된다고 난리다



"지윤이 덜렁이가 총무하면 안 돼~~~~"

"아마 하루도 안 돼서 우리 거덜날걸..."

"그럼 내가 지윤이랑 같이 할게, 지윤아 괜찮지?"


뒤에서 지켜만 보던 시진이가 말한다







회의가 끝나자 세영이가 귓속말로

(7시에 해운대 스폰지에서 소개팅 하기로 했어)

(나 안하면 안돼..?)

(뭔 소리야? 안돼 약속 이미 했단 말야)











스폰지 앞 세영과 지윤이 만나서 커피숍으로 들어간다



"어 오빠... 일찍 왔네 "




세영의 사촌 오빠인 홍현석
지윤과 인사를 나누고 차를 시킨다



"뭐 드실래요?"

"홍차 주세요..."

"세영이 넌?"

"나두..."

"홍차 둘.. 카푸치노 주세요"



차를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이 울린다



"잠시만요... 여보세요"

"새엄마다 너 저녁 먹고 올 거지? "

"어... 왜? 어디가?"

"아빠랑 외식하려고 늦을지도 몰라 "

"딸만 맨날 따 시키고... 됐어 몰라... 끊어"




폰을 끊고서 어색하게 웃는다

세영이 집으로 가고... 홍차도 거의 다 마시구...

(무슨 맞선 자리두 아니구... 미치겠네..)



"밥 먹으러 가죠 어때요? "

"아... 네... (거절을 못하는 내 성격이 원망스럽도다)

"피자 어때요? "

"아.. 네"



피자 전문점에서 자리를 잡으니 앞 테이블에 시진 선배와 왠 여자다..
자꾸 지윤의 눈이 시진을 향해 있다는 걸 눈치 챘는지 현석이도 본다




피자 헛에서 자리를 잡으니 앞 테이블에 시진 선배와 왠 여자다..
자꾸 지윤의 눈이 돌아가는 걸 눈치 챘는지 현석이도 본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성큼성큼 간다 지윤이 말릴 겨를도 없이..



"야~ 박시진! 오랜만이다 복학 했네"

"어.. 야 홍현석 너 .. "

"누구.... ?"

"오빠 동생 이예요 안 닮았죠?"

"진짜 안 닮았네요 훨씬 예쁘십니다"

"누구랑 왔어? 합석하던지..."

"나 소개팅 했잖아 오늘.. 세영이 알지? 그 친구... 같은 동아리면 너도 알겠다"

"어... 세영이 친구면 .. 지윤이... 지윤이랑 미팅?"

"어.. 합석하자고 니가 말해봐 난 말 못 하..."

"알았어 "



현석을 자리에 앉히고 시진이 지윤 테이블로 온다



"이지윤!! 이런데서...보니 반갑네 "

"네... 어쩐 일로 해운대에..."

"동생이 바다 보고싶다고 해서 왔지 현석이랑 미팅 한거야? (위 아래 쳐다보며) 그래서 치마도 입구.."

"아니 ... 그게 아니라.. "

"합석하자고 그랬어 내가.. 괜찮지? "

"네... "




지윤과 함께 시진 테이블로 가고 현석은 이미 시진의 동생과 친해져 있다
셋이 얘기하고 웃는 동안 지윤은 물위의 기름처럼 콜라만 마시고 있다



"우린 샐러드 가져 올께 지윤아 가자"

"네에?... 네..."



샐러드 바에서 접시를 지윤 손에 지어 주곤 과일을 담는 시진이




"너 보기보다 대게 내성적이야 친해지지 않으면 섞이지 못하는 성격..."

"네..."

"맨 처음 네가 우리 동아리에 세영이 손에 끌려 왔을 때 너 표정은 정말 도살장에 끌러 온 것 같았어"

"그랬어요 제가?"

"자기소개 겸 신곡 식으로 노래 부르라고 장난 쳤을 때 너 얼마나 귀여웠다고 ..
그러던 애가 벌써 미팅이나 하구 ^^ "

"(미소)"

"가자"



시진이 지윤의 손에 들고 있던 접시까지 자기가 들고 테이블로 간다
이미 주문한 피자 두개가 나왔고 시진이 지윤이 피자를 접시에 담아 준다 이것저것 챙겨주는 시진에게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3차로 한잔하자고 하는 시진이 때문에 칵테일 바에 들어갔다
현란한 칵테일 쇼에 넋을 잃고 보는 지윤...
시진 동생이 그런 지윤에게

"울 오빠 어떻게 생각해요 언니?"

"네?"

"울 오빠 어떻게 생각하냐구요?"

"좋은 선배죠 왜요?"

"아니예요 (미소) 진짜 저 사람 멋있네요 그쵸? 언니 "

칵테일 쇼가 끝이 나자 시진과 지윤 앞에 칵테일이 나왔다


시진은 플라맹고 화이트 : 플라맹고춤처럼 정열적이지만 순수한 사랑을 한다는 뜻

지윤은 사파이어 레드: 사파이어는 대표적 파란색이다 차가운 보석이지만 정열적인 사람에게 끌린다는 뜻












서경은 박효신 콘서트 연습실에서 놀고 있다
효신의 춤 연습을 보다 같이 춰보기도 하고 자기 콘서트 아이디어도 얻어 메모 지에 적어 놓기도 하고..
대충 막바지에 이른 콘서트 연습에 그리고 내일부터 있는 연말 시상식에 서경 들뜨고 있다
연습실 한쪽 사무실에서 효신과 함께 밥을 먹고 있다



"형 게스트 올 거지?"

"게스트? "

"응. 서울로 해야 되겠지 형은...? "

"서울이라... 지방은 게스트 다 정했냐?"

"아니 .. 형한테 맨 처음 묻는 거야 어디 할 때 올래?"

"서울하면 앵콜할 때 가야 되잖아 "

"서울 할 때는 다 와야지 "

"부산 갈래 부산으로 할게 "

"그래? 그럼... 부산으로 해"

"티켓 두 장만 줘라 부산 꺼"

"왜? 누구 줄 사람 있어?"

"응 "

"알았어 예매처에 말해둘게, 이름이 뭐야? "

"이... 지...윤... "









오늘부터 시상식 시작이다
3번의 리허설 때문에 오전 11시부터 항시 대기다

연 이어 3일간 밤도 꼬박 새야 한다

sbs 본상...
kbs 본상...
mbc 본상...

하해원도 시상하느라 스케줄이 비슷하지만... 거의 서경과 마주치지 못한다

베이지의 쿄듀루이 재킷이 상을 받는 서경을 만들어 더 멋스럽게 만들어 준다

최.서.경.이란 이름이 호명되고 우츄의 함성과 함께 서경이 나온다

상을 받고..

시상 멘트를 한다...



"감사합니다. 우리 부모님 사장님 우리 팬들... 상 받으니 좋네요 (미소)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 열심히 노래 부를게요 감사합니다"

카메라를 보는 서경의 눈이 어딘 가로 향해 있다




티비를 통해 서경이 상 받는 모습을 보고 이유 없이 기쁘고 가슴이 뛰었던 지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새벽 늦게까지 휴대폰을 들고 있다 잠이 든다
그러나 삼일동안 연락이 없는 서경.. 그래 그냥 심심해서 연락 한 거야 하고 마는 지윤


삼일 연속으로 연말 시상식 뒤풀이로 가수 선배님과 친구와 술자리를 한 서경은 죽을 맛이다
새벽에 지윤에게 전화할까봐 휴대폰도 일부로 전원을 꺼 놓고 술을 마셨다




정오쯤 되서 잠에서 깬 서경..
냉장고 앞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샤위를 한다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휴대폰 전원을 살린다


삐~ 삐~

음성 메세지다



{나야 서경아~ 왜 전화 안 받어 ? 3개 방송사 휩쓴 거 축하해 나 여기 압구정 바거든 나와라 뒤풀이 해 줄게}

더 듣지도 않고 메세지 삭제한다




압구정 바라면 연예 부 기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다
하해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축하해주고 뒤풀이 챙겨 주는 건 친구로서 좋지만...
왜 자꾸 스캔들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신을 차리고 옷을 갈아입고 지윤에게 전화를 한다








지윤은 학교 앞 카페에서 시진과 함께 mt갈 곳 옆 민박집에 예약과 가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



"전두천 할아버지를 찾으라구요? 네 .. 그럼 거기까지 갈려면 어떻게 가야 할까요?
네.. 삼척시내서 울진 방향 7번 국도를 타고 4㎞쯤 진행, 맹방해수욕장을 지나 신흥사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네.. 고맙습니다 "

"다 됐어요?"

"대충... 예약도 했고.. 모레 떠나면 된다. 회비 다 받았지?"

"네.. 다 받았어요. 전화 온다 여보세..."

"여보세요 "

"어.. 너 ..."

"너 박효신 좋아하냐?"

"좋아하지 박효신.. 근데 너 상 받은 거...."

"부산에서 하는 효신이 콘서트 예매해뒀거든 가서 보라고.."

"근데 왜 갑자기 이러는 건데...?"

"뭐가? 티켓 주는 거 나한텐 식은 죽 먹기니까.."

"그래 너한텐 그렇겠지만 나 말고도 줄 사람 있을 거잖아 준이도 있고 또..."

"부산 티켓인데 준이를 주니? 너 바보냐?"

"딴 거로 바꿔서 주면 되지!!"

"그래서 싫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너 이러는 거 이상한 단 말야"

"가기 싫음 관둬~~!!"

"아니야 아니... 갈게 갈게... 근데 날짜가 언제야? 이번 주 아니면 되는데.."

"다음주야 .. 이번주면 왜 ?"

"응.. mt 가거든 신흥사 간다 영화 봄날은 간다 에 나온 대밭.."

"누구랑?"

"사진 동아리 애들이랑.."

"그 선배도 가...?"

"선배? 아... 그럼 "

"갈.. 거야? "

"내가 총무인데 가야지 안 그래? "

"이번 주 간다고... 그래..."

"티켓 잘 받을게..."

"그래... 잘 갔다 오고.. 남자 너무 믿지 말고 .. 알았지?
가기 전에 전화하고 아니다 내가 전화 할거니까 너 충전기랑 배터리 다 갖고 가 알았지"

"엉? 어... "

"전화 들어온다 그만 끊어 이따 전화할게.."



서경 컴퓨터 의자에 앉아 휴대폰만 쳐다본다



011-###-####



하해원이다...

지윤은 딴 남자랑 mt 간다고 난리고 해원은 이상하리만큼 요즘 부쩍 나에게 집착을 보인다




가지 말라고 하고 싶으나 그럴 수도 없는 입장이고 미치겠다
이렇게까지 티를 냈으면 눈치 채야 정상 아닌가..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확~ 말을 해! 라는 생각을 하는 중 해원의 전화가 끊긴다












드라마 촬영 중 잠깐 짬을 내 서경에게 전화를 하는 해원


해원이 관심을 보여서 안 넘어 온 남자는 서경뿐이다 현재까지
막 대하는 것도 서경뿐이고 스캔들에 무서 울 정도로 민감한 반응도 서경뿐이다
때론 한없이 밉다가도 서경의 말 한마디에 금방 풀리곤 하는 해원의 마음
다시 촬영을 들어가기 위해 화장을 고친다


새벽 6시...

지윤은 가방을 메고 집 앞에서 시진이를 기다린다
차를 두대로 나눠 세 명씩 타고 가기로 했다
시진의 차에 지윤, 세영이 타고 동우 차에 석민이 혜영이가 타기로 했다
동우가 한번 다녀 온 적이 있는 터라 시진이가 동우 차 뒤를 따라서 가기로 한다




삼척시내에 도착해 울진 방향 국도를 타고 가니, 맹방해수욕장이 보였다

자고 있던 지윤은 세영의 호들갑인 목소리에 잠이 깬다




"바다다 바다!!! 지윤아 눈 좀 떠 바다야 바다~~~"

"해수욕장이네... 겨울 바다... 겨울바다.. 좋다...."

"선배 여기선 사진 안 찍어? 겨울바단데..."

"찍어야지 mt 장소를 괜히 여기로 했겠냐... "


잠에서 들깬 지윤이 게슴츠레 한 눈으로 반쯤 누워 바다를 보고 있을 때 시진이 급격하게 핸들을 돌
려 커버를 돈다
덕분에 지윤이 차 바닥에 철퍼덕 떨어지고 금기야 엉덩이가 낀다



"하 하 하 하 하 하"

"야~ 웃지마... 야..."

"크 크 크 푸 하 하 하 "

"뭐가 그리 웃기냐? 같이 웃자 세영아"

"아..아니 예요 선배.. 웃지마 너~~"

"알,,알았어 너 아까 커브 돌 때 굴러 떨어진 거 말 안 할게..하 하 하 "

"야~!!!!"

"하 하 하 하 너 떨어졌냐? 이 지윤... "

"..."





조금 지나지 않아 신흥사가 보였다
신흥사 쪽으로 가는 길에서 야간 아래에 차를 세우고 고친지 얼마 안된 2층집으로 짐들을 들고 들어갔다

커다란 유리창에 김이 서려 물방울이 되어 흐르는 게 보인다



"강 할머니 ~ !! "


시진이가 부르자 현란한 대문이 열리고 뽀글뽀글 파마를 하신 할머니가 나오셨다



"부산에서 오셨소?"

"네..."

"어여 안 들어가고 뭐하고 있는감?"



어디서 오셨는지 할아버지가 나무 장작 한 개를 들고는 일행을 보며 말씀하셨다


"2층에 불 넣어 났으니까 따뜻할 거구만 .. 어여 들어가세 춥네"



할아버지는 소 몰듯 일행을 몰고 집안으로 들어 간다



1층엔 부엌과 방 두개 거실이 전부 그리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2층도 1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거실이 방처럼 되어 있는 거 뿐... 각자 방에 짐을 풀고 옷부터 갈아입었다


노트 소리에 문을 여니 할아버지께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 감자를 가져 오셨다



"거실은 내가 불을 넣어주니까 남자들은 거실에서 자고.. 여자는 거실에서 놀다 잘 때 보일러 스외치 그거 누르면 돼 알았제?"

"네~~!!! 감자 이거 잘 먹겠습니다 !!!"

"오느라고 수고 많았는데.. 좀만 이거 먹고 기다려 마누라가 짐 밥 하고 있으니까..."

"저 저희가 좀 도와 드릴까요? "

"에이~~ 그러면 되나? 다 돈 받고 하는 것인데... 설겆이는 남자들이 해야 되 알고 있제? "

"쿡쿡... "

"왜 웃는가 처자는...?"

"설겆이요.. 여자들이 해야된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

"울 마누라가 밖에 나옴 남자들이 하는 거라고 하더군만... 나중에 부를 테니까 나오기나 해"

"네~~!!!"

"자~~!! 먹자 ~~~~"



찐 감자 주위에 몰려 앉아 뜨거워서 압 천정 다 데이면서 설탕에 찍어 먹는 일행들...



삐리리~~ 삐리리~~


뜨거운 감자를 한 입 베어 무는 지윤의 마음을 몰라주는 무심한 휴대폰...을 세영이가 대신 받는다


"여보세요 이지윤 폰 입니다"

"저.. 지윤이 없나요?"

"잠시만요 .. 야 이지윤 빨리 처리하고 전화 받어... 잠시만요"



뜨거워 죽는다는 듯 표정을 하다 감자를 꿀꺽 삼켜 버렸다
식도로 넘어가는 감자를 느끼면서 전화를 받는다



"네.. 켁~~!!! "

"너 왜그래? "

"여진이구나 나 감자 급하게 먹다가 삼켜 버렸어 짐 장난 아니다 뜨거워서... "

"괜찮아? 전화 다시 할까...?"



그때 시진이 가방에서 청량음료를 꺼내 지윤 앞에 내민다
빨리 미시라는 듯 손에 쥐어 주고 간다



"잠깐만 나 물 좀 마시고..."



고개를 돌려 음료수를 마시는데 시진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그 음료수 마저 목에 걸려 사래가 든다
켁~!! 켁~~!! 거리는 지윤이 손에서 시진이 휴대폰을 가져가



"저.. 여보세요? 지윤이가 다시 전화하겠답니다 "



하고 끊고는 등을 가볍게 두들겨 준다 휴지를 주면서 지윤의 머리를 가볍게 치더니



"먹을 거 밝히면 이리 된다고 짐 우리한테 가르쳐 주냐? .. "




1층에서 전두천 할아버지의 밥 먹으라는 말이 들린다


밥을 먹고 신흥사에 들렸다
신흥사로 가는 길.. 지윤은 여진에게 전화를 건다




"미안 아까는..."

"그 남자 누구야? 너 남자친구 생겼어?"

"아니야 우리 동아리 선배야"

"아.. 그 동아리 선배 니가 좋아한다는..."

"아니.. 뭐 굳이 그게 아니라... "

"아니긴 뭣이 아니야? 맞구만... 근데 둘이 잘 되 가는 거야?"

"잘 되긴... 근데 너 왜 전화했어?"

"아.. 너 놀러 오라구... 방학이잖아 "

"그래 다음주까지 일이 있구 그 다음에 갈게"

"무슨 일?"

"다음 주까지 선배 공모전 준비 해 줘야 돼 그리고 박효신 콘서트 티켓 꽁짜로 생겨서 가야되구... 너 있었으면 같이 가는 건데..."

"그거 그 선배랑 같이 가라며.... 아... 혹시 그 티켓 서경이가 줬어? "

"어.. 이거 주면서 얼마나 틱틱 거리는지 내가 주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야 "

"서경이 좋은 얘야 지윤아... "

"좋은 애 다 얼어죽었다니?! 아.. 또 혈압 오른다.. 근데 걔 요즘 심심한가봐 부쩍 전화하고 간섭하고 사람 미치겠어"

"야~ 이 둔한 것아!! 남자가 심심하다고 그 짓 하니? 어이구 답답아... 서경이 그 성격에 잘도 참네 참아"

"뭔 소리야? "

"이지윤~~!! 빨리 안 와?! 너 혼자 뒤에서 뭐해? "

"네 가요~~!! 담에 얘기해~~ 끊는다"

"야... 서경이가 너 좋아...."



일행은 신흥사 옆에 위치한 대나무 밭에 벌써 도착해서 보고 있고 시진은 전화로 수다 떠는 지윤을 기다려 준다






먼저 올라가서 대밭을 보고 내려오는 동우...



"형... 둘이서 잘 보고 와요, 둘이서 보면 좋겠다 그치?"



라며 일행들과 내려간다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니 500평의 대나무 숲이 보인다



"에이 이게 뭐예요 디게 넓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눈에 보이는 건 이 만큼이지만..
카메라에 담은 건 이보다 많이 그 무언가를 같이 담아내서 화면에 내 보내기 때문에 적잖은 실망을 주지..."

"전 정말 디게 크고 넓고 웅장할 줄 알았거든요 "

"카메라 조작에 조롱당한 느낌이지? "

"네... 조금은 요"

"사랑도 그래..."

"네?"



대밭을 뒤로하고 집으로 내려오는 두 사람....



"사랑도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거든
사랑이란 감정.... 뭔가 크게 부풀어서 거창하게 생각을 하지만...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은 거.. 보고 싶은 거 .. 목소리 듣고 싶은 거...
힘들면 내게 기대어 쉴수 있게 만들고 싶은 것... 나로 인해 눈물 흘리지 않게 하고 싶은 것.. 이런 사소한 건데 말이야
그런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막상 사랑이 다가오면 실망도 조금 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랑이란 거 느끼게 돼... "

"네..."

"사랑 경험 한번도 없지?"

"아니예요... 뭐... 짝사랑은 몇번 해 봤는데..."

"키스... 아주 감미롭고 달콤하게만 생각하고 있지?"

"네... 키스... 다들 그렇다고 하니까..."

"막상 해보면 말이야 나중엔 마늘 먹고도 하고 그렇다 "

"사랑이란 거 옆에 있어서 못 느끼는 것도 사랑이 될 수 있어 "

"아... 네...."


모두들 피곤했는지 그리고 내일 대나무 밭에서 일출을 찍어야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일찍 잠이 들었다
여기 딴 곳보다 일찍 해가 뜬다는 얘기에 알람을 4시에 맞쳐 놓고 잠이든 지윤은 30분쯤 일찍 깬다
잠을 자는 애들이 안 깨게 조심스레 코트를 입고 밖으로 나왔는데 시진이 신발을 신고 있다



"어.. 선배... 어디가요?"

"깼니? 넌 어디 갈려고?"

"그냥 뭐... 동네 산책이나 하려고요..."

"그래..."

"어디 갈려고요? 대밭에요?"

"미리 가서 기다리려고.. 카메라 각도 좀 잡아야 되고.."

"저두 갈게요"

"그렇게 입고 추울 텐데..."

"아니예요 안 추워요 가요"



어제 걸었던 오솔길인데 새벽에 걷는 느낌이 또 다르다
아직 어둠도 채 가시지 않은 시간...
대밭 중간에서 둘이 나란히 쭈그리고 앉아 있다



"너 좋아하는 사람 있니?"

"네?! 아니.. 아니요"

"그래.. 난 있는데... "

"그래요... "

"그 여자 애 신입 때부터 좋아했어 군대 있 을때 너무 생각나서 몰래 전화도 걸어 봤지.... "

"아... . 고백하지 그랬어요 선배"

"고백하면 좋은 사이 망칠까봐... 그래서 그래.. 고백하면 그 애가 받아줄까?"

"어.... 선배!!! 선배... 해 떠요 해.... 갑작스레 뜨네 와~~ 신기하다 산에선 해가 갑작스레 뜨나봐요 "



시진 일어나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대나무 사이로 뜨는 해를 잡기 위해 필름 2통을 써 버린다
그렇게 허무하게 5분만에 해는 떠버리고



"내려가자"

"네..."


대밭을 뒤로하고 앞서 내려가는 지윤의 뒷모습을 찍는 시진...



울퉁불퉁한 오솔길을 아슬아슬 뒤뚱뒤뚱 내려가는 지윤의 모습에 시진은 조금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진다



"쿡쿡~~ 흠흠~!! 쿡쿡~~"

"선배 왜 자꾸 웃어요? 으아악~~~ !! "

"아~~~ 쿡~~ 푸하하하~~~!!! 괜찮아?"

시진의 웃음소리에 뒤돌아보던 지윤이 이슬에 젖은 낙엽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시진이 달려왔지만 이미 넘어진 뒤이고 어제 차안에서 지윤이 엉덩방아 찧은 생각에 그만 크게 웃어버린다

시진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는 지윤이



"선배 설마 어제 일 생각 안 했죠?"

"으.. 쿡~!! 흠흠~~!! 어제 무슨 일 있었어? "

"아님 말구요 "



오솔길을 벗어나 큰길로 나왔다



"선배 그 여자 분에게 고백 해 보세요 "

"엉..? 응... 고백이라...."

"네 너무 아깝잖아요 고백도 못해보는 건... 혹시 임자 있는 몸 이예요?"

"너 대나무 꽃이라고 들어봤니?"

"대나무에 꽃도 있어요?"

"짧게는 60년 길게는 120년만에 한번 필까말까 하는 건데....
꽃이 피기 전에 서서히 말라죽을 징후를 보인다고 해 . 여기저기서 피기 시작한 꽃은 대밭 전체로 확산되는데.. 대밭은 금방 황폐해진다는 것이지..."

"꽃이 피면 대나무가 죽는 거네요..."

"그래서 대밭을 가꾸는 사람은 꽃피는 것을 무척 두려워한대
꽃이 피면 그 동네가, 나라가 큰 불행을 당한다는 설까지 있어
그런데 정적 꽃이 피는 이유에 대해 ?혀진 게 없어"

"음...."

"대부분의 식물이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는데 대나무는 좀 광신적인 데가 있지 "

"그러네요 정말.. "

"인간의 사랑도 애초엔 꽃과 같았을 것 같아, 가끔은 서로를 파멸로 이끄는 건 아닐까..."

".... 너무 어려워요 "

"춥다 빨리 들어가자"


카메라를 고쳐 들고 민박집으로 뛰기 시작하는 시진.. 그 뒤를 하얀 입김을 불며 따라 뛰는 지윤...


{하해원 소속사와 불화!!!

매니저와의 불화가 소속사에까지 미쳐 계약 파기까지 갈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이유로는 두 가지 설이 거론되고 있다
하씨의 자기 멋대로 인 성격이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가 제기 되고 있다
그리고 최서경과의 관계에 대한 일도 소속사와의 불화로 이어졌다는 얘기이다 }






드라마 세트장 대기실..
하해원의 로드 매니저가 신문을 가져온다


"좀 있다가 연예프로에서 인터뷰하러 온대요"

"그래요? 아이씨 이거 또 뭐예요?... "

"아무튼 인터뷰하고 촬영 들어간다고 하니까 짧게 해요 알았죠?"



곧 있어 카메라와 리포트가 들어선다
카메라가 돌고 리포트의 질문이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하해원씨..."

