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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7월 12

(SM소설,조교소설,MC물) 흑과백3부

#출처,비번문의 http://beautifulfatefs.blogspot.kr/
#아래 소설은 일반인이 거북해 할수도 있는 내용이 담겨 있을수 있습니다. BDSM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 되돌아가기를 눌러 주세요.



[일/번/MC] 흑과 백 -Season 3-



제 1장. 연구소.



깊은 밤에 어두운 하늘만큼이나 검은 빛깔의 체어맨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산속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한 것도 벌써 1시간 째...
왕복 4차선에 폭 20m의 훌륭한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 동안 사람이나 차는 커녕 짐승조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 세금의 낭비... 인가...??? )

차를 운전하고 있는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의 이름은 도지마 쥬산...
현 일본 내각의 관방 장관. 바로 그 도지마 쥬산이었다.

( 이제 거의 다 와가는군.. )

도지마가 그렇게 생각하고 5분 정도가 흐른 후, 도로 한켠에 "생물화학 연구소"라고 쓰여진 이정표가 보였다.
그 간판의 옆으로 난 길로 우회전해 또 다시 20분...
간신히 도착한 연구소의 정문에는 위협적으로 보이는 강철제의 게이트가 있었고,
도지마가 그 앞으로 차를 세우자 경비원이 후다닥 뛰어나왔다.

「어서 오십시오, 도지마 장관님. 저어... 그런데 혹시 연구소 소장님께서 전달하신 통행증을 가지고 계십니까? 저희 연구소는 통행증이 없으면 출입이 안됩니다만...」

그 말에 기분이 확 불쾌해진 도지마였지만,
잔뜩 긴장한 그 경비원의 표정을 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안쪽 주머니에서 한 장의 카드를 꺼내어 내밀었다.
경비원은 그 카드를 받아 가져가서 카드에 찍힌 바코드를 확인하는 등... 여러 가지로 살펴본 후, 곧 다시 카드를 가지고 나왔다.

「감사합니다. 이 통행증을 분실하시면, 아무리 장관님이라해도... 그... 좀 안좋기 때문에, 주의해 주십시오. 그럼, 수고하십시오.」
「응.」

경례를 하는 경비원을 돌아보지도 않고 귀찮다는 듯 대답하는 도지마의 앞에 그 견고하던 게이트가 서서히 열렸다.
도미자는 게이트 안으로 차를 출발시켜, 다시 5분간 좁은 도로를 따라 산 속 깊숙히 들어가야 했다.

(아무리 산속이라고 해도 이 만큼의 부지가 필요한가?)

오랫동안 운전 기사를 두고, 스스로는 운전하하지 않았던 도지마에 있어서,
벌써 3시간이나 이어진 드라이브는 고통 그 자체였다.
게다가 연구소에 입구에서 마중나온 것이 기껏해야 경비원 따위(?)라는 사실에 몹시 불쾌한 그였다.
도지마가 자신의 차를 몰고 현관 앞의 필로티에 도착한 그는, 유리벽의 현관 홀에서 상당히 젊어보이는 한 명의 여성이 달려 나왔다.
흰 비지니스 슈트를 맵시있게 입고 약간 낮은 하이 힐을 울리면서,
길고 아름다운 흑발을 흔들고 있는 그녀는 도지마 또한 알고 있는 이 연구소의 주요 인물이다.

그녀의 이름은 "노시마 사요코" 31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 생물화학 연구소의...
아니. 정확하게는 "내각 정보부 국가 보안국 과학 대책실부 생물화학 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는 여성이었다.
17살에 옥스포드 대학에 입학했으며, 1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그 후 MIT 와 NASA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뒤 귀국한 천재...
학회에서의 평가도 상당히 높은 그녀를 고액의 보수로 스카웃하려는 몇몇 기업도 있었지만,
그녀는 귀국하자마자 정부에 스카웃되어 이 연구소의 소장을 맡게 되었다.

「저희 연구소에 어서 오십시오, 장관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쾌적한 드라이브셨습니까?」

손님의 긴 여행을 진심으로 위로하려 하는 사요코의 미소는 도지마를 놀라 자빠지게 할 지경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예전에 만났던 사요코는 친절한 인사는 물론이요, 미소 따윈 바랄수도 없는... 얼음덩이 같은 여자였다.
도지마의 기억 속에 사요코는 상당히 안좋은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예전에 연구소를 시찰하러 온 내각 관방 장관인 자신에게
"어차피 봐도 모르실테니, 쓸데없이 방해하지 마시고, 적당히 하고 가세요." 라는 건방진 인사(?)를 했던 그녀였다.
당연히 그것은 함께 온 정부 사람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소 직원들의 비웃음을 사게 만들었던...
도지마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던 사건이었다.

쓸데없는 자존심과 스스로가 우월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자만한 성격 탓에,
그때 당시에는 참을수 없을 정도로 격노하여 여자인 당장이라도 사요코에게 주먹질을 할 기세였던 도지마지만,
주위 사람들이 가까스로 말린 덕분에 간신히 화를 진정할수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도지마 자신도 여기에 오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번은 어쩔수 없이 찾아와야 했던 사정이 있었다.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기는 커녕, 경호원들이나 운전기사마저 동행해선 안되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
별수 없이 홀로 찾아온 자신에게 그 싸가지 없는 얼음덩어리가 미소와 함께 친절하게 인사를 하다니...!!!!!

도지마는 그녀를 경계하는 듯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려, 그녀의 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보면 볼수록 그녀의 얼굴에는 예전에 갖고 있었던 모두를 깔보는 듯한 시선은 커녕,
도지마를 진심으로 위로하려는 듯한 미소만이 넘치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사메지마 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 엉덩이가 좌우로 요염하게 흔들리 것을 정신없이 보면서, 도지마는 그녀의 뒤를 따라 긴 복도를 걸어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이전에 시찰하러 왔을 때는 가보지 못했던 꽤 깊은 지하까지 내려 가는 동안에도,
도지마의 시선이 그녀의 엉덩이로부터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쪽입니다.」

어떤 문 앞에 선 사요코는 도지마에게 그렇게 말한 후, 그 문을 노크하며 방 안쪽을 향해 말했다.

「도지마 장관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사요코가 문을 열자, 거기에는 도지마의 예상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방의 중앙에 놓여진 응접 세트의 소파에 앉은 남자 위에, 전라의 여자가 올라타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남자의 양옆에 앉은 두 명의 여자는 남자의 가슴이나 목덜미를 햝으며 자신의 고간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그리고 중앙의 테이블에 올려둔 남자의 발부리를 또 한 사람의 여자가 열심히 빨고 있었다.

「...!!!! 이, 이건.... 대체...???」
「아, 장관님! 어서오십시오... 어떻습니까? 일단 함께 즐기시는건...???」
「사, 사메지마 군! 이런 산속까지 일부러 불러내서는 무슨 못된 장난인가!? 대체 이게 무슨 꼴이야?!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지?!」

남자의 이름은 사메지마 노부아키...
내각 정보부 보안국의 과장인 그는 사실상 연구소 소장인 사요코의 직속 상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도지마가 양쪽으로 쭉 찟어진 그 눈을 크게 뜨며 버럭 소리 질렀으나,
사메지마는 여유롭게 웃으며 마치 자신이 한 나라의 왕이라도 된 것처럼 건방진 말투로 대답했다.

「이런~ 이런~ 그렇게 화를 내실 필요까진 없잖습니까~ 수작이나, 못된 장난이 아니라... 뭐, 말하자면 경과 보고라는 겁니다.... 사요코, 장관님을 모셔라.」
「네.」

사메지마가 재촉하자, 분노와 의문에 망연해 있는 도지마를 사요코가 소파까지 정중하게 안내하여 데려왔다.
사메지마는 무릎 위에 앉아 있던 여자를 내려,
옆의 여자에게 눈짓으로 페니스에 남아있는 여자의 애액을 핥아 닦아내게 했다.

「하하하.... 정말 실례했습니다. 장관님께 보여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었을 뿐인데, 저도 모르게 불끈불끈~ 해져서 말입니다. 하하하하.... 이거 정말 부끄럽군요.」
「적당히 하게! 나는 자네가 "요전 날의 물질에 대한 조사가 끝났으며, 이에 대해서 은밀히 보고하고 싶다"고 말해서 이런 산속까지 왔네!!! 게다가 이 몸이 직접 운전까지 하셔야 했단 말일세!!! 그런데 자네는 고작 여자랑 오입질이나 하고 있는 꼴이라니.... 용건이 있다면 빨리 말하게!」

도지마의 험악한 얼굴에 사메지마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페니스에 달라 붙어있는 여자를 떼어냈다.
그 후 대충 옷을 정돈한 그는 사요코에게 신호를 보냈고, 그러자 방의 빛이 꺼지며 프로젝터의 전원이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안쪽의 벽에 스크린이 나왔다.
스크린의 옆에서 PC를 조작하는 사요코의 아름다운 옆 얼굴이 모니터의 빛에 요염하게 떠오르자,
도지마는 무심코 그녀의 얼굴을 정신없이 보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앞부분의 설명을 놓쳐 버렸지만, 계속 이어지는 쇼킹한 그 내용에 도지마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 그러므로 이 "녹색 빛깔의 물질"은 사람의 정신, 그 중에서도 성(性)적인 감각을 조종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물질의 성분은 현재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생소한 것으로, 합성이나 개발도 이론 상으로는 불가능. 그 때문에 여러 나라의 어디에서도 절대로 입수할 수 없는 물질입니다.... 게다가 휘발 한 후에는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으음.... 다음은.... 예상되는 사용 용도에 대해입니다만... 장관님, 혹시 짐작이 가는 일이 있으십니까...?」
「으음.... 일단 병기로 쓸수 있겠지. 재래식 병기와 아울러 사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는 생화학 병기로 사용 할 수 있겠지..... 아, 그래. 또 정치범이나 테러리스트에게 자백제로서도 사용할 수 있겠군.... 그리고.... 엄청난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놈들을 세뇌할 수...... 그, 그래!!! 그렇다면...!!!!」

간신히 수수께끼 풀어낸 도지마를 능글능글한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사메지마는 말을 이어갔다.

「말씀 대로 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을 세뇌 할 수 있으면, 고생해가며 병기를 개발할 필요도 없고, 언론과 국민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 파병해야 할 필요도 없죠... 뭐, 현실적으로 그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적어도 일본 경제의 50%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재벌들이나, 관료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일본 전체를 손아귀에 넣을수도 있다는 거죠.」

서로 잠시동안 의미 심장한 웃음을 주고 받는 두 사람...
미소만이 흐르는 침묵 속에서 도지마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 그런데 그 경과 보고에 왜 굳이 이런 여성들을 사용했지?」
「후후후... 그걸 정말 몰라서 질문하시는 것입니까?」
「으음....」
「장관님, 지금 이 연구소 내에 있는 여자들은 관료, 재벌의 딸, 연예계 등등... 말하자면 프라이드 덩어리 같은 여성들만을 선택해 세뇌했습니다. 세뇌 후에는 모두 이곳보다 더 깊은 지하실에 넣어두었습니다만, 아마 장관님도 아는 여자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저는 장관님께서 직접 그녀들을 시찰해주시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그녀들을 마음대로 하시면서, 이 "물질"의 굉장함을 자세히 알려드리길 원하는 겁니다. 가능한한 그녀들의 프라이드를 찢는 방식으로 말이죠...」
「과, 과연.... 이, 이런 중요한 문제에는.... 조금 더 자세히 시찰해 나갈 필요가 있긴 하지.... 아, 그래서 말인데...」

도지마는 사메지마에게 바짝 다가가, 귓속말로 살그머니 속삭였다.

「혹시.... 여기에 있는 노시마 소장도 세뇌하고 있는건가?」
「에...? ... 풋, 푸후후... 와하하하하하~~~~~~~~!!!!!!!!!!!!!!!」

사메지마는 도지마의 말을 듣자마자 큰 소리로 웃어 버렸다.
그런 사메지마를 보며 상당히 불쾌한 표정을 짓는 도지마... 사메지마는 곧 웃음을 멈추고는 여유로운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

「아, 아니. 실례했습니다, 장관님... 후후후.... 그런데... 장관님도 저와 같은 취향이라는 게 왠지 모르게 재미있어서 말입니다.」
「그, 그렇다면... 그녀도...???」
「그녀와 서로 알게 된건, 제가 훨씬 더 오래되지 않았잖습니까?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유부남이고, 아내와 딸 아이들도 집에 멀쩡히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어떻게 해볼수는 없었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그 물질의 첫번째 피험체는 당연히 그녀죠. 가장 프라이드가 높고, 아름다우니까요... 이 정도로 이 실험에 적당한 인간은 없죠.... 그녀는 지금까지 제가 실컷 써서 낡아 졌을지도 모릅니다만, 장관님만 괜찮으시다면 얼마든지 사용하십시오.... 아, 참고로 앞으로의 연구에도 그녀는 필요하기 때문에.... "구입"하시기 원하신다면, 다른 여자를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말한 사메지마가 손가락을 튕겨 <딱~>하는 소리를 내자,
사요코가 입고 있던 옷을 한장씩 벗어가면서 쇼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전라가 된 그녀가 사메지마의 발밑에 무릎을 꿇어 바지의 지퍼에 손을 뻗어갔다.
하지만 그 바로 그때....

- 퍼억.

「우욱...!!!」

사메지마는 사요코의 배에 발길질을 날려, 그대로 그녀를 바닥에 쓰러뜨려 버렸다.

「바보 자식! 나보다 장관님을 모시는게 당연하잖아!!! 인텔리답게 예의를 지켜 장관님을 모셔라!!!」
「네, 네에... 죄송합니다, 주인님.」

당황해 일어선 그녀는 곧 도지마의 앞에 무릎 꿇어, 세 손가락을 붙이며 고개를 숙였다.

「도지마님, 실례 했습니다. 사죄의 뜻으로 저의 몸을 열심히 사용해, 도지마님을 기쁘게 해 드리겠습니다. 만약 저때문에 화가 나셨다면 어떠한 벌이라도 받을테니, 아무쪼록 사요코를 사용해 주세요.」

그런 그녀를 보며 당분간은 어안이 벙벙해 있던 도지마였지만,
자신에게 거부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표정의 사요코를 보니 도지마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솟구치는 웃음을 억누를 수 없을 정도였다.


☆★☆★☆★☆★☆★☆★☆★☆★☆★☆★☆★☆★☆★☆★☆★☆★☆★☆★☆★☆★☆★☆★


그 후... 시찰 내내 도지마는 잠시도 사요코와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전라의 그녀를 옆에 세워두고 가슴이나 엉덩이를 마구 주무르거나, 때로는 그녀의 안내를 들으면서 뒤로 다가가 난폭하게 피스톤 운동을 하곤 했다.
이미 50의 나이가 넘은 도지마였지만, 그 나이를 믿을수 없을 정도로 그는 사요코의 몸을 즐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실험체의 경과일수로 분류된 독방의 앞을 지나가며, 방의 안쪽을 흥미롭게 한개씩 바라보고 있었다.

1일째.... 2일째.... 3일째.... 4....

「아, 아저씨~!!! 도지마 아저씨 맞죠~??? 저, 저에요! 미타 시오리에요~!!! 부탁해요, 도와 주세요! 여기에서 꺼내 주세요! 도지마 아저씨!!!」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자,
그 쪽에 있는 독방 안에서는 도지마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모든 일본을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미타그룹 총수의 딸. 미타 시오리가 있었다.

「오호라~ 이게 누굽니까? 미타 재벌의 아가씨가 아닙니까...? 이런 곳에서 왠일입니까?」

전라로 감금된 여성을 앞에 두고 "왠일입니까?" 라는,
참 이상한 인사를 건네는 도지마는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시오리의 필사적인 애원을 한 귀로 흘리고 있었다.

「나, 요전날의 파티에서, 화장실에서 누군가에게 습격당해서... 그래서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에 와있었어요... 여기는 어디죠? 부탁이에요! 여기에서 꺼내 주세요. 돈이라면 지금까지보다 좀 더 드릴수 있도록, 제가 아버님에게 말씀드릴게요... 꺼내 주세요! 집에 돌아가게 해주세요...!!!」
「아아~ 아가씨의 아버님께는 대단히 신세를 지고 있으니... 그렇지만 여기에 오게된건, 아가씨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아가씨는.... 너무 건방졌어요. 주위의 남자들을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했잖아요? 혹시 이것은 천벌을 받은게 아닐까요? 하하하하~~~」
「그, 그런.... 도지마... 당신도 한패였군... 좋아, 두고 보자구!!! 이런 일이 알려지면, 아버님도 가만히 계시진 않을테니까... 잊지마, 난 미타 가문의 여자라는 걸...!!! 그때가서 후회해도 늦을거야...!!! 우리 가문의 모두를 적으로 돌리고도 과연 정치가로서 남아있을수 있을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도지마를 노려 보았다.
당장이라도 독방을 뛰쳐나와 자신을 죽일 것같은 그 기세에 일순간 뒷걸음질을 쳐버린 도지마였지만,
지금까지의 보고를 들어보면 이 상황에서 일이 꼬이는 일따윈 일어나지 않을게 분명했다.

「오호~ 그건 무서운데요...??? 후후후... 뭐, 걱정하지 않아도 앞으로 2주 정도만 지나면 여기에서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약속하죠... 그 사이 아가씨에게는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옷도 입게 해 주죠... 단, 여기의 사람이 말하는 대로 식사와 운동만은 계속하세요. 그후에 아가씨는 자유입니다... 집에 돌아가서, 나를 정치권에서 실각시켜도 좋고.... 아가씨 맘대로 하세요. 크크큭....」
「그, 그거... 정말로 약속해 주는 거야? 옷과 자유...」
「물론! 여기서 지내는 잠깐동안 약간의 부자유만 참으면, 그 후에 아가씨는 지금까지 느낀적이 없을 정도로 큰 행복을 만끽할 수 있게 될거에요. 내가 보증하죠.」

그렇게 말한 도지마는 고개를 돌려 가던 길을 마저 걸어가면서, 사요코의 귓가에 살그머니 속삭였다.

「사요코, 저 년은 내가 조교한다. 세뇌만 끝나면, 바로 내 집에 보내라.」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원하신다면 오늘부터라도 몇명은 데려가실수 있도록, 이미 세뇌 완료된 여자들이 있는 곳으로 모실까요?」
「아, 그래. 좋아... 귀가의 드라이브는 싫증나지 않겠군. 크크큭....」

사요코의 뒤를 따라 복도 끝에 위치한 내빈실로 향한 도지마는
방 안에 깔린 호화로운 융단과 함께 여러 명의 여자들이 여기저기에서 제각각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하나같이 초점없는 눈으로 멍하니 앉아 있거나 서있는 그녀들이었지만,
모두가 최고의 몸매와 외모를 가진 미녀들로써, 도지마도 TV나 정재계의 파티에서 면식이 있던 얼굴도 있었다.
도지마는 그중 몇명의 가슴이나 음렬에 손을 대어가며 상태를 확인한 후,
그 중에서 3명을 선택하여 사요코에게 뒷일을 맡기고 나서 긴 복도를 따라 조금 전의 응접실로 돌아왔다.
그곳에서는 사메지마가 아직도 여자들과 얽히고 있었다.

「아, 장관님... 어떠셨습니까? 시찰 소감은...??? 그리고... 사요코를 맛본 소감은...???」
「하하하....!!!! 완벽이라는 말밖에 설명할 길이 없더군. 자네는 보안국의 과장보다 SM 조련사로서의 재능이 있는거 아닌가 싶더군.... 그러나 이제 자네의 황금빛 미래는 약속된거나 다름없지.」
「"자네의 황금빛 미래"가 아니라, "우리의 황금빛 미래".... 입니다.」


☆★☆★☆★☆★☆★☆★☆★☆★☆★☆★☆★☆★☆★☆★☆★☆★☆★☆★☆★☆★☆★☆★


그 후 앞으로의 계획을 협의하면서 잔뜩 "접대"를 받은 도지마는 지하실로부터 올라와,
지상의 연구시설들에 대한 형식적인 시찰을 간단하게 끝냈다.

지상의 평범한 연구원들에게 예전처럼 차가우면서도 염격한 모습으로 지시를 내리는 사요코를 보며,
도지마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상당히 애를 써야 했다.
아무리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온 사요코였지만,
몇분 전까지만 해도 천박한 교성을 흘리며 자신의 남근에 매달리던 사요코였다.
게다가 그녀의 스커트 안에서는 팬티를 걸치지 않은 그녀의 음렬에서는
그녀 자신의 애액과 도지마의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르고 있지 않은가?
사메지마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그림의 떡"이었던 사요코가
이제는 언제라도 자신에게 다리를 벌리는 노예가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떠올리면서 다시 한번 흥분해 버리는 도지마였다.

형식적인 시찰이 끝난 후 돌아가는 도지마의 체어맨 안...
운전을 하는 전라의 여자 1명과 함께 뒷좌석에서는 도지마와 다른 2명의 여자가 뒤엉켜 있었다.
그 중에 한 명은 같은 정당 동료의 막내 딸이기도 해서 몇번정도 같이 식사를 한 적도 있었지만,
우아하면서도 청초한 눈빛은 이미 없어진... 그저 도지마의 페니스에 대한 생각만 머릿 속에 가득한 더러운 암캐가 되어 있었다.

긴 흑발과 가늘고 날씬한 팔 다리...
게다가 정치가의 딸이라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도지마는 문득 4년 전에 실종된 자신의 딸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게 되었다.

( ............ 아야카..... 혹시 그 아이도 지금 쯤....??? )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모습을 억지로 뿌리치면서,
무언가에 복수라도 하는 것처럼 눈 앞의 소녀를 거칠게 희롱하기 시작하는 도지마였다.




< To Be Continued... >




제 2장. 어둠의 사람들



차가운 공기와 깊은 어둠이 주위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어딘지 모를 곳. 얼마나 깊은 지하인지도 알 수 없는 그 어둠 속에서, 두 개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목이 쉰 듯한 노인의 목소리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구분이 안되는 중성적인 미성이 었으나,
대화는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 때문인지 음침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래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네. 아마도...」
「아마도... 라고...???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냐? 이번에 실패하면 우리는 존재 자체가 지워질 것이다. 그런데 "아마도"라고...???」
「그, 그렇지만 주인님. "그것"이 보관되어 있는 곳은... 왠지, 우리들의 "어둠의 힘"이 통하지 않는 곳이라서.... 수하들을 보내기에는... 그... 조금...」

중성적인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듯한 말투로 말했으나,
노인의 목소리는 중성적인 목소리에 대해 존댓말을 쓰면서도 그 안에 무서워하는 기색이 배여 있었다.

「..... 그곳에 들어갈 수만 있으면, 그 후는 확실한 거냐?」
「네.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어둠의 사람이 한 명 있을텐데...? 음마가 아닌... 인간...!」

노인의 목소리도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중성적인 목소리의 그 말에 별로 놀라거나, 감복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듯한 느낌을 담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주, 주인님... 그, 그녀석은... 그동안 너무 관리를 안해서.... 소, 솔직히... 그 녀석이 지시하는대로 따라줄지...」
「어리석구나. 어둠의 사람이라고 해도 고작 인간이다. 그럴듯한 미끼를 던지거나, 공포를 심어주면 간단하지 않나?」
「그, 그게... 저도 그 녀석을 다시 이용해보려, 얼마전에 그 녀석의 상태를 확인해봤습니다만.... 아마 그 녀석에게 "공포"란 존재하지 않는 듯합니다... 인간이라면 최소한 죽음에 대한 공포는 있기 마련인데, 이게 참 어떻게된 일인지... 게다가 그 녀석에게 주인님을 힘을 "처음의 그때"와는 달리, 여자에 대한 특별한 갈망도 없는 상태입니다... 욕망 자체가 없다고 봐야할듯합니다... 그, 그러니까... 지금의 그 놈은... 말하자면... 살아있는 시체... 라고 하는게 정확할듯 합니다만....」
「.......」

노인의 목소리가 그렇게 말하자, 중성의 목소리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묵이 얼마 지속되지 않아 중성의 목소리는 다시 말을 꺼냈다.

「..... 그런가? 시체라...??? ... 하지만 그 놈은 정말로 죽어서 시체가 되지 않고, "살아있는 시체"에 머물러 있다... 소망이 남아있다는 게 아니냐...? 그것을 미끼로 던져라. 놈은 반드시 입질을 할것이다.」
「소, 소망... 이라면...???」

노인은 목소리를 그렇게 말하며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마치 대답한 것을 깨닫기라도 한 것처럼 큰 소리로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저도 이제 생각이 났습니다...!!!! 과연... 그 놈이라면 분명히...」


☆★☆★☆★☆★☆★☆★☆★☆★☆★☆★☆★☆★☆★☆★☆★☆★☆★☆★☆★☆★☆★☆★


「하아~ 하아~ 헉~ 허억~」

거친 숨을 내쉬면서 한 명의 여자가 걷고 있었다.
양손에 쇼핑 백을 가득하게 들고 있는 그녀였으나, 어딘가 몸이 안좋은지 오른쪽 다리를 질질끌어가면서 절뚝거리며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수미터 앞에서는 한 남자가 걷고 있었다.
상당히 낡은 작업복에 덥수룩하게 기른 머리카락과 깔끔하지 못한 턱수염...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무언가를 특별히 응시하는 것도 없이 시선은 앞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얼마가지 않아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다만 걸음을 멈추고 서 있을 뿐... 여자를 향해서 고개를 돌린다거나, 말을 건다거나 하는 것은 없었지만,
예전에 그를 아는 사람이 여자를 기다려주는 그 행동를 본다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하아~ 하아~ 주, 주인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별로 너를 기다린 건 아니다. 그냥... 조금 지쳤을 뿐이야.」

남자는 어느새 한걸음 뒤까지 따라온 여자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하면서 길가에 놓여진 벤치에 앉았다.

「...조금 쉬었다 가자. 어디 가서 음료수라도 사와.」

남자는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자판기는 벤치옆에 있었다.

「네. 죄송합니다.」
「뭘 사과하는거야? 내가 쉬겠다는데, 네가 뭐가 죄송한거냐? 목 마르다. 음료수나 빨리 사 와!」
「아, 네.」

남자가 거친 말투로 말하자, 여자는 당황하여 쇼핑 봉투를 벤치에 두고 잔돈을 꺼내서 캔 음료수를 하나 뽑았다.
그리고 입이 닿는 부분을 손수건으로 정중하게 닦아낸 후,
뚜껑을 열어 남자의 발밑에 무릎 꿇으면서 공손하게 내밀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것을 받아 한입만 마신 후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여자에게 말했다.

「... 음료수가 맛이 없군. 버려야 겠다. 입을 벌려라.」
「네?」
「입을 벌리라고 했다. 자꾸 같은말 반복하게 하지마.」
「아, 네!」

남자는 정말 음료수를 배수구에 버리는 듯한 태도로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그대로 고개를 들고 입을 연 여자의 입에 흘려넣었다.

- 꼴꼴꼴...

바싹 말라있던 그녀의 목에는 너무 차가웠던 것일까?
그녀의 목구멍이 음료수를 거부하듯,
그녀는 음료수를 다 마시지 못하고 반 이상 넘쳐 흘려버리고 있었다.
여자의 사정따윈 봐주지 않고 음료수를 쏟아 넣는 남자의 태도와 그 음료수를 흘리며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는 여자의 모습...
그것은 다른 사람이 보면 여자를 심하게 대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예전의 그 남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는 정말 감격의 눈물을 흘릴만한 상황이었다.

이윽고 남자가 그 캔의 내용물을 "모두 다 버린 후"
여자는 참고 있던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남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맛없는 음료수를 사와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음료수를 제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착각하지마. 버렸을 뿐이다.」
「네. 저에게 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남자는 여전히 여자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었다.
잠시 동안의 침묵...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남자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아유미, 내가 전에 말했을텐데? 앞으로도 나를 섬기고 싶다면, 망가진 몸 관리를 잘하라고... 불편한 몸으로 나를 따라다니면서 쇼핑을 하다니, 쇼핑이나 청소를 하는 녀석들은 얼마든지 있다...」
「하, 하지만 주인님...」
「아유미! 너는 뭐냐!?」
「예? 아, 네!!! 저는 주인님의 노예입니다. 주인님의 명령을 듣지 않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 그래, 넌 내 노예다. 하지만 난 내게 예전같은 봉사를 바라고 있는게 아니야. 내가 정말로 바라고 있는 것은... 너도 알고 있을텐데?」

그렇게 말하는 남자는 그제서야 시선을 돌려 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여자 보았다.
그의 차가운 목소리만큼이나 눈빛 또한 차갑고 날카로웠지만,
여자는 남자의 눈동자에 머물러 있는 아주 작은 상냥함을 느낄수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아마노 에이이치"...
"어둠의 지배자"라 불리는 악마에게 속아, 자신이 아끼던 모든 여자들을 한순간에 잃은 남자...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그날"의 유일한 생존자인 아유미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흘리면서,
노예가 해서는 안되는 "주인의 말에 대한 반론"을 꺼냈다.

「그, 그치만... 그렇... 지만... 주인님께서는... 새로운 노예들을 모으시면서... 주인님... 제가 청소를 하거나...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못하게 하시고... 저, 저는 너무 불안해서... 이제... 주인님께 제가 필요하지 않은 것인가 하는게... 너무 너무 불안해서...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 주인님의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어서... 주인님을 섬기고 싶어서...」
「.............」

에이이치는 아유미의 말을 듣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 말없이 먼 곳에 있는 산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아유미를 벌할수 없었다.
아니, 그는 아유미에 대해 한마디의 꾸중조차도 할 수 없었다.
아유미를 챙겨주면서 자신의 안에 남아있는 죄책감을 완화시켜온 에이이치였기에,
지금의 그로서는 예전처럼 아유미를 함부로 대할수도 없는 탓이었다.
실제로 지금 에이이치가 아유미에게 상냥하게 대하지 않는 것 역시 그녀가 스스로 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날" 이후... 에이이치는 바닥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는 모든 여자들을 정중하게 닦아 침실에 옮겨,
한 명씩 입을 맞춰주면서, 위로와 사죄의 말을 그녀들의 귓가와 자신의 마음에 흘려 넣었다.
몇 시간에 걸쳐가며 모든 여자들을 혼자서 챙겨가는 에이이치의 모습을 바라보던 아유미는
언제나 "주인님의 마음에 새겨진 깊은 상처는 치유될수 있을까? 그것이 치유되는데 자신이 도움될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짓눌려 있었다.
때문에 그녀로서는 에이이치가 자신을 배려 할때마다, 그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들어가는 듯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그 날" 이후로 당분간은 단 둘만의 생활이 계속 되었지만,
너무나 큰 저택의 관리, 청소를 하는 것과 정기를 빼앗긴 여자들을 돌보기 위한 목적으로 에이이치는 몇명의 노예를 다시 만들었다.
그러나 새로운 노예들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에이이치의 곁에서 그를 섬기는 것은 아유미만이 할수 있는 특권이었고,
에이이치와 직접적인 섹스를 할수 있는 것도 오직 아유미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었다.
한순간도 에이이치는 자신의 곁에서 아유미를 물러가게 하는 일이 없었고,
심지어는 예전에 마리와 아카네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던 아유미를 자신의 침대에서 재우며 함께 아침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에이이치는 여전히 아유미에게 미소 한번조차도 보내주지 않았지만,
아유미의 입장에서는 상냥한 미소보다는 차가움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배려가 차라리 좋았다.

「.... 다 쉬었다. 가자.」
「네.」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던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하며 벌떡 일어서자,
아유미 역시 그를 따라 자리에 일어서서 쇼핑백을 들고 그의 뒤를 좇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에이이치도 그녀가 말한 불안함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할수 있는 것은 다만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가며, 아유미의 상처를 덮어주는 것 뿐.
저택에서 잠들어 있는 수많은 여자들을 구하는 일도...
유일하게 남아 준 아유미 마음의 고뇌를 없애주는 것도....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죄악들을 갚는 것도...
다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이 마음속에 직접적으로 다가올 때마다 에이이치는 너무나 무력한 자신에게 증오를 느꼈지만,
그런 표정을 아유미에게만은 보여주지 않고 다만 매일 이 고통의 출구를 찾아 발버둥칠 뿐이었다.


☆★☆★☆★☆★☆★☆★☆★☆★☆★☆★☆★☆★☆★☆★☆★☆★☆★☆★☆★☆★☆★☆★


깊은 밤...
아유미를 비롯한 모든 노예가 잠든 후, 에이이치는 "피의 광연" 개최된 홀에서 흔들의자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 입에는 반쯤 타들어간 담배를 물고서, 그는 잠시동안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

팔걸이에 올려두었던 한 손을 천천히 들어올려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들었다.
그리고...

- 휙!

에이이치는 갑자기 그 담배를 홀의 한쪽 구석을 향해 던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벌떡 일어나, 초인적인 속도로 달려 구석의 어둠 속에 주먹을 휘둘렀다.

- 부웅~!!!

도무지 주먹을 휘두르는 소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파공성...
하지만 에이이치의 주먹은 그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이 자식아~!!! 여기가 어디라고 면상을 들이밀어, 개새끼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향해 거칠게 욕설을 내뱉으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어둠을 바라보는 에이이치...
에이이치가 바라본 그곳에서는 눈에 익은 검은색 사제복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들의 정기를 빼앗아간 "어둠의 지배자"...
그의 수하인 정체불명의 노인이 다시금 에이이치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 이봐. 잠깐! 잠깐 기다려라! 내 얘기를 좀 들어봐!」
「닥쳐...!!!」

에이이치는 노인을 향해 살짝 몸을 날리며 오른발을 휘둘렀다.
하지만 노인의 몸은 허깨비라도 되는 것처럼, 이번에도 에이이치의 공격을 그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이봐. 내가 왜 왔는지는 좀 들어봐야 돼지 않겠나?!」
「닥쳐라! 그 재수없는 면상, 더 보고 싶지도 않아... 이번엔... 네놈이 "나의 여자들"처럼 영원히 잠들 차례다... 죽어, 이 새끼야~!!!!」
「그, 그래! 그거다!!! 여자들..!!!」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두르려던 에이이치는 노인의 말을 듣고, 내뻗던 주먹을 거짓말처럼 뚝 멈춰 세웠다.

「.... 뭐?」
「저, 정기를 뽑힌 여자들을 다시 되돌려주지 위해서 왔단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에이이치의 얼굴에는 일순간 희망의 빛이 떠오르는 듯 했으나,
순식간에 그 표정을 지우고 다시 한번 버럭 소리를 지르며 노인에게 달려들었다.
한손으로 노인의 목을 조르듯 잡아채는 에이이치... 이번에는 노인도 그대로 에이이치에게 붙잡혀 그대로 벽에 등을 부딪히고 말았다.

- 쿵!

「미친 새끼, 놀구 있네... 누굴 바보로 아는거냐?! 내가 또 네놈에게 속을 거 같아?! 죽어라, 죽어. 이 자식아, 죽어버려~!!!」
「농담이 아냐. 조금 진정하고 내 말을 들어봐라... 사실이야. 정말 그 여자들은 원래대로 되돌아오게 해주마!」

에이이치에게 목이 졸려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살짝 미소까지 지어가며 그를 설득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목을 조르는 것이 의미가 없음을 안 것일까?
에이이치는 분노의 표정은 무너뜨리지 않았지만, 노인의 목을 조르던 손은 살짝 놓으면서 거칠게 말했다.

「.... 일단, 얘기나 들어보지. 여자들을 원래대로 돌릴수 있다고...???」
「크크큭... 그래, 여자들의 정기를 가져가신 "그분"께서 그 정기를 다시 돌려주고자 하신다... 하지만, "그분"이나 나도 자선사업가는 아니라서 말이야... "그분"께서 네게 어떤 일을 맡기길 원하신다. 그걸 해 주면 여자들을 본래대로 만들어주시겠다 하셨다.」
「계약이라는 거냐? 이거야말로 예전의 그 수법이군... 뭐냐? 또 상등품 여자라도 바치라는 거냐? 웃기지 마~!!!」
「아냐, 아냐~ 이번에는 다르다. 단지 어떤 곳에 가서 약간의 조사를 해오면 되는 일이지. 나를 비롯한 "그분"의 다른 수하들은 갈수없는... 인간인 너만이 갈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곳에 가서 약간의 조사를 하고, 어떤 것을 조금만 가져오면 돼.... 어차피 그곳에 있는 건 전부 인간이니까, 네가 가진 "힘"을 조금만 쓰면 식은죽 먹기 잖아?」

에이이치는 여전히 분노의 표정과 날카로운 시선을 바꾸지 않았지만, 그 말투에서는 조금씩 노인에 대한 경계가 풀려나가고 있었다.

「... 그럼 "여자들"은...??? 그녀들은 어떻게 되는거냐?」
「정기는 "그분"께서 돌려 주실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게 예전처럼 돌아오는 거다. 기억도 돌아오는 것고, 같이 걷거나 이야기도 할수 있지. 물론 섹스도 가능해... 크크크큭.... 다만 신체가 망가진 건 어쩔수 없지. 인간의 몸은 인간의 병원에 가서 고치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에이이치의 머릿 속에 심각하게 몸이 망가져 있던 아카네와 마리의 모습이 떠오르며,
다시 노인과 "어둠의 지배자"에 대한 분노가 솟구쳐 올랐다.
하지만... 이대로 화를 내기만 한다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이 찬스를 놓쳐 버릴수도 있다.

( 어떻게 한다...??? 이 자식을... 그 녀석을... 다시 믿어도 될까...??? 또 속아 이용당하는 것일지도...??? 하지만 이제 나에게 남은 방법은 아무것도 없어.... "방법을 찾겠다"며 떠난 메구미도 그 이후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어떻게 하지...??? 어쩌면 좋지...??? )

에이이치의 안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생각 외에도, 분노와 불신의 의심이 끝없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계속되던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은
무겁게 입을 연 에이이치의 말에 의해서 깨지게 되었다.

「................ 그러면... "그곳"이란 건, 대체 어디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 기회를 놓칠수 없다고 생각한 에이이치...
처음부터 그의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 To Be Continued... >





제 3장. 추억.



노인이 돌아간 후, 에이이치는 여자들이 누워 있는 침실로 향했다.
"고문실"과 창고들이 있었던 지하를 완전히 개조하여 만들어진,
최신식 의료기기들까지 완비한 그 침실에는 몇십명에 달하는 여자들이 여러개의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그래... 그것은 정말 자는 듯한 모습이었다...
딱딱하게 몸이 굳지도, 피부가 창백하게 변하지도, 차갑게 식지도 않고,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는 여자들...
끔찍했던 몸의 상처들도 이제는 어느정도 아물어져서, 예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 "월식일" 이후로... 단 한번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여느때처럼 한명씩 모두의 뺨에 입을 맞춰준 뒤, 에이이치는 침실 가장 안쪽의 한 침대의 앞에 섰다.
그리고 그 침대의 옆에 놓여진 의자에 천천히 앉아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대로 허리를 숙여 그녀의 가슴에 살며시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침묵..........
조금 전부터 에이이치의 어깨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지만, 그것이 왜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


「하아~ 하아~ 하아~」

달리고 있다...
나... 달리고 있어....
거친 호흡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멈출수 없어...

왜지...??? 무엇때문에 난 달리고 있는 걸까...???
어...??? 이곳.... 낮익은 곳이다...
그래, 여기는 분명히....!!!!

앞만 보며 열심히 달리던 나의 앞에, 이윽고 "그 아이"와 "그 녀석들"이 나타났다.
7~8세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
그리고 그 주위를 비교적 나이가 많이 보이는 꼬마 남자애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여자 아이는 울고 있다....

..... 그래, 생각났다...!!! 나는 이 아이를 도우러 왔어...

내 이름은 아마노 에이이치... 10살이다...
나는 어렷을때부터 고아원에서 자라 부모님이 누군지도 잘 알지 못한다.
고아원에서의 생활 속에서...
유일하게 내가 마음을 연 친구.... 친구임과 동시에 좋은 동생.... 카자미 마리를 괴롭히는 녀석들을 혼내주기 위해서....
나는 이 아이를 돕고, 녀석들을 혼내주기 위해서, 여기까지 달려온거다...!!!!

그 녀석들과 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나는 또래들과 싸워서 한번도 져본적이 없다.
며칠 전에는 나보다 두 살 많은 형하고도 싸워서, 흠씬 두들겨 패 주었다.
사실... 그때도 싸움을 한 이유는 지금과 거의 비슷했다...
그 녀석이 마리가 아끼는 인형을 빼앗아서, 그 인형의 목을 부러뜨린 것이다...
마리를 괴롭히는 녀석은 용서 못한다... 마리와 나는 친남매도 아니지만, 이 고아원에서 마리는 나의 유일한 "가족"이다.

혼자서 4명의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조금 시간이 걸렸고, 나도 많이 맞았지만...
그래도 결국 녀석들은 코와 입술에서 피를 흘리며, 도망가거나 그대로 주저앉아 울어 버렸다.
나의 코에서도 피가 흘러 나오고, 입안에서도 약간의 피맛이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쓰러져 울고 있는 마리에게 다가가 그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마리가 그 큰 눈망울로 나를 보더니, 예쁜 미소를 지으며 달려들듯이 갑자기 나에게 안겨온다.

「에이 쨩! 역시 와 줬구나... 나, 기뻐..」

나는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당연하지! 약속했잖아... 마리 쨩은 언제라도 내가 지켜 준다고...」
「응, 응, 맞아... 고마워! 쭉 함께 있자, 에이 쨩.」

그러나.....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킬수 없었다....
그로부터 몇달 후 우리가 함께 있던 고아원은 문을 닫게 되었고, 우리는 각각 멀리 떨어진 다른 고아원으로 보내진 것이다.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그때의 내가 "첫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다시 한번 마리를 만나고 싶다고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것은 단지 헛된 꿈에 불과했다..... "그 때"까지는....





그것은 내가 21살이 되던 해의 어느날이었다.
나는 그때까지 부자집에 양자로 거두어진다든가 하는 행운은 누리지 못하고, 결국 성인이 된 탓에 고아원을 나와야 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이었던 "주먹질"을 살려서, 작은 야쿠자 패거리의 똘마니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하게 된 일은 소위 말하는 "해결사"...
그날도 나는 사채를 쓴 어떤 녀석에게서 돈을 받아내기 위해, 낡은 아파트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내가 들어간 그곳...
그 방의 한쪽 구석에서 강제로 찟겨진 듯한 옷을 걸치고, 몸을 웅크린 채 덜덜 떨고 있는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리가 가게된 고아원은 아주 안좋은 곳이었다고 했다.
몇몇 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키는가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봉투 붙이기 같은 일을 해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들은 모두 강제적인 것으로... 반항하는 사람들에게는 밥을 주지 않거나, 때론 심한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리는 그곳에서 10살이 되던 해...
고아원 원장에게 강간을 당하게 되어 끔찍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었다고 했다.
그 원장의 노골적인 성폭력과 성추행은 그후로도 몇년동안이나 계속되었고, 결국 마리는 그 고아원에서 도망쳐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때 마리의 나이가 16세...
일반인으로 따지자면 이제 겨우 대학학교를 입학했을 법한 그녀가 혼자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나도 혹독했다.
결국 마리는 술집의 종업원으로 뒷골목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후로... 끝없이... 끝없이... 그녀는 추락해 갔다....
술집의 포주는 엄청난 금액의 빚을 마리에 안겨주고, 그 빚을 다 갚기전까지는 일을 그만두는 것도 허락해주지 않았다.
엄청나게 불어나버린 빚을 갚기 위해, 결국 마리는 사창가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그녀는 현실의 고통과 슬픔을 잊기 위해 나중에는 마약에까지 손을 대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마리를 찾아내었을 때는 이미 몸은 심하게 망가져 있을 뿐더러, 그 정신은 마약으로 인해 거의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 맑던 두 눈동자는 심각하게 탁해졌고, 그토록 아름답고 귀엽던 얼굴은 남자를 끌어당기는 요부의 얼굴로 변해 있었다.
나는 이 것이 꿈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고있던 마리를 팔을 잡아 그녀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리가 이토록 추락해버린 것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나 자신에 대한 분노의 말을 중얼거리면서...

「마리 쨩, 마리 쨩..!!! 나야, 에이이치야~!!! 이제 괜찮아... 이번이야말로 내가 지켜 줄테니까,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마리 쨩~!!!!」

나의 말을 들은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 어, 어서오세요... 손님... 나.... 뭐든지 할테니까... 아픈 것은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도 마약의 환각에 빠져 있는 것일까...?
그녀는 슬픈 눈으로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의 고간에 얼굴을 묻고 그 가련한 입술로 내 바지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마리가 대채 왜 이러는 것인지, 마리의 말이 무슨 뜻인지도 알지 못했지만,
마리가 예전에 내가 알던 모습이 아니라는 그 사실에 크게 슬퍼하며 마리의 이름을 불렀다...

「그, 그만해! 그만해, 마리 쨩. 나야!!! 나!!! 에이이치야~!!! 아마노 에이이치~!!!! 나 모르겠어? 마리!!! 마리~!!!」

나는 그녀를 강하게 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마리는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결국 내가 그 아파트에 찾아간 이유도 까맣게 잊은 나는 그녀를 안아들고 내가 살고 있는 단칸방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그리고 나의 이불 위에서 잠이 든 마리는 오랫동안.... 마치 며칠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정말 오랫동안 잠을 잤다....





그리고.... 그녀의 투병 생활이... 아니, 우리 두 사람의 투병 생활이 시작되었다...
마약의 금단 증상이 생기는 1달 동안...
나는 그녀의 곁에서 마약을 주사하고 싶어서 날뛰는 그녀를 꼭 껴안아 주고...
금단 증상으로 인해 자해하는 그녀의 손발을 묶기까지 하면서, 필사적으로 그녀가 마약을 끊을수 있도록 도왔다.
기껏해봐야 야쿠자 패거리의 똘마니에 불과한 나... 게다가 그 야쿠자도 그리 대단한 조직은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갈만한 돈이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1달동안의 금단증상이 지나가자, 마리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자해를 하면서 생긴 상처는 물론이고,
몸 구석구석에 있던 채찍의 자국이나 주사바늘의 흔적들도 점차 사라져, 희고 투명한 피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단증상도, 몸의 상처들도 거의 남지 않게된 어느 날의 아침....