"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예요 "

"여전히 예쁘세요 어쩜 그렇게 예쁘신지... "

"감사합니다 "

"요즘 드라마가 인기가 많죠? "

"다 시청자 여러분 덕분이죠 "

"불화 설이 났어요 신문 보셨어요?"

"네에.. 방금 봤는데요 사실 아니거든요 제가 제 멋대로 인 성격이라면 일을 못하죠 아시 잖아요?"

"핫핫핫~~!!! 그렇죠.. 이유가 한가지 더 있어요 최서경씨랑.."

"최서경씨는요 데뷔 얼마 안 될 때 만나서 정말 친구 같은 사이예요 서로 고민 있으면 가끔 전화두 하고 그러는 진짜 오누이 같은 그런 사이예요"

"하해원씨 이상형을 최서경씨라고 해서 많은 분이 오해를 하시는데요.."

"그건요 그때가 서경씨 데뷔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가끔씩 진짜 가끔 우연이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라고 말 한거지 이상형이고 그런 개념은 아니였어요"

"아.. 그렇군요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밝히시지요"

"이상형...? 응?"

"네 "

"그냥 사랑만 하면 되지 않을까요? 둘 다..."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네 드라마 사랑해 주시고요 감사합니다 "

리포트가 나가고 대기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옷을 갈아입고 녹화장으로 간다











사무실로 출근을 한 서경
한쪽 구석에 마련된 컴퓨터로 신나게 스타그래프트에 빠져 있다
방금 전까지 지윤에게 전화를 했지만 통화권이탈이라는 말만 들은 서경은 단단히 벼르고 있는 중이다
스타가 끝나고 다시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저희 고객의 위치가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경질적으로 폰을 내려놓고 우츄 홈 피에 들어간다
자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치다가 로그인을 다시 누른 후 관리자 아이디로 들어간다

편안한 듯 보이는 게시판 글을 보다 하해원과의 관계에 대한 글이 있다

{누구와 사귀던지 사랑하는 건 좋은 거라는 거 하지만 팬 입장에선 더 좋은 여자와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리플엔 상당한 찬, 반이 일어나고 있고...

데뷔하고 처음 난 스캔들이 생각이 나는 듯 서경은 한번 피식~ 웃어 넘긴다
그땐 이런 반응이 무조건 고마웠다 다들 나 하나에 그저 좋아서 사랑해서 이렇게 표현 해주는 게 너무 감사했다
물론 지금도 감사한 건 똑같다
언제나 내 신경질적인 성격에 알게 모르게 상처받는 팬들... 항상 감사하고 항상 미안하다
이렇게 스케줄이 없고 한가로우면 생각하는 것 같다 좀 더 잘해주지 못하는 거에 대한 내 마음...
미안한 마음... 알아주길 바라뿐이다





다들 사진 찍기에 바쁜데 지윤은 신흥사 스님과 대청머루에 앉아 녹차를 마시며 한가롭게 담소 나눈다

"풍경소리가 참 좋죠?"

"네 그러네요..."

"바람이 많이 불거나.. 세게 불면 풍경은 아주 시끄러워져요
하지만 이렇게 살랑살랑 코끝을 스치는 바람엔 이렇게 고은 소리가 나지요"

"그런 것 같아요 정말..."

"사는 것도 똑같아요
아둥 바둥 살면 주위의 것들을 못 보지요
저 들판엔 산만 있는 게 아니라 하늘도 있고 구름도 있고 해도 있고..
자연이 안에 산이 있는 건데 말이지.. 사람은 그걸 모르고 지나쳐요"

"자연 안에 산이 있는 거다.... "

"해가 지내요 이제 슬슬 내려 가 봐야죠?
내일은 비가 올 것 같군요 일찍 출발하는 게 좋을 듯 해요"

라는 말을 하시고 스님은 마루에 있던 다과상을 치우신다


여자들이 짐을 챙기는 동안 남자들은 읍내 가게에 나가서 맥주랑 소주 그리고 안주꺼리를 사들고 온다
거실에 술판을 벌이고 서로 주거니 받거니를 하던 중.




"우리 진실게임하는 어때? 진실을 말 못하면 원샷 때리기 어때?"

"그래 그래. 그거 좋다 "

"하자 ~~~ 재밌겠다"

"자 그럼 나부터 할께... 시진형부터 돌아가는거다 ... "

"어? 나?"

"응"

"그래 물어봐..."

"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까?"

"음.... "

"왜 답을 못하지? "

"있어 "

"그럼.. 울 학교 애예요?"

"응..."

"울 학과?"

"어..."

"혹시 울 동아리 여자 아니야?"

".... 원샷하면 되는 거지? "

"오호~~ 우리 동아리 애라면 ..."

"야!! ... "

"그게 누군데....? 딸꾹!! "

"저 어리버리 이지윤... 또 시작이다 재워라 재워"

"쟤 누가 저리 술 먹였냐? 재워 빨리..."


애들의 성화에 세영이 지윤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이불을 펴 눕이는데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 [공중전화도 이것보단 낫겠다 이지윤 이거 니 폰 맞냐?] 이지윤 폰이죠?"

"네.. 지금 지윤이가요 술이 좀 되서요...아야~~ 야.... 이지윤..."



누워 있던 지윤이가 벌떡 일어서더니 세영이가 들고 있는 폰을 뺏어 간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정신 안차려~ 어디서 술을 마시고 취해 취하긴...!!!"

"아.... 귀 아파 왜이리 시끄러워!! 남이사 술을 마시든 술독에 빠지든 뭔 상관이래.."

"뭐 너 정신 안 차려!! 내가 술 적당히 마시랬지?! 얼마나 마셨길래 그 모양이 됐냐? 너 정말 정신 못차려?!"

"어... 오~~ 최서경... 음... 근데 너 요즘 왜 그러는데 나한테...?
나 한테 관심 있냐? 근데 어떡하니...나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이지윤 ..."

"나 좋아하는 사람 있단 말이야 ... 아이.... 야~~!!! 끊어 "

"야..야.. "



끊긴 전화를 보며 황당한 표정의 서경인 계속 지윤의 말



" 나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가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서경과는 달리 이불을 돌돌 말아 잠을 청하는 지윤
거실에선 계속 진실게임으로 시끄럽다




해가 중천에 뜰 무렴 다들 짐을 챙기고 부산으로 향한다

차를 몰고 맹방해수욕장을 지나는데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한다



"선배 여우비네. 진~~~짜 이쁘다 그치? "

"진짜네... 바닷가에 여우비라....선배 ... 넘 이뻐요"



차를 세운 시진이 급하게 수동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렌즈를 조립을하고 차 밖 해변을 향해 뛰기 시작한다
지윤은 우산을 받쳐 들고 시진을 뒤 따라 가며 시진이 비에 안 젖게 우산을 받쳐준다


한참을 찍던 시진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뒤를 도는데 노란색 우산 속 빨간 더플코트를 입은 지윤이 바람과 여우비에 젖은 머리를 손으로 쓸어 내리고 있다



"잠깐만 지윤아 잠깐만 가만히 그렇게 서 있을래..."

"네?... "

"됐어 됐어 ...."



연이어 터지는 플레시에 눈을 찌뿌리며 계속 사진을 찍힌다
80장의 필름이 다 되었는지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차로 돌아와 수건으로 카메라를 세심하게 닦는 시진의 머리카락에서 빗물이 떨어진다










압구정의 한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서경
미리 미장원에서 메이컵과 헤어 스타이링을 한 상태이지만 잡지 사진에컨셉에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코디 옆에 서서 작가의 말을 듣는다

찰영 컨셉은 그동안 발라드로 차분하고 이지적인 느낌에서 탈피하자는 것...
그래서 옷들도 군복 바지에 군화 군번줄이 대부분이다

카키의 반팔티에 반짝이는 은색 군번줄 헐렁한 군복바지 손목을 칭칭 감은 노끈 그리고 풍선껌...

환한 조명이 켜진 카메라 앞에 선 서경

껌을 질건질건 씹으면 두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포즈를 취한다

쉴세없이 눌려지는 카메라 셔터에 처음엔 겁을 먹은 듯 하지만 금새 익숙해진듯 자연스러워진다


세영을 데려다 주고는 지윤의 집으로 향해가는 내내 시진은 아무말이 없다
지윤의 집 앞에 도착하고 데려다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며 내리는데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 지윤아"

"아니예요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 선배 이번주 콘서트 안 가실래요? 꽁짜로 티켓 생겼는데... "

"나야 고맙지 "

"그럼 토요일 6시에 문화회관 앞에서 뵈요 전화 드릴게요 안녕히 가세요 "

인사를 꾸벅하고 들어가는 지윤의 모습에서 시진은 눈을 떼지 못한다



집으로 들어온 지윤은 서경에게 전화를 하지만 사진 촬영으로 폰을 안 받는다
호출 번호를 남기고 샤워를 하는데 머리를 감을 찰라 벨이 울린다



수건으로 몸을 감고 물이 뚝뚝 흐르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전화를 받는다




"최서경 너 나랑 원수졌냐? 타이밍 진짜 잘 맞춘다"

"니가 호출 했잖아. 혹시.. 너~~ 샤워하다 받았냐? "

"그래 그렇다. 지금 물이 떨어져서 한강을 이루고 있다"

"한강이 아니라 낙동강이겠지 뭔일이냐? 나 바뻐 빨리 얘기해"

"너 요새 놀잖아 뭐가 바쁘냐? 스케줄도 없으면서... "

"티비에 나오는 스케줄만 없으면 다 쉬는거냐? 바보... 사진 촬영에 잡지 인터뷰에 간간히 공연에 게스트에 ..."

"알았어 알았어 그래 너 바쁘다 됐냐?"

"최서경씨 들어 갑시다~~!! "

"예~!! 잠시만요 2분만요 2분만.... 왜 전화했냐구..?"

"진짜 바쁜가보네..."

"쓸데 없는 얘기 할래? 끊는다 "

"야~~~ 박효신 티켓 어떻게 받아야 돼?"

"그것땜에 짐 전화 한거야? "

"응"

"현장 구입처에 가서 니 이름 말해 그럼 줄거야 으이구~~ 끊어~~!!"

"왜 또 화를 내고 그...... "

"....."

"여보세요 ? 여보세요? 끊겼네..."



다시 샤워하러 들어 가는 지윤 발 밑의 물기에 넘어질뻔 기우뚱한다

촬영하러 다시 들어가는 서경은 계속 혼잣말로 투털거린다




"아니 여자가 술이 취해서 남자들 사이에서 자는게 말이된다고 생각해? 생각할수도 열받네.. 어휴~~!!"



얼굴에 질투란 두 글자를 새긴 서경을 보는 사진 작가가 처음으로 칭찬을 한다



"아... 좋아요 서경씨 계속 그런 느낌... 많이 좋아졌어요 굿!!! "













아침부터 들떠 있는 지윤은 옷장에 있는 옷을 다 꺼내 몸에 맞쳐본다
설거지를 끝내고 지윤의 방에 들어 온 새엄마




"오늘 데이트 있니? "

"아니~~~"

"안하던 짓 하면 의심 받게 되 있어 오늘 누구 만나지?"

"아니야~~ 새엄마.. 내가 박효신 좋아하는거 알지? 나 박효신 보러 콘서트 가거든"

"그래.. 그럼 이쁘게 입고가서 그 박효신...?
그사람 눈에 확~~!! 들어서 새엄마 가수 사위 함 만들어 주라 가수 남자친구 은근히 멋있지 않니? 새엄마도 좀 젊었으면 가수랑 사궈보고 싶다 야~~"

"새엄마~!"

"왜? 좋잖아 ... 너 이번에 아빠가 사 준 원피스 그거 입고 가"

"그거 봄 건데.... 넘 춥지 않을까..?"

"괜찮아 괜찮아 외투 걸치면 되지.. 그리고 추워 보이는 게 보호 본능 일으킨다 너..."

"그럴까... 새엄마? "

"그래그래 그거 입고 화장도 좀 하고 머리는 새엄마가 해줄게"

"아니야 새엄마 괜찮아... "

"아니야 해줄게..."



지윤이 보다 더 소녀 같은 새엄마를 방에서 내 보내고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새엄마 몰래 집을 빠져 나와 문화회관으로 간다


중공연장 앞에서 티켓을 받고 시진을 기다리는데 치마 밑으로 나온 다리가 춥긴 하다



"우와~~ 이지윤.. 일주일 사이 예뻐졌다 성형했니?"

"에이 선밴.... 들어가요 "



좌석을 확인하니 가운데 블록 무대 맨 앞자리이다
공연장으로 들어서 자리에 앉는다



"안 춥냐?"



외투를 벗고 얇은 원피스 차림으로 앉은 지윤을 보며 시진이 말한다



"안 추워요 "

"안 추워? 얼굴이 하얗게 떠떴는데...?"

"어머 진짜요? "

"춥지? .... 잠깐만..."



공연장 밖으로 나가는 시진을 보고는 다리를 손을 문지른다



"자 따뜻 할거야 "

따뜻한 캔 커피를 내미는 이 남자.. 참 자상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추웠던 공연장은 금새 땀이 날 정도로 더워졌다
공연의 1부가 끝이 나는 무렵



"제가 2부를 준비하려면 틈이 생기잖아요
그 틈을 잘~ 채워 주실 분을 제가 소개 시켜 드리고 전 들어가서 2부 준비할게요
이분의 목소리는 가슴을 촉촉이 젖게 만들죠 최.서.경.씨입니다"



박효신의 소개를 받은 서경이 인사를 하며 걸어 나온다
보통 대학생처럼 청바지에 푸신푸신 한 흰 목 티를 입은 서경을 보고 여인네들의 함성이 대단하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최서경씨...어떻게 제 공연인데 그 쪽이 더 인기가 높은 것 같아요"

"아니 예요 아니죠 여러분...?"

"캬~~!"



그때였다 시진이가 지윤에게 뭔가 귓속말을 하는 걸 본 서경 그리고 시진의 귓속말에 웃다가 서경과 눈이 마주치는 지윤...



"그럼 전...."

" 에이... 잠깐만 효신씨... 그거 아시죠 우리 팬들.. 서로 체인지 되는 거..."

"아.. 하 하 하"

"이게 무슨 소리 냐면요 각자 공연에 게스트로 가면요 꼭 팬들이 많이 체인지가 되는데요
저와 뭐 좋죠 효신씨 팬이 제 팬도 되 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이고요, 그런데요 지금 보니까 저번 주에 제 팬이라고 하던 분이 여기 계시네요 안 그래도 팬이 부족한데... 이젠 효신씨에게 팬들을 다 뺏겨서 저 다음 앨범 어떻게 내야 할지 그 참..."

"정말...? 형이 기억 할 정도면... 누군데...? 내가 설득을 잘 시켜서 도로 보낼게 "

"그래 줄래? 아니야 이미 너에게로 다 넘어 갔어
세상에 저 만나러 올 땐 청바지에 티 한 장 입고 신경도 안 쓰고 오시던 분이 효신씨 콘썰에선 원피스 입구요 진짜 ... 이건 가수 차별입니다 이거....
효신이가 그리 좋으면 가요 가.. 안 붙잡아요 ."

"형... 노래 불려 주세요"

"뭐 그 정도로 효신이가 인기가 많다는 거겠죠 하하하하...."




서경의 노래가 시작이 되면서 객석의 불이 꺼졌다
지윤을 꼬집어서 말을 하는 서경에게 단단히 화가 난 지윤이 공연장 밖으로 빠져 나와 열을 식힌다

서경의 노래가 끝이 나고 다시 박효신이 등장 할 무렵 서경에게로 전화를 건다



"응"

"너 뭐야? 너 진짜 사람 바보 만드는데 뭐 있어.. 나랑 뭐 원수 진 거 있니?"

"전화해서 대뜸 무슨 소라야?"

"뭐? 지금 몰라서 그래?"

"전화로 이러지 말고 만나서 얘기해 "

"좋아 그래 만나"

"가수 대기실로 오는 복도로 쭉 오다가 대기실 전에 방 하나 있어 거기로 와 "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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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서 나온 서경이 먼저 그 방에 들어 서 불을 켜 놓고 책상 위에 앉아있다
곧 있어 문이 열리고 지윤이 들어서자 서경이 문을 닫으며 잠겨 버린다




"왜... 왜 문을 잠겨?"

"그럼 누가 들어오면 어쩔 건데..? 네가 책임 질 거야?"

"아까 그 얘기 내 얘기지?"

"찔렸긴 했나보지? 남자랑 같이 왔더라.. 그 네가 좋아한다는 놈이 그 놈이야?"

"어디다가 놈이래 지금? 그래 그 놈이다 어쩔래?"

"그래서 그렇게 완전 가부기 마냥 화장을 떡 칠을 하고 잘하면 얼어주겠다 한 겨울에 원피스 입고 설치냐?"

"얼어죽던 말던 니가 뭔 상관이야? 티켓을 준 마음처럼 좀 곱게 좀 써"

"티켓 너한테 줬지 그놈한테 준건 아니잖아"

"누구랑 같이 오라고 한 적 없잖아 그리고 줬음 내 맘대로 하는 거지, 니가 왜 상관해~! 주지를 말던가"

"보고 싶어서 줬다"

"보고 싶어서 줬음.... 엉? 뭐라고?"

"너 보고싶은데 핑계 거리가 필요해서 줬다고.."

"최서경.... 음... 음... 모든 여자가 이러면 감동 먹었나본데 난 아니야~~ 웃기고 있네 사사건건 트집에 간섭에..."

"내가 왜 그랬을 것 같아? "

"...응?"

"왜 내가 사사건건 널 걱정하고 간섭했을 것 같냐고...?
내가 할 일 없어서....? 너가 예뻐서...? 방송국에 예쁜 애들 천지야 넌 얼굴도 아니야
너 바보지? 아님 멍청하던가? 둘 다 일 수도 있겠다 지금 보니까 "

"야! 그래 나 바보구 멍청이구 얼굴도 못 생겼다 그러니까 그런 예쁘고 똑똑한 애들이랑 놀아 나한테 이러지 말고 "

"근데 어쩌냐? 네가 나한테 들어와 버렸는데.. 아무리 나가라고 해도 네가 안나가..
난 내 보내고 싶은데 네가 안 나가니까 나도 할 수 없이 데리고 있는 거야"

"뭐.... 뭐...."




책상에서 내려오더니 지윤이 앞에 서 지윤이 마리를 헝클어트린다
서경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치는 지윤의 팔을 잡아끌어 안는다



"휴~~ 이런 네가 뭐가 좋다고 티켓까지 얻어주면서 부산으로 게스트까지 오면서 만나야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서경의 가슴팍에 얼굴이 묻힌 지윤이 빠져나오려고 바둥바둥 거리지만 역부족이다



"너 왜 이렇게 조그맣냐? 느껴지는 거 없어? 이렇게 남자 품에 안기면 뭔가 다른 느낌이랄까..."


겨우 얼굴을 들어



"넌 가수야 난 네 팬이고..."



안고 있던 서경의 팔에 힘이 빠진다



"그런 말을 꼭 해야 하니?"

"사실이니까..."

"가수이기 전에 너완 친구였어..."

"...."

"나 지금 너 좋아한다고 고백한 거였어 그건 알고 나 있어?"

"....."

"알았다... 난 가수고 넌 보통 사람이야... 그럼 내가 부탁해야 되는 거네
기자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 말 하지 말아달라고 제 가수 생활에 지장 있거든요 이. 렇. 게!!"



조금은 원망 섞인 서경의 눈이 지윤을 쳐다보다 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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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가 끝이 나고 박효신이 묵고 있는 호텔에 같이 간 서경
냉장고에서 찬 맥주를 꺼내 벌컥벌컥 마신다



"형.. 무슨 있었어?"

"왜... 무슨 일 있어 보여?"

"응..."

"나 오늘 고백했다가 차였다 "

"응? ... 진짜....? 혹시 무대 앞에 앉아 있던 여자분 말 하는 거야?"

"훗~~ 혼자 쇼를 했다 아무란 마음도 없는 여자한테 화내고 질투하고 ..."

".... 한잔할까?"

"아니야 너 내일 공연 있잖아 이것만 마시고 그만 마실 거야..."

손에 들고 있던 캔 맥주 나머지 반을 마시는 서경








지하철역에서 내려 집 앞까지 걷는 시진과 지윤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 듯 말을 걸어도 대답을 못하거나 동문서답하는 지윤을 본다



"들어가..."

"네..."

"아.... 내일 뭐해?"

"내일요? 저 서울 가요 친구 집에..."

"그래... 그럼 개강하면 보겠네 "

"네...."

"들어가라... 갈게..."

시진이 뒤 돌아서자 그동안 시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지윤도 오늘만큼은 바로 뒤돌아서 엘리베이터를 탄다







여진이에게 전화를 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지윤



"여진아 나 낼 한 밤 11시쯤 서울에 도착할 것 같은데..."

"어 알았어 준이랑 데리러 갈게..."

"혹시... "

"뭐...?"

"아니야..."

"말해 혹시 뭐... 너 지금 비밀 만드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너 서경이가 준이한테 뭔 말 안 했대?"

"무슨 말...?"

"아니 뭐.. 누굴 좋아한다거나... "

"야 이지윤... 이 둔녀야 서경이 너 좋아하잖아 여태껏 몰랐냐?"

"진짜 나야?"

"왜?"

"오늘 서경이 부산에 와서 이상한 말 하기래.... 어떡하지 여진아"

"왜? 왜.. 무슨 말했는데...? "

"그냥.. 내일 가서 얘기 해... "

"그래... 낼 보자..."

옷도 벗지 않고 서경에게 전화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다 잠이 든다









서울행 기차를 타기 전에 여진에게 전화를 하고 서경에게도 전회를 하기로 하고 마음을 먹고
단축 다이얼을 누르니 음성 사서함으로 바로 넘어간다
안도의 숨을 쉬고 음성을 남긴다

{나 지금 서울 올라가는 기차 타거든 서울 가면 얼굴 보여 줄거지? 그래.. 짐 타야 돼 그럼 가서 보자}






지윤이 기차를 타는 그 시각 서경은 박효신 마지막공연 게스트를 하고 비행기에 급하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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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도착해 폰을 살리는데 음성이 들어 왔다는 신호에 확인을 한다


{첫 번째 음성 사서함입니다
서경이 나... 흑흑~~ 나 진짜 힘들어 죽겠어 우리나라 신문들은 왜 이러니 정말... 전화 좀 줘..."

두 번째 메세지입니다
아직도 부산이니? 나.. 여기 강남에 바거든... 서울이면 좀 와 줄래? 힘들어서 그래... 우리.... 친구잖아.."

세 번째 메세지입니다
나 지금 서울 올라가는 기차 타거든 서울 가면 얼굴 보여 줄 거지?






강남의 바로 가면서 준이에게 전화를 건다



"준아 . 지윤이 올라온다거든... 니가 좀... 마중 좀 나갈래? 나 일이 생겨서..."

"그래 알았어 근데 무슨 일? 스케줄이야?"

"응?... 으..응.... 너희들끼리 만나고 어디 있다고 연락 주면 내가 갈게"

"그래 그럼... 늦게 끝날 것 같어?"

"그렇진 않을 것 같아 암튼 부탁한다"



바에 들어서자 해원의 매니저와 해원이 창가에 앉아 위스키를 마시고 있다



술이 취했는지 약간 비틀대는 해원의 모습에 눈을 살짝 찌푸리며 해원 옆에 서경 매니저를 앉히고 그 옆에 서경이 앉는다




"어.. 왔어? 얼굴 보기 힘드네 하긴 인기 가수시니까..."

"얼마나 마신 거예요 형? "

"좀 마셨어 어제 좀 안 좋은 일이 있었거든"

"네티즌은 날 싫어라하고 최서경 팬들은 날 미워라하고.. 그래서 마셨다 왜?!"

"좀만 마셔. 이러다 또 안 좋은 기사 나면 너만 손해야"

"더 안 좋은 것도 없네 안 그래? 너두 마셔..."

"이러니까 실장님이 널 안 좋게 생각하는 거잖아 고치려고 좀 해"

"뭘 .. 뭘 고쳐? 내가 어때서...? "

"이렇게 자기 멋대로 나와서 술 마시고 쓰러지면 그 뒷감당 실장님이 다 하시잖아 아니야? 왜 다른 사람 생각을 안 해?"

"너까지 이러기야.. 아무도 내 편은 없네... 내가 다 잘못 한가네 이렇게 너 불러 낸 것도 내 잘못이고... "

해원의 말도 안 되는 투정에 더 이상 말하기 싫은지 입을 다물고 물만 마신다












서울행 기차가 도착하고 준이와 여진을 만나 강남으로 왔다




"연앤이 많이 간다는 바가 있대 우리 거기 가볼래? 어때? "

"어이구 누가 보고 싶어서... 잘 생긴 남자친구를 옆에 두고..."