「으.... 으응....」
「아, 일어났어? 좋은 아침이야, 마리.」
「........???」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잠시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리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 에이... 쨩...??? 에이 쨩이야...???」
「마, 마리...??? 그, 그래!!!! 나야, 마리...!!!! 생각해 내 주었구나~!!!」
「흑, 흐흑... 흑흑흑.... 에이 쨩.... 에이 쨔앙~~!!!!」

마리는 그대로 내 품에 안겨, 지금까지의 싫은 일을 모두 씻어버리는 것처럼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대단히 오랫동안 나의 가슴을 적시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안좋은 기억들은 단지 그만큼으로 씻어 버릴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보...!!! 에이 쨩, 이 바보...!!!! 왜... 대체 왜.... 나를 치료했어...!!!! 어째서....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다시 생각나게 만든거야....!!!! 나.... 차라리....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차라리 더 행복했을텐데....!!!!! 바보...!!!! 바보....!!!!!」

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어쩌면 그 상태 그대로 제정신이 아닌 것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때까지의 나는 그녀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말을 통해 마리가 다시금 떠올리고 싶지 않는 끔찍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대로 죽는게 더 행복하다니....
그토록 아픈 기억들을 가진 마리를... 이제는 더 이상 혼자 놔둘수는 없다...

「마리... 미안해... 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 멋대로 너를 괴롭게 하다니.... 나의 인생도 별로 좋진 않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언제나 네가 있었어... 그래서... 그래서 난 아무리 큰 슬픔속에서도... 큰 아픔 속에서도 견딜수 있었어.... 마리... 이제 네 마음 속에도 나를 담아줘... 그리고 그 아픔을 견뎌줘...... 나... 그동안 아무런 희망도 없이...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았지만... 나 이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생겼어... 널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에, 에이... 쨩......」
「예전에 약속했었지...? 내가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언제라도 너를 지켜주겠다고.... 이제부터는 정말로 내가 널 지켜줄게...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살아가는게 괴롭다면..... 죽음까지라도 너와 함께 가줄게... 다시는.... 다시는 널 놓치지 않을거야.... 마리....」

나의 말을 들은 마리는 아무 말없이 울면서,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리고 다시 한참동안이나 목놓아 울고난 후,
그녀는 나에게서 살짝 떨어져서 아직도 흐르는 눈물을 닦고, 어린 시절의 그 귀여운 미소를 내게 보여주었다.

「에이 쨩... 나...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슬프다든가... 외롭다든가... 그런 감정 따윈 느끼지 않는... 인형이 되고 싶었어... 예쁘고 귀여운... 인형... 그래, 에이 쨩 만의... 에이 쨩만이 귀여워해 주는... 그런 인형이 좋은데... 누군가가... 잔뜩 귀여워해준다면... 나도 행복해질수 있겠지...? 나, 행복하다는 게 어떤 건지... 이젠 기억도 안나지만.... 외롭지 않으면 행복할거야, 그치?」
「마, 마리...」
「그러니까... 만약에 천사님이라도 나타나서... 내 소원을 들어줘서... 내가 인형이 될수 있다면... 나, 꼭 귀여워해줘... 나, 봉사에는 능숙하기 때문에... 분명히 에이 쨩의 마음에 들거야...」

나는 마리의 말을 들으며 그녀가 걸어 온 인생의 비참함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마리의 슬픔이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나는 더욱 더 강하게 다짐했다....
내가 반드시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마리... 난 널 인형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천사가 아니지만... 내가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게... 반드시 싫은 일은 잊게 해 줄게...」
「에이 쨩. 안아줘... 나... 에이 쨩의 여자가 되고 싶어...」

그 날, 나는 마리와 몇번이나 섹스를 하며 사랑을 나누었다.
앞으로의 행복한 나날들을 다짐이라도 하듯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욱 굳게 세우기라도 하듯이...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그 후, 마리와 나의 행복한 동거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정말 행복했고, 그녀 역시 나에게 「에이 쨩, 나 너무 행복해...」라는 말을 자주 해주었다.
하지만 그 행복과는 반대로 다시 마리를 잃어버릴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는 빚을 갚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다.
마리의 말에 따르면 이미 지금쯤 마리를 다시 붙잡아오기 위해 야쿠자가 나섰을 것이다.
지금의 나로선 그녀의 빚을 갚아줄만큼의 돈이 없다.

그리고 엎친데 덕친격으로 나 역시도 뒷골목의 사람...
마리를 잡으려 나선 야쿠자가 이곳을 발견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나와 마리는 결국 도쿄를 떠나기로 작정했다.
훗카이도나 오키나와 같은 먼 땅끝으로 도망쳐서 우리 두 사람만의 신혼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면서, 나와 같은 조직에서 똘마니 일을 하던 친구에게 맡겨 두었던 약간의 돈을 받으러 갔다.
물론 그녀와 같이 나가면 그 야쿠자들에게 잡힐 수가 있기 때문에, 나 혼자서 그 녀석을 만나러 간 것이다.

「뭐? 떠난다고...??? 어디로? 왜?」
「아, 조금 위험한 일이 생겨서 말이야....」
「일의 트러블이야...? 아니면 여자 때문에...?」
「여자와 관련된 일을 트러블이지.... 함께 도망치기로 했어. 그곳에 가면 이제 손 씻고 성실하게 살아야지.」

그때 난 왜 몰랐을까....?
그 녀석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손바닥 뒤집듯 쉽게 친구를 배신하는 녀석이라는 걸....

열차를 예매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마리는 몇사람의 남자에게 둘러싸인 채, 가운데에 있는 남자의 무릎 위에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간신히 되찾은 듯한 희고 투명한 피부는 그 남자들의 정액 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표정과 흰자위만 보이는 그녀의 두 눈, 그리고 끈임없이 흐르는 군침과 애액... 그리고... 눈물...
방의 여기저기에 흩어지는 바이브래터나 여러가지 도구만 봐도, 마리가 얼마나의 능욕을 당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나에게 절망을 준 것은....
방바닥을 굴러 다니는 작은 주사기와 그녀의 가느다란 팔 곳곳에 생긴 마약의 주사바늘 자국이었다...

「여어~ 에이이치... 잠깐 사이에 대단히 출세한 것 같구나? 겁도 없이 우리 구역의 여자를 훔쳐서 달아나려 하다니~」
「쿠, 쿠도....???」

지금 마리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그녀를 능욕하는 남자의 이름은 "쿠도 히데야키"...
뒷골목 세계의 상당한 거물로써 나도 몇번인가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저 놈이 마리를 데리러 오다니...???
마리를 붙잡고 있는 야쿠자 조직이... 관동지역 전체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코바야시 구미"라는 건가...???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이, 이건... 말도 안돼....!!!!!!!!

「자, 잠깐~!!!! 쿠도 상, 부탁드립니다....!!! 마리를 놔주세요~!!!! 뭐든지 할테니...!!!」
「... 너 이제보니 상당히 멍청하구나...?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그게 바로 이쪽 세계에 존재하는 1순위의 불문율 아니었던가...???」
「갚습니다, 갚아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돈이 없습니다~!!!! 그러니... 일주일만 시간을 주십시오~!!!」
「미안하지만, 이 년은 내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던 년이었거든...? 그래서... 네가 갚는다고해도... 별로 그 돈을 받을 생각은 없는데... 어쩌지...???」

쿠도, 너 이놈....
마리를 놔줄 생각 따윈 처음부터 없었다는 거냐....???
안돼... 마리를 다시 그 고통 속으로 보낼순는 없다...!!!!
마리는 내가 지킨다.... 마리는.... 내가.... 마리는.... 내가....!!!!!!!!!!!!!!

「이 자식~~!!!!!」

나는 바지의 주머니에서 발리송 나이프를 꺼내어 가벼운 금속음과 함께 열면서, 그대로 쿠도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나의 칼 끝은 그 녀석을 스치는 것조차 할수 없었다.
이미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몇명의 남자들에게 가로 막혀, 그대로 놈들에게 얻어맞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내가 주먹질 하나는 자신이 있다고는 해도...
나는 1명이고, 놈들은 다수였다... 나는 그래봤자 건달이고, 놈들은 진짜 야쿠쟈였다... 나는 약했고, 놈들은 강했다...

다음날 아침...
거의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왔다갔다 할 정도로 심하게 얻어맞는 나는 도쿄 앞바다를 떠다니고 있었다.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다가 나를 발견한 사람이 있었던 덕분에 다행히 목숨은 건질수 있었지만,
오랫동안 병원에서 침대 신세를 져야 했고 재활훈련을 거쳐, 간신히 두발로 걸을수 있게 된 것이 입원일로부터 5개월이 흐른 후 였다.

나는 또 다시 마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고, 다시금 절망의 시간속으로 떨어지는 그녀를 구해내지 못했어....

나 자신에 대한 것인지, 쿠도에게 향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끝없는 분노를 느끼면서,
나는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쿠도가 있을 시부야의 거리로 향했다.
그리고 현재 쿠도가 살고 있는 맨션의 앞에서 그를 기다려, 그가 안에 들어가고 나서 창문의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렸다.
이미 나는 어렷을 때부터 열쇠구멍에 쇠꼬챙이를 집어넣어 잠긴 문을 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맨션의 문을 가볍게 열어 우선 다른 녀석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옷의 안쪽 품에서 사시미칼을 꺼내어들고 천천히 녀석의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녀석의 곁으로 다가가 놈의 가슴팍을 향해 칼을 겨누는 순간...

「....!!!!」

- 퍽.

「으윽...!!!」

쿠도는 깊이 잠들지 않았던 것인지, 갑자기 눈을 뜨더니 그대로 한쪽 주먹을 휘둘러 내 배를 쳤다.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격을 당한터라 그대로 몇걸음을 뒤로 물러나 버렸다.
하지만 그 놈도 나의 칼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고, 왼쪽 어깨를 깊게 베였다.

「누, 누구냐?! ....응? 에이이치...??? 비, 빌어먹을 놈... 그래도 산에 묻어버리지는 않아줬건만, 뉘우치지도 않고... 오냐, 네 놈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죽여 주마!!!」

당황하여 침대에서 뛰어내려간 쿠도는 당장이라도 날 씹어먹을 듯 노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쿠도... 네 놈에게는 상당히 신세를 졌다... 덕분에 병원에서 잘 쉴수 있었어...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는 네놈이 쉴 차례 아닌가? 아예 영원히 잠들어라, 이 새끼야!!!! .....마리는 돌려 받겠다.」

나는 쿠도의 옆자리에서 알몸인 채 잠들어 있던 여자를 상냥하게 흔들어 일으켰다.

「마리, 마리... 마중 나왔어... 가자! 가서... 우리 행복해지자!」
「으응....???」

그러자 졸린 것 같은 눈을 비비면서 고개를 드는 여자...
하지만 그녀는....

「마리가.... 아니야...???」
「꺄악~~~!!!!! 사, 살려주세요~!!!!」

.... 처음 보는 여자였다.
그녀는 칼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녀를 무시한 채 어느새 단검을 뽑아들고 있는 쿠도에게 소리쳐 물었다.

「마리는 어디있냐?! 마리는 어디있어~??? 사창가에 있는 거냐??? 그곳은 어디냐???」
「흥! 안됐지만 그 년은 이제 여기에는 없다... 계속 그 년만 가지고 놀다보니, 조금 질려서 말이야... 그 년이 우리에게 빚을 진만큼 돈을 받고, 팔았다.」
「어디지? 어디에 팔아넘겼냐...???」
「크크큭... 그거야 내가 안 팔았으니 모르지. 하지만 꽤나 발이 넓은 조직에 넘겼으니, 이미 일본에는 없는지도 몰라... 어쩌면 중동으로 팔려가서, 어떤 돈많은 변태 놈의 100번째 첩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 크크크큭....」
「... 개... 새끼... 이런 개같은 새끼야아아아아~~~~!!!!!!!!!!!!!!!」

나를 먹어버리는 듯한 분노와 절망...
끝없은 어둠의 늪에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날 나는 쿠도를 죽였다...
이미 숨통이 끊어진 쿠도의 몸뚱이에 몇번씩이나... 몇번씩이나... 칼을 박아 넣어가며,
나는 옆에 있던 여자의 비명과 피의 물보라 속에서, 나의 마음은 서서히 어둠속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후 나는 도망자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쿠도 히데야키를 죽인 살인범 아마노 에이이치를 체포하기 위해 쫓기 시작했고,
"코바야시 구미"의 야쿠자들은 자신의 패밀리를 죽인 아마노 에이이치를 죽이기 위해 쫓기 시작한 것이다.

가지고 있는 돈도 없었고, 거처도 없었으며,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내가 몸을 담고 있던 조직에서는 엄청난 세력의 코바야시 녀석들과 마찰을 피하기에 급급하고 있었다.

「허억~ 허억~ 하아~ 하아아~~」

조금 전까지 나를 쫓는 몇명의 야쿠자들에게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나는
좁은 골목안의 쓰레기 더미에 몸을 숨겨, 간신히 녀석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는 하루 하루...
하지만 난 반드시 마리를 찾아내어 그녀를 구해줘야 한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단 말이다...!!!
.... 바보같군.
시궁창의 쥐처럼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면서 살고 있는 주제에 그녀를 구하겠다니...

「젠장, 젠장... 제기랄....!!! 으아아아아~~~!!!!! 빌어먹을....!!!! 힘을 갖고 싶다...!!!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이...!!!! 그녀를 구해낼수 있는 힘....!!!! 힘을 얻을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수 있는데...!!!!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수 있는데.........!!!!!!!!!!!!!!!」
「크크크큭.... 힘을 갖고 싶다고...?」

정말 어둠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듯한 나에게.... "그 녀석"이 나타났다...
좁은 골목 안의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노인...
중세시대의 수도승이 입었을법한 검은색 사제복을 입고, 후드를 푹 눌러쓰고 있는 터라 얼굴은 정확히 보이진 않았지만,
쉰듯한 목소리를 가진 바로 "그 녀석"...

「힘을 갖고 싶다면, "그분"의 힘을 네게도 나눠주지... 조건부 계약으로 말이야...」
「너, 넌 누구냐...?」
「그냥.... "어둠의 사람"이라고 해두지.... 크크크큭....」

그리고... 나는 "힘"을 얻었다...
"힘"을 통해 나는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강력한 신체를 손에 넣었고,
"힘"을 통해 나는 관동지역 모든 야쿠자 조직의 오야붕들을 나의 부하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힘을 사용해 간신히 마리를 찾아내었을 때는
그녀는 훗카이도에 있는 산속의 한 온천숙소에서 심하게 망가진 몸을 이끌고,
식사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손님들에게 몸을 팔고 있었다.

그녀는 예전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정신이 망가져 버려서,
어둠의 힘을 사용해도 산산히 부숴진 정신의 조작들을 다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실어증에 걸린 듯 말도 하지 못하고,
생기없는 눈으로 남자의 페니스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마리...
지금의 그녀는 남자의 정액을 짜기 위해 존재하는 가축과 같은 모습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터져나오는 분노를 어찌하지도 못하고, 다만 포효에 가까운 비명을 지를 뿐인 나...
나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아직까지 내 안에 남아 있던 "감정"을 씻어내리기 시작했다.

「마리... 마리... 미안해.... 마리... 미안해.... 난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널 지켜주지도... 행복하게 해주지도 못했어... 미안해... 용서해줘...」

아직 낮이었지만,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은 탓에 하늘에는 어둠이 가득차 있었다.
나는 그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리를 꼭 끌어안고 미안하다는 말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 마리... 언젠가... 네가 말했지...? 인형이 되고 싶다고... 나만의 인형... 내가 귀여워해주는 인형... 슬픔이나... 외로움 따윈 느낄수 없는 인형.... 나... 너를 예전처럼 만들어 줄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면... 그 소원... 들어줄수 있어.... 나만의 인형이 돼서..... 나만을 위해 살아 줘.... 이제 두 번 다시 널 떼어 놓지 않을게.... 네가 말한대로 잔뜩 귀여워 해줄게......」

나는 그렇게 말한 후, 마리를 안아 일으켜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힘"을 사용했다...
그러자 마리의 표정에서 고통과 슬픔, 외로움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녀는 어릴적의 소녀와 같은 따뜻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이제.... 그녀의 안에는 어두운 과거도... 씁쓸한 감정도... 그 무엇도.... 단 한조작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나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행복을 느끼는..... 인형이.... 된 것이다......

「주인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카자미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님의 인형입니다...」
「흑... 흐흑... 흑, 흑... 흐으으으.... 흐어어어어엉.....」
「네...? 주, 주인님... 왜 그러십니까...??? 주인님...???」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목놓아 엉엉거리며 울뿐이었다.

「....... 마리.」
「네,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내 목숨을 걸고 약속하마... 너를 망가지게끔한 모든 놈들에게 생지옥을 선물해 줄게... 네가 겪은 지옥보다, 더욱 더 고통스러운 지옥중의 지옥을....」
「네...???」

그리고 나는 마리를 이 지경까지 깍아 내린 녀석들에게 복수를 시작했다.
"코바야시 구미"의 야쿠자들과 사창가의 포주, 마약상, 이 숙박업소의 주인은 물론이고, 몇년전 미성년자였던 마리를 고용한 술집의 포주까지....
특히 모든 일의 원흉이된, 마리가 있던 고아원의 원장에게는 보다 깊은 지옥을....
단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녀석들만이 아니라,
한순간이라도 그 녀석들과 관련되어 마리의 망가지는 것에 영향을 준 녀석이라면 나의 복수를 피해갈 수 없었다.
살인따윈 하지 않는다....
죽음은 안식이다... 마리를 망가뜨린 놈들에게 쉽게 안식을 허락해 줄까보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유마저 박탈한 채, 끝없는 지옥을 선물해 주어야 했다...
마리가 겪은 지옥보다, 더욱 더 고통스러운 지옥 중의 지옥을 선물해 주어야 했다...

내가 살아온 이유....
그것은 마리를 망가뜨린 놈들에게 복수의 심판을 영원히 이어가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까지 함께 가주겠다는.... 마리에게 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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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미안..... 해.... 나는..... 또..... 너를...... 지켜주지...... 못했.......」

자고 있는지, 깨어 있는지....
에이이치 자신조차 알 수 없는 지금... 마리의 가슴에 묻힌 채로의 에이이치의 입에서 신음 소리와 같은 군소리가 흘러나왔다.







< To Be Continued... >






제 4장. 초대받지 않은 손님.



강철로 만들어진 견고한 게이트. 그 게이트의 앞에 새빨간 컨버터블 스포츠카가 세워졌다.

「아, 죄송합니다만, 어느 분과 약속이 되어 있으십니까? 저희 연구소는 미리 약속된 분만 들어가실수 있습니다만...」

조금 험악한 얼굴의 경비원이 차에 다가와 그렇게 말하자,
차의 조수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리고는 아무 말없이... 아주 잠깐동안... 경비원과 시선을 주고 받았다.

「.... 죄송합니다, 주인님. 들어가시죠...」

어떻게 된일인지 잠시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있던 경비원은 그렇게 말하며, 게이트문을 여는 스위치를 눌렀다.
그리고는 그 게이트안으로 유유히 들어가는 컨버터블 스포츠카...

「저어... 주인님? 오늘은 주인님을 가까이에서 모실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만, 저는 어떤 일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나요?」
「별로... 어차피 곧바로 끝날거야... 하지만 만약 시간이 걸리는 것 같으면, 너는 내부 자료를 대충 훑어봐 극비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지,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인지를 알아봐줘.」
「네, 알겠습니다.」

야마무라 료코... 그녀는 에이이치의 자산을 관리하거나, 비서일을 담당하는 에이이치의 노예였다.
말하자면 이제는 인형처럼 변해버린 노예 "아카네"의 후임인 것이다.
그러나 너무 유능했던 아카네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탓에 아카네의 반만큼도 에이이치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그녀였고,
때문에 오히려 에이이치와 함께 있는 지금도 "혹시나 실수를 하진않을까?"해서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의 책임자는 누구지?」
「네. 노시마 사요코, 31세, 여성, 히로시마 출신, 현지 공립 대학 중퇴 후, 17세 옥스포드 대학 유학, 18세 박사 학위 취득, 19세 석사, MIT 특별 초대 연구원, NASA 기술 객원을 거쳐 27세당 생물화학 연구소 소장 취임, 개인 소유의 특허 31, 국내외의 각 상 노미네이트수 48회, 그중 수상수는...」
「아~ 아~ 그만 됐어. 기가 막힐 정도의 경력이군... 그런데 이상한 걸? 그 정도 대단한 여자인데도, 아카네의 정보망에 걸리지 않았다니... 매스컴에는 나오지 않았던 것일까?」
「네. 저도 이번 처음으로 알았습니다만... 아마... 예전부터 정부가 은폐 해 온 것은 아닐까요? 말하자면 히든카드 같은...」
「으음... 그걸 알아낸 너도 참 대단하군.」
「아... 가, 감사합니다!!!」

에이이치는 환희에 찬 얼굴로 감사의 말을 하는 료코를 뒤로 한 체,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연구소의 건물안으로 들어가 접수대에 있는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노시마 소장을 만났으면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소장님은 지금 외출 중이셔서 곧 돌아오시겠지만... 부소장님이라면 계십니다. 안내해드릴까요?」
「아~ 아뇨, 괜찮습니다... 저어... 잠깐 연구소를 둘러봤으면 하는데, 관내의 배치 약도라도 받을수 있을까요?」
「네? 죄송합니다만, 아무리 소장님을 만나러오신 손님이라고는 해도... 함부로 연구소를 다니시게 할수는....」

그녀는 그 이상 어떤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에이이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던 것이다.

「....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는 연구소의 약도를 내어주는 안내 여성...
에이이치는 그 약도를 받아들고는 어느새 따라 들어온 료코와 연구소의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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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코... 어떻게 생각해? 여기서 꾸미는 "극비 프로젝트"라는 거... 대체 어떤걸까? 분명히 "그 녀석들"과 관련이 있는 것일텐데...???」

어느정도 연구소 내부를 돌아보고, 결국 연구소장의 방까지 찾아온 에이이치는 옆에 있는 료코에게 그렇게 말했다.

「네.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상당히 위험한... 말하자면 "국가의 안전"이 위협되거나, 혹은 "정부가 전복될 위기"에 빠질수 있는 위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으음... 국가나 정부 따위에 딱히 나쁜 감정이나 애정같은 건 없지만... 결국 정부의 놈들과 정면으로 맞서야 된다는 건가..???」
「주, 주인님... 여기에는 무엇을 위해 오신 겁니까? 감히 제가 뭐라 말씀드리기는 뭣하지만... 정부와 맞서신다니... 그, 그건 좀...」

료코가 상당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자,
에이이치는 특유의 냉소적인 미소를 살짝 흘리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그 녀석"이 말한 "그것"을 가지고 돌아간다... 그리고 그 연구와 관련된 녀석들을 모두 세뇌해서, 뒷처리를 깔끔하게 한다... 뭐, 그런거지. 걱정마. 나도 정부에 대놓고 싸움을 걸 정도로 정신나간 놈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렇게 싸워야만 "그것"을 손에 넣을수 있다면... 부득불... 이라는 거겠지?」
「주인님. 조금 전에 탔던 엘리베이터 버튼이 있는 곳 윗부분에 열쇠로 잠겨진 듯한 금속판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판의 속에 비밀 연구실로 가는 버튼이 있을지도...」
「아, 그건 나도 봤어. 하지만 극비 프로젝트에 대해선 이 정도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판의 열쇠를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까?」

실제로 에이이치는 조금 전 극비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깨내기 위해서, 이 연구소의 부소장에게 "힘"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 결과 알게된 것이라고는 "이 연구소의 소장과 몇몇 연구원들로 구성된 극비 프로젝트 팀이 있다는 사실" 뿐...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디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연구에 대한 자료는 어디에 있는지... 부소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
「... 결국 소장이 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거지.」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하면서 소장실의 책상 위를 물색하고 있었을 때, 갑작스레 문이 열리고 여자가 한 명 들어 왔다.

「...!!! 뭐야, 당신들?! 여기서 뭘하고 있는거야?!」

그녀는 비명섞인 목소리로 에이이치와 료코에게 소리쳤다. 그러나 정작 그 두 사람은 특별히 당황하는 표정도 보이지 않고, 태연하게 이야기를 계속할 뿐이었다.

「저 여자가 노시마 사요코라는... 그 소장인가?」
「죄, 죄송합니다... 얼굴 사진까지는 입수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러나 아마도...」
「뭐, 뭔 소릴하는거야?! 여기는 소장실이야!!!! 관계자 이외는...」

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관내 전화의 수화기를 들었다.
그러자 에이이치는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 수화기를 든 그녀의 손목을 제압했고, 곧이어 그녀의 시선에 눈을 마주쳤다.

「너는... 노시마 사요코인가?」
「.... 네. 제가 여기의 소장을 맡고 있는 노시마입니다. 주인님,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에이이치는 그녀의 얼굴이나 몸매를 보면서, 아주 조금이지만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아무리 정부가 은폐하여 온 여자라고는해도 이 정도로 뛰어난 "상등품"이 이런 곳에서 숨어있었을 줄이야..!!!

( 휴우~ 나의 정보력도 아직 멀었군... 하지만... 이제와서 이 여자를 발견한 덕분에, 이 여자는 "그 녀석"으로부터 정기를 빼앗기지 않았다...라는 상황인데...? )

어느새 그녀는 고분고분해진 태도로 천천히 수화기를 내려놓고, 에이이치에게 절하듯 인사했다.
그것을 본 에이이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소파로 다가가 앉았고, 태평스러운 목소리로 사요코에게 다시 물었다.

「여기서 정부가 지시한 극비 프로젝트가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떤 프로젝트지?」
「네. 한마디로 말하면 "정신에 간섭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미지의 액체의 연구"입니다... 작년에 한 남자가 일으킨 엽기적 감금 사건을 조사하고 있던 기관에서, 그 남자가 한 명의 여성을 세뇌하는데 사용했다고 생각되는 액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것이 마약의 일종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물질에 포함되어 있던 성분이 미지의 단백질로부터 파생한 것으로, 그것과 다른 성분을 합성함을 통해 사람의 정신에 여러가지 영향을 주는 특수 약물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조사된 바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은폐하여, 그것을 군사적으로 혹은 외교 정책에 이용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연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정부의 관료 두 분과 저를 포함한 연구원 14명, 그리고 특별히 고용한 경비원 30명입니다.... 현시점에서는 다양한 임상 실험도 행해져 이제는 누구든지 거의 확실하게 세뇌 할 수 있게 되었고,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는 무기 용도로도 수만명 정도까지 동시에 영향을 줄수있도록 개발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사요코의 말을 듣고 있는 에이이치는 표정은 서서히 놀람과 흥분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주인님... 이, 이건....」
「응. 틀림없이 "그 녀석들"과 관련된 일이야... 뭐, 헛다리 짚은 건 아니었나보네?」

- 따르르르릉....

에이이가 막 말을 마쳤을때, 소장실 책상의 관내 전화가 울렸다.
에이이치가 사요코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사요코는 수화기를 들어 짤막하게 통화를 하고 곧 전화를 끊었다.

「무슨 전화야?」
「지하에 계시는 보안국의 사메지마 과장님입니다. 돌아오는 대로 인사를 드리러 갔어야 하는데...」
「인사를 드린다...? 너 혹시 사메지마라는 그 놈에게 세뇌되어 있었던 거냐?」
「네? 아... 그, 그게.... 네... 조금 전까지 저는 그의 노예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요코는 잠시 어쩔줄 몰라하며,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뭐, 좋아... 연구소 소장의 주인이라면, 아마 그가 실질적인 권력자겠지...? 좋아. 그 녀석이 오라고 한다면 가줘야지. 나도 그 녀석에게 볼일이 있고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


엘리베이터는 에이이치와 사요코, 료코. 세 사람을 태운 채, 지하로 한참을 내려갔다.
그리고 이윽고 도착하게 그 문이 열리자, 에이이치와 료코는 사요코의 안내를 받으며 사메지마가 기다리고 있을 내빈실로 향했다.

「사메지마 과장님, 사요코입니다...」

마침내 어떤 문앞에 도달한 사요코는 문을 노크한 후,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태연하게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섰다.
열려진 문의 안에서는 주지육림을 방불케하는 치태가 벌어져 있었다.
방의 중앙에 놓여진 응접 세트의 소파에 앉은 남자. 그리고 그 위에는 전라의 여자가 자신의 깊숙한 곳에 남근을 집어넣고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남자의 두손은 자신의 양 옆에 앉아있는 두 여자의 어널로 향해 있는가하면,
그 여자들은 각각 남자의 가슴이나 목덜미를 혀를 햝으며 스스로의 고간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또 중앙의 테이블에 올려둔 남자의 발은 또 다른 여자가 달라붙어 열심히 햝고 있었고, 그녀의 어널과 보지에는 커다란 바이브레터가 진동을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남자의 눈 앞에는 십여명의 여자들이 혼자서... 혹은 짝을 이뤄서... 자위쇼나, 레즈비언쇼 혹은 SM쇼를 벌이고 있었다.

「앙... 아흑... 주인님... 보지가... 아앙... 기분이 좋아요...」
「아아아... 주인님, 더 쎄게 찔러주세요... 더러운 노예의 똥구멍에 주인님의 손가락을 깊숙히.... 아앙~ 네, 그렇게요... 감사합니다...」
「아앙~ 주인님, 이제 저의 보지에도 주인님의 보물을 넣을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여러명의 여자들이 질러대는 교성...
그러나 에이이치는 그런 상황에서도 눈썹 까딱하지 않는 태연한 표정으로, 사요코와 자신들에게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남자의 옆으로 조용히 다가갔다.
그리고는...

- 짝~!!!

손뼉을 부딪쳐서 여자들의 시선을 자신쪽으로 유도하는 에이이치...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여자들은 에이이치와 눈을 마주치고도, 그의 어둠의 힘에 종속되지 않았다.
오히려 깜짝 놀라서, 에이이치를 향해 얼굴을 돌아본 사메지마의 목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뭐, 뭐야? 누구냐, 넌?!」
「...!!!」

아무도 자신에게 종속되지 않자, 에이이치는 적잖게 당황하며 사메지마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나 사메지마조차도 에이이치의 힘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 듯 했다.

「사, 사요코!!! 누구냐, 이 녀석들은...? 어떻게 이 안으로 들어온거야?!」
「...!!! 뭐, 뭐야? 힘이.... 효과가 없다...?」

크게 놀라는 료코와 에이이치, 그리고 마찬가지로 놀라서 마구 아우성치는 남자와 아무말없이 직립해 있는 사요코...
이 네 사람은 쾌락의 늪에 빠져있는 여자들 사이에서 서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결국 사메지마는 허둥지둥 일어서 벽의 한쪽에 달린 비상 버튼을 눌렀다.

- 에~~~~~~엥~~~!!!!!

매우 소란스럽게 울리는 비상 벨...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사메지마가 있는 이 방에 뛰어든 에이이치였으나,
의외에 상황이 벌어지자 그의 얼굴에도 괴로운 기색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때, 료코가 에이이치에게 다가와서 귓속말을 전했다.

「주인님! 아무래도 여기에는 주인님의 "어둠의 힘"을 약화시키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도망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여기는 제가 시간을 벌고 있을테니, 주인님은 어서....」
「웃기는 소리하지마.」

만약 이 장소에 료코를 남겨두고 탈출하면, 이후에는 그녀도 이 방에 있는 여자들과 함께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될것이다.
그다지 료코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노예를 남에게 빼앗기다니... 에이이치에게 그런 경험은 지난번의 그 "월식일" 한번으로 족했다.
게다가 탈출한 이후에는 다시 연구소에 들어와서 조사를 하는 것도 더욱 힘들어 질 것이 분명했다.
다시 처음부터 조사를 해나가는 것도 귀찮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밑져야 본전이라는 것이다.

「... 모처럼 여기까지 왔다... 뭐, 좀 더 놀다가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뭐, 어떻게든 될 거야...」

에이이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몸을 던지듯 소파에 앉아 사메지마에 말을 걸었다.

「아저씨, 그렇게 당황하지마... 우선 그 보기 흉한 걸을 좀 치우는 건 어때? 난 남자의 나체엔 별로 관심없다구...」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하자, 비로소 자신이 발가벗은 상태라는 것을 기억해낸 사메지마.
그는 허둥지둥 옷을 챙겨 입으면서도 에이이치에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이윽고 우르르 몰려 온 경비원들에게 붙잡힌 에이이치는 저항도 하지않고, 순순히 그들에게 끌려 나갔다.


☆★☆★☆★☆★☆★☆★☆★☆★☆★☆★☆★☆★☆★☆★☆★☆★☆★☆★☆★☆★☆★☆★


사메지마가 있던 방에서 몇층이나 더 지하로 내려온 에이이치는 유치장을 연상케 하는 작은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에이이치는 지금 차가운 콘크리트의 벽에 기대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 뭐, 내가 아무런 연락도 못하고 집에 들어가지 못하면, 아유미가 나서서 정부에 심어놓은 녀석들을 움직이겠지... 그때까지만 버티면 돼... 아유미가 정부의 권력을 등에 업고 찾아 올 그때까지만... )

- 뚜벅, 뚜벅, 뚜벅...

아주 조용해진 복도의 안쪽으로부터 구둣 소리가 들려 왔다.

「어이~ 기분은 어때? 이제 이름 정도는 가르쳐 주어도 좋지 않을까? 여기 온 목적도 말이야... 설마 여자친구와 데이트 하러 온건 아니겠지?」

조금 전에 당황하던 모습의 남자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로 이지적인 모습의 사메지마가 에이이치의 감옥으로 다가왔다.

「하하핫~ 아직 내 이름도 알아내지 못하다니... 국가 보안국의 정보력도 차~암~ 대~단하군요. 사메지마 아저씨.」
「으음.... 나의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지? ... 사요코, 네가 가르쳐줬느냐?」

오히려 에이이치에게 조롱당한 사메지마는 불쾌한 기분을 누르며, 자신의 옆에서 전라로 서있는 사요코에게 물었다.
그의 손은 사요코의 풍만한 가슴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아앙... 아... 네... 아학... 주인.... 아앙... 님... 죄, 죄송합... 아흑...」

양손이 뒤로 묶여진 채, 가슴을 히롱당하는 사요코...
밧줄에 의해서 그녀의 음렬에 박힌 바이브레터나 허벅지에 흐르고 있는 음란한 물은 에이이치도 쉽게 발견할수 있었다.

( 사요코에게 걸어둔 어둠의 힘도 걷어내버린건가? 으음... 확실히 암시가 아직은 조금 얕은 상태였겠지... 료코는 저 변태아저씨에게 종속되진 않겠지만... )

「이봐! 료코는 무사하겠지?」
「아하~ 그녀의 이름이 료코인가보지? 후후후... 파트너가 걱정인가? 괜찮아. 그녀는 정중하게 대접하고 있어. 어쨌든 그만한 미녀는 그렇게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차분히 실험을 하는 중이다... 머지않아 이 사요코같이 충성스러운 암캐가 완성되지 않을까...?」

에이이치를 조롱하는 듯이 말한 사메지마는,
사요코의 음렬에 박혀있는 바이브레터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거칠게 돌리며, 그녀를 괴롭혔다.

「아.. 아아... 아응.....」

사요코는 기쁜듯이 허덕이면서 사메지마의 팔에 기댄체 쾌락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왠지 자신의 것을 빼앗긴 듯한 불쾌감에 얼굴을 찡그리면서, 가래를 모아 침을 뱉었다.

「하하하하!!! 어떤 나라에서 보낸 첩보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서 여기를 나올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은 거다... 어차피 국가 일급기밀의 연구소니까, 여기서 네가 죽는다고 해도 조용히 은폐되겠지... 그럼, 편히 쉬다가게... 지옥으로 말이야... 하하하하!!!!!」

감옥 안으로 허술한 식사를 집어넣은 사메지마는 그렇게 말하며, 유유히 돌아갔다.


☆★☆★☆★☆★☆★☆★☆★☆★☆★☆★☆★☆★☆★☆★☆★☆★☆★☆★☆★☆★☆★☆★


료코가 붙잡혀 있는 방은 조금 달랐다.

거대한 탑처럼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큰 실험관 안에는 녹색의 액체가 반 정도까지 채워져 있었고,
그 실험관의 윗쪽에 연결된 기계를 통해 기화(氣化)된 녹색의 물질이 고무 튜브을 통해 주변에 있는 여러개의 실험관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사람 하나 정도는 너끈히 들어갈수 있을 정도의 큰 실험관에 갇혀있는 전라의 여자들...
어떤 여자들은 끊임없이 유리벽을 두드리며 뭐하고 애원을 반복하고 있었고, 또 어떤 여자들은 반쯤 정신 나간 표정으로 미친듯이 자위에 빠져 있었다.
그 여러 실험관 중 하나에 료코 또한 갖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다만 뺨이 조금 붉게 상기되었을 뿐,
눈을 감은채 얌전하게 앉아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실험관들로 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몇몇 연구원들과 함께 사메지마가 있었다.

「저 여자. 료코라는 이름이던데... 어때? 잘 되어가고 있나? 얼핏보기엔 전혀 효과가 없는듯 한데?」
「아, 그게... 저... 실험관 안의 성분 농도는 다른 피험체들보다 더 짙게 해보았습니다만... 그런데도 저 여자만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배합으로 설정해 뒀나?」
「네, 지시하신 그대로 입니다. 성적 감도를 5배까지 끌어올려, 기억은 그대로 놔두고 인격만을 부수도록 되어 있습니다.」
「으음... 특수한 훈련을 받은 건가? 고문에 견딘다든지 하는.... 일단 좀 더 해보도록 하게. 그래도 안된다면... 뭐, 강제로 꺾어버리는 수밖에...」

그렇게 말하는 사메지마의 가학적인 미소에 그의 주변에 있던 연구원들은 오싹한 느낌을 맛보아야 했다.





< To Be Continued... >






제 5장. 부활의 교향곡



에이이치가 붙잡힌지도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나오는 식사에 대해 전혀 손을 대지 않은 그는 갈수록 더 야위어 가고 있었지만,
그 식사 속에 "세뇌약"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면 차라리 굶는 것이 더 나은 일이었다.
아무리 어둠의 힘을 지녔다고는 해도 에이이치 역시 인간이다...
이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그것"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그의 정신자체가 무언가에 속박되어 있지 않은 지금으로써는 그것을 섭취할 경우 냉정한 판단력을 빼앗겨 버릴 것이 분명했다.
에이이치가 오히려 남에게 세뇌당한다니...
에이이치는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도 참을수 없을 뿐더러,
자신이 세뇌되었을 때 아직 잠들어 있는 마리와 아카네를 비롯한 수많은 노예들은 더이상 구원의 여지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어차피 야쿠자의 똘마니로 살아가던 그 시절에는 수없이 굶어본 에이이치였기에,
이 정도 식사를 안하는 것은 그야말로 식은죽 먹기였다.

하지만 정작 에이이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식사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
매일 매일 몇시간씩 계속되는 조사... 아니, 조사라기 보단 고문에 가까운 그것들을 받으면서 에이이치의 몸은 갈수록 망가지고 있었다.

체력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바닥에 쓰러진 채로 꼼짝도 하지 않는 에이이치의 생사를 확인하러,
경비원이 혼자 감옥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미 몸이 심각하게 망가진 에이이치로써는 그들을 쓰러뜨릴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계속되는 고문과 단식 속에서... 며칠이나 더 버틸수 있을까... 앞으로 몇번의 고문으로 죽게될까...???
그런 무기력한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채워가는 에이이치였다.

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에이이치가 자는 일마저도 괴로운 듯 바닥에 쓰러져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그때, 복도의 저편에서부터 구둣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왜일까...??? 조금 초조한 듯이 느껴지는 발자국 소리...
이윽고 발자국 소리가 문앞까지 다가와 감옥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눈을 감고 있던 에이이치의 귓가에 울렸다.

( .... 이 한밤중에도 조사하겠다 이거냐??? 망할 자식들... )

그렇게 생각하며 살짝 눈을 뜬 에이이치가 본 것은.... 피가 묻은 하이힐이었다.

「....???」

조금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에이이치가 고개를 들어 하이힐의 주인을 보자,
그 하이힐의 주인... 온몸의 옷에 잔뜩 피를 묻힌 노시마 사요코가 조용히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

「주인님...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간신히 이곳의 열쇠를 손에 넣어서, 모시러 왔습니다.」

그 말로 모든 상황을 파악한 에이이치는 힘겹게 미소를 띠우며, 사요코의 손을 빌려 천천히 일어섰다.

에이이치가 붙잡히던 날 그곳으로 달려온 경비원들의 숫자는 15명... 그야말로 경비원들 중 50%가 모두 달려온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에이이치를 도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순식간에 판단한 사요코는 나중에 기회를 틈타 에이이치를 구출하기로 계획했다.
때문에 다시 사메지마에게 예속되어, 이 감옥의 열쇠를 손에 넣을 날만을 기다린 사요코...
이제 드디어 에이이치의 탈출을 도울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 그렇게 짧은 순간에 상황 판단을 하고, 나름대로의 계획까지 세우다니... 과연 엘리트로군. 아카네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겠어. )

사요코의 부축을 받아 복도를 걸어나오면서 보초를 서던 경비원 한명이 의자에 앉아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 에이이치.
그는 하반신을 노출시킨 채로, 목의 경동맥 부근에 있는 깊은 칼자국에서 끊임없이 피를 쏟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그제서야 사요코의 몸에 묻은 피의 정체를 알아내어, 그녀에게 물었다.

「사요코... 설마... 너...???」
「네. 제가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가능하면 죽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만, 이 경비원들도 사메지마에게 세뇌당한 자들입니다... 때문에... 이것말고는 방법이 없어서...」
「... 그런가? 결국 너도 어둠의 세계에 발을 담근 셈이구나... 휴우~ 나와 함께 가자. 사요코.」
「아니요, 안됩니다. 저는 주인님의 노예가 되었으면서도 사메지마나 이 남자에게 안겼습니다. 게다가 주인님의 앞에서 사메지마를 주인님이라 부르며, 그의 애무에 추잡한 소리를 내 버렸습니다.... 주인님께서 무사히 탈출하신 이후에 사메지마를 죽이고, 저 또한 죽음으로 이 죄값을 받겠...」
「안돼~!!!!」

어느새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사요코의 말에 버럭 소리를 질러 그 말을 막은 뒤,
에이이치는 그녀의 뺨을 이루만지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난 나의 여자를 잃지 않겠어... 나의 여자가 죽는 건 더욱 더 두고 볼수 없어... 사요코, 넌 나와 함께 간다. 그리고 내 곁에서 나를 보필해라. 이건 명령이다.」
「아아...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죽는게 마땅한 이 더러운 몸... 주인님께 도움이 되어드리기 위해,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
「아, 하지만 일단은 여기를 나가는게 우선이겠지? 료코가 있는 곳은 알고 있는 거야?」
「네. 그렇지만 그 곳에는 연구원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경비원은?」
「일반 경비원은 이 지하로 들어올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이곳을 지키는 경비원은 총 인원 30... 아니. 이제 29명으로, 료코 상이 있는 실험실 문앞에 2명 정도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실험실 내부에는 경비원이 없습니다만, 대기실에 최소 10명 정도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비상 벨을 울리면 조금 귀찮게 됩니다.」

아무리 몸 상태가 나빠졌다고는 해도, 체력만 조금 회복된다면 2명 정도는 정면승부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해볼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에이이치는 더이상 앞으로 전진하는 것을 멈추고, 그대로 복도의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사요코에게 말했다.

「우선은 체력 회복이 우선이다. 어디가서 음식이라도 좀 가져오도록 해.」
「네, 이쪽에 준비했습니다.」

사요코는 등에 매고 있던 작은 가방 안에서 우유와 빵을 꺼냈다.
에이이치는 그 철저한 준비성에 내심 감탄하면서 천천히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


긴 복도의 끝...
강철로 된 자동문의 앞에 상당히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경비원 두 명이 서 있었다.
때때로는 하품을 눌러 참는 것 같기는 했지만, 하품을 하며 실눈을 뜨거나 눈을 비비는 등의 틈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꺄악~~~!!!!!!」

갑자기 복도 전체를 울리는 비명소리.
두 남자가 깜짝 놀라 비명소리가 들려온 복도의 한켠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하반신을 노출한 사요코가 사색이 된 얼굴로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두 경비원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사요코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아 일으켰다.

「소장! 어떻게 된 겁니까? 괜찮습니까?」

예상치 못한 비상사태에 당황하면서도, 요염한 사요코의 눈빛과 그녀의 음렬에 시선을 빼앗겨 버린 두 사람...
꼴깍... 그 중 한 명이 군침을 삼킨 순간, 군침이 흘러내려가던 그 목에서는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사요코의 상의 주머니에 감춰져있던 칼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다른 한명 역시 어떻게 해보기도 전에, 등뒤에 나타난 에이이치의 칼에 그 목이 그어지고 말았다.

「후훗, 죽기 전에 좋은 걸 볼 수 있었으니 억울하진 않겠지?」

에이이치의 말을 들으며 다시 스커트를 입는 사요코는,
지금 주위에 펼쳐진 아수라장에도 불구하고 주인의 그 말에 송구스러운 표정을 띄웠다.

- 지이이이잉...

사요코의 ID카드가 통해진 실험실의 문이 낮은 기계음과 함께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자,
에이이치와 사요코는 미리 계획해둔 작전대로 모습을 갖추어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야, 이 새끼들아! 잔업은 거기까지다. 꼼짝마!!!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이 년의 목숨은 없다~!!!! 손들어! 어서 손들어~!!!」

온몸에 피를 뒤집어 쓴 두 사람...
그 중 한 명은 그토록 존경하고 동경하던 노시마 소장... 그리고 또 한사람은 그녀의 목덜미에 칼을 들이대고 냉소를 띄우는 남자...
애시당초 싸움하고는 거리가 먼 연구원들의 결단은 불보듯 뻔한 것이었다.
실험실 안에 있던 4명의 연구원들이 전부 겁먹은 얼굴로 두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좋아! 역시 똑똑한 사람들하고는 말이 통하는군... 야, 이름이 사요코라고 했었나? 네가 이 녀석들의 손발을 묶어라.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입도 확실하게 막아!!!」

잠시 후, 4명 모두 손발을 묶고 그 입을 막자,
에이이치는 한숨을 내쉬며 그 중 한 연구원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하아~ 천하의 이 아마노 에이이치가 인질극이라니... 뭐, 아무튼 수고했다. 고맙다, 사요코.」

그렇게 말하며 사요코의 스커트를 걷어 올린 에이이치는 한손을 움직여 그녀의 음렬을 어루만졌다.
갑자기 찾아온 포상에 순간 당황하는 표정을 지은 그녀였으나, 곧 도취의 극한이라고 할수 있을만한 표정으로 현명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뿐,
에이이치는 곧 손을 떼어낸 후 실험실에 잔뜩 놓여진 여러개의 실험관을 보면서 물었다.