"뭐... 누가 잘 생겨? ... 어때? 지윤아 가 볼래? "

"나야 좋지~ 정우성이나 봤음 좋겠다 어디래?"

"강남 바라던데... 이 근처래... 음.... 아 저기다 저기 ... 들어가자 들어가~"



그렇게 셋이 바에 들어서는데 해원과 술을 마시는 서경의 모습을 본다



"서경아..."

"서경이? 어디...? 어...."

"여진아 왜....?"



준이와 여진 다음으로 서경을 본 지윤



"우리 딴 데로 가자... 어디 좋은 데 없어..? 우리 나가자"



그러곤 뒤돌아 서는 지윤을 본 서경이 뛰어 나온다











강남의 길 한복판 지윤의 팔을 잡은 서경



"이렇게 나가면 어떡해? "

"뭐가..."

"이상하게 오해 할거잖아 아니 지금 하고 있잖아 너 지금..."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그럼 너 왜 이렇게 날 보자마자 밖으로 나갔는데?"

"딴 데 가서 얘기해 여기 길 한복판이야 다들 너만 보고 있어 나 먼저 갈게..."



아니나 다를까 길 가던 사람 몇 명이 소닥 거리고 있다

다시 바로 들어가 매니저에게 먼저 간다는 말을 하고 준이와 연락을 하지만 집으로 갔다는 말을 들을 뿐이다


할수 없이 여진의 집을 물어 집 앞까지 가는 서경 지윤의 폰은 이미 꺼져 있고 여진에게 전화를 건다
잠시 나오라는 서경의 말에 집 앞으로 나간다




"내일 얘기해도 되는 거 아니야? 굳이 이렇게..."

"그럼 폰은 왜 꺼 놓고 있어?"

"그거야 ..."

"나한테 화 난거잖아 아니야?"

"그래 화났어 화 난건 사실인데 난 ..."

"넌...?"

"네가 거짓말했다는 것애 화가 나. 준이한테 스케줄 있다고 했다면서.. 아니야?"

"맞어 그건 그냥... 말 하기 싫었을 뿐이야"

"그냥 말하기 싫어서...? 아니지 여자 만나러 간다면 우리가 못 가게 할까봐 그랬겠지 "

"아니야... 그냥 얼굴만 비추고 나오려고 했던 건데 네가 온거야 "

"...."

"그런데 너 이상하다
내가 거짓말을 하고 여자를 만나던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잖아? "

"난 친구로써..."

"여진이도 내 친구야 여진이는 가만히 있는데 넌 왜 이리 화를 내?"

"뭐.... 뭐... 그럴수도 있지"

"뭐가 그럴 수도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너도 나 좋아하잖아 그렇잖아 안 그럼 왜 이리 화를 내냐?"

"아니야!!"

"에구...."



지윤의 어깨를 두 손으로 끌어들여 포근하게 안는다



"아까 그 여자.. 하해원이라고 친한 옆집누나야 그냥 그거 뿐이야 "

"....알어....."

"이제 안 바둥대네 너도 나 좋아하는 거 맞다니까..."

"뭐?! "

"알았어 알았어 나 혼자 좋아한다 됐냐? 지윤아 조금만 이러고 있자 나 너무 피곤해 "



깜박거리는 가로등에 따라 어두워졌다 밝아지는 골목에서 두 사람은 한참을 그렇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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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몇 일후
여진의 컴퓨터로 메일을 확인한 뒤, 우츄 홈피에 오랜만에 들어가는데 평소완 사뭇 다른 분위기다
뒷페이지를 클릭을 하니 우츄 홈피가 술렁이는 이유를 알수 있었다




{서경오빠 여.친과 강남에 있었대요


어떤 님이 쓰신 글인데요
다들 안티가 쓴 거라고는 하지만 이게 더 신빙성 있지 않아요?
[밤 12시가 안된 시간이였는데 카페에서 어떤 여자분이 급하게 나오시더라구요
좀 있으니까 서경오빠가 나와서 그 여자분 팔를 잡고 무슨 얘기를 하고 여자분은 오빠 손을 뿌리차고 택시를 타고 가셨어요
하해원과 그 시각 같이 있었다고 신문에 난 건 사실이 아니란 얘기지요]

근데 진짜 여친 일까요? 차라리 그 여자분이 여친이었음 좋겠어요 하해원보다... }

몇일전 지윤이 서경과 강남에서 다투던 일이 인터넷으로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스포츠 신문엔 하해원과 모 바에서 같이 술을 마셨으며 연인임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일이라는 기사가 난다




서경의 매니저의 폰과 회사 역시 열애설에 대한 확인차 문의로 가득하다
이미 활동을 접어 그 어떤 모습으로도 티비에 나오지 않기로 해서 일단 잠잠해 질때까지 참아 보기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얘기는 더 부풀어져 간다



한 연예프로와의 인터뷰만 켄슬을 하지 않고 인터뷰를 하기로 한다




"안녕하세요 최서경씨..."

"네.... 안녕하세요 "

"어떻게... 좋은 일인지... 이게.... 스캔들이 하해원씨와 또 났어요~~ "

"그러게 말이예요 우리 둘이 엮어 줄려고 노력을 많이들 하시네요 "

"어떻게 이번에도 아닌가요...? 이렇게 하해원씨랑 끝임없이 나고 있는데
그동안 다 아니라고 했거든요 어떻게 이번엔 어떤가요?"

"결론만 말 하지면 사귀는 거 아닙니다. 그날 하해원씨를 만나건 사실이예요"

"만난건 사실이군요"

"네.. 그 자리에 매니저랑 코디랑 같이 있었어요
하해원씨랑은 친한 사이이가 때문에 술도 같이 마시는 사이인데 기사엔 단 둘이 만나서 다정하게 마셨다고 그렇게 나왔더라구요 전혀 아닙니다 같이 술 마신 시간 까지 기억을 합니다"

"그럼 왜 이렇게 자꾸 날까요? 스캔들이..."

"둘이 허물없이 지내니까 그런것 같아요. 정말 사귄다면 이렇게 단서를 남기지는 않겠죠 ....
이런걸로 정말 사이 어색해지는거 많거든요 그러니까 그만 좀 기사 써 주심 좋겠어요. 저 진짜~~ 아니거든요"

"그럼 만약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러면 밝히실 의향은...?"

"예전에는 숨길게 뭐 있어? 죄 짓은것도 아니구...당당히 밝히겠다라고 생각했지만 ...
이젠 아니예요 할수 있으면 철저히 숨기는게 맞는 것 같아요
우선 팬에겐 여자친구가 생겼다라고 하면 허전한 마음이 생길거구 그리고 억지 추측역시 나올거구요

"그렇죠..."

"그리고 여자친구도 이런 것들로 기사화되고 시달리게 하고 싶지 않고.
우선 나 자신이 여자친구와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자유롭다라고 생각들 하겠지만 제가 봤을땐 아닌것 같아요 사소한 일에서부터 간섭을 하시더라구요
정말 .. 바빠서 연락 못하고, 사소한걸로 다퉈서 화 나 있는건데 소문은 헤어졌다 결별이다 이런걸로 나 버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전 어쩔수 없지 않으면 밝히고 싶지 않아요"

"그렇군요... 오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저 여자친구 있던 없던 상관치 말고요 지금 열심히 앨범 만들려고 하니까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 여러분~ 최서경씨 아니랍니다 "

카메라 불이 꺼지고 리포트와 가볍게 인사를 하고 매니저형과 함께 벤에 올라탄다




"형. 방배동 여진이 집으로 잠깐 가"

"여진이? 너 여진이랑 무슨 사이야? 준이 여자친구라고 안 그랬어?"

"맞아 준이 여.친.. 뭘 상상하는 거야?
여진이하고 나 같은 과 잖아 리포트 낼 거 빌리려 가야 돼. 갖고 오라 그러냐? 형 나 데려다 주고 먼저 가 택시 타고 집에 들어갈게"

방배동의 좁은 골목길로 벤이 들어서고 이층집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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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내려 초인종을 누르니 여진이 문을 열어준다



"어서 와... "

"응... 지윤이는...?"

"밑에 할머니한테 잠깐 갔어 곧 올라 올 거야 어디 갔다 왔어?"

"응 인터뷰가 하나 있었거든"

"바빠? 지윤이 오라고 그럴까? 잠깐만..."



여진이가 지윤을 데리려 간 사이 거실 가운데 나무 테이블 위에 있는 빨래 감을 보는 서경
그 날 서경이 고백한 날 입은 듯한 지윤이의 면 티를 자기 몸에 대 보고 신기한 듯 만지작 거리고 있다



"왔어? 야~! 지금 너 뭐해? "

"이거 네 몸에 맞아? 작아도 너무 작다... 너한테도 작을 것 같은데..."

"너 변태지?"

"애 좀 봐 내가 너 속옷을 봤냐? 티가 너무 작아서 신기한 물건이라서..."

"이리 내~~!! 왜 왔어?"

"야~ 너 네는 어떻게 만나면 싸우니? 서경아 뭐 마실 거 좀 줄까?"

"응! 라면 없어? "

"배고파? 인터뷰 땜에 밥 못 먹었겠구나 끓여 줄까?"

"(지윤이를 툭 툭 건드리며) 너가 해~ 여진아 지윤이 시켜"

"야~ 내가 왜 해? "

"너 내 여자친구 아냐?"

"웃겨~ 누구 맘대로...? "

"그때 합의 본 걸로 아는데... 그 날 있었던 일 다 말할까? 그니까 라면 끓여 계란 넣고.. 파도 넣고..."



투털 대며 부엌으로 들어가는 지윤을 여진과 서경이 귀여운 듯 바라본다
라면 봉지를 뜯는 지윤 옆에서 김치를 냉장고에서 꺼내 알맞게 써는 여진



"자... 라면 대령했어 "

"고마워~ 야... 맛있겠다 후~~ 후~~"


냄비 뚜껑에 라면을 덜어 후~후~ 불면서 먹는 서경을 보다


"나도 한 젓가락 먹을래..."



부엌으로 뛰어가 젓가락을 들고 오는 지윤에게 냄비 뚜껑을 뺏긴다







여진이 레포트 복사 분을 서경에게 건네고 방으로 들어간다
거실에 앉은 서경이가 지윤에게 말한다

"스캔들 터진 거 인터뷰하고 왔어 "

"그랬어..."

"여자친구 있다고 그랬어"

"뭐?! 야~ 야~~ "

"왜?... 맞잖아 아.. 아야.. 아퍼~ 그만 때려~"

"미쳤지? 미쳤어 너... 제 정신 아니야~~~ 내가 그리 아니라고 하라 그랬지... 왜 말 안 듣고 네 맘대로 그래?"



서경을 아무렇게나 때리는 지윤의 손목을 잡으며



"야 이지윤!! 내가 너 남자친구인 게 그렇게 싫냐?"

"뭐...?...."

"또 눈 돌아간다 눈 돌리지마. 말해봐.. 왜 그렇게 말하지 말라는 건데?"

"이거 놔."

"또 정색한다 내가 그러면 넘어 갈 줄 알아? 어림없어 "

"그럼 어떡해... 나 미움 받기 싫단 말야 너 땜에..."

"뭐? "

"나도 팬질 해 봐서 아는데 애인 생긴 연예인 솔직히 별로야.
말로는 다들 노래를 좋아한다고 애인이 있든 없든 상관 안 한다고 하다가도 그 애인 생각하면 싫어지고 괜히 밉고 그렇단 말야 "

"그래? "

"그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니까 지금 너 내 애인인 거 인정 한 거네.. 그치? "

"야~!!"

"말 안 했어... 여자친구 생겨도 말 안 하는 게 나를 위해서도 서로를 위해서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어 이제 됐어? 그러니까 내 인터뷰 장면보고 마음 상하지 말라고..."

"...."

"가야겠다 .. 여진아 이거 잘 쓰고 갖다 줄게"

방에서 아르바이트 갈 준비를 하는 여진에게 말하고 지윤의 배웅을 받으며 밖으로 나간다

"내일 뭐해?"

"인사동에 나가려고... 왜?"

"몇 시까지 인사동에 있을 건데...?"

"모르겠는데... "

"그럼 2시쯤에 인사동 갤러리 앞에 있어라 내가 너 픽업해서 밥 먹으러 가자"

"그래도 돼?"

"먼저 너 픽업하고 준이 픽업해야지 "

"알았어... 2시에 기다릴게.... "

현관문 밖으로 클락션이 울린다

"택시 왔나보다 가..."

"응 내일 데리러 갈게 .. 간다 "

대문을 열고 모범 택시를 타는 서경을 보고 뒤돌아 계단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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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이와 인사동에 나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핫도그를 손에 든 채 거리 한복판에서 하는 문화공연을 본다
흥에 겨워 박자도 맞추며 보다 여진이 알바 갈 시간이라며 지윤과 헤어진다
공연 무리 틈에서 빠져나와 갤러리 전시장 유리창 앞에 서서 시계를 보니 2시까진 5분 정도 남았다
하늘에 유난히 햇살이 따갑게 내린다고 생각하며 올려다보는 지윤의 모습 뒤로 전시장 안에 시진이 사진공모 접수를 하고 있다




서경의 소속사 회의실
작곡가형과 매니저 그리고 서경이 이번 첫 번째로 나온 곡의 가사를 보며 의논 중이다

"근데 좀 너무 식상하지 않아요? 제가 느끼기엔 너무 밋밋한 감이 없지 않는다 안 그래요?"

"나도 그래 가사가 뭔가 한 쪽을 파고들어야 되는데.. 쉽게 기억할만한 구절도 없고..."

"그래... 그럼 좀더 손을 보자고... 아... 밥이나 먹으러 갈까...?"

"저... 어쩌죠.. 죄송합니다 선약이 있어서요... 먼저 가 볼게요 죄송합니다"

후다닥 가방을 챙겨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를 몰고 인사동으로 향한다





하늘을 바라보는 지윤의 얼굴 위로 물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다

"어...? 비가 오나... 햇빛이 이렇게 쨍쨍한데..."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아.. 차가워~~"

몇 분도 안 돼서 다 젖어 버린 지윤이 조금이라도 피해보러 갤러리 현관 쪽으로 가려 할 때 누군가 우산을 받쳐준다

"고맙습니다 ..."

인사를 하며 초록색 우산을 받쳐 든 상대방 얼굴을 보는데

"어.. 시진선배... 여기 웬 일 이예요?"

"사진 공모 접수하러 왔어 .. 이야~~ 우연치곤 너무 신기한데.. "

"진짜 그러네요 .... 오늘 비 온다는 얘기 없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네요 .... 접수 끝났어요? "

"응 ... 밥 먹었어? 안 먹었음 같이 가자"

"어쩌죠 약속이 있어요. 친구 기다리는 중이거든요 미안해요 선배.."

"아니야~~ 네가 왜 미안해 그럼 그 친구 올 때까지 기다려 줄께.."



갤러리 건물을 돌아 서서히 빠져 나오는 서경의 차...
차창 밖으로 눈을 돌려 지윤을 찾는데 어떤 남자와 함께 우산을 쓰고 다정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본다

끼익~!!

지윤이 서 있는 바로 앞에 세우곤 차에서 내려 성큼 성큼 걸어가 지윤의 손목을 잡아끈다

"새엄마~! "

"뭡니까? 지금!! 누구세요?!"

깜짝 놀란 지윤과 시진이 묻는다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아무런 말 없이 지윤의 팔만 잡아끄는 서경의 손을 시진이 잡는다

"이거 놓으세요!"

"놓으시죠... 이지윤.. 너 오늘 나랑 약속한 거 아니야? "

"선배... 친군 데요 ... 저기... 그러니까..."

"친구?"

"친구?!.... 저 지윤이 남자친구입니다 그럼 가도 되는 거죠? 너 나중에 차에 가서 봐"

"선배 나중에 전화할게요..."

"전화는 무슨.. 빨리 타기나 해 "


여전히 지윤의 손목을 잡은 채 차에 태운다
그 새 그쳐버린 여우비에 햇빛이 갤러리 전시장 유리에 더 반짝거리며 내리 쬔다




서경은 아직도 화를 가라앉지 않은 듯 차장에 한 쪽 팔을 걸쳐 손을 입에 대고 있다

"오늘은 네가 잘못한거야... 그렇게 갑자기 ..."

"아무 말 하지마..."

"갑자기 그렇게 날 끌고 오면 선배가 오해를 하잖아"

"무슨 오해? 오해받는 게 그렇게 신경 쓰여?
오늘 인사동에 나온 것도 그 놈 만나려고 나왔어? 이거 어떡하나.. 내가 방해를 한 거네~~ "

"그런 거 아니야 우연히 만났어 너 기다리는데..."

"우연히...? 아니야~? 뭐가 아닌데?
떡 하니 우산까지 받쳐 주면서 다정하게 얘기하는 걸 내 눈으로 봤는데 그래도 아니야?"

"비가 와서 우산 씌워 준 거 밖에 없어. 그럼 네가 일찍 와서 우산 씌워 주지 그랬어?"

"뭐..? "

"네가 약속시간에만 안 늦었어도 ... "

"왜 이렇게 막히는 거야 진짜!!!"


이젠 앞차에다 화풀이하는 서경을 보고는 아예 입을 꾹 다물고 창 밖을 본다

"......"

"......"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준이를 불러내, 함께 이탈리아 음식점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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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하고 계속 아무 말 없이 밥만 먹는 두 사람이 이상해 준이가 입을 연다

"드디어 한바탕 크게 했냐? 왜 또 싸웠는데..?"

"밥이나 먹어..."

"....."

"지윤아 서경이가 또 뭔 짓을 했지? 네가 좀 참아라 얘 그러는 거 한 두 번도 아니구..."

"이번엔 못 참아 "

"누가 할 얘기를 ..."

"뭐...."

"또 시작이다 그만 좀 싸워라 너 둘... "

"그만 두자... 엉?!~"

"그래... (집에 갈때 죽었어 씨~)"

디저트까지 다 먹고는 웨이터가 종이와 펜을 서경이 앞에 가져온다

"가수 최서경씨죠? 사장님께서 사인을 부탁 하셨습니다 "

"아... 네... "

사인을 해서 웨이터에게 주곤 계산을 하려고 프론트 앞에 서는데

"아니 괜찮습니다 사장님께서 음식값을 받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그냥 가십시오 "

"그래도... 먹은 건 ..."

"다음에 들러 주십시오 그땐 받겠습니다 그냥 가십시dh"

웨이터에게 인사를 하고 서경은 음식점 옆에 대 논 차를 가져온다







준이를 학교 도서관에 데려다 주고 방배동 집으로 간다

"잘 가"

"이지윤... 그 놈 누군지 말은 해야 될 거 아냐?"

"또 그놈이래...? 여기서 이러 지 말고 들어가서 얘기해"

"너 어찌 나보다 주위 시선을 더 보냐? 네가 가수 같어 알아?"

"네가 신경을 너무 안 쓰니까 내가 쓰는 거지 .. 네가 좀 쓰면 내가 쓰겠냐? "



서경에게 말을 하며 현관문을 여는데 할머니가 마당의 나무 옷을 벗기고 계신다

"할머니 저 왔어요 뭐 하세요? "

"보면 몰라? 이제 봄도 좀 있음 올거고... 나무 옷 벗기고 있지 근데 저 총각은 누군고....?"

"아.. 친군 데요 "

"안녕하세요 할머니 제가 할게요 이리 주세요"

"그래 줄텐가... 아니구 누 집 자식인지 거참 잘 생겼다 듬직하니... 지윤이 남자친군가 보네"

"예. 할머니.... 제가 좀 더 아깝죠? "

"그럼 그럼.. 지윤이 야가 덜렁대긴 얼마나 덜렁대고..."

"할머니!"

"애가 착하긴 해 엄청 착하지 , 여잔 착하면 되는 기라... 그래 어찌 만난 지 꽤 됐고.?"

"저의 그런 사이 아니 예요 학교 친구예요 학교친구..."

"학교 친구? "

"네 ... 할머니 다 벗겼어요 "

"아이고 고맙네 어이 들어와 물이라도 한잔 들고 가~~"

"네!! "

"야~~ 우리 할 얘기긴..."

할머니를 따라 들어가는 서경의 팔을 잡고 눈치를 주는 지윤을 보곤

"할머니 저 여기 와서 할머니 손자 할게요 괜찮죠? "

"아이구 나야 좋지... "

오렌지 주스를 컵에 따라 나오는 지윤을 보며

"총각 지윤이 좋아하는 갑네 "

"어떻게 아셨어요? 근데요 지윤이가 제가 싫대요"

"야가 아직 남자를 모르네 . 여잔 지 좋다는 남자 만나야 행복하기라... 인물도 이 정도면 잘생기고 좋구만 와 싫다케?"

"제가 티비에 나와서 싫대요 "

"티비에 나와?"

"네..."

"탤랜튼가?"

"가수요 노래 부르는..."

"에구 좋네 그럼.. 딴 여자랑 같이 안 나오니까 눈 맞을 걱정 없고..."

"신문에 날까봐 싫대요 저랑 같이 ..."

"그려..."

"할머니가 저 손자 할게요 만약 모르는 사람이 물어보면요..."

"손자가 할머니 보러 오는 거라고 해 달라고...?"

"네.. "

"그려... 대신 우리 지윤이 울리면 안 돼 알았지? "

"그럼요~!"

할머니까지 자기편으로 끌어들어 좀 더 편하게 방배동 집을 드나 들 수 있게 되었다
회심의 미소를 지윤에게 날리고 할머니와 얘기를 좀 하다 서경은 회사사무실로 다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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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있어서 늦을 것 같다는 여진의 전화에 할머니와 함께 저녁을 먹고 이층으로 올라와 책을 좀 보다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동네 비디오방으로 간다
정말 봄이 가까워졌는지 밤인데도 말이 많이 포근해졌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만 지나면 개강이다

(낼 옷을 대충 싸 놔야겠네...)

신작 프로 코너에서 비디오를 고르고 있는 지윤의 호주머니 속 폰에 문자가 왔다는 신호가 온다

{뭐하냐? 바보야~ 난 집에 들어가는 길인데.. 우리 내일 영화 보러 갈까?}

손에 들고 있던 테잎을 팔에 끼우고 답을 보낸다

{왜 내가 바보야? 낼 영화 보자구...? 무슨 영화? 나 짐 비디오방인데...}

삐~삐~

매니저형 차 조수석에 앉은 서경이 미소를 한가득 지으며 문자를 확인한다

{내 핸드폰에 너 바보라고 저장되어 있어 너 말대로 들키면 안 되잖아~~ ^^ 비디오 뭐 빌리 거야? 너 빨간딱지 앞에 있지? 같이 보자~~~ }

{핑게도 좋다 그래 네 맘대로 불러라 싸울 힘도 없다 투털아~~ ㅋ 어찌 않았냐? 나 빨간딱지 볼려구... 흐흐흐~~~ }

서경 집 골목으로 접어드는 매니저형에게 집 앞 비디오방에 세워 달라고 한 뒤 서경도 비디오를 빌리러 들어선다

{같이 보자니까 그 좋은 구경을 혼자 볼려구...? }

{집에 와~~ }

서경 역시 신작 코너에 서서 연애소설을 집어 들고 지윤에게 전화를 한다

클래식과 연애소설 두개를 들고 고민 중이었던 지윤을 벨소리에 클래식을 제자리에 꽂아 놓고 전활 받는다

"어..."

"보러 오라고? 나 진짜 너네 집에 간다 여진이도 없잖아 뭐 잼난 거 빌렸는데.?"

"그래 오라니까... 염소부인 젖소 됐네 빌렸다, 보고 싶으면 와"

"뭐?! 야 너... "

"(웃음) 어디야? 집이야?"

"비디오가게... 나도 영화나 볼려구... 너 진짜 그거 빌릴 거야? "

"그럼 안돼? 너도 이거 빌러서 보고 얘기할까? 작품성에 대해서 토론하면 좋겠다..."

"이거 주세요... 얼마예요? 여기요..., 됐네 이 사람아 난 벌써 빌렸네요 "

"아줌마 이거 주세요 .... , 뭐 빌렸어? "

"연애소설...."

"어?"

"왜? 실망했냐? 나도 그거 빌려서 토론 함 진하게 할까.?"

"아니 그게 아니라... 나도 연애소설 빌렸는데... 너 혹시 찌라시 붙여 놨어?"

"여자 애가 찌라시가 뭐냐? 그럼 집에 이제 들어가겠네.. 나도 걸어가는데...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통화하지 "

"그래 그럼... 아 슈퍼다 과자 안 사도 돼?"

"편의점에 짐 들어 왔어 음료수 살려구..."

"맥주나 한잔할까? "

"아셔라 너.. 술 한번만 더 취할 정도로 마심 너 혼난다 콜라 마셔"

"나 콜라 안 마신단 말야 맥주가 땡기는데...."

"사이다 마셔... 실론티 있네 거긴 실론티 없냐? 보내 줄까..?"