「그래, 료코는 어디에 있는거야?」

사요코는 조금 유감스러운 얼굴로 실험실 한쪽의 기계에 다가가 키보드를 두드리자,
이윽고 여러개의 실험관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그 중 하나의 실험관이 에이이치와 사요코가 있는 곳으로 몇미터 정도 이동해왔다.
좁은 실험관 바닥에 쓰러져서 미동조차하지 않는 여자...
에이이치는 그것이 료코라는 것은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료코 상, 료코 상? 괜찮습니까? 주인님께서 오셨... 응?」

사요코가 기계에 장치된 마이크를 통해 료코에게 말을 걸려 했을 때, 에이이치는 재빨리 달려나가 료코의 실험관 앞에 섰다.

- 탕! 탕! 탕! 탕탕탕!!!

「료코! 료코!!! 나다!!! 내 목소리 들려?! 대답 해! 료코!!!」

가슴 안에서 "그날"의 악몽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한 에이이치는 거칠게 실험관의 유리를 두드리며 료코를 불렀고,
료코는 에이이치의 목소리를 간신히 알아들었는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살짝 미소를 띄우고는 다시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사요코!!! 이거 열어!!! 빨리!!!」
「아, 네!」

사요코가 들은 에이이치의 목소리는 분명히 떨리고 있었고,
실험관을 바라보고 서 있는 에이이치의 어깨가 조금씩 떨리는 것이 사요코의 눈에 분명히 보였다.
그런 주인의 모습을 보자, 자신 역시 적잖게 당황한 사요코는 재빨리 기계의 키보드를 조작했고,
사요코가 기계를 조작해 유리를 열 때까지의 몇 초의 사이 에이이치는 빌고 있었다... 그날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게 해달라고...
분명 에이이치는 신의 존재따윈 믿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무언가에 빌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 지경이었다.

- 프슈우~~~

이윽고 실험관의 유리가 완전히 열리자, 그녀의 모습을 더 자세히 볼수 있게된 에이이치...
그녀가 흰 피부는 끔찍한 화상과 채찍의 자취가 유린하고 있었고, 길고 아름답던 두 다리의 사이는... 그 이상으로 심했다...

「료코! 료코! 정신차려! 제발 부탁해!!! 돌아와 줘!!! 료코!!!」
「으, 으으윽... 주, 주인.... 님.... 죄, 죄송... 합... 니다... 저... 다른... 놈에게... 범해... 졌... 그, 그래도... 이런... 더러운... 몸이라 해도... 주인님의.... 품... 에서... 죽을 수... 행... 복...」
「무슨 소리야. 안돼! 네가 왜 죽어!!! 절대로 죽으면 안돼!!! 절대로 안돼!!!」
「죄송... 합니... 다... 그리... 고... 감사했습니..... 주... 인...」

료코는 결국 하던 말을 다 끝마치지 못했다.

( 나... 나 또 다시... 나의 여자를.... 잃어 버렸어... 나... 또 다시... )

에이이치의 그 마음만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흘러나올듯 했으나, 그의 눈에서는 단 한방울의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의 눈은 조금씩 차갑고 날카롭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아유미와의 생활로 인해 엷어져 가고 있던 어둠이,
분노와 함께... 슬픔과 함께... 에이이치의 마음을 침식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에이이치의 온몸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듯한 검은 독기가 그의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담배연기와 같이 뿜어져나옴과 동시에 공기중에 흩어지고 있었지만,
어둠이 흘러나오는 그 중심은 정말 칠흑과 같은 어둠에 싸여있어서 밖에서는 그 안의 에이이치를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윽고 그 어둠이 조금씩 걷히고 료코를 안은 채로 걸어나오는 에이이치...
그의 눈시울은 조금 붉어져 있었지만, 그의 눈빛과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는 예전에 전성기를 누리던 바로 그 시절의 에이이치였다.

「주, 주인... 님...???」
「... 가자.」
「아, 네...!!!」

변해버린 에이이치의 분위기에 사로잡혀, 무심코 두려움을 느끼는 사요코...
말없이 앞장서는 에이이치의 입가에는 어느새 싸늘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 올라온 에이이치는 복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닥치는대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것이 된 모든 연구원들과 지상의 경비원들을 지하로 보내어 단숨에 지하를 제압하고,
지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지상으로 끌고와 한명씩 전부 "자신의 것"으로 만든 에이이치...
하지만 어둠에 완전히 물어들어 버린 에이이치가 단지 그것만으로 만족할리가 없었다.

「사요코.」
「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사메지마. 그녀석에게 선물을 좀 주고 싶은데...」
「네?」

담배를 물고 있는 에이이치의 입가에는 비릿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


한적한 모습을 유지하는 주택가... 커다란 저택들이 줄서듯이 가득한 가운데에서도 한층 더 위엄을 과시하는 저택이 있었다.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는 저녁에 완전히 지쳐 버린 얼굴의 남자가 그 저택의 문앞에서 인터폰의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나 평상시와는 달리 인터폰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활기차게 웃으며 나와주던 아내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결국 그 남자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큰 목제의 문을 열어 안에 들어갔다.
집 안에 불을 켜져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이상한 정적만이 가득한 집에 들어서며, 남자는 왠지모를 불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카나코! ... 없나...? 이상한데? 나간다면 벌써 연락이 있었을텐데...?」

하지만 남자가 넥타이를 풀면서 들어간 거실에서는 이상한...
아니, 그에게 있어서는 이미 비슷한 장면이 많이 봐서 익숙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 사메지마 과장... 어서와요. 오늘도 수고많았어요~」
「후응~ 후우우~ 응.... 으응.... 응, 응응응...」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고간에는,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자신을 마중 나왔어야 할 아내가 열심히 그의 남근을 빨고 있다.
남편의 귀가도 눈치채지 못하고, 비굴한 눈빛으로 남자에게 아양을 떨며... 말 그대로 "열심히" 펠라치오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격렬하게 흔들고 있는 둥글고 포근한 엉덩이의 사이에서는,
그녀 자신의 양손 손가락으로 음렬을 휘저으며, 소변을 흘리는 것 같이 애액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며 경악하고 있는 사메지마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아내가 물고 있는 페니스의 주인이었다.

「너... 너... 살아 있었나? 아, 아니... 살아있었다고 해도... 연구소에 갖혀있어야 정상인데... 어떻게 여기에....? 카, 카나코를 어떻게 한 거냐?!」

자신이 언제나 앉던 그 소파에는 고문의 흔적으로 초췌해진 모습의 에이이치가 앉아 있었다.

「이봐, 이봐... 이제 와서 무슨 말하는거야? 너도 그 연구소에서 이런짓은 실컷 해왔잖아? 그곳에 있을때 상당히 신세를 졌기 때문에 조금은 답례해 둘까하고 생각했어... 료코의 몫도...」
「그런... 바보같은...!!! 카나코를 돌려줘, 이 자식아!!!」

그렇게 말하며, 에이이치에게 덤벼들듯 달려드는 사메지마의 앞에 사요코가 가로막고 섰다.

- 파직!

「으윽!!!」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전기쇼크건으로 사메지마의 고간을 노린 사요코의 공격은 정확히 직격되었고,
결국 사메지마는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놔둬, 사요코! 죽이지 마! 아직 그 자식에게 돌려줄 빚이 많이 남아 있어.」
「죄송합니다, 주인님. 요전날, 주인님의 물건인 저의 몸을 이 녀석이 희롱했던 것이... 정말 분하고, 화가나서... 주인님의 용건이 끝나면, 제발 이 자식의 처분을 저에게 넘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죽이면 안돼... 그 녀석에게는 평생 지옥을 맛보게 해줄 생각이다... 뭐, 그냥 병신을 만드는 정도라면, 그 정도는 허락해주겠지만... 그런건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 그 녀석을 깨워!」
「네, 알았습니다」

사요코는 사메지마를 자신의 손으로 죽일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듯 대답한 뒤,
엎드려져 있는 사메지마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들어올린 뒤, 그의 따귀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메지마는 곧 정신을 차리며, 힘겹게 눈을 떴다.

「으으... 으으윽... 사요코...??? 너도 저 녀석에게 넘어간거냐...?」
「어머나? 과장, 사요코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세요. 나의 마음도, 몸도, 이름도, 이쪽에 계신 주인님의 소유야. 당신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건, 이제 하나도 없어요... 물론 이 집안에서도 말이야. 후훗...」

움직이지 않는 하반신을 질질 끌듯이 에이이치의 앞으로 기어가면서,
사메지마는 비굴한 목소리로 애원을 시작했다.

「미, 미안했다... 용서해 줘... 부디 아내를 돌려다오.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테니까... 내 아내만은... 부탁한다!!!」

그 사메지마의 조건에 에이이치는 기가막힌다는 듯 비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지금 돈을 준다고 했어? 이봐, 어떻게 봐도 네가 나보다 부자라고는 생각되진 않아... 하지만... 그렇게 이걸 갖고 싶으면 줄게」

에이이치는 자신의 고간에 매달려 있는 카나코의 머리카락을 잡아, 그 입술로부터 페니스를 뽑아 내면서 집어던지 듯 사메지마에게 날렸다.

「카, 카나코...!!!」

바닥을 기는 몸을 이끌고 던져진 아내를 꼭 껴안으려고 한 사메지마였지만,
사메지마가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는 오히려 비명을 지르며 그를 밀쳐냈다.

「꺅! 손대지 마!!! 이 몸은 주인님의 물건이야! 경고하는데... 손가락 한 개라도 내 몸에 대면, 그 즉시 물어뜯어 버리겠어!!! 지금까지 너같은 자식한테 안기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으으... 신물이 나~!!! 그 추악한 얼굴 저리치워!!!」

아연한 표정으로 어제까지 자신의 아내였던... 자신이 누구보다 사랑했고,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해줬던...
그 여자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하는 사메지마를 뒤로하고, 카나코는 한번 더 에이이치의 고간에 얼굴을 묻으려 하고 있다.
에이이치는 그런 사메지마의 표정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자신의 고간에 달려드는 카나코를 살짝 걷어차 넘어뜨렸다.
그리고는 한쪽 팔을 소파의 팔걸이에 건 여유로운 자세로
한쪽 발로 그녀의 머리를 짓밟으며, 다른 한쪽 발로는 발가락사이로 그녀의 유두를 잡고 힘껏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난폭한 에이이치의 애무에도 카나자는 녹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안타까운 허덕임을 흘리고 있었다.

「아, 응... 주인님... 제발 카나코에게... 정액을... 맛있는 먹이를... 베풀어 주세요... 제발...」
「이봐, 이봐.. 사메지마 같은 놈의 여자였던 주제에 날뛰지마. 너 정도의 암컷이 나의 물건을 삽입받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너에게는...」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 이 녀석으로 충분하다. 」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 위에 놓여진 맥주병을 든 에이이치는, 병의 주둥이를 카나코의 음렬에 난폭하게 찔러 넣었다.

「아흑~!!! 아앗~!!! 하응... 아아, 아, 크윽.... 응응응응.... 아아앙~~~」

난폭하게 맥주병을 찔러넣은 그것만으로 절정해버린 카나코의 음렬은,
어느새 병을 거의 중간 정도까지 삼키고 있었고, 그 틈새로부터 아직 반정도 남아 있던 맥주가 넘쳐 나와 넓적다리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카나코는 맥주병을 붙잡고 격렬하게 자위를 하기 시작했고,
그걸보며 에이이치는 이번에는 위스키 병을 그녀의 어널에 난폭하게 찔러 넣었다.
물론 이번에는 병의 입구만 살짝 들어간 정도였지만, 질과 직장으로 맛보는 강렬한 알코올에 의해 카나코는 금새 취해 버렸다.

「하하하하... 이런 주정뱅이의 부인을 데리고 있었다니... 당신도 그동안 고생이 심했겠군...」
「이 개자식~!!! 용서하지 않겠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눈물을 흘려가며 소리치는 사메지마였으나,
그런 그의 반응은 에이이치에게는 오히려 흥을 돋구는 볼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하하~~!!!! 누가 너한테 용서를 빌기나 한데? 아... 그래! 이 여자는 지금부터 맥주병과 결혼시켜줘야겠군... 이봐, 지금부터 너의 남편은 이 맥주병이다. 오늘부터 매일 사랑스러운 서방님께 봉사하는 거야, 알겠어?」
「네, 주인님! 저에게 이렇게 멋진 분을 남편으로 모실수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봉사 하겠습니다.」

카나코는 자신의 고간으로에서 맥주병을 꺼내어, 애액 투성이가 된 병 주둥이에 프랜치 키스를 하듯 혀를 기게 했다.

「그리고 이 위스키는 너의 약이다! 매일 1병씩 어널로 마시지 않으면 곧바로 죽어 버리니까, 조심해라!」
「네, 잊지않고 매일 1병씩 마시겠습니다.」

카나코는 그렇게 대답한 뒤, 위스키 병을 세우고는 그 위에 앉아 어널에 병 주둥이를 찔러넣었다.
그리고는 기승위로 섹스를 하듯 엉덩이를 흔들며, 맥주병을 빨고 햝는 카나코... 그녀의 표정은 새로운 남편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했다.
사메지마는 그런 카나코를 바라보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사메지마... 너의 삶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거야. 밖에 나가면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유능한 관료로써 살수 있어... 하지만... 너는 매일, 매일 이 지옥같은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집안에서는 카나코가 말하는대로 움직인다... 그외는 움직일수 없어... 물론 자살같은 짓은 하면 안돼. 그리고 이 집안에서의 일을 밖에 떠들고 다닐수도, 이혼을 할수도 없어. 너는 앞으로도 영원히... 지금보다 10배 이상 카나코를 사랑하게 될테니까... 후후후... 너는 이제 죽지도, 미치지도 못하고, 이 아름다운 가정을 지켜 가면 되는거야...」

그렇게 말하는 에이이치와 사메지마의 눈이 마주치자, 무언가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하는 사메지마는 왠지 모를 위압감을 느꼈다.

「아, 주인님... 저에게는 이미 이런 훌륭한 남편이 있는데... 꼭 이 남자와 살아야 하나요?」
「그래, 물론이지. 사메지마를 잘 돌봐줘라. 간단하게는 죽게해선 안돼. 병이라도 나면, 네가 확실히 돌봐야 하는거다. 알겠지? 절대 죽게해선 안돼!!!」
「... 네. 알았습니다...... 그렇기만.... 사메지마 당신, 가능한 한 빨리 죽어...!!!」
「뭐, 뭐라고? 카나코... 너....!!!!! ... 아, 그, 그래! 딸은? 유키와 사오리는 어떻게 했어? 서, 설마 너... 내 딸에게까지....???」
「응? 너 지금 뭔소릴 하는거야? 네 딸이라면 조금 전부터 쭉 네 위에 있잖아?」

에이이치의 말을 들은 사메지마는 엎드려진 자세에서 무리하게 목을 들어 천정을 올려보았다.
분명 거기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메지마의 두 딸, 유키와 사오리가 있었다.
그러나....
장녀 유키는 전라의 몸에 다리를 M자로 묶인 채 매달려 있었고, 그녀의 양쪽 구멍은 커다란 바이브래이터가 깊숙히 꽂혀 있었다.
차녀 사오리는 허리가 뒤로 꺾여져, 등이 천정으로... 가슴이 바닥으로 향하고 있는 ∪자 모양으로 매달려 있었고,
찢어진 제복의 사이로 보이는 유방의 첨단에는 빨래 집게에 의해 무거워 보이는 추가 달려 있어서, 유두를 밑으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재갈을 물고서 침을 흘리고, 눈으로부터는 굵은 눈물을 흘리는 그 두 아이의 새하얀 허벅지에는 파과의 증거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에이이치가 사요코를 바라보며, 턱을 쓰윽 내밀어 턱짓으로 뭔가를 지시하는 듯하자,
사요코가 그녀들의 입을 막고 있는 재갈을 벗겨내었다.

「아빠!!! 도와줘! 싫어, 이런 건... 부탁이야.... 도와줘...!!!」

유키의 애원을 기분 좋게 듣고 있던 영일이었지만, 흐느껴 울기만 할 뿐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는 사오리를 보자,
다시 한번 턱짓으로 사요코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그러자 사요코는 유키의 어널에 박혀있던 바이브래이터를 뽑아내어, 아직도 작게 입을 다물고 있는 사오리의 음순에 무리하게 박아넣었다.

「아악~!!! 크윽... 응응응응응응... 으응~~ 도, 도와.... 줘..... 아아앙~~~ 아...빠.... 하악~ 아앙...」
「으아아아아아악~~~~~!!!!!! 부탁한다.... 아, 아니... 부탁드립니다. 제 딸들만은... 이 아이들만은 놔주세요!!!!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을테니.... 제발.... 부탁합니다... 제발....!!!!」
「 어째서? 이렇게 기쁜듯이 여기저기로부터 군침을 흘리고 있잖아? 성적인 감도는 이미 5배로 높여준 상태야... 지금부터 매일 카나코에게 조교받으면, 1개월도 안걸려서 훌륭한 변태 암컷들이 될수 있겠지? 그것도 네 연구소의 그 액체도 없이 말이야... 으음... 그러면 결국 너의 실험에도 훌륭하게 협력해 주는셈이잖아? 그 연구소에 네 딸들이 찾아와, 자신들이 스스로 거기서 살길원하게 되는거지. 매일 매일 자신들을 조교해 줄 주인님을 찾아 방황하지 않아도 되잖아? 어때? 좋지...? 너가 연구소에서 기르고 있었던 여자들을 보면, 아마 딸들도 그렇게 되는게 네 취향같은데? 으음... 아니면, 아무한테나 가랑이를 벌리는 음란 암캐가 더 좋아?」

에이이치가 사메지마를 비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카나코도 잔뜩 술에 취한 표정으로 웃으며 천정에 매달린 두 딸에게 다가갔다.

「그래.. 유키, 사오리... 너희들, 이렇게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을 싫다고 하다니... 엄마는 허락하지 않아요... 자, 새로운 아버님께 인사하세요.」

그렇게 말하며 카나코는 비어 있는 유키와 사오리의 어널에, 한번씩 번갈아가며 맥주병을 찔러 넣기 시작했다.

「아악, 아파~!!! 그만둬! 어, 엄마... 돌아와... 우리들의 기억... 다시 생각해내 줘~!!!」
「어머? 무슨 말을 하고 있어? 엄마가 너희를 잊어버릴리가 없잖니? 엄마는 언제나 너희를 생각해... 어떻게 하면 주인님의 사랑을 받는 음란한 암캐가 될수 있을까하고 말이야... 그러니까 쓸데없는 말하지 말고, 분명하게 아버님에게도 봉사해.」

사오리의... 지금까지 어떤 남자의 입술도 닿았던 적없는 사랑스러운 입에, 조금 전까지 자신과 언니의 어널을 휘젓고 있던 맥주병이 들어왔다.
카나코가 맥주병을 억지로 사오리의 목안쪽까지 쳐넣은 것이다.
지금은 사요코에 봉사시키고 있는 에이이치는 그런 그녀들의 반응을 보고, 거친 말투로 더욱 가혹하게 조교할 것을 명령했다.

「카나코, 어설퍼!!! 그런 식으로해서 너의 딸들이 훌륭한 암캐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냐? 그런 식으로는 나중에 누군가에게 길러질 때, 네 딸들만 고생하게 될거다~!!! 좀 더 확실히 조교해! 그렇게 응석부리게 놔둬선 안돼! 우선은 아픔이 익숙해지도록 해 줘라. 그러면 머지않아 최고의 매저키스트로 발전할수 있을거다.」
「네, 주인님! 저희같은 천한 것들에게까지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키, 사오리... 주인님 말이 맞아요. 나... 너무 응석부리게 놔두고 있었던거 같아요. 너무 사랑스럽기 때문에... 그렇지만 유키, 사오리. 지금부터는 당신들을 위해 엄마 노력할게요. 당신들도 엄마를 잘 따라줘요.」

카나코는 그렇게 말한 뒤, 에이이치가 준비한 채찍을 쥐고는 사오리의 새하얀 엉덩이에 힘껏 내리쳤다.

- 짝!

「아아악....!!!!! 아, 아파! 그, 그만... 그만해, 엄마... 제발 부탁이야... 그런 일 하지마...」
「아, 아빠....!!!! 도와 줘... 응? 어, 엄마...? 하, 하지마.... 엄마~!!!!」

- 짝!

사메지마에게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유키의 유방에 카나코가 휘두른 채찍이 내려쳐졌다.

「아아아악.........!!!!!!!」

에이이치는 마치 듣기좋은 교향곡을 듣는 것처럼 소파에 깊게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사메지마 가에 퍼지는 애원과 비명과 채찍의 타격음을 감상하고 있었다.
한적한 저녁의 사메지마 가...
그곳에는 에이이치의 부활을 알리는 부활의 교향곡이 끝없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 >









제 6장. 고독한 폭군.



「어서 오세요, 주인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상냥하게 미소 짓는 아유미의 뺨에, 예상치 못한 날카로운 아픔이 전해졌다.
에이이치가 다짜고짜 그녀의 따귀를 때린 것이었다.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에이이치를 본 아유미의 눈에... 그 날, 아유미에게 난폭한 고문을 하던 때와 같이 거칠어진 주인의 눈동자가 비춰졌다.

「뭐가 "수고하셨습니다" 냐?! 너, 내가 2~3일 안에 돌아온다고 했는데... 지금이 벌써 1주일이 넘었어~!!!! 넌 내가 걱정도 안된거냐? .... 덕분에 죽을 뻔했다, 정말 죽었을 뻔 했다고~!!!!!」
「죄, 죄송합니다! 하, 하지만... 주인님께서 출타하시기 전에... 특별히 명령을 내리지 않는 한,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나오지 말라고....」

분명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했었다.
물론 그건 2~3일안에 돌아온다고 생각하고 있을때 했던 말이었고,
분명히 자신이 하룻밤만 외박을해도 아유미는 자신을 걱정하며 쓸데없이 난리법석을 피울것이라는 생각에 했던 말이었지만...
그것을 떠올린 에이이치는 조금 전 화냈던 모습을 갑자기 진정시키면서,
아유미의 붉어진 뺨을 어루만지며 상냥한 소리로 속삭였다.

「아, 그랬던가? 그렇다면 미안하군. 그런데 말이야....」
「네?」

아유미의 뺨을 만지던 에이이치의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다섯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짓뭉게 듯 거칠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한 에이이치...
그의 목소리는 아유미를 위협하듯 차가운 음성으로 변했다.

「너, 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많이 컸나보구나... 노예 주제에 주인에게 말대답을 해? 뭐, 좋아. 그렇게 버려지고 싶다면, 버려주지...」

아유미에게 있어서 에이이치가 어둠에 마음을 맡겨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무서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충분히 무섭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에이이치의 노예로 남을수 있다면, 얼마든지 참고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벌을 받거나 고문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버려지는 것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사형선고와도 같은 처분이었다.

「아, 아, 아니... 그, 그런... 제가... 주인님께 말대답을.... 제, 제발.... 주인님.... 용서해 주세요.... 어떤 벌이라도 받을테니.... 제발.... 버리지만은.... 말아주세요.... 주인님...」

즉시 무릎을 꿇은 아유미는 "그날"과 같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버려지는 것에 대한 공포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그런 아유미를 보면서도 며칠 전처럼 동정이나 연민 따위의 마음이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기분이 고양되고 있을 뿐이었다.

「흥, 한번만 더 그 따위로 했다간, 그때는 용서 없다!」

에이이치는 툭 던지듯 그렇게 말한 뒤, 그대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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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코, 너는 오늘부터 료코의 후임으로서 내 비서가 되어 일한다. 그리고.... 그 연구자료를 오늘 중으로 내게 가져와라. 특히 어둠의 힘을 약화시키는, 그 지하실 특유의 힘에 대한 원인과 발생 방법 또한 조사하도록.」
「알겠습니다, 주인님. 저어... 그런데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오늘은 물러가도 되겠습니까?」
「아, 상관없다. 서둘러.」
「네, 실례합니다.」

방을 나가는 사요코의 요염하게 흔들리는 히프를 보면서,
그녀에게 손을 댔던 사메지마의 기분이 왠지 모르게 공감이 가는 에이이치였다.

( 뭐... 그 녀석은 그 녀석 나름대로, 지금쯤 가족들과 함께 화목한 한때를 보내고 있겠지... 크크큭... )

에이이치는 차가운 웃음을 흘리다가, 시시한 듯이 손가락 끝을 휙 움직여 자신의 옆에서 바닥을 청소하고 있는 메이드를 불렀다.
처음에는 주인이 자신을 부른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 라는 표정을 지은 그녀였지만,
곧 만면에 기쁨이 가득한 미소를 띄우고 재빨리 에이이치의 옆에 다가가 섰다.

「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메이드의 몸을 햝듯이 구석구석까지 바라보던 에이이치는
요전날 경비원의 목을 긋는데 사용한 발리송 나이프를 꺼내어 순식간에 메이드복의 가슴 팍을 잘라내었다.
메이드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흠짓 놀라는 듯했으나, 그런데도 결코 도망친다거나 비명을 지르지 않았고,
에이이치는 비릿한 미소로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메이드복을 사타구니 부분까지 그대로 잘라 내렸다.
그녀의 유방의 사이부터 음모가 자란 아랫배까지 나이프에 긁힌 붉은 줄이 생기고 있었지만,
그 메이드는 이제 공포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것같았다.
오히려 주인이 자신을 불러줬다는 기쁨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에 눈동자를 물기를 띠게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아~ 하아~ 후우~ 후~ 하아~」

메이드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긴장감이 섞인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에이이치는 손에 들고 있는 칼이 춤이라도 추는 것처럼, 그 끝을 메이드의 새하얀 피부에 천천히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떨리는 어깨에 걸려 있던 메이드옷이 스르륵 떨어져 아름답게 균정이 잡힌 나신이 떠오르자, 에이이치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배부터 시작하여, 유방, 겨드랑이, 등, 엉덩이, 허벅지 곳곳에 나이프에 긁힌 붉은 선을 남기면서 계속되는 칼끝의 애무에도,
은밀한 곳에서 환희의 증거를 흘려 보내고 있었는 그녀는 서있는 자세를 결코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녀의 은밀한 곳에까지 도달한 칼끝은, 차가운 금속의 감촉과 함께 그녀에게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 으응~ 응, 응.... 하아~ 하~ 아아아~~~ 아, 아, 아, 아, 아응..... 어...??? 아앗~!!!!!!」

하지만 그녀의 쾌감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잠시동안 음렬의 주위에서 춤을 추던 칼끝이 이윽고 그녀의 깊은 구멍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다.
에이이치가 아주 능숙한 솜씨로 칼을 밀어 넣은 탓에 질 속에 별다른 상처가 생긴 것은 아니었지만,
날카로운 칼이 자신의 음렬속으로 파고들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적지않은 공포를 가져다 준것이다.

「후훗... 왜? 무서워?」

에이이치의 입가에는 아직도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끝없는 차가움을 머금고 있는 그 눈빛으로는 메이드를 쏘아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그런 에이이치와 눈이 마주친 메이드는 더 이상은 저항의 의사조차 밝힐수가 없었다.
에이이치의 "힘"에 의해서가 아닌... 그녀의 마음속에 생겨난 순수한 공포감 때문에...

「아, 아닙...니다... 저, 저는 주인님의.... 물건입니다.... 어, 어떻게... 하시든.... 주, 주인님의... 뜻대로.... 마음껏 사용해.... 주, 주세요....」
「흥, 알긴 아는군. 하지만 말이야... 여기를 다쳐서 사용할 수 없게 되면, 너는 이제 필요없어진다.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은 버리는거야... 그래도 좋아?」

약간의 농담조로 말하는 에이이치였지만,
그 눈빛만은 당장이라도 그곳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칼이 깊이 삽입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녀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정말로 그곳이 망가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버려지는 공포와 칼에 대한 공포, 그리고 에이이치의 분위기가 주는 공포....
그 끝없는 공포의 늪에서 그녀는 온몸이 경직되어, 두 다리만을 부들부들 떨면서 울먹이는 듯한 얼굴로 힘겹게 말을 꺼냈다.

「그, 그것은.... 슬프지만.... 그, 그렇지만..... 제가 어떻게 감히..... 주인.... 님의... 손을... 치워.... 버릴 수 있겠.... 습니까....? 그런 건.... 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에이이치는 입가에 살짝 걸려있던 차가운 미소를 더욱 짙게 하면서,
고간에 칼을 삽입한 채로 그녀의 넓적다리에서 부터 천천히 그 몸을 햝아가기 시작했다.
넓적다리에서 음렬로... 음렬에서 배를 지나 유방으로.... 유방에서 목덜미로... 목덜미에서 입술과 귓가로... 눈으로....
에이이치는 마치 큰 뱀이 사냥감에게 혀를 뻗어 그 몸을 맛보는 것처럼, 메이드의 몸을 유린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제나 꿈에 그리던 주인의 혀...
그 감촉을 느끼면서, 그녀의 머릿속은 짜릿한 쾌감을 달리는 듯했지만,
여전히 고간에 삽입되어 있는 칼에 대한 공포감 탓에 그저 경직된 채로 주인의 혀를 받고 있는 일 밖에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한참동안이나 그녀의 얼굴을 혀로 유린하던 에이이치는 잠시 얼굴을 떼고 그녀의 눈을 쳐다보더니,
남은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으며, 아이가 과자를 조르는 것 같은 분위기로 그녀에게 살그머니 말을 걸었다.

「너... 이름이.... 뭐였더라...???」
「후, 후지사와... 나츠미... 입니다...」
「그래... 나츠미... 너, 눈동자가 아름답구나... 나는... 이게 갖고 싶어... 나한테 줄래...?」

갑자기 상냥해진듯한 에이이치의 표정과 말투....
에이이치의 노예가 된지 아직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나츠미로서는 그의 표정에 숨어있는 차가움을 읽어낼수가 없었다.

「에...??? 아.... 네, 네!!! 무, 물론입니다...!!!! 주인님께서 원하신다면... 뭐든지....!!!!!」

에이이치는 그녀 대답에 다시 짙은 미소를 띠우며 천천히 고간에서 칼을 뽑아내었고,
곧 살짝 혀를 내밀어 칼날에 잔뜩 묻어있는 관능의 물방울들을 핥았다.
그리고는 머리를 쓰다듬던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꽉 움켜쥔 뒤, 잔인한 미소와 함께 이번에는 칼끝으로 그녀의 눈가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

그제서야 에이이치가 한 말의 뜻을 깨달은 나츠미였지만, 이제와서 거절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란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츠미는 겁에 질린 새끼 고양이같은 표정으로, 처음보는 에이이치의 짙은 미소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로써는 난생 처음보는 에이이치의 짙은 미소 때문일까...???
조금씩 그녀의 고간은 공포에 휩싸인 머릿속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짜릿하게 저려오는 고간 느낌속에서, 이윽고 그 쾌감은 척추를 타고 올라와 머릿 속을 침식해가기 시작했고,
나츠미의 표정에서도 공포감보다는 야릇한 흥분이 더 짙게 떠올랐다.

그 표정을 본 에이이치는 이제 그 놀이에 싫증난 것처럼, "흥!" 이라고 콧방귀를 뀌며 칼끝을 거두어 다시 소파에 앉았다.

「... 오늘부터 너도 내 곁에 있어라. 특별히 내 지시가 없을때는 아유미의 지시대로 하도록 하고...」

한꺼번에 긴장이 풀린 탓인지 무너지듯 바닥에 쓰러진 나츠미는
그대로 세 손가락을 붙여 이마가 바닥에 닿을때까지 고개를 숙였다.

「네~!!! .... 가, 감사합니다...!!! 앞으로 주인님 곁에서.... 전심전력을 다해서....!!!!! 목숨까지 바쳐가며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나츠미가 그렇게 말했음에도 에이이치는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V를 그리듯 들어올렸고, 그 즉시 다른 메이드가 달려와 두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우고 불을 붙였다.
에이이치는 그녀의 메이드 옷도 나이프로 쿡쿡 찌르면서 농담조로 천천히 말을 꺼냈다.

「너희들, 내가 알기론 개는 옷 따위를 입지 않는걸로 아는데...??? ...처음부터 예의범절을 잘못 가르친 탓인가? 나 참... 아유미~!!!」
「네!!!」

에이이치가 아유미를 부르자,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즉시 아유미가 오른쪽 다리를 질질 끌면서 에이이치의 앞에 와 고개를 숙였다.

「너라면, 주제 파악 못하는 똥개들을 확실히 조교할수 있겠지? 이 집에 있는 모든 개들을... 내일 이 시간까지... 그때까지 나를 섬기는 건 나츠미에게 맡길테니, 수단과 방법 가리지말고 확실히 조교해.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아유미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한 뒤,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주위에 있던 메이드들을 모두 데리고 방을 나갔다.

「흥,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년이 없군.」

사실 노예들을 제대로 조교하지 않은 것은 에이이치 자신의 뜻이었다.
이미 어둠이 사그라들고, 양심이라는 것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에이이치는 "더이상 여자들에게 심한 대우를 할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어둠에 사로잡힌 에이이치가 그런 것까지 생각리는 없었다.

에이이치는 정좌한 채로 자신을 올려보고 있는 나츠미에게 살짝 턱짓을 하여 무언가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그 의미를 이해 할 수 없었던 나츠미가 할수 있는 건, 에이이치의 발밑까지 바싹 다가와 그에게 묻는 것뿐이었다.

「네, 주인님. 무슨 일이십니까?」
「.... 망할.」

- 퍼억.

갑자기 날아온 에이이치의 발길질에 나츠미는 2m정도를 뒤로 굴러버렸다.
하지만 나츠미는 그 아픔에 바닥을 구른다거나 하는 것도 못하고 재빨리 에이이치의 발밑으로 다가와 다시 정좌했다.

「죄, 죄송... 합니... 다.... 주... 인님.... 멍청...한... 이 암캐에게... 부디... 가르쳐.... 주십....」

참기힘든 아픔에 말도 잘 이어가지 못하는 나츠미였지만,
에이이치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한번 더 말없이 턱짓으로 뭔가를 지시했다.
다만 이번에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나츠미를 한번 쳐다본 후, 그대로 시선을 자신의 고간에 돌린 에이이치...
나츠미는 간신히 주인 뜻을 이해하고는 천천히 허리와 고개를 숙여, 세손가락을 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주, 주인님.... 그, 그럼... 실례... 하겠습니다....」

나츠미는 조금 더 에이이치에게 바싹 다가와 조심스럽게 바지 지퍼를 내린 후,
그토록 꿈에 그리던 주인의 페니스를 꺼내어 천천히 그 혀를 뻗었다.
 
조교되어 있지 않은 나츠미의 치졸한 봉사는 주인을 만족시키기에는 아직 한참이나 부족했고,
때문에 예전에 전성기를 누리던 에이이치였다면 또 다시 발길질을 날리고도 남을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생각에 깊게 몰두한 에이이치는 그녀의 치졸한 봉사를 받으며, 더욱 더 깊은 생각속으로 잠겨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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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주인님.」

에이이치는 자신의 앞에 엎드려 있는 나츠미의 등에 양 다리를 올린 채로, 소파에 앉아 사요코가 건네준 서류를 훑어보고 있었다.

「응~ 재밌군... 한마디로 결론은... 연구소 내의 전원을 모두 떨어뜨리면 "힘"을 방해하는 건 없어진다는 거지?」
「아, 저어... 그게... 죄, 죄송합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가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주인님의 "힘"이 정확히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수가 없어서... 다만 지난번에 주인님의 몸을 감싸던 그 검은 안개같은 것이 발생 방법이나, 지상에서는 주인님의 "힘"이 유효했다는 사실들과 그 비밀의 지하실은 방사능을 차단하기 위해 납으로 외벽을 감싸고 있다는 것들을 종합해 볼때... 연구소 내의 납과 전자파를 제거하기 위한 은이 내부에서 발생한 자장이나 전파를 난반사하여, 주인님의 "힘"이 타인의 눈으로 전해지는 것을 흐트려 뜨린 것은 아닐까.... 그렇게 추측한 것입니다....」
「뭐, 복잡한 설명들은 다 집어치우고.... 확실히 알기 위해선.... 한번 더 그곳으로 가봐야할 필요가 있다.... 라는 건가?」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사요코가 준 서류를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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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부터 단 한줄기의 빛도 세어들어오지 못하도록 만들어진 방...
연구소로 가기 며칠 전에 특별히 제작한 이 방은 그야말로 "어둠의 홀"로써 6평 남짓한 빈 방에 소파와 작은 테이블 하나가 놓여져 있을 뿐이었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작은 촛불을 바라보며, 에이이치는 누군가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그가 기다리는 사람이 언제, 어디에, 어떻게 나타날지 전혀 알수 없었지만,
왠지 에이이치는 이곳에서 기다리면 그가 올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것은 에이이치가 "어둠의 거주자"라 불리는 그들을 동조하고 있다..... 그런 의미일지도 모른다....

「크크큭.... 좋아, 좋아... 네가 그렇게 있어 준다면, 나도 언제라도 와서 너와 이야기를 할수 있지...」

과연 에이이치가 기다리던 그가 왔다.
방 한쪽의 어둠 속에서 에이이치의 귀에 익은 쇠에 긁히는듯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좋아하긴 일러... 마음같아선 당장이라도 네놈에게 달려들어서, 한방 먹이고 싶은 기분이니까...」
「이런~ 이런~ 너는 노인공경이라는 말도 모르냐? ....그건 그렇고, "그것"은 어떻게 되었나?」

- 떼구르르르르르......

에이이치는 발 밑에 있던 원통형의 금속제 캅셀을 툭 차서, 어둠속으로 굴러가게 했다.
노인은 캅셉안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일까...?
잠시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고, 곧이어 노인이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 역시 그랬군.」
「그래.... 암만 봐도 그건 네 놈의 주인인 "그녀석"이 만든게 분명해... 아마 어떤 멍청한 음마가 흘려버린 거였겠지.」
「뭐,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연구소는 어떻게 했냐?」
「모두 지배했다... 그곳은 이제 나의 연구소야.... 아, 그러고 보니... 나는 "힘"을 방해하는 연구소의 에너지에 대한 조사도 끝났 상태였었지, 아마?」
「뭐...???」
「쉽게 말해... 네놈의 힘을 차단하는 방법도 알았다는거지... 더 쉽게 말하자면,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네놈을 짓밟아줄수 있다는 얘기고...」

에이이치는 노인이 있는 어둠을 향해 조롱하듯 말한 뒤, 냉소를 흘리면서 몇장의 서류를 팔랑팔랑 흔들어 보였다.

「으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작은 신음소리만을 내뱉는 노인을 향해 에이이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연구소... 네가 말하길, 인간인 나만이 갈수 있는 곳이라고 했었지...? 그래, 그렇겠지... "그것"이 숨겨진 연구소 지하에는 "힘"을 차단하는 에너지가 있는듯하니까... 네 놈들이 가면 성공할수가 없겠지... 그래서 나를 이용했고 말이야.... 그치...??? 너, 분명히 그렇게 말했었어... "네가 가진 힘을 조금만 쓰면 식은죽 먹기 잖아?"라고... 뭐어~~? 힘~~~??? 지금 나랑 장난하냐? 응? 장난해?」
「그, 그건 말이야...」
「그곳에 가면 "힘"을 쓸수가 없다는거... 왜 말해주지 않았지...??? 어차피 처음부터 난 일회용이었으니까, 난 죽어도 괜찮다는 거냐? 응?!」
「아, 아니... 그런 건 아니었다... 다, 다만 몇몇 부하를 이미 보냈음에도 돌아오지 않았던 일이 약간 있었지... 그, 그래서.... 나는....」
「그래서...???」
「그, 그러니까.....」

사실 이 방에는 노인의 힘을 차단할수 있는 준비를 해놓지 못했다.
하지만 노인은 정말로 자신의 힘이 차단되어, 에이이치에게 당할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정말 쩔쩔매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비록 노인의 얼굴은 볼수 없었지만,
그 목소리를 들으며 상황의 주도권을 잡았음을 실감했다.

「너와 나는 서로 계약한게 아니었던가...? 계약에는 서로 신뢰가 소중하다. 비밀사항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비, 비밀사항이라니... 그, 그냥... 그냥 사소한걸 일일히 설명하긴 좀 그렇잖아...」
「뭐, 좋아... 그럼 사소하지 않은걸 가르쳐 줬으면 좋겠군. 너희들, 이번에는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거냐?」
「그, 그건...」
「말했지? 신뢰가 중요하다고... 신뢰가 깨지면, 계약도 깨지는 거야. 계약이 깨지면... 내가 널 살려둬야 될 이유를 모르겠는데...???」

노인은 잠시동안 어쩔줄을 몰라하며 고민하는 듯했지만, 이윽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그 날" 이후, 그분께서는 상당한 힘을 회복하셨다... 모두 네 덕분이지...」
「아첨은 필요없어...」

순간적으로 "그날"을 다시 떠올린 에이이치는 잔뜩 인상을 쓰며 말했다.

「응? 아, 아니... 커험, 험, 험... 힘이 돌아오면 돌아올수록, 그분께서 가지신 하늘에 대한 갈망도 점점 커지셨다... 그러나 아직도 신과 싸움을 하기엔 힘이 충분하지 않으셨지... 옛날에는 반역에 가담한 천사들만해도 수천만에 달했는데... 지금은 다들 죽거나, 지옥에 갖히고, 그분 홀로 남으신 상황이다... 필연적으로 그분께서는 함께 싸울 동지들을 모으셔야 했지.... 그런데 한창 동지들을 모으던 그때... 내가 부리는 부하중에 한명이 정보를 가지고 왔다... 인간이 그분의 힘을 손에 넣어, 그것을 이용해 또 다른 인간을 지배하려 한다는 것이었어.......」

노인은 거기까지 말한 후,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

「그분께서는 그 건방진 인간에게 천벌을 내리려 하셨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하신거야... 분명 "그것"은 그분이 만드신 것이었다... 그런데도 신은 인간이 "그분의 힘"을 이용해 다른 인간을 지배하려는 그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는 거지... 즉, "신이 개입하지 않도록 인간들끼리의 분쟁 속에서, 인간을 지배 하에 둘 수 있다"라는 거야...」
「흥, 그녀석도 결국엔 병신같은 녀석이었군. 신과 정면대결을 할 수 없으니까, 인간이나 지배하겠다는 거잖아...???」
「아니지... 물론 정면대결은 피하는 셈이지만, 이건 획기적인 작전이다.... 인간을 지배하면 그것만으로도 60억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인질을 손에 넣는 셈이니까... 그 인질들을 방패로 삼아 다시 신에게 반기를 들수도 있는 것이고... 게다가 신이라는 녀석은 사실 상당히 나르키시즘이 심한 녀석이라서, 인간들이 더이상 자신을 우러러 보지 않는다면 심각한 우울증에 빠질지도 모르지... 신이라는 건 본래 그런 녀석이다... 」
「하하하.... 유치하군.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럼 지금 "그것"은 뭐냐...? 왜 굳이 연구소에서 가져와야 했던 거지...? "그 녀석"이 직접 만들어도 상관없잖아...???」

노인은 에이이치의 "유치하다"는 말에 살짝 인상을 썼지만, 결국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에이이치에게 화를 냈다간 오히려 자신이 당할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탓이었다.

「"이것"을 만드는데는 적지 않은 힘이 들어간다... 그분께서는 힘을 아끼고 계셨다가, 신과의 전쟁에서 신을 무너뜨리셔야하지.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수는 없는거야.」
「.... 뭐, 좋아. 그럼 앞으로의 계획은...???」
「더이상 뭘 말하라는 거냐? 다 말했잖아? 이제 남은건, 인간들을 모두 지배할수 있을 정도의 양으로 "이것"을 배양해야지... 그러기 위해선 그 연구소를 좀 이용할 필요가 있을거 같다.... 내 예상대로라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거다..... 적어도 1년안에 게임 끝이야.」
「으음.... 그렇군.... 뭐, 좋아. 연구소의 배양실을 쓰든, 다른 녀석들이 어떻게되든, 그건 내 알바 아니지만... "나의 여자"들은 손대지 마라.」
「아~ 아~ 그야 당연하지... 어차피 이미 "힘"에 의해서 지배된 인간을, "이것"으로 다르게 바꿀수가 없거든.」
「아, 그렇군.」

그렇게 대답하는 에이이치의 머릿속에,
사메지마의 "연구"에 끝까지 저항하다가 영원히 잠들어 버린 료코의 끔찍한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자, 받아라.」

- 떼구르르르르르......

노인은 그렇게 말한 후, 에이이치의 발 밑으로 "그것"이 담긴 캅셀을 굴려넣었다.

「당분간은 그 연구소의 배양실을 이용해서... "그것"을 증식시키도록해라. "그것"이 충분히 증식하고 난 다음에 받아가는걸로 하지.」
「그럼... 그때가 되면 또 내가 그 연구소로 가서 두꺼비집이랃도 내려야 된다는 건가?」
「응? 두꺼비집??? 연구소의 전기를 차단하면, 안에서도 "힘"을 쓸수 있는거냐...???」
「뭐, 그런거지...」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노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어둠으로 던져서 건네주었다.

「.... 내 여자들은...???」
「아직 계약은 안끝났어. 충분히 증식한 "그것"을 받으러 가는 날, "너의 여자들"을 본래대로 만들어주지...」
「뭐...? 그, 그런...!!! 얘기가 틀리잖아!」

버럭 소리를 지른 에이이치였지만,
노인은 "여자들"에 관한 문제에서는 자신이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며 말했다.