"계산해 주세요 ...
나... 모레 내려가야 될 것 같애 그래도 2~3일 전에 집에 가서 개강 준비도 좀 하고 해야지"

"나 모레 스케줄 있는데...."

둘 다 편의점에서 나와 집에까지 느릿느릿 걷는다
손엔 비밀 봉지가 느리게 앞뒤로 흔들리면서...



늦게까지 술을 마신 여진과 비디오를 다 보고 잔 지윤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못 일어난다
초인종이 시끄럽게 울린다
부스스 한 머리를 극적이며 눈도 뜨지 못한 채 인터폰을 받는데

"누구... 세요...?"

"나..."

"어"

문을 열어주곤 다시 이불 속에 기어 들어가 누웠다
이층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현관문이 열리고 준이가 두 손 가득 밑반찬거리를 거실에 내려놓는다

"왜이리 조용하지...? 도여진~~!! "

"(조용) "

"야!! 도여진 ~~~~!!!!"

준이의 소리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는 여진이 곧 머리를 다시 한번 고쳐 묶고 방을 나온다

"어 왔어? 아...함...."

"이때껏 잔 거야? 정신차려~~ 이거 냉장고에 넣어야해 "

"어.. 나 씻고 나올게..."

화장실로 들어가는 여진을 보며 냉장고 문을 열어 반찬을 넣는 준이

"새엄마가 너 너무 말랐다고 불고기 해 주셨어, 잘 챙겨먹는지 감시하란다 나보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준이 옆에서 같이 정리를 한다

"새엄마가 날 좀 좋아하잖아, 아빠도 너보다 날 더 좋아하실 걸 "

"울 집에 딸이 없어서 그래 시커먼 아들만 셋이라 그래... "

"암튼.. 너보단 날 좋아하는 건 사실이잖아 안 그래? "

"아빠가 너 데리고 나오라는데.. 맛있는 거 사준다구 ... 나갈래?"

"좋지~~ 아빠 본지도 오래 됐는데...차라리 오늘 저녁에 너 네 집에 가야겠다 새엄마한테 전화 해야지~"

"너 솔직히 말해봐 내가 좋아? 울 새엄마 아빠가 더 좋아?"

"풋~~!! 물을 걸 물어라... 당연히~~ "

"나...?"

"새엄마 아빠지... 이렇게 반찬도 해주시는데..."

"뭐....? "

"아니야 아니야~~ 너가 세상에서 젤 좋아~~~"

"어이~ 두 치킨... 이제 그만 좀 하지. 어제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리 닭살을 유지 하니? 신기하다 신기해~~ "

두 사람의 얘기소리에 잠이 캔 지윤이 방문 에 기대어 둘을 쳐다보다 한마디 툭 던지고 화장실에 가 양치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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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역시 새벽 늦게까지 영화 보다 자 아침에 새엄마와 전쟁을 중이다

"스케줄 변경되었대 최서경... 지금 일어나야 한대 응...? "

"새엄마~~ 나 늦게 잤어~ 5분만~5분만~~~"

"씻고 나가야된대 지금... 서경아~~ "

이불을 끌어안고 한쪽 눈만 떠서 새엄마를 쳐다보는 서경의 엉덩이를 살짝 때리시곤

"빨리 일어나, 밖에 매니저 와 있어 얼른 "

대충 샤워만 하고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옷을 급하게 입고서 밖으로 나간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시트콤 특별출연 녹화가 상대 여배우의 스케줄 사정상 오늘로 앞 당겨졌다는 것이다
내일 아침까지 꼼짝없이 녹화를 해야 하는 일정이라 서경은 지윤에게 전화를 한다

"누구한테 하는 거야? 요즘 너 이상해... "

"형. 나 요즘 연애하잖아... 여보세요 나..."

방송국을 향해 운전을 하는 매니저에게 그렇게 말을 하곤 지윤에게 스케줄 변경 돼서 오늘도 내일도 못 만날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런 서경을 황당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을 때를 기다리는 듯 바라보는 매니저

"누군데....? 진짜 하해원이랑 사귀는 거야? 아님..."

"형, 해원이는 그냥 친한 것뿐이라니까... 형 저번에 본 적 없나.. 있잖아 왜~그때 콘서트 때..."

"아~ 그 연락처 알아 봐 달라고 했던 그 여자... 근데 어떻게 연락이 됐냐? "

"(웃음) 그렇게 됐어. 아... 형만 알고 있어 알았지... "

"그래서 요새 좀 바쁘셨군... 에구 해원이 어쩌냐... 너 한번 꼬셔보겠다고 난린데...
너 잘못 했다간 해원이 때문에 그 여자랑 안 좋을 수 있어 확실히 해 근데 언제부터 그랬냐?"

"이제 한달 좀 넘지... "

"그래..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 스캔들 안 나게 잘 해 알았지? "

방송국 로비에 도착하니 프로그램 작가가 지각한 서경을 기다리고 있다 녹화 장으로 작가와 함께 뛰어간다



여진인 준이네 집에 가고 할머니도 아들이 찾아와 모시고 가셨다
혼자 옷이랑 화장품이랑 짐을 챙기고 내일 기차표까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한다
녹화 들어간다고... 오래 걸릴 것 같다고 기다리지 말라는 전화에 조금은 편하게 시간을 보내다 잠을 청한다



추운 날씨에 날까지 새며 시트콤을 찍는 서경은 새벽에 잠깐 자기분량이 없자 같이 나오는 연기자와 포장마차로 간다

"아줌마 여기 떡볶이랑 오뎅 좀 주세요 "

포차 아줌마가 시뻘건 떡볶이와 뜨거운 국물에 담긴 오뎅을 가져다 주신다

"연기 해보니까 어때요?"

"생각보단 재미있는데요 드세요 .."

"아.. 네 .. 추워서 입이 다 얼었네요 하 하 하 "

"그러게요 이제 몇 씬 안 남았으니까 아침엔 끝나겠죠?"

"글쎄요, 새벽에 등교하고 수업하는 장면까지 있어서 아마 아침 늦게는 끝이 나겠죠 "

"그래요..."

"왜요? 스케줄 있어요? 그럼 감독님께 말 해 보세요 "

"아니예요.... "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서 얼었던 몸을 녹이다 시계를 본다
새벽 3시가 가까운 시간 오락프로 녹화도 대충 이 시간까지 녹화를 하니까 졸음은 덜한데 내일 지윤이 내려가는걸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자꾸 NG 가 나고 대본 수정이 여러 차례 있어 아무래도 낮까지 갈 것 같은 분위기다
결국 오후 1시가 되서야 모든 촬영을 마쳤다
아침에 부산으로 내려간다는 지윤의 연락을 받고 데려다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전화를 끊어야 했다
집에 들어가 침대에 곧바로 쓰러져 잠이 든 서경은 그 다음날 아침까지 일어 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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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도 지윤도 개강이다
인터넷으로 수강 신청을 한 지윤은 세영과 시간표를 다시 맞추기 위해 시간표 정정 하기로 하고 전산실로 간다

서경 역시 여진과 수업을 맞추기 위해 몇 개 강의를 바꾼다
언제나 첫 강의는 교수의 수업 소개로 끝이 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비는 편이다

서경은 여전히 강의실 구석 자리에서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책만 읽고 있는데 입학 때부터 같이 수업 듣는 동기 녀석이 서경의 어깨를 친다
느리게 이어폰 소리를 줄이고 사인 해달라는 줄 알고 펜을 든 서경에게

"농구 한판 어때?"

농구공을 서경에게 던지고 강의실 밖으로 나간다
농구공을 받은 서경이 이어폰을 빼고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 운동장 한쪽 농구장으로 간다

"어이... 오랜만이다 최서경~!! "

"그래 너 우리랑 농구 한지 괘 된 거 아냐? 자식... 야~~!! 한판 붙자!!"

"좋지~~~!!!"

농구 골대 밑에 가방과 겉옷을 벗어두고 공을 튀기며 걸어나온다
봄이 다가왔지만 아직은 추운 기운이 남아 있어서 인지 입김이 하얗게 나온다

"지는 사람이 술값 내기다 서경아~~"

"좋지~~~~ 얍~~~!!!!"

동기녀석을 견제하며 드리블을 하다 골대로 공을 던지는 서경의 모습이 참 건강해 보인다


시진이 일찍 감치 동아리방에서 동우랑 함께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있다
세영과 지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온 동네가 시끄럽게 떠들면서 동아리방에 들어선다

"모레 서경이 생일인데.... 너 팬미팅 할 때 갈 거지? "

"팬 미팅하고 생일이 뭔 상관이래? 팬 미팅 가야 되는 거야? "

"팬미팅하고 생일하고 같이 하잖아 이번 주 일요일에...
이때껏 그래 왔어.. 너 몰랐어? 너 팬클럽 괜히 들었니... 서경이 볼려구 들었잖아 본전은 뽑아야지... 안 그래?"

"피~~ 지가 억지로 같이 들게 만들어 놓곤.... 가기 귀찮은데.... "

"벌써 신청했어 간다구.... "

"야~!"

"뭐 어차피 갈 거면서... 괜히 튕기지마...."

한참 얘기하는데 암실에서 동우가 나온다

"야 야!.. 그놈의 최서경 얘기 그만 좀 해라 입도 안 아프냐? 너 네가 10대냐? 팬 미팅이나 가게... 쯧쯧쯧"

"남이사!! "

"지금 이 오빤 사진 현상 중이시니까 조용히 있어라 어?!"

"동우야~ 집게 가지고 오라니까 뭐하고 있어!"

암실에서 동우를 부르며 밖으로 나오는 시진이 눈을 찡그린다

"형, 다 한 거 아니 였어? mt 때 필름 현상은 다 한 것 같은데...."

"mt 꺼 현상 다 했어? 응?"

"그래 형이랑 둘이서 다 했다 너 네가 수다 떨고 놀 때...."

"좀 봐도 돼? 어떻게 잘 나왔어?"

"예술이쥐~~~~ 당근 시진 형 꺼.... 지금 말리고 있으니까 내일쯤 볼 수 있을 거야"

" 술이나 한잔씩 하려 갈까? "

앞치마를 풀고 코트를 입는 시진이 말한다




땀이 온 몸에 범벅이 되도록 남자 셋이 농구 골대에 죽어라하고 돌진을 해댄다
지나가던 몇몇 학생들이 구경을 하고 그렇게 두시간을 뛰다 서경이 먼저 지쳐 골대 밑에 가서 앉아 음료수를 마신다

"최서경 포기냐? 술 사라... "

"자식들... 너네 둘이 짜고 했지 그치? "

"그럼 돈 버는 너 냅두고 가난한 학생인 우리가 사리?"

"좀 쉬자... 나도 힘들다 그래도 서경이 이 놈 여전한데.... 뭐 체력 많이 떨어 졌을 줄 알았는데...."

"글쎄 말이다 어디 가서 살래? "

"할머니 막걸리 마시고 싶다.... 주물럭에...."

"그래 가자 좀 비싼 거 얻어먹으려고 했더니 자식 선수치고 막걸리 얘기하네 가지 임마~~"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를 마저 다 비우고 빈 병을 휴지통에 던져 넣고 코트와 가방을 챙겨 할머니 막걸리 집으로 향한다

가게 맨 뒤 구석에 자리하고 연탄불에 고추장 주물럭을 올린다
사기 단지에 한 가득 우유빛 막걸리가 출렁이며 서경의 테이블로 옮겨지고 조롱박에 떠 사발에 넘치게 붓고 주물럭 위로 건배를 청한다



퓨전 소주방에 들어 온 에쿠스 일행...
레몬 소주를 각자 한잔씩 받아 들고 안주로 시킨 돈가스를 기다린다
어색한 정적이 갑자기 흐르고

"지윤이 그 날 집에 잘 들어갔어? 왜... 서울에서...."

"아... 네.... 잘 들어갔어요 그 날 죄송해요 황당했죠 선배"

"아니.. 좀 그렇긴 했는데... 근데 누구야 그 사람...? 남자친구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음..... 음......"

"뭐!! 너 남 친 생겼어? 서울 애야? 기집애 그동안 시치미 뗀 거야? 말 좀 해봐"

"아니... 아니.... 그냥 친구야.. 그냥 ... 여진이 남 친의 친구야... 진~~짜~~~ 아무 사이 아니야"

"그래? 너 남 친 생가면 우리한테 허락 맡아 알겠어?"

"으 응.... "

"시진 선밴 어때 지윤아 ? "

"어? 켁~!"

겨우 난감한 질문을 피한 것 같아 한심하고 레몬 소주를 들이키다 목에 걸릴 뻔 한다

"쓸데없는....."

"형 가만있어 봐. 너 왜 그리 당황하냐 너 형 좋아하냐? 내 생각엔 둘이 차라리 사귀면 좋을 듯 한데.... 그치 세영아..."

"그럼 그럼.... 둘이 사귐 좋지.. 울 동아리 첫 번째 공식 커플이 생기는 거잖아"

"지윤이 데리고 장난 그만치고 술이나 마셔..."

동우의 말에 소심해져 고개도 못 드는 지윤을 바라보며 약간은 불안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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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의 생일날엔 팬 미팅에 가기로 한 조건으로 음성 메일을 보내는 걸로 파티를 대신 했다
토요일 세영과 서울에 도착해 팬 미팅때 줄 케익에 가볍게 입을 수 있는 티를 사기로 한 세영을 따라 이리저리 따라 다닌다

케익은 조그마한 아기 케익으로 사고 옷은 스포츠 브랜드에서 베이지 색 면 티를 고른다





첫 번째로 완성된 곡을 가사와 함께 맞춰 보는데 아무래도 가사에서 자꾸 어색한 점이 나타난다
녹음실 박스 안으로 작곡가가 서경을 향해 말을 한다

"클라이막스에서 부드럽게 올라가 보자 그래도 어색하면 가사를 새로 바꿔야지 뭐... 함 더 가보자 "

"네... "

다시 핸드폰을 쓰고 처음부터 다시 부르는데 역시 뭔가가 어색하다
박스 밖에 매니저와 작곡가가 심각해진 얼굴로 담배를 입에 무는걸 보고는 녹음실을 나와 매니저 옆에 앉는다

"형 저도 한대 피울게요 "

"그래... 뭐가 어색하지...? 다 괜찮은 거 같은데 부르면 어색하단 말야...."

"앞부분은 괜찮았죠? 지금 뒷부분이 이상해서 그러는 거잖아요 반복되는 부분에서 약간 다른 느낌으로 가 보는 건 어때요?"

"그럴까.... 함 다시 손 좀 보고 녹음은 다시 해야겠는데... 오늘은 이쯤 하자. 야식 좀 시켜라 배고프다..."






팬 미팅이 낮 12시 시작이라 10시경에 집을 나서 팬 미팅 장소에 도착하는데 이미 줄이 길게 서 있다

"우와~~ 최서경 인기가 이렇게 많아? 아직 2시간이나 남았는데... "

"봐~ 일찍 나오자 그랬잖아 이게 뭐니? "

"미안해~ 그래도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어 ..."

맨 끝에 줄을 서고 얼마 안 있어 임원인 여자가 소리 친다

"부산에서 오신 분 제 앞으로 오세요~!! 부산 우츄님들 여기로 오세요!!!"

지방 별로 팬을 모으더니 팬 미팅이 있는 소극장으로 먼저 입장을 시킨다


무대에서 약간 오른쪽 중간쯤 앉게 되고 우츄 회장 최은이 마이크에 대고 말을 한다

"선물은 지금 무대 앞에 올려 주세요 나중에 주시려면 질서도 엉망 되고 엉겨서 모아서 주기로 했거든요 지금 서경오빠 오고 계시니까요 조금만 우리 기다리자구요"

최은의 말이 끝나자 여러 팬들과 세영이 선물을 무대 위에 두고 온다
무대에서 나온 최은은 서경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오빠... 시간 다 되가는데 아직 도착 안 하시면....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쯤이세요? 네.... 30분요..... 네.... "

30분 정도 더 늦을 거라는 연락에 최은은 왜 시작 안하냐는 팬들의 말에 답 해 줄 면목도 없다
다른 임원들이 팬들에게 색종이를 나누어 주는 동안 다시 무대에 올라가 말을 한다

"오빠가 차가 너무 막혀서 30분 정도 더 늦을 거래요 종이 나눠 드렸죠? 거기에 소원 적어 주시면 오빠가 몇 장 뽑아서 소원 들어 주시거든요 그러니까 적으셔서 앞에 투명한 상자에 넣어 주세요"

무대 뒤 임원이 서경이 왔다고 최은을 부른다
급하게 무대 뒤로 나가 멘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서경에게 시작한다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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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의 노래가 흐르고 영상으로 동료 연예인의 축하 메세지가 흐른 뒤 최은이 나온다

"항상 우리에겐 지각 대장이지만 절대 미워할수 없는 마력을 가진 최서경씨를 우리 불러 볼까요? 하나 두울 셋~~~"

"최 서경~~~~~~~~~~~~~~~!!!!"

베이지 자켓에 청바지를 입은 서경이 무대 한 가운데로 와서 선다

"안녕하세요~~"

"마이크! 마이크~~ "

급하게 올라간 서경이 마이크를 두고 올라와 인사를 하는 바람에 팬들이 마이크를 찾는 소리로 술렁인다
최은이 마이크를 주고 임원이 최은에게 마이크를 가져다 준다

"마이크 안하고 그냥 보통 만나는 것처럼 여러분과 인사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

"에이~~ "

"이 사람들이... 속고만 살았나....? 옆에 의자가 있네요 앉아도 되나요?"

"잠깐 잠깐요... 최서경씨 저희가 준비한 건 보셔야죠..."

"은아... 그냥 평소대로 해 최서경씨 넘 우기지 않냐? 그치 너도... 그냥 저도 편하게 할게요 괜찮죠? "

"예~~!!"

"아저씨 불 좀 꺼 주세요.... 여러분 ....."

무대 불이 꺼지자 촛불이 환하게 켜진 하얀 케익이 나오고 팬들이 생일 축하노래를 부른다
박수를 받은 서경. 앞에 케익을 보다

"이 사람들 영어 부분에서 왜 머뭇거려요? "

"촛불 꺼요~~ 소원 빌고~!!!"

"쉿~!!"

입술에 검지를 가져대 대곤 소원을 비는지 잠시 가만히 있다가 촛불을 끈다

손으로 케익의 크림을 묻혀 자기 코에 살짝 묻히곤 씨익 웃는 모습에 팬들 거의 기절한다

"아무도 생일 빵도 안 해주니까 나라도 해야죠 이제 앉아도 되죠?"

"네... "

"저 앞에 있는 건 선물인가요? "

자리에 앉으려고 하다 무대 앞에 쌓인 종이 가방 꾸러미를 보곤 거기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선물 몇개를 집어든다

"선물은 받은 그 자리에서 풀어봐야 된대요 "

"풀어봐요~~~~~!!!!"

하나 하나 선물을 풀어보곤 아주 행복해 한다
빨간색 종이가방을 풀어 보려하자 객석 한 곳에서 소리를 지른다

"새엄마~~! "

"뭐죠? 왜 그래요?"

놀란 눈으로 소리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서경과 지윤의 눈이 마주친다
지윤이 옆의 세영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저 분의 선물인가 보군요 고개 숙이신 분... 대체 뭐 길래.. 뭐 이상한 거 아니겠죠 "

다시 선물의 포장지를 뜯는 서경이

"우와~~~ 넘 예쁘네요 지금 입어도 괜찮겠다.... 잘 입을게요"

"입어라 입어라 입어라~~~~ !!!!"

"지금 입으라고요? 여기서....? "

"네~~~~~!!!!"

"에이.... "

"입어요~~~~~~~~!!!!"

"좋아요 그럼 무대 뒤에서 입고 나올게요"

정말로 옷을 가지고 무대 뒤로 나가더니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팬들의 장기자랑이 이어지고 드디어 투명 상자가 등장한다

거의 모두들 우츄의 풍선색인 노란색종이로 소원을 적었는데 몇몇이 다른 색깔에 써 눈에 띈다
서경이 손을 상자 속에 넣어 쪽지를 뽑고 소원을 들어준다
거의 사진 찍기, 사인 해주기, 안아주기 등등이다

마지막 쪽지를 뽑기 앞서 서경이 상자를 들어 이리저리 살펴본다
상자 맨 밑에 하얀색 종이가 눈에 들어온다
하얀 쪽지를 뽑고 펴 서경의 입가에 미소가 한 가득이다

"이지윤.... 부산 팬 이지윤... "

아무 생각 없이 세영과 얘기하다 자기 이름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선다

"우리... 마지막인데 소원 바꾸기 하는 건 어때요?
이지윤씨 소원이 아는 시 한편 읽어 주세요 인데 우리 소원 바꾸기 해요 어때요?"

"좋아요~~~~ "

"자... 이지윤씨 시 한편 외워 주세요 "

"저기... 저기... 그러는 게 어딨어요 저만..... "

"그럼 무대 위로 와서 할래요? 은아 저 분 마이크 좀 갖다 줘.... "

그렇게 10분 넘게 망설이다 끝내 시를 외운다

"유일하게 외우는 시인데요...음....할게요..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 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지윤이 시를 외우는 동안 지윤을 보며 하나하나 다시 따라 외우는 서경의 눈엔 행복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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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미팅이 끝이 나고 세영과 급히 서울역으로 가기 위해 공연장을 빠져나가는데 서경에게서 문자가 온다

{잠깐 무대 뒤로 올수 있어? 얼굴이라도 잠깐 보자 응? }

{나 짐 기차 시간 때문에 가야 되는데... 나중에 봐 응?! 나 가야 돼}

{알았어.. 근데 너 우리 못 본지 열흘은 넘은 거 알아? }

마지막으로 온 서경의 문자에 지윤이 부산으로 내려올 때도 못 본 생각이 난다
세영에게 화장실 다녀온다고 기다리게 하고는 화장실을 지나 대기실로 들어간다
임원들은 공연장 정리로 거의 없고 매니저와 함께 케익을 먹고 있다
대기실 문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매니저가 휴대폰을 받기 위해 고개를 돌려 지윤을 본다

"서경아... 저기 그때 그 여자 아니야? "

"응?..."

나무 젓가락으로 케익을 한 입 먹고는 고개를 돌리는 서경의 두 눈이 커진다

".... 너 그냥 내려간다며.... "

전화를 받는 매니저가 밖으로 나가고 지윤을 데리고 들어와 대기실 문을 닫는다

"반갑다~~~ 이게 얼마 만이냐? "

"열흘 좀 넘었지 "

"나 안 보고 싶었냐? 이제 티비에도 안 나오는데.... "

"... 하나두 안 보고 싶었다 뭐~~~~ "

"뭐?! 생일 선물 줘~! "

"여기 있네 네 앞에... 선물... "

"어디? 어디? 없는데... 어디 있다는 거야? "

"야~~~ "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서경의 팔을 잡으며 선물이 자기라고 하는 지윤의 말 한마디에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팔을 붙잡은 지윤의 손을 살짝 내려 손을 잡는 서경
그렇게 잡은 손을 놓기 싫은지 자꾸 등뒤로 손을 가져가는데 덩달아 지윤도 서경의 등뒤로 살짝 몸이 틀어진다

손을 빼며 가야된다는 지윤의 말에

"다음주 백화점 행사 있어 너 와라 "

"다음주 ...? 어디서 하는데? "

"대구... 일찍 와서 나랑 먼저 보고 그러고 가면 되잖아 "

"대구? 같이 가는 친구도 있는데 어떻게 속이고 너랑 같이 있냐?

"그래서 싫다구? "

"아니 그게 아니라... 알았어... 나 진짜 가야돼"

서경에게 말을 하고 대기실을 나가려고 문고리을 잡는 순간 문이 열리고 최은이 들어온다
어쩔 줄 모르는 지윤과 그런 당황한 모습의 지윤을 재밌게 쳐다보는 서경

"저기요 여기 들어오시면 안 돼요. 어떻게 들어 오셨는지 참 대단하네요"

"저기... 저기... 그게요..."

"나가세요 여기 서경오빠 쉬는 곳인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오시면 어떡해요?"

"최은!! 너 말이 좀 지나치다 사인 한 장 받으려고 들어온 팬에게 회장이 그러면 돼?!"

"오빠... "

"이리 와요 사인 해줄 테니까 ..."

엉겁결에 서경 앞으로 온 지윤에게 사인을 해주면서 도착하면 전화하라는 말을 살짝 한다
꾸벅 서경에게 인사를 하고 대기실을 빠져나가고 최은이 서경에게 따지듯 묻는다

"오빠 뭐예요? 팬들 이러는 거 싫어했잖아요
나는 말 한마디 붙이는 거 싫어하면서... 대체 부산 팬에게 친절한 이유가 뭐예요? 아니 나한테 쌀쌀맞은 사람이 왜 이렇게 친절한 건데요?!"

"예쁘잖아~~ 아까 시 외우는 거 못 봤어? 진짜 예쁘더라... (최은이 들고 있던 선물을 가져가며)이거 갖고 가면 되는 거지? 오늘 수고했다, 매니저형이 어디 있지?.."