「그래, 틀리지. 하지만 그때는 우리가 동등한 관계에 있을때 이야기고... 지금은 오히려 네가 우위에 있지 않나? 어쨌든 너는 "힘"을 차단하는 방법을 아고 있으니까... 그러니 동등한 관계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내 쪽에 안전장치가 하나 더 있어야 되지 않을까...?!」
「.... 정말 그때에 나의 여자들을 다 돌려주는 거냐....? 믿어도 되겠지...?」
「당연하지. 계약에는 신뢰가 중요한거야...」
「네 놈의 입에서 나오는 신뢰라니... 네 주인인 "그 녀석"이 들으면 거품이라도 물고, 쓰러지겠군.」

노인은 에이이치의 말을 들으며 불끈 화가 났으나,
조용히 분노를 누르며 침묵과 함께 어둠속으로 사라져 갔다.







< To Be Continued... >








제 7장. 지켜야 할 사람.



이틀 뒤...
다시 그 연구소로 돌아온 에이이치는 이제는 그 주인이 바뀐 소장실의 호화로운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책상 아래에서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는 나츠미의 혀를 느끼고 있었다.
아직도 구음봉사의 그 기술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지만,
잠깐 눈을 감고 봉사를 받던 에이이치는 곧 눈을 열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도지마... 너, 여기의 책임자였지? 왜 그동안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지? 설마... 몰랐다고는 하지 않겠지...???」

그렇게 말하며 에이이치는 전라의 모습으로 도지마의 구두에 뺨을 문지르면서,
미친듯이 자신의 음렬을 만지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여자의 이름은 미타 시오리...
한때는 대기업 미타그룹 총수의 외동딸이었던... 지금은 도지마의 애완견이 된 여자...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와 재벌의 딸이라는 조건으로 인해,
한번은 아카네의 "노예 후보 리스트"에도 올랐었지만,
단지 유방의 A컵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에이이치는 그녀를 정복하지 않았었다.

지금은 도지마의 지시로 유방 확대 수술을 받아 F컵에 달하는 거유가 되긴 했지만,
조교에 있어서 아마추어인 도지마에 조교된 시오리는 그저 항상 발정하는 갈보에 지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에이이치는 그녀를 보며 조금 눈살을 찌푸릴 뿐,
그녀를 정복하고자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아, 그, 그게... 죄송합니다, 아마노님... 이, 이것은 그다지 중요한 국가 프로젝트라고 할만한게 아니고... 그냥 저의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에 지시한 연구라고나 할까... 쓸모가 있는지 어떤지, 아직도 알수 없는 연구라서... 굳이 아마노님께 보고를 올릴만한 일은 아닌거 같아서...」
「아~ 그래애~??? 아직도 알수없는 연구라서, 그렇게 여자를 세뇌했구나? 그래서 이렇게 내 앞에까지 버젓히 데리고 들어왔고... 응? 그렇지?」

에이이치가 손가락으로 시오리를 가리키며 비꼬는 투로 말하자,
도지마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

「그, 그게... 이것은... 그냥 저의 취미로... 그...」

- 와장창~!!!

에이이치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책상 위에 있는 유리제의 재떨이를 집어던졌고,
재떨이는 그대로 날아가 도지마 등뒤의 벽에 부딪쳐 부서졌다.

「젠장!!! 나의 명령이 그렇게 우습냐?! 지금 그 재수없는 면상을 바닥에 쳐박고 용서를 빌어도 시워치않을 판에... 쓸데없는 변명이나 하고 있고...!!!!」
「죄, 죄송합니다...」
「쳇, 부전자전이라더니... 사람 짜증나게 하는 건, 네 딸년과 똑같군...」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하자, 도지마의 눈이 크게 열렸다.

「아, 아야카는... 자, 잘 있습니까...??? 지금도 아마노님 곁에 있습니까...??? 제 딸 아이를 못본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죠?」
「......」

도지마의 물음에 에이이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날 밤" 어둠의 지배자에 의해 정기를 빼앗기고, 지금까지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사정을 알리가 없는 도지마는 정말 간절한 표정으로 에이이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 아내를 잃고, 애지중지하며 키웠던 자신의 딸이 경찰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
딸 아야카가 "자신의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며, 집에 초대한 남자가 에이이치였다.
사랑스러운 외동딸에게 적합한 결혼상대를 찾던 도지마에 있어서 그 사건은 매우 화가 나는 일이었지만,
딸이 아양을 떨어가며 부탁하는 탓에 결국 도지마는 에이이치를 집에 초대하기로 한 것이다.
거리의 부랑자같은 외모의 에이이치를 보며, 참을수 없는 분노를 느낀 도지마였지만,
결국 그 날로 도지마와 여러 가정부 역시 에이이치의 노예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언제나 화목하던 가족의 호화로운 식탁 위에는 젊은 가정부들의 나신에 담아진 여러가지 요리가 늘어섰고,
그 식탁에 앉아 홀로 식사를 하는 에이이치의 고간에는 아야카가 달라붙어 "저녁식사"를 빨아먹고 있었다.
그리고 도지마는 딸의 옆에 두러누워, 그토록 사랑스러워하던 딸의 모습을 보며 밤새도록 자위를 해야 했다.

하지만 남자에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에이이치는 도지마의 "노예로서의 모습"을 무의식중에 감추어두기로 했고,
일주일에 한번씩 중요한 일들을 에이이치에게 보고하게끔 약간의 조작만을 해둔 상태였다.

물론 지금은 에이이치가 지정해둔 "키워드"에 의해서 노예로서의 모습이 드러난 상태다.

「아야카는...???」
「노예주제에 주인에게 질문따위 하지 마라... 나가봐라. 더이상 할얘기는 없으니까...」
「... 네. 알겠습니다.」

도지마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방을 나갔다.
그런 도지마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에이이치는 나츠미의 목에 채워진 개목걸이의 손잡이를 잡아당기며,
조금 전보다 더 목소리의 톤을 떨어뜨려 말했다.

「젠장... 너, 지금 그걸 봉사하고 하고 있는거냐? 너의 그 치졸한 혀놀림을 받고 있으면, 오히려 화가 난다.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죄송합니다...」

에이이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하자, 겁먹은 얼굴로 사죄하는 나츠미...
하지만 봉사하는 방법조차도 조교받지 않은 그녀가 완벽한 봉사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말도 안되는 일일 것이다.

- 따르르르릉....

에이이치가 말없이 나츠미를 노려보던 그때,
책상 위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에이이치는 수화기를 들어 말없이 귀에 댔다.

「주인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사요코의 보고를 들은 후,
또다시 말없이 수화기를 내린 에이이치는 나츠미를 그대로 남겨둔 채,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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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의 중앙에 있는,
녹색 빛깔의 탑과 같은 거대한 실험관을 바라보면서 에이이치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 "그 녀석"이... 인류를 지배한다... )

온 인류가 어둠의 지배자에게 종속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과 "그 녀석"의 전쟁에서 인질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에이이치는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이미 오래전에 맹세했다...
저택의 지하에서 잠들어 있는 그녀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따위는 가리지 않겠노라고...
자신의 목숨이라도 아낌없이 내놓겠다고....
그렇게 다짐한 에이이치에게, 타인의 생명 따윈 신경쓸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그래, 결론은 이미 나온 상태였다.

「할 수 밖에 없다.... 라는 건가...???」

그렇게 중얼거린 에이이치는 이를 악물면서, 오른 손을 들어올려 손가락 끝을 <딱~>하고 울렸다.
그것을 신호로 사요코는 연구소 내부의 모든 전기가 차단했고
그와 동시에 연구소 내부를 밝히던 모든 빛이 소등되고, 모든 기계음 또한 멈췄다.

짙은 어둠과 정적 속에서, 에이이치는 자신의 안에서 다시 힘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또렷하게 느꼈다.
지금 그의 시각을 비롯한 모든 감각은 마비된 것이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감각기관으로는 아무런 정보도 입수할수 없었지만,
식스센스라 불리는 육감만은 이상할 정도로 예민해져서, 눈을 감고도 방의 구석구석까지 인식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십초 후, 희미한 기계음과 함께 보조의 전원이 들어가, 몇개의 비상등과 모니터만이 방 안을 비췄지만,
그러한 약한 전력으로는 에이이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힘"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후로도 몇번이나 전기를 차단하고 다시 연결하는 것을 반복하며,
"힘"의 흐름을 확인한 에이이치는 이 음울한 장소로부터 도망치는 것처럼 출구로 향했다.

「주인님... 다른 방에 감금되고 있었던 피험체의 여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어느새 사요코가 실험실을 나오는 에이이치의 옆에 따라 붙으며 물었다.

「아.. 그 애들이라면 나도 대충 봤는데, 딱히 맘에 드는 여자는 없더군.」
「저어.... 그럼... 그녀들은 계속 가둬둬야 합니까...?」
「응? 너, 그 애들을 돕고 싶은 거냐?」
「네? 아.... 죄, 죄송합니다. 감히 제가.... 주제넘은 일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요코가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자,
에이이치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채로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뭐, 좋아... 그 애들을 처분하는 일의 모든 결정권은 너한테 넘기겠다.... 하지만, 저 애들의 세뇌를 푼다는 건, 곧 모두 내 노예가 된다는 거다...」
「네. 그녀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누구를 주인님으로 모셔야 할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대로 방에 가둬두고 방치하는 것보다는, 주인님의 모시게 하는 것이 그녀들에 있어서도 행복할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만 보더라도, 사메지마 따위에게 시중들고 있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행복을 근래에 느끼고 있으므로...」
「응. 알았어... 그럼 말나온김에 당장 하자. 안내해.」
「네.」

에이이치와 사요코가 여자들이 감금되어 있는 감옥의 층에 들어서자,
문에 나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모두 제각각의 모습으로 에이이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유방을 모으는 여자... 고간을 나누어 여는 여자... 이미 자위 쇼를 시작한 여자도 있었다.

「주인님, 부디 저를 사용해주세요... 열심히 봉사할테니, 부디 저를...」
「아니요!!! 저를... 제발... 저는 뒷쪽 구멍도 좋은 상태예요!!!」
「주인님, 저의 가슴이라면 여러가지 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하지만 그녀들의 모든 말과 행동은 에이이치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할 뿐이었다.
단지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고해서, 주인님이라 부르며 서로 자신을 사용해 달라고 조르다니....

에이이치는 더이상 둘러볼 필요도 없이 인상을 쓰며,
하나씩 방을 들여다보고 세뇌를 하기 시작했다.

「자, 내 눈을 똑바로 봐라.」
「네?」
「지금부터 너를 놓아주마.... 너는 이곳에 오기전까지 있던 장소로 돌아간다.... 여기서의 일은 모두 잊어... 다만 이것만은 잊지 말아라.... 너에게는 시중들어야 할 주인이 있다는 것을.... 그러니 너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서,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 네, 주인님.」

방에 있던 여자가 짧게 대답하자,
사요코는 곧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방문을 열어 주었다.
에이이치는 어느새 다른 방문으로 다가가서 다른 여자에게 세뇌를 베풀고 있었다.

「.... 저어... 주인님.... 감사합니다...」

에이이치의 곁에 다가서며 조용히 감사의 말을 전하는 사요코...

「왜 네가 감사하다는거냐? 설마 내가 너를 위해서 이 짓을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

사요코는 아무 말없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일뿐이었다.

「흥, 건방져...」

에이이치는 차가운 냉소를 흘리며,
다른 방도 순서대로 돌아 여자들을 해방하가기.... 아니, 보다 강한 힘으로 묶어가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이나 복도를 거닐며 각 방의 여자들을 종속시키던 에이이치는
멈춰선 것은 복도 끝에 있는 어두컴컴한 방 앞에서 였다.

「응? 여기에는 남자도 있냐?」
「네?」

사요코가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하고 방안을 들여다보자,
그곳에는 1쌍의 남녀가 있었다.
심하게 다친 듯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의 옆에서,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아...」
「누구지?」

그 모습을 보고서야 알겠다는 듯 작은 탄성을 지르는 사요코에게 에이이치가 재촉하여 물었다.

「저 남자의 이름은 "사카모토 켄지", 34세, 이 액체의 최초 발견자입니다. 그러니까... 몇개월전 일어난 엽기적 감금 폭행사건의 피의자입니다... 여자는 "카타오카 카오리"라는 이름으로 그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여자들처럼 두 사람 다 독방을 주려고 했으나, 조금이라도 서로 떼어놓으면 두명 모두 자해를 해서, 결국 이렇게 한 방에 같이 넣어두었습니다.... 여자는 상당한 심도까지 세뇌가 된 듯하고, 남자 역시 자폐증에 걸린듯합니다.... 저어... 주인님의 힘으로 고치실수 있으십니까?」
「글쎄...? 모르겠군. 저 여자, 아예 정신이 망가졌다면 정신을 재조립할수 있겠지만, 그런걸로 "고쳤다"고 할수는 없겠지. 정신이 망가진게 아니라 세뇌가 깊을 뿐이라면, 고칠수 있을지도.... 남자는 당장이라도 고칠 수 있지만.... 과연 저 녀석이 그걸 바라고 있을까...???」

에이이치의 머릿 속에는 옛날에 했던 마리의 말이 떠올랐다.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다시 생각나게 만들었냐면서....
차라리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차라리 더 행복했을텐데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원망하던 마리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렇... 군요... 마음을 닫는 것은 정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뭐, 그런거지... 고쳐주고 욕먹을바엔, 그냥 내버려두는게 나아. 어차피 저 녀석은 여자랑 같이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거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에이이치는 그 남자의 한심한 모습에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같은 묘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다.
"흥!"이라고 콧방귀를 뀌면서 한걸음을 내딛는 자신의 마음 속에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동정과 연민이 생기는 것을 느끼면서,
두번째 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는 잠들어 있는 수많은 여자들과 카오리라는 이름을 가진 저 여자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있었다.

결국 두번째 걸음에서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 에이이치...

「... 이 문, 열어라.」
「아, 네!」

사요코가 열쇠를 꺼내어 그 남녀가 들어있는 방문을 열자,
에이이치는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다짜고짜 왼손으로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더니 그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 퍼억.

그리고 넘어진 남자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더니, 그의 눈에 시선을 마주치면서 버럭 소리를 지르듯 말했다.

「야, 이 미친 자식아!!! 여자를 이렇게 망가뜨려 놓고, 넌 현실로부터 도망만 치고 있을거냐~?! 이제 적당히 좀 해~!!!!」

남자는 잠시동안 에이이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고, 그 눈에서도 서서히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완전히 정신이 돌아온 듯 이지적으로 빛나기 시작한 남자는,
잠시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침대위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애타게 외치기 시작했다.

「카, 카오리!!! 괘, 괜찮아? 카오리... 대답해, 카오리~!!! 카오리~!!!」
「잊어버렸나? 여자는 네가 부쉈다... 어때? 이제 네가 뭘 할수 있지? 애시당초 여자가 망가지면, 다시 고칠방법도 마련해 놓지 못했지? 후후후...」

에이이치는 냉소적인 미소를 흘리며 남자를 비꼬듯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부쉈어... 너 때문에 저 여자는 망가졌다고... 어때? 괴롭지? 슬프지? 절망스럽지? 죽고 싶지? 그래... 지금 느끼는 그 괴로움은 여자를 망친데 대한 벌이다. 천벌이야... 좀 더 느끼도록해. 이번엔 도망치지 말고, 좀 더 철저히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라구...」
「카오리를... 부쉈어....??? 내가...??? ....여, 역시... 나 아직 꿈에서 안 깬건가...???」
「꿈? 글쎄? 그렇다면 좋겠지만... 이건 현실인데, 어쩌지...???」

에이이치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그를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그 방을 나섰다.
사요코는 재빨리 에이이치의 뒤를 쫓으며,
에이이치의 얼굴에 남아있는 불쾌감 속에 숨어있는 따뜻한 심성을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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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도 몇층을 돌아다니며 수십명에 달하는 여자들을 모두 족송시킨 에이이치는 지친 기색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지상으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밀지하실의 최상층을 막 벗어났을 무렵...
켄지라는 남자를 만난이후로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던 에이이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언제까지 그렇게 숨어있을 작정이냐?」
「네?」

갑작스러운 에이이치의 말에 의아해하며 되묻는 사요코였으나,
에이이치의 그 말에 대한 대답은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들려왔다.
엘리베이터의 한쪽 구석에 놓여져 있던 휴지통의 그림자에서 진흙덩어리같은 생명체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꺄악~~~!!!!」

사요코는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에이이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 진흙덩어리를 노려볼 뿐이었다.
질척질척한 진흙이 흘러내리는 듯한 피부와 그 몸뚱이의 한가운데에 나있는 "+"모양의 흉칙한 입,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양쪽으로 쭉 찟어진 두 눈...
게다가 손이나 발따윈 달려 있지않고 등뒤에 몇개의 기다란 촉수가 꿈틀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 흉칙한 그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사실... 지금 사요코도 인상을 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오바이트가 나올듯한 기분이었다.

「네가 "음마"라는 녀석이군?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야. 그런데... 너, 갑자기 무슨 용무냐? "그녀석"이 날 감시하라고 시켰나? 으음... 그렇다면 안됐구나. 사실 나 지금 엄청 기분이 안좋거든..」

에이이치가 천천히 한 손을 들어 올리자, 그 손에서 당장이라도 음마를 날려버릴듯한 잿빛 스파크가 생기기 시작했다.
료코가 죽던 그날... 에이이치의 "힘"은 그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로 각성되어,
이제는 "장풍"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한 공격마법까지 사용할수 있게된 에이이치였다.

「자, 자, 잠깐~!!! 기다려라~!!! 너, 아직 내 말 안들었다~!!! 너무 성급하다~!!!」

에이이치는 뭔가 멍청하고 아둔한듯한 말투에 의아해하며 손을 들어올린채로 움직임을 멈췄다.

「휴우~ 아아... 죽을뻔 했다... 나, 사실은 너에게 끝내주는 정보를 가지고 왔다...」
「정보?」
「그렇다. "그분"께서 지금 무슨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 하는 것이다. 너도 사실은 궁금할 것이다.」
「.... "그 녀석"이 만든 녹색 액체로 인간을 지배한다... 라는거 말이야?」
「으앗~~~!!!! 대단하다~!!!! 너, 벌써 그것을 알고 있다~!!! 너, 어떻게 알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에이이치는 그런 음마의 반응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이토록 멍청한 것을 보면 자신을 감시하러온 스파이는 아닐 것이다...
에이이치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더 이 음마의 "코메디 쇼"를 봐주기로 했다.

「그, 그럼.... 인간을 지배해서, 그 인간들을 어떻게 할지... 너는 모른다~!!! 나는 안다~!!! 계약 성립이다~!!!」
「글쎄? 내가 왜 너랑 계약성립의 관계가 되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을 지배해서 인질로 쓴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데...?」
「우와~!!!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너는 모른다~!!! 나는 안다~!!!」
「뭐야?」

에이이치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뭐가 그렇게 기쁜지 등에 자란 촉수를 이리저리 흔들며 기뻐하던 음마는 어눌한 말투로 곧 말을 시작했다.

「"신"은 오만하다. "신"이 인간의 생명 정도로 "그분"의 위협에 굽힐리가 없다. "신"은 인간들의 생명보다, 자기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 "신"은 그런놈이다.」
「... "그녀석"도 이미 그걸 알고 있다는 건가? 처음부터 인간은 인질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그럼 뭐지? "그녀석"의 계획에 진짜 목적은...???」
「흐흐흐... 그전에 할 얘기가 있다. 너, "그분"의 목적을 알고 싶다. 나, 니 도움이 필요...」

- 파지지지지...

「빨리 말해!」

에이이치는 음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한손에 잿빛 스파크를 만들어내며, 음마를 위협했다.

「으, 으아아아~~~!!!! 알았다~!!! 말한다~!!! 사실 나도 성질이 급하다~!!! 질질 끄는건 싫다~!!! ...."그분"께서는 "녹색 창조물"을 통해 인간을 지배하려하신다. 여기까지 너의 말이 정답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질로 쓸길 원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인간이 신에 대항하길 바라신다.」
「뭐?」
「인간의 반역이다. 인간이 반역을 하여, 신에게 대항하는 것이다.」
「어째서지?」
「으음... 사실 다시 한번 신과 우리 어둠의 존재들이 싸움을 하는데,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다음 기회"라는 것은 없다. 지옥따위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의 형벌을 받게될 것이다. 도망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신은 오만하다. 두번씩이나 자신에게 대항한 자들을 세상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심판을 내릴 것이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이번 싸움을 "인간의 반역"으로 만들고자 하신다... 스토리는 이런 것이다. 일본이 세계정복의 야망을 품고, 녹색 액체를 이용한 생화확 무기와 각종 과학적 무기로 세계를 지배한다. 그후에는 더욱 더 큰 야망에 사로잡혀 신에게 대항한다는 것이다...」

음마는 열심히 그러한 "어둠의 지배자"의 계획들을 설명해 나갔지만,
에이이치는 그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냉소를 흘리며 그 말을 비웃고 있었다.

「흥! 인간이 신에게 대항하여 성공한다니... 그게 과연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분께서도 그건 알고 계신다. 말하자면 인간은 신을 지치게 만드는 도구라는 것이다. 인간의 총공격으로 조금이라도 신의 힘을 빼놓을수 있다면, 그 이후에는 충분히 힘을 회복하신 그분께서 신에게 공격을 가하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쭉 숨은채로 그분의 앞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던, 다른 어둠의 천사들도 잇달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결국 진짜 싸움은 그때부터인 것이다.」
「그 녀석... 또다시 인간을 이용하겠다는 거군. 지난번에 나를 이용했던 것처럼...」

에이이치의 얼굴에 깊은 슬픔이 머물렀다.
하지만 음마는 멈추지 않고 +자 모양의 흉칙한 입을 움직이며 그 말을 계속 이어갔다.

「이건 단지 이용당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신은 "인간은 단지 조종당했을 뿐이니, 정상참작이다"하는 판결을 내릴리가 없다. 그때가 되면 인간들 모두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영원히 고통받게될 것이다... 지옥의 불은 인간들 생각하는 모닥불이나, 가스레인지 불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모닥불에서는 고구마를 구워먹을수도 있고, 가스레인지에서는 밥을 해먹을수 있다. 인간들의 밥은 맛있다... 사실 나도 인간들의 식당에서 파는 밥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 오므라이스는 그 계란을 반숙으로 해야 제맛인데...」

- 파지지지지... 파밧~!!!

순간 에이이치의 손에서 잿빛 스파크가 번쩍이자, 음마의 발 밑에 화약이 터지듯 조금 작은 불꽃이 튀었다.

「으악~!!! 왜 그러냐? 너는 오므라이스가 싫으냐? 그, 그래... 오므라이스말고도 맛있는게 많다. 이를테면...」
「닥치고 하던 말이나 계속해. 참고로 "인간들 모두가 지옥에 떨어진다"까지 얘기했다...」
「그, 그래... 알았다... 인간들 모두가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그 얘긴 벌써 했잖아?」
「그래, 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얘기다. 인간들 "모두" 지옥에 떨어지는 거다.」

음마의 말을 들은 에이이치는 곧 깊은 생각에 빠지며 중얼거리듯 되물었다.

「.... "모두"... 라는 건가...???」
「그렇다. 그분께 조종당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모두... 말하자면 너와 너의 여자들까지도... 모두... 그러니 이제 너는 결정을 해야한다... 일단 "녹색의 그것"이 그분의 손에 들어가면, 그때는 후회해도 늦었다는 것이다.」
「......」

지금...
에이이치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 녀석"이라면 또 다시 에이이치를 속이고 그런 일을 꾸밀 법도 하다.
하지만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눈 앞에 있는 이 흉칙한 음마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그런데... 너는 "그 녀석"의 부하잖아? 왜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지?」
「그, 그게... 실은... 이 일본에... 나, 꼭 지켜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의... 트, 특별한... 친구다...」
「친구? 참 내, 어의가 없군. 음마와 인간 사이의 특별한 우정이라는거냐? ... 목숨은 살려주마. 다음번에는 좀 더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 와라.」
「아, 아니다!!! 진짜다!!!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길지만... 어쨌든 정말이다!!! 믿어라, 인간~!!! ...너, "슈렌"쨩의 언니를 알고 있다~!!! 나, 머리는 나쁘지만 그래도 몇몇 정보들은 필사적으로 기억해둔다~!!! 너, 간적있다~!!! "슈렌"쨩의 언니가 살고 있던 요코하마의 마린 시티 509호실~!!! 기억 안나?」

음마의 그 말을 듣자 에이이치는 곧 한사람을 떠올릴수 있었다.

「.... 카렌인가?」

사와타리 카렌...
예전에 아카네가 소유한 "Office - Shiratori"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던 여자...
부사장이라는 직급에 어울리는 미모와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어서,
에이이치도 "Office - Shiratori"의 직원들중에서 만큼은 그녀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각별하게 생각했다고는 해도
지금의 에이이치가 아유미를 대하는 태도나, 그때의 에이이치가 아카네와 마리를 대하던 태도에 비하면 그다지 특별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 그래 그래. 분명 그런 이름이었다~!!! 그 카렌에게는 "슈렌"이라는 이름의 여동생이 있었다. 내가 말한 친구가 바로 그 슈렌 쨩이다.. 이미 그 친구의 기억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지워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나의 소중한 친구다.... 부, 부탁이다... "그분"과의 계약은 이제 그만둬라... 이대로 가다간, 너도... 너의 여자들도... 슈렌 쨩도... 모두 지옥으로 떨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제발 그만둬라~!!!」

음마가 간절한 투로 말하자, 에이이치는 다시 깊은 생각에 빠지는 듯 했다.

「만일... 네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니가 나에게 이런 정보를 줬다는 것이 "그녀석"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거냐?」
「... 그건 나도 안다. 나, 그렇게 바보 아니다... "그분"께서 이 일을 아시면... 나, 지워진다... 흔적도 남지않고 사라지는 거다... 말하자면 죽는거다... 하지만 죽는게 무섭다면, 이 연구소에는 처음부터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것을 알면서, 어째서 이런 일을 하는거지?」
「아무리 어둠속에 있는 존재라해도... 때로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은게 있는 거다...」
「.............」

에이이치의 마음속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실 조금 전, 켄지라는 그 남자랑 만나는 일이 없었다면 이 흉칙한 생물은 발견된 즉시 날려버렸을지도 모르지만,
음마의 그 마지막 말은 왠지 모르게 에이이치의 마음 속에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할지는 내가 결정한다. 하지만... 네 말도 기억해 주지... 빨리 사라져라. 이제 곧 연구소의 전원이 들어오면 너 따윈 날아가 버릴거야. 내가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말이야.」
「그, 그래. 알았다... 너는 나보다 똑똑하다. 좋은 판단을 하길 바란다.」

음마는 그 흉한 얼굴에 아첨하는 듯한 미소를 띄우면서, 다시 쓰레기통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갔다.








< To Be Continued... >






제 8장. 여자.



어느 역앞의 분수 광장...
밝은 햇빛속에서 한 명의 여자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주위를 지나는 대부분 남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었지만,
끊임없이 헌팅을 걸어 오는 남자들을 한번씩 바라보고는 단 한마디의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당신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혼잡한 사람들 속으로 시선을 되돌려, 그가 어떠한 말을 걸어도 더이상 그에게는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태도와 같은 말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녀는,
언제부턴가 많은 남자들에게 있어서 만질수 없는 하나의 여신으로... 그렇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여전히 역전 공원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한 남자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다만, 그 남자는 여자에게 헌팅을 하지 않고 그저 빤히 바라볼뿐이었다.
이윽고 그녀의 시선이 움직여 그 남자를 보았을 때, 그녀의 입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

「당신이... 제가 기다리던 사람입니까?」
「아니. 너와 나는 초면이야...」

상당히 건방진 말투로 예의 따윈 갖추지 않는 남자였지만,
여자는 그런 건 상관하지 않고 여전히 남자에게 시선을 향한채 말했다.

「그렇군요... 당신에게서... 왠지 그리운 향기를 느꼈는데...」
「누구를 기다리는데?」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디에 있는지... 그게 누구인지... 그렇지만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에요. 그거 하나는 분명해요.」
「정말 소중한 사람... 인가...?」
「네, 그 사람은 저를 구해줬어요. 몸도... 마음도... 이상하죠?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는 거 하나만으로...」

서로 시선를 떼어놓는 일은 없었지만,
완전히 무표정한 두 명의 대화는 누가보면 "기계의 대화"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 너에게는 언니가 있었어... 기억해?」
「네? 당신은... 카렌을 아시나요?」
「아, 뭐... 그렇지...」
「... 언니는 잘 지내나요? 언니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3년전쯤이었던거 같아요... 그렇지만... 그 때 주고받은 말도... 그 때 언니의 얼굴도... 생각이 나지 않아요..... 나의 소중한 사람이 모두.... 나 안에서 사라져 가고 있어요...」
「... 사라지는 것이... 오히려 좋은 일일지도 모르지.」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없이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가르쳐 주세요. 당신은 어째서... 나의 소중한 사람의 향기가 나는 거죠? 당신... 혹시 그 사람과 아는 사이인가요?」
「아니, 몰라. 그건 모르지만... 나도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만약... 네가 기다리는 사람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을때... 오히려 불행하게 된다고해도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 거야? 차라리 모두 잊고 평범하게, 행복하게 사는 것도...」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자는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대답할 가치도 없군요! 당신이라면.... 소중한 사람의 일을 잊고 싶다고 생각할까요? 소중한 사람의 존재마저 잊어버린 것이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 그래, 네 말이 맞아. 하지만... 그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이 그냥 네 마음 안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라면...? 아니면, 그 사람에게는 이제 네가 필요 없어진거라면...? 만약 그렇다면, 정말 불행한거 잖아?」
「그렇구나... 네, 그럴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그 사람이 가상의 인물이든지, 그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지않든지... 지금 나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나의 행복은... 그 사람을 만나는 것뿐이에요...」

남자는 그녀의 그 대답을 듣고는, 자신의 표정을 감추려는 듯 살짝 고개를 돌려 담배을 물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담배의 연기를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과 함께 천천히 내쉬었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난 네가 기다리던 사람도 아니고, 그딴 녀석 알지도 못하니까... 네가 여기서 평생 기다리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 하지만 만약 그 녀석의 일을 잊고, 다른 행복을 찾고 싶어지면... 여기로 연락해.」

남자가 내민 작은 명함을 응시하는 그녀의 두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남자는 곧 날카로운 눈빛을 품고 몸을 돌려 자신이 갈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아니....
걸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몇걸음만에 발길을 멈춰버린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에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렌은... 잠을 자고 있어... 곧 돌려줄게. 반드시 깨울테니까...」

그녀로써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힘든 말이었지만,
그 남자... 아마노 에이이치의 등을 바라보며 그녀는 따뜻한 미소로 말없이 대답하고 있었다.


☆★☆★☆★☆★☆★☆★☆★☆★☆★☆★☆★☆★☆★☆★☆★☆★☆★☆★☆★☆★☆★☆★


에이이치는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말없이 조금전에 여자에게서 들었던 말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 만약... 내가 어느날 여자들을 모두 풀어준다면 어떨까? 그 애들도 저 여자와 똑같이 생각하게 될까? 내 여자들에게서 나를 지운다면 어떻게 될까...? 다른 행복을 찾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저 여자처럼 방황하게 되는 걸까? )

평소의 자신 답지않은 생각들을 하면서 걷고 있던 에이이치가 문득 시선을 돌렸을 때,
그는 길 건너편에 위치한 작은 공원을 볼수 있었다.

( 여기는... 그 공원이군... )

에이이치와 메구미가 처음 만났던 바로 그 공원...
왠지 감개무량한 기분이 든 에이이치는 그대로 발걸음을 돌려 그 공원안으로 들어갔고,
머지않아 그는 메구미와 처음 만났던 작은 수풀 앞에 우뚝 멈춰섰다.

( 여기서 그 녀석과... )

에이이치는 잠시 그 옆의 벤치에 앉으며 감상빠져 보려는 충동에 사로잡혔지만,
문득 지금 자신의 행동이 너무 자신답지 않다는것을 느끼고는 그 이상한 감상들로부터 도망치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빠른 걸음으로 공원의 출구을 향하던 도중,
문득 올려다본 하늘의 노을진 석양에 자신의 마음이 누를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어째서? 이렇게 갑자기 그 녀석이 생각나는거지...??? )

에이이치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석양에 의해 온 세상을 오렌지색에 물들이고 있던 빛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하며 서서히 에이이치에게 다가왔다.
에이이치는 그것이 다가올수록 왠지모를 현기증과 불쾌감을 느꼈지만,
빛의 소용돌이는 이윽고 매우 아름다운 여자의 형태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 역시... 이번에도 네놈이냐? 그래, 네가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군?」
「아마노 에이이치... 나를 알고 있습니까?」
「나와 메구미를 네 손바닥위에서 춤추게 만든 놈이겠지? 용무가 있다면, 직접 나타나서 정중하게 인사부터 할 것이지... 쳇!」

에이이치는 단지 추측을 했을 뿐이지만, 사실 그것이 바로 정답이었다.
지금 에이이치 앞에 나타난 이 여자는 과거 메구미에게 "힘"을 주어 자신을 막으려 했던 천사였던 것이다.

「나는 "영(靈)"의 존재... 이 세상에 실체화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은 그냥 넘어가지만, 앞으로는 말 조심하세요. 당신의 같은 사람이 나에게 그런 무례를 범하는 건 용서되지 않아요.」
「아, 그런가? 하지만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당신의 경고 몇마디로 고쳐질수 있는 말버릇이라면 벌써 옛날에 고쳤어.」

에이이치는 차갑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도리어 기가 막힌다는 듯 살짝 인상을 쓰며 입가에 웃음을 띄워 말한다.

「당신이 지금도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은 그녀... 아이하라 메구미가 "신"님께 간청을 한 덕분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둠에 넘어가서 "어둠의 지배자"의 하수인인 되어버린 당신을 우리가 살려둘리 없죠.」

평소 같았으면 "하수인"이라는 그 말에 화부터 벌컥 냈을 에이이치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보다 더 긴급하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 메구미는... 잘 지내나?」
「그녀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온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은 그녀가 필사적으로 해오던 일을... 그것도 당신을 위해 하는 일을 모두 헛수고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어둠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 서서히 그 어둠을 스스로 없애가던 당신은... 최근에 크게 어둠의 힘을 각성해버렸더군요. 그리고 그 후로는 다시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마음이 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물론 그것은 일부 여성에 국한된 마음이긴 합니다만....」

천사는 거기까지 말하고 난 뒤,
홀로그램처럼 흐릿한 자신의 손을 에이이치에게 건네며 말을 이어갔다.

「그들을 믿지 마세요. 그들에게 잘 보여봤자 당신과 여자들은 결코 행복해질수 없습니다... 이제 어둠으로부터 나오세요.... 자, 내 손을 잡고, 천상으로 갑시다. 아마노 에이이치.」
「후훗, 그런 악의 무리와 함께 일하는 걸 좋아할 놈은 아무도 없어. 나 역시 그 놈들이 싫고... 하지만... 그럼 나의 소망은 어떻게 되는거지? 내 집 지하실에서 아직도 잠만 자고 있는 그 여자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당신이 "신"님의 뜻에 따라, 선행의 공덕을 쌓으면 언젠가 당신의 소원은 실현이 될수 있습니다... 아이하라 메구미도 그 때문에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언젠가"라고...? 자그마치 2년이다, 2년~!!! 메구미가 하늘에 올라간지 2년이 지났어! 그 아이가 2년이나 "신"이 시키는대로 다했는데도, 아직까지 여자들은 잠만 자고 있다고~!!! 그런데 그것을 내가 하라고? 늙어 죽을 때까지 해도 난 여자들을 깨울수 없을 거야....... 이봐, 천사 양반. 잘들어. 나는 나의 방식대로한다... 어느 쪽이 정답이었는지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거야. 알겠어?」

천사는 그런 에이이치의 말에
에이이치를 모멸하는 듯한 시선으로 서늘하게 말했다.

「아마노 에이이치, 후회하게 될겁니다. 어둠은 반드시 멸망합니다. 그 때 당신도 사라지겠지요.」
「뭐, 이 놈의 세상... 빨리 뜬다고 해서 문제될건 없겠지.」

에이이치의 마지막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 주위를 잠싸고 빛이 서서히 크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느정도 그 빛이 사라지자,
그 주변은 서서히 저물어 가는 햇빛속에서 에이이치만이 홀로 남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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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온 에이이치는 홀로 침대에 누워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침대 아래에서는 야유미가 정좌하고 앉아 있었지만,
주인인 에이이치가 아유미를 부르지 않는 한, 그녀는 아무 의미없는 장식물에 불과했다.

( 메구미 그 녀석이라면 분명 "오빠, 눈을 떠"라고 했겠지? ...마리라면 "주인님의 뜻대로 하십시오"라고 했을까? ... 아카네라면... 그래, 아카네라면 나보단 조금 더 나은 방식을 생각했을지도... )

한동안 생각에 빠져 있던 에이이치는 평소와 다르게 감상적인 자신을 떨쳐내려는 것처럼,
살짝 시선을 돌려 침대 아래의 아유미를 바라봤다.

「아유미.」
「네! 주인님.」

전라에 새빨간 목걸이만을 댄 그녀가 기쁜듯한 얼굴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 만약 내가 죽는다면, 너는 어떻게 할거야?」
「물론, 저도 주인님을 따라 갑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이야기였지만, 아유미의 표정은 마치 그 때를 기다리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에이이치에게 그런 표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았다.

「휴우~ 이봐, 아유미. 네가 그렇게 말해버리면, 내 마음이 더 무거워지잖아~ ....아유미, 명령이다.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겨서 내가 죽게되면... 넌 여기의 사람들과 살아 가라. 그리고...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그 행복을 찾아서 이곳을 떠나도 좋아.」

마치 이별을 말하는 듯한 에이이치의 말에
그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고 말을 하기 시작하는 아유미의 두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다.

「주, 주인님... 그, 그 명령은... 취소... 해주세요.... 주인님이 돌아가시면, 저도 그 뒤를 따르겠습니다... 저는... 주인님이 안 계시면... 살아갈 수.... 없...」

괴로운 표정을 띄우면서, 아유미의 두 눈을 가만히 응시하던 에이이치...
그는 곧 눈을 감아버리더니 무언가를 아주 깊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참동안이나 무언가를 생각하던 에이이치는 이윽고 눈을 뜨더니, 상냥하게 미소 지으면서 아직도 훌쩍 거리고 있는 아유미를 불렀다.

「아유미, 잠깐 이리 가까이 와봐.」
「네...」

너무도 상냥하게 변한 에이이치의 표정과 목소리에 아유미도 눈물을 닦고 에이이치에게 바짝 다가갔다.
언제 울었냐는 듯 방글방글 웃으면서 주인을 응시하는 아유미의 턱을 살며시 잡은 에이이치...
에이이치의 그 눈빛에는 왠지모를 어둠의 기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아유미는 마치 소녀가 첫키스를 하기 전에 그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처럼,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신의 주인을 응시하면서 가슴을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에이이치는 어떠한 사랑의 말도... 어떠한 스킨쉽도 하지 않았다....

「아유미, 너는 나를 잊어라. 네 안에 나에 대한 모든 기억은 지워져... 나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기억이라면,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잊는 거다... 그리고... 앞으로는 정말로 네가 원하는 행복을 위해서 살아라.」

에이이치의 그 말을 들으며,
아유미의 행복한 표정은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했고, 그 눈빛 또한 초점이 없어졌다.

「... 아유미, 내가 누구지?」

잠시동안 무표정에 초점없는 눈으로 에이이치의 두눈을 응시하던 아유미...
1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을 걸자,
아유미는 최면에 깨어난 사람처럼 곧 정신을 차리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그녀가 전라 상태인 자신의 몸을 보자, 아유미의 입에선 경악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악~~~~!!!!! 다, 당신은 누구야~!!! 뭐, 뭐, 뭐... 뭐야, 이건?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내, 내 옷... 내 옷 돌려줘~!!!」

자신의 알몸을 조금이라도 숨기기 위해 방의 구석에서 몸을 웅크린 아유미는 그렇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쓸쓸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처음보는 남자"에게 공포와 오한을 느끼면서...

아유미의 비명소리를 들은 것일까? 나츠미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왔다.

「주인님, 무슨 일 입니까?」
「아, 나츠미... 저 아가씨가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옷을 준비해라.」
「네?」

방의 구석에서 공포의 표정을 띄우면서,
그토록 좋아하던 주인에서 도망가려 하고 있는 아유미를 본 나츠미는 놀란 표정으로 에이이치에게 되물었다.

「아... 저, 저기... 주인님...? 서, 설마... 아유미 상을...?」
「응. 조금 건방져서, 버리기로 했다. 그러니까... 네가 이 아가씨를 집까지 좀 모셔다 드려라.」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주인과 아유미를 번갈아 응시하는 나츠미...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이이치는 살짝 인상을 쓰며, 그녀에게 말했다.

「뭐야? 너도 나에게 불평할 생각이냐?」
「아, 아뇨. 아닙니다! 곧바로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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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미는 아직도 차의 뒷좌석에서 몸을 웅크린 채로 그 작은 어깨를 부들부들 떨면서 훌쩍거리고 있었다.
나츠미가 운전하는 흰 승용차에 앉아,
지난 2년간 거의 가 보지못했던 자신의 맨션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1시간 전, 승용차에 몸을 실던 그때부터 갑자기 복받쳐오르는 이 눈물의 의미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 "처음보는 남자"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왜 자신이 그런 꼴을 하고 있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정신을 차렸을 때는 SM을 연상시키는 개목걸이를 목에 걸고, 전라로 남자의 방에 있었다.
확실히 그 상황만 보더라도 뭔가 능욕을 당했다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었지만,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복받치는 슬픔은 "몸이나 프라이드를 손상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것이 아닌듯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의 그 저택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슬픔이 커지는 것은 대체 무슨일이란 말인가?

이상한 건 그 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운전석에서 차를 운전하고 있는 "처음보는 여자"도 자신과 같이... 아니, 자신 이상으로 격렬하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츠미라는 이 여자의 말이나 행동으로 보면, 스스로 원해서 그 저택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 눈물은 대체 누구를 위해 흘리고 있는 것일까?

정체를 알수없는 불안과 슬픔을 안고, 아유미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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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미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지 며칠이 지난 어느날 아침...
창밖으로부터 비춰지는 눈부신 아침 햇살에 아유미는 침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 드르르르...

창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방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상쾌한 아침의 공기에
아유미는 창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웃는 얼굴로 자신에게 인사하는 그 여자가 서 있었다.

「어때요? 이제 좀... 활기가 생겼어요?」

나츠미라고 하는 이름의 그 여자는 아유미를 집으로 데려다준 이유로도 자주 집으로 찾아와 아유미를 돌봐주곤 했다.
다리가 불편한 아유미의 여러가지 심부름을 해주거나, 여러가지 집안 일을 도와주기도 했다.
물론 나츠미가 아유미의 집을 찾아올 때는 오늘처럼 불쑥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아유미는 그런 나츠미가 왠지 친근하게 느껴져 싫지가 않았다.

「하아~ 아니요... 왠지 요즘은 아무런 의욕도 안 생기고... 미안해요, 나츠미 상. 저 때문에 번번히 귀찮게...」
「아, 아니요! 사과하지 마세요. 오히려 제가 죄송하죠. 제 멋대로 불쑥 찾아와서 실례를 범하고 있으니까.」
「아니요, 절대 실례가 아니에요... 고마워요, 나츠미 상. 정말... 매번 이렇게 신세만 지네요.」
「신세를 지다니요~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아유미 상에게 신세를 진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는 걸요~」

아유미는 그 이상한 저택에서 만난 나츠미에게 확실히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토록 비정상인 상황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 그 때는... 나츠미 상도 전라였어. 그리고 목걸이도... 지금도 얇은 원피스 한 장만 입고, 속옷도 전혀 안입은거 같은데...? 그리고 그 남자를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있었어... SM... 이라는 건가...? 나도 나츠미 상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기억을 잃고 있던 지난 5년동안... 나도 그 남자에게 종속당하고 있었던 걸까...??? 전라로... 개처럼... )

생각하기도 싫은 그 끔찍한 상황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순간,
아유미는 알수 없는 묘한 기분과 함께 그 은밀한 부분이 습기를 띠는 것을 느꼈다.

( ...!!! 꺄아악~~~!!!! 시, 싫어...!!! 이럴수가... 어째서... 내가...? )

아유미는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된것 같은... 말할 수 없는 불안감에 싸였다.

「... 저어... 나츠미 상... 나, 대체 지난 5년 동안 뭘하고 있었던 거죠?」
「.....」
「... 역시... 말해줄수 없나요?」

아유미가 조심스럽게 묻자, 나츠미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고 무척이나 슬픈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하지만 나츠미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었다.
아유미가 잃어버린 기억들을 말해주지 않는 것이 아유미 자신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 뿐더러,
에이이치 역시 그것들에 대해선 아무것도 말해줘선 안된다고 엄중히 경고했기 때문이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말을 해줄수 없는건 아유미 상을 위해서에요... 물론 제 말을 이해 할 수 없겠지만...」
「아뇨! 그렇지 않아요!!! 나는 지난 5년간의 기억을 빼앗겼어요! 알겠어요? 5년이라구요. 5년~!!! 지난 5년간의 일들중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 사이에 내가 뭘 했는지,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지금 내 오른쪽 다리가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 대체 내가 왜 이렇게 절음발이가 되었는지...!!!! 알 권리는 있다구요~!!!」

나츠미는 정말 슬픈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동정이나 연민의 표정이 아니라, 마치 자기 자신의 불행을 제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것 같은 그런 눈빛이었다.

「미안해요... 나는... 나는 말해줄 수 없어요... 아유미 상... 이제 그만, 그것들도 다 잊어버리세요... 아유미 상의 그 의문도... 그 분의 얼굴도... 그리고... 지난 5년간의 생활따윈 아무래도 좋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밝게 사세요... 그때까지... 아유미 상이 행복하게 살수 있을때까지... 충분한 생활비도 아유미 상의 계좌로 들어올 것이고, 또 일손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도와드릴게요... 그렇지만... 아유미 상이 잃어버린 5년은 답해줄수 없어요... 그러니까... 부디 지금까지의 일은 빨리 잊으세요... 평범한 행복을 찾아 주세요... 부탁이에요, 아유미 상.」

아유미는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있는 나츠미에게 더 이상 화를 낼수도 없었지만,
석연치 않는 기분은 지금도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 알았어요. 그렇지만 하나만 가르쳐 줘요... 지난 5년. 나에게 있어 좋은 일이 있었나요? 아니면 나쁜 일이 있었나요?」

나츠미는 잠시동안 고민하며 대답을 머뭇거리는 듯 했지만,
곧 대담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올리며 아유미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고 말했다.

「틀림없이... 아유미 상은 행복했을거에요. 나보다 더... 다른 누구보다 더...」





< To Be Continued... >








제 9장. 교착 상황 속에서...



- 똑똑...

「주인님, 사요코 상이 돌아왔습니다.」

나츠미가 문틈으로 고개만 빼꼼히 내밀며, 에이이치에게 말했다.
침대위에 누워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고 있던 에이이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가볍게 손짓하여 말없이 나츠미를 불렀다.
순간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변하여 에이이치의 침대 곁으로 다가가는 나츠미...
에이이치는 그런 그녀의 고간에 억지로 손을 넣어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할수있는 한 가장 깊숙히까지 찔러 넣었다.
그러자 에이이치가 손가락을 넣기 전부터 약간의 습기를 띠고 있던 그곳은 순식간에 애액을 흘리며, 에이이치의 손목까지도 적시기 시작했다.

「....」
「아응, 아, 아앙, 아아...」

평소에 비해 상당히 거친 애무를 받은 탓일까?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얼굴로 허덕이는 나츠미에게, 에이이치는 일말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너, 요즘 아유미가 있는 곳에 가고 있나봐?」
「아아... 네에... 아흑... 조, 조금.... 걱정이.... 아앙, 아, 아, 응응응.... 되서... 하아, 아, 아아아... 시간이... 비어 있을 때... 아, 아앙... 죄, 죄송합니다... 허락없이...」

에이이치의 애무는 상당히 거칠어져 이미 애무라고 부를수 있는 수준을 넘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나 거칠게 나츠미의 고간을 휘저으면서도 에이이치의 시선은 아직까지 단 한번도 나츠미의 얼굴을 향하지 않고 있었다.

당분간 나츠미의 고간을 희롱한 후,
오른손은 그대로 나츠미의 고간에 찔러둔 채로 움직임을 멈춘 에이이치는 왼손으로 손재주가 좋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그제서야 나츠미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

「나보다 아유미가 더 신경이 쓰인다... 라는 거군?」

쾌락 속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던 나츠미였으나,
그 한마디를 듣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정신을 차려 핏기가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

「아, 아니... 아닙니다. 그런게 아닙니다! 저, 저는... 다만...」
「다만?」
「아유미 상이 불행하게 되는 것은 주인님께서도 싫어하시진 않을까...」
「... 너 같은 것이 나의 생각을 알 수 있다고 여겨지지는 않는군.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어... 더 이상 제멋대로 하려 한다면, 너도 버려지는 수밖에 없겠지.」
「죄, 죄송합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나츠미는 겁에 질린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에이이치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조금이라도 주인에게 아첨을 하려는 듯 에이이치가 물고 있던 담배에서 떨어질 것 같았던 재를 손바닥으로 받았다.

「....」
「... 아흑!!!」

잠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이었으나, 갑자기 나츠미가 교성을 내지르며 몸을 떨었다.

「어때? 2배의 쾌락은?」
「아, 아아... 너무... 기분.... 좋... 습니.... 하아, 아, 아아앙...」

음렬에 삽입된 손가락의 움직임에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 마치 질 안쪽에 큰뱀이 기어다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아윽~!!! 아, 아, 아아아~~!!!! 아으으응... 아아...!!!」

다시 한번 나츠미가 큰 소리로 교성을 내질렀을 때, 이미 그녀에게 정상적인 사고는 남아있지 않았다.

「3배다... 하지만, 너는 내가 허락해야만 절정할수 있다.」

평상시라면 수십회나 절정할수 있을 정도의 쾌감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나츠미였지만,
에이이치는 결코 그녀에게 절정을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5배... 어때? 이정도의 쾌감은 태어나서 처음일거다.」
「....!!! ...! ...!!!!!」

이제는 교성조차 지를수 없는 엄청난 쾌감속에 있는 나츠미였지만,
온몸을 떨며 머리카락이 어지럽게 흔들리도록 고개를 저을 뿐, 주인의 애무를 피한다거나 애무받는 도중 넘어진다는 건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없다.
다만 나츠미는 주인의 손가락 끝에서 주어지는 한없는 쾌락을 받아들으며, 언제 찾아올지도 알수없는 절정의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동안 계속되던 애무는 그 쾌락의 계곡으로부터 갑자기 손가락이 뽑아지면서, 끝나게 되었다.

「... 깨끗하게 해라.」

아직도 제정신이 돌아오지 못한 나츠미의 얼굴에 에이이치가 축축하게 젖은 그 손가락을 내밀며 말하자,
주인의 말대로 그 손을 잡아 자신에게서 나온 애액을 빨고 햝아 그 손가락을 닦아내는 나츠미...
하지만 물기를 띤 그녀의 눈동자는 조르는 것 같은 시선을 주인에게 계속 보내고 있었다.

「어때? 기분좋지?」
「아아... 네.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하, 하지만... 그... 끝까지 해주시면 안될까요?」

나츠미의 말에 에이이치의 얼굴로부터 차가운 미소가 흘러넘쳤다.

「너, 나에게서 먹이를 받을 수 있을만한 일을 한적있어?」
「그, 그건...」
「먹이를 받을만한 일을 한적 없는 개에겐, 먹이를 줄수 없지.」

에이이치의 말을 듣자, 나츠미의 눈이 크게 열리며 순식간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 그런... 부탁입니다. 저, 저... 이대로 방치되면.... 제발 부탁입니다. 먹이를... 베풀어 주세요.」
「안돼! 넌 이대로 당분간 들개의 괴로움을 맛보도록 해.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여기라구...」

조금씩 무릎을 떨며 똑바로 서는 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나츠미를 방에 남겨두고, 에이이치는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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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택에 비하면 작은... 그러나 흘러넘치는 기품에서는 메인 홀로도 손색이 없는 작은 응접실에 세 명의 남녀가 있었다.
지난 몇주간 연구소에 머물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사요코가 요전날 에이이치에게 진언을 하여,
이 저택에 처음으로 "외부인"의 입관이 허용된 것이다.

「...늦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제 곧 오실것이 분명하니까...」
「아~ 아닙니다. 그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나보다는 당신이겠죠, 소장.」
「아, 아니요. 그런...」

소녀와 같이 얼굴을 붉히는 사요코를 바라보면서, "외부인 남자"는 그 귀여운 얼굴이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녀"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왔군.」

갑자기 벌컥 열린 그 문에서 몇주만에 만나게된 주인의 모습을 본 사요코는,
날아 오르듯이 일어서서 앞으로 두손을 모으고는 기쁜 얼굴로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서 죄송했습니다. 지금 돌아왔습니다.」
「아, 수고했다. 성과는 있었나?」
「네, 이쪽의 사카모토 상의 협력도 있었던 덕분에 어느 정도의 수확이 있었습니다.」

사요코의 말을 들은 에이이치가 처음으로 반대 측의 소파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리자,
남자는 일어나서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정식으로 인사하는 건 처음이군요. 사카모토 켄지라고 합니다... 우선... 요전날의 일은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에이이치는 건방지게 켄지의 오른손에 살짝 시선을 준것만으로 악수를 하지는 않고, 그대로 소파에 앉았다.

「감사? 나는 별로 너를 위해 한 일이 아니었다...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야. 너도 "쓸데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켄지는 악수를 청한 오른손을 뻘쭘하게 거두어들인 뒤,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아니요. 나는 쓸데없는 일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요... 분명 그 때의 나는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말대로 나는 좀 더 괴로워해야 했어요... 그래서 당신덕분에 정신을 차리고 괴로워하던 중에, 나에게도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오리를 위해...」

켄지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옆에 있는 한 여자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켄지의 옆에는 빛이 없는 눈동자로 가만히 켄지를 응시하고 있는 카오리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한 손은 상당히 지저분하고 낡아보이는 양말을 소중한 듯이 잡아 틈틈이 자신의 코끝에 갖다대곤 했다.

「뭐... 일단 중요한 것은 이 연구에 대해서겠죠? 왠만한 이야기들은 노시마 소장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사실 과학자인 저로서는 도무지 믿을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만, 그 물질을 알면 알수록 "어둠의 힘"이라는 것이 실재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겠더군요. 게다가 그 "어둠의 계획"이 성공하면 카오리나 저도 그 계획으로부터 피할수는 없을것 같기 때문에... 일단은 공통된 목적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변변치 않은 힘이나마 당신에게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켄지의 사무적인 말투에 에이이치는 조금 전부터 약간의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잠깐 기다려. 나는 오늘 사요코가 "아무래도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했기 때문에 너를 불렀다... 단지 그것뿐이고, 너에게 도와달라고 한적은 없어... 연구를 위하서라면, 사요코가 누구를 사용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돈도 사람도 사요코가 원하는만큼 마음껏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다... 설사 나에게 네가 필요하다고 해도, 넌 단지 "장기판의 말"일 뿐. 협력따윈 필요없다.」

나이로 보면 켄지보다 어릴것이 분명한 에이이치였지만,
감정적인 에이이치와는 달리 상당히 이성적인 켄지는 에이이치의 건방진 말에도, 스스로의 감정을 컨트롤하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계속했다.

「... 좋습니다. 아마노 상, 그럼 딱 잘라 말하죠... 조금 전, 제가 당신에게 "협력"이라고 말한 것은 그냥 예의상한 말입니다. 가능한한 순조롭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것 뿐이죠. 제가 당신과 힘을 합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신다면, 터무니 없는 착각이에요.... 노시마 소장은 정말로 우수한 분입니다. 다만 모든 일에 있어서 그녀의 독단으로는 결정할 수 없으므로, 연구의 진행속도가 상당히 느립니다. 노시마 소장의 우수성을 드러낼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내가 당신을 만나러 왔습니다. 당신이 그녀가 보는 앞에서 "켄지 상에게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서, 일일히 당신에게 보고하고 당신에게 허락을 받는 절차를 생략하도록 할 생각이었습니다.」

켄지의 말을 듣는 에이이치의 눈빛은 서서히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에이이치 나름대로는 상당히 감정을 절제하고 있었지만, 이미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는 것이었다.

별다른 힘이 없어서 무섭지는 않지만, 감정을 철저하게 감추고 있어 그 속을 도무지 알수 없는 사카모토 켄지...
어린애처럼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서 오히려 켄지에게 농락당하는 듯 하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아마노 에이이치...
두 사람의 사이에서 사요코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허둥지둥 두 명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즉, 내가 방해다... 라는 건가?」
「뭐, 대충 그런 얘기입니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당신의 힘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고, 이 연구의 보스가 당신이라고 하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좀 더 효율적으로 연구를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결정권을 우리에게 넘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과학자는 논리적 사고의 프로패셔널이라는 것일까?
켄지는 지금 확실히 입장에서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에이이치라 할지라도 반론의 여지를 주지 않고 스스로의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옆에서 듣고 있는 사요코로서는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연구의 진행속도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었으며, 이대로는 켄지를 데려 온 자신까지도 주인이 노여움을 사 버릴수도 있었다.
켄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벌떡 일어나며 인상을 쓰는 에이이치의 앞에 사요코가 무릎을 꿇으며 주인의 다리를 붙잡아 말렸지만,
에이이치는 거칠게 사요코를 치워버리고는 켄지의 멱살을 잡아 일으키며 말했다.

「아~ 그러셔~? 너 이자식, 한번 더 망가지고 싶어? 너의 소중한 그녀를 나의 변소로 만들어줄까? 응?!」

에이이치는 버럭 소리를 지르듯 말했지만,
켄지는 에이이치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살짝 시선을 피하며, 살짝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아, 뭐... 그것도 나쁘진 않겠군요. 다만 당신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은 "그녀의 행복" 단지 그것뿐입니다. 나의 생명이나, 행복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당신이 만약 나를 부수면, 아마 카오리는 당신의 물건으로 만들 수 있겠죠. 그렇게되면 카오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격이 심어져 당신을 섬기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비록 당신의 정액이나 소변을 받는 변소가 되었다고 해도, 그녀가 행복하다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결과입니다.... 그녀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면.... 어서 그 행복을 주세요..... 사실 그녀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도 "어둠의 물질"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어둠의 물질"로 행복을 얻은 그녀가, "어둠의 힘"으로 다른 행복을 얻는다고 해도 이상할건 없죠.」
「너.... 이 자식....!!!!」

에이이치의 몸에서 연기처럼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어둠은 어느새 강한 돌풍과 검은 불꽃까지 만들어 내고 있엇다.
사실 에이이치는 켄지의 말 그 자체에 화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공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설득력 있는 이 남자의 말에 왠지 자신의 속마음을 보여준 것같은 느낌이 들어 그것이 화가 난 것이었다.

- 똑, 똑, 똑...

금방이라도 폭발할듯한 긴장감이 가득차 있는 응접실에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조용하게 열린 그 문에는 커피 컵을 트레이에 실어서 들어오던, 무거운 응접실의 분위기에 놀란 나츠미가 서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저, 저는 다만... 차를...」

너무 무서운 응접실의 분위기에 왜 자신이 사과를 하는지도 모르고, 사과를 해버리는 나츠미...
하지만 그런 어리숙한 나츠미의 모습 덕분에 응접실에 가득차있던 무거운 긴장감은 찬물을 끼얹은듯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쳇... 됐어. 이리 가져와서 접대해.」

에이이치가 켄지의 멱살을 놓으면서, 소파에 털썩 앉아서 담배를 물었고,
안심한 표정의 사요코가 재빨리 라이터를 꺼내어 그 담배에 불을 댔다.
그대로 천천히 연기를 들이 마셔, <후~>라고 하는 소리와 함께 나오는 한숨은 답답하게 굳어있던 응접실의 공기를 다시 흐르게 만드는듯 했다.
켄지도 사실은 긴장하고 있었다는 듯 작은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앉아 손수건으로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았다.

그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모두를 구한 나츠미는,
정작 그런 사정은 전혀 알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테이블까지 트레이를 끌고와, 떨리는 손으로 테이블에 늘어놓고 있다.
나츠미가 테이블까지 다가오며 다리를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잔에 커피를 따르기 위해 자세를 기울일 때마다,
그녀의 입에선 뜨거운 한숨이 새어 나왔고, 허리를 움찔거리며 두 허벅지를 비비고 있었다.

나츠미의 그 모습에 사요코만은 짐작이 가고 있는 것 같았지만, 거기에 더이상 신경을 쓰지않고 다른 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아, 그러고 보니 주인님? 오늘은 아유미 상의 모습이 안보이는 같네요. 아유미 상이 주인님의 곁에 없는것을 본건 처음이에요... 뭔가 다른 일을 맡기셨나요?」

사요코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꺼낸 말이었지만,
그것이 응접실의 공기를 한층 더 무겁게 만들것이라고는 그녀로서는 생각도 할수없었다.

「아, 그 녀석이라면 버렸다. 너무 건방져서 말이야...」

사요코는 예상외의 그 대답에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주인을 응시했다.

「그, 그런...!!! 그 사람은... 적어도 그 사람만은... 버려지는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요코는 놀란 눈으로 나츠미를 바라보았고, 나츠미는 슬픈 듯한 눈으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고 정말로 야유미가 버려졌다는 것을 안 사요코는
자신의 주인이 이런 이해할수 없는 상황을 설명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에이이치에게 시선을 보냈다.

「....」
「... 아흑!!!」

에이이치와 사요코 사이에서 잠시동안 흐르던 침묵은
갑작스레 터져나온 사요코의 허덕임으로 인해 깨지게 되었다.
건방지게 주인에게 깨물으려 하는 강아지에게 그 주인의 "벌"이 내려진 것이었다.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두 허벅지를 안타까운듯이 살살 비비며, 무언가를 참는듯한 사요코의 모습...

켄지는 그런 사요코를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은 느꼈지만,
그럼에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색욕으로 가득차기 시작한 그녀의 눈동자와 함께 서서히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요코만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 사요코.」
「하아~ 아아~ 네... 주인... 님..」
「내 눈을 똑바로 봐라.」
「... 네. 죄송... 합니다... 주... 인님...」

사요코와 에이이치의 눈이 마주치자, 사요코는 다시 몸을 움찔거렸고 그 얼굴은 점점 더 괴로움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동안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던 켄지는
한순간이지만 에이이치의 두 눈동자가 번쩍하며 빛나는 것을 보고,
사요코의 입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하는 「아, 아. . .」소리를 들으면서 비로소 이 상황을 이해할수 있었다.

( 이 여자... 발정하고 있어... 그것도 상당히 격렬한 수준으로...!!! 아마노, 이 남자의 "힘"이 눈빛을 통해서 나온다는 건 들었지만... 손도 전혀 닿지 않았잖아? 게다가... 지금까지 의연하게 있던 여자를 순식간에 이 정도까지 발정시키다니...!!! )

켄지의 그런 의문에 답이라도 하는 듯,
사요코의 허덕임 소리는 점점 커져 다시 한번 그녀의 몸이 움찔거리기 시작했을 때,
이미 거기에는 우수했던 노시마 소장은 사라지고 요염하게 남자를 유혹하는 암캐가 한마리 있을 뿐이었다.
두 무릎위에 올려놓은 손은 차마 주인의 허락없이 고간에 넣지도 못한 채,
자신의 무릎을 당장이라도 찟어버릴듯이 그 흰 피부에는 사요코 자신의 손톱이 찔러들어가고 있었다.
또한 그녀의 발밑에는 스커트의 안쪽으로부터 나온 국물이 계속 흘러나와 바닥의 융단에 진한 얼룩을 남기고 있었고,
반쯤 열린 입가에는 야무지지 못하게 군침이 늘어진 상태로, 개와 같이 한숨을 계속 흘리고 있다.

「하아~ 아아~」
「...?」

문득 또 다른 허덕임 소리를 알아차린 켄지가 조금전에 응접실에 들어온 메이드에게 시선을 돌리자,
사요코와 같이 눈동자에 물기를 띈 채로
스커트로부터 아름답게 뻗어나온 다리를 질퍽질퍽하게 적시고 있는 나츠미를 발견했다.

추잡한 암컷의 냄새를 응접실안에 가득 채우며,
두 명의 미녀가 쾌락을 참으면서도 번민하는 모습은 켄지에게 있어서도 압도적이었다.
문득 에이이치라는 존재에 대해 적잖은 두려움을 느낀 켄지는 조금이라도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자신의 옆에서 휠체어에 앉아있는 카오리의 손을 잡았다.

「...!」

그 때, 지금까지 무반응이었던 카오리의 손에 힘이 들어가, 켄지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카, 카오리... 너...」

카오리는 여전히 초점없는 눈과 무표정한 얼굴로 켄지에게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는 않았지만,
켄지는 그녀의 뺨이 붉게 달아올라, 숨이 난폭해지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 그, 그러고보니... 지금 이 방에 가득차 있는 이 냄새는...!!! )

켄지는 응접실을 가득 메우고 있는 냄새을 곧 기억해 냈다.
"녹색의 그것"에서 나던 달콤한 향기... 그래, 카오리가 망가진 그날, 자신의 맨션안에 가득하던 그 냄새였다.
.... 그 때문일까?
지금은 확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칠게 허덕이기 시작한 카오리...
그녀의 손은 놓치고 싶지 않다는듯, 켄지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 카오리가... 완전히 망가진줄 알았던 카오리가... 반응하고 있어...!!!! 카오리도 흥분하고 있다... 이, 이건 이 냄새때문일까? 혹시... 나를.... 기억해내준 걸까...? )

켄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카오리의 손을 잡고 잇지 않은 다른 한손으로 그녀의 스커트에 손을 넣어 그 은밀한 곳을 만져 보았다.

( 젖고 있어~!!!!! )

포기하고 있었다...
완전히 망가져 버린 카오리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카오리는 살아있는 마네킹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죄를 자책하던 켄지였다...
그러나 단념하고 있던 그 카오리가...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켄지는 벅차오르는 눈물로 인해 뿌옇게 변하는 시야넘어로 카오리의 그 얼굴을 바라보며,
열중하여 그녀의 고간을 뒤지기 시작했다.

「.... 으응.... 응..... 응.... 응......」

변함없이 초점없는 눈과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눈동자는 서서히 물기를 띠기 시작하고 있었고, 그와함께 애액과 허덕임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카, 카오리가... 카오리가... 소리를... 손을....」

켄지는 조금전까지의 이지적인 모습과는 전혀 매치가 안될 정도로 추하게 눈물을 흘리면서,
카오리의 손을 잡던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꼭 껴안고는, 그 음렬에 찔러 넣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격렬하게 하기 시작했다.

「... 흥~」

조금전까지의 분노가 어느새 풀려버린 에이이치는 잠시 그런 켄지를 지켜보다가,
알수없는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고는 발정한 두 마리의 암캐를 데리고 응접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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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먹이다.」

사요코와 나츠미를 데리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온 에이이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서 발정해 있는 두 마리의 암캐에게 양쪽발을 내밀었다.

환호성과 교성을 함께 내지르며, 주인에게 달려들어 허겁지겁 주인의 하반신을 노출시키는 강아지들...

「아, 주인님... 주인님의 향기가....」

몇주만에 먹이를 얻게 된 사요코는 주인의 왼쪽 다리 위에 자신의 고간을 걸쳐,
주인의 발을 빨면서, 주인의 무릎에 음렬을 열심히 문지르고 있었다.

「아, 아, 좀 더... 좀 더 안쪽까지....」

나츠미는 오른발의 발가락을 자신의 음렬에 억지로 밀어넣으면서 주인의 허벅지에 매달려,
눈앞의 페니스를 갖고 싶어하는 듯 바라보면서 킁킁 냄새를 맡고 있었다.

사실 에이이치의 노예가 된 그녀들은
이미 예전부터 자신들의 성감대가 주인의 몸에 닿기만해도 가볍게 절정할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두 명 모두 평소의 5배의 감도였다.
때문에 그야말로 색욕의 지배를 받는 암캐가 되어버린 그녀들은,
자신들의 온몸을 다 동원하여 에이이치의 몸을 느끼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에이이치가 허락한 것은 다리 뿐이었다.
사요코와 나츠미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쾌감을 얻으려고 매달리고 있는 두 다리의 가운데에는
우뚝 선 주인의 페니스가 있었지만, 에이이치는 그녀들에게 결코 페니스를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사요코와 나츠미는 자신들의 타액과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어버린 주인의 다리위에서
마치 낙지처럼 달라붙어 끝없는 쾌감을 탐하고 있었다.


☆★☆★☆★☆★☆★☆★☆★☆★☆★☆★☆★☆★☆★☆★☆★☆★☆★☆★☆★☆★☆★☆★


켄지는 다른 메이드에게 안내된 침실에서 간신히 카오리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물기를 띤 눈동자로 자신을 계속 응시하는 카오리를 상냥하게 안아 침대에 올리면서, 그녀의 입술에 살그머니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이렇게 침착한 기분으로 카오리를 응시하는 것이 얼마만인가?
그녀가 망가진 이후로 지금까지, 켄지는 카오리를 볼때마다 허무함과 죄책감, 비장감 속에서 허우적대곤 했었다.

「카오리, 사랑해...」

켄지는 그런 자신의 말에도 대답하지 못하는 카오리를 확인하고 싶지 않은듯, 그대로 카오리의 얼굴로부터 시선을 돌려 그녀의 목덜미를 애무했다.
천천히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자, 예전과 다르멊는 아름다운 유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듯이 두 유방에 혀를 움직이면서, 이윽고 카오리의 성감대중 하나인 연분홍색의 작은 꼭지에 그 혀를 닿게했다.

「아흐으으...」

작게 흘러나오는 카오리의 소리에
켄지는 다시 한번 그녀를 향한 자신의 진심어린 사랑을 확인하면서, 혀를 움직여 그 꽃봉오리를 희롱했다.

그녀의 무표정과 초점없는 시선은 여전했지만,
의식적으로 카오리의 얼굴을 향해 시선을 돌리지 않는 켄지는 두 사람이 결혼을 약속하던 그 시절로 돌아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고 있었다.

혀와 왼손으로 두 유방을 자극하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스커트의 후크를 제외했다.
하지만 카오리가 여전히 그냥 누워있을 뿐인 그 상황에서는 약간 짧은 듯한 스커트라고한들 오른손만으로 내리는 것은 의외로 어려웠다.
켄지는 그대로 혀를 카오리의 배까지 끌어와서 애무를 이어가며, 두 손으로 그녀의 스커트를 단번에 내렸다.

얇은 옷감으로 덮인 그녀의 은밀한 그곳에는 이미 무언가에 젖어있는 듯한 자취를 남기고 있어,
카오리의 몸이 켄지에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 부분의 위를 훑어내는 것처럼 혀끝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의 순백의 팬티에 젖은 자국이 서서히 넓혀져 가기 시작했다.

그 때... 호텔에서 처음으로 카오리의 맨살을 보았을 때처럼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켄지는 천천히 그 작은 팬티를 내렸다.
그리고 그녀의 은밀한 부분으로부터 팬티에 애액이 얇은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것을 보며 팬티를 그 무릎까지 내렸을 때,
지난날 찢어진 듯 망가져 버렸던 그곳도 상처의 자국도 남기지 않고, 예전과 다름없는 아름다움으로 켄지를 맞이하고 있었다.

「카오리, 깨끗해... 아름다워...」

( 아, 정말이요? 꺄아~ 너무 기뻐요! 켄지 상. )

켄지는 머릿 속에서 "아마 카오리가 망가지지 않았다면 이렇게 말했을 거야"라는 식의 대사를 생각하면서,
어느새 부끄러운 국물을 잔뜩 흘리고 있는 그곳에 살그머니 혀를 기게 했다.

「아.. 아아... 아아.. 아... 아앙...」

흘러나오는 카오리의 애액을 빨아 삼키면서, 켄지는 그곳의 앞쪽에 숨어 있던 작은 꽃봉오리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혀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한바퀴 굴리듯 희롱한 후, 그것을 입술로 물어 <츄웁~>하고 빨아 올렸다.

「하아아아~」

조금 전보다 한층 더 커진 소리에 카오리의 상태를 다시 한번 재확인한 켄지는,
한층 강하게 빨아 올리거나 가볍게 이빨을 세우거나 하며 카오리의 반응을 더욱 크게 하려고 시도했다.

그녀의 신체 구석 구석까지 다 알고 있던 켄지의...
어떻게 보면 "처음"일수도 있는...
애정이 가득담긴 애무에 카오리도 무의식 속에서 더욱 그 관능을 높여가고 있었다.

켄지는 클리토리스와 음순에 커널링구스 봉사를 쉬지않고 계속하며,
예전에 그녀가 좋아했던 곳, 자신에게 자주 부탁하며 만지게 하던 그 작은 국화주름에 손을 뻗어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러자, 지금까지는 신음 소리만을 내던 카오리도 몸을 조금씩 진동시키며 점점 더 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카, 카오리? 카오리~!!! 느끼고 있구나? 나, 나의 혀를... 아니, 손가락인가...??? 아, 아무래도 상관없어! 내 혀, 내 손가락이야! 기억해? 응? 카오리!!! 기억해내줘... 그리고 조금 더 느껴줘... 그때처럼 나를 원해줘... 카오리...」

켄지는 일단 카오리의 몸에서 떨어져, 전신을 홍조시키고 떨고 있는 카오리의 사랑스러운 나신을 바라보면서,
서둘러 자신의 옷을 벗어던지고 한번 더 카오리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며, 그 음렬에 천천히 자신을 가라앉혀 갔다.

「..... 아아, 아... 아.......」

목의 안쪽으로부터 나오는 듯한 신음 소리는 나오고 있었지만,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그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켄지는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거세지기 시작하는 켄지의 허리 움직임에 호응하는 듯, 조금씩 커져가는 카오리의 허덕임 소리...
문득 켄지가 그녀의 팔을 보게되었을 때, 카오리의 두 손은 지금 침대의 시트를 강하게 잡고 있었다.

켄지는 침대위에 앉으며 카오리를 안아 일으켜 자신의 무릎 위로 올리고 서로 마주보게끔 체위를 바꾸었다.
카오리의 팔을 자신의 목에 감고, 그대로 격렬하게 허리를 밀어 올리면서,
왼손으로 유두를... 오른손으로는 어널을... 상냥하면서도 격렬하게 희롱해갔다.
그러자 카오리에게서 흘러나오던 애액의 양도 휠씬 많아져, 켄지의 음낭은 물론 침대의 시트까지 흠뻑 적실정도가 되었다.

카오리의 손가락끝이 시트 대신에 켄지의 등을 움켜쥐며, 그의 등에 10개의 붉은 손톱자국을 남기고 있었지만,
켄지는 그 기분 좋은 아픔이 쾌감과 서로 섞여 가는 것을 느끼면서,
카오리의 전신을 감싸는 것처럼 상냥하고, 관철하는 것처럼 격렬하게 허리의 움직임을 늘려갔다.

「카오리, 카오리이이이~~~~!!!!!」

이윽고 찾아온 최고조의 순간, 절규와 함께 카오리의 안에 자신의 것을 쏟아놓는 켄지...
카오리는 그 순간 손발의 경직과 동시에 아주 약간 뺨을 비뚤어지게 했고,
그 짧은 순간의 변화를 본 켄지는 "그것이 희열의 표정은 아니었는가?"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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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로 돌아와서 1시간 정도 지난걸까?
에이이치는 깜빡 잠이 들어버린 것 같았다.

문득 눈을 돌리자, 지금도 두 마리의 암캐는 자신의 허벅지를 껴안고 정강이에 자기들의 고간을 계속 격렬하게 비비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여러가지로 체위로 하거나 부위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다만 주인의 페니스를 아타까운듯 바라보며 유방과 성기를 주인의 몸에 문지르고 있을 뿐이었다.

「불.」

에이이치는 담배를 꺼내어 물면서 두 명에게 말했다.

몽롱해진 의식 속에서, 희미하게 반응한 것은 사요코였다.
당황한 얼굴로 일어나 에이이치의 라이터를 들고는 주인의 담배에 불을 붙이려 했지만,
떨리는 손가락 끝과 손에 잔뜩 묻은 애액 때문에 그 라이터는 전혀 발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더욱 더 당황하며 몇번이나 라이터를 떨어뜨리던 사요코는 몇분만에 간신히 주인의 담배에 불을 붙일수 있었고,
불을 붙이자 마자 사요코는 다시 주인의 다리에 매달려, 자신의 고간을 비비려 했다.

「그만해! 그만!!!」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며 사요코와 나츠미가 매달려 있는 두 다리를 움직여 그녀들을 확 밀어버렸고,
침대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음으로 두 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그녀들은 눈물과 군침을 흘리며, 주인의 페니스를 안타까운듯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지만...

「너희들, 적당히 해라. 이래서야 예의범절도 모르는 똥개와 다를바가 없잖아? 좀 더 자신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 사람 몫을 해내는 노예라고 할수 있을거다... 정말이지... 아유미는...」

에이이치는 무심코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하다가 곧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리고는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일어나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어이, 너희들.」
「네!」
「네!」

이제 두 번 다시 주인이 노여움을 사지 않으려는 듯, 바닥에 정좌하며 큰 소리로 대답했다.

「이번에는 이정도로 용서해주겠다. 이제 두 번 다시 건방진 소리는 지껄이지 마라.」
「네! 알겠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주인님!」

사요코와 나츠미는 입을 모아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어쩔수 없군... 이제 그만 엉덩이를 내밀어라.」

두 명은 기쁨이 넘치는 얼굴로 순간 서로 마주보고는, 다시 정좌하여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주인님의 밀크, 듬뿍 뿌려주세요!!!」

그녀들은 그렇게 말한 후, 재빨리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위를 향해 눕는 사요코 위에 다리의 M자가 얽힌 자세로 나츠미가 엎드려, 두 개의 성기를 주인의 앞에 나란히 늘어놓았다.
에이이치는 우선 사요코의 음렬에 크게 솟은 자신의 페니스를 단숨에 찔러 넣었다.

「아.. 아아아아아아~~~!!!!!」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전류아 같은 쾌감이 등골을 타고 흘렀지만,
아직 그토록 염원하던 절정에는 도달할수 없었다.
에이이치는 몇차례 사요코의 음렬에 피스톤 운동을 반복한 후, 이번에는 나츠미의 구멍에 조금전과 같이 단번에 찔러넣었다.

「아흑~!!! 으응... 아, 응, 아아아아아아~~!!!!」

두개의 구멍에 몇번씩 번갈아가며... 때때로 그녀들의 어널도 희롱하면서 에이이치는 격렬하게 두 명을 공략해 나갔다.
꿈 속을 헤매는 듯한 그녀들은 어느샌가 서로 키스를 하고, 서로의 가슴을 만지면서 조금 더 깊은 쾌락속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주인의 분신이 사요코의 음렬을 괴롭히고 있을때는 나츠미가 자신의 혀로 사요코의 목덜미나 유방을 희롱했고,
주인의 분신이 나츠미를 희롱하여 그녀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때는 사요코가 나츠미를 괴롭히는 일이 끝없이 반복되었다.

이윽고 에이이치의 페니스가 누구를 괴롭히고 있는지... 어디의 구멍에 찔러지고 있는지.... 누가 누구를 희롱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게 될 정도로
쾌락에 늪속에 깊이 빠졌을 무렵, 간신히 에이이치의 속에서 절정을 향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에이이치가 아래 쪽에 있는 음렬에 페니스를 찔러넣은채로
위에 있는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클리토리스를 손가락 끝으로 긁으면서 양쪽 구멍을 손가락으로 후빈다...

「좋아. 간다~!!!」

에이이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침내 두 마리의 암캐는 그토록 염원하던 절정의 순간을 맛볼 수 있었다.

「아아, 네, 부탁... 드림... 니..... 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응... 응, 응... 고, 고맙... 습... 니... 아, 아흑~ 아아앙... 꺄읏... 응, 아앙, 앙, 앙, 아응... 아,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한층 격렬해진 허리와 혀와 손가락의 움직임에 농락당하여
정말 동물이라도 되어버린 듯 목안쪽에서부터 터져나오는 포효를 내지른 두 마리의 암캐는 마침내 밀려온 큰 절정의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 To Be Continued... >











제 10장. 고뇌의 끝.



다음날 아침, 켄지는 지금 에이이치 저택의 식당에 앉아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식사를 해보기는 커녕, TV에서도 쉽게 볼수없었던 고풍스럽고 호화스러운 식당...
게다가 20명정도는 앉을수 있을 법한 거대한(?) 식탁 위에는 생전보지도 못한 화려한 요리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미 그 분위기에 의해서 상당히 압도되어 있는 켄지는,
큰 식탁의 저쪽 편에서 무뚝뚝한 얼굴로 식사를 하는 이 저택의 주인을 바라보며 남몰래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 곤란하게 됐군... 어제는 내가 좀 심했나? 아무리 기선제압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는 해도... 게다가 마지막에는 내가 카오리에서 매달린 바람에 협의가 중단된 셈이고... )

「안녕하세요. 잘 쉬셨습니까?」

이 거북한 분위기를 불식시킬 수 있는 구제의 여신이 켄지의 옆에 나타났다.
엄밀히 말하면 구제의 여신이 아니라 그냥 사요코일 뿐이었지만...

「아, 안녕하세요. 저어...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어머나, 죄송하다니요? 어떤게 미안하신거죠?」
「노시마 소장. 조롱하지 마세요.... 당신의 주인을 화나게 해 버린데다가... 그... 협의중에 카오리와... 그...」
「후후, 그렇군요... 확실히 어제는 저도 정말 어쩔줄 몰라서... 그 때 나츠미 상이 들어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협의가 중단해 버린 건, 덕분에 저도 주인님께 귀여움 받게 되어서... 뭐, 결과적으로 본다면, 제가 감사를 해야 겠는데요?」
「아, 그런... 가요...?」

( 여기서의 노시마 소장은 정말로 소녀 같다. 주인이 있는 곳에서는 그녀도 한낱 소녀일뿐이라는 건가? 그만큼... 주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거겠지? )

켄지는 그렇게 생각하며, 연구소에서는 한번도 남에게 보인 적이 없었던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무심코 옆에서 식사를 하는 카오리를 바라보았다.

의자에 앉은 켄지와는 달리 식당의 바닥에 앉아, 간이 식탁에서 초라한 식사를 하는 카오리...
그녀는 어제밤의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카오리의 무표정과 초점이 없는 눈은 어제와 마찬가지였지만, 두 뺨만은 희미하게 홍조를 띄우고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여기에서는 주인님의 허가가 없으면 식탁에 앉을수 없는 것이 규칙이기 때문에... 카오리 상도 손님인데...」

사요코가 카오리에 대해서 사과하자, 켄지는 약간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요. 신경쓰지 마세요. 사실은 어제밤도 이곳에서 묵게 해 줄 생각은 없었고... 그리고... 아무래도...」

거기까지 말한 켄지는 사요코에게 살짝 얼굴을 가져가며, 속삭이듯 뒷말을 이었다.

「지금도 아마노 상은 화가 나 있는것 같고...」
「어머나, 어째서요?」
「어째서라뇨? 조금 전에 일단 제가 먼저 인사했습니다만, 대답은커녕 눈길도 주지 않던데요?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말한 켄지가 여전히 무뚝뚝한 분위기로 식사를 계속하는 에이이치를 바라보자, 사요코는 살짝 미소를 흘리며 켄지와 같이 작게 속삭였다.

「주인님은 본래... 아침은 언제나 기분이 나쁘세요. 식사 중에 이야기하시는 일도 거의 없고... 게다가 아마 어제의 일로 주인님께서도 켄지 상을 섣불리 대하실수 없다는 걸 아신거겠죠? ... 어머나! 노예 주제에 주인님을 깎아 내린는 듯한 말을 하다니, 노예로써 실격이예요... 또 벌받을지도...」
「아, 그런가요?」

무심코 사요코가 "벌"을 받는 장면을 상상해 버린 켄지는 당황하여, 생각을 뿌리치기 위해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사실은...」

사요코가 조금 전보다 한층 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본래 이 식탁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주인님과 같은 동급의 분이 아니면 허락되지 않아요. 그랬던 것이 최초로 켄지 상에게 허락된거니까요... 게다가 켄지 상이 앉아 있는 그 의자. 지금까지 식탁용 의자는 주인님이 쓰시는 단 하나 밖에 없었는데... 어젯밤에 주인님께서 갑자기 "내 것과 같은 의자를 준비해라"라고 하셔서, 간신히 이탈리아로부터 조금 전에 이 곳에 도착했어요...」
「이, 이탈리아...?」
「네, 아침 식사전에 준비하라고 명령하셔서... 결국 미국과 영국의 공군까지 동원해서... 결국 의자를 준비하는 비용만 3억 가까이 들었어요.」
「...!!!! 사, 사, 사.... 삼... 억....???? 이 의자가 3억짜리라구요...????」
「아뇨. 운송비만 3억이요... 주인님이라면 절대로 말씀하실리 없겠지만, 파트너라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신뢰관계를 쌓아야죠.」

켄지가 놀란 얼굴로 한번 더 정면의 에이이치를 바라봤을 때, 차가운 눈빛의 에이이치와 켄지의 시선이 마주쳐 버렸다.
그러자 어제의 그 당당함은 어디로 간것인지,
켄지는 식은땀을 흘리며 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마지막에는 역시 카오리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카오리는 여느 때처럼 무표정으로 계속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항상 켄지를 향하고 있으므로 어린애처럼 음식을 흘려, 입의 주위에는 여러가지 음식물들이 지저분하게 묻어있었다.
켄지는 "에이이치로부터 자신의 태도를 속이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함께 담아, 냅킨으로 카오리의 입 주변을 열심히 닦았다.

「사요코!」
「아, 네!!!」

잠시 불쾌한 표정으로 사요코와 켄지를 바라보던 에이이치가 사요코를 부르자,
그녀 역시 당황한 얼굴로 자신의 주인에게 대답했다.

( ...!!! 지금의 이야기 들으신 걸까? 아아아~~~~ 또 벌받는 건가? )

하지만 다행히도 에이이치의 귀에까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 식탁이 너무 큰 덕분에, 반대편에서 속닥거리며 나누는 대화까지 들리지는 못한 것이었다.
다만 두 사람이 자꾸만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무언가를 소근거린다는 사실이 기분 나빴던 에이이치는 윽박을 지르듯 큰소리로 말했다.

「브리핑은 9시부터다. 준비는 되어있겠지?」
「네! 모든 준비는 갖추었습니다!」

차렷 자세를 취하며, 에이이치보다 두배는 더 큰소리로 대답하는 사요코.
에이이치는 "흥!"하고 콧방귀를 뀌며, 황새 걸음으로 식당을 나갔다.

재빨리 그 뒤를 수행한 나츠미도 식당을 나서며, 두 명에게 가벼운 윙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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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해서 그 액체의 배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 성분 연구에 대해서도 확실히....」

마치 클라이언트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 같은 투로 이야기하는 켄지를 보던 에이이치는 결국 크게 하품을 하며 손을 내저었다.
 
「너... 여기는 회사의 회의실이 아니야. 좀 더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는 없는거냐?」
「하아~ 부드럽게... 말입니까?」
「... 뭐, 부드럽게 안된다면 어쩔수없다고는 해도... 아, 그리고 뭔가 새로운 일은 없었던 거야?」
「하아~ 새로운 일.... 이요?」

어제만큼은 아니었지만, 서서히 방의 공기가 무거워지기 시작한 것을 느낀 사요코가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켄지에게 말을 걸었다.

「아, 사카모토 상. 전에 제게 말씀하셨던 DNA 혼합에 의한 성분 변화는 아직 보고하고 있지 않았으니까요...」
「아, 그렇군요... 이 액체는 XY염색체를 포함한 DNA를 혼합할 경우, 급격한 화학반응에 의한 성분 변화를...........」
「하아아아아아~」
「하아아아아아~」

계속해서 이어지는 켄지의 딱딱하고도 어려운 설명에 사요코와 에이이치의 한숨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사요코.... 설명해봐라.」
「네.」

"도대체 뭐가 어렵다는 걸까?"하고 생각하는 표정으로 켄지가 맥없이 에이이치의 옆에 마련된 의자로 돌아와 앉았다.

「즉, 이 액체 안에 신체의 일부. 예를 들어 타액이나 혈액처럼 DNA가 포함된 물질을 혼합하면, 갑자기 특성이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을 섭취한 암컷이 동일한 DNA가 포함된 성분을 바라게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그 DNA를 가진 사람의 체취나 체액등에 강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아... 쉽게 말해 "힘"이 없이, 그런 방법만으로도 개인 전용의 암캐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군.」
「네. 지금까지는 완전히 격리된 실험실에서 방호복을 입은 연구원이 조사하고 있었으므로 몰랐습니다만...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미지의 액체에 타액을 섞어가며 실험을 하는 방법은 생각해 본적도 없습니다.」

사요코가 힐끗 시선을 흘린 곳에는 켄지가 건아가 겸연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별다른 반응없이 무뚝뚝한 투로 말했다.

「후훗, 그건 네가 판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겠지... 으음... 그럼... "그녀석"도 이 액체안에 자신의 침을 섞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자신을 비꼬는 듯한 에이이치의 말에 조금 기분이 나빠진 사요코였으나, 그녀의 위치로서는 차마 주인에게 따질수는 없었다.

「반드시 침일 필요는 없습니다만... 이 액체만으로 모든 인간을 지배하려 한다면, DNA를 섞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의 DNA를 먼저 섞으면 어떻게 되지?」
「어둠의 DNA가 정확히 어떤 성분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분명히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우리 인간과 같다고 가정하면... 일단 먼저 섞인 주인님의 DNA가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요코가 거기까지 말했을때, 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 잠시만요... 분명 인간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이 액체는 그 "어둠의 사람"이 만든 거죠? 그렇다면 이 액체는 "그"의 몸에 가까운 형태로 조성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말하자면 "그"의 DNA가 다른 누구의 것보다 액체와 잘 맞는다... 라는 거겠죠?」
「응... 그런가?」
「어머나, 사카모토 상은 겉모습과 말투는 딱딱한데, 발상은 상당히... 부,드,럽,네,요?」

조금 전, 에이이치 탓에 기분이 상한 것의 보복을 켄지에게 해버리는 사요코.

「그거... 칭찬하고 있는 거에요....?」
「물론!」
「즉, 그 녀석의 DNA가 혼합되어 버리면, 이제는 돌이킬수 없게 된다는 건가?」

여전히 낮게 깔린 듯한 목소리로 되묻는 에이이치...
켄지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곧 그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다.