최은이 들고 있던 선물 꾸러미를 받아들고 대기실을 빠져나간다




미술학부 지도교수님의 3시간 연강 서양사 수업시간이다
과대가 교수님께 잠시 시간을 내어 주십사하고 부탁을 드려 수업 끝나기 30분전에 교수님께서 수업을 마치셨다

"야~ 야~! 이번 주 금요일에 2박 3일 우리 과 신입생하고 mt 가기로 했거든 장소는 남해안이고 회비는 2만원 모자라는 건 과비로 충당 될 것 같으니까 갈 생각 있으면 총무한테 말해 알았지?"

옆에 앉아 있던 세영이 지윤이를 툭툭 친다

"너 갈 거 아니지?"

"응? 아니 가고 싶은데... 함도 못 가봐서 이번엔 가고 싶어"

"야~~~ 이번 주 서경이 보러 가기로 했잖아 ~~~"

"(아... 맞다..) 애는 학교생활이 중요하지 서경이가 중요하니.. 가고 싶어 꼭~~!!!"

"야~~~ 일년에 몇 번이나 서경일 제대로 보겠냐... 가자 가자~~~ 응~~ 가자~~~"

계속 조르는 세영 일 뒤로 한 채 짐을 싸 들고 집으로 줄 행량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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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를 켜고 거실바닥에 앉아 아이스크림 한 통을 앞에 두곤 밥숟가락으로 떠서 크래커에 엊어 먹고 있는데 방에 아무렇게나 던져 둔 폰이 울린다
입 안 가득 크래커를 쑤셔 넣고 방으로 뛰어간다

"!@#$^%# "

"야 너 또 뭐 먹어? "

"@#$%^ 꿀꺽... 여보세요"

"너 그렇게 먹다가 살 쪄서 나 괴롭히려고 그러지 응?"

"그래 그렇다 어쩔래? 쩝쩝~~!!"

"너 진짜.. 이 밤에 먹으면 살 쪄~~ 뭐 먹냐?"

"아이스크림 먹고 있어~~ 먹고싶지~~"

"너 이번 주 알지? 대구 오는 거..."

"아! 맞다 서경아 그거 있잖아..."

"너 설마 못 온다 뭐 그런 말 아니지? 너 그런 말 하기만 해봐"

"맞어. 우리과 mt가거든 나 가기로 했어 넌 나중에 봐도 ..."

"너네 과 애들은 그럼 이번보고 안 볼 거야? 못 볼 사이냐구...?!
멀리 떨어져서 얼굴한번 보기 힘든 나보다 이제 매일 지겹도록 볼 동기가 더 중요해? "

"아니 그게 아니라... 학교에서 가니까 가겠다는 거지 내 말은..."

"학과 전체가 다 가는 거야? 아니잖아 내 말이 틀려? 왜 굳이 가겠다는 건데...?"

"....."

"너 혹시 그 놈 간다고 따라 가는 거야? "

"뭐...? 야 최서경!!"

"아님 뭐야 그 선밴지 뭔지가 간다니까 가겠다고 그러는 거잖아 지금... "

"그래 그렇다 어쩔래? 넌 어떻게..."

"그래 니 맘대로 해 "

그러곤 전화를 끊어버린 서경
끊긴 폰을 쇼파에 던지곤 거의 다 녹은 아이스크림을 팍!팍! 떠 먹는다

사무실에서 나와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올라 유리를 완전히 닫은 채
뷸륨을 크게 하곤 음악을 튼다

(젠장!!! 왜 이렇게 쿨 하지 못 한거야 최서경 너 이러 지 않았잖아 어이구!)

시동을 걸고 집으로 향한다

언제나 서경보단 다른 사람에게 지윤이가 더 신경을 쓰는 걸 느끼면 머리 속으론 다 이해해야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막상 닥치면 생각과는 완전히 따로 놀게 된다
특히 전에 술 취해선 좋아하는 사람 있다는 말을 들은 후로 더욱 더 민감해지고 지윤 옆에 항상 시진이 있는 게 불안하다



서경과 싸운 뒤 지윤은 바로 다음날 mt 비를 내고
금요일 미술학부 mt장소로 가는 학교 버스에 탄다


mt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술로 시작된 mt가 부산으로 돌아오는 일요일 아침까지 술을 마신다
다들 술김에 짐을 챙기고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타고 버스는 술 냄새로 가득하다
그렇게 3시간 반을 달려 학교 정문 앞에 학생들을 내려주고 버스는 학교 안으로 들어간다
뒤풀이 가자는 후배와 선배를 뿌리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비틀거리며 내려가고 있을 때 시진이가 지윤이 옆에 오더니 가방을 가져가 자기 어깨에 멘다

"어... 선배... 뒤풀이 안 갔어요?"

"너 아직 술이 안 깨서 어떡하냐... 술 깨는 약이라도 마실래?"

"아니요 괜찮아요... "





일요일 오후
대구 공항에 공연시작 한시간 전에 도착해서 백화점 관계자와 식사를 하곤 야외 무대 뒤편 대기실로 들어섰다
공연 시간이 다 되고...
백화점 옥상에 마련된 자그마한 야외 무대에 서서 관객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팬 미팅 때 지윤의 친구 세영이 눈에 띄고 계속 주위를 살펴보지만 마지막 곡이 끝날 때까지 지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공연이 끝나자 서둘러 무대 뒤 통로로 빠져나가 엘리베이터를 탄다
팬들이 잠잠해진 후 공항에 들어서 티켓의 날짜 변경을 하고 렌트 카를 불러 부산으로 향한다
밤 9시가 좀 늦은 시각 지윤의 집 앞에 도착한 서경이 심호흡을 하고 폰을 꺼내 번호를 누르려 하는데 서경의 눈앞으로 시진과 함께 걸어오는 지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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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려 성큼 성큼 걸어가 지윤을 막고 선다

"서경아... 너 여기..."

"이 지윤. 너...."

"있잖아 서경아..."

"오늘 나 만나러 안 온건 아까까진 이해 할 수 있었어
그래서 내가 저번에 너에게 화 낸 거 내가 잘못한 것 같아서.... 억지 이유 붙여 화낸 거 미안해서 이렇게 왔는데 너 이게 뭐야..? 지금 이게 뭐야?!!"

"아니.. 그게 아니라..."

"술까지 마시고... 허! 잘 한다... 뭐 그 놈 때문이 아니야? 이래도 아니야? "

"잠깐 어디 가서 애기 해 응? 서경아... 여기 아파트라서 사람들 많이 지나다닌다 말야"

"넌 사람들 눈이 더 무서워 응? 아니지 이 사람한테 내가 알려지는 게 싫은 거 아냐?"

"이것 봐요 지윤이랑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화부터 내지 말고 지윤이 말을 들어보는 게 먼저 아니 예요? "

"어떤 사이...? 이지윤. 말해 우리가 어떤 사인지..."

"최서경 , 너 정말...."

"혹시 가수 최서경...? 맞군요
공인이 이렇게 하시면 안 되시죠 지윤이가 서경씨 팬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때 시진의 눈앞에서 지윤이의 손을 잡는 서경일 본다
그리고 시진의 손에 들러져 있는 가방을 받아 들고 상당히 난감해 하며 미안한 표정으로 시진에게 말한다

"선배... 오늘 고마웠어요 그만 가보세요.... "

"너 정말 말 안 할거야? "

"어떻게 된 일이야..?"

"선배.. "

"빨리 말 안 해?"

"알았어 지금 하려고 하잖아... 이쪽은 최서경이라고 아시죠? 음... 어떻게 말해야 되지...."

"남자친구?"

"네... 맞아요 남자친구... "

"그래... 그래도 최서경씨 이건 좀 아닌 것 같네요 지윤이 이 정도로 못 믿으십니까? "

"뭐라구요?!"

"제가 서경씨보다 위 인것 같으니까 한마디하죠, 이렇게 믿음이 없는 거라면 서로 피곤하게 이러 지 말고 헤어지는 게 더 나을 것 같군요, 지윤아 내일 학교에서 보자..."

서경의 눈을 쳐다보며 매섭게 말하는고 뒤돌아서 가는걸 확인하곤 지윤이를 데리고 까맣게 선탠이 된 차에 태운다
아무 말 없이 앉아만 있는 두 사람 사이에 라디오에서 흘려 나오는 dj목소리만 흐른다

{서울 반포에서 사연이 왔는데요 @#$%^&* }

"쿡쿡~~~ 쿡~~"

서경은 심각하게 담배만 이리저리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지윤은 라디오의 웃긴 사연에 그만 웃어버린다
황당하다는 듯 웃는 지윤을 멍하니 쳐다보는 서경의 얼굴을 보곤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풋~!! 풋~! "

"너 지금 상황이 웃겨? "

"크크크 아니..크크크크 아니 그게 아니라..."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켜는 순간 지윤의 손이 서경의 담배를 가져간다

"뭐 하는 거야?"

"이 좁은 차안에서 담배 피면 나까지 피해 보잖아 피지마 !! "

"말 좀 예쁘게 할 수 없냐? "

"너가 이쁘게 하게 금 안하잖아 "

"그럼 그 선배에겐 예쁘게 하겠다 딱 예의 바른.. 뭐 그렇던데..."

"여기서 선배 얘기가 왜 나와? 너 정말... "

"난 너 보러 스케줄 끝나고 바로 왔는데 넌 뭐야? "

"그거야... 내가 뭐 오라고 했나 뭐... 자기가 와 놓곤..."

"어이구 술 냄새 대체 얼마나 마셨기래..."

"너 말대로 그냥 너 만나러 갈 걸 그랬어 2박 3 일동안 술만 마시는 거 있지 응..."

지윤의 살짝 비친 애교에 금방 맘이 풀어진다
시간이 괘 늦어 음식점이 다들 문을 닫아 밥을 먹을 곳을 찾기 쉽지 않아 지윤의 오랜 단골 횟집으로 들어가 해물 탕으로 밥을 먹고 바다로 나온다
밤바다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아... 좋다...."

"나 와서 좋지 그치?"

"아니, 밤바다 좋다구..."

"뭐~~!!!"

"아야 아퍼~~~"

약간 추운 듯 웅크리고 있는 지윤의 목을 감싸 흔들다가 뒤에서 지윤을 감싸 안는다

"이렇게 있으니까 좋다...."

"나두..."

새벽 1시가 넘은 해변가는 어느새 둘만의 공간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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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대구로 향하는 서경과 차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와 그대로 쓰러져 잔다
대구공항에 도착해 렌트 카를 반납하고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하루종일 캠퍼스에서.. 강의실에서 매 시간마다 지윤의 모습을 찾는 시진의 모습에 조금은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마지막 강의를 들으러 강의실 안으로 들어서는데 세영이가 먼저 묻는다

"선배.. 지윤이 연락 되요? 하루종일 연락도 안되고 학교에도 안 나오고..."

"연락이 안 돼?"

"네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

"혹시... 지윤이 남자친구 생겼다거나 그런 얘기들은 적 없지....?"

"네? 남자친구요? 지윤이 남자친구 생겼어요?"

"아니... 혹시나 해서...."

강의시간 내내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나 안 좋은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미치자 시진은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책을 챙겨 수업중인 강의실을 빠져 나와 지윤이 집 앞으로 간다

{저희 고객의 전원이 꺼져 있으므로....}

핸드폰 저장 메세지를 확인해 지윤의 집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지윤이 학교 선밴 데요 지윤이 있습니까"

"잠깐만요 "

수화기를 들고 지윤이 방으로 가는 지윤이 새엄마 아직 잠이 덜깼는지 눈만 멀둥멀둥 뜬채 침대에 이불을 말아 옆으로 누워 있다
그런 지윤의 엉덩이를 퍽~~!! 치곤

"전화 왔어 받아... "

지윤의 눈 앞에 놓고 나가신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선배... "

"오늘 학교 안 나왔기래 무슨 일 있나하고.. "

"네..."

"집 앞인데 잠깐 나올래?"

"네.. 잠깐만 기다릴래요?"

"그래 그럼..."

간단히 세수만 하고 머리를 새로 묶고 시진이가 기다리는 집 앞 놀이터로 나간다


벤치에 앉아 있던 시진이 일어나 옆으로 비켜주고 그 옆에 지윤이 앉는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지윤이 먼저 입을 연다

"선배.. 미안해요..."

"뭐가..?"

"어제 일이요 원래 서경이가 그러는 애가 아닌데요 어제 약속을 제가 어겨서요 화가 많이 난나 봐요 "

"최서경이란 사람... 좋아해? 이렇게 변명까지 해줄 만큼..?"

"모르겠어요 솔직히... 그냥 옆에 있어주고 싶어요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지친 그 애 목소리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옆에 있어 줘야 겠다는 생각... 그런 기분 알아요?"

"(알아... 네 옆에 내가 있어주고 싶은 것처럼... 네가 힘들면 나도 힘든 것처럼... 너도 그런 거니?)

하지만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거야 이렇게 일반동행이 아니라...
어제처럼 그런 사이라면 이쯤에서 그만 두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더 가다간 네가 상처 받아 임마 "


"그래요 선배... 알아요 상처받을 거란 거
하지만 옆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그렇게 해 주고 싶어요 "

"(너 상처받는 거 나 어떻게 보니...너 우는 모습 어떻게 보니..
그만 가 줘.. 그만 가 줘.. 더 멀어지면 내가 널 바라볼 수도 없을 것 같아 너 힘겨워하는 거 어떻게 보니...)

그래.... "


"그러니까 선배 이 사실요 비밀로 해주세요 부탁드려요 네?!"

"그래... 니가 하는 것 봐서... "

지윤에게 웃어 보이는 시진의 발은 계속 놀이터 바닥의 흙을 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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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여진에게 빌린 레포트 자료와 하루종일 씨름 중이다
그래도 틈틈이 학교 출석을 채우기 위해 나름대로 나간다고 하긴 하지만 중간 중간 라디오 대타 진행과 게스트로 많이 빠진 탓에 수업 내용과 밀린 레포트정리에 정신이 없다
다음 주부터 중간고사 시작이고 시험이 끝난 다음은 대학 축제기간이다
남들은 축제라 좋아들 하는데 대학축제 공연을 하는 서경은 거의 울상이다
매니저형에게 전해들은 공연만 해도 이틀동안 6번이다
그런데 하나 더 늘었다는 말을 들은 서경은 거의 살인적인 스케줄에 자포자기해버린다
첫 째날은 그래도 학교 거리가 가까운 동선이라 쉬운 편이지만 둘째 날은 서울 두 곳 뛰고 지방으로 가야한다



이번 주부터 중간고사다 거의 실습이라 특별히 시험이라 신경들 쓰지 않는다
교양과목만 신경들 좀 쓸 뿐.. 강의 시간에 완성된 작품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험기간은 축제기간 전야제 분위기다

시험이 끝나고 동아리방에 모인 에쿠스 멤버들 축제기간에 할 장사 아이디어 애기에 열을 올린다


"주점이 와따라니까 ..."

"우리가 다 마셔 없애 일 있냐? 그리고 그건 과별로 많이들 해서 장사도 잘 안 돼"

"아!! 사진 찍어주기 어때? 모델이 포즈를 취하면 만화처럼 대화도 넣고 이미지 합성해서 사진을 뽑아 주는 거야 이메일로 보내주구.. 어때?"

"좋다 좋다... 근데 그거 누가 해?"

"너~~!!!"

만장일치로 동우가 합성을 맡고 시진이 사진을 찍고 여자 애들은 연락처를 알아 놓기로 했다




봄 축제의 시작 날
해가 질 무렵 서경은 대기실이 미처 마련되지 못해 무대 뒤 벤을 대고 그 속에 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일주일전부터 서경이가 부산대 축제가수로 온다는 소문이 돌지만 정작 서경에게서 아무 말이 없어 장사해서 번 돈으로 나이트 가서 신나게 놀 작전을 짜느라 지윤은 정신이 없다

둘째 날 k대 축제공연을 마치고 급하게 김포공항으로 차를 몰아 재빠르게 비행기에 팁승을 한다
비행기 안내방송에서 부산이라는 말을 듣고 옆에 앉은 매니저에게 처음으로 묻는다

"형 이번 대학은 무슨 대학이야?"

"내가 말 안 했던가.. 부산대야 "

"뭐?! 부산대? 아이 형~~~!!"

"자식 왜 그래? 그래 스케줄 빡빡한 거 인정한다 해.. 하지만 어떡하니 거절을 못했는데..."

"그게 아니라 지윤이 부산 대잖아 형이 말 해줬음 지윤이한테 말을 했을 것 아냐..."

"지윤이가 부산대야? 몰랐다야 가서 만나 그러면 되지.. 어차피 비행기도 없어서 하루 쉬었다 가야돼 "

"오늘 동아리 애들이랑 뒤풀이 간다던데... "

대학 측에서 미리 대절해 둔 차를 타고 학교로 향하는데 지윤에게 전화를 한다



다들 공연 보러 간다고 캠퍼스는 한산하다
오늘 하루 번 돈을 세어보는 세영

"칠만팔천원. 칠만구천원...... 팔만원.... 어제 십이만원이니까 딱 이십만원이다 "

"우리 해운대 나이트 가자~! "

"그래도 공연은 보고 가야지 안 그래?
시진 선배가 카메라 잡는다니까 우린 앞 자석에 앉을 수 있대 가자!!!"



공연이 시작되었다 무대 앞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시진이 보이고 총학생회 바로 뒤에 자리 잡아 앉는다
첫 번째 가수의 노래 때문에 지윤은 전화가 오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가수 소개할게요
봄바람 같은 남자.. 그래서 설레는 남자 최서경씨입니다~!!!"

축제 전문 mc의 소개를 받고 서경이 나오자 캠퍼스가 떠나 갈듯 함성이 대단하다
세 곡의 노래가 끝이 나고 앵콜 곡도 불렸지만 계속되는 앵콜을 외치는 관객을 뒤로한 채 무대를 빠져 나온다

오늘 온 가수들의 숙소로 정한 해운대 그랜드호텔로 향하는 차 안 매니저가 오늘 온 가수들과 호텔 나이트에서 뒤풀이 할거란 얘기를 전한다
호텔에 도착해 대충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고서 지윤에게 전화를 한다



동아리 멤버들과 호텔 나이트로 들어갈려는데 벨이 울린다
먼저 들어가란 얘기를 하고 나이트 문 앞에서 전화를 받는데

"응... 너 부산 온다는 얘기 없었잖아"

"나도 몰랐는데 오늘 알았어 넌 어디야? 나 여기 해운댄데... "

"나도 해운대야 뒤풀이한다고 나이트 왔어 넌 어디야? 서울 안 올라가?"

"넌 어찌 나만 내려오면 안 올라가냐는 말만하냐? 나이트? "

"응 애들 다 들어가고 나만 밖에서 너 전화 받고 있어 나 가봐야 돼"

"야~~! 이지윤 빨리 와~!!"

"들리지? 나 들어가야 돼 "

"그럼 너 부킹은 절대 안 돼 알았지?"

"피~~ 부킹 하자는 사람도 없네요 제발 부킹 좀 시켜 줬음 좋겠다 끊어"

기분 좋게 전화를 끊고 나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지윤

먼저 도착해 술 마시고 있다는 나이트 룸으로 매니저형이랑 들어서는 서경

각자 신나게 스트레스 풀릴 때쯤 웨이터 하나가 지윤에게 귓속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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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에 매너 좋으신 분들 계신데 한번만 가세요 네~"

"아뇨.. 저 부킹 안 해요 "

정중히 거절을 하는데 세영과 동우가 옆에서 부추긴다

"야.. 니 나이에 부킹 들어오는 게 어딘데 그걸 차냐 차길..."

"한번 갔다가 맘에 안 들면 그냥 나오면 되잖아, 뭘 그걸 거절 하냐?"

그러고 몇 분 뒤 스테이지 음악이 발라드로 바뀐 뒤 아까 그 웨이터가 한번 더 지윤에게 부킹을 얘기한다

눈치만 보는 지윤이가 답답했는지 세영이 웨이터에게 데리고 가라고 하고 웨이터의 손에 끌려간 곳은 무대 옆에 마련된 룸 안이다

룸의 문을 여니 양주를 마시고 있는 남자 여섯이 보인다

"아...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드는데 양주를 마시는 서경과 눈이 마주친다

"야... 이지윤.... "

"(땀 삐질) "

"아는 애니? "

선배 가수가 서경에게 물었고, 이미 아무것도 안 들리는 서경을 눈치 챈 매니저가 대신 말을 한다

"아.. 서경이 사촌 동생이거든요 지윤아.. 너 놀러 왔니? "

"아 네... 여긴 어쩐 일이세요?"

서경의 눈을 피하기 위해 매니저의 대답에 넙죽 답을 한다

"너 따라와!!"

자리에서 일어나 지윤의 손목을 잡고 나이트를 나온다

"부킹 안 한다며 응?! 내가 아까 얼마나 황당했는 줄 알어?"

"그럼 나는 황당 안 했는지 알아? 피곤하면 호텔에서 쉴 것이지 나이트에서 술이나 마시냐?"

"선배랑 하는 뒤풀이였어, 제일 막내가 빠질 수 없잖아 넌 뭐야 대체.."

"나도 뒤풀이였어 너한테 나이트 간다고 말까지 했어 아니야? 웨이터가 하도 끌고 가길래... 누가 알았대 가수들이 술 마시면서 부킹 하는 줄..."

"부킹 해달라고 한 적 없어 오해하지마 웨이터가 알아서 한 거라구"

"나두 그래 억지로 끌고 간거라구..."

"너 지금 끝까지 잘했다는 거야?"

"몰라... 또 내가 못한 건 또 뭔데? 니 맘대로 생각해 나 갈 거니까..."

방파제를 빠져 나오는 지윤 일 불러 세운다

"너 28일이 무슨 날이지는 아냐?"

"28일? "

"모르지? 이번 달 28일..."

"너 생일 지났구 내 생일은 9월이구 암 날도 아니네"

"그럴 줄 알았어 우리 백일이잖아 "

"백일? 넌 뭐 그런걸 챙기냐. 뭐, 어차피 우리 만나지도 못 할건데.."

"만나고 싶진 하냐? ... 그리고 네가 안 챙기니 내가 챙기지 어이구.. 언제쯤 여자다워질래?"

"어이구 언제쯤 좀 안 삐지고 어른스러워질래? 다들 너 이러는 거 모르거야 응?!~"

"네가 잘 해봐 내가 이러나 ..."

"그래 내 탓이다 내 탓..."

"이제 알았냐?"

지윤의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다음날 판화 수업시간
나무판을 들고 강의실로 가는 지윤의 부르며 세영이 뛰어온다

"야~!! 가방... 너 그렇게 가 버리면 어떡 하냐? 그렇게 맘에 들었어 말 좀 해봐 어제 어땠어?"

"뭐가.. 룸에 갔다가 바로 나왔어, 그냥 음악이 너무 시끄러워서 잠깐 머리 식히러 나왔다가 들어가기 싫어서 집에 와 버렸어"

나무판이 무거운지 잠깐 바닥에 내려두고 답을 한다

"시진 선배가 너 찾고 난리도 아니 였어, 혹시 선배가 너 좋아하는 거 아냐?"

"에이 말도 안 돼... 너도 알잖아 내가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모르는 거 봐"

"그니까 기회라는 거지 이번에 고백 해 보는 거 어때?"

"응?! 으으응~ 아니야 됐어, 선배 부담 주기 싫어 그리고 난 지금 이 상태가 더 좋아..."

"야~ 선배만큼... 자상하지 멋있지 성격 좋지 야 너 놓치면 후회한다 "

"(미소) "

다시 나무판을 들고 지윤은 판화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세영은 4층 시각 디자인 강의실로 향한다

강의실엔 시진이가 먼저 도착해 테이블 세팅을 하고 있고 그 옆 테이블에 나무판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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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수업이 끝이 나고 사무실로 들어서는 서경에게 막내 코디가 옆에 와서 뭔가 할말이 있는 듯 계속 눈치만 본다

"오빠."

"응.."

"이번 한번만 같이 가줘요 네? 이번에도 안 가면 정말...."

"어디를?"

"협찬 받는 곳이요 그냥 가서 사진 몇 번만 찍으면 되요 네? 두시간 정도면 되는데..."

"나 쇼핑하는 거 진~짜 싫어 안 가면 안되냐?"

"임마 웬만하면 좀 가줘라 우리 민정이 이번에도 안 가면 왕 코디 아줌마한테 혼난단다. 너 협찬 받는 것도 일이다 다음에 협찬 잘 받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돼 임마"

"이번에 명품매장 하나 뚫어야 된다 말이예요 오빠~ 네?!"

"두시간? "

"네"

"그래 그럼... 언제 가야되냐?"

"내일 오전에 가면 되거든요 오빠 옷 좀 신경 쓰고 나와요 알았죠?!"