「어쩌면... 그렇겠죠. 게다가 좀 더 발전해서 생각해보면, 이 액체가 "그"의 신체의 일부가 될지도... 즉, 이것 자체를 "그"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응? 액체가 "그 녀석"이 된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그 "어둠의 사람들"은 실체가 없어서... 말하자면 "에너지체"죠? 연구소 내에 생기는 어둠의 힘을 차단하는 파장만으로도 그들은 소멸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그"에의해 만들어진 액체는 어둠의 에너지의 액상화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거죠. 물론 다른 성분도 일정량 섞인 것같습니다만, 거기로부터 순수한 어둠의 부분을 꺼내면 "그"와 같은 "어둠의 에너지체"가 되는거죠.... 그렇게되면 그 에너지체가 사고능력을 가진 생명으로 태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죠..」
「그럼... 지금 저기에서는 "그녀석"의 클론을 배양하고 있다는 말인가?」
「뭐, 어디까지나 나의 가설일 뿐입니다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클론이 온 세상에 뿌려지면 어떻게 되지?」
「그럼... 가늘고 얇게 썰어진 "그"가 수없이 많이 생기겠죠... 잘게 썰어놓은 무처럼 말이죠. 하하하~~~!!! 뭐, 이것도 나의 예상일 뿐이지만, 그렇게 되면 "사람을 세뇌한다"보다는 "모두가 어둠의 거주자가 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되겠죠?」

놀란 에이이치와 사요코가 눈을 크게뜨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석"이... 수없이 많아진다...?」

비장한 얼굴의 에이이치와 사요코였지만, 켄지는 왠지 여유로운 듯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비관할 필요는 없어요. 만약 이 가설이 맞아 떨어진다면 "그"의 약점도 쉽게 드러나는 셈이니까요.」
「뭐? "그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건가? 어떻게?」
「조금 전에 말했잖습니까? "잘게 썰어놓은 무처럼, 가늘고 얇게 썰어진 그"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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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쉬자.」

잠시 후,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츠미를 데리고 방을 나섰고,
남겨진 사요코와 켄지는 뜨거운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쩐지 대단한 일이 될 것 같네요.」
「정말 그래요. 주인님도 괴로우시겠죠...」

표정이 어두워지며 그렇게 말하는 사요코를 바라보며, 켄지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전 인류의 행복"와 "자신의 여자의 행복"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다니... 만약 제가 카오리와 인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면.... 으음.... 안되요... 그런 엄청난 선택은 할 수가 없다구요. 나는 평범한 인간이란 말이에요...」

켄지의 마지막 말에 사요코는 살짝 인상을 쓰며, 그에게 말했다.

「사카모토 상.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지 말아 주세요. 주인님께서도 보통의 인간이십니다. 물론... 보통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힘"을 가지고 계시긴 하지만, 몸도 마음도 당신과 똑같은 인간입니다...
「그, 그렇군요. 미안합니다. 어느새 그 사람에 대해서 뭔가 좀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확실히... "사람"이 아닌 것처럼 대우 받는다면, 기분이 좀 나쁘겠죠.」
「... 그분은 인간이에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서투르실 뿐이지, 우리와 똑같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인간... 하지만... 저 같은 노예는 주인님께 봉사를 할수는 있지만, 그분의 마음을 알수는 없어요. 또 주인님께서도 그 속마음을 보여주지 않으세요... 조금이나마 주인님께서 마음을 여셨던 아유미 상도 지금은 계시지 않고... 그래서... 당신이 주인님의 파트너라고 생각되었을 때는 정말로 기뻤어요. 주인님의 노예인 저희들은, 언제나 누군가 그 분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는 분이... 혹은 그분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이 나타나주길 바라고... 아, 이런... 또 노예로서는 주제넘는 말들을 해버렸네요...」

사요코는 그렇게 입을 다물어 버렸지만, 사실상 하려던 말은 모두 내뱉은 것이었다.

「... 당신의 말은 잘 알겠습니다만... 그렇지만...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을 돕는다니... 대체 무엇을 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당신이 카오리 상을 생각하며,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는... 그 모습이, 조금씩 주인님을 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어..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힘들어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카오리를 생각하는 모습이 그를 구하고 있다면... 뭔가 저와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말인데... 어제부터 종종 말하는 "아유미 상"이라는 분은 대체 누구입니까? 저는 그 이름을 들으면서 아마노 상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인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지금은 없다"든지 "버렸다"든지 하는 말들은 대체...???」
 
켄지의 질문을 받은 사요코는 꽤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 자신의 생각으로는 켄지에게 모두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것 같긴 했지만, 과연 노예가 주인의 사생활적인 이야기를 함부로 떠벌려도 되는 것인가?
상당히 명석한 두뇌를 지닌 사요코였음에도,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
「아, 무리해서 말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쨌든 저로써는 카오리를 고치기 위해선, 아마노 상에게 협력... 아니, 그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잠시 뭔가를 고민하는 듯한 사요코를 바라보며, 켄지는 "뭔가 안좋은 것을 건드린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애써 둘러대며 자신의 질문을 무마하던 켄지였으나,
사요코는 그의 말을 딱 자르며 뭔가를 크게 결심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잠시... 저를 따라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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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복도를 지나, 겨우 도착한 이 저택의 가장 깊숙한 지하...
그곳의 문이 열리자, 큰 병원에서도 쉽게 볼수 없는 최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병실"이 켄지의 눈에 들어왔다.
이미 켄지의 노예가 된 전임의 의사나 간호사가 돌아다니는 그 방에는 수십명의 여자들이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었으나,
그녀들의 용모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그 눈동자는 더욱 더 생기가 남아있지 않은 듯 했다.
 
「...!!!! 이, 이것은...!!!」

크게 놀란 켄지가 그렇게 말하자, 사요코는 조용히 입을 열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때의 일은 저도 잘 모릅니다만... 이분들은 모두 저보다도 먼저 주인님을 모신 노예들입니다. 하지만 모두 "어둠의 지배자"에게 정기를 빼앗겨, 그야말로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주인님께서는 그 때, 자신의 죄를 후회하며 이분들과 함께 죽으려고 생각하셨습니다만, 그녀들을 소생하게 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들으시고... 그후로 그 방법을 쭉 찾고 계셨죠... 그리고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둠의 지배자"에 의해 부숴졌지만, 아유미 상만은 주인님께서 직접 손을 대어셨다고 합니다.... 주인님 자신의 어둠을 보다 깊게 하기 위해.... 그 덕분에 아유미 상만이 유일하게 살아 남을 수 있었지만, 주인님은 이 모든 죄책감 때문에 어떻게든 아유미 상에게 사죄하고 싶으셨던 것같습니다. 그후로 아유미 상을 쭉 곁에 두셨으니까요... 덕분에 아유미 상이라는 존재가 주인님을 오늘까지 지지해 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전날, 갑자기....」
「버려졌군요?」
「그런것같아요. 그렇지만... 대체... 저기, 어떻게 생각해요? 왜 주인님께서는 아유미 상을 버리셨을까요?」
「....」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던 켄지는 잠시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곧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그것은...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분명히 그럴겁니다. 제가 아마노 상의 입장이라고 해도 똑같이 했을 겁니다... 만약 카오리가 회복되고, 나와의 기억도 지울 수 있다면... 예전의 카오리로 되돌려줄 방법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하물며 지금의 아마노 상처럼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어서, 제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한다면... 저 또한 더욱 더 그렇게 하겠죠.」
「그, 그런 말도 안돼는...!!! 저희들의 행복은 주인님 곁에서만 얻을수 있어요. 주인님을 떠나서 얻는 행복을 아유미 상이 바랄리가 없잖아요!!!」

사요코는 마치 에이이치에게 따지는 듯한 분위기로 켄지에게 소리를 지르며 반론했다.

「소장... 노시마 사요코 상. 만약 아마노 상이 죽으면, 당신은 어떻게 할겁니까?」
「당연히 저도 주인님의 뒤를 따라야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대답하는 사요코를 보며,
켄지는 "역시..."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어두워진 기분으로 천천히 그녀를 설득해나갔다.

「아마... 당신들의 주인인 그가 아유미 상에게 같은 것을 물었을때, 그녀도 당신과 같은 말을 했겠죠... 아마노 상은... 우리들과 똑같이 아파하고 슬퍼할줄 아는, 평범한 인간인 아마노 상은... "이대로라면 또 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버린다. 그런 일은 견딜 수 없다."라고 생각했겠죠. 이전에 비슷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으니까... 또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싶진 않았을 겁니다.」

거기까지 말하고 잠지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들을 바라본 켄지는 다시 시선을 사요코에게 돌려 말을 이었다.

「물론 아유미 상은 사랑하는 사람이고, 다른 노예들은 죽어도 괜찮다는 건 아니겠죠. 아마노 상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외로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면서도 혼자서 모든 아픔을 짊어지려고 하는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혼자서 고뇌를 짊어지고 있겠죠... 사요코 상. 아무리 내가 파트너니 어쩌니 해도, 그의 곁에 있는 건 당신들입니다. 당신들이 그의 고뇌를 알아 주지 않으면, 그의 고뇌는 끝나지 않아요.」
「그런... 그런... 그, 그런....」

어느새 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요코는 결국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뜨렸고,
켄지는 그런 그녀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조금 난처해 하기 시작했다.
답답한 기분에 주변을 둘러본 켄지는 주위의 간호사들이 놀란 얼굴로 자신과 사요코를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더욱 난처한 기분이 들어,
어떻게든 그녀를 달래보고자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안합니다, 사요코 상... 괜한 이야기를 한 것같네요... 하, 하지만 이건 결국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도 말이에요...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스스로도 구원을 얻고자 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하고 싶다"라는 생각일 겁니다.」

- 짝짝짝짝짝짝~~~~
 
갑자기 사요코를 달래던 켄지의 등 뒤쪽에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대단해~ 대단해~ 명연설이었다... 과연 사카모토~ 대단하군~!!!」

비꼬는 듯한 말투로 여전히 손뼉을 치며, 침대가 늘어서있는 치료실 안으로 들어오는 에이이치...
그의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그 눈빛은 상당한 분노를 머금고 었었다.

「정말 감동받았다. 대단했어~ 하지만... 너따위 놈이 나의 기분을 논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야... 게다가.... 사요코, 아무리 내가 조금 무뎌졌다고는 해도 노예 주제에 이정도까지 설치다니... 예전에 아카네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과연 엘리트 관료는 다른데~? 대단하군, 대단해~ 암~ 대단하고말고~」

사요코는 새파랗게 겁에 질린 얼굴로 벌떡 일어서면서,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그, 그게... 이것은... 그, 그러니까...」
「응? 그러니까, 뭐? 할 말이 남아있다는 거냐?」
「아, 아닙니다. 그, 그게 아니라...」

여전히 입가에 작은 미소를 걸어둔채로 사요코에게 바짝 다가서며 그녀를 노려보는 에이이치...
반면에 사요코는 그대로 에이이치 앞에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푹 숙인채로 온 몸을 덜덜 떨며 주인의 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사요코의 바로 앞에 다가서 있는 에이이치를 살짝 밀치며,
두 사람의 사이에 무리하게 끼어든 켄지가 에이이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니, 노려보고 있었다.
 
「아~ 연설가 양반~ 당신은 조금있다 놀아드릴게... 물러나...」
「안됩니다. 사요코 상은 이 후의 연구에도 필요하다구요. 당신의 한때의 감정으로 우리 모두의 일을 그르치게 할수는 없습니다.」
「아, 참~ 그래, 사요코는 실력 좋은 "노시마 소장"이었지? ...마음에 든다면 너 줄까? 뭐, 지금 가지고 있는 "망가진 장난감"보다는 이쪽이 더 나을거 같은데?」

에이이치의 그 말에 켄지의 얼굴에 핏기가 싹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떠오르는 순간, 에이이치는 켄지가 휘두른 주먹에 정확히 얼굴을 가격당했다.

물론 본래부터 몸이 좀 허약했던 켄지의 주먹은 에이이치에게 별다른 아픔도 주지 못했지만,
"힘"을 얻은후로 처음으로 맞았다는 그 사실에 에이이치의 자존심이 적잖게 손상을 입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에이이치는 입가에 걸린 미소를 거두지 않고, 비꼬는 듯한 말투로 다시 말을 꺼냈다.
 
「오~ 놀라운데? 너에게 이런 담력이 있을줄은 몰랐어... 후훗, 뭐... 망가진 장난감이란 말은 취소하지. 하지만 말이 나온김에 사요코는 너 가져라. 어차피 난 버리기로 작정했으니까...」
「이 자식....!!!!」

켄지는 다시 주먹을 휘둘러, 에이이치의 얼굴에 펀치를 날렸다.
이번에도 그 주먹을 그냥 맞아주는 에이이치...
켄지는 그런 그에게 몇번이나 반복해서 주먹을 휘둘렀고, 그때마다 에이이치는 입가에 미소를 걸어둔채로 그 주먹을 다 받아내고 있었다.

사요코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만... 그만해요..."라고 무력하게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어차피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켄지의 주먹은 솜방망이 그 자체였다.
하지만 켄지는 솜방망이의 주먹을 휘두르면서도 버럭 소리를 지르듯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 자식아, 똑바로 들어~!!! 여자들은... 물건이 아니야!!! 망가진 장난감이라든지, 버린다든지 하는 소리하지 말란 말이다! 네멋대로 버리거나 줍거나 할 수 있을까 보냐!!! 너는 그 힘으로 그녀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본데... 사람의 마음이란 건 그렇게 싸구려가 아니야~!!! 네가 가진 힘이 대단해서, 여자들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네 힘이 위대해서, 그녀들이 너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착각하지 마~!!! 그녀들이 너를 위해 일하는 건, 널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다면... 단순한 로보트가 이렇게 성심성의를 다할거라 생각하는 거냐? 이 멍청한 자식아!!!」

- 퍼억.
- 콰당....

아무 말없이 미소 지으며 주먹을 받아내던 에이이치가 단 한번 주먹을 휘두르자,
켄지는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며 잠시동안 바닥을 뒹굴어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켄지는 천천히 일어나면서, 말을 계속 이어갔다.

「... 왜? 분하냐? 분하면 어디 한번 혼자서 살아 봐라... 너는 정말이지 어린애 같은 놈이다... 인간이라면, 어른의 남자라면 좀 더 여자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넌 그냥 어린애일 뿐이야. 네가 고뇌하는 것도, 목숨을 거는 것도 결국 제멋대로인 어린애라구...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엄마에게 때를 써서 사달라고 조르는 애... 관심받고 싶어서 쓸데없이 우울한 척, 슬픈 척 혼자서 다 하는 애... 꼬맹이라구~!!! 흥, 바보같은 자식... 사실은 그녀들에게 네 녀석이 이용당하고 있는걸지도 모르지. 너따위 어린 녀석이 그녀들이 지배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니까... 내 말이 틀렸냐? 네 노예가 된 여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너의 노예로 생활하는 자체에, 큰 행복을 느낀다는 거다. 결국... 네놈은 그녀들의 행복을 위해 이용당하는 바보일뿐이잖아~!!!」

켄지는 너무도 화가 난 나머지 되는대로 지껄였을 뿐이지만,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에이이치의 얼굴에서는 어느새 그 미소가 사라져버렸다.
켄지의 말이 에이이치의 마음에 있어서 적잖은 파문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 내가... 이용당할 뿐이야...? 노예들에게... 내가...??? )

물론 켄지는 사요코를 감싸주기 위해서 꺼낸 말들이었고,
더 나아가 조금 에이이치을 자극하여 그의 못된 성질머리를 고쳐놓아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이 상당한 위험을 불러오게 될줄은... 에이이치를 포함한,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예상치 못하고 있었다...

사실 에이이치는 지금까지 자신이 냉철하게 되어 가는 것은 어둠의 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을 자신의 마음이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컨트롤이 가능한 것이라고...
그러나 자신이 어둠의 힘에게 빨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그 모든 것들도 사실은 유아적인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라니...
게다가 언제까지나 자신의 곁에 있어줄거라 믿었던 노예들까지도 자신을 이용하는 것이라니...
어디까지나 자신은 여자들을 위해 어둠에 몸을 담으며, 계속 고뇌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모든 생각들에 혼란이 생기기 시작하자, 에이이치는 왠지 자신이 살아있는 의미조차 없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에이이치를 지탱해오던 아이덴티티마저 붕괴하며,
어둠에 완전히 물들지 않기 위해, 에이이치 스스로 이성과 감정으로 누르고 있던 어둠이 그의 안에서 단숨에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과거의 예전가와 같이 분노와 함께 어둠이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 어둠이 에이이치를 침식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으으... 으윽... 아아아...!!!! 크아악~!!! 으아아아아아~~~!!!!!!!!!」
 
조금씩 몸을 경련하며 작음 신음을 내뱉던 에이이치의 입에서
짐승같은 포효 소리인지, 비명소리인지 알수없는 괴성이 터져나왔다.
온몸에 검은색 핏대가 솟아오르고, 흰자위만 보이게 된 눈이 조금씩 충혈되기 시작한 에이이치.
그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강하게 날뛰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그만~!!! 그만해~!!! 나, 나는.... 나는 인간이다...!!!! 음마 따위가... 아니야...!!!」

누구인지 모르는 상대에게 소리를 치는 에이이치를 바라보던 사요코가 그를 안으며 애타게 그를 불렀다.

「주인님~!!! 주인님~!!!」

사요코의 품에 안기면서도 여전히 발작을 하는 주인을 꼭 끌어 안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하던 사요코...
질끈 감은 그녀의 두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주인님,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쭉 에이이치의 등뒤에서 말없이 수행하던 나츠미의 목소리가 사요코의 귓가를 강하게 때렸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그녀가 눈을 떴을때, 자신과 눈물을 흘리며 에이이치의 복부에 무언가를 찔러넣은 나츠미가 사요코의 눈에 들어왔다.
나츠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상당히 날카로워 보이는 잭나이프였다...

「나, 나츠미 상... 어째서....???」

의외의 상황에 놀란 사요코에 그렇게 물었으나, 나츠미는 사요코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펑펑울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주인님... 죄송합니다.... 만약... 이걸로 주인님이 돌아가신다면... 주인님을 찌른 죄... 어떠한 죄값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하, 하지만... 예전에 아유미 상이 말씀하셨어요... 주인님은 어둠에 침식되어, 사람으로써의 이성마저 사라지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하신다고.... 죽음보다 더 두려워하신다고... 만약 주인님께서 이대로 어둠에 빠지셔서, 완전히 어둠속에 침식되어 버리신다면... 아유미 상이 눈 앞에서 죽어도 그 감정을 추스리시지 못하실 정도가 된다면.... 인간으로서의 마음을 잃어버리신다면.... 제가... 바로 제가 주인님께 안식을 드리겠다고... 그렇게... 아유미 상과 약속했어요... 그러니... 아유미 상이 안계신 지금은.... 이것말고는...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나츠미 상...」

사요코는 천천히, 나츠미의 손에서 에이이치를 찌른 나이프의 손잡이를 빼앗듯이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그것을 뽑는다.
그 순간,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간호사들이 쓰러져버린 에이이치에게 달려들어 응급처치를 시작했고,
켄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말없이 이 혼란은 그저 지켜볼 뿐, 다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츠미가 찌른 나이프 때문일까?
에이이치의 발작증세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하고 있었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몸을 떨면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으로 에이이치의 상태는 상당히 호전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에이이치의 입에서 "커헉!"하는 신음과 함께 시커먼 핏덩이가 토해지자,
에이이치는 감고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주, 주인님. 정신이 드십니까?」
「... 망할! 감히 네 주인의 몸에 칼을 대? 제기랄... 아파 죽겠군.」
「주인님...」
「... 걱정마라. 이젠 괜찮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에이이치...
그 모습을 보며, 주위에 있던 여자들은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살짝 미소를 짓는 순간,
긴장이 풀린 탓인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펑펑 울고있던 나츠미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 털썩.

「나츠미 상...」
「나츠미!!!」

아직 발작의 후유증이 남아 다리를 후들거리고 있었으나,
나츠미가 쓰러지는 것을 보자 그대로 나츠미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안아드는 에이이치.
그는 의무실안으로 들어서며 다급한 목소리로 의사들을 부르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안쪽에서 작업고 있던 의사들이 달려나오면서, 침대위에 놓여진 나츠미에게 여러가지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나츠미 주위로 모여든 의사들의 분주한 작업들을 바라보며,
조금 떨어진 곳의 간이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에이이치는 나츠미에게 찔려 붕대가 감긴 배를 어루만지면서 투덜거리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바보 녀석이... 젠장... 정말이지 제멋대로인 노예 뿐이군...」

하지만 에이이치의 눈동자에 흘러넘치는 빛은 조금 전까지의 사악한 색은 없고,
오히려 요 몇년 전부터 단 한번도 나타나지 않던 맑고 깨끗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뭐, 어쨌든 간신히 어둠을 벗어난 것 같군요. 아마노 상...」

조금 전부터 아무말 없이 보고만 있던 켄지는 그런 에이이치를 보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은 미소와 함께 그렇게 중얼거렸다.




< To Be Continued... >









제 11장. 비뚤어진 조각



하늘에까지 닿을듯한 높은 빌딩의 앞...
"SHIRATORI BUILDING"이라 불리는 그 빌딩을 말없이 바라보며, 아유미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어렴풋하게나마 남아있는 기억의 단편들을 주워 모으며, 떠오르지 않는 부분을 필사적으로 생각해내려 하는 중인 것이다.
 
조금 전, 정처없이 이 주위를 방황하던 중 이 빌딩의 앞을 지나고 있던 바로 그때, 문득 그리운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왜 이 빌딩앞을 지날때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이 빌딩에 들어가던 자신의 모습이 분명 데쟈뷰처럼 떠오르고 있었다.
슈트 모습의 자신.... 하지만 그 옆에 또 누군가가 있다... 누구일까...??? 붉은 슈트....

갑자기 아유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 아...!!! 맞아, 그래..!!! 나는, 여기서 일을 했어... 이 빌딩에 있었던 "OFFICE SHIRATORI"... 그래, 틀림없어! 나 여기에 취직했었어~!!!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던 나를 아카네 상이 스카웃해줬지... 그 때는 기뻤어... 대학시절부터 동경하고 있었던 아카네 상이 직접 찾아와서 스카웃 제의를... 그래, 처음에는 겨우 전사원수가 5명이었지. 정말 작은 회사였어... 그렇지만 즐거웠어. 일이 끝나고 나서는 다 같이 Bar에 가서, 술 한잔하고... 철야를 하는 날에는 아카네씨가 스스로 야식을 만들어 주기도 했지... 아, 그래! 언제나 모두 갔던 Bar는 아직 있을까? 으음.... 분명히 이름이.... "ash"였었지...??? 분명히 이 근처에..... 아~! 있다, 있어!!! 그래, 생각난다... 후훗, 다음에 와 보자! )

잊었던 기억의 부분을 찾게 된것만으로 쌓여 있던 불안은 서서히 엷어지며,
아유미는 간신히 잃어버렸던 길을 찾은 것같은 안도감을 느꼈다.

( ...그런데 어째서 SHIRATORI는 없어진 거지? 도산? ... 설마~!!! 아카네 상이 사장으로 있는데 도산이라니, 그럴리가 없어. 아! 그래... 나... 지난 5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렸잖아? 그 사이에 돈을 많이 벌어서, 휠씬 좋은 곳으로 이사했을 거야. 응. 분명해!!! 으음... 어디로 이사했을까? 아카네 상... 만나고 싶은데... 어디에 있을까? 예전에 살던 곳에서 아직도 살고 있을까...? 예전에.... 살던.... 아~!!! 생각났어... 아카네 상이 어디서 살고 있었는지...!!!! )

아유미의 마음이 단번에 가벼워졌다.

( 그래, 아카네 상이라면 반드시 지금의 내 문제를 해결해줄수 있을거야! 설사 그렇지 못한다해도, 아카네 상이 있으면 지난 5년따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할수 있어... 다른 모두는 건강할까? 5년사이에 동료는 증가했을까? 아, 그렇지만 5년사이에 많아진 사원들은 "동료"가 아닌가...??? 에이~ 아무렴 어때? 후후훗, 모두 나를 기억해 주고 있을까...??? 조금 걱정되기도 하지만... 일단 부딪혀 보자~!!! )

급한 마음에 절뚝거리는 걸음에 더욱 박차를 가하던 아유미에게 갑자기 한 남자가 말을 걸었다.

「응? 아유미 상? 아유미 상 맞죠?」
「네? 저어... 제 이름이 아유미이긴 합니다만... 아... 그... 실례지만, 누구시죠?」

어쩐지 수상해 보이는 중년의 남자였지만, 아유미는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을 드디어 만나게 된것에 은근히 기뻐하고 있었다.
남자는 아유미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약간은 언짢아 하면서도, 은근히 미소짓는 아유미의 표정을 보고는 허물없게 접근해 왔다.

「아~ 잊어버린 겁니까? 유감입니다~ 유감이에요~ 나에요, 나... "ash"의 마스터.」

그의 얼굴은 아무리 생각해보려 해봐도 떠오르지 않았지만, 조금전에 떠오른 기억은 한편에서는 분명히 "ash"라는 이름이 있었다.

「아~!!! 마스터, 오랜만이에요. ...헤헷~ 미안해요, 잊어버려서... 나, 조금 사정이 있어서...」
「하하~ 아니요. 사실 나도 조금전까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아, 그런데 왜 이런 시간에, 그런 차림으로... 일... 그만뒀어요?」
「아, 으음... 글쎄요, 일단은 그만두었다고나 할까...??? 아, 마스터!」
「네?」
「미안한데, 잠깐 시간좀 내줘요. 조금 묻고 싶은 일이라든지 여러 가지 있어서...」
「응? 아, 네.. 뭐, 그러죠... 그러면, 가게로 들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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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그대로 잖아~!!! 그래, 맞아... 나 언제나 이 자리에 앉았어... 아카네 상이 앉던 자리는 여기구...」

카운터의 안쪽에서 커피를 준비하던 중년의 남자는 그런 아유미의 발랄한 모습을 부드럽게 응시하고 있다.
 
「... 으음... 그런데, 아유미 상... 지금까지 어딘가 멀리갔다온 건가요? 그 때 이후로, 아카네 상도, 아유미 상도 전혀 온적이 없고...」

벽이나 의자의 구석구석까지 그리운 듯이 보며, 가게 안을 돌아다니던 아유미는 곧 남자가 있는 카운터로 다가왔다.
 
「응. 뭐, 그냥 잠깐.... 아, 마스터! "Shiratori"의 사무실이나, 아니면 직원들... 어디로 갔는지 혹시 알아요?」
「아니요, 그냥 대충... 3년전 쯤에 오피스가 이전했어요. 어디로 이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쿄 시내의 상당히 크고 훌륭한 빌딩으로 갔다던데...???」
「아~!!! 역시, 역시~!!!! 아카네 상이 해냈군요. 그래, 그러면 이제 오피스 월세금 때문에 고생할일을 없겠네~ 후후훗...」
「응? 무슨 소리에요? 전에 있던 그 빌딩 전부가 아카네 상의 소유였잖아요? 아카네 상의 성이 "시라토리", 회사 이름이 "오피스 시라토리", 빌딩 이름이 "시라토리 빌딩"... 시라토리 빌딩은 이 근처에서는 유명한 하이테크 빌딩이었잖아요?」
「네?」

( 그, 그럴리가...!!! 내 기억에서는 분명... 에어컨도 안나오고, 장마철에는 비도 새는 작은 사무실... 매달 내야하는 월세 때문에 월급도 제대로 받기 힘들었는데...??? 그 빌딩, 대충 어림 잡아도 수십억은 할 것 같은데... 아무리 아카네 상이 우수하다고 해도 수년만에 그 빌딩을 매입할수 있을 정도로 회사를 키웠다니...!!! 아니, 3년 전에 오피스가 이전했다면... 기억이 안나는 그 부분으로 부터 단 2년이잖아? 2년만에 그 빌딩을 매입했다니... 어쩐지 이상한데...??? )

지금의 아유미로서는 어렵사리 떠올린 자신의 그 기억조차도 에이이치에 의해서 조작된 기억이라는 걸 알턱이 없었다.
아주 작은 기억의 조각... 하지만 그마저도 비뚤어진 조각...
사실상 에이이치는 아유미가 자신에게 돌아올수 있는 모든 단서를 제거해둔 것이었다...
아유미는 그 사실을 모르는채, 아카네를 만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로 남자에게 물었다.
 
「그럼, 아카네 상의 지금 주소는 혹시 아시나요?」
「으음... 도움이 못 되어줄거 같네요... 그보다 아유미 상이야말로 어떻게 된 거에요? 어쩐지 이상해요. 기억이 애매한 것 같기도 하고... 그... 걸음걸이도.... 사고라도 당했어요?」
「...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린 것처럼...」
「아... 그, 그렇군. 가엾어라... 아, 그렇지만 내가 아유미 상에게 돈 빌려 준것 까지 잊진 않았겠죠?」
「네? 아... 저, 정말이요? 어, 얼마를 빌렸죠? 가능한한 최대한 빨리 갚...」
「하하하~~ 농담이에요, 농담...」

그런 실없는 농담을 한 남자는 잠시동안 큰 소리로 웃다가 2번째 농담을 꺼냈다.
 
「하지만 나와 아유미 상이 사귀었었던 것은 정말이에요. 우린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어요.」
「네?」
「우리가 함께 있을 때... 우린 정말로 행복했죠...」

남자가 그렇게 말했을 때, 아유미의 무의식속에서 잠재되어 있던 강한 암시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그리고... 앞으로는 정말로 네가 원하는 행복을 위해서 살아라....

( 행복...??? 행복... 했다구...???? 마스터와 함께 있을 때.... 나는 행복해....??? 마스터...??? 주인...??? )

에이이치가 그녀에게 주입한 마지막 암시...
그것은 아유미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살라는 것이었다.
한편, "정말이에요?"라고 말하며 당황하는 아유미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던 조금 놀랄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그녀의 두눈에 생긱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두 눈가가 조금씩 물기를 띄기 시작하자, 남자는 크게 당황했다.

「아, 아유미 상... 그... 사실은... 그게 아니라...!!!」

이런저런 변명들을 늘어놓는 남자였지만,
그런 말들을 전혀 듣고 있지 않는 아유미의 머릿속에서는, 마스터와의 데이트 신까지 만들어지고 있었다.

「어....??? 왜 그래요, 아유미 상?」
「네?」

어느새 생기를 되찾은 눈동자로 남자에게 되묻는 아유미...
그녀의 두 눈동자에는 이미 남자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고 있었다.

( 뭐, 뭐야? 설마 이런 시시한 농담을 진심으로 믿고 있을리도 없고... 혹시 나를 조롱하겠다는 건가? )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유미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자기도 모르게 그는 점점 얼굴이 가까이 가져가, 어느새 두 사람의 얼굴이 한뼘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자신의 눈을 곧게 응시하고 있던 아유미가 키스를 기다리는 소녀처럼 눈감는 것이 아닌가?!
 
( 크헉~!!! 이것은... 대체....??? )

40여년을 살아오면서 결혼은 커녕 여자랑 사귀어 본 적도 없는 그 남자의 눈 앞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세 손가락안에 드는 미인이 눈을 감고, 자신의 키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 ... 나, 나를 조롱하겠다는 거야? 나를 놀리겠다 이거지? 조, 좋아... 그럼 나도 갈때까지 가주겠어~~~!!! )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입술을 쑥 내민채로 천천히 아유미에게 다가갔다.

- 톡...

「으악~~~!!!! 미, 미안해요, 아유미 상~!!! 나, 나는 정말 그럴 생각이...!!! ... 어?」
 
남자의 입술과 아유미의 입술이 살짝 닿는 순간... 말 그대로 살짝 닿는 순간...
남자는 오히려 자신이 크게 놀라 뒤로 벌러덩 자빠지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유미의 얼굴에는 전혀 분노의 기색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남자가 아유미의 얼굴을 다시 바라봤을 때,
그녀는 아쉬움의 기색과 요염한 매력을 머금은 두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조금 전 남자의 입술이 닿았던 그 부분을 아쉬운듯 빨고 있는게 아닌가?

( 이, 이런 말도 안돼는.... 아, 그래!!! 몰래카메라다...!!! 분명히 엄청난 장면을 촬영해서, 그걸 빌미로 나에게 공갈협박을 할 생각이야~!!! 그래, 틀림없어! )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곧 벌떡 일어나 가게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선반 위나 벽의 액자, 조명기구 등에 숨겨져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비밀 카메라를 찾아 다녔다.
하지만 정말 그런 비밀 카메라가 숨겨져 있을리는 없었다.

「응, "마스터".... 벌써 끝이에요? 옛날은 그렇게 귀여워해 주었으면서... 내가 싫어진 거에요?」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아유미...
남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떨리는 걸음으로 천천히 아유미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 이, 이건... 진짜야...??? 왜? 갑자기 왜...??? 나의 농담이 현실이 되다니...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

「아, 아유미.」
「네?」
「그 무렵의 너는 정말로 사랑스러웠지... 언제나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해 주었어...」

아유미는 부끄러운 듯이 뺨을 붉히면서, 기억의 공백부분에 남자에 대한 성적 봉사를 구상화하기 시작했다.

「네. 기억나요... 지쳐있는 "마스터"를 언제나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여러가지 일들을... 헤헷~」

( 어? 아, 아니... 뭐지? 지금 아유미 상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어떤 망상이....??? 크윽~ 모, 못참겠다~!!! 그, 그럼 무리수를 둬볼까? 어, 어디 한번... 정말 갈때까지 가 볼까...??? )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지나치다 생각하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 그래~ 아유미는 언제나 나의 거시기를 빨아주곤 했어... 나, 나는 팬티를 입을 틈도 없었지...」

( 어, 어때? 정말 장난을 치고 있는거라면 더 이상은 못참고, 화를 내겠지? )

「후훗, 생각나요, 생각나... "마스터"의 진하고 맛있었던 밀크도... 아응~ 또 마시고 싶어져요... "마스터"? 빨아드려도 될까요? 봉사하게 해주세요, 네?」

지금까지 무의식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던 애정이나 성욕이, "마스터"에의한 것이라고 생각을 한 순간...
한계 상태에 도달한 성욕을 한번에 터뜨리듯 아유미는 상당히 대담해졌다.

( 그래... 모두 생각이 났어... 나는... "마스터"에게 영원의 사랑을 맹세했었어... "마스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고! ...하지만... 뭔가 이상해... 왜지...??? )

하지만 아유미는 더이상 복잡한 생각을 그만 두고,
일어서서 요염한 미소를 띤 채로 가게의 입구를 잠근 뒤, 천천히 남자에게 다가가 블라우스의 단추 3개를 풀렀다.
포근한 골짜기를 남자에게 그대로 보여주며, 단추를 푼 틈새에 손가락을 넣어 브래지어의 프런트 후크를 푼 아유미...
"이 다음부터는 당신이..."라고도 말하는 것처럼, 아유미는 그대로 남자를 끌어 안듯이 그의 목에 손을 둘렀다.
 
( 더, 더, 더이상은 못 참겟다~~~~!!!!!!! 여기까지 와서 나중에 "꺄~!!! 저리가 변태~!!!"라는 식으로 나와도, 난 어디까지나 유혹당했을 뿐이라구...!!! 난 피해자야...!!! 그러니까... 이젠 나도 모르겠다~!!! )

남자는 과감하게 아유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며, 입술 안으로 혀를 넣었다.
 
「아응! 응응.... 응...」
 
아유미가 기쁜듯이 코를 울리면서 열심히 남자의 혀에 자신의 혀를 얽히게 하자,
그 반응이 자신의 행동을 긍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남자는 마지막 남아있던 이성의 끈마저 놓아버렸다.

「아유미!」

반쯤 풀러진 아유미의 블라우스를 단번에 찢듯이 양쪽을 잡아당기자,
지금까지 어떠한 AV나 그라비아 잡지에서도 본적이 없엇던 아름다운 유방이 나타났다.
약 3초... 남자는 얼빠진 듯 그 가슴에 눈을 빼앗기고 있었지만, 아직도 해야 할 것은 산더미처럼 많이 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혀를 이용해 유두를 굴리자,
정말 기뻐하는 듯한 아유미의 허덕임 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렇게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아유미 마음속에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음을 알 수 있을리가 없었다.

( 이 키스... 이 애무... 뭔가 달라... "예전의 마스터"같지가 않아... 왜지...? 왜일까...??? )

아유미가 그런 생각을 하고잇는 동안에도 남자는 한시도 그 유방에서 입을 떼어 놓고 싶지는 않은 듯,
유방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상태로 근처에 있는 쇼파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나 역시 무리가 있었는지 아유미를 꼭 안은채로 남자는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 쨍그랑~~~!!!
 
남자는 넘어지면서 옆에 있던 테이블도 함께 넘어뜨리게 되었고,
그와 함께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위스키 병과 글래스들이 함께 떨어져 큰 소리를 내며 깨졌다.
그리고 결국 깨진 유리조각들은 밑에 깔리듯 넘어진 아유미의 허벅지와 유방에 적잖은 상처를 남겼다. 

「아!」

그러자 그 날카로운 아픔은 그대로 아유미의 뇌리에 쾌감으로 퍼져 나갔고,
이윽고 아유미속에 잠재되어 있던 암컷의 본능을 깨우기 시작했다.

「아.... 아, 아, 흐응~, 응, 응, 응... 후우~, 하, 하, 하....」

( 나, 나... 어떻게 된 걸까? 아픈데... 이렇게나 아픈데... 그런데... 기분이 좋아... 여, 역시 나는 변태였구나... "마스터"에게 길러지며, 괴롭힘을 당하고, 그렇지만 그것이 나의.... )

유방과 허벅지에 난 상처들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면서, 젖은 융단 위에서 아유미의 치태가 전개되고 있었다.
스스로의 피와 애액이 서로 섞인 허벅지를 남자를 향해 좌우로 크게 벌리며, 그대로 손을 뻗어 음렬을 휘젓기 시작했다.

「아... 주, 주인님... 부디... 아유미를 괴롭혀 주세요... 제발... 좀 더 아유미를 귀여워... 해주세요...」

일순간 마스터는 자신이 귀를 의심했다.

( 서, 설마...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여자가... 매저키스트? 그리고... 나를 주인님이라고....??? 크앗~~!!! 솔로인생 48년~!!! 48년만에 드디어 나에게도 행운이 찾아왔다~~~!!!! )

「그, 그런가...? 조, 좋아! 그럼 귀여워 해줄게~!!! 이제부터 너는 나의 노예다~~~!!!! 이 "야마오카 츠요시"님의 노예야~!!!!」

서둘러 바지를 벗어 던진 남자는 아유미의 손가락이 움직이고 있는 그 음렬에 커다랗게 솟아오른 페니스를 겨누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아유미의 무의식속에 생긴 균열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 "이제부터"...??? 아니야... 아니에요, 주인님... 당신은 나를 이미 오래전부터 길러주고 계셨어요... 야마오카 츠요시님... 나의 주인님... 야마오카 츠요.... 응? 야마오카 츠요시...??? 아니야... 주인님의 이름이 아니야... 주인님이 아니야... 안돼... 주인님이 아니면, 나 행복해질수 없어... 내가 행복해지는 것은.... 주인님을... 주인님... 주인님....!!!! 아마노.... 에이이치....!!! )

「아, 아, 아유미~~~~!!!!」

남자가 드디어 그녀의 음렬에 페니스를 삽입하려하는 그 순간,
가게 입구의 열쇠구멍에서 무언가 부숴지는 소리가 들리며,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쳐부숴졌다.
그리고 문밖에서 뛰어든 몇 사람의 SAT대원의 총이 서로 엉켜있는 두 사람을 둘러쌌다.
(번역자의 말: 일본에서는 S.W.A.T를 SAT라고 부르는군요.)

「실례합니다!」

- 탕, 탕...

그리고는 그 중 한 대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총구로부터 발사된 마취바늘이 두 명에게 꽂혔다.
그러자 두 사람은 그대로 기절을 해버렸고,
쓰러진 남자를 내버려둔 채 대원들은 아유미에게 모포를 덮어주고는 그녀를 안은 채 가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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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아슬아슬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정말 큰일날 뻔했어...」
「바보 자식! 네놈이 아유미 상으로부터 한 눈을 파니까, 이런 일이 벌어졌잖아? ... 쳇, 난 몰라. 너 혼자 아마노 님께 보고하러 가라.」
「뭐어~!! 그, 그런... 이 상황을 솔직하게 보고하면... 나, 어떻게 될까?」
「...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아마노 님이 그렇게 총애하시던 아유미 상이야. 차라리 지금 자결을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아, 그래. 아마노 님께서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어떻게 하실지 모르니까... 보고하기 전에 지난번의 포커의 패배, 정산은 해주고 가라.」
「아아아... 나 정말 어떻게 하면 좋아...」

며칠 후, 한 명의 엘리트 특수부대원에게 어울리지 않는 발령이 내려졌다.

- 훗카이도 아바시리 주재소 단신 영속 근무 -

하지만 그러한 어의없는 발령을 받은 대원은 오히려 "살았다~ 살았어~"라며, 상당히 좋아했다고 한다....



< To Be Continued... >











제 12장. 약속의 날



- 삐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

심야의 저택에 상당히 시끄러운 전자음이 울렸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깬 도지마는 침대 옆에 놓여진 작은 테이블위에 안경을 집어들어 쓰면서, 느릿느릿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은 새벽 2시...
이 시각에 핸드폰 벨이 울린다는 것은 뭔가 긴급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사실이 문득 떠오른 도지마는 당황하여 핸드폰을 들고는 그 전화를 받았다.

「나다.」
「아, 장관님! 한밤중에 죄송합니다. 실은 15분 정도 전에 토쿄 앞 바다에서 정체 불명의 잠수함이 발견되었다고 보고가 있었습니다!」
「뭐, 뭐야?! 국적은?」
「그것이 불분명해서 말입니다... 어쨋든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2척의 전략급 원자력 잠수함이라고 생각되며, SLBM(잠수함 사출형 탄도탄)의 발사구 같은 부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잠수함용 자위대를 파견되어 경고신호를 보냈습니다만, 그후 자위대와는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도지마는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그 이야기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엇다.

「총리에게는? 연락이 되었는가?」
「네! 조금 전 연락이 되었습니다만, 지금으로선 해외에서 서미트에 참석해 게시기 때문에... 좀 더 정보가 확실해진 후, 유사시에는 곧바로 귀국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규정상 총리께서 부재중이실 경우에는 장관님의 지시를 받도록 되어있으므로...」
「알았다, 곧 가지... 사령 본부는 어디인가?」
「총리 관저입니다. 방위청 본부는... 그... 연락이 불통이라서...」
「뭐, 뭐야? 히라오카 군은 어떻게 된건가?」
「그, 그것이 히라오카 방위 대신과 우에시마 통막의장, 거기에 카미사카 육군 막료장에게까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3시간 전, 육상 자위대 제1사단에 도쿄만 경호의 명령이 방위대신의 서명 첨부로 나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젠장~!!! 이미 그 녀석들에게 까지 손을 뻗치고 있었다니... "어둠의 지배자" 녀석...!!!!」
「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의아한 물음 소리에 도지마는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노 에이이치를 둘러싼, 어찌보면 인류 전체의 운명을 둘러싼 전쟁...
이 싸움은 절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선 안되는 일이었다.

「시, 시끄럽다...!!! 이, 이건... 그, 그래... 쿠데타다~!!!!」
「네? 아, 아니... 설마... 그런...」
「시끄러! 내가 쿠데타라면 쿠데타인거다~!!! 히라오카, 우에시마, 카미사카... 그 녀석들이 작당해서 이 일을 벌인거야~!!! 총리에게 곧 귀국을 의뢰해라! 마중은?」
「네, 잠시후면 장관님의 관저에 도착할 것입니다.」
「알았다.」

그렇게 대답한 도지마는 곧 전화를 끊고, 나갈 준비를 서두르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 오늘이... 그래, 분명 어둠의 지배자 녀석과 아마노 님의 "약속일"이었지... 벌써 날짜가 이렇게 되었나...?? 어둠의 지배자 녀석, 기어코는 이렇게 일을 벌이고야 마는군... 으음... "서명 첨부의 명령서가 일부러 나와 있다"는 것은... 아직 말단 대원까지는 세뇌되지 않았다고 보는게 좋겠군... 후후후... 그렇다면, 이쪽에도 대응수단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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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좀 더 주의해서 옮겨! "소중한 사람들"이란 말이다~~!!!」
「아, 죄송합니다.」

그 시각, 에이이치는 연구소 앞뜰에서 커다란 캡슐들을 옮기고 있는 남자들을 향해 화를 내듯 소리쳤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듯한 외형에 사람 하나는 족히 들어갈수 있을 만한 수십개의 캡슐들...
마침내 두 명의 남자가 여러 캡슐들의 옆에 마지막 한개를 내려놓자, 에이이치가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게 다 인가?」
「네, 이후는 노시마 소장이 의뢰한 제설비 뿐입니다.」

영일은 연구소의 광대한 앞뜰에 늘어놓아진 수십개의 캡슐들을 바라보다가,
그 중 하나에 다가가 위에 덮혀진 캔버스제의 커버를 열었다.

에이이치가 커버를 연 캡슐 안에는 유코가 여전히 행복한 얼굴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뺨을 두드리면 당장이라도 일어나,
예전의 그 아양을 떨던 표정으로 달려들듯한 착각이 드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모토히로 유코... 일찌기 "유코짱"이라는 촉망받는 아이돌이었다가 에이이치의 노예가 된...
그러나 이제는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버린....

「주인님, 모든 준비는 완료되었습니다.」

어느새 에이이치의 옆으로 다가온 바츠미가 고개를 숙인 채로 보고했다.

「아~ 수고했다... 저택에는 누가 남아있지?」
「네, 이 노예분들을 보살필 의료반이 함께 이곳으로 왔고... 그 외는 모두 저택에 남아있습니다. 그... 다들 이곳으로 불러올까요?」
「아니, 그럴 필요까진 없어...」

아직도 고개를 숙인채로 이야기를 계속하는 나츠미를 보며,
에이이치는 조금 미간을 찌푸리며 나츠미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게 했다.
하지만 나츠미는 눈감은 채로 애써서 에이이치와 시선을 맞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에이이치가 그런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자, 이윽고 굵은 눈물이 그녀의 감은 눈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주, 주인님... 버리지 말아 주세요... 제발... 주인님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에이이치는 지난번에 나츠미의 칼에 찔려 어둠으로부터 건져진 그 날부터,
조금씩 자신의 노예들은 "해방"시켜 주고 있었다.
아유미와 같은 방법으로 그녀들의 세뇌를 모두 풀고,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게 하는 것이었다.
나츠미는 그러한 모습들을 보며 불안해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에 "버려지는 것"은 자신이 아닐까...??? 이번일만 끝나면, 자신도 "버려지지" 않을까...???
그러한 불안 때문에 나츠미는 요전날부터 에이이치와 전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주인도 자신에게 세뇌를 걸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

에이이치는 그런 나츠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가만히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조용하게 속삭였다.