코디와 매니저의 합동 작전에 말려 8개월 동안 밀어 둔 협찬사 돌기를 하기로 결정한다


백화점 문이 열리고 얼마 안 있어 코디와 서경이 들어선다
7~8곳을 돌면서 코디의 손엔 선물 받은 물건들이 들려있다
마지막으로 들어선 곳은 보석가게다
서경이 들어서자 여사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어서 오세요 한번 쫘 보시고 맘에 드는 거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서경이 구경하는 동안 코디는 점원과 협찬에 대해 얘기 중이고 여사장은 구경하는 서경 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커플반지코너에서 멈춘 서경을 보고

"예쁘죠? 백금이라 디자인이 심플하게 나왔어요, 그리고 세팅 잘 된 블루 사파이어 큐빅이 박혀있어서 세련 되 보이죠 보여 드릴까요?"

"그래 주시래요? "

커플링을 껴보는 서경, 지윤 손에 끼워질 생각을 해 본다

"오빠... 여자친구도 없으면서 왠 커플링 이예요? 딴 거로 맘에 드는 거 골라요 "

커플링 옆에 짙은 브라운 색의 가죽 목걸이 끈이 놓여있다

"이건 뭔가요?"

"아.. 남자 분들 반지 갑갑해 하시 잖아요 반지를 이렇게 끼워서 목걸이를 하면 멋지게 또 다른 느낌의 커플 악세사리가 나오는 거죠"

"아... 그렇군요 그럼 이 목걸이 끈으로 주시구요, 커플링은 제가 사죠 포장해 주세요"

"네? 커플링을 사신다고요?"

"친구한테 선물 할거거든요"

"그럼 저희가 그냥 드릴게요 "

"아니예요 그러지 마세요... "

"괜찮아요, 사진 찍으실 때 목걸이로 만들어서 사진 찍어 주시겠어요? 이번에 신제품이라 저희는 서경씨가 해 주시는 게 더 효과적이거든요"

반지를 케이스에 넣어 서경 앞에 내밀고 점원이 목걸이로 만들어 서경에게 걸어준다
옅은 하늘색 남방의 단추를 세 개정도 풀어 목걸이가 잘 보이게 포즈를 취한 뒤 사진을 찍고 목걸이를 풀어 돌려준다

백화점 앞에서 코디에게 오늘 받은 선물들을 받아들고 차에 탄다


지윤이도 서경에게 옷을 선물로 주기로 결정하고 의류매장이란 매장은 거의 들어가 옷을 고른다
적당한 옷을 고르지 못한 채 패스트푸드에 들어가 쉬고 있는데 지윤의 눈앞으로 지나가는 가디건을 입은 남자가 눈에 띈다

[저거 너무 예쁘다... 서경이 입혀도 예쁘겠다... 브랜드가 뭐지?]

마지막으로 백화점을 돌기로 하고 시내의 한 백화점에 들어선다

폴로매장에 들어서는데 옷걸이에 걸려져 있는 블루 빛나는 블랙색 의 폴로 가디건이 눈에 들어온다

"이거 110있어요?"

"네 있어요 보여드릴까요?"

"네..."

"잠시만요... 이거거든요 손님..."

"아... 이걸로 주세요 포장되나요?"

"그럼요 되죠 선물 하실 건가 봐요?"

점원에게 포장된 옷을 받는 지윤은 하루종일 돌아 다녀 아픈 다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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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근처 스튜디오에서 벌써 이틀째 집에 못 들어가고 새로 나온 곡들을 마스터하기 위해 노래연습하고 있다
지친 얼굴로 헐렁한 청바지 검은색 티를 입고 조리를 질질 끌면서 다시 녹음실 안을 들어가는데 매니저가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온다

"라디오 dj 오늘 하루 하기로 했으니까 연습 좀 하다 라디오 국으로 가자 "

"무슨 프론데?"

"소라옆집누나 꺼.. 오늘 콘서트 때문에 지방 갔다고 아무래도 시간 못 맞출 것 같대 pd가 연락이 왔더라구"

"형... 나 오늘 약속 있다구 했잖아"

"그럼 어떡 하냐? 소라옆집누나랑 pd가 전화를 했던데...
약속 취소하고 방송 한시간 전에 도착 해야하니까 그때까지 연습하고 있어 나 잠깐 사무실에 좀 갔다 올께"

이미 잡혀버린 스케줄을 켄슬 내지도 못하고 결국 백일을 함께 보내기로 한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엔지니어형에게 담배 한대 피우고 오겠다고 말하고서
밖으로 나와 담배를 한 개피 물고 라이터를 켜서 불을 붙이려고 고개를 숙이니 목걸이가 라이터에 부딪친다

지윤에게 전화를 걸어 갑자기 스케줄이 생겨 내려가지 못한다고 말을 하고 라디오 들으라는 말을 한다



못 내려온다는 서경의 연락에 하루종일 부모님을 할머니 댁에 보내느라 진을 뺀 일이 허사가 되어 맥이 다 풀린다
서경과 같이 먹으려고 준비해둔 과일 샐러드를 방으로 가져와 우적우적 먹으면서 라디오를 켠다


{세상엔 혼자는 아니야....}

서경의 첫 멘트가 흐르고 시그널 음악이 깔린다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단 한사람도 내편이 없다고 느낄 때 그때 뒤를 돌아봐 분명 누군가 널 지켜보고 있을 거야...

안녕하세요 음악도시 오늘 대타를 맡게된 최서경 입니다
이소라씨 목소리가 아니라서 당혹해 하셨겠지만 오늘 하루만 저와 시간을 보내 주십시오 첫 곡 듣고 오겠습니다 }

방송 시작 한지 30분쯤 지났을 때 라디오 스튜디오 문이 열린다

"예~ 드디어 이소라씨가 도착 하셨습니다 검정 색 드레스를 나풀나풀 거리시면서 제 옆자리에 앉으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서경씨 죄송해요 여러분 죄송해요 콘서트 마치고 급하게 오긴 했는데요 차가 너무 막혀서..."

"어디서 콘서트 하셨죠?"

"청주요 정말 급하게 오느라 죽을 뻔 했어요"

"저도 공개방송 하러 갔다가 2시간 만에 올라온 적 있어요
그때 저의 매니저가 카레이셔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나저나 전 이소라씨 때문에 약속도 펑크나고 이거 뭐예요 이게..."

"아이구~~!! 미안해요~ 미안해 옆집누나가 나중에 밥 살께... 미안해요~~"

"이래놓고 한번도 산 적 없어요 ...."

"아이구 참... 산다니깐요
어머~! 여러분 서경씨 너무 이쁜 목걸이하고 왔어요 밤색 가죽끈에 사파이어인가요?"

"제가 그리 부자인가요?"

"블루 큐빅이 박힌 링인데 너무 이쁘네요 진짜..."

"딴 말로 돌리지 마시고요, 저 오늘 진짜 중요한 약속 못 지켰으니까 책임지세요 "

"그럼 서경씨 보내드리고요 전 2부에서 올게요, 서경씨 고마워요 "

"여러분 이소라씨 밥 사면 내 손에 장을 지집니다 안녕히 계세요"

"(호탕한 웃음)"

"아.. 저 약속 지키러 갑니다 지금..."

"아이구 좀 .... 호 호 호 호 "


pd를 비롯 작가들과 인사를 수고했단 나누고 12시가 넘은 시간 방송국을 빠져 나와 차를 몰고 부산으로 향한다



지윤의 집 앞에 도착한 서경이 지윤에게 전화를 건다
자고 있던 지윤이 서경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4시가 넘은 시간이다 잠깐 나오라는 말에 놀이터 옆 공터로 나온다

"나중에 보면 되지 왜 내려왔어?"

"그래도... 옆에 있어주지도 못하는데 오늘 같은 날 옆에 없으면 그렇잖아"

"그래도 ... 힘들잖아"

"이틀동안 밤샜더니 힘들긴 하다"

"미쳤어 미쳤어 그냥 쉬지 왜 내려와? 올라갈 때 어쩔려구..."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를 꺼내더니

"너랑 손잡은 지 하도 오래 돼서 너 손가락 사이즈가 기억이 안 나서 애 먹었다..."

그리곤 지윤의 손을 가져가 반지를 끼워준다

"약간 크다..."

"아니야 이 정도면 괜찮아 "

"난 이거..."

목에 걸려져 있는 반지를 보인다

"아... 이게 소라언니가 말한 거구나.... 예쁘다
난 이거... 그냥.. 살게 없어서 추울 때 입으라고 가디건 샀어 "

"밤에 녹음하고 집에 들어갈 때 쌀쌀하던데 입으면 좋겠다 "

"지윤아 ... 나 5분만 잘게 깨워 줄래...?"

"그래.... 자..."

"지윤아...."

"왜... 잔다며...."

"사랑해.... "

"....."

"응? .... 사랑한다구....."

"잔다며..... 안 잘 거야...?"

"그래.... "

곧 잠이든 서경의 얼굴을 보면서 나지막이 얘기한다

"나두...."

그러곤 서경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려고 다가가는데 서경이 먼저 지윤의 입에 입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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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방에서 동우와 시진이 맥주를 앞에 두고 수동 카메라 안에 있는 필름을 두고 실랑이를 벌인다

"이리 줘..."

"형 이게 현상해서 전시회 하자니까... 이거 대박이야 대박~!"

"그러려고 찍어 논 거 아니야 ..."

"그럼 뭐 하려고 찍었는데...?
지윤이 말고는 보여줄 필요 없다 이거야? 이건 작품으로서 소개 하는 거야 형!"

"그만해... "

"지윤이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있어
이번 기회에 고백도 하고 전시회도 하고 좋잖아 요새 애들 인물 사진에 영 아니라서 형 꺼는 대박 이라니까..."

"글쎄 안 해!!"

"두려워서 그런 거야 거절 당할까봐?
에이~~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지윤이도 형 좋아하고 있어 그러니까..."

"지윤이 얘기가 여기서 왜 나와 임마 "

"그럼 왜 죄다 지윤이 사진인데?
그리고 사진공모전 본선 작품으로 다른 사진 내버려두고 지윤이 사진 보낸 이윤 또 뭔데.?"

"그만해... 지윤인 후배일 뿐이야"

"형 같은 괜찮은 남자가 왜 망설이는지 이해가 안 가... 그러다 지윤이 딴 남자한테 뺏긴다 서둘려~"

동아리에 긴 의자에 다리를 뻗어 눕는 시진이 눈을 감아 버린다





교양으로 듣는 조인트수업 강의실인 대 강당으로 들어서는데 한쪽에서 서경의 얘기가 흘러나온다

"어머머 정말.? 정말? "

"진짜라니까... 임원하고 사귀는 거래... 지금 장난 아니야 "

"내가 듣기론 하해원하고 사귄다는데...
방송국에선 다 아는 사실이래 기자들이 왜 쉬 쉬 하냐면 해원이가 s그룹 장남이라 그렇고 그런 사이였잖아 그래서 그렇대..."

"정말~?"

"해원이랑 사귀다가 그 임원이 서경이랑 자서 그렇게 된 거라던데..."

"잔 거래? 진짜...?"

"그 임원이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해원이 그걸 보고 ..."

"야~ 아니야 기자가 얘기 한 건데,,,
하해원이가 하도 달라붙어서 서경이가 사랑하는 사람 있다고 말을 했대,
해원이가 안 믿으니까 서경이가 그 여자를 소개 시켜줬대 해원이 장난 아니였다던데, 자기는 뭘 자? 그게 다 해원이가 지어낸 거래"

"서경이는 뭐 하나 몰라 이런 게 나면 해명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냐?
아.. 하긴 스캔들이 한 두 번도 아니고 자기도 참 지겨울 거야 그치?"

"서경이 사인회 하던데... 너 갈 거야? 난 이말 들으니까 별로 가기 싫어졌어"

"그래도 ... 난 갈래... "

시진이 지윤이 옆에 앉아 어깨를 친다

"아... 선배..."

"뭘 그렇게 생각해?"

"아니 예요... 뭐 그냥..."

시진의 말에 웃어넘기고서 책을 펴다 말고 생각에 잠긴

(사인회에 대해서 들은 바도 없는데... 깜박했나?)

그리고 팬 미팅에서 만났던 최은을 생각한다
회장이라면 최은을 말하는 것이다
최은.. 키도 크고 얼굴도 연예인 빰 칠 정도로 예뻤던 걸로 기억된다
서경과도 데뷔 때부터 계속 함께 해서인지 익숙하고 친숙해 보이고 무엇보다 옆에서 일일이 꼼꼼히 잘 챙겨 주는 것 같아 서경이도 매니저도 믿고 맡기는 것 같다

{이지윤... 이지윤... 안 왔나?}

"야.. 이지윤 출석 출석... "

"...."

"교수님! 이지윤 여기 왔는데요~"

지윤이의 팔을 툭 치며 대신 답을 하는 시진은 이미 자신이 들어가긴 너무 멀리 와 버린 걸 느낀다




서경은 지난 일년동안 의류 모델이었든 회사와의 재 계약 건으로 문제가 있어 법정으로까지 가는 사항이 벌어지고 있다
의류 회사측은 처음 계약했던 조건으로 재계약을 했다는 것이고, 서경 측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언론에게는 이미지 차원에서 보도를 막고 있어 일반 팬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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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사인회가 있기 하루 전
의류회사와 소속사 그리고 서경이 줄다리기 협상 끝에 법정인 절차를 밟지 않고 조율을 봐서 재계약을 치루고 곧바로 의류 회사 일정대로 팬 사인회에 맞춰 부산으로 향한다


앨범 녹음과 재 걔약 문제로 법원에까지 드나들어 서경의 얼굴과 몸 상태는 극도로 피곤하고 수척해진 상태로 공항에 나아 있는 관계자 분의 차를 타고 사인회의 장소로 이동한다


세영과 함께 아침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 대기 번호표를 받고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뭐 먹을래?

"글쎄... 뭐 먹을까...? 음...."

메뉴 판을 보는 세영의 뒤로 최은이 들어오고 옆 테이블에 앉는다

"골랐어?"

"응... 콤피 스테이크... 넌?"

"같은 걸로...."

"저기요~!"

매니저를 부르는 세영의 소리에 최은이 쳐다보고는 아는 척을 한다

"어... 안녕하세요 우츄 회원이시죠?"

"아... 네..."

"우츄 회장이시죠? 반가워요 근데 여긴 어쩐 일로....?

"오빠 사인회 하는데 같이 와 야죠 우리 합석할까요?"

"좋죠"

최은이 매니저를 불러 4인용 테이블 안내해 달라고 하고 자리를 옮기는 동안 세영이 지윤에게 정말 사귀는 것 같지 않냐고 묻는다

"팬 미팅 때 정말 놀랐어요, 오빠가 쉴 때 방해받는 거 제일 싫어하는데..."

"그래요..? 최서경에 대해 많이 아나봐요?"

"아무래도 데뷔 때부터 옆에서 챙겨주다 보니까 .... 무엇보다 오빠가 편하게 대하죠 저를..."

"그래요..."

"잠시만요 전화가.... 여보세요... 어, 서경오빠... 지금 오고 있다고요 알았어요 이따 봐요"

(나한텐 팬 사인회에 대해 아무런 말도 안 했는데...)

"일어나죠, 시간도 다 되고 오빠도 도착 할 것 같다고 하니까..."

레스토랑을 나와 매장 안으로 들어가 사인회를 위한 세팅을 하고 서경과 매장 직원과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시간이 다 되자 세팅된 테이블에 서경이 앉고 그 옆에 최은이 서서 이것저것 챙겨준다

지윤이 차례다
매장에서 주는 사인회용 용지를 받아 들고 서경 앞으로 다가가지만
지윤와는 눈마저 마주치지 않고 엽서를 받아들고 사인을 하기 시작하는 서경에게 최은이 말을 건넨다

"오빠... 이 분 그때 팬 미팅에서 시 외웠던 분인데..."

"그래? 이름이..."

"...네?..."

"뭐라고 써 드릴까요?"

"아무 거나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행복하세요]를 쓰곤 엽서를 건넨다
그런 서경을 뒤로 한 채 매장을 빠져 나와 오후 수업을 들으러 학교로 간다
학교 정문에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뒤돌아서는 지윤이가 이상한지 세영이 불러 세운다

"너 어디가? 수업 안 들어?"

"나 못 듣겠어 .. 머리가 너무 아파..."

"왜? 많이 아파?"

"나 그냥 집에 갈래..."

"오늘 동아리 모임 있는 날이잖아 "

"맞다... "

"그냥 들어가 내가 말 해줄게"

" 아니야 그럼 나 동아리방에 가 있을게... 수업 잘 들어 "

"그래 이따 보자"

세영을 보내고 혼자 느리게 걸어 동아리방으로 들어서 암실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최은을 보면서 얘기하던 모습과 나를 보자마자 눈을 돌려버렸던 모습
그리고 지윤이 다가가자 셔츠 단추를 다 채워 목걸이가 보이지 않게 한 모습이 떠올라 머리가 아프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렸을까...동아리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곧 있어 암실의 커튼이 쳐지면서 햇빛이 들어온다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는 지윤을 본 시진이 놀란 듯 다가온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선배...."

얼굴을 드는 지윤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린다

"왜 그래? 무슨 일로 이래? 무슨 일이야?"

"아니 예요 아무것도..."

"그 최서경 때문이니? 그 자식이 뭐라 그래?"

"아니야... "

"너 울 정도로 힘든 건 그 자식 밖에 이유 없잖아 안 그래?"

"그냥... 그냥.. 요즘 평소완 다른 느낌이라서 낯설어서 그래요 그것뿐 이예요

"그것뿐...? 정말이야?"

"다들 멀리 떨어져 있으면 멀어진다고 하잖아요.... 정말 그럴까?"

"아무래도 멀리 있으면...."

"사랑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사랑이 시작되는 줄도 모르는 것처럼 이별도 모르는 거겠죠...?"

"지윤아...."

말없이 일어나 암실을 나가는 지윤의 팔을 잡는다

"힘들면 기대도 돼"

"고마워요 선배... 나 먼저 갈게요"

집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서자 핸드폰 벨이 울린다

최서경 011-###-####


배터리를 아예 분리 시켜 가방 속에 넣고 아파트로 들어서는데 서경이 지윤이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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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지윤이가 걸어오는걸 보곤 차에서 내려 지윤과 같이 걷다 이름을 부르려다 말고 전화를 하는데 배터리를 빼 버리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곤 지윤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운다


"...."

"나 봐... "

"...."

"나 보라구... 이지윤..."

"나 힘들어... 그만 가..."

"네가 날 좀 이해해주면 안되니?"

"그럼 넌 날 이해해 주면 안 돼? 왜 나만 널 이해해야 되는 건데??"

"네가 왜 화가 났는지 알아... 하지만.."

"알아? 알아.. 네가 뭘 아는데? 내가 화 난 이율 안다고?"

"팬 사인회 얘기 안 해서 그런 거 잖아 "

"... 정말 그런 거라고 생각해?"

"그럼 아니야?"

"됐다.. 그만 가 줘..."

더 이상 얼굴도 마주하기 싫다는 듯 귀찮다는 듯 서경을 뿌리치고 뒤돌아서는 지윤이를 막고 선다

"그럼 왜 그러는 건데... 말을 해야 알지..."

"...."

"말도 하기 싫어? 말도 안 하면서 내가 어떻게 아니?"

"그러니까 그냥 가라고!! 누가 오해 풀어 달래?! 그냥 가!!!"

소리치는 지윤의 어깨를 잡고 나지막하게

"지윤아.. 나..."

힘겨운 듯 어깨를 잡은 서경의 두 손을 치우며

"잘 가...."




서울로 돌아와 계속 전화를 하지만 지윤의 폰은 여전히 꺼져 있고 서로에게 힘겨움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외식을 하러 새엄마와 함께 아빠 회사 앞으로 나간다
중화요리 집에서 식사를 하고 쟈스민차를 마시는데 아빠가 새엄마에게 항공 티켓을 내미신다

"이게 뭐예요?"

"꺼내봐"

"어머!! 일본 여행티켓이네..."

"모레 우리 결혼 기념일이잖아 여행이나 가자구 지윤이도 다 컸으니까..."

"여보... "

(맞다 결혼 기념일이지 참...)

"새엄마 축하해 언제 가는 거야? 아빠랑 단 둘이 여행가겠네~"

"그러게 말야~ 이번 주네"

"아빠 같은 남자 또 없을까... 나 당장 시집 갈 수 있는데..."

"애는... 너네 아빤 같은 남자도 없을 뿐더러 그 남자가 널 좋아 할 것 같애? "

"새엄마~! "

"우리 딸 요즘 뭐 고민 있니? 우울해 보인다 너도 같이 갈까... 여보 애 데리고 갈까?"

"에이 아빤... 엄만 날 최대 라이벌로 아는데 아빠가 그러면 오해받아요, 나 새엄마한테 미움 받고 싶지 않습니다"

"애는..."

"아빠.... "

"응?"

"만약에... 사귀는 사람이 소문이 나쁘면 어떨 것 같아?"

"기집애... 너 사귀는 사람 있구나 그치?"

"만약이라고 했잖아 새엄마...."

"글쎄... 소문이 나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지.. 아니 뗀 굴뚝에 연기 안 나잖아.. 왜 너 좋아하는 사람이 소문이 나빠? 그래?"

"그렇겠지 아빠..."

"근데 가끔은 안 떼도 연기도 나... 유언비어도 있고... 여보 당신 생각 안 나? 우리..."

"아... 그래..."

"너네 아빠가 새엄마 사랑한다고 결혼 얘기 했을 때 한 여자가 찾아 온 거야 그리곤 자기가 너네 아빠 아기를 가졌다고 하는 거 있지"

"정말...? 그래서 응 그래서...?"

"그래서 뭐 따지고 물었지"

"그때 얼마나 화를 내던지 지금도 너네 새엄마 안 같았다니까..."

"그랬더니.. 자기를 그렇게 못 믿냐면서 화를 내는 거야 나보다 더..."

"그랬어.?"

"지윤아.. 무조건 다짜고짜 믿어주는 건 안 좋지만 그래도 믿는 다는 건 좋은 거야
변명이든 이유든 말할 기회라도 한번쯤 줘야 돼... 사실인지 아닌지 직접 물어봐"



외식이 끝나고 삼일간 꺼져 있던 폰을 켠다
메세지가 남겨져 있다는 신호가 들어온다

{첫번째 메세지입니다
전화 안 받네... 너 신경 쓰여서 일을 못하고 있어 전화 좀 받아 응...

두번째 메세지입니다
너 정말 안 받을 거야!!! 왜 그래? 이유가 뭐야? 말을 해야 알 거잖아 응?!"

세번째 메세지입니다
[술이 된 듯..] 야 이지윤... 아직도 안 풀렸냐? 그만 좀 해라
그때 연락 못한 거 잘못 했어 응? 그때 왜 연락 못 했냐면...
나 의류회사랑 재 계약 건이 잘못 돼서 그거 협상하느라 정신이 없었어
간신히 합의하고 스케줄에 맞추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야 ~~
이리저리 녹음에 법원 드나들어서 내 몸이 내 몸이 아 닌거 같은데 네가 보면 걱정할까봐 그랬단 말야 바보야... 바보야... 제발 화 좀 풀어라... 나 힘들어 너까지 안 그래도 나 힘들다...."


녹음된 서경의 목소리를 듣고 곧바로 전화를 한다





녹음실 소파에 누워 깜박 잠이 든 서경이 벨소리에 놀라 굴러 떨어진다
아픈 듯 무릎을 매만지며 전화를 받는데

"아야~~~ 여보세요"

"... 나...."

"와~~ 이지윤... 이제 화 풀렸냐?"

"...."

"...."

"보고싶어...."

"응?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봐"

"몰라..."

"보러갈까....?"

"올 수 있어?"

"지금 갈게"

전화를 끊고서 지윤이가 준 가디건을 들고서 녹음실을 나서는 서경과 커피를 들고 들어서는 엔지니어형과 마주친다

"야 야 최서경 너 어디가 임마!!"

"형.. 새엄마가 아프시대~ 내일 녹음해요 미안해요~"

서경이 그렇게 외치며 급하게 차에 올라탄다
처음으로 지윤에게서 보고싶단 말을 들은 서경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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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후에 도착 할 것 같단 연락에 부모님 몰래 집 앞 놀이터에서 기다린다
해운대 입구에서 점차 속도가 줄더니 급기야 도로가 정차해 버린다
소방차가 출동하고 경찰 차가 출동하고서 한시간이나 지난 후에 도로가 뚫렸다

한시간 반을 놀이터에서 아무것도 안 걸치고 기다린 지윤은 온몸이 차갑게 얼어 있다
아파트 입구로 들어오는 차 클락션 소리와 불빛에 일어나 가까이 간다
차 유리를 내려 타라는 말을 하고 조수석에 앉는 지윤을 빤히 쳐다본다

"왜 그렇게 봐?"

"오늘 왜 이렇게 예쁘냐... "

"나 예쁜 거 이제 알았어?"

"너 왜 이렇게 떨어? 추워?"

"응 약간..."

뒤 좌석에서 가디건을 가져와 덮어 줄려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냉기가 느껴진다

"너 언제부터 나와 있었어?"

"30분... 전에..."

"정말? 바른대로 말해 "

"한시간 반정도...."

"이구..... 감기 걸리겠다 바보야.... "

"그럼 어떡해 몰래 나왔는데 다시 들어감 못 나올 것 같은데..."

"그럼 옷이라도 입고 나오지 "

"....."

"근데 너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야?"

"그냥..."

"그냥? 그런 게 어딨냐?
너 혹시... 그 소문 땜에 그런 거야? 나도 어제 매니저형에게 들었는데... 그런 거라면..."

"안 믿지만... 그래도... 너에 대해 안 좋은 얘기 들리면 화가 나"

"그 얘기 듣고 얼마나 황당했는지..."

"그래도 최은 하해원 다들 ... 읍..."


최은과 해원이 얘기가 지윤의 입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서경이 지윤에게 입을 맞쳐 버린다

한참이 지나서 입술을 뗀 서경이 말을 한다

"이제 몸 좀 따뜻해졌지?
너 나 그냥 이때로 보고 있어 주면 안되니? 그냥 내가 말하는 거 외엔 안 들었음 좋겠어 "





암실에서 필름을 정리하던 시진을 교수님이 부르신다

"앉아라"

"너 계속 사진 찍을 생각이니?"

"글쎄요...."

"이번에 너 공모한 게 언제 발표되지? "

"담달 중순일거예요 아마..."

"그쪽 대학에 추천서를 냈더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더구나 박 원장하고 상의를 해보니 박 원장님도 적극적이시던데..."

"글쎄요... 유학은 일년 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좀 더 판화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어요 말씀으로도 고맙습니다"

"그래 그럼...."

교수님 방을 나와 다음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들어서는데 지윤이 조금 두꺼워 보이는 겉옷을 입고서 계속 기침을 해댄다

"어디 아파? "

"감긴가봐요 선배... 저 오늘 동아리 모임에 빠질게요"

"그래 ... 이번 수업이 마지막이지?"

"네..."

"지하철 타고 갈 수 있겠어? 데려다 줄까?"

"그 정도 아니 예요 콜럭콜럭~"

수업 내내 콜럭거리며 기침을 해대는 지윤 간신히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서니 부모님이 여행 갈 채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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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콜록~~ 잘 다녀와요 "
지윤은 추운 듯 집에서도 숄을 걸치고 현관문에 기대서서 새엄마 아빠를 배웅한다

"괜찮아? 새엄마 가도 되?"

"아니 괜찮아 콜록콜록~ 약 먹고 한숨 자면 될 거야 아빠 재밌게 놀다 와~~"

"너도 같이 갔음..."

"말도 안 돼 두 닭살 사이에 끼여서 나 심부름 시킬려구 그러지 빨랑 가요 비행기 놓치겠어"

"지윤아 아프면..."

"글쎄 가요 가..."

걱정하시는 부모님의 등을 떠밀고 현관문을 닫는다
부엌에서 물을 한 컵 부어 방으로 들어가 약을 찾아 먹는다

전화벨이 울리고...

"나다"

"어.. 훌쩍~!"

"목소리가 왜 그래? 울어?"

"아니.. 감기 땜에 ... "

"약은? 많이 아파?

"먹었어 괜찮아 오늘 스케줄 있다고? 스케줄 끝난 거야?"

"아니 이제 녹화 들어가는데.... 이것만 아니면 너 보러 가도 되는데..."

"에구 됐네요 녹화나 잘해 "

"끝나고 전화할게 약 먹고... 알았지 따뜻하게 하고 있어 "

"응.. 끊어"

서경은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녹화장으로 들어가고 지윤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잠을 잔지 3시간쯤.. 지윤의 온몸이 불덩이다
침대의 이불과 베개 그리고 옷은 땀으로 다 젖어 버렸다

간신히 휴대폰을 쥐고는 통화키를 누른다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간다는 메세지와 삐~~ 소리..

"서경아 나 너무 아파서 그러는데 너 전화 하지말고 그냥 집에 들어가서 쉬어 알았지...?"

헉헉거리며 휴대폰을 다시 내려놓는다

(새엄마 아빤 지금쯤 일본가는 비행기에 계실 거고...)




동우가 시진에게 술 한잔하자며 불러낸다
시진의 집 앞 포장마차에 앉은 두 사람 맥주만 마시는 시진을 보며

"형..."

"흠..."

"왜 고백 안 해? 답답하게.. 지윤이도 형에게 마음 없진 않은 것 같던데..."

"동우야... 다가가는 사랑만이 다가 아니야 .
지켜보는 것도 사랑이야 상대가 행복하게 사랑할 수 있게 도와 주는 것도 사랑이야"

"형.. 지금 지윤인... 형이 옆에서 사랑하면 되잖아 "

"..."

"지윤이 부른다 "

그러곤 지윤에게 전화를 거는 동우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 갈 때 쯤 힘없는 지윤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나다 동우, 지금 시진 선배랑..."

"동우야 나 너무 아파... "

"어?! 아파?! "

"아파?!! 바꿔 봐. 동우야 바꿔!! 이지윤... 많이 아프니?"

"선배... 저기 있잖아 ... "

"내가 집에 갈게"

"나 문 열 힘도 없어 수위실에 연락 해 볼래요?"

시진이 동우에게 간다는 말도 하지 않고 바로 택시를 잡아 지윤의 집에 도착했다
수위 아저씨께 말씀드려 비상키로 문을 열어 지윤이 누워 있는 방에 들어가니 지윤이 이미 의식이 없다
그런 지윤을 들쳐업고 시진이의 병원으로 간다 응급실에 눕혀 급한 대로 아버지를 깨워 모시고 온다
간호사가 지윤의 옷을 갈아 입히고 소독 알콜로 몸을 닦아 열을 내린다
일반 병실로 옮겨지는 지윤을 보고 그제야 한숨을 쉬는 시진을 보며 시진의 아버지가 어깨를 툭! 치신다

"누구냐? "

"후배예요..."

"후배? 후밴데 들춰 업고 아버지 깨우고 그러냐?
임마 솔직히 말해.. 너 좋아하지 저 학생..?"

"아버지... 괜찮겠죠? ...."

"깨어나면 물부터 먹여줘라"

아버지가 집으로 올라가시는걸 보고는 병실로 들어선다




4시간의 오락프로 녹화가 끝이 나고 차로 가는 시간에 지윤의 메세지를 확인한다
아프다는 지윤의 메세지에 걱정스럽게 전화를 거는 서경



지윤의 가디건에서 벨소리가 울린다
혹시나 지윤이 깰까봐 시진이 전원을 끌려는데 발신번호에 최서경 이름이 뜬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지윤씨 폰 아닌가요?"

"맞는데요 최서경씨죠 ?"

"네... 누구시죠?"

"지윤이 학교 선배 되는 사람입니다 전에 한번 뵌 적이 있는데요"

"근데 왜 그쪽이 전화를 받죠? 지윤이 바꿔주세요"

"당신 지윤이 좋아하기는 하는 사람입니까?
사람이 이렇게까지 아프다면 병원에 가 보라든지 그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여기 병원이에요 얼마나 지윤이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남자친구라는 사람 맞긴 맞습니까?"

"병원요?"

"지금 저희 병원이에요 "

"지금 가겠습니다"

"아뇨 오지 않는 편이 낫을 듯 한대요, 그 쪽이 오면 더 피곤해 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군요"

"지금 출발합니다 "

전화를 끊고 매니저형의 차를 빌려 부산으로 운전을 한다
3시간 반을 아무 생각 없이 엑셀레달만 밟고 내려온 서경

현관 앞에 서서 담배를 피는 시진... 시계를 본다
새벽 4시가 다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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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급정거하는 차가 시진 앞에 서고 서경이 내린다

"최서경씨?"

"네... 지윤이는..."

"지윤이보다 우선 저랑 얘기 좀 하죠 어때요?"

"그렇죠 저도 할 말도 있으니까..."

둘은 병원 앞마당으로 걸어간다

"제가 먼저 말하죠 왜 자꾸 지윤이 선배란 이유로 저희 사이에 끼어 드시죠?"

"그랬나요?"

"지금도 그러고 계신대요 제 말이 틀렸나요?"

"그렇담 둘 사이가 위태로워서 제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는 거겠죠
제가 신경이 쓰이시는 것도 그쪽이 지윤에게 자신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 거 아닌가요?"

"뭐요?! 우리 둘 사이가 위태롭건 말건 무슨 상관이에요!!!!"

"저 지윤이 좋아합니다 그럼 이유가 되는 건가요? 서경씬 지윤이에게 뭐를 할 수 있죠?"

"뭐요?"

"남들처럼 손잡고 아이스크림 들고 길거리 다닐 수 있어요?
지윤이 친구들에게 떳떳이 남자친구라고 말 할 수 있나요?
같이 영화나 콘서트 보러간다는 건 상상도 못하죠?
그리고..."

"그리고...?"

"보고 싶을 때 .. 갑자기 미치도록 보고싶을 때 볼 수 있나요?"

"...."

"서경씬 이렇게 아픈 지윤이 업고 병원에 올 수 없잖아요 안 그래요? "

"...."

"지나 쳤다면 미안하지만 서경씨가 지윤이에게 해 줄 수 있는걸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지윤이 1008호에 있어요 새벽이라 사람도 없을 겁니다"

갑작스레 있다 뒤통수 맞은 듯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서경에게 지윤의 병실을 알려주고 시진은 발걸음을 돌린다

서경도 발걸음을 옮겨 병실에 들어선다
잠이 든 지윤을 곁에 앉아 쳐다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지윤이 눈을 뜬다

"깼어?"

"응.. 왠 일이야? 네가 병원에 데리고 온 거야?"

"아니... 너네 선배가... 아프면 병원에 가지 왜 참아?"

"괜찮을 줄 알았지.. 아플만하네 너도 보구..."

"뭐?! 아플만하네?!"

"왜 그래?.. 그냥 너 봐서 좋다는 건데... 지금 몇 시야? 스케줄 없어? 내일?"

"내일 아침 잡지 인터뷰 있어"

"그럼 왜 내려와.? 그냥 쉬지..."

"...."

"바로 올라가야지.. 피곤해서 어떡..."

"우리.... 헤어지자..."

"응?"

"우...리.. 헤어...지자..."

"뭐? 뭐라 했어?"

"헤어져"

침대 누워 서경의 손을 잡고 있고 있던 지윤의 손이 침대에 떨어진다

"나 너한테 해 주는 거 아무것도 없이 힘들게만 하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어쩜 만나지 말아야 했었나보다..."

다 타버린 지윤의 입술이 서경을 향해 말한다

"그래....? 그런가보다...이렇게 헤어질 인연이었음 만나지나 말지...
너무 멀리 있는 인연을 억지로 곁에 두려 했나봐.... 그치...?"

지윤의 눈은 서경의 손에 멈춘다

"그래... 헤어지자 시작도 네가 했으니까 끝도 네가 말하는 게 맞나보다..."

"시진이란 사람... 좋은 사람 같더라..."

"..... 그래..."

"갈게...."

뒤돌아 서 병실 문을 향해 가는 내내 안절부절과 화를 참는 듯,
지윤과 얘기하는 내내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는 서경의 손만 바라보는 지윤..

병실 문이 닫히고 지윤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며 감은 눈에선 한없이 눈물이 흐른다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막힘 없이 뻥 뚫렸다 서경의 가슴 한구석이 뚫린 것처럼...
고속도로 사이로 차가운 기운의 바람이 몰아친다


그렇게 삼일을 죽을 것처럼 앓은 지윤을 보며 시진은 마음이 아프다

새엄마의 부축을 받으며 퇴원을 하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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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시는 교수님께 드릴 꽃바구니를 고르러 화원에 들린 두 사람..
시진이 주문을 하는 동안 지윤은 장미 코너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요샌 파란 장미도 나오네 와~~ 신기하다 그치?"

"개량종이 많아서 자기가 바라는 색으로 만들 수 있대요 참 좋은 세상이에요..."

"넌 어떤 꽃 좋아해? "

"노란 장미요..."

"노란 장미...?"

"네... 젤 좋아하는데.... 꽃말이 슬퍼요..... 이별이래요

"...."

"그런데 정 말 그런 것 같아요 노란 장미를 보고 있으면 슬퍼져요 외로워 보이고..."









녹음실에서 미치도록 노래 연습만 하는 서경


간간이 있는 공연 스케줄도 켄슬 냈다

이유는 좋은 앨범을 만들기 위해 시간이 없다는 아주 그렇듯 한 명분이 서는 이유를 내 세웠지만 서경이 노래에 집착하는 건 매일 술로 잠을 청하던 것도 이젠 몸이 말을 안 들어서이다

"서경아 좀 더 감정을 넣어서 불려볼래? 뭔가 좀더 애잔함이 들어가게.. 다시 가자"

프로eb서형의 말을 듣고 다시 핸드폰을 쓰고 노래를 시작한다

".............. 돌아올 수 있니 기다리란 말도 하지 않는 거니 난 이렇게 널 기다리는데........"

노래의 중간쯤에서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면서 눈물이 흐른다

"쟤 왜 저래? (녹음부스 안으로 말을 한다) 괜찮아? 우리 좀 쉬자 응? 쉬자...."

핸드폰을 벗어서 마이크에 걸어두고 피아노 의자에 걸터앉는다

지윤과 처음 만났을 때 불렸던 노래가 생각이 나 피아노 앞에 바로 앉아 피아노 뚜껑을 여는 서경

"서경아 잠깐만 잠깐만..... 됐어 쳐..."

그 짧은 순간에 작곡가랑 엔지니어가 녹음할 준비를 해 서경이 부르는 노래를 녹음한다

"이거 이번 앨범에 보너스 트랙으로 넣으면 반응 좋을 것 같지?"

"나도 그 생각했어..."

피아노 선율이 나지막하게 흐르고 감은 서경의 눈에 맺힌 눈물처럼 흔들리는 목소리가 녹음실에 울린다





판화 수업이다
고무판을 각자 작업대에 놓고 날카로운 조각칼로 물컹물컹한 고무를 파야 한다
딱딱한 나무판화보다 더 위험하다

판화수업 강사의 설명이 끝이 나자, 긴 머리를 고무줄로 묶는다
먼저 밑그림을 그리고 조각칼을 드는 지윤을 걱정스레 지켜보는 시진

4시간의 연강에 모두들 지치지만 지윤은 한번도 한순간도 쉬지를 않는다
옆에 커피를 가져다 놓아도 뜨거운 커피가 다 식어 맛이 없어지도록 지윤은 고무 판화와 싸우고 있다

"자.. 그럼 마무리들하고 다음주 봅시다~~"

강사가 수업을 정리하고 나가자 다들 정리를 하고 한 무리씩 강의실을 빠져 나간다
그때까지도 고무판만 바라보던 지윤이 조각칼을 던지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어버린다
지윤이 던져 버린 조각칼을 주워 드는 시진이 우는 지윤에게로 다가간다

"4시간 동안 일분도 안 쉬고 조각했는데... 했는데... 반도 못했어..... 그것도 다 삐뚤삐뚤... "

".......... 일자 조각칼로 파야지... 무늬 넣는 칼로 조각을 하니까 네 뜻대로 안 되는 거잖아...."

"왜...? 다 같은 칼이잖아요.. 다 같은 조각칼이면서 왜 이건 안되고 저건 되는 건데.....? 왜...?"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우는 지윤을 가슴에 기대게 한다
더 거세게 우는 지윤을 느끼면서

"네 마음은 사랑을 하는데.... 네 머리는 이별을 했잖아 ... 조각칼처럼 ... 둘 중 하나를 버려야 해 .... 머리를 버리던지... 마음을 버리던지....."

텅 빈 강의실에 그렇게 있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오는 지윤을 기다려 학교를 같이 나와주는 시진

"밥 먹으러 갈까? 너 점심도 반 밖에 안 먹었잖아..."

"....."

"입맛이 잘 없어? 아까 세수하기 귀찮았지? 그치?"

"....."

"영화 보러 가자 시사회 티켓 생겼어"

"....."

"이 옷 괜찮아? 어제 샀는데.... 어울려?"

"....."

"나 많이 아파 보여? "

수많은 질문을 받고도 아무런 대답 없이 땅만 바라보던 지윤이가 멈춰 서서 시진을 바라보며

" 네.. 그래요. 선배 말대로.... 입맛도 없고, 세수하는 거 머리 감는 거 다 귀찮아요.
영화 보러 가는 것도 귀찮고 .... 선배 옷이 어떤지 생각하는 것도 못 하겠어요.
왜냐면.............

"왜냐면....?"

"나보다 선배가 더 아파 보여서 그래요.
머리가 지끈거려서.. 선배 볼 힘이 없어요.
나 혼자 느껴야 하는 일인데, 적잖이 선배란 사람에게 화를 냈어요.
그래서 난 나쁜 사람이겠죠? "

"아니야.... 나쁜 사람 아니야....."

"말없이 아프고 싶었어요 나 혼자... 그렇게..... 그런데 선배 앞에선 그게 잘 안 되요"

"지윤아 혼자 말 없이 아픈 건,... 언제나 나쁜 거야..... "

"미안...해요.... 선배......".

시진의 손에 끌려 시사회에 참석한다
자리에 앉아 불이 꺼지자 시진이 밖으로 나간다
시사회 좌석 확인하는 매표소에 간 시진이 영화 포스트 두 장을 얻어 가방에 넣는다

영화가 끝이 나고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뒤돌아서는 지윤을 부른다
그리곤 아까 얻은 포스터 두 장 중 한 장을 지윤의 손에 쥐어준다
놀란 토끼 마냥 시진의 얼굴만 쳐다보는데

"공짜표의 시사회였지만...
한달 아르바이트비를 털어 십 년에 한번 있을 어느 유명피아니스트 공연 관람이 이 영화보다 더 재밌을 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

"선배....."

"영화를 보던 네 모습처럼.... 다른 곳을 봤음 좋겠다.... 갈게...."

점점 멀어지는 시진을 보며

(처음부터 선배를 사랑했다면 지금처럼 이러 지 않을까.... 아닐 거야 그치? 난 서경일 사랑하니까... 차라리 시작도 안 할길 잘했어 그치?....)

손에 쥐어져 있던 포스터가 바닥에 떨어져 차도로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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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와 여진이와의 술자리다
벌써 소주 2병을 비였지만 정신은 오히려 더 말짱해진다

"왜 이렇게 안 취하냐? 이거 술 아니지... 물이지.. 너네가 짐 속이고 나 먹이는 거지 그치?"

"그만 먹여... 많이 취했어 .."

"서경아.. 그만 집에 가지 응....? 너 요새 만나면 술타령에 너 몸이 장난 아니야.. 그만 마셔"

"그래?! 그래 그럼... 그래야지..... 어 전화 온다 잠깐만...."

바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받는 서경 아직은 그래도 정신을 살아 있나보다

"여보세요..... 아~~~ 하해원.. 어디야? 아 술 좀 마셨지.... 여기? 잠만..... 야! 야! 여기 어디냐?"

"최서경!!"

"방배동 포장마차야 온다구...? 그래~ 기다릴게 빨리 와~"

"누굴 기다려?"

"하해원이 온댄다.... 애 진짜 못 말리거든 소속사 사장도 두 손 다 들었잖아"

"서경아.. 너 힘든 건 알겠는데 이건 아니야... 너 지윤이 좋아하잖아 아직~~~ "

"여진아.... 차라리 같은 연예인이 더 낫지 않을까?"

그때 해원이 매니저와 함께 들어와 서경 옆에 앉는다
옷차림은 수수하게 입었지만 방송을 마치고 와서인지 진한 메이컵에 향수 냄새를 풍긴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한 잔 하시겠어요?"

"아뇨 낼 촬영이 있어서요... 요새 계속 술이네요 뭐 안 좋은 일 있어요?"

"뭐... 글쎄요...."

"서경이 요새 술을 자주 마시는데 이유 아시면 좀 가르쳐 주세요"

"글쎄요..... "

"직접 물어 보세요 우리에게 그러지 마시고... 나 간다 최서경 술 깨고.. 집에 들어가"

고개를 숙인 채 술잔만 바라보는 서경에게 여진이 꾸짖듯 얘기하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준아 여진이 집까지 데려다 줘... 밤길 위험해.... "

"그럼 갔다 올 테니까 술 좀 깨고 있어 알았지? 아줌마 여기 얼마예요?"

술값을 계산하고 여진이가 나갔던 길을 달려간다

"허 참 기가 막혀서... 그 까짓 가르쳐주면 어디가 어때서... 최서경 재도 친구야? "

여진에게 불쾌한 듯 서경에게 말하는 해원을 한심한 듯 쳐다보다 비틀거리며 포장마차를 나온다

해원의 매니저가 차를 가지러 간 사이 해원이가 서경을 부축하려 하지만 해원의 손을 뿌리차고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는다

서경의 집으로 가는 차안....

"너 이 시 알아?.... 내 생일날... 선물 받은 건데.... 듣자마자 외워버렸어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 일 때에 오 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 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시 좋다. 누구 시야? "

"한때 학교에 가면 여자 애들이 모여 이 시를 외우는 모습들이 한창이었던 시절이 있었어..
남자애들은 그런 거에 관심 없거든, 농구팀을 짜고, 게임 얘기를 하고... 그래도 주섬주섬 여자 애들이 외우는 시를 기억해두었다
영어교과서에 옮겨 적으면서 몇 자 틀리긴 했지만 .. 꼭 외워두었다가
그때 짝사랑하던 그 애 앞에서 깜짝 놀라게 불러 줘야지.. 했던 내 모습이 생각나
밤이면 내 방에 불을 켜두고 영어교과서를 보며 그 시를 다 외웠을 즈음엔 고민이 되었다..
정말 이 시를 어떻게 ..말하지...?하는..

그런. 문제는 .... 내가 그녀 앞에 다가서서 시를 읊조리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난 뒤의 그녀의 반응이었어.. "

"그래서....?"

"그런데 다시 이 시가 한번에 외워졌어
언제고 부끄러워서 편지로만 그 애한테 내 마음을 전해줄 줄만 알았지 ..
너무 성급했었나? 라는 후회를 하게 했던 이 시를..... 그 애가 외웠어 내 눈을 보면서.... "

"뭐?!"

"그래서 그 날 이후로 이 시를 두고두고.. 외우다가.. 이제 완전히 한 글자도 안 틀리고 다 외우는데... "

"....."

"다시 이만큼 시를 외워보라고 한다면 ..
내가 그때처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서... 이때만큼의 마음이 없어지면..
시간이 지나서 그냥 다시 사랑한다면 이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너... 그럼....."

"해원아... 나 널 한번도 이성으로 느껴본 적 없어.... 다른 사람 찾아..... 오늘 고마웠다... 형 갈게요..."

비틀거리며 해원의 벤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는 서경의 뒷모습에 해원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며 떨리는 입술이 차장에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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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주무실 시간 현관 열쇠를 찾다가 폰을 떨어뜨린다
허리를 굽혀 폰을 주으러 하지만 곧 중심을 잃어 꼬구라져 현관옆 벽에 기댄 채 앉아 버린디

손을 뻗어 폰의 본체에 배터리를 고쳐 끼운 뒤 전원을 켠다

반짝거리며 액정에 불이 들어오고 단축 다이얼 1번을 누른다

babo 라는 이름이 뜨고 신호음이 가기 시작한다






새벽 늦게까지 술자리에 있는 지윤이 벨이 울리자 가게를 나와 현관 밖 계단에 앉아 전화를 받는다




"네..."

".... 나....."

"응...."

"오랜만이다 그치.... 어떻게.... 지내? "

"잘 지내...... 휴...... 넌......?"

"나도 같지 뭐 .... 하루 반나절을 넘기고 밥을 먹고 언제나 같은 방송국에 음식에 녹음실에..."

"그래....."

"늘 같다 ...는 건 참 좋은 말이긴 한 것 같아.
그치만 늘 한결같을 수 없는 너나 나를 보면서 사람들이 지어낸 한낱 허풍이 아닐까도 생각을 해보게 돼. ,, 요즘....
근데 말이지,
한결같이 이해만 하던 네가 ...... 예외기는 하지만 ..아주 가끔,.... 여전히 예쁘지만
요즘엔.....가끔 아주 가끔.... 심술기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구....
난 아직도 너에겐 바닥이지만, 무슨 욕심이 그렇게 많은지... 정말 아주..가끔.. 겁 없이 널 올려다 볼 때면 두려워....."

"많이 아픈가 보구나....."