「나츠미, 눈을 떠라」
「흐흑... 아니요... 싫습니다... 부탁입니다... 제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모기만한 목소리로 애원을 계속하는 나츠미를 상냥하게 바라보는 에이이치...
이미 그의 눈빛에서 어둠이라는 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눈을 떠라... 나츠미, 기억나? 내가 이 연구소에서 돌아왔을 때, 내가 처음 너를 지명한 그때... 난 네 눈이 마음에 든다고 했었지... 너의 그 눈을 보고 말하고 싶어... 날 봐라, 나츠미.」

천천히 열린 그 눈동자는 아직도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나츠미... 너에게는 따로 부탁할 일이 있다.」

( 부탁? 주인님이 나에게? 명령이 아니라, 부탁? 그, 그런... 어째서...??? )

놀란 표정으로 굳어버린 나츠미는 에이이치의 그말에 말로 표현할수 없는 불안함을 느꼈다.

「만약 내가 잘못되면... 그러니까.... 죽거나 한다면... 잠들어 있는 이 여자들과 아유미를 너에게 부탁하고 싶다... 사요코는 워낙 냉혈한 녀석이니, 아무래도 믿음이 가지 않고... 그 외에는 내가 죽어도 꿋꿋하게 살아남을만한 심지를 가진 녀석이 없어... 하지만... 너는 살아다오. 그리고 나의 유지를 네가 이어가라... 너에게 그녀들을 맡기고 싶다...」

나츠미는 너무도 혼란스웠다.
평상시라면 아유미를 돌보는 일은 더 바랄 나위 없는 일이었겠지만, 가장 사랑하는 주인을 잃고 혼자서 살아 가야 한다는 말인가?
그때는 상황따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모, 모릅니다, 주인님... 저에게... 왜 그런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을 맡기십니까..?? 제가 과연 그것을 할 수 있을지... 혼자서 살아남아, 주인님의 뜻을 이어갈수 있을지.... 그, 그렇지만... 그렇지만... 주인님의 슬픔을... 저도... 짊어지고 싶어요... 해 보겠습니다, 주인님... 만약 그래서... 주인님께서 편히 눈을 감으실수 있다면.... 저는...」
「후훗, 이봐 이봐, 아직 내가 죽는다고 정해진건 아니잖아? 설마 내가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야?」

에이이치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작은 미소에 불과했지만, 이렇게 농담을 하며 웃어본게 대체 얼마만인가?
그러한 미소를 본 나츠미의 얼굴도 어느새 같은 미소로 차오르고 있었다.

「일이 잘 풀린다면... 또 함께 저택으로 돌아갈수 있어.」
「아~ 마, 맞아... 그렇죠?! 죄, 죄송합니다. 너무 나쁜 일만 상상해 버렸네요... 아, 그때가 되면 아유미 상도 돌아오겠죠?」
「....」

무언으로 답하는 에이이치... 그의 얼굴에는 조금 괴로운 듯한 기색이 떠올랐다.
하지만 미소가 사라진 에이이치에게 다시 미소를 찾아주려 하는듯, 나츠미는 조금 더 밝게웃는 얼굴로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럼 주인님, 몸 조심하세요. 저는 저택에 돌아가서,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 너도 조심해. 곧 돌아가도록 하지.」

에이이치는 나츠미의 턱을 한번 더 들어올리며, 그녀의 고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기쁜 얼굴로 에이이치의 혀를 입안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혀를 얽히게 하는 나츠미...

에이이치는 자신의 손을 나츠미의 턱에서 목덜미로 옮겨,
그녀의 아름다운 흑발이 묶고 있던 머리끈을 잡아당겨 자신의 손에 취했다.
그리고 그녀와의 키스를 마친 후, 그대로 등을 돌린 에이이치는 결의에 찬 표정을 지으며,
나츠미의 머리끈으로 자신의 다듬어지지 않은 장발을 깔끔하게 뒤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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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뭔가 움직임이 있었나?」

총리 관저 내에 설치된 사령 본부에 들어간 도지마는 전원을 향해 소리쳤다.
그런 도지마에게 조금 높은 직책을 맡고 있는 듯한 슈트차림의 남자가 달려와 보고했다.

"타키모토 마사유키 방위 정무 차관"...
군인 출신의 젊은 정치가로서 그 괄괄하고 화끈한 성격은
현방위 대신을 단순한 허수아비로 만들고 혼자서 모든일을 처리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 젊음이 지금은 오히려 비상시의 유연한 대응을 할수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장관님, 조금 전 햐쿠리의 타카시 기지로부터 4기의 수송 헬리콥터와 3기의 F-15가 무허가로 날아올랐습니다. 현재 진행방향으로 추측하건대, 야마나시현 후지산 산기슭 방면으로 가는 듯 합니다.」
「역시... 생물화학 연구소인가?」
「네? 확실히 후지산에 그 시설이 있긴합니다만... 왜 하필 그런 곳에...???」
「분명 육로로도 뭔가 있을거야... 확인해 봐라.」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타키모토는 오퍼레이터에게 다소의 지시를 내렸다.

「일부 도로 폐쇄의 지령과 함께 제1공정대의 이동이 있었습니다. 행선지는... 같은 후지산 산기슭 방면!!!」
「중지 명령은...? 낼 수 있겠는가?」
「안됩니다. 동부 방면대 모두 연락할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전파 방해가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으음... 역시 "어둠의 지배자" 그놈도 이런 일을 대충 준비한 건 아닌가보군... )

도지마의 옆에서 일의 형편을 지켜보고 있던 타키모토가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자, 장관님! 이것은 역시..... 쿠, 쿠데타?」
「아, 그렇다. 총리는? 아직인가?」

그 물음에 답하는것 같이, 새파래진 얼굴의 통신병으로부터 고함치는 것 같은 보고가 올라 왔다.
 
「자, 장관님! 지금 총리의 전용기가 도착한 하네타 공항이 "정체불명의 군대"에게 점거되었다는 보고가...!!!」

도지마는 강한 현기증을 느끼며, 눈앞에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그, 그래서...??? 총리는 붙잡혔나?」
「아닙니다. 착륙 직후에 연락이 되었으므로, 그 즉시 다시 이륙하셨다 합니다. 이마제키 서방면으로 향하고 계십니다.」
「코마츠 기지는 어떤가? 연락은?」
「네, 카타기리 공군 막료장이 우연히 코마츠 기지에 계셨으므로, 현재 그곳의 지휘을 맡고 계십니다.」
「카타기리 군은 아군인가?」
「네. 그렇습니다. 조금 전부터 끊임없이 본부의 지시를 받고 계십니다.」
「그럼 조속히 스크럼블을 지령해라. 총리의 공호가 최우선..!!! 그리고 "강탈"된 수송 헬리콥터와 F-15의 격추다.」
「네? 겨, 격추... 입니까?」
「물론 통고한 후에 격추다. 하지만 아마 대답이 없거나, 적의 선공이 그 대답이겠지... 격추 포인트를 지정해 둬라. 민가는 물론, 연구소에도 피해를 줘선 안된다.」
「자, 장관님... 도대체 그 연구소에는 무엇이...?」

불안한 듯하게 다가서는 타키모토로 향해, 도지마는 아버지의 같은 따뜻한 시선으로 말했다.

「타키모토 군, 자네는 아직 젊어. 우리같은 늙은이와는 달리, 가라앉을 일도 없어... 그러니 이번 일에 크게 관여해선 안돼네. 이것은 어디까지나 쿠데타야. 자네는 단지 그것을 전력으로 저지하면 그만일세.」

타키모토에 있어 "넌 알거 없다"라는 식의 그 말은 정치가로서의 프라이드를 손상시키는 것이었지만,
타키모토 그가 정치가로 설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준 도지마의 말에 방항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저어... 가라 앉으신다...는 말은...???」
「나도, 총리도, 슬슬 은퇴할 때가 되었다는 거지. 뭐, 죽겠다는 소리는 아니니까 걱정은 말게... 타키모토 군, 지금은 불필요한 걱정보다 해야 될 일이 산더미처럼 있는 걸로 아네만?」
「네!!!」

도지마의 심상하지 않을 결의를 감지한 타키모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큰 소리로 명령을 하달했다.

「카타기리 막료장에게 연락해라! 코마츠에 핫 라인을 열고! 총리의 안전이 확보 되자마자 사령 본부를 그쪽으로 옮긴다! 각방면의 부대에 동향을 확인, 연락을 취하고, 적과 아군을 식별해 두도록!!! 소집중의 시빌리언은 그쪽에 동향을 살핀다! 본부의 설치 완료까지 여기에서 일본을 사수한다!!! 총리를 통해 이와쿠니와 요코스카에도 연락해서, 긴급 전투 배치로 대기를 요청하라! 또한 할 수 있으면 제 7함대에게도 출항을 요청하여, 적 잠수함을 요격하도록!!! 서둘러라! 우물쭈물 해선 안된다!!!」

상당히 엄청난 내용의 지시에, 사령부 안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하지만 그렇게 분주해진 본부의 상황을 보니,
오히려 긴장을 약간 풀 수 있게된 도지마는 옆의 사무 의자에 깊게 앉으면서,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 휴우우~~~ 아마노 님께서 미리 지시하신 바가 없었으면, 나도 지금쯤 허둥지둥 눈이 뒤집히고 있었겠지? 하지만 설마 내가 인류의 존망에 관련되는 일을 하게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뭐, 정치가다운 일을 하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야... )

자신에게 처음으로 생긴 사명감에 약간 당황하면서, 도지마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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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와아아아아아~~~~~~~~~~~!!!!!!!!!!!!!!

모든 여자들의 반입이 끝나 에이이치가 연구소 안으로 들어서던 그때,
순식간에 가까워진 큰 소리가 머리 위를 지나갔다.

순식간에 머리 위를 스쳐지나간 F-15의 제트음과 함께,
상당히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대형의 수송 헬리콥터가 연구소의 상공에 나타나 근처의 나무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연구소의 주위를 둘러싼 우거진 나무들 너머로 전차의 포탑 같은 것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쳇, 정말 대단한 마중이군... 나츠미와 다른 녀석들은 괜찮으려나?」

귀찮다는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에이이치에 대해서도 개의치않는 듯,
헬리콥터는 천천히 고도를 내리기 시작했다.

- 콰앙~!!!

그 때 꽤 먼 곳에서 폭발음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며, 조금 전 연구소 상공을 날아간 전투기가 추락하는 모습이 보였다.
에이이치가 주위를 쓰윽 둘러보았을 때,
연구소의 동쪽편 하늘에서 같은 모양의 전투기끼리의 전투가 벌어진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잠시후 그 중의 몇기가 격추되자, 남은 전투기들이 연구소의 모습을 찾는 것처럼 다시 상공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 슈와아아아아~~~~~!!!!!!!!!!!!!!
- 슈우우우~~~~~!!!!
- 수아아아~~~~!!!

하지만 그 때, 지상의 나무들의 사이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 수발이 남은 전투기를 추격하시 시작하여,
전투기들이 에이이치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 수십초 후, 연구소로부터 멀리 떨어진 어딘가로부터 몇개의 폭발음만이 들려 왔지만,
에이이치의 시야를 벗어난 그곳의 싸움은 그로서도 알 수가 없었다.

( 흐음... 지난번에 집어던진 재떨이의 효과가 나타나는 건가? 도지마도 필사적이네? )

어느새 상공에는 제트음이 없어지고, 헬리콥터의 프로펠라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더이상 그러한 공중전에 관심을 끊고, 도망치듯이 서둘러서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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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수고 하셨습니다.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여자들"은?」
「네, 캡슐의 생명유지장치도 접속 완료했습니다. 이미 모두 자가발전기를 연결햇으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주인님, "계약"의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까?」
「아니. 하지만 위의 상황을 보면, 아마 "그 녀석들"이 곧 올거같다. 슬슬 연구소의 전원을 내려야 겠어.」
「그렇습니까... 그럼 주인님, "때"가 되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려하는 사요코.
에이이치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아 세운 뒤,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아 나츠미와 같이 상냥한 키스를 해주었다.
잠시동안의 키스 후, 에이이치는 살며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요코, 수고했다.... 그리고 미안하다.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너와는 끝까지 함께 가야 될거 같아.」
「주인님...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런 걱정은 노예에게는 적당하지는 않습니다.」
「후훗, 그런가? ...이번 일이 끝나면, 충분히 귀여워 해줄게. 기대해.」

사요코는 소녀와 같이 물든 뺨을 영일의 가슴에 더욱 깊게 묻으며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좀 더 주인님에게 어울리는 암캐가 되기위해 많은 조교를 받고 싶습니다...」

그런 사요코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에이이치의 손이 그녀의 스커트 안으로 들어가 속옷을 입지 않은 그녀의 음렬을 휘젖기 시작했다.
그리고 쑥 내민 혀에 타액을 가득하게 실은 에이이치는 사요코의 입안으로 타액을 흘려넣어 주었다.
 
「아, 응응.... 주인... 님.... 아, 아....」

주인과 함께 하는, 주인의 사랑을 받는, 이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도 가슴에 새겨 넣으려는 듯,
사요코는 모든 신경을 집중하면서 난폭한 숨을 주인의 얼굴에 계속 내뿜었다.

하지만 그러한 열락의 시간은 곧바로 끝이나고,
에이이치의 눈동자에는 상냥한 빛을 대신하여 강한 결의가 머물기 시작했다.
그러한 변화를 눈치챈 사요코는 체념와 함께 주인과 마찬가지로 강한 결의의 빛을 두 눈동자에 띄우며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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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지하에 마련된 커다란 연구실...
녹색 물질을 가득담은 거대한 실험관은 마치 높게 우뚝 솟은 웅대한 탑과도 같은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그 녹색 탑을 바라보며, 이 수년의 사이의 일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마리와의 재회...,
힘을 얻은 날...
아카네를 만나 그녀의 도움으로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을 때...
번화가에서의 사냥...
익숙하지 않은 만큼 힘들었던 해외에서의 조사...
메구미와의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그 "월식일"...
고뇌와 평온함이 함께 했던 아유미와의 생활....
그것들 모두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지나, 아마노 에이이치 그가 이 자리에 서있었다.

「이번이야말로... 내가... 그녀들을.... 지킨다!」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은 에이이치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딱"하는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튀겼다.

-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웅웅웅웅.............

그것을 신호로 모든 조명과 전구의 불빛이 꺼지고 기계음이 멈추어, 어둠과 정적만이 주위를 감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에이이치의 안쪽에서 솟아나오는 어둠의 힘...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는 달랐다.
에이이치의 눈은 최근에는 한번도 머금은 적이 없었던 맑은 빛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

계속되는 어둠과 정적...
느껴지는 것은 옆방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산소의 흡입음과 에이이치 자신의 고동소리...
그리고 왠지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차가운 바람.
그것은 분명 2년전, 그 "월식일"에 "어둠의 지배자"가 찾아오기 전의 그 불쾌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때와 확실히 다른 것은 에이이치는 이제 무엇도 무서워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에이이치는 이미 어둠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

연구소의 지하에 들어온 듯한 "또 다른 어둠"이 조금씩 자신에게 가까워지고 있음을 에이이치는 느끼고 있었다.
어느덧 어둠이 자신이 있는 이 방에 들어온 것을 느낀 에이이치는
그 어둠을 향해 날카로운 빛을 머금은 두 눈을 열었다.
이윽고 그 어둠이 에이이치로부터 2~3m쯤 떨어진 곳까지 다가오자,
어둠은 서서히 사람의 형태로 변하여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다. 인간이여.」

하지만 에이이치는 그의 인사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에이이치는 분명 예전에 "그"와 만났을 때는, 무릎 꿇어 경의를 표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릎을 꿇기는 커녕, 팔장을 낀 채로 눈을 번뜩이는 에이이치의 태도에 "그"는 조금 화가 난듯 말했다.

「인간이여, 무례하다.」

하지만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그 남자의 분노는 마치 상을 타는듯이 기쁜 일이었다.

「그런가? 지난번에 만난 늙은이는 이 일은 동등한 입장에서 하는 계약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아닌가?」
「무례하다! 이 몸과 그대와 같은 인간이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한 일이 가당키나 할 것 같은가? 지금 당장 무릎을 꿇지 않으면, 그대의 존재마저 지워버리겠다!」
「아, 상관없어... 네가 원하는 건 이 탑에 있는 녹색액체 겠지? 나는 이 옆방에 있을 여자들에게 정기를 돌려받으면 그것으로 좋아. 그렇게 되면 이 계약은 완료다. 그 후라면 나의 생명이든, 존재든, 너에게 주지. 하지만 분명히 나의 여자들을 본래대로 만든 이후다! ...혹시 처음부터 약속을 깰 생각이었나? 안돼, 안돼. 약속은 지켜야지. 너처럼 약속도 안지키고, 남을 속이는 짓을 밥먹듯이 하다간, "신"에게 맴매를 맞는다구~」

에이이치는 대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한없이 당당하기만 했다.
"그"가 잔뜩 인상을 쓰며, 몸에서 강력한 어둠의 폭풍을 뿜어내고 있어도 결코 건방진 태도를 바꾸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 "그"의 옆에 있던 노인이 "그"에게 무언가를 귀속말로 속삭였다.

에이이치로서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지만,
"그"는 노인의 말을 듣고는 어느정도 화를 억누른 채 천천히 에이이치의 옆에 있는 녹색탑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거기에 손을 대려고 했을 때....

「잠깐! 그 전에 옆방에 있는 여자들을 본래대로 해! 그것이 계약내용 아니었던가?!」
「계약? 아, 그렇다. 계약이었지... 지난번 "월식일"의 의식에 사용한 사람 모두를 말이지? 좋다, 정기라면 얼마든지 돌려주지. 하지만 이전의 계약 내용에 의하면, 그 모든 여자는 이 몸에게 바쳐진 재물이었다. 그러니, 정기를 돌려준다면... 당연히 다시금 "피의 연회"를 개최해야겠지.」
「뭐, 뭐야?!」

버럭 소리를 지르는 에이이치를 조롱하듯이 "그"의 옆에 있던 노인이 끼어들며 말했다.

「크크큭... 계약은 분명히 "정기를 돌려주는 것까지"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그녀들을 너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적 없어. 그러니 딱히 너를 속인 것도 아니지... 크크큭... 멍청한 놈. 계약을 할때는 그 내용을 잘 확인하고 했어야지.」

이번에는 에이이치의 인상이 구겨지며, 그의 몸에서 강한 어둠의 폭풍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힘차게 불기 시작한 에이이치의 폭풍은 두 사람에게 닿지도 못하고, 중간 정도까지 가서 사라질 뿐이었다.
그 분명한 힘의 차이를 확인한 에이이치는 일순간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곧바로 조금 전의 냉소를 되찾으며 말했다.

「하하하... 과연 "어둠의 지배자님"이시군요.. 또 다시 내 뒷통수를 멋지게 치셨어요~」
「후후후.. 인간이여. 너의 무례함은 이번 일만 잘 되면 모두 용서해주겠다... 그녀들의 정기를 돌려받아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이만 물러가거라.」
「그런가요? 뭐, 어쩔수 없군요... 하지만 나도 오늘 일에 나의 모든걸 걸었거든요. 아무래도 우리... 갈때까지 가봐야 될거 같아요.」

상당한 Cool한 말투로 그렇게 말한 에이이치는 천천히 방의 한쪽 구석으로 이동하여,
오케스트라의 지휘를하듯이 천천히... 하지만 품위 있게 오른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 딱.

에이이치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튀기자, 단번에 실내의 전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각종 기계음들이 다시 들리기 시작하며, 전구와 조명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에이이치의 몸을 덮고 있던 어둠 또한 빛으로부터 도망치듯 사라져 갔다.

하지만 지금 에이이치가 느끼는 상쾌한 기분은 단지 그것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월식일" 이후로 지난 2년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수 시간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었다.




< To Be Continued... >









제 13장. 어둠의 군단.




「이쪽 제 2중대, 유니트의 수락 태세 갖추어졌습니다. 공호의 기는 이미 격추되었습니다만, 이후의 공격은 없습니다. 지금이라면 곧 연구소내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진입이라...??? 아니다. 조금 전 내부로부터의 통신이 끊어졌다. 본부와도 마찬가지... 아무래도 부지내의 무언가가 방해 전파를 내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상해. 선발대로 진입한 부대의 귀환을 기다려 작전을 수정한다. 그때까지 제 3전투 배치로 대기!」
「알겠습니다. 제 3전투 배치로 대기합니다.」
「.....」

무선기를 손에 든 제 1공정대장 나카무라는 자신의 안에서 말할 수 없는 불안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이상하다... 이 임무는 아무리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하지만 통막의장께서 직접 내리신 명령이다... 라는 것은...??? )

부대 내에 약간 이완된 공기가 흐르?몇명의 병사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고 있었다.
그 때, 연구소의 유리 자동문의 저 편에서 한순간 섬광이 빛나는 듯했다.

- 타앙~!!!
 
총의 발포음이 정적을 찢음과 동시에, 그것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매우 소란스러운 머신건의 소리가 근처에 울려 퍼졌다.
 
-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 타앙~!!! 탕~!! 탕~!!!
- 타다다당~~~~!!!!!!

이 소리만 듣고서도 이미 연구소 내부에 엄청난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부의 상황은 알수 없는 현시점에서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연구소의 현관문을 응시하는 병사들의 귓가에 절규와 같은 총성이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 콰아앙~~~~!!!!!!

그때, 총격전에 종지부를 찍기라도 하려는 듯, 폭음이 울려 퍼졌다.
수류탄의 소리라고 생각되는 폭발음과 함께 연구소의 내부를 가리고 있던 유리가 한순간에 산산조각으로 깨지며, 사방으로 튀었다.

「뭐, 뭐냐, 이것은?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통신병, 선발대와 교신을 시도하도록! 안되면 될때까지 해~!!! 진입로 정면에 제 2소대 정렬!!! 장갑차, 양대 앞에!!!」

그 때, 어둠에 싸인 연구소의 안쪽에서 두 명의 병사가 나왔다.
잔뜩 피를 흘리며 한쪽 다리를 질질 끌어 나오고 있는 병사와
그를 부축하고 있는, 하지만 그 역시도 적잖게 피를 흘리는 병사가 필사적으로 도망치듯 달려나온 것이었다.

그 두 명이 바리게이트를 내걸고 맞이하러 나온 아군들 틈에 도착하여,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다"라고 생각한 순간,
연구소 내부의 어둠 속에서 발사된 한발의 총탄이 심하게 다친 병사의 등에 관철했다.
 
- 탕~!!!

「...!!!」
「타, 타케우치! 타케우치!!!」

그를 부축하던 병사가 열심히 말을 걸었지만, 이미 총을 맞은 그 병사의 숨은 끊어져 있었다.
 
「타케우치~~~!!!! 망할! 정신 좀 차려봐!!!」
「이봐, 어떻게 된건가?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눈물을 흘리며 전우의 뺨을 계속 두드리고 있던 그 병사는,
자신에게 달려와 상황을 묻는 나카무라 부대장에게 눈물이 섞인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 우리 제 1소대는... 반출 경로 확보를 위해 선발진입의 임무를 받아.... 엘리베이터 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만... 모든 조명기구는 부수어져 있고... 어, 어둠 속에서... 정체 불명의 적에게... 소대장님이 제일 먼저 저격을 당하시고... 차례 차례로 살해당하고... 후위를 맡고 있었던 우리 두 명은.... 동료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도망치는 와중에서도... 적들의 공격이...」

나카무라 부대장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그 상황에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고 있었다.

( 어, 어째서 안에 적이...??? 우리의 임무는 기밀 물자의 호송이었다. 이 연구소에서 기밀물자를 받아 도쿄만에 있는 잠수정까지 호송하는... 무, 물론 어느정도의 습격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미 연구소 안에 매복하고 있는 적들이 있을 줄이야... 그 물자가 이미 강탈되었다는 건가? ... 하, 하지만 그런 일은 본부로부터도 듣지 못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야?! )

「대, 대장님. 무슨 일입니까?! 내부에 적이 있다는 정보... 있었습니까?」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라! 내부에 적이 있는 줄 알았다면, 내가 1소대원들을 아무런 대책없이 보냈을리가 없잖나?! ...그런 정보는 없었단 말이다, 젠장... 우선 본부와의 통신이 회복할 때까지 제 1전투 배치로 대기한다!!! 그리고... 누군가 이 건물의 약식도를 가져와라!!! 또한 각 사병들은 암시 스코프를 착용하도록!!! 제 3소대와 4소대는 내부 생존자의 확인 및 구출을 위한 작전에 투입한다!!! 준비하라!!!」

갑작스런 소란으로 생긴 웅성거림이 단번에 수습되고, 병사들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소리가 연구소의 안뜰을 채웠다.
그리고 그런 소란 속에서 제 2소대 대장인 신죠가 나카무라 부대장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어... 대장님.」
「무슨 일인가?」
「조금 전... 연구소내에서 발포된 "적"의 총에 대해서 입니다만....」
「... 뭐, 중요한 거라도 알아냈나?」
「아, 아닙니다. 알아낸 건 아니고... 그... 사출 소리를 들어보면... 저의 기억으로는... 64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뭣? 64식?! 무슨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거냐?! 어째서 경찰이 우리들을...???」

나카무라 부대장이 크게 놀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신죠가 말한 64식이란, 일본경시청의 SAT(Special Assault Team: 특별급습팀)에서 사용하고 있는 "64식 저격소총"을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은 일본의 경찰, 그것도 경찰내의 특수부대라 할수 있는 SAT와 싸우고 있다는 말인가?

「아, 그, 그건... 지금 이 상황에서 저도 100%의 자신은 없습니다만... 이전에 저도 SAT에 소속해 있었습니다. 그 사출음은 질리도록 들었기 때문에...」
「크윽... 제기랄~!!!!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야?! 조금 전 廢@?F-15를 격추시킨 것도 같은 F-15였다. 시간으로 봐서는 그 F-15도 부터 국내에서 날아오른 것은 틀림없어... 우리들의 적은 누구냐?! 도대체 어디에 있는,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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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환하게 전등이 켜진 실험실 내에서는 찢어지는 듯한 단말마의 절규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크윽, 크아아아아아아악~~~~~~~!!!!! 너, 인간! 감히... 이 몸에게....!!!! 네놈이 벌이고 있는 짓... 가볍게 끝나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에이이치는 그 절규를 마치 클래식 음악이라도 감상하는 것처럼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하핫~ "용서해 줘~"라고 말하길 바라는 거라면, 나로써는 "착각하지 마"라고 답해줄수 밖에... 아~ 이렇게 기분의 좋은 음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야... 자, 좀 더 나를 즐겁게 해다오.」

정말 괴로운 듯 몸부림치는 "그"와 노인의 몸에서는
어느새 불에 던져진 젖은 장작처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때, 노인이 에이이치를 향해 눈을 부라리며,
"그"에게 무언가의 말을 속삭였고, 곧 "그"는 노인의 그림자 속으로 녹아들듯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홀로 남게된 노인은 힘겹게 녹색액체가 담긴 실험관으로 다가가 실험관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실험관 안쪽으로 걸쳐진 노인의 그림자에서 "그"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아마노... 에이이치... 네 놈을.... 너무 우습게 여겼던.... 것 같군... 하, 하지만... 네 놈... 이제야 말로.. 후회.... 하기엔.... 너... 무.... 늦.....」

그렇게 말하던 노인은 결국 자신의 말도 다 끝마치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더이상 움직이지 않고, 검은 연기가 되어 천천히 공중으로 흩어지는 노인...

한편, 녹색 액체가 가득 담긴 실험관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연기가 되어 사라져가던 몸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어느새 조금전보다 더 커진 덩치로 실험관 안에서 에이이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큭 크큭... 크하하하하하~~~~~!!!!!! 좋다. 좋은 기분이다. 힘이 가득 차 오른다!!! 인간이여, 그대의 발악도 여기까지다. 각오를 해두도록... 그대에게 아주 적당한 지옥이 있다. 그 어떠한 인간도 경험하지 못한, 영원의 화염 지옥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곳!!! 그대를 위해, 그곳의 한 자리를 비워주지!!!」

하지만 에이이치는 차갑게 냉소를 떠올리며, 오히려 "그"를 조롱하듯 대답할 뿐이었다.

「아, 그래? 그거 기대되는데? 기왕이면 안내 가이드는 예쁜 여자로 부탁할게.... 하지만! 이 세상에서의 즐거움도 아직 끝난거 같진 않은데?」

- 짝, 짝, 짝...

그렇게 말한 에이이치는 무언가 신호라도 보내는 것처럼 손뼉을 3번 쳤고,
그러자 이번에는 실험관을 둘러싸듯이 설치되어 있던 몇대의 기계에서 윙윙거리는 기계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기계들은 눈부실 정도로 강한 빛과 전자파를 뿜어내기 시작하더니,
그것들은 소용돌이 치듯이 "그"가 있는 실험관의 중심으로 커다란 허리케인을 만들어 냈다.

「하하하~~~!!! 미안하지만, 네 놈이 그 안으로 도망치는 것도 예상했는데 어쩌지? 자, 어때? 아직도 계속 웃을수 있겠어? .....참고로 그 기계들은 실험관의 주위에 "어둠의 힘을 차단하는 파장"을 발생시키는 장치야. 이 연구소 안에 생기는 파장의 업그레이드 버젼이라고나 할까? 다시말해 죽고 싶지 않다면, 이제 거기에서 나오지 말라는 거야... 결국은 새장속의 새... 아니, 독안에 든 쥐라는 거지!」
「....!!!!! 이, 인간... 네 이놈...!!! ....좋다. 지금은 그렇게 실컷 기쁨을 만킥해둬라... 머지않아 네 놈의 잔머리가 다 하는 때가 오면... 그때까지는 이 경박하고 치졸한 계략을 만킥하고 있어라!!!」
「오오오~~ 과연 "어둠의 지배자"님이시군요~ 독안에 갖혀서도 박력이 넘치십니다~!!! ...하지만 너는 거기서 한동안 갖혀있다가 결국 사라져 없어지는 게 네 운명이야~ 너 몇천년을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꽤 오래 살았잖아? 이제는 저 세상으로 떠날때도 됐지~ 응? 하하하하...」

에이이치는 미리 준비해둔 의자에 앉으며, 여유롭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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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의 산속에서 팽팽한 공기가 감돌았다.
어느 병사의 "꿀꺽"하며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연구소의 앞...
현관 홀의 내부를 살피고 있던 병사의 뺨에 흐른 땀이 그의 턱에서 떨어져, 발밑에 설치된 발사장치의 포신에 떨어졌다.

숨이 막힐듯한 긴장감...
많은 병사가 가만히 응시하는 홀의 깊은 내부...
아마도 많은 숫자의 총구가 이쪽을 겨누고 있으리라 여겨지는 그 어둠 속...
그 어둠의 깊은 곳에서 정체를 알수없는 검은 연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응? 저, 저건 또 뭐야?」

그때였다.
한참동안이나 연구소의 입구로부터 빠져나와 검은 구름을 만들듯이 한군데에 모인 연기안에서 어떤 노인?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크크큭... 에이이치, 이 놈... 내가 이대로 죽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누, 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인간들아, 이제부터는 너희들이 나의 재물이 되어줘야 겠다. 크크큭...」

정체불명의 노인의 목소리는 그렇게 기분나쁜 웃음을 흘렸고,
그 직후 모여있던 검은 연기는 마치 크게 입을 벌린 귀신과도 같이 정렬해 있는 병사들을 삼키기 시작했다.
검은 연기는 병사들을 덮치듯 순식간에 그들사이로 들어와서, 모든 병사들의 입과 코를 통해 그들의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연기가 병사들에 의해 들이마셔져, 이제는 조금의 검은 연기도 남지 않았을 무렵...
병사들의 눈빛에 가득차 있던 공포나 혼란의 기색은 사라지고, 차갑게 빛나는 사명감만이 머물고 있었다.

「전차대 제1차량, 앞으로~!!! 내부 홀 포격과 동시에 3소대와 4소대 돌입~!!! 제 2소대는 헬리콥터로 옥상에서 진입하라. 대공포화에 주의하라. 강하 전에 펜트하우스는 파괴한다! 적군의 저격수를 확인하는 대로 상공에서 소사! 제2차량 중대는 유니트 수락 태세 해제, 건물 사방을 포위해라! 돌입 실패시에는 지상 건축물을 파괴한다! 전차량 포탄 장전, 상시 대기~!!! 시간은 없어! 서둘러라!!! 우리의 목표는..... 지하 1층 중앙 부근에 있는 발전실을 제압하여, 지하의 전원을 차단한다! 또한 아마노 에이이치를 사살하고, "녹색 창조물"를 보호한다~!!!」

마치 무언가에 조종을 받기라도 하는 듯, 눈동자의 초점을 잃은 채로 나카무라 부대장이 그렇게 외쳤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다양한 병사와 병기류가 여러가지 방향에서, 그러나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규율을 유지한 채로 흩어져 갔다.
속삭이는 말도, 쓸데없는 움직임도 일절 없어진...
살육 부대로 변한 일본 제1공정대가 에이이치의 목을 노리고 지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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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아아앙~~~!!!!!!

비교적 넓은 홀을 지나서, 긴 복도의 안쪽에 착탄한 포탄은 커다란 폭음과 함께 어두운 1층 실내를 환하게 밝혔다.
포탄의 폭발과 함께 무너진 벽의 잔해 위에는 제1공정대 소속의 전우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지만,
그것이 적의 공격에 인한 것인지, 지금 자신들이 쏜 포탄에 인한 것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들은 전우들의 시신에 눈길 한번 주는 사람도 전혀 없는 가운데,
부숴진 벽의 틈새를 통해 보이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만을 목표로 담담하게 전진할 뿐이었다.

- 타앙~!!! 탕~!! 탕~!!!
- 타다다당~~~~!!!!!! 
-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하지만 몇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을 만큼의 그 좁은 틈새를 빠져 나간 병사들은,
다시금 안쪽의 어둠에서 울려 퍼지는 총성과 함께 차례 차례로 저격되어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

그 상황을 지켜본 소대장의 손가락 끝의 신호로 소대의 후방에 있던 병사중 몇명이 앞으로 나와,
휴대용의 중화기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조금 전 총성이 울려 퍼질때 한순간 빛난 섬광을 목표로 해 수발의 로켓 발사기가 발사되었다.

- 콰앙~!!!
- 쾅~!!! 쾅~!!! 쾅~!!! 
- 콰가강~~~~~!!!!!!!!

폭발 후의 분진과 굉음 속에서 병사들의 진군이 다시금 재개되었다.
겹겹이 六㈏獵?전우들의 시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밟으며... 여러가지 공격과 트랩의 그물을 교묘하게 빠져 나가면서.....

사실 이 연구소의 1층에는 에이이치가 부른 SAT요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분명히 이번에도 어둠의 지배자가 자신의 뒷통수를 칠 것이라 예상한 에이이치는 "그"의 부하들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해
1층의 곳곳에 세뇌해둔 SAT요원들을 매복시켜 두었다.
그리고 "그"의 부하들의 허를 찌르기 위해, 지하와 지상의 전원 퓨즈를 구별하여 설치하는 등... 전기공사까지 이미 마쳐둔 상태였다.

하지만 아무리 SAT요원들이 특수한 훈련을 받았고,
이미 에이이치에 의해 주도면밀한 준비를 가지고 맞서 싸웠다고 해도, 그들은 결국 범죄자를 상대하던 경찰의 부대에 불과했다.
전우나 자신의 생명마저도 주어진 사명보다 하찮게 여기며,
쓸데없는 감정까지도 사라져버린 전투의 프로패셔널 집단의 상대가 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때문에 필사적으로 맞대응하던 SAT요원들이 모두 전사하여, 연구소 전체가 제압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머지않아 도착하게된 발전실의 강철제의 문은 이미 강하게 용접이 되어있어 그 누구의 출입도 막고 있는 듯했다.
이것 역시 에이이치의 준비...
지금 발전실의 안에는 노시마 사요코가 홀로 남아 무전기를 통해 에이이치의 지시대로 지하의 전원을 차단하거나,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에이이치는 "그"의 부하들이 SAT요원들을 제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발전실의 입구를 막아 적들로 하여금 발전실로 들어가서 전원의 차단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었다.

「.... 뚫고 간다.」

소대장의 손짓에 병사들의 사이에서 한 명의 기술병이 뛰어나왔다.
그의 어깨에 든 것은 겨우 소총 크기의 버너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버너가 내뿜는 불길에 두꺼운 철판이 조금씩 절단되기 시작했다....


☆★☆★☆★☆★☆★☆★☆★☆★☆★☆★☆★☆★☆★☆★☆★☆★☆★☆★☆★☆★☆★☆★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며,
여전히 실험관 속에 붙잡혀 있는 "어둠의 지배자"를 바라보고 있던 에이이치의 주머니에서 "삐삐삐~"하는 통신기의 호출음이 울렸다.

「아, 사요코. 무슨 일이야?」
「주, 주인님...! 지하 1층은 이미 제압된 것 같습니다.....!!! 조금 전까지 울리고 있던 총성이 없어졌으며, 지금 이 방의 문이... 아, 이제 곧... 주인님...!!!」
「... 쳇, 어쩔 수 없군. 사요코, 거기는 적군에게 내어줘라... 이제부터 네 제1의 목표는 "안전"이다!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마!」
「......」

조금 다급해 하는 것 같던 사요코의 목소리는 에이이치의 말을 듣고는 더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상당히 차분하게 가라앉은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 죄송합니다, 주인님... 그 명령은 따를수 없습니다.」
「뭐?」
「.... 죄송합니다. 주인님께 허락도 받지않고... 저는 "저만의 무기"를 챙겨두었습니다..... 지금 여기에는 신형의 가스폭탄이 있습니다... 예전에, 그 액체의 이전에 연구소에서 연구되고 있던 것입니다... 이것이라면 적들로부터 발전실을 지킬수가 있겠죠...? 단 몇 초만으로 사람의 피부와 뼈를 부식시킬 수 있으니까요... 아마 향후 1개월은 이 방에 아무도 출입해선 안될겁니다.... 그러니까... 일?끝난 후에도.... 주인님께서는.... 이곳에 오지 마세요..... 부탁드립니다......」
「사, 사요코? 사요코~!!! 바, 바보같은 짓 하지마라~!!!! 너는 나에게 지금까지와 같은 마음의 짐을 지게 할 생각이냐, 사요코~!!!!!!」
「... 주인님... 예전에.... 제가 사메지마 녀석의 노예였을 때는... 정말로 절망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정말 만족합니다... 행복합니다... 다른 남자들에게 더럽혀진 저를.... 상냥하게 받아주신.... 주인님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주인님.... 저는.... 정말로.... 행복합니다...... 삑!」

울먹이는 듯한, 하지만 상당히 침착하고 평온한 듯한 사요코의 인사를 끝으로 무전기 너머에서는 무전기의 전원을 끄는 소리가 들렸다.

「사요코!!!! 사요코!!!! 안돼!!!! 대답을 해라, 사요코!!!! ....아, 안돼... 안돼...!!!!!」
「치이이이익.............」

에이이치는 정말 간절한 목소리로 사요코를 불렀으나,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그저 "치익"하는 노이즈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에이이치는 더이상 여유있게 앉아있지 못하고, 무전기를 내동댕이 치며 이 방의 출구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러나.....
에이이치가 출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어떻게 된 일인지 주위의 모든 전기 조명의 빛이 꺼지는 것이 아닌가?
물론 에이이치는 발전실이 적에게 제압당할 경우까지도 대비하여,
실험관 주위의 기계들은 소형 자가발전기로 동작하도록 준비를 해둔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다시 밀려온 어둠 속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러한 불안감을 누르며 출구를 향해 한걸음을 더 내딛었을 때, 그는 갑자기 등골을 관통하는 것같은 오한을 느끼게 되었다.

「크하하하하~~~~!!!!! 어떻게 된것인가, 인간? 그대의 그 치졸한 계략은 벌써 끝인가? 대비책이 있다면, 빨리 그 대비책을 사용해보거라! 안 그러면... 이 몸의 손에 의해, 곧 그대의 몸은 산산조각으로 박살이 나게 될 것이다!!!」

그런 "그"의 도발도 무시를 해버리고, 당장이라도 사요코에게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아직도 등골에 남아있는 오한이 에이이치를 꼼짝 못하게 하고 있었다.

「... 놀구있네. 그래, 확실히 연구소의 전원은 나가버렸군. 그리고... 어쩌면... 사요코도... 이미 그녀를 구하는 건 늦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너를 둘러싸고 잇는 파장은 아직도 그대로잖아? 전원이 나갔다고 해도, 넌 여전히 그 안에 갖혀있을 수밖에 없다구.」
「크크큭... 그렇다. 확실히 지금 당장으로서는 여기를 나갈 수 없을 것같다. 하지만 이미 전원이 나간 상태라면, 전혀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지. 그래, 예를 들면 이런 방법도 있다.」

"그"가 그런 말을 마쳤을 때,
조금 전의 오한이 한층 더 격렬하게 등골을 타고 흐르며, 에이이치의 직감이 최악을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다.

이윽고 조금 전부터 쓰러져서 미동도 하지 않던 노인의 그림자에서
아메바처럼 생긴 검은색 괴물이 불쑥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세포분열을 하듯 빠른 속력으로 그 개채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넷으로...
넷에서 여덞로...
여덞에서 열여섯... 열여섯에서 서른둘... 서른둘에서 예순넷... 예순넷에서 백스물여덞...
상당히 넓은 크기의 실험실은 순식간에 수백... 아니, 수천에 달하는 "음마"들로 가득차게 된것이었다.

「크크큭... 어떤가, 인간? 그 녀석들도 결국 음마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 기계들을 부수고 나를 풀어줄수는 없겠지. 하지만 그대를 찢어 죽이는데는 부족함이 없을 듯하군. 여기서 잠시 그대가 죽어가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크크큭...」

깜깜한 방의 중앙에 아름답게 장식해진 오브제와 같이 빛나는 초록빛의 탑을 바라보며,
그 탑안에서 불쾌한 미소를 흘리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이미 자신을 둘러싼 수천마리의 음마들을 바라보며,
에이이치는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만 했다.

「빌어먹을... 이래서는... 위험한데...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군.」

- 고오오오....

에이이치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 순간,
에이이치의 몸에서는 엄청난 양의 어둠의 힘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힘을 각성한 에이이치는 거의 초인의 수준까지 힘을 사용할수가 있었다.
하지만 "어둠의 힘의 근원"을 어둠의 힘으로 대항한다는 것도 승산이 없을 것 같을 뿐더러,
간신히 되찾은 인간으로써의 감정을 다시금 어둠 속에 침식시키고 싶지 않았던 에이이치는 가능한한 힘을 사용하지 않길 원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에이이치 자신의 그 말대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 파앗~
- 콰아앙~!!!!

「일일히 상대해주기 귀찮다. 한꺼번에 덤벼라...」

에이이치가 앞으로 뻗은 손바닥에서 검은색 에너지가 뿜어나오더니,
순식간에 100마리 이상의 음마들이 산산조각으로 날아가 버렸다.

「호오~ 꽤 자유자재로 힘을 쓸수 있게 된거 같다, 인간? 인간이라는 하찮은 존재로써, 우리들의 힘을 이렇게도 잘 다룰수 있다니... 칭찬해주마. 하지만 언제까지 그것이 지속될수 있을까? 그대에겐 미안하지만, 지금도 나의 분신들은 끊임없이 개채수를 늘리고 있다.... 자, 인간이여! 좀 더 분발하지 않으면, 그녀석들에게 살해당하고 말것이다. 분발해봐라~!!! 크하하하하핫~~~~!!!!!」
「시끄러! 독안에 쥐는 잠자코 있어~!!!」

- 쾅!

「꾸에엑~!!!」

에이이치가 팔을 한번 휘두른 것만으로도 검은 색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 수십마리의 음마를 단번에 부쉈다.
하지만 정말 음마들은 끝도없이 달려들고 있었다.
마치 에이이치가 숨을 쉴틈도 주지 않으려는 듯,
오른편에 있는 수십마리를 공격하면, 이번에는 왼편에서 수십마리가 달려들며 에이이치를 공격해갔다.

정말 에마바같은 생김새를 가진, 그다지 지능도 높지 않을듯한 음마들이었지만,
사냥감을 덮치는 타이밍은 아마 본능에 새겨져 있는 것같았다.

- 콰아앙~!!!!
- 콰앙~!!!
- 쾅~!!! 쾅~!!! 쾅~!!! 
- 콰가강~~~~~!!!!!!!!

「후~ 후~ 후~ 후~」

거칠어진 숨을 적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금씩 공기를 뱉어내면서,
다시금 팔을 휘두르는 에이이치의 공격에 또다시 수십마리의 음마가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음마들은 에이이치의 시선이 조금이라도 다른 곳으로 가면 그대로 달려들며, 그를 공격하려 했고,
에이이치는 그때마다 다시 한번 팔을 휘두르며 음마들을 분해해갔다.

사방으로 튀는 녹색의 체액들과 검은색 고깃덩이들...
그것은 정말 끔찍하고 무서운 광경이었으나,
한순간의 틈만으로도 적들의 무차별 공격을 받게?그 상황속에서,
아직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고는 해도, 에이이치는 서서히 그 체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었다.

- 콰앙~!!!
- 콰아앙~!!!!
- 쾅~!!!
- 콰가강~~~~~!!!!!!!!
- 쾅~!!! 쾅~!!! 

비상용 발전기로 켜진 전구의 빛도 막아버릴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달려드는 대량의 음마들...
에이이치는 다만 필사적으로 싸우며, 그들을 조금씩 섬멸헤 나갈 뿐이었다.


☆★☆★☆★☆★☆★☆★☆★☆★☆★☆★☆★☆★☆★☆★☆★☆★☆★☆★☆★☆★☆★☆★


넓은 실험실의 여기저기에 널려져 있는 검은 에너지, 녹색의 체액, 불꽃, 섬광, 어둠, 빛,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묻어버릴 정도로 많은 숫자의 음마...
그것들이 흩날리며, 교착하는 전투가 어느새 1시간에 달했을 무렵에는
아직도 수많은 음마들에게 둘러싸인 채, 다리를 후들거리며 가쁨 숨을 내쉬는 에이이치가 있었다.

「크크큭... 어떻게 된것인가, 인간? 벌써 끝난건가? 아직 그대가 상대해야할 음마들은 수천마리나 남아있다. 어서 힘을 내라! 최후의 최후까지 발악해봐라! 나를 조금 더 즐겁게해다오, 인간이여!!!」
「닥쳐~!!! 독안에 든... 쥐... 주제에...」
「크크크크큭.... 독안에 든 쥐는 그대를 두고 하는 말인가?」

조롱의 말을 던지는 "그"에게는 버럭 소리를 치며 대답하는 에이이치였으나,
이미 그에게 음마들과 싸울수 있는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 ........ 틀렸다. 벌써 힘의 한계인가? 힘이... 모이지가 않는다... 힘이 모이지 않아... 힘을 발사를 할수가 없어... 이제... 끝....??? )

에이이치는 조금씩 뒷걸음질치더니 실험실의 한쪽 벽에 등을 기毓駭?
그리고 그런 에이이치를 보자, 수십마리의 음마들이 "이때다"하는 것처럼 일제히 달려들었다.

( 빌어먹을...!!! 여기까지 인가...??? ... 모두... 마리... 아카네... 나츠미... 사요코... 아유미... 미안해..... )

그렇게 생각한 에이이치는 조용히 눈을 감아버리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하지만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정체불명의 인간이 휘두른 팔에 달려들던 음마들이 찢어지며 바닥을 뒹굴었다.

「갸악~!!! 꾸엑~!!! 꽥~!!!」

갑작스런 적의 출현에 놀란 음마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놀란 것은 무심코 그 사람을 바라본 에이이치였다.
주저앉은 에이이치의 눈 앞에선 그 아름다운 모습의 사람은....

「..... 아유미?」

에이이치는 자신이 너무 지쳐서 헛것을 본것이라 생각하고는 눈을 비빈 후,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봐도 분명한 아유미였다...

「아, 아유미? 아유미...!!! 그, 그런... 어째서 네가 여기에?!」

꿈이라면 깨기 싫다고... 죽음 직전의 주마등과 같은 환상이라해도...
그렇게 바라면서 휘청휘청 일어선 에이이치는 그 맑고 깨끗한 맨살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 이, 이건... 틀림없다.... 아유미... 아유미다...!!!! 확실히 나의.... 아유미야...!!! )

모든 것을 포기한 에이이치의 눈앞에, 다시 지키고 싶은 사람이 나타났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바닥났다고 생각했던 어둠의 힘이 솟구쳐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조금 전에 비해서 아주 미약한 수준이었으나,
한번 더 온몸에서 힘을 폭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에이이치는 주위를 둘러싼 음마들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아유미를 감싸듯이 몇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하지만 그 때, 도저히 아유미라고 볼 수 없는 탁한 목소리의 말이 튀어나왔다.

「아~ 힘들었다, 힘들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뻔 했다. 게다가 다리를 다친 육체라니... 이래서는 똑바로 걷는 것만으로도 힘을 써야 된다.」
「뭐? 너, 너 누구야?! 너, 넌 아유미가 아니야~!!! 누구냐, 넌?!」
「아니다. 이 육체는 분명히 그 여자가 맞다...」
「뭐?」
「흐흐흐... 오랜만이다. 너, 나 벌써 잊어버렸냐? 이 연구소 엘리베이터에서 잠깐 만났었다.」
「.... 새, 생각났어... 너, 넌 그때... 특별한 친구를 지키고 싶다고... 나에게 계약을 하지 말라고 말했던... 그 음마...??? ...이, 이런 망할 자식~!!! 아유미는 이 일과 아무상관이 없다!!! 왜 하필이면 아유미인거냐!!! 당장 그 몸에서 나와!!! 아유미를 풀어줘라!!!」

잔뜩 열을 올리며 말하는 에이이치의 말에
아유미의 모습으로 나타난 음마는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을 이어갔다.

「휴우우~~~ 이제보니 너, 멍청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냐? 게다가 내가 이렇게 나타난 것도, 아유미라는 이 육체의 주인과 합의하에... 잠시 빌린것 뿐이다.」
「합의? 빌려?」
「그렇다... 너, 정말 바보다... 그녀를 풀어주려면 똑바로 풀어줄 것이지, 행복을 위해 살라는 소리는 왜 한거냐?」
「... 네가 그걸... 어떻게...?」
「나, 너의 집에 가봤다. 네가 "그분"과 계약을 실행할 것 같아서... 어떻게해서든 너를 설득하기 위해서... 그런데 너는 없고, 10명도 채 안되는 노예들만 남아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나츠미라는 여자와 아유미라는 여자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유미라는 그녀는 널 찾아왔다...」
「뭐?!」
「그래서 그녀를 데리고 이곳으로 오려고 했는데, 그 여자는 다리를 다친 상태였다. 절뚝거리는 걸음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가기 위해서 그녀의 몸을 빌려 그 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렇게 달려온거다.」

음마의 말에 에이이치는 믿을수 없다는 듯 소리쳐 말했다.

「말도 안돼! 그녀가 날 찾아왔다니!!! 그녀는 분명...!!!」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주인님은 저에게 행복을 찾아가라고 하셨지만, 주인님이 없이는 저에게도 행복은 없는걸요...라고...」
「......」
「그녀를 풀어준 것까지는 좋았지만, 넌 그 여자에게 진짜 행복을 위해서 살라고 했다... 그 여자에게 있어서 진짜 행복은... 너의 곁에 있는 것이었다...」
「그, 그런... 바보같은 행복이 어디있어...」
「그녀가 직접 선택한 행복이다... 이제는 네가 그녀를 행복하게 해줘야 겠지...」
「정말.... 사요코도... 나츠미도... 아유미도... 정말이지... 이 바보들...」
「자, 자... 감동의 재회는 여기까지다. 우리는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아유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음마는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검은색 음마를 둘러봤다.

「그런데 너, 지금 저쪽에서는 "어둠의 지배자"녀석도 보고 있는데... 이렇게 대놓고, 맞서 싸워도 되는거야?」
「특별한 친구를 위해서다... 이미 목숨을 버릴 각오는 했다...」
「흥, 하나같이 바보같은 녀석들 뿐이군.」
「흐흐흐흐.... 바보는 너다. 네가 힘의 사용하는걸 보니... 너는 좀 적들의 숫자를 봐가면서 싸워라. 아무리 힘이 강해도 마구잡이로 힘을 쓰다간, 언젠가는 지치기 마련이다. 나도 멍청하지만 그 정도는 안다...」
「쳇~!! 듣기 싫어... 아, 그건 그렇고... 너 언제까지 아유미 몸속에 들어가 있을거야?」
「이 육체에서 나간다면 당장이라도 나갈수 있지만... 절뚝거리며 걷는, 아무 힘없는 이 여자를 지켜주면서 공격까지 자유자재로 할 자신 있냐?」
「.... 좋아. 일단은 그대로 있게 해주지. 하지만 아유미 몸에 상처 하나라도 만들었다간, 가만 안놔둘테니 각오해!!!」
「흐흐흐... 이제보니 너 상당히 착하다... 버렸다느니 어쨌다느니 해도, 사실은 이 여자를 걱정하고 있다~」
「시끄러~~~!!!!!」

그때, 지금까지 가만히 에이이치와 음마를 경계하고 있던 검은 음마들 중 몇마리가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재빨리 그 음마들에 대항하여 팔을 휘두르는 음마...
그러자 다시금 음마들은 한순간에 두동강이 나서, 바닥을 뒹굴게 되었다.

「자, 이걸 받아라...」

그렇게 말하며 무언가를 입에서 토해내는 아유미의 모습을 한 음마...
그 입에서 나와 에이이치에게 건네진 것은 깨진 기왓장처럼 투박하게 생긴 짧은 칼이었다.

「이, 이건...???」
「음마를 처리하는데는, 음마가 소개해주는 방법으로 하는게 최고다. 이 여자의 육체는 약하지만, 이 칼 덕분에 나도 이 만큼 싸울수 있는거다.」

이번에는 에이이치를 향해서 달려드는 한무리의 음마들...
에이이치가 엉겹결에 받아든 짧은 칼을 휘두르자,
생김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날카로운 예기가 뿜어져나오며 한 무리의 음마들을 베었다.

「... 이거 좋은데? 이 짧은 칼날로 음마가 두동강이라니... 어둠의 힘도 그렇게 많이 소모할 필요없고... 이봐, 이 멍청아. 이런게 있었으?미리 미리와서 좀 챙겨줬으면 좋았잖아~!!!」
「으아~~~~!!! 착하다는 말 취소다. 역시 너는 성격 나쁘다!」

그렇게 말하며, 이번에는 측면에서 달려들어오는 음마를 아유미 모습을 한 음마가 제거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적의 출현으로 당황하던 검은 음마들은 서서히 두 사람과의 간격을 좁혀들어오기 시작했다.

( ...또 다시 쉴틈도 없이 공격하겠다는 건가? )

에이이치는 그렇게 생각하며, 어느새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아유미 음마"에게 말했다.

「... 이제 잡담은 그만... 좀 더 성실하게 싸우지 않으면 안돼겠어.」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유미 음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쪽에서 달려드는 수십마리의 음마들 속에서,
에이이치와 아유미 음마는 일제히 칼을 쥔 손을 휘둘러 적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 To Be Continued... >





제 14장. 구원의 빛.



지하 1층, 엘리베이터 홀앞...
시체와 화약냄새, 피 미릿내가 자득한 이곳은 흡사 아비규환의 지옥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런 아비규환 속에서도 생명을 짓밟고 나아가려는 자들과 생명을 지켜려는 자들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대장님, 생존자는 우리를 포함한 7명... 엘리베이터마저 적들에게 함락되는 것도 이젠 시간의 문제입니다」
「7명... 다들 죽어버린 건가...??? 그러나.... 여기가 데드라인이다!!! 엘리베이터를 적들에게 내줘선 안돼!!! 엘리베이터를 내주는 순간, 적들은 아마노 님이 계시는 실험실로 갈 것이다!!! 어떻게든 막아야 해!!! 최종 트랩은?」

완전무장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의 SAT요원...
그중 대장이라 불린 자가 힘을 주어 그렇게 말했으나, 옆에 있던 대원은 아무래도 불안한 듯 했다.

「네, 아마 적들도 아직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엘리베리터는 비밀 지하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데... 그렇게 되면 밑에 계신 아마노 님도 올라 오실 수 없게 됩니다만....」
「...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러한 명령이었다... 그 분 아마노 님이시다. 그렇게 간단하게 생매장당하실리가 없어!!! ....사실 가장 좋은 결말은 우리가 완벽하게 적들을 막아내는 것이었는데...」

곧 찾아올 최후의 총격전을 앞두고,
잠깐동안의 휴식시간을 얻은 대장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느긋하게 연기를 내쉬었다.

「대, 대장님. 죄송합니다... 쓸데없이 나약한 소리를.... 저, 저는 이미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인류의 존망이 걸린 "어둠의 지배자"와의 싸움입니다. 정의를 위해서, 악의 무리와 싸우는 것이 어린 시절부터 저의 꿈이었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생각해보니, 얼마 전에 아유미 상을 똑바로 감시하지 못하고, 훗카이도에 가버린 요시무라가 불쌍하네요. 오늘의 뉴스를 본 그 녀석의 분한 얼굴이 눈에 선해요.... 단 한가지 유감이있다면, 녀석에게 꿔준 돈을 아직 못받았는데...」
「후훗, 그러고보니 나도 지난번에 술값을 대신 내줬지... 꼭 갚겠다고 하던 녀석이 이젠 훗카이도로 가버렸으니... 유언으로라도 돈 갚으라고 남겨 놓을까?」
「하하하... 그것도 나쁘진 않군요.」

대원이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
대장이 쓰고있던 적외선 고글 너머로 한 무리의 군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쉿! 조용... 손님의 행차다. 유언은 이후에 남기도록... 저격수는 남아있나?」
「네. 아직 카와다가 남아있습니다.」
「좋아. 저격 제1목표는 중화기병들이다. 다른 보병은 일반 사격으로 사정권으로 끌어당겨서... 유사시에는 트랩을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한다!」
「라져~!!!」
「... 너, 텔레비젼를 너무 본것같군.」

대장의 말을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 홀안에 정적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곳에 규칙적인 몇사람의 군화 발자국 소리가 울려퍼진다...

- 타앙~!!!

병사들의 후미에서 발사장치를 어깨에 맨 병사가 홀앞의 복도에 발을 디뎠을 때,
1발의 총성과 함께 다시 치열한 총격전이 재개되었다.

- 타앙~!!!
-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 타앙~!!! 탕~!! 탕~!!!
- 타다다당~~~~!!!!!!

갑작스런 습격에 많은 적들이 모래성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진군을 멈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 파앙!

앞에 있는 병사의 무릎이 피의 물보라와 함께 사방으로 튀었다.
쓰러지는 병사... 그리고 쓰러진 그를 짓밟으며, 대응사격을 해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적군...
그런가하면 수십발의 총알로 옆구리를 관통당한듯한 한 병사는 흘러나온 내장들을 꺼내놓은 채로
SAT요원들이 있는 방향에 머신건을 계속 발사하고 있었다.

스틸 사진처럼, 때때로 번쩍이는 총의 섬광에 비추어지는 그 참혹하면서도 이상한 광경은,
필사적으로 대응하는 SAT요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대, 대장님!!! 이, 이 녀석들... 인간이 아닙니다!!!!」

- 타다다다다다다다~~~~~!!!!!!!!

「머, 머리를...!!! 머리를 공격한다...!!! 아무리 대단한 적이라해도, 머리를 관통당하면...!!!」
「네, 네! 알겠습니다!!!」

- 타다다다다다다다~~~~~!!!!!!!!
- 타앙~!!! 타앙~!!!
- 타다다다~~~~~!!!!!!!!
- 탕~!! 탕~!!!
- 타앙~!!! 타앙~!!!
- 타다다당~~~~!!!!!!

「대, 대장님!!! 초, 총알이...!!! 총알이...!!!」
「시끄러! 총알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대항해라!!!」

대원이 대장을 바라보자, 어느새 대장도 작은 권총을 꺼내어 단발 사격으로 적을 공격하고 있었다.

「크윽....」

대원은 구르듯이 바닥을 기어가서, 동료의 시체로부터 총을 빼앗에 손에 들었다.
그리고 그 즉시, 고개를 돌려 적외선 고글 넘어로 보이던 적군을....

「어..???」

하지만, 조금 전까지 대원이 노리고 있던 적군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열심히 주위를 둘러보며 적의 행방을 쫓던 대원이 문득 시선을 위로 향하자,
거기에는 자신이 그토록 찾던 적군이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 에.... 그럼, 대장님... 저 세상에서 뵙겠습니다....」

눈을 감는 대원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 부디 행복하길....
그런 생각들을 하며, 대원은 가만히 마지막 때를 기다렸다.

( .......................??? )

하지만 그 마지막 순간은 전혀 찾아올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어느새 주위에 울려 퍼지던 총성도 그쳐 버리는 것이 아닌가?

조심조심 눈을 떠서 앞을 바라본 대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지하 1층인 이곳에서는 도저히 생길수 없는,
전구나 조명의 불빛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찬란한 "태양의 빛"
...... 그것이 모든 곳에 쏟아지며, 자신들의 적군들을 삼키고 있었다.

「뭐, 뭐야...???」

잠시동안 그 빛에 삼켜져 있던 적군들은 곧 실이 끊긴 마리오네트들처럼 쓰러지기 시작했고,
살아남은 SAT요원들은 눈부실정도로 찬란한...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따스한 그 빛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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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후~ 후~ 후~ 나, 힘들다... 너, 힘 안드냐...?」
「시, 시끄러... 적들이 있는 앞에서 대놓고 힘들다느니 어쩌니 하면 어쩌겠다는 거야... 아, 아유미는...? 아유미는 괜찮나...???」
「뭐, 그럭저럭이다... 하지만 사실상 이 육체는 한계에 달했다... 이 이상 무리하다간, 어디가 됐든지간에 몸의 어딘가에 정말 문제가 생길거 같다... 우리...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거냐...?」
「언제까지냐고 물어봐도, 내가 알턱이 없잖아? 이 녀석들이 다 없어질때까지 겠지... 하하하... 그래도 왠지 조금은 줄어든 것 같기고 하고...」
「아, 4분의 1정도는 줄어든거 같긴 하다...」

두 사람이 함께 싸우기 시작한지도 벌써 3시간...
하지만 검은 음마들의 공격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고,
그에 대항해서 싸우는 두 사람의 온 몸도 검은 음마들의 녹색 피로 뒤범벅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지금까지 한 만큼을... 앞으로 3배정도 더해야 되는건가...??? 젠장, 미치겠군....」
「어? 어어? 이, 이 육체... 이제는 정말 한계인것 같다....」

조금씩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답답하다는 듯 바라보는 "아유미 음마"와
턱까지 차오른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에이이치...
하지만 그 두사람을 노리고 아직도 무수한 음마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꾸에엑~!!!」

아유미 음마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조금 큰 음마를 걷어찼을 때,
몸무게를 지탱하고 있던 오른쪽 발이 바닥에 깔린 녹색 피에 미끄러져, 그만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유미!」

그것을 본 에이이치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몇 마리의 음마를 제거하고,
그대로 아유미 음마에게 다가가 마찬가지로 그쪽에서 공격해오는 음마들을 제거했다.

「... 너, 여자도 좋지만, 나도 좀 걱정해줘라.」
「아... 그, 그렇지만 너의 이름 따윈 몰라.」
「나는 딱히 이름이 없다.... 그냥 당분간은 아유미라고 불러라.」
「.... 역시 넌 바보야.」

넘어진 몸을 일으키며, 아유미 음마가 팔을 휘둘러 몇마리의 찢었다.

「흐흐흐... 내가 머리가 나쁜거, 이제 알았냐? 너, 재미있다... 꽤 착한거 같기도 하고... 우리 친구할까?」

아유미 음마의 등뒤를 보호해주는 것처럼, 에이이치의 칼끝이 다시 몇마리의 음마를 공격했다.

「별로! 음마의 친구라니... 그딴 걸 하고 싶을리가 없잖아!」

아유미 음마는 주위에 있는 다른 음마들을 향해 마구 팔을 휘둘렀고,
그것에 호응하는 듯 에이이치는 이번에는 칼이 아니라, 손바닥을 내뻗어 검은 에너지를 발사했다.

「흐흐흐... 그래도 애들은 싸우면서 친해진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같이 싸웠다... 우리 친하다....」
「젠장! 그딴 헛소리 할 시간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싸우라구~!!!」
「나, 이젠 안돼겠다... 이 육체 이미 한계에 달했고... 이 육체를 벗어나서 싸운다해도, 이미 힘을 많이 쓴 나는 지금보다 더 형편없는 실력일거다.... 너... 더 싸울수 있겠냐...?」
「시끄러워!!! 이대로... 이대로 쓰러질수는 없어... 싸운다....!!! 싸운다...!!! 아유미를... 나츠미를... 아카네와 마리를... 지켜주겠어~!!!!」

그렇게 말하는 에이이치였지만, 그도 이미 아유미 음마가 나타나기 전부터 체력과 어둠의 힘은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아직까지 필사적으로 싸우는 아유미 음마와 에이이치....
그러나 그들의 마음 한구석에서 떠오른 절망은 서서히 그 두사람의 마음을 침식해가고 있었다.

「흐흐흐...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어차피... 우리가 이제 쓰러지면... 너도, 아유미도, 다른 노예들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지옥에서 다시 만나게 될거다.... 모든 것은 "그분"의 뜻대로 될테니까...」
「.... 그런가? 너는 어떻게 되는거지? 너도 죽으면 지옥으로 가는거냐?」
「아니다... 나는 음마... "그분"의 창조물... 나는 사라질 뿐, 죽지 않는다... 그냥 존재가 지워지는 거다...」
「그런가? 그렇다면, 이제 곧 작별의 시간이군... 짧은 동안이었지만 상당히 좋은 만남이었다...」
「나도다... 그럼... 이제는 작별이다.」

- 파앗~!!!

아유미 음마는 그 말을 마치자마자 입을 크게 벌렸고,
그와 함께 아유미의 입에서 흉측한 모습의 검은색 음마가 튀어나왔다.
진흙 덩어리같은 외모에 쭉 찢어진 눈, 등에 달린 여러개의 촉수와 몸 한가운데 나 있는 +모양의 입...
분명 그도 다른 음마와 마찬가지로 검은색의 음마였지만, 그 외모만은 분명히 달랐다.

「자, 친구... 이제는 나의 몸 말고는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나의 몸은 에너지체... 나의 몸을 사용해서, 일격을...!!!!」
「.......」

잠시 쓰러진 아유미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에이이치는 망설일 틈도 없이 그 음마를 붙잡았다.

「... 필사적이군.」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포기하지 마라. 네가 포기하는 순간, 세상은 끝난다... 나의 소중한 친구도... 너의 소중한 사람들도... 모두 끝이다....」

음마가 그말을 끝내는 순간,
에이이치는 음마를 강하게 붙잡아 그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쪼그라들 듯 자신의 손바닥 안으로 사라지는 음마를 들어올리듯 양손을 올린 에이이치...

「죽어버렷~~~~!!!!!」

- 파아아아아아아아앗~~~~~~~~~~~~~~~!!!!!!!!!!!!!!!!!!!!!!!

에이이치는 그렇게 소리치며,
쪼그라들던 음마를 그대로 어둠의 힘으로 변화시켜 단번에 분출하기 시작했다.
소용돌이치는 에너지를 실험실 사방에 흩뿌리면서, 절규와과 같은 에이이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갸악~!!!」
「꾸엑~!!!」
「꽥~!!!」

맹렬하게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그 힘의 소용돌이에 주변에 있던 수많은 음마들이 순식안에 산산조각이 되어간다.....
이윽고 그 소용돌이는 서서히 엷어져다가 곧 사라져 버렸고,
소용돌이가 생겨났던 그 자리에는
쓰러진 아유미를 안고 있는 에이이치가 수많은 음마의 파편과 녹색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는 에이이치...
하지만 음마들은 아직도 천여마리나 남아 있었다.

「하하하.....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실은 일격이었는데... 이래서야.... 포기안할래야 안 할수가 없잖아...」

아유미를 안고있는 에이이치의 주위로 조금씩 다가서는 수많은 음마들...
에이이치는 아유미를 곱게 눕히고 힘겹게 일어섰으나, 그의 다리도 이미 상당히 후들거리고 있었다.

「하하.... 다리가 풀렸어... 젠장....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수야 없지.... 끝까지 싸우는 수밖에...」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에이이치가 자신을 손에 들린 짧은 칼을 고쳐잡던 그때,
자신의 등 뒤의 어딘가에서 눈부실 정도로 찬란한 빛이 비춰오는 것을 느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자,
이 실험실의 출구, 복도의 저쪽 편에서부터 아침해와 같이 찬란한 빛이 비춰오는 것이 아닌가?
눈부시도록 밝은...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따스한 그 빛은 이 깊은 지하의 실험실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 .... 내가... 헛것을 보는 건가...? 햇빛이...??? 설마.... 이 깊은 지하까지 햇빛이 비추다니....??? )

조금씩 빛이 실험실로 다가오면서, 이제는 실험실의 구석구석까지 그 빛이 골고루 미칠 무렵,
그 빛의 중심에서부터 아름다운 음악소리.... 아니, 음악소리와도 같이 청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둠의 존재들이여, 이미 당신들의 꿈은 무너졌습니다. 저는 "신"님께서 보내신 "신의 사자"...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신"님의 천벌을 받으십시오... 만약 저항하신다면... 당신들의 목숨은 보장할수 없습니다...」

그 목소리에 실험실 사방에서 에이이치와의 싸움에 뛰어들지 않은 수많은 음마들은 엄청난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러한 공포에 이기고자 음마들은 일제히 목소리가 들린 그 빛의 근원으로 달려들었다.

「갸악~!!! 갹~!!! 갸갸갸~~~!!!!!」

무수한 음마들이 달려들어 자꾸 자꾸 겹겹이 쌓이는 음마들에 의해,
그토록 찬란했던 빛은 거의 모두 차단되어 실내는 다시 어둠에 물들고......

하지만 불과 몇 초 후,
그 목소리의 주인이 무사한지를 걱정할 틈도 없이
직경 수미터의 음마의 덩어리의 틈새로부터 몇 개의 빛의 줄기가 빠져 나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조금씩 틈새로부터 빠져나오던 빛 줄기의 갯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윽고 폭발과 같은 기세로 그 덩어리를 날려버렸다.

- 콰아아아아아~~~~~~~!!!!!!!!!

조금전 에이이치가 일으켰던 소용돌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의 빛의 폭풍...
그 폭풍에 의해 날아가 버린 음마들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기도 전에 공중에서 산산조각으로 부숴졌고,
그 빛으로 달려들지 않았던 음마들까지도 반경 10m내의 모든 음마들도 함께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어둠의 지배자여. 당신은 이제 끝났습니다... 얌전히 천상으로가서, "신"님의 천벌을 받으세요...!!!!」
「인간 주제에....!!!!! 감히 이 몸에게 대항하겠다는 거냐~~~~~!!!!!!!!!!」

"그"는 빛을 향해 그렇게 소리쳤고,
그것이 마치 신호라도 되는 듯 남아잇던 1000 여 마리의 음마들이 순식간에 분열을 하며 개체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다시 수천마리에 달하는 숫자가 된 음마들.... 그들은 한꺼번에 빛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쓸데없는 짓입니다...」

- 콰아아아아아~~~~~~~!!!!!!!!!

다시 한번 뿜어져 나오는 빛의 폭풍은 오히려 조금 전보다도 더욱 더 강하고 맹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마치 실내의 모든 것을 햐얗게 바꾸어버릴 듯 찬란하게 뿜어져 나오는 빛의 폭풍.....
그것은 순식간에 남아있던 음마들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멸시켜버렸다.

「이, 이것이....... 빛의..... 힘........?????」

자신이 가진 어둠의 힘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력한 그 힘에 에이이치는 그저 말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서서히 그 기세가 줄어들어가는 빛의 폭풍....
폭풍이 휩쓸고 간 실험실 안에는 이제 쓰러진 아유미와 에이이치, 그리고 "어둠의 지배자"와 "신의 사자"만이 남아있었다.
단 두번의 에너지 방출만으로 수많은 음마들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없앤 것이었다.

「인간... 네 이놈...!!!! 네 녀석이 감히...!!!!!!!」
「저는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신의 사자에 불과한 인간... "어둠의 지배자"인 당신과 정면대결을 해서 이길수는 없겠죠.... 하지만 지금의 당신도 그 기계들 때문에 실험관밖으로는 나올수 없겠죠.... 당신은 거기서 그렇게 "신"님의 처분을 기다리시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이 몸은... 어둠을 지배하는 자이시다!!!! 이 몸이 신에게 당하여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반드시...!!! 반드시 신을 꺾어주마...!!!! 반드시....!!!!!」
「후훗, 마음대로 생각합시오. 이미 당신은 이 수많은 음마들은 만들어내는데 너무도 많은 힘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신에게 대항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군대도, 지금쯤 또 다른 신의 사자들에 의해 무너지고 있을 겁니다.... "신"님께 대항할수 있는 힘을 다시 회복했을 때는, 아마도 또 다시 수천년 후가 될 것입니다.」
「빌어먹을...!!!! 신 녀석...!!!! 언젠가... 이 굴욕은 반드시...!!!!!!!」

"그"는 미칠듯이 분노하며 그렇게 소리쳤지만,
이제는 정말 "독안에 든 쥐"가 된 "그"가 이제 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에이이치에게 다가오는 빛....
에이이치의 몇걸음 앞까지 다가왔을 때,
그 빛은 서서히 엷어졌고, 마침내 그 안에서 에이이치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랜만이야. 오빠.」
「메구미...??? 너..... 메구미지? 메구미 맞지....???」
「헤헤헷~~ 한밤 중에는 지상으로 내려올 수가 없어서 늦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조금 늦긴했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시간에 맞춰 온거 같네.」

예전의 그 "월식일"전에 만나, 에이이치의 얼어 붙어있던 마음을 녹여준 소녀...
그 "월식일"이 지나고 난 이후에, 에이이치의 여자들을 구할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홀로 천상으로 떠났던 소녀....
바로 그 "아이하라 메구미"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2년 전에 비해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
어둠의 힘을 쓰며, 다시금 어둠에 침식된 에이이치의 마음은 어느새 빛으로 건져내어 지고 있었다.

「이번 일... 천사 님은 오빠에게 모욕을 당했다느니 하며 노발대발하셨지만, 신 님께서는 오빠가 하려는 일을 인정해 주셨어... 그래서 그 지원군으로 내가 왔고... 조금 늦어서, 이미 희생자가 나온 것 같지만.....」
「.... "위"의 상황은.... 어떻게 되어 있어? 나의 여자들은....??? 방법이 있는거야?」

메구미의 대답을 듣는 것이 조금 두려운 표정으로 에이이치가 물었다.

「비참했어... 신 님과 악마의 싸움에 사람이 피해를 입게되다니.... 어떻게든 하려고 신 님께서도 많은 노력을 하셨어.」
「그런가...?」

에이이치의 대답으로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저기... 오빠.」
「응?」
「내가 천상으로 가기 전에... 2년 전에 오빠한테 부탁했었잖아. 이제는 더이상 어둠의 힘을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그런데... 오빠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으면서.... 그런데... 왜...?」
「미안해... 나는.... 여자들을 구하기 위해선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어둠의 지배자를 도우려 했던 거야.」
「...... 오빠는 바보야. 어찌 되었든지 간에 오빠도 이제는 어둠의 지배자와 공범이 된거라구... 이제 나의 부탁도 소용이 없단 말이야.」
「미안해... 미안해, 메구미...」

어느새 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메구미를 에이이치는 꼭 끌어안아 주었다.
비록 에이이치의 몸에는 음마들의 녹색 피와 에이이치 자신의 땀이 잔뜩 묻어있었지만,
메구미에게는 그런 것들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는 듯 했다.
오히려 자신의 가느다란 두팔로 에이이치를 꼬옥 끌어안은 것이다....

「미안해... 미안해...」
「이제는 바보같은 짓 하지마... 내가... 바로 내가 오빠 곁에서 있어줄 거니까.... 이제는 오빠 마음대로 혼자서 전부 짐을 짊어질 생각하지 말라구.... 내가... 내가 오빠곁에서.... 오빠랑 같이 있어줄거니까.....」
「너한테는 언제나 도움만 받는구나...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메구미의 뺨에 한방울의 눈물이 흐르는 그 때, 2년전의 이별 때와 같은 가벼운 입맞춤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따뜻한 감촉을 천천히 맛보는 일도 할수 없이
에이이치는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극도의 피로가 몰려와, 그대로 메구미의 품 속에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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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끝난 후,
도지마가 직접 이끌고 온 다른 부대가 지하 1층의 발전실에 들어갔을 때,
폐허로 변한 돌무더기와 기계들 아래에서 한명의 생존자가 발견되었다.

로켓런쳐로 인해 부서진 강철제의 문에 깔려,
생명을 건질수 있엇던 그 사람은 다름아닌 소중한 듯이 품안에 가스 폭탄을 안고 있는 노시마 사요코였다...
다행히 가스 폭탄은 이미 수년전에 만들었던 것으로 아무런 효과도 없는 불발탄이기는 했지만,
그녀의 양 다리는 기형적인 방향으로 접히고 구부러져, 새빨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장관님, 이건....」
「이번 쿠데타는 주동자를 확실하게 가려서 엄벌에 처하되, 절대로 언론에 알려선 안돼네.」
「네?」
「이번 쿠데타와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아무리 사소한 정보라 해도 민간인에게 알려져선 안돼. 대충 얼버무려서라도 이 사태를 수습하게..」
「네. 알겠습니다.」

적과 아군...
아니, 사요코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병원으로 호송되고 난 후에는,
을씨년스러운 적막함과 화약냄새, 그리고 정체를 알수 없는 살덩이들과 녹색 체액들만이 연구소를 지키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 >





제 15장. 마지막 이야기...




- 뎅..... 뎅..... 뎅......

조용한 산 속에 장엄한 종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가와는 조금 떨어진 적막한 산 속의 작은 교회에서,
참석한 하객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쓸쓸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쓸쓸한 결혼식임에도 불구하고,
새하얀 턱시도와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랑 신부의 표정은 더 없이 행복해 보였다.
실제로 신랑의 눈에는 약간의 눈물도 고여있었으니....

「신랑 사카모토 켄지 군은, 신부 카타오카 카오리 양을 언제나 사랑하고, 아껴줄 것을 하나님앞에 맹세합니까?」
「맹세합니다....」
「신부 카타오카 카오리 양은, 신랑 사카모토 켄지 군을 언제나 사랑하고, 아껴줄 것을 하나님앞에 맹세합니까?」
「맹.... 세.... 합니.....」
「크흑... 흐흐흑....」

휠체어에 앉아있는 신부의 말은 어딘가 어눌해 보이긴 했으나,
신랑은 끝내 북받쳐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무리 인류의 운명이 걸린 싸움을 도와준 것이라해도
켄지는 분명 에이이치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에이이치는 그것에 대한 보답으로 "힘"을 사용하여 산산조각이난 카오리의 정신을 끼워맞추는 일을 해주었다.
정신이 완전히 파괴된 그녀를 회복시킨다는 것은 에이이치로서도 예전 같았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지만,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힘을 각성한 에이이치는 마침내 그녀를 회복시키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카오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에이이치는 사흘 밤낮으로 쉬지 않고 카오리에게 매달려 그녀의 정신을 조금씩 끼워 맞춘 것이었고,
그렇게 될수 있는데까지 최대한 정신을 끼워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카오리는 완전히 회복될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켄지는 회복된 카오리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에이이치에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이제... 이제 괜찮아요... 이제 됐어요... 나머지는 제가 하겠습니다... 몇년이 걸리더라도... 몇십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반드시.... 카오리를 행복하게 해주겠어요....」
「... 이런 말해서 미안하지만, 그건 이루어질수 없는 꿈에 불과해.」
「아뇨...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는 꿈입니다.... 아니... 카오리만 함께 있어 준다면.... 벌써 이룬 것과 마찬가지인 꿈이에요.... 저의 팽생을 걸려서라도... 저의 평생을.... 카오리를 위해... 영원히... 영원히.... 그러다가 마지막 죽는 순간이라도.... 다시 예전처럼 저를 보고 미소 지어주는 그녀를 볼수만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그 후, 켄지는 카오리에게 다시금 청혼을 했고,
마침내 길고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 두 사람은 결혼이라는 새로운 시작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다음은 신랑 신부 반지 교환이 있겠습니다.」

이윽고 켄지와 카오리의 손가락에 영원의 사랑을 맹세하는 반지가 끼워지자,
두 사람은 그대로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었다.

「아... 케, 켄지... 상... 나... 행복...」
「그래... 나도 기뻐....」

물론 앞으로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는 많은 장애가 있을 것이다.
카오리의 부모가 켄지를 사위로 인정해줄리가 없었고, 켄지는 어찌되었든 간에 엽기적 감금 사건의 전과자...
게다가 카오리도 아직은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한 상황...

하지만 두 사람에게 이 결혼식은 정말 힘들고, 힘들게 도달한 성지와도 같았다.
지금은 아무것도 주저하지 말고,
괴롭고, 길고, 힘들었던 고통의 지난 날을 과거로 떨쳐 버리고,
이렇게 찾아온 행복을 한껏 맛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카오리.... 우리.... 함께.... 행복해지자....」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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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가득 넘치는 듯한 교회의 밖,
전혀 손질이 되지 않은 듯한 교회의 앞뜰에
신랑과 신부조차도 알지 못하도록 몰래 찾아온 두 사람의 하객이 말없이 교회 탑위에 십자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들어가시지는 않을 건가요? 켄지상이 좋아할텐데...」

휠체어에 앉아서 주인의 눈치를 살피던 사요코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채로 고개를 숙인 주인의 옆 얼굴은, 조금 쓸쓸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응. 나같은 놈이 결혼식의 하객이라니, 어울리지 않아... 지금은 그냥 저 둘이 함께 있게 놔두자구.」

그런 주인을 보며, 사요코도 조금 슬퍼지는 듯 했다.

「그렇... 습니까...? 하지만 주인님... 결혼을 할때는 자신의 소중한 사람에게 축복을 받고 싶지 않을까요? 주, 주인님은... 사카모토 상의 소중한 파트너인데....」

에이이치는 살며시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지금 하고 있어....」

단지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 주인을 잠시 바라보던 사요코는 자신 역시 에이이치와 같이 눈을 감으며,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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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재즈와 약간의 이야기 소리들,
그리고 때때로 유리잔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감도는 그 Bar에서, 남자는 조용히 자신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눈빛을 완전히 가릴 정도로 짙은 선글라스는 어슴푸레한 가게 안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지만,
남자의 어두운 분위기가 그것을 하나의 파트로서 주위의 분위기에 어룰리게 만들고 있었다.

- 툭.

남자 술잔이 비어지자, 눈앞의 테이블에 새로운 술잔이 놓여졌다.
그리고 이상하다는 식으로 쳐다보는 그 남자를 향해 작은 미소와 함께 뒤쪽의 한 테이블을 가리키는 점주...
남자가 그곳을 바라보자,
그의 눈에 낯익은 아리따운 아가씨가 한명 앉아서 자신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남자는 그 글래스를 여자에게 향해 가볍게 들어 올리는 행동을 한 뒤,
다시 고개를 앞으로 향하며 한입을 들이켰다.
그후로 단 한번의 시선도 그녀에게 주지 않는 남자에게 점주가 살며시 속삭였다.

「저쪽의 여자 분이 함께 하고 싶다고 합니다만, 어떻습니까?」
「................. 마시는 것 뿐이면....」

정말 아름다운 미녀인대도 불구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그 말에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저쪽 테이블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살짝 OK사인을 보냈다.

살그머니 남자의 옆으로 다가온 여자는 입다문 채로, 남자의 옆 얼굴을 향해 자신의 글래스를 가볍게 들었다.

- 팅..

여자를 향해 눈길조차 주지 않고, 말없이 잔을 부딪히는 남자...
하지만 그녀는 남자의 그 얼굴을 계속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나 혼자?」

그 뜨거운 시선에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남자는 무뚝뚝하고 건방진 태도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도 여자는 아주 기분이 좋은 듯,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애인도 없고... 글래스를 같이 기울일 상대도, 말동무도.... 아, 그런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있지 않나뇨? 아마... 초면이 아닌거 같은데...???」

"아마"라는 그 말을 꺼냈을 때, 그녀의 외로운 듯한 표정은 남자의 시야에 들어가 있었을까?
남자은 살짝 인상을 쓰며, 그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만약 괜찮으시면....」

간신히 꺼내진 듯한 여자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살짝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막았다.

「너와 나는 살고 있는 세계가 달라....」

남자의 그 말에 여자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 맺혔다.

「그, 그렇다면.... 이제는... 만날수 없다면.....」

굳은 의지를 가진 것처럼 올려진 여자 눈동자에 비친 것은,
뭔가 쓸쓸함이 가득 베여있는 남자 눈동자였다.
그 가게에서 처음으로 벗겨진 선글래스 아래에 숨겨져 있던 그 눈동자는
그대로 그녀의 속마음을 격렬하게 흔들어 더 이상의 말을 잃게 했다.

「... 그래요... 우리는 이 정도의 만남이면 충분하죠...」

잠시 후, 그렇게 말한 여자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남자와 건배를 하고는 글래스에 있는 술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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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편하게 자는 에이이치의 눈꺼풀 속으로 눈부신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며 그의 잠을 깨웠다.

에이이치에게 있어서 이토록 눈부신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하지만 에이이치의 표정을 보면, 그런 평온한 아침은 전혀 받아들일수 없다는 듯 잔뜩 인상을 쓰고 있었다.

「....!!!」

조금씩 잠이 깨어 어느정도의 생각을 할수 있게된 그는 무언가를 깨달은 것처럼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래, 애시당초 저택을 지을때 부터, 에이이치의 침실에는 창문을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나 어둠 속에서 눈을 떠왔던 에이이치의 침실에 갑자기 아침 햇살이라니...???
분명히... 그 빛의 원인은....

「안녕, 오빠. 좋은 아침이야.」

특유의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에이이치의 옆에 서있던 메구미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에이이치에게 모닝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자 다시 꿈 속으로 질질 끌려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붙잡히며, 에이이치는 공중으로 붕 뜨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인가?」

애써 자신의 감정을 감추며 무뚝뚝하게 묻는 에이이치의 그 말에,
메구미는 조금 입을 삐쭈거리며 대답했다.

「응... 이번은 유럽! 흡혈귀래~」
「많아?」
「아니. 한 명... 그렇지만 상당히 강한것 같아.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고... 유럽쪽을 담당하는 "신의 사자"들이 괴멸당했다는데?」

무뚝뚝하게 행동하는 에이이치의 반응에, 씁쓸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면서도 다부지게 행동하려하는 메구미...

「그런가...? 강하다구....???」

에이이치가 중얼거리듯 꺼낸 그 말 뜻을 착각한 메구미는
마치 격려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아, 그렇지만, "신"님이 이번 일을 성공하면, 즉시 한 여자의 정기를 되돌려 주신다고 말씀하셨어. 그 만큼 대단하다고 일일지도 모르겠는데....???」
「큭, 크크큭.... 크크크큭..... 그런가...??? 그렇게나 강한 녀석이야...??? 크크큭... 크하하하핫~~~~!!!!」

큰 소리로 웃으며 덮고 있던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오는 에이이치...
메구미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은 에이이치의 나신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뺨을 붉히며 그대로 등을 돌렸다.

반대로 그 모습을 넋을 잃고 응시하면서,
옆에서 주인이 잠을 깨기만을 기다리던 나츠미가 그에게 다가왔다.
아주 익숙한 손놀림으로 주인의 몸치장을 정돈하면서,
물기를 띤 눈동자로 그의 옆 얼굴을 살그머니 들여다본 그녀는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흑발을 묶고 있던 머리끈을 풀어 주인의 머리를 묶어주었다.
그 작은 고무줄에 자신의 간절함을 담아서...

「주인님... 부디 몸 조심하십시오....」

침실의 방문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에이이치를 향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돌아온... 지금 이 순간 더없이 행복한 아유미가 고개를 숙이며 당부의 말을 했다.

끊임없이 웃음소리를 흘리던 에이이치는 방문을 열고, 한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그 한걸음만으로 움직임을 멈추는 에이이치...
그는 자신이 아끼는,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그녀들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나는... 아마노 에이이치다... 내가 그리 쉽게 당할 것 같으냐?」

그녀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리가 없었다.
아마노 에이이치...
그는 자신들이 이미 모든 것을 바친,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세계 최고의 남자였으니까...

「아니요...」
「주인님은 무적이십니다...」
「...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빠가 쉽게 당할리가 없지.」
「좋아~!!!! 사냥이다!!! 흡혈귀든 뭐든, 박살을 내주겠어!!!」

이른 아침의 커다란 저택 안...
그곳에서 에이이치의 강한 결의가 담긴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 The End... >





16. 더러워진 영웅



「하악, 하악, 하악, 하악, 하악. . . . . .」

 심야의 만의 해안 가의 창고거리. . .

 사람의 눈에서는 쫓지 못할 정도의 고속으로 , 지붕에서 지붕으로 뛰어 이동하면서 필사적으로 도망어떻게 그림자가 있었다.

 노상에서 그 그림자를 낙착 있던 시선으로 쫓고 있던 한 명의 소녀의 팔이 느긋하게 올려지면, 그 손바닥으로부터 발 된 빛의 알갱이가 수발, 남자의 몸을 관철했다.

「원!」

 본래라면 일순간으로 찰 수 있을리의 그 상처는, 그 뿐만 아니라 주위의 고기를 타서 눌음이면서 장렬한 아픔을 가져오고 있다.

「, 야, 아이트는?라고 광사용이 이런 한밤 중에 속이 빈 것 붙어나가 응이다!」

 휘청거리면서 간신히 도망친 창고내의 일각으로, 남자는 한 명 분개한다.

「나름, 대단하다. . .」

 일순간, 놀라움몸을 딱딱하게 한 남자는 그 목소리의 주인에게 자신과 같은 냄새를 맡아 취하면, 임전 의 자세를 해 나무는 했지만, 아 끊임없는 표정인 채, 예 봐 붙였다.

「무엇이다. . .뭐하러 온!」

「. . .나인가?나의 소망은, 그렇게, 너와 같다. . . .”피”다.그것도, 새까맣게 탁해졌다. . .”어둠의 피”. . . .구구법 구구법. . . .」

「무슨!」

 그 흡혈귀는 여유의 미소를 띄우는 남자에게 향해서 덮고 있던 사악한 송곳니를 박 나무 냈다.

「편, 어둠응중의 빛 사용해 어째서보다 나가 상대하기 쉬우면에서도 생각했어?좋은거야, 시험해 봐라」

 크게 팔을 펼치면서 가까워지는 동포에게 엄청난 적의가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을 감지하면, 단번에 같은 포식자의 피를 들끓게 한다.

「구!당신원!」

 손차용분의 흡혈귀의 전신으로부터 장독과 섬광이 튀어 날아, 창으로부터 차이 붐비는 달등불을 순식간에 차단하면 눈앞의 남자로 습 있어 걸렸다.

「지야!」

 흘러넘치는 장독을 사 기어들어, 남자의 양손에 잡아진 쌍두의 나이프가 일순간으로 그 흡혈귀의 머리와 몸통, 그리고 사지를 떼어낸다.

「기야!」

 얼마 안되는 정적의 뒤, 심야의 창고내에 울려 퍼진 단말마의 절규가 남자의 이오로 스며들면, 그 입구석에는 참지 못할 희들로 한 냉소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츄

 맑은 금속음을 남겨 칼날의 수납된 나이프를 차가워진 손과 함께 코트의 포켓에 창고 있어 , 땅의 바닥에 용해해 가는 흡혈귀의 해를 눈의 구석에 파악하면서, 남자현 끊임없는 등불이 찔러넣는 출구로 뒤꿈치를 돌려준다.

 문의 밖에서 기태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소녀가 남자를 마중나가 무언인 채 옆에 줄서면, 만의 해안 가가 거칠어진 길을 밤의 깊은 속으로 향해 걸어 떠나 갔다.


 소녀 코트의 틈새로부터 희미하게 새어 내는 빛을, 남자가 숨기는 것처럼 다가붙으면서. . . . ..


<흑과 백 완결>