지윤이가 지금 서경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고작, 이 말뿐이다 ..
처음으로 흐느끼는 서경

"조금 더디게 사랑에 빠지기만 했어도.... 지금 눈물에 뒤범벅이 되어서 우스꽝스럽게 안 해도 될텐데... 미안해.... 지윤아... 미안해...."




폰을 끊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메말라버린 눈물 자국을 느끼고 현관 열쇠를 찾아 문을 열어 방으로 들어가는데 새엄마가 나와 계신다

"아직 안 주무셨어요? "

"요즘 너 계속 술이라 언젠가 아버지한테 혼날 거야... "

"예~ 주무세요 ..."

"요즘 무슨 일 있는 거야? 왜 이래? "

"아니야.. 그 동안 친구랑 못 만나던 거 만난다고 그래... 들어가 "

걱정하시는 새엄마를 뒤로하고 방에 들어와 방문을 잠겨 버린다
서경이 술 취하면 방문을 잠그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
꿀물을 타서 가져오시다 문이 잠긴걸 아시곤 노크를 하신다

"서경아 문 열어... 너 이대로 자면 몸 상한다 빨리 문 열어 아버지 깨시기 전에...."

불 꺼진 컴컴한 방안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옷가지를 보시곤 하나하나 집어 들어 옷장에 넣으시고
침대에 기대앉아 있는 서경 옆에 앉으시곤 아무 말이 없으시다
그런 새엄마의 무릎에 서경이 머리를 대고 눕는다

"이제 술은 안 마실 거야 , 맘이 아파도 술은 절대 안 마실거야 ..
술로 보는 어지러운 풍경이 이젠 토할 것 같아
서있는 것만으로 지쳐 허덕거리는 날 내가 보기가 어려워졌어 새엄마 ... "

"왜... 무슨 일 있어 우리 아들...?"

"담배나 술 모두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던 것들이었는데 ,.. 이젠 그 고약한 담배연기에 더 쉽게 빠져들어 버렸어 .
답답해 미칠 것 같아서 술을 찾았는데.... 술을 먹으면 더 괴로워져 .. 풀리는 거 하나 없이. 나란 사람이 참 많이 못나 보여 ..
난 아직두 사랑을 못 헤어나는 나쁜 아들인가봐 .. 이렇게 새엄마 걱정시키고..... "

"그 여자애가 네가 부담스럽대? 헤어지자 그래?"

"내가 그랬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내가 그랬어 그런데 있지 그 앤 너무 태연해...
내가 헤어지자 하는데도 그래 그러자 아 한마디였어 나만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랬었나봐....."

"네가 더 많이 좋아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거야 .. 서경아... 그 애는 더 힘들 거야
너무 힘드니까 너에게 그걸 감추기 위해서... 더 힘들 거야. 우리 아들.... 이젠 그만 해... 응 그러자....."

새엄마의 무릎에서 잠이 든 서경의 머리를 살짝 들어 베개로 받치고 이불을 덮어 주곤 방을 나가신다




서경의 전화가 끊긴 뒤에도 금방이라도 다시 뭔가 할말이 생각난 듯 말을 할 것 같아 폰을 귀에 대고 있지만 더 이상 말이 없는 상태를 알쯤 시진이 나온다

"여기서 뭐해?"

"술 좀 깨려고요 선배는요?"

"네가 안보이길래... "

"난 선배한테 걱정만 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러지 말아요 저 아무렇지 않아요 많이 괜찮아졌어요...."

"걱정이 아니라... 관심이야... "

"선배.... 나 선배 좋아해요 하지만... 있잖아...."

"그냥.. 넌 받기만 해.... 난 줄 테니까.... 그냥 전처럼 내 보살핌에서 웃고 즐거워하고 그래.... "

"아뇨 그럴 수 없어요 그건 선배에게 너무 잔인한 거예요 "

"이렇게 하는 게 더 잔인 한 거야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거 빤히 다 알고 다 보고 다 느끼는데...
네 옆에 내가 있는데 내게 기대서 울어도 되는데... 그러지 않는 널 대하가 하는 게 내게 더 잔인 한 거야 "

"그래도 싫어요.... 선배..... 나 아직... 사랑을 잘 몰라.... 선배가 사랑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조금은 불안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 사람 때문에 너무 아파 ... 아픈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지만... 아픈 것도 너무 많이 좋아해서 아픈 거잖아..."

"....."

"많이 좋아 하나봐 아직도.... 좋아 하나 봐.... 그 사람 이름이 불쑥 불쑥 나올 때면 깜짝깜짝 놀래.... 이름만 들어도 아직 내 가슴은 뛰는걸.... 가슴을 못 뛰게 할 순 없잖아 ...."

"가자... 집에 데려다 줄게"

도로에서 택시를 잡는 시진의 뒷모습에 한없이 무거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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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서양회화 수업을 마치고 학교를 빠져 나오는데 게시판에 붙여진 게시물이 지윤의 눈길을 끈다

{예술학부 미술학과 박시진 아마추어 시진공모전 대상수상}

동아리방으로 갈려는 지윤을 누군가 부른다

"이지윤! 나 보러 가는 거지 지금?"

"선배... "

"나 보러 가는 거 아냐? "

"축하해요 대상.... 한턱 쏴야죠?"

"그럼 쏴야지 그 보다 너 내일 서울에 좀 가자 "

"서울요...?"

"응. 나 상 받으러 가야되거든..
그 이유도 있고 너한테 보여 줄 것도 있구... 교수님껜 내가 말했어 비행기 티켓도 끊었구..."




그렇게 두 사람은 서울에 도착해 인사동 갤러리에 들어간다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시진의 작품 앞에 선 지윤은 할 말을 잊는다




제목: 여우비

작품 평

겨울 햇빛이 내리 쬐는 가운데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우산을 쓴 여인을 대입시켜 여우비와 함께 바람의 존재를 섬세하게 감각적으로 잘 표현된 작품이다






사진에 눈을 떼지 못하는 지윤에게 시진이 말을 건넨다

"허락도 없이 이렇게 공모해 버려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선배 저 밖에 좀 나갔다 올게요"

갤러리를 빠져나가 한없이 걷는 지윤은 자기를 향한 시진의 마음에도 갑자기 생각나버린 서경이 때문에 힘들다

(그 갤러리였어... 선배랑 날 보고 화를 내던 서경이... 그때도 여우비가 내렸었어..)




스튜디오 스케줄로 녹음을 하루 쉬어야 돼서 서경은 무작정 차를 몰고 나온다

차를 몰다 인사동 갤러리를 지나게 된다

(저기였지... 내가 지윤이에게 이유도 묻지 않고 화부터 냈었던... )

인사동을 빠져 나온 후... 정신을 차려보니 베르젠 주차장이다

모자를 눌러 쓰고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점심때라 카페 안은 한가하고 준이와 구석진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눈다




볼일이 끝나 시진이 지윤에게 전화를 한다

"어디야?"

"여기가.... 모르겠어요 어딘지..."

"많이 멀어? 내가 그쪽으로 갈까...?"

"아니.. 아니요 압구정 베르젠이란 카페가...."

"베르젠..? 알았어 거기서 봐 그럼.."

"아니..아니 선배... 제가 인사동으로 갈게요"

"아니야 거기서 보자 나 택시 탔어 "

"네..."

택시 기다리는 지윤... 자기도 모르게 나온 카페 이름에 마음이 복잡하다




먼저 도착한 시진이 서경과 반대편에 앉아 커피를 주문하고 서경은 여전히 구석 자리에서 준이와 얘기를 나눈다

딸랑~~~

카페 문이 열리고 지윤이 들어선다

준이가 소리나는 쪽을 보고는

"어... 지윤이 아냐? 맞지? 서경아 지윤이...."

순간 서경 자신도 모르게 일어서 지윤을 바라본다

서경을 알아 본 손님들 때문에 카페 안이 술렁거린다

"어머머머 최서경이야~~"

"진짜네 최서경이네 츄리닝 차림이라서 몰랐는데... "

"어떡해 어떡해~~~~ "



한 걸음 한 걸음 지윤의 걸음걸이에 둘 사이가 조금씩 좁혀진다


점점 흐려지는 서경의 눈앞과는 달리 차갑고 냉장한 듯한 지윤의 눈...

눈을 감고 뜨는 서경의 눈앞을 스쳐 지나쳐 가는 지윤을 바라본다

저만치 한 남자가 앉은 테이블로 가는 지윤을 보다 무거운 듯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 뜬다

"(난 네가 보고싶었는데.... 넌 아닌가보다 그치?

내가 가는 곳마다 내 눈엔 네가 있었는데....
내가 앉은자리마다 네가 마주 앉아 줬는데....
내가 보는 곳마다 네 예쁜 눈이 있었는데....
난 네가 그리웠는데.... 넌 아닌가 보다 그치?
내가 가는 곳마다 이젠 네가 없어

내가 앉은자리마다 빈 의자만 덩그라니 있어
내가 보는 곳엔..... 나의 시선을 피하던 너의 눈이 있어......
난 네가 날 잊지 못 했을 줄 알았어......
나를 그냥 지나쳐 가는 널 보면서.... 진짜 우린 이별을 했구나를 하게 되었거든.)"



눈에 맺힌 눈물이 금방이라도 흐를까봐 눈 한번 제대로 감지 못한 지윤의 눈에 시진이 보인다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떨군 지윤의 구두 끝에 눈물이 흘려 맺힌다



"(일부로 였어....
우리가 가던 곳 피했었어
우리가 앉은자리 피했어
우리가 마주 보던 곳 피했어
널 보면 나도 모르게 울까봐.... 그게 네 마음에 닿을까봐.... 그게 네 마음에 상처가 될까봐....
일부로 였어....
널 보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냥 지나쳐 가 시진선배 품에 안긴 건....
네가 날 잊지 않길 바라는 내 마음.... 내 욕심.... 다 버리려고..... 일부러 였어.....
진짜 우리 이별 했나봐.....
같이 있었던 시간보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많아서 이별이 실감나지 않았었어....
우리.... 오늘 부로.... 이별한 거 맞나봐.... 그런가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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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와 친구들과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데
밥 12시가 넘자 서경의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지윤이 생일 }


한참을 폰을 보는 게 이상한지 친구 녀석이 서경이 폰을 뺏는다

"어.. 이지윤...? 누구야? 여자 생겼냐?"

"아니야 이리 줘...."

그러곤 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그냥 잊고 싶은 듯 술을 마시는 서경을 준이가 화장실로 불러낸다

"임마 그렇게 힘들면 가서 만나 왜 그리 너답지 않게 끙끙댔냐? 생일을 핑게로 다시 잘해봐"


"훗~~.... "

"나 술 안 마셨으니까 운전 해 줄 테니까 가자 가서 만나!!"

"만나서 뭐라 그래? 뭐라 그럴까...?"

"그냥 생일 축하한다고 해 그리고... 암튼 가자 지금 3시니까 아침에 도착하겠다. 임마 나와"

준이의 손에 의해 부산으로 향하는 서경

부산에 도착해 먼저 아침 일찍 문 여는 제과점에 들어가 제일 큰 케익을 고른다

"무식하게 이리 큰 걸 왜 사냐? 지윤이 이거 반도 못 먹을 거다"

"꽃가게나 찾아봐"

꽃가게에선 장미 100송이쯤 다발을 산다

"지윤이가 꽃 들다가 무거워서 죽겠다 어이구..."

"화장품 가게...."

"또? "

지윤에게 어울릴만한 풀잎 같은 향의 향수를 고른다

"서점....."

"그래 가자. 가 "

교보 문고에 들어서 시집 코너에 서서 한시간이 넘게 시집을 고른다

지윤의 집 아파트 앞에 선 준이 차....

출근 시간이 지나서 일까 조용하다

"전화해.... "

"그냥 가...."

"뭐...?"

"그냥 서울 가..."

"미쳤지? 날 이렇게 끌고 다녀 놓고 뭐? 그냥 가? 에라 머저리 같은 놈아... 이리 내 "

서경의 폰을 뺏어 전화를 건다

"지윤이니? 나 준이야...."

"어..."

"집이지? 우리 집 앞인데 나오래? 줄 것 있어 "

"어..."

갑작스런 서경의 번호가 뜨는 전화에 가슴이 철렁거린다
준이다.... 안도의 한숨과 허전함이 동시에 든다....

아무렇게나 머리를 묶은걸 풀고 집 앞에 나가니 클락션이 울린다

"나가 임마 ~ 나가서 선물 줘 빨리~!"

"싫어... 나가려면 네가 가서 줘... 난 말했어 "

서경의 성격을 아는 준이 할 수 없이 선물을 들고 지윤이에게로 간다

"놀랬지? 너 오늘 생일리라며..."

"응...."

"자.. 받아 이거 ..."

"이게 뭐야? "

"서경이 지금 차안에 있어 이거 서경이가 주는 거야.
서경이 아직 맘 정리 안 되고 있는 거 너 알았으면 좋겠다 "

"...."

"갈게 들어가라... 생일 축하한다 여진이한테 전화 왔디?"

"응 전화 왔었어... "

"들어가라..."

차를 타고 그 차가 시야에서 멀어질 때까지 지윤은 꼼짝도 못하고 있다




방으로 들어와 무거운 케익과 꽃을 내려놓고 종이 가방 속 선물을 본다

은은한 향의 향수... 사랑해 라는 제목의 시집....

피식~ 웃음이 났다

서경에게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나...."

"어...."

"너 나 못 보고 올라가네.. 왔으면 보고 가지...."

"...."

"나 너 봤어 조수석에서, 고맙단 말하고 싶어서.... 내 생일 잊은 줄 알았거든 "

"응....."

"장미... 좋아하는데.... 고마워, 준이 말대로 좀 무겁긴 하더라...."

"그랬어..."

"향수도 고맙고 케익.... 너무 커서 혼자는 다 못 먹을 것 같아 나눠 먹어도 괜찮지?"

"...."

"넌 내가 지적으로 보였나 보다 시집에 향수에 꽃다발에.... 나 그런 거랑 거리 먼데... 별 얘기 다 한다... 끊을게..."

"어.... "

"어...."

"생일...."

"....뚜...뚜.... 뚜...."

"축하해....."

전화를 끊고 동아리 애들이 있는 학교 앞 카페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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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경. 교통사고~~!!! 중상

부산에서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뒤차의 부주의로 사고 나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6주 이상의 중상으로 다음 달에 나올 최서경 3집 앨범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각 신문의 일면에 최서경의 사고 소식이 실린다

#병원 복도는 취재진으로 시끄럽다
급기야 취재진에 대해 한시간 병실 개방이 있고 일체 접근 금지를 시켰다



신문을 통해 서경의 사고 소식을 접한 지윤이 걱정스럽지만 내색을 못하는데 세영이 옆에서 더 부축 긴다

"서경이 아직 의식 불명이래 어떡해 어떡해~~~"

"괜찮을 거야 그냥 충돌이었다잖아 괜찮을 거야..."



그 날 밤 병원 이불을 덥고 누워 있는 서경 모습이 연예프로에 나온다
한층 더 걱정스러워진 지윤이 여진에게 전화를 건다

"여진아 나...."

"어...지윤이니? "

"서경이...."

"나 바꿨죠 여보세요 나 준인데..."

"어.. 준아... 서경이.... 나한테 왔다 가서 그렇게 된 거지...? "

"지윤아... 서경이 짐 의식이 없어 .."

"어?! 뭐?! "

"너 안 올래? 여기 병원이야 "

"아... 알았어 지금 갈게.... 지금 비행기 탈..."

"도착하면 전화해 데리러 갈게..."

"어 알았어"

거의 정신을 놓은 듯 지윤은 가방만 챙겨들고 김해공항을 향해 간다

"야~~ 의식이 없다 그럼 어떡해 지윤이 진짜 믿는다 말야 지금쯤 정신 없이 올 거다"

"그래야 서경이가 지윤이를 보지 안 그래? 야!! 임마 친구 하나 잘 둔 줄 알아 임마!!"

오른쪽 팔에 깁스를 한 채 화장실에서 나오는 서경에게 말한다





김포공항에 도착해 준이 차를 타고 병원에 들어섰다
아침까지 취재진으로 북적댔던 복도가 조용하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경의 어머님이 계신다

"새어머니 오셨어요? "

"안녕하세요..."

"어서 와요... 학생이 서경이 애 먹인다는 학생인가요?
서경이가 어리광이 좀 심하지만 여자한테는 잘 한다우... 예쁘게 좀 봐 줘요 저 녀석 요새 힘들어해서 걱정이었는데... "

"아... 네.... 뭐...."

"새엄마~! "

"너 이젠 새어머니까지 동원 시키냐?"

"아니야 임마"

"새어머니 들어가세요 저희가 여기 있을게요"

"그러래? 그래 주래요? 그럼 서경이 속옷이랑 챙겨 올께 좀 있어 줘"

"네~~"

서경의 새어머니가 나가시고 준이도 여진과 함께 물 떠오겠다고 하곤 나간다

준이 뒤에 서 있던 지윤이 처음으로 서경을 본다
침대에서 왼손으로 국을 먹는 서경의 모습

울음을 터트린 지윤 뒤돌아 선다

"나... 물 좀 줘...."

빨개져 눈물 범벅인 얼굴을 아무렇게나 손으로 닦고 물 컵에 물을 따라 옆에 놓아준다
왼손으로 컵을 들고 지윤을 보며

"너 우는 거 처음 봐... 나 나쁜 놈 인가봐 여자나 울리고 ...."

"밥 다 먹었지? 밖에 갖다 놓을게.."

식판을 들고 밖으로 가져다 놓는 지윤에게

"우리 새엄마 같다"

"...."

"이렇게 챙겨주는 우리 새엄마보다 나랑 맨 날 싸우고 귀염 떠는 네가 더 좋았는데.... 그래서 새엄마보다 널 더 좋아했는데...."

왼손으로 지윤의 손을 잡아끌어 자기 앞에 앉힌다

" 왜 이렇게 약해졌어? 왜 그렇게 눈물이 많아졌어?
잘못하고 큰소리 친 건 나여서 내가 더 미안한데....
나란 놈... 너 만큼은 날 있는 그대로 봐줘서 고맙고 숨통이 좀 뚫렸었어
근데 언제부턴가 네가 딴 사람과 같이 날 대할 땐 부담스럽기보단 답답해졌어
너에게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매번 나에게 얘기하지만 그게 잘 안 돼...
너에겐 행복한 말만하고 싶고 듣고 싶어....
우리 새엄마 닮지마 우리새엄마 하지마... 지윤아.. 그냥 내 여자친구 해.... 새엄마말고.... 응?"


" 똑! 똑! "


지윤이 문을 열자 서경이 옆집누나가 들어온다

"어.. 손님이 계시네.. 안녕하세요 서경이 옆집누나예요"

"네.. 안녕하세요"

"혼자 왔어?"

"매형 좀 있다 올 거야 .. 좀 어때? 괜찮아?"

"응 괜찮아"

"최서경, 누군지 소개 안 해줘?"

"이름은 이지윤이고..."

"부산 사람이죠?"

"네..."

"억향이 그런 거 같았어요 . 새엄마랑 통화했지 서경이 여자 친구라고.."

"..."

"애가 좀 유별나요 성격이... 그래서 지윤씨가 서경이 차서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어요 다 이해해요 "

"쿡~ 쿡~"

"옆집누나~~!!!"

"왜 맞잖아 네가 사람을 얼마나 귀찮게 하냐?~"

"야~!"

윤서가 지윤을 두고 서경에 대해 악담을 늘어놓을 쯤 매니저가 들어온다

"어? 지윤씨 안녕!"

"안녕하세요"

"옆집누나도 와 있었네요 "

"길홍씨 안녕~~!"

"너 내일 퇴원해도 된대, 녹음 마무리 작업하고 2주 뒤에 깁스 푸는 대로 쟈켓 촬영 가야 돼"

"그렇게 빨리?"

"살짝 금만 가서 2주면 된대, 아.. 지윤씨 전공이 미술이죠?"

"네..."

"우리 코디가 갑자기 관둬서 그러는데 코디 한번 안 해 볼래요?"

"코디요?"

"네, 서경이랑 같이 다니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로드 코디요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자켓 촬영할 때까지 만이라도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글쎄요...?

"생각해 볼래요.. 좋은 쪽으로..."

"해봐요 지윤씨... 서경이랑도 남 눈치 안보고 같이 있어서 좋잖아요 "

"힘들어서 안 돼, 하지마! 그리고 애 의상 전공도 아니란 말야"

"왜 이래.. 나 부전공이 의상이야..."

"너 왜 하지 말라는 건데...? 지윤씨 애 수상하지 않아요?"

"그러네요 정말...."




서경이 퇴원을 보고 부산으로 내려가 방학동안 실습을 wj 엔터테이먼트에서 하기로 했다는 말을 지도 교수에게 말하고 나오는데 시진과 마주친다





미대 건물 앞 벤치에 자판기 커피를 뽑아 들고 앉는다
시진이 들고 있던 필름 가방을 지윤에게 건넨다

"뭐예요?"

"네 꺼야..."

"내 꺼?"

"시간 되면 현상해서 봐... 실습하러 간다고? 교수님이 그러시더라"

"네..."

"서경씨랑은 다시 잘 된 거지?"

".... 미안해요 선배..."

"네가 왜 미안하니? 그럴 필요 없어... 나 유학 간다"

"네?!"'

"사진에 대해 좀 더 공부하려고..."

"언제 가요?"

"다음주..."

"그렇게 빨리요?"

"결심 했을 때 가야지..."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휴지통에 종이컵을 던진다



인천 국제공항에 시진을 배웅하고 논현동 서경의 사무실로 간다
서경의 매니저를 따라 실장님께 인사드리고 코디 담당을 소개받는다

"잠시 실례~ 왕 언니... 애가 서경이 로드 코디... 부탁해~"

"이지윤?!"

"네"

"우리 말 놓자 그게 편해 알았지? 지금 회의 중이니까 저기 빈자리에 앉아 계속 하죠 ..."

두시간 넘게 사진 작가와 의견을 나눈 결과 어느 정도 컨셉이 나왔다

종이 한 장을 지윤에게 주는 왕 코디...

"미정이랑 둘이 가서 거기 적힌 곳에서 협찬 받을 수 있는지 알아와"

"네? 네"

리스트가 담긴 종이를 받아 들고 있는 지윤에게 마주 편에 앉은 미정이가 말을 건넨다

"이지윤씨... 저 김미정이예요"

"안녕하세요"

"원래 저 언니가 저래요 저도 처음에 놀랬는데... 배울 건 많아요, 잘 해보자구요 서경이 사이즈부터 알아 올래요?"

"미정아~ 승훈이 콘서트 컨셉 갖고 와!"

"네~! 저 민승훈 코디예요 내일 봅시다 "

민승훈이라면 작년에 베스트 드레스 받게 만든 코디이다


종이를 들고 서경이 녹음하고 있는 녹음실로 간다
오른쪽 팔에 붕대를 감고 사이즈를 재는 서경이 말을 건다

"내일 뭐해?"

"협찬 뚫어야해 하루종일..."

"같이 갈까? 같이 가면 더 쉽잖아"

"됐네요 녹음이나 잘해"

"나 녹음 끝났어, 내일부터 놀아도 되"

"나 내일부터 바빠 다 됐다 간다 ..."

그러곤 뒤에서 지윤이를 안은 서경의 팔을 푼다

"같이 있음 좋을 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미정선배랑 컨셉 잡기로 했어 나 가야해 "




조금씩 세부적인 촬영 컨셉을 잡아 그때 그때 명품이나 부띠그에서 협찬을 받는다

옷 신발 가방들이 상하지 않게 개별 포장을 해 비행기에 싣고 뉴욕으로 향한다
마지막날 사진 작가에게 지윤이 개인적으로 부탁해 시진이 준 필름을 맡긴다



최서경 3집 biue love 발매가 시작되었다



눈 코 뜰 새 없이 공방에 방송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 필름을 맡긴 사실조차 잊어버린다
서경의 매니저 편으로 사진작가가 보내 왔다
스케줄의 마지막인 라디오 게스트를 하러 라디오 부스로 서경을 들여보내 놓고 매니저에게 받은 사진을 본다
사진에는 지윤이 새내기 때부터 서경과 헤어져 힘들어 할 때의 모습까지 담겨져 있다
눈시울이 촉촉해진 채로 부스 안 서경을 바라본다

"마지막 트랙 back at one 에 사연이 있다고.. 직접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다 우셨다고 하던데..."

"네.. 좀 목소리가 불안하죠 듣다 보면요... "

"사랑에 아픔이 있으시다고 맞나요?"

"맞아요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힘들어하면서 이번 앨범 녹음을 했거든요
한참 힘들 때 혼자 부르던 노래인데 프로듀서형이 녹음을 했더라고요 느낌 좋다고 살리자고 해서 넣게 되었고요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데요 지금은 괜찮아요 "

"그럼 우리 이 곡을 들어 보죠 최서경입니다 back at one..."

그러면서 라디오 부스 유리창 건너 앉아 있는 지윤을 보며 서경이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